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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스토리

최근 총선을 앞두고 부지불식간에 회자되는 단어가 있다. “저 후보는 인생에 스토리가 있어”, “스토리텔링이 있어”.....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이 없다는 것은 ‘특색이 없다’ 혹은 ‘밋밋하다’라고 치환되곤 한다. 일반적으로 스토리텔링은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최초에 적용된 디지털미디어 뿐 아니라 문학, 예술, 영화, 교육, 게임, 광고, 축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장르로 외연이 확장돼 활용되고 있다. 근자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복잡하게 고도화된 이해관계와 주제를, 공감과 소통·인식공유를 근간으로 아우르는 상호작용과 가치창출의 도구로 활용된다. 기업과 경영, 마케팅 부분에서도 ‘스토리(story)’가 ‘무엇’이라는 내용을 나타낸다면 ‘텔링(telling)’은 ‘어떻게’라는 형식을 나타내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미국청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신발 없이 다니는 어린이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탐스슈즈’(TOMS Shoes)를 창업했다.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는 제3세계 어린이에게 기부되는 컨셉으로 성공을 거둔 TOMS는 ‘착한소비’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코스모폴리탄에게 스토리텔링한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세계적인 기업들도 브랜드 마케팅과 함께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이야기가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더욱 효과적이고 이에 진실성과 진정성이 더해지면 신뢰도는 승수효과를 거두게 된다. 우리에게도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24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舊세계한상대회) 전북·전주 유치 성공이 그것이다. 컨벤션과 숙박시설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경제거점으로서 전북의 유구한 전통문화와 미래성장산업을 연계하여 우리만의 맛깔스러운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운영위원에게 감동을 주었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기업전시회, 산업박람회, 비즈니스미팅, 각종 컨퍼런스 등 산적해 있는 모든 과업들도 전북이라는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에 스토리(story)를 입혀내어 우리만의 유니크한 텔링(telling)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비견할 수 있는 성공을 확신한다. 신년벽두 전남 화순의 백신(Vaccine)특구가 2030년까지 5,000명 고용, 100개 기업 총 매출 1조 달성 비전을 선포하였다. 독감백신 연구와 생산관련 국내 1위인 ‘GC녹십자’ 유치를 위해 독감백신 원료가 되는 유정란 수십만개를 연구소로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AI인자 통제시스템을 관계 양계장에 설치하는 등 완벽한 스토리텔링으로 국내 유일 백신특구 지정을 받았던 성공 사례는 이차전지 특구 지정에 이어 현재 바이오 특구, 방위산업 특구, 미래 모빌리티 산업특구 지정을 위해 뛰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토리텔링은 정보전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좋은 스토리는 기억에 오랫동안 남게 되며 그것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관점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연결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윤여봉 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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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2 17:59

새만금을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의 동반자로!

아주 긴밀한 사이를 일컬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도 그런 관계다. 새만금은 전북 발전의 희망이자 오랜 숙원으로 탄생하여 도민들의 염원 속에서 꽃봉오리를 틔우고 성장해 왔다. 지금은 기업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성지가 됐다. 지난해 12월 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투자유치 10조 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개청 후 9년간 투자유치 금액의 6.7배를 넘는 크나큰 성과를 이뤘다. 이는 필자가 부임하면서 제시한 10조 원 목표를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해 준 청 직원들과 함께, 새만금을 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해 준 윤석열 정부의 전폭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더 많은 기업이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을 같이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협치해 나간 전북도와 관계기관의 도움이 컸다. 그런 와중에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는 경사스러운 날을 함께 맞았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기조에 발맞춰 총 131개 조문을 통해 중앙 행정권한을 전북특별자치도에 이양하는 특례를 담은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펼쳐지게 되어 기쁘다. 전북특별법에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내용이 많다. 새만금 무인 이동체 산업 육성, 새만금 고용 특구 지정, 연구 산업진흥단지 지정 특례 등을 새만금 사업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글로벌 경제 도시 조성, 이차전지 산업진흥, 케이팝 등 문화관광 거점 조성 등 새만금과 밀접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전북특별법이 담고 있는 새만금 사업 조항들은 새만금개발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이차전지 기업 맞춤형 지원, 글로벌 식품허브, 컨벤션 허브 구축 등과 일맥상통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새만금 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 등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와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새롭게 출범한데다가 새만금 사업의 최상위 계획인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이 시작되는 해인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따라서 바늘과 실처럼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활한 협력을 위해 인적교류를 확대하고 정기적인 업무 협의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체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날로 변화하는 새만금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만금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뜻깊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의 성공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 역시 새만금에서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반자로 한층 더 견고해질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의 앞날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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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5 17:33

풀밭이 사라지면 호랑이도 죽는다!

