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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서 네 자녀 입양해 키운 박원열 목사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죠"

"아이들은 저에게 삶의 지혜와 배움을 주는 보물들입니다."지난 11일 '7회 입양의 날'을 맞아 육지 나들이에 나선 박원열 목사(49)와 성호경씨(44) 부부. 박 목사 부부는 충남 보령시 고대도에서 네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그와 전주시의 인연은 각별하다. 배가 아파 낳은 아이가 아닌 마음으로 나은 아이 3명이 전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평생 인연을 맺고 함께 하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박 목사 부부는 지난 1996년 결혼했지만 건강이 허락지 않아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당시 섬마을 고대도에서 교회를 개척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던 이들에게 아이를 갖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시험관 아이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박 목사의 철학과는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되는 현실이 마음 아팠다"며 입양을 결정했다. "아이들마다 성격과 개성이 다양하고 에너지가 다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해진 틀을 벗어나 다양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박 목사 부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경제적 어려움은 입양에 큰 걸림돌이었다. 입양기관에서 입양부모의 자격 중 경제적 여건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 10년이 지나서야 첫 번째 아이를 입양할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1월 박경수군(8·가명)을 첫 아이로 맞은 이들 부부는 이듬해 박민서양(12·가명)을 시작으로 박천수군(5·가명), 박서연양(2·가명)을 차례로 입양했다. 박 목사 부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큰 딸 민서양은 6살에 데려와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민서양이 두 번 상처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지만 큰 딸의 언어장애 때문에 한 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둘째 경수군이 성장한 뒤 입양사실을 알렸을 때 아이가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잘 되지 않아 속상했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은 부모의 걱정과는 다르게 활발한 아이들로 성장했고 고대도의 명물이 됐다. 젊은 층은 물론이고 어린 아이들이 거의 없는 섬마을에서 박 목사 부부의 자녀들은 어르신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느 가정이나 서로 다투고 갈등하며 성장하는 것이지요."'특별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간 싸움이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해 던진 의 우문(愚問)에 박 목사 부부는 현답(賢答)으로 응수하면서 이날 인터뷰를 마쳤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5.14 23:02

"선수들과 깊은 신뢰·소통으로 우승 이끌어냈죠"

"우석대가 배구 명문학교로 성장하는 기틀을 다지고, 사회에 진출한 제자들이 '과연 정기남 제자'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명품 지도를 하겠습니다."전국대학여자배구대회 사상 첫 6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한 정기남(57) 우석대 배구감독. 배구가 좋아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해 온 정 감독은 요즘 밤낮없이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우석대 강철규 총장도 오는 14일 선수단 전원과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할 계획이다.우석대 여자배구팀은 최근 충북 영동에서 열린 '2012 삼성화재배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대회 6연패의 신화를 썼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냉엄한 승부세계에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을 지켜내는 그의 뚝심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배구에 대한 열정'이었다.고창군 대산면 광대리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공음 선동초 4학년때 육상 선수로 발탁됐다. 당시 키가 1m65cm, 100m를 13초 이내에 주파하는 실력을 보이면서 그는 군산남중 배구선수로 스카우트됐다. 도교육청 조병호 장학사, 군산서초 심광수 교장 등과 함께 정 감독은 전국대회를 휩쓸고 다녔다. 이들은 그대로 남성고에 진학, 남성고 전성시대를 열어간다.정기남 감독은 어릴때는 큰키였으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고교때는 가장 작은 선수였다. 하지만 순발력과 점프력이 워낙 뛰어나 그는 전국 고교랭킹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뛰어난 선수였다. 2년 선배인 안병만 근영여고 교감, 이강찬 전북배구협회 전무 등과 더불어 정 감독은 막강 남성배구의 상징이었다.정 감독의 진가는 지도자로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수원한일여실고 코치 시절 박은주, 문선희 등 국가대표 선수를 길러냈고, 모교인 남성고 코치 시절엔 문병택, 김철수, 김판술 등 숱한 국가대표 선수를 키워내며 '우승 제조기'란 별명도 얻었다. 이후 근영여고 코치가 된 그는 장윤희, 정성미, 최애리 등 기라성같은 선수를 키워냈다.2006년 우석대 여자배구팀 창단때 초대감독을 맡은 이후 그는 곧바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대회 6연패 비결은 선수들과의 깊은 신뢰, 그리고 원활한 소통"이라는 그는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서울로, 광주로, 강릉으로 이리뛰고, 저리뛰었다"고 회고했다.정 감독은 10일 학교에서 레프트 공격수인 김현아, 윤은진, 조문경, 세터인 심은혜, 라이트 공격수인 한정은, 배한이, 리베로 김나래, 이민이, 센터인 최지혜, 조은성의 손을 일일히 잡아주며 "샴페인은 땀 좀 더 흘린뒤에 터트리자"고 말했다. 친딸처럼 제자를 아껴온 정기남 감독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 사람들
  • 위병기
  • 2012.05.11 23:02

"90세 넘어 일해 손주들 용돈 주니 좋지 좋아"

