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깊은 신뢰·소통으로 우승 이끌어냈죠"
"우석대가 배구 명문학교로 성장하는 기틀을 다지고, 사회에 진출한 제자들이 '과연 정기남 제자'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명품 지도를 하겠습니다."전국대학여자배구대회 사상 첫 6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한 정기남(57) 우석대 배구감독. 배구가 좋아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해 온 정 감독은 요즘 밤낮없이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우석대 강철규 총장도 오는 14일 선수단 전원과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할 계획이다.우석대 여자배구팀은 최근 충북 영동에서 열린 '2012 삼성화재배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대회 6연패의 신화를 썼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냉엄한 승부세계에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을 지켜내는 그의 뚝심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배구에 대한 열정'이었다.고창군 대산면 광대리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공음 선동초 4학년때 육상 선수로 발탁됐다. 당시 키가 1m65cm, 100m를 13초 이내에 주파하는 실력을 보이면서 그는 군산남중 배구선수로 스카우트됐다. 도교육청 조병호 장학사, 군산서초 심광수 교장 등과 함께 정 감독은 전국대회를 휩쓸고 다녔다. 이들은 그대로 남성고에 진학, 남성고 전성시대를 열어간다.정기남 감독은 어릴때는 큰키였으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고교때는 가장 작은 선수였다. 하지만 순발력과 점프력이 워낙 뛰어나 그는 전국 고교랭킹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뛰어난 선수였다. 2년 선배인 안병만 근영여고 교감, 이강찬 전북배구협회 전무 등과 더불어 정 감독은 막강 남성배구의 상징이었다.정 감독의 진가는 지도자로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수원한일여실고 코치 시절 박은주, 문선희 등 국가대표 선수를 길러냈고, 모교인 남성고 코치 시절엔 문병택, 김철수, 김판술 등 숱한 국가대표 선수를 키워내며 '우승 제조기'란 별명도 얻었다. 이후 근영여고 코치가 된 그는 장윤희, 정성미, 최애리 등 기라성같은 선수를 키워냈다.2006년 우석대 여자배구팀 창단때 초대감독을 맡은 이후 그는 곧바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대회 6연패 비결은 선수들과의 깊은 신뢰, 그리고 원활한 소통"이라는 그는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서울로, 광주로, 강릉으로 이리뛰고, 저리뛰었다"고 회고했다.정 감독은 10일 학교에서 레프트 공격수인 김현아, 윤은진, 조문경, 세터인 심은혜, 라이트 공격수인 한정은, 배한이, 리베로 김나래, 이민이, 센터인 최지혜, 조은성의 손을 일일히 잡아주며 "샴페인은 땀 좀 더 흘린뒤에 터트리자"고 말했다. 친딸처럼 제자를 아껴온 정기남 감독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