자연의 생태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1935년 아서 탄스리(A.G.Tansly)는 그의 저서에서 생태계의 개념을 처음 도입하였다. 생태(生態)는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을 뜻하며 계(系)는 작은 규모의 영역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전체를 유지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생태계에서는 모든 생물이 그물(web)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생태계의 원리는 기업활동에서도 적용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국민경제의 뿌리이자 허리이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업체수 99.9%, 종사자수 80.9%를 점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경우 생산액의 36.0%, 부가가치의 39.1%, 수출액의 39.0%를 차지하여 국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고물가, 고금리, 저마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였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21년 원재료 가격은 47.6% 오른 반면 납품대금은 10.2% 상승에 그쳤다. 이로써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7.0%에서 4.7%로 2.3%p나 감소하였다. 더욱이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2023년 10월 기준으로 300인 미만 사업체 평균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 평균임금의 60.3%에 불과하여 중소기업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대량 공급된 유동성에서 비롯된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2021년 2.83%에서 2023년에 5.30%로 증가하자 같은 기간 연체율은 0.27%에서 0.49%로 1.8배나 증가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5년 폐업률은 66.2%로 OECD평균 54.6%에 비해 11.6%p나 높다. OECD 28개국 중 포르투갈과 리투아니아에 이어 3위이다. 사업하기 힘든 환경에 폐업이 속출하면서 기업생태계가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 국민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중소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22년 5.1%에 이르던 물가상승률이 2023년 12월에 3.2%까지 낮아졌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올린 고금리이니 만큼 이제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차례이다. 둘째, 중소기업과 대기업 납품단가 연동제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납품대금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 시 그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여 중소협력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이다. 금년 1월 9일 납품대금연동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차제에 납품대금연동제 동행캠페인을 범국가적으로 전개하여 우리 사회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줄어 동반성장과 빈부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자연에서 풀밭이 없어지면 황무지가 되고 동물이 살 수 없게 된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사라지면 대기업도 생존하기 힘들다. 자연이나 기업이나 모두 생태계속에서 서로 협력해야 공존이 가능하다. 풀밭(중소기업)이 사라지면 호랑이(대기업)도 죽는다는 교훈을 깊히 새겨볼 일이다.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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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9 16:54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23년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희망과 기대로 넘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지난 2023년은 ‘고물가’와 ‘고금리’, ‘저성장’이란 키워드가 대변하듯 국민 모두가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특히, 농업인들은 러-우 전쟁, 이-팔 분쟁 등의 국제정세 불안으로 인한 농자재값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와 고질적인 인력난 문제에 더해, 일상이 되 버린 농업재해 및 ‘럼피스킨’, ‘AI’와 같은 가축질병 등으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무엇보다, 농촌마을의 소멸위기는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 마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 전북은 ‘전북특별자치도’라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자타가 공인하는 농도인 전북 농촌에도 새로운 바람과 변화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산업화가 덜 되고, 낙후된 곳이라 말할지 몰라도 전북의 미래는 농업과 농촌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화려한 도시보다 좋아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가꾸고 만들어서 보존해야 하는 농촌의 가치는 한두 가지 숫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만큼 미래 세대에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전북농협은 변화한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농업인과 미래세대가 행복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 가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신바람나는 100년 농촌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신농촌 포럼’을 발족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융합하고, 세대간 이해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농촌’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민관학 협력을 통해 각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들을 연계하고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실천방안을 도출해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제2차 신농촌 포럼에서는 마을호텔이라는 주제로 농촌마을에 호텔의 개념을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기존의 호텔이 하나의 공간에 숙박, 휴식공간, 놀이공간 등을 집약해 놓았다면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에 그것들을 늘어놓아 소비자가 직접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용하고 이를 통해 농촌지역에 삶과 일이 조화를 이루면서 생동감을 주자는 취지로, 관광·생활인구에 관심이 집중되는 매우 큰 시사점을 가진다. 일례로 강원도의 탄광촌 골목재생을 기초로 시작한 ‘마을호텔 18번가 협동조합’은 누워있는 호텔이라는 컨셉으로 마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마을호텔의 개념은 협동조합 이념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민관학 협력과 농협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행복하고 신바람 나는 농촌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처럼 농촌과 농업을 사랑하는 분들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면 ‘일자리와 소득이 풍부한 농촌, 사람이 찾는 농촌, 살고 싶은 농촌, 지속가능한 100년 농촌’ 추진의 실질적인 원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함께하는 우리! 하나된 전북!’의 단합된 힘으로 전북특별자치도와 농촌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나가자. ‘강산도 아름답다 기름진 터전.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 고장. 이 땅은 피땀고인 농민의 나라. 우리는 주인이다 힘차게 살자. 협동의 깃발아래 한데 뭉치자.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이는 농협의 노래다. 다리는 끊어진 길을 이어 다시 새로운 길을 내고, 그 길과 길이 서로 소통하게 된다. 농촌과 도시를 잇는 다리, 농민과 도시민의 연결통로가 되고 지속가능한 100년 농촌을 위해 힘차게 달려나가자.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김영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김영일 본부장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경제학 학사, 고려대 경제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농협경제지주 디지털경제부장∙산지원예부 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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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2 16:15