"90이 넘었는데 어디가서 일 허겄어. 여기 동네에서 일하면서 돈도 솔찬허니 번게 좋지. 좋아"완주군 운주면 원금당마을 윤점례 어르신(92)은 요즘 신났다. 지난 3월 마을에 농산물 전처리 시설이 생긴 이후 딸기 꼭지 따는 일을 3개월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급으로 보수를 받는데 지난주엔 18만3000원을 받았고 지금까지 100여만원이라는 거금을 벌었다."생활비와 용돈으로도 쓰고 손주들 학비도 보탤 수 있으니 얼마나 재미지겄어"라고 즐거운 표정을 짓는 윤 할머니는 기력이 정정하고 기억력이 좋은데다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완주군이 추진하는 로컬푸드 마을상품 발굴에 선정된 원금당마을은 농산물 전처리 시설을 건립하고 3월부터 완주군 지역과 충남 논산 등에서 모아진 딸기의 꼭지를 따서 다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지역기업인 대둔산원예영농조합법인(대표 윤여설·41)이 사업장 관리·유통 등 전문 분야를 담당하고, 마을 어르신·주민들은 법인에 고용돼 농산물 전처리 즉 딸기 꼭지제거, 선별 및 포장 등 고령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한다.이 곳의 지역 기업과 마을주민이 참여해 마을사업을 이끌어 가는 형태는 완주군내 마을사업의 첫 사례이며, 주민과 기업이 모두 상생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현재 원금당마을 마을사업장에는 마을주민 및 인근 지역주민 50여명이 딸기 꼭지제거 사업에 고용돼 하루 6~8시간씩, 일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일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대부분인데 70대도 적지 않다.이 곳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봄철에는 딸기꼭지 제거, 여름철에는 블루베리 선별 및 포장, 가을·겨울철에는 대추 및 곶감 선별·포장 등의 사업이 이어져 연간 어르신들의 소득이 지속될 예정이다.운주가 고향인 윤여설 대표는 "지역을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10년 시니어 클럽 어르신들을 고용해 시작했던 사업에서 아이템을 얻어 농업기술센터 지원사업에 공모해 일자리 창출형 마을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복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성공하는 마을 사업장을 육성하기 위해 2012년에도 '마을 공동체 가공 사업장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기존의 획일화된 마을사업이 아닌 마을의 특징을 살려 주민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사업화 하는데 초점을 맞춰 마을 사업장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람들
  • 백기곤
  • 2012.05.10 23:02

"제가 만든 먹거리로 사람들 건강해졌으면"

"느리게 걷다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지난 4일 전주 남부시장 상가 2층에 '뽕의 도리'라는 상점을 열고 청년 사장님이 된 이철희씨(36). 빠르게 달려온 삶을 정리하고 느리게 걷는 삶을 선택한 이씨의 첫 인상은 느림 그 자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말, 몸짓, 걸음 등 모든 행동에서 느림과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모든 행동들이 느리지 않았다고 한다. 영상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영화 촬영기사로 일했던 그는 밤새 이어지는 촬영과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점점 건강이 악화됐다. "성공만을 바라보고 달려 왔습니다. 몸이 망가져 가는데도 말이죠."건강을 잃어버린 그에게 조용필의 '꿈' 노래가사처럼 그 누구도 말을 건네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던 서울을 떠나 고향 부안에 내려오는 것 뿐. 그는 지난 2010년 고향에 내려온 뒤 자연을 벗 삼아 산책을 즐기고 어머니가 지어주신 밥을 먹으며 점차 건강을 회복했다. "나무 그림자 위치가 매일 1도씩 바뀌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을까요?"그는 앞만 보며 달린 삶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됐다. 사람들이 건강해 질 수 있는 먹거리 등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그는 부안군에서 운영하는 '참뽕 아카데미'에서 뽕 재배법, 가공식품 만드는 법 등을 배워 뽕을 이용한 먹거리 개발에 들어갔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역시 '느림'이었다. 다른 사람이 재배한 뽕으로 당장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뽕'만을 고집했다. 이렇게 재배한 뽕으로 만든 첫 작품(?)은 뽕잎 소시지. 그의 어머니가 뽕잎 순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착안해 만든 소시지는 뽕잎 특유의 향이 잡냄새를 없애 준다고 한다. 현재 그는 소시지 외에도 뽕잎을 이용해 수제비누, 막걸리 등도 개발했고 다양한 응용상품들을 연구하고 있다. "내가 만든 상품을 먹고 사람들이 건강해 졌으면 좋겠습니다."뽕의 재배시기는 5월부터 6월까지라고 한다. 인터뷰 내내 그의 마음은 이미 '뽕 밭'에 두고 있었던 듯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뽕을 재배하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5.09 23:02

"아이들에게 책과 만남 통해 삶의 지혜 주고싶어"

"세상과 첫 만남을 가지는 생후 3개월에서 35개월까지의 영·유아들이 책과의 만남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살아가는 지혜를 찾는 방법을 알게 해주는 것이 엄마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오는 10일 '여는 날' 행사로 시작되는 군산시립도서관 북스타트 운동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군산 '북스타트 자원봉사회(회장 곽효순)' 회원들.영유아부터 대학생으로까지 성장한 자녀들을 키우며 책의 소중함을 실감한 30~50대 12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북스타트 자원봉사회원들은 '여는 날' 행사에서 공연할 동화 연극 '곰 사냥을 떠나자' 연습에 한창이다.회원들은 가족들이 함께 곰을 찾아 나서는 연극을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표현을 익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역할을 소화해 내기 위해 무대 배경은 물론 의상, 소품들을 각자 준비해 무대에 선다.이들의 공연은 어린이 집, 아동시설은 물론 맞벌이 부부와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책꾸러미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 '찾아가는 북스타트'를 통해 계속 이어진다.군산시립도서관을 다니며 자연스레 얼굴을 익혔던 회원들은 지난해 북스타트 운동을 앞두고 독서문화를 육아와 연계하는 뜻깊은 일에 엄마들이 나서 보자며 자원봉사회를 결성했다.지난해 도서관에 부모와 함께 찾아 온 800여명의 영·유아들에게 책꾸러미를 나누어 주며 동화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했던 회원들은 도서관을 찾지 못하는 형편에 놓인 가정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 안타까워 올해부터 '찾아가는 북 스타트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3~18개월이던 대상 어린이들도 35개월까지 확대했으며, 보다 많은 아이들이 책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시 800명의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특히 찾아가 단순히 책꾸러미를 전달해 주는 것보다는 동화책 읽어 주기는 물론, 동요 불러주기와 동화 연극까지 준비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곽효순 회장은 "탄생을 축하하고 책을 통해 세상 경험을 해가며 성장하라는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무료로 책을 나누어 주는 북 스타트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처음에는 낯설어 하다가 차츰 눈을 맞추고 천사같이 웃을 때면 오히려 봉사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책꾸러미를 나누어 준 아이 부모들이 북스타트 운동을 계기로 도서관을 찾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까지 덤으로 얻었다"며 "북 스타트 운동은 자녀 뿐 아니라 부모들까지 책을 가까이 하도록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 사람들
  • 이일권
  • 2012.05.08 23:02

초아의 봉사대상 수상 김용래 씨 "봉사란 능력과 지식을 대가없이 베푸는 것"

"교육을 통해 인재육성에 힘써야 나라가 부강해집니다"지난 달 22일 JTV주최 제8회 초아의 봉사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용래씨(86). 여든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씨에게 "봉사의 정의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봉사는 가지고 있는 능력과 지식 등을 대가없이 베푸는 것"이라고 답변한 그답게 봉사의 시작도 남달랐다.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6·25전쟁과 월남전쟁에 참전해 고아, 피난민 등의 비참한 생활을 목격하며 사회에 대한 봉사를 다짐했다.그는 전역 후 70년대 초 예비군 중대장으로 일하던 시절 최우수 중대를 만들어 대통령 표창과 함께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자신의 5년 정도의 월급에 해당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망설임 없이 기부를 선택했다. 어머니를 어린 나이에 여윈 그는 상금으로 동네의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 완산동 인근에 경모당(敬母堂)을 건설했다. 그는 당시 7남매를 키우며 이 중 3명의 자녀가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등 가족의 반대가 심했을 법 하지만 부인 이선파씨(84)는 그의 선택을 존중해 줬다. 지난 1992년 그는 예비군 중대장을 은퇴하고 곧바로 경로당 회장을 맡았다. 당시 경로당에 있던 노인들 중 14명이 문맹이었다. 그는 문맹인 노인들을 위해 공책, 칠판, 필기구 등을 자비로 마련해 '아파트 노인 문맹자 퇴치운동'을 펼쳤다. 그의 1년 여간의 노력으로 7명의 노인들이 한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료식에서는 잔치가 벌어졌고 당시 한 할머니가 손자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뜻 깊은 행사도 이어졌다. 그는 수십년간의 숨은 봉사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초아의 봉사대상과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의 선택은 기부였다. '교육을 통해 인재육성에 힘써야 나라가 부강해진다'라는 그의 철학에 따라 가난 때문에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내 놓은 것.그의 기부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부인과 함께 매달 연금, 보험금 등의 일부를 적립해 자체적으로 부인과 그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딴 '파래재단'을 만들었다. 그는 "부인의 이름을 앞에 둔 것은 평생 남편의 봉사를 말없이 따라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작게나마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5.07 23:02

익산보석대축제 이끈 주얼팰리스 이병순 협의회장…축제 때 받은 사랑, 익산 시민에 되갚기

"보석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은 익산시에 정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30년 가까이 운영된 익산보석판매센터가 왕궁면 보석박물관에 새 단장 된 주얼팰리스로 이전해 진행된 첫 번째 보석대축제를 이끈 주얼팰리스 이병순 협의회장(52)은 성황을 이루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 축제를 지켜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이번처럼 보석대축제에 많은 고객이 찾은 건 처음입니다. 바로 옆의 보석박물관도 하루 입장객이 2000명을 넘어서며 입장수익금만 250만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라고 합니다."익산시가 제2의 보석산업 부흥을 꿈꾸며 조성한 주얼팰리스에는 지난 13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보석대축제 기간 동안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인파가 몰려들며 첫 번째 통합 보석대축제를 성공으로 이끌게 했다.왕궁에 자리해 시내권과 거리가 먼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은 이번 축제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이 회장은 "전북방문의 해에 익산시에서 다양한 홍보를 더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서울과 경기, 광주, 충청도와 경상도 등 외지에서 찾은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주얼팰리스는 전국 최초로 귀금속보석판매에 정찰제를 도입해 축제기간 20% 할인에 대한 고객 신뢰도 높여 놨다.주얼팰리스 이병순 협의회장은 성황을 이룬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익산시에 사랑을 듬뿍 전달하며 훈훈함을 던져 주기도 했다.축제 첫날 70개 주얼팰리스 상가들이 내놓은 돈을 모아 익산사랑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전달했고, 폴리텍대학 귀금속과에도 250만원을 쾌척하며 인재양성을 부탁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매달 행복나눔마켓에 100만원을 후원하며, 익산시자원봉사센터에도 쌀 200가마를 내놓기도 했다.이런 활동에 대해 이 회장은 "익산시민들의 사랑으로 지켜나가고 있는 '보석의 도시 익산'이란 브랜드에 대한 보석인들이 감사를 전하기 위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하지만 이번처럼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지만 주얼팰리스와 보석박물관을 찾는 대부분의 타지역 고객이 관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인프라 구축의 아쉬움도 피력했다.이 회장은 "보석을 찾는 고객이 익산을 찾아 보석만 구경하고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주얼팰리스와 보석박물관을 찾는데 그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30년 보석인으로 살고 있는 이 회장은 "신축 중인 가공단지를 통해 연구와 디자인 개발, 판매 등을 집적화해 소비자가 직접 전 과정을 지켜보며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며 "세계 최대 보석박물관과 함께 단일매장으로 전국 최대 70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는 곳답게 스스로 품격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4.30 23:02