업(業)의 개념

1993년 6월 故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新경영 선언’이 나오기 1년 전,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 ‘업(業)의 개념’이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당시 방산(防産) 물자를 수출하던 필자에게도 ‘특수사업부’ 업의 개념과 본질이 무엇인지 답해보라는 뜬금없는 질문이 들어왔다. 당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던 업무와 프로젝트에 대해 개념이나 본질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저 선배가 해왔던 대로 관성과 관행에 맞춰 일을 처리(處理)하고 있을 뿐 이었다. 업의 개념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술집 매니저의 업의 개념은 무엇인가?"였다. 이건희 회장의 선문(禪問)에 맞춰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술 취한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다." 등 여러 답변이 나왔지만, 결국 이건희 회장이 생각했던 "외상값을 잘 받아내는 것이다."라는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호텔신라 사장에게 호텔업의 개념을 물었을 때 ‘서비스업’이라고 답하자, 이회장은 “호텔업의 본질은 부동산이고 장치산업이 아니냐”고 되물었고 "삼성카드는 외상값을 잘 받아야 한다. 즉, 채권관리가 핵심이고 보험업은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권업은 상담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백화점은 부동산업, 가전은 조립양산업, 에스원은 단결력이 업의 본질이고 반도체는 시간산업이다.”라는 이회장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서로에게 회자되었고 종국에 자동차산업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수소연료나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산업이 전환되면 기계장치산업에서 전기·전장산업으로 업의 본질과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했다고 하니 이회장의 통찰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전자(前者)를 미뤄 생각건대 백화점은 ‘상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을 팔고 화장품회사는 '화장품'이 아닌 '아름다움과 욕망'을 퍼니처회사는 '가구'가 아닌 '공간과 안락(安樂)'을 크루즈 회사는 '이동수단'이 아닌 '판타지와 위락(慰樂)'을 팔고 있으며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숙박을 위한 룸(room)'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국에서의 일상적 경험'을 전달해야 하는 것 처럼 ‘업의 본질’은 ‘코디네이팅(coordinating)’이다. 결국 업의 개념은 "사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며, 업의 본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 업의 기본 가치를 의미하며, 업의 특성은 시대나 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업의 속성(屬性)을 의미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업’을 입체적인 사고를 통해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과 특성을 이해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한 것이다. 업의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조직이 일하는 방식이 결정될 수 있고 각종 시스템과 제도, 구성원의 마인드 등 조직문화가 달라진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업의 개념’은 경영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낡은 사고의 틀을 깨트리고 양(量)에 경도되지 않고 질(質)에 눈높이를 맞춰 끊임없이 산업과 경영 환경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모험정신을 갖추라는 독려였던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제 누구라도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본인의 인생을 경영해야 한다. 인생을 주도하며 평생을 살아가려면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며 특히, 조직에서 리더가 되어 변화에 대응하며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업의 개념과 경영의 본질을 연구해보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여봉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원장 △윤여봉 원장은 익산 출신으로 해성고·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법인장·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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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15 17:15