미국 존스홉킨스대 총학생회장 당선된 군산출신 송모세 씨 "자랑스런 한국 빛낼 WHO 의장이 꿈"

군산 출신 송모세(20) 씨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총학생회장에 당선돼 화제이다.이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16일 총학생회장으로 송모세 군이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송군은 전체 유효투표수 2026명 중 45.7%인 926표를 획득했으며, 2012~2013학년도 새 총학생회 집행부를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송군은 군산 신흥초등학교 4학년 도중 영국 유학 이후 서울 대청중학교 2학년 도중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 베일러 고등학교에서 고교시절을 보냈다.고교 재학 시절부터 2년간 학생위원회, 학생회, 학교 기숙사 대표 및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 왔으며,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사랑의 교회 의료 서비스 팀으로 의료 봉사에 참가하고 2007년과 2008년 중국, 2009년 몽골, 2010년과 2011년 캄보디아 등지에서 국제 봉사활동에 나설 정도로 평소 나눔정신이 투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올린 연주가 특기인 송군은 고교시절 교내 오케스트라 콘서트 마스터로 활동했으며, 각종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약하는 등 음악적 소질도 보여 다재다능한 재원으로 꼽혀 왔다.또한 지난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물의학연구실에서 1년간 희귀 질환과 질병의 유전적 기초에 대한 연구를 위해 인턴 생활을 하는 등 학업생활도 충실히 수행해 왔다.특히 애국가 4절을 지금도 다 외울 정도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는 소신으로 타국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평소 가족 등 주변에 "WHO 의장이 되겠다"고 장래 희망을 밝혀 온 송군은 존스홉킨스대학 입학 후 캠퍼스 보안 및 개발 위원회, 지속위원회, 아이폰 모바일 애플 위원회 등 3년간 학생회 활동을 해 왔으며 모의 UN에 참여하는 등 꿈의 실현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송군의 부친 송승렬 씨는 현재 군산에서 미듬내과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송군의 외할머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자수장이었던 고 강소애 선생님으로 알려졌다.이모 전경미 씨는 "이름 때문인지 어릴때부터 리더십이 강했으며 가족들은 모세가 항상 긍휼하고 온유한 마음을 가진 인재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일권
  • 2012.04.26 23:02

한국철도공사 김종철 전북본부장 "전북방문의 해, 방문객 편한 발이 되겠습니다"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늘고 있는 전북방문객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시는 발이 되겠습니다."한국철도공사 김종철 전북본부장(56)은 70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삼는 '전북 방문의 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우선 전북을 찾기 쉽게 만들기 위해 전국의 역에 전북방문의 해를 홍보하는 것부터 명품 관광열차를 통한 관광객 유치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그는 "모든 국민이 전북을 한번쯤은 찾도록 하자는 게 전북본부 전 직원들의 목표"라며 "단순히 전북을 찾도록 하는 게 아닌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홍보하며 지역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김 본부장은 끊임없이 관광객을 유치할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관광객을 보다 편안히 모셔올 대책마련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때마침 전라선(익산~여수) 철도 고속화 사업이 완료돼 5월1일부터 KTX 운행속도가 빨라지는 장점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시속 150㎞로 개통된 전라선 열차의 최고속도가 시속 230㎞로 달리게 되면서 그간 느린 KTX라는 오명을 씻게 된 것.김 본부장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사업비 1426억원을 들여 전라선 고속화 사업 공사를 시작, 기존 철로에서 열차가 최고속도 230㎞로 운행할 수 있도록 '차상 신호시스템(ATP)'을 구축하고 1m에 50㎏ 레일을 60㎏짜리로 중량화 해 내달 1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이로 인해 서울서 전주까지 예전보다 30분정도 이동 시간이 짧아져 2시간이면 서울에서 전주에 도착하게 된다.김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전라선 KTX 개통이후 기존 새마을호에 비해 1시간정도 소요시간이 단축되면서 이용객이 3배정도 늘었다"며 "이번 시속 230km 운행에 돌입하면 더욱 이용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편안하고,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KTX 익산역, KTX 정읍역 등 축소 논란에 휩싸였던 역사 신축에 대해서도 앞장 서 원안추진을 주장하기도 했다.김 본부장은 "역사 신축에 대한 축소 논란이 시작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본부장으로서 공단측에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원안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면서 "아직 설계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원안대로 추진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직원들이 건축과 토목, 전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도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기 위한 사회봉사활동에도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4.25 23:02

"4·19 정신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

"4·19 민주주의 혁명 정신이 잊혀 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지난 1960년 3·15부정선거에 맞서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황춘택옹(72). 4·19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지 52년이 흘렀지만 그는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황옹은 "당시 대부분의 국민들이 문맹이었고 숫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 투표용지에도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특정부호를 사용했다"며 "이승만 정권은 선량한 국민들을 속이고 겁을 줘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전북대학교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동료들과 함께 '거사'를 기획했다. 개강 일(1960년 4월 4일)에 맞춰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거리행진에 나서기로 한 것.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정권의 삼엄한 감시가 대학가에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10일 넘는 기간 동안 24시간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수많은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 정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시련을 맞았다. 4·19혁명 후 군대에 갔던 황옹이 재대했을 때 세상은 5·16군사쿠데타로 다시 독재치하에 놓여 있었다. 그는 암울한 현실에 실망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4·19정신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전하기로 한 것. 그는 "역사교과서에 실린 4·19혁명에 대한 내용은 간략한 소개에 그쳤지만 아이들에게는 자세히 설명해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8년간 교편을 잡았던 그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4·19혁명 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4·19정신으로 '자유, 평등, 민주'를 강조한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4·19혁명에 대해 잘 모른다"며 "민주주의는 한계가 없고 계속해서 노력해 발전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다가 올 통일시대를 대비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4.19 23:02

" 현장에서 지역사회 변화 이끌어가겠다 "

"캠페인과 문제 제기에 머무는 활동이 아닌 실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활동을 펼치겠습니다."전북환경운동연합은 17일 정기집행위원회에서 이정현(44) 정책기획국장을 신임 사무처장으로 선출했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 1999년 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으로 활동해오다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새만금 삼보일배 및 새만금 대안 구상, 고창·부안 핵 폐기장 반대 운동 등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 문제가 벌어지는 현장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또 지역을 대표하는 인문학 대중강좌인 '초록시민강좌'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했고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를 정리한 전북생태보고서 '이곳만은 지키자'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만경강과 동진강의 역사 생태 문화를 조명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 생태환경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특히 지난 2008년 소고기 광우병 문제가 불거지자 촛불문화제에 사회자로 나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운동'에 앞장섰고 이번 4·11 총선에서는 본보에 후보검증 총평을 연재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왔다. '현장파'인 환경운동가답게 취임 일성도 현장에 대한 목소리가 다수를 이뤘다. 이 사무처장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활동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더 열심히 듣고 발로 뛰어 지역사회를 바꿀 수 있는 현장 활동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경의식을 높이는 데는 전문가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환경의식을 높이고 권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경운동뿐 아니라 시민이 주체가 돼 실제적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젊은 층의 분발도 당부했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젊은 활동가들의 활동이 중요하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에너지를 가지고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4.18 23:02

"학생들 옆에서 도움 줄 수 있어 행복"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주는 걸 좋아해요. 그러나 듣기 전에 이 학생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파악하고 들어주면 더욱 쉽게 가까워지죠."원광여중은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이면 학생들이 우르르 상담실로 모여든다. 3년 전부터 이 학교에서 '학부모 상담 자원봉사'를 진행하고 있는 류경희 씨(53)를 만나기 위해서다.학생들은 류씨를 찾아 단순히 하고 싶은 이야기부터 심각한 고민까지 털어놓으면 쉽게 해결되기도, 아니면 해결책을 찾아주기도 한다고 한다.류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4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 상담을 하며 학생들의 속마음을 듣는다.사실 학생들이 류씨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학교에 다녔던 딸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즉 어머니처럼 들어주고 해결책이 필요할 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때문이다.법무부의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상담교육을 이수하고, 매년 분기별 상담교육을 빼놓지 않고 받는 류씨는 학생들의 상담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 탓에 전문상담사에 전혀 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가졌다.특히 대부분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면 학부모로서 하던 봉사활동은 그만 두는 게 대부분이지만 류씨는 자녀가 졸업한 뒤에도 상담봉사를 계속하고 있다.때문에 우러나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류씨의 상담 봉사는 학생과 학교는 물론 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최근에는 류씨의 공로를 인정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장관상까지 수여한 것.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장관상도 자랑스럽지만 오히려 상담 봉사를 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는 류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렵게 공부를 했었다"며 "고등학교 때 이런 사정을 알고 선생님께서 보충수업비를 돌려주며 학용품을 사라고 했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학창시절을 떠올렸다."학창시절에 받았던 사랑과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전해주고 싶다"는 류씨는 "학생들은 감성이 풍부해 쉽게 고민하고, 쉽게 해결하며, 많은 걸 기억한다"면서 "학생들의 옆에서 좋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그는 이어 "아이들의 마음과 몸이 아프지 않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상담을 하다보면 아직도 아파하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면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어른들의 섬세한 손길도 많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이 학교 천금석 상담부장 선생님은 "학부모가 직접 학생들의 상담을 해주는 봉사활동이 활성화되면서 학교폭력이나 부적응 학생 등이 정말 적어졌다"면서 "특히 학교에서 중시하는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조화를 이루면서 학교폭력이나 크고 작은 말썽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성원
  • 2012.04.17 23:02

"전북-전북출신 재일교포 연결고리 이어가겠다"

"부모 세대는 번영로에 벚나무를 심으면서 고향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일본에서 살았습니다. 더불어 전북도민도 그런 재일동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자식 세대도 우리의 부모세대가 고향을 생각한 것처럼 애향심을 느꼈으면 합니다."재일전북도민회 김성립(58) 회장과 그 일행이 지난주 2박3일의 일정으로 전북을 찾았다.지난 2월 2년 임기의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동경에서 태어났지만 대를 이어 도민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주)골든레이스 대표로 재일대한민국민단동경본부 집행위원, 시부야 한국인 상공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어는 못했지만 '아버지'는 정확히 발음했다. "아버지가 완주군 고산면 출신인데 식민지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많이 고생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고산에 할머니가 살고 계셔서 아버지를 따라 왔었는데 지금은 부모님의 무덤이 있어 자주 옵니다. 도시에서 자라 고산을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합니다."그는 도청에서 홍보영상을 시청한 뒤 "어릴 때는 그저 시골이라고 생각했는데 80년대부터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 흐뭇하다. 특히 새만금 발전 계획은 놀랍다. 고향이 점점 잘 살게 돼 좋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본 속 한국인의 삶에 대해서는 "귀화하지 않고 한국인으로 살면서 설움도 당했지만 재일동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서 "부모세대에서 고향을 등지고 일본에서 구사일생으로 살면서 나라·말도 모두 빼앗겼는데 이름마저 바꾸면 한국사람으로서 존재 가치가 없어져 한국 이름을 고집했다"고 강조했다.그는 "다음에는 한국말을 배워 오겠다"며 "전북과 전북출신 재일교포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며, 전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재일전북도민회는 현재 150여명의 회원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1976년 1세대가 전주·군산간 도로에 벚나무를 심은 뜻을 기려 2세대도 고향을 잊지 않고 방문하며 식재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군산시에 1000만 원, 2009년 익산시에 900만 원, 2010년 김제시에 벚꽃나무 72본을 기부했다. 김 회장 등은 이번 방문기간인 13일 도청과 재일교포의 기부로 벚나무가 식재된 김제·전주·군산·익산시를 잇따라 방문하고, 회장단을 포함한 30명의 회원은 14일 부안을 찾아 변산면 새만금 방조제와 마실길의 시작인 서두터에서 열린 벚나무 식재를 위한 기념식수 행사에 참석해 5000만 원을 기부했다.