2024년, 새만금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여 청룡처럼 비상할 것

새만금에 청룡의 해가 솟았다.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기운이 이곳 새만금 현장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년 말 새만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따른 적극적 지원으로 10조원의 투자유치를 실현했다. 개청 후 9년간 성과의 6.7배를 넘어선 기적 같은 일이다. 이로 인해 8천여 개의 직접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제적인 효과가 예상되며 LS그룹·SK온·LG화학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GEM·룽바이 등 글로벌 이차전지 그룹들이 다수 포진된 투자협약 체결로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필자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부임했을 때 연내 1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변에서 많은 만류가 있었다. “금액이 너무 크다. 기간이 촉박하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그럼에도 지난 30여 년 동안 함께한 새만금의 가치를 믿고, 전 직원이 영업사원이 되어 노력한 결과 꿈이 이뤄졌다. 물론 10조원 달성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일례로, 작년에 부임하고 일주일 만에 LS그룹의 투자유치를 위해 온산제련소를 방문하여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밝히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8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모시고 LS그룹과 투자협약도 체결했고, 계속해서 기업 경영진을 만나고 수시로 연락하며 4천억원의 증액투자를 끌어냈다. 기업들은 새만금에 투자한 이유로 투자진흥지구 등 탄탄한 인센티브제도와 넓은 부지에 다양한 유틸리티, 원스톱 지원을 꼽는다. 새만금청은 국정과제인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3년간 법인세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새만금은 광활한 매립지로 투자 수요에 다른 공급토지(부지) 조정이 가능하며, 국책사업으로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필요시기에 맞춰 전력·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한다. 특히, 새만금청이 대부분의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어 입주기업의 공장 설립부터 운영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올해는 기 체결된 투자협약이 조속한 공장 건설과 운영으로 이어져 새만금 지역에 직접적인 개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투자와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킬러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고, 친(親)기업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우선, 신산업이 집적화된 첨단전략산업 허브, 새만금 신항만과 배후부지를 연계한 식품가공‧유통 중심의 식품허브, 그리고 국제행사‧관광‧회의가 융합되는 컨벤션 허브의 3대 허브를 바탕으로 새만금 개발의 밑그림인 기본계획을 기업 중심으로 재수립할 것이다. 최근 급증한 이차전지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용·폐수 공동관로 구축, 기업 활동 공간인 새만금 산단 미래 성장센터 건립과 정주여건을 개선할 산단 통근버스 지원 등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업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 투자유치의 성과가 나타날수록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무거워지는 책임감만큼 새만금이 어떻게 개발되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국민이 새만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일 것이다. 새로운 도약과 변혁을 향해 행동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한 해를 만들겠다. 10조원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경제 허브로 나아가도록 도민들의 아낌없는 응원을 바란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청장은 제6대 서남대학교 총장,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발전기획단장, 새만금 미래전략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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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07

금융의 문턱은 신용으로 넘어야!