  • 사람들
  • 이세명
  • 2012.04.16 23:02

남들보다 치열한 연습으로 주전 공격수 우뚝

박지성, 기성용, 박주영 등 국제무대에 진출한 축구스타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소통장애'다.그라운드안팎에서 동료들과 주고받는 원활한 소통은 한차원 높은 경기력을 갖추는데 있어 필수적이나 원어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하물며, 청각장애 선수가 감독이나 동료,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기적처럼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완주중(교장 박경애) 축구팀의 김종훈 선수(2년·청각장애 1급)가 최근 최연소 장애인 국가대표로 선발됐다.이에 따라 김종훈은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7회 아시아태평양 농아인스포츠대회'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김종훈은 전주조촌초 3학년때 축구를 시작해, 5학년때 금석배 초등 저학년대회 득점상, 6학년때 주말리그 득점상을 받았다. 2010년 경주화랑기대회 득점상, 칠십리배 우수선수상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 최연소 청각장애 국가대표로 선발됐다.현재 그를 지도하고 있는 완주중 윤승원 부장이나 정경구 감독은 "순발력과 볼 컨트롤 등 천부적인 감각이 뛰어난데다, 남보다 더 치열하게 연습하기 때문에 현재 독보적인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김종훈은 지난 2월말 군산에서 열린 금석배 축구대회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면서 축구인들을 감동케했다.처음엔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여서 칭찬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심한 장애를 가진 선수라는 점에서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낸 것이다.팀의 붙박이 주전 공격수인 그는 어려서 청력을 잃는 바람에 현재 언어장애까지 겪고 있다.하지만 놀라운 집중력과 결정력으로 팀의 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수비수 2~3명은 가볍게 제치며 유연하게 드리블해 들어가는가 하면, 측면에서 올리는 정확한 크로스는 상대 수비라인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김종훈 선수가 고교나 대학, 나아가 실업이나 프로무대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어릴때부터 운동을 함께 해온 동료들과는 바디랭귀지 등을 이용해 어떤 형태로든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경기도중 동료 선수나 감독과 빠르게 소통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장애의 벽을 넘어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멋진 탁구선수가 돼 핑퐁외교를 하는 장면이 있다. 장애의 종류는 다르지만, 김종훈 선수는 이번 국가대표 발탁을 계기로 먼 훗날 청각장애를 극복한 대형 축구 선수가 될 수도 있다.완주중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팀웍을 다져 큰 선수가 되려는 의지로 뭉친 그에게 주위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위병기
  • 2012.04.13 23:02

"투표는 나라 주인으로서 머슴 뽑는 소중한 권리"

"투표는 유권자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머슴을 뽑는 일이지요"11일 전주시 완산골 문화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허윤섭옹(101). 전주시에서 남성 최고령자인 허옹은 지난 60여년간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단 한 차례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제헌국회의원 선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술회했다. 그는 "나라 잃은 국민에게 무슨 투표권이 있겠습니까? 내 손으로 직접 뽑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을 때 비로소 조국의 해방을 실감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에서 치러진 부정선거는 그의 투표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었다. "그때는 서슬퍼런 시절이었습니다. 국민들은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고 부정선거 직후에도 국민들을 탄압했지요."이승만 정권이 물러난 뒤 곧바로 시작된 군부독재시절에도 그는 수차례 투표에 대한 회의가 들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는 끝까지 행사했다. 수십년 동안 제대로(?) 된 권리행사를 못해본 그는 직선제가 부활된 지난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를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기억했다. 허 옹은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 게 지금은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고 싸워서 얻어낸 결과입니다"고 말했다. 70년 가까이 자신의 소신을 지켜오며 '소중한 권리행사'를 이어온 그는 투표에 대한 철학과 현시대의 유권자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투표는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머슴을 뽑는 일로 과거에도 한 집안의 머슴을 뽑을 때도 신중했는데 하물며 나라의 머슴을 뽑는 일인 선거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뽑은 머슴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고 국민들은 죽는 날까지 일 잘하는 머슴을 뽑아야 나라가 부강해 집니다"라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4.12 23:02

"악플이 사라질때까지 제자들과 함께 최선"

부안여고 서기원 교사(38)는 '인터넷 칭찬글 전령사'라는 별칭처럼, 첫 인상도 유순해보인다. 그러면서도 크지않은 목소리로 왜 선플운동에 나섰는지를 설명하는 서 교사의 모습이 당당해보인다. 흡사 외유내강의 의미를 강변하는 듯하다.서 교사는 부안지역내에서 유명인사다. 군(郡)지역 고교인 부안여고가 선플에 관한한 전국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고, 서 교사가 부안여고의 선플운동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선풀은 인터넷 악성댓글인 '악플'의 반대말로, 온라인 정화운동의 아이콘인 셈이다.지난 2005년부터 교편을 잡은 서 교사가 부안지역에서 선플운동을 시작한 때는 지난 2010년 9월초였다."2010년 7월로 기억됩니다. 당시 가수 타블로가 학력위조논란에 시달리면서 인터넷상에서 타블로를 겨냥한 악플이 넘쳐날 때였습니다. 타블로에게 제기됐던 학력위조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한 특정인에게 쏟아진 악플의 폐단이 사회문제로 거론됐습니다. 부안에서만큼은 인터넷 마녀사냥을 뿌리뽑자는 생각에 선플운동에 나섰죠"서 교사는 부안여고 30여명의 학생들과 봉사동아리인 선플누리단 'YES'을 출범시켰고, 그해부터 전국에서 손꼽히는 선플전문가가 됐다.특히 출범 첫해인 2010년의 경우 서 교사는 학생들을 이끌고 전북지역 곳곳을 돌며 선플캠페인에 나선 결과 (사)선플운동본부가 주관한 2010 글로벌시민실천캠페인 자원봉사대회에서 대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부안여고 선플누리단 'YES'는 지난해에도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2년연속 장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서 교사는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용돈을 모아 버스를 대절하고 볼펜·화일·포스트잇 등의 홍보물를 만들어 전남 해남 땅끝마을과 부산 등을 찾아 전국 선플캠페인을 펼쳤다"면서 "학생들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는 부안여고가 '선플의 화수분'으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서 교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안 서해로타리클럽(회장 김재희) 등과 손잡고 10일 부안군 선플봉사모임 발대식을 갖고 '선플부안'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날 아리울웨딩홀에서 열린 발대식에는 서해로타리클럽외에도 부안 해당화로타리클럽(회장 고순복), 자연보호부안군협의회(회장 홍범철), 부안새천년배드민턴클럽(회장 이중재)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사이버폭력 추방에 나서기로 중지를 모았다.서 교사는 "이번 선플봉사모임 발대식은 부안여고에서 시작된 선플운동이 부안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면서 "악플이라는 이름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질 때까지 제자들과 손잡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선플누리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너나할 것없이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이 넘칩니다.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선플을 이해시키는 작업을 거치면서 얻는 부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플누리단 학생들이 대학입시에도 좋은 성적으로 거두는 것도 긍정의 힘에서 비롯됐다고 확신합니다"서 교사는 "선플은 곧 사랑"이라면서 "앞으로는 선플운동과 함께 태극기보급에도 나서는 등 긍정문화 확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람들
  • 정진우
  • 2012.04.11 23:02

"선운사 템플스테이때 한국문화에 깊은 인상"

9일 오전 전북도청 홍보관에는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미국 고교생 16명이 걸그룹'티아라'의 '롤리폴리'안무를 선보였다. 16명의 동작이 일치되지는 않았지만 모두 정확한 동작과 순서로 K-pop의 춤을 따라했다. 이들은 코리아 소사이어티 미국 청소년대표단(이하 청소년대표단). 청소년대표단은 2박3일 일정으로 8일부터 전북을 찾았다.이들을 지도하는 제니퍼 손(27)은 "청소년대표단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브릿지(Project Bridge)로 보통 12월에서 6월 진행한다. LA의 태평양세기연구소와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의 두 곳에서 모인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국의 역사, 문화 등 한국에 대한 이해와 발표 기술, 리더십을 익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이 프로그램은 지난 1992년 LA 흑인폭동을 계기로 인종간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마련됐으며, 대부분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된다.청소년대표단은 지난 5일 입국해 울산, 경주, 포항, 부산을 거쳤으며, 전북방문은 지난 2009년 김완주 도지사가 미국 방문 때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프로그램을 호평한 것이 계기가 돼 일부 후원을 통해 이뤄졌다.손 씨는 "청소년대표단은 서류심사와 그룹 면접을 통해 잠재적인 리더십이 있는 학생 위주로 선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학생들이 처음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보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한류가 미국내 정착하는 단계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선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을 때 종교가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점에 학생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새만금과 선운사, 전주 한옥마을 등을 방문했으며, 상산고 학생들과 다문화사회의 과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LA는 한인 문화가 자리잡아 한식 도시락을 싸서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밝힌 손 씨는 "집에서는 한국식, 학교에서는 미국식 때문에 정체성 혼란을 겪는 2세들이 적지 않다"면서 "아시아계 학생들은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다"고 미국 생활의 단편을 전하기도 했다. 손 씨는 "미국인은 다문화가 친숙하지만 갈등은 있다. 많은 다문화감수성 교육으로 이를 해소하고 있다"고 다문화 이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모의 이민으로 LA에서 태어난 손 씨는 힐러리 클린턴의 모교인 웰스리여대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1년 동안 관광 특성화고교에서 영어 회화를 가르치기도 했다.

  • 사람들
  • 김준호
  • 2012.04.10 23:02

"혁신학교 성과, 교사들 자발적 수업혁신서 비롯"

혁신학교가 닻을 올린지 1년이 됐다. 지난해 20개교에 불과했던 도내 혁신학교는 올해 30개교가 추가 지정됐고 전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감소, 학생수가 최고 5배까지 늘어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이 같은 혁신학교 확산과 정착의 최일선에 박일관(49) 도교육청 장학사가 있다. 그는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수업혁신을 통한 즐거운 학교 만들기를 꿈꿔왔다.일선 학교에서 교편을 잡는 와중에도 놓지 않던 그 꿈이 2년 전 혁신학교 총괄 업무를 맡게 되며 이루어졌다. "혁신학교는 전혀 새로운 학교가 아닙니다. 이전부터 학교가 왜 변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는지 에 대한 고민 속에서 탄생한 학교입니다. 지금의 성과는 저 혼자의 힘이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물입니다" 그는 혁신학교의 가장 큰 성과로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수업혁신을 꼽았다. 또, 최근 혁신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50개교 중 31개교(62%)에서 교사들이 80점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는 점에 고무된 표정이었다."혁신학교라고 해서 모두 같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와 교사들간의 토론 문화가 정착되도록 물심양면 도왔습니다.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이런 노력들이 모인 결과입니다"그 구체적 방안으로 토의·토론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유도하고 교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행정업무 보조원을 도입했다. 또 매달 1회 이상 학부모 협의회를 열어 학부모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적극 반영토록 했다.그는 성공적인 혁신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관리직인 교장, 교감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점을 들었다."권위적 의사 결정 체제 하에서는 교사들의 자율적인 연구와 자기계발이 빛을 보지 못합니다.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잡다한 업무로 인해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는 최근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학력 신장 사례에만 치우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혁신학교는 성적에 따른 학생들 줄세우기를 지양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데 역점을 둡니다. 기초학력 학생 미달 비율이 감소한 것은 이에 따른 부차적 성과입니다"

  • 사람들
  • 최명국
  • 2012.04.09 23:02

"제가 가진 기능을 기부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죠"

군산 나운동에서 황실지업사를 운영하며 미인가 복지시설 등에 무료 도배 장판 등 6년째 자신의 기능을 기부해 오고 있는 장수길(57·사진) 사장.장 사장이 부인 이춘정(56) 씨와 함께 기능 나눔을 시작하게 된 것은 6년전. 당시 군산의 한 봉사단체 회장을 맡은 지인이 성산면 복지시설인 '만유의 집' 에 13㎡ 정도 도배를 해줄 수 없냐고 제의해 와 별 생각 없이 수락했지만 막상 찾아간 현장은 말과는 달리 200㎡가 넘는 규모였다. "아마 손길이 필요했던 지인이 규모를 제대로 말하면 찾아 보지도 않을 까 봐 그랬을 것입니다"고 당시를 회고한 장 사장은 그날 인연으로 지역아동센터 등은 물론 열악한 상태에 놓인 미인가 복지시설들을 찾아가며 도배 장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이후 일이 없는 날이면 부부가 함께 도배 장판지를 들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는 일은 생활이 됐다. 이같은 장 사장의 기능 나눔은 서서히 알려졌고 급기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직접 가게에 찾아오기 시작했다.일일히 세어보지 않아 그동안 봉사에 나선 곳이 몇곳인지도 알 수 없다는 장 사장은 "한번은 미성동에 사는 분이 찾아와 자기 집도 아닌데 10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건네며 부탁을 해 대량 견적이 50만원 가량 나와 수표를 돌려주며 그냥 해드린 적이 있다"며 "성함조차 밝히지 않은 그같은 분들이 오히려 천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장 사장은 30대 중반부터 10년 동안 부랑인 시설인 군산 '신애원'에서 총무로 근무했다. 당시만 해도 부랑인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등 심각한 상태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보내지던 상황이었다.더구나 길에서 사망한 변사자 처리까지 하면서 10년 동안 장 사장의 손으로 묻어 준 변사자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장 사장은 그때 장례를 치러 준 분들 덕분에 지금 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이같은 장 사장의 나눔 본능은 길에서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집으로 데려와 재워주고 옷까지 갈아 입혀 보냈던 부친에서부터 시작돼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장 사장은 "나눔으로 내가 변화되고 교사, 건축사로 성장한 두 아들까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해외 불우아동 돕기에 나서는 것을 보면 나눔 실천은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일권
  • 2012.04.03 23:02

"그늘진 이웃들 얼굴에 미소 심어주고파"

"밥을 굶고 집이 없어 실질적 도움이 필요함에도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조사하고 조건을 따져보면 누락되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의 딱한 사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좋은 이웃들' 사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29일 군산 궁전예식장에서 복지 소외계층을 발굴 지원을 위한 민·관단체 군산 희망나눔 '좋은 이웃들'을 출범시킨 군산시사회복지협의회장 나신환(48·사진) 목사.지난해 4월 '화장실에서 사는 삼남매'의 사연이 전국에 방송되면서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이의 해소를 위한 상시발굴체계 구축 및 연계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됐다.이에 민·관 네트워크를 통한 복지 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을 연계한 '좋은 이웃들' 사업이 보건복지부에 의해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수행기관으로 추진됐다.이같은 소식에 군산시사회복지협의회장과 농촌 지역인 옥서면 성화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며 평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의 딱한 처지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찾아 오던 나 목사는 전국 30개 기초 수행기관에 선정되기 위해 뛰어 들었다.나 목사는 "목회와 함께 사람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역민을 섬기는 것 또한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다"고 공모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공모에 선정되자 나 목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지역주민 등 민간 61명과 정책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공기관 9명 등 70명의 자원봉사대원을 모집했다.또한 매일같이 가가호호를 누비는 집배원 70명으로 구성된 군산우체국 '365봉사단'과 협약을 맺고 복지 소외계층을 찾아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이들 자원봉사대원들이 복지 소외계층을 발견해 '좋은 이웃들'에 접수되면 현장 확인을 통한 생활 실태, 기본 인적사항 등에 관한 조사를 벌이게 된다.조사를 마치면 군산시통합조사관리팀에서 공적자료를 통한 자격 관리 기능과 연계해 사업별 보장 등을 결정한 후 수급 여부가 결정된다.이 과정에서 공공 부문 지원이 불가능 할 경우 '좋은 이웃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시작된다. '좋은 이웃들'은 개인, 기업후원 등 군산시사회복지협의회 차원에서 지역 민간 자원과 연계해 대상자에 대한 민간 지원을 주선하게 된다.나 목사는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한 이 사업을 시민 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군산이 이웃간 마음을 나누고 그늘진 이웃들의 얼굴에 미소를 심어주는 훈훈하고 따뜻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일권
  • 2012.03.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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