한옥집 방에 들어가려면 우선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방에 드나들거나 청소할 때 불편이 있음에도 굳이 문턱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문틀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바람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업인과 대화하다 보면 금융의 문턱이 높다는 불만이 단골로 나온다. 여기서 문턱은 들어가거나 상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그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매개기능을 수행하며, 만기에 고객에게 그 예탁금을 반환해야 한다. 만일 예탁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된다. 이른바 은행의 파산이다.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은행의 파산은 금융위기를 가져오고 금융위기는 대출회수에 따라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국가경제가 위태로워 진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여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된 것이 단적인 예이다. 국가를 불문하고 은행이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국제결제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그것이다. 모든 은행은 BIS비율을 8%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더욱이 건전은행으로 인정받으려면 10%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8%이하로 떨어지면 은행 퇴출의 대상이 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여기서 은행이 보유하는 자산은 종류별로 위험가중치가 다르다. 국채 및 신용보증서 대출은 0%, 금융채권은 20%, 부동산담보대출은 50%인 데 비해 신용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20%~150%까지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AAA~AA-는 20%, A+~A-는 50%로 할인되고 BBB+~BB-는 100%로 인정되지만 BB-미만은 150%로 할증된다. 즉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축소되어 BIS비율이 높아지고,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확대되어 BIS비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甲은행과 乙은행 모두 자본금이 10억원이지만, 甲은행은 AAA대출이 300억원이고 乙은행은 BB-미만 대출이 300억원이라 가정하자. 甲은행은 BIS비율이 16.7%(10/(300×0.2))로 우량은행이 되지만, 乙은행은 2.2%(10/(300×1.5))로 퇴출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BIS비율 하락 시 퇴출될 수 있음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할 은행이 있을까? 그러면 금융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그 답은 신용을 높이는 데 있다. 신용평가의 핵심요소는 자본규모, 매출액 추이, 매출채권 건전성, 부채규모, 단기지급능력, 가지급금 여부, 현금흐름 건전성, 연대보증인 입보 여부, 대출·조세·4대보험 연체 여부, 대표자 신용도 등이다. 이런 항목을 잘 관리하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공(子貢)이 스승 공자(孔子)에게 치국의 도를 물었다. 공자가 답하길 "음식이 풍족하고, 군비가 넉넉하며, 백성의 신임을 얻으면 된다"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셋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먼저 군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공자는 음식을 버려서라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한 연유이다. 이렇듯 기업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한 신용에 대해 기업인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닐까? 청룡의 새해에는 전북의 CEO들이 "신용없이 설 수 없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마음속 깊히 새겨 용처럼 승천하는 성공경영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한종관 이사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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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1 16:11

5000원의 경제학, 언어로서의 화폐 저 너머 성스러운 노고와 빚짐

누군가 지갑에 5000원 지폐 몇 장을 넣어두면 꼭 필요할 때가 있다고 귀뜸해 줬다. 어느 날 길을 나서는데 허리가 굽고 남루한 할머니가 리어카에 종이박스를 위태롭게 묶어서 느릿느릿 밀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슬그머니 가서 5000원을 쥐어드리며 행여 부담이 갈세라 말을 붙인다. “사탕 사 잡수세요!” 다음 날 사거리에서 어떤 영감님이 박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요즘 폐지 값이 얼마냐고 말을 걸으면서 빨간 조끼 주머니에 슬그머니 5000원을 넣는다. 파란불 신호등이 켜져서 황급히 길을 건널 때까지 뒤에서 뭔가 아득한 시선이 떨어지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 5000원짜리를 만지작 거려본다. 지폐 앞면은 이율곡선생의 초상이 그려져 있고 뒷면은 꽃그림과 5000원의 숫자가 강조된다. 세계 어떤 지폐든 앞면은 성스러운 특성을 보인다. 만인이 떠받들고 화폐에 복종할 수 있는 믿음과 신뢰, 국가와 권위의 상징이 인물로 그려진다. 뒷면은 세속적인 시장거래에서 5000원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는 속된 차원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화폐의 성스러움은 사람과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묶어주고 커뮤니케이션의 징표로서 작용하는 사회통합의 가치가 담겨있다. 화폐는 언어다. 예를 들어 내 경우 밥 한 끼 먹거나 큰 금액이 아닐 때는 항상 현금을 지불한다. 그럴 때 마다 항상 고맙다는 인사말이 되돌아오고 서로 감사해한다. 화폐의 성스러움은 비인격화된 화폐에 휴머니즘의 숨결을 불어넣는데서 나온다. “화폐는 사람과 분리된 영혼 없는 사물로 묘사되곤 하지만 우리는 사회에 따뜻함을 불어넣기 위해 끊임없이 화폐를 인간화하고자 시도한다.” 화폐의 기원은 무엇일까?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화폐가 시장에서 발명되었다는 교과서 내용은 잘못되었다. 화폐는 국가가 처음으로 발명했다. 옛날 마케도니아의 어느 장군은 정복지에 주둔했는데 금세 금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병사들에게 빚진 급료와 종군상인에게 빚진 채무도 많았다. 별 수 없이 주석쪼가리에 금액을 적고 왕실의 인장을 찍은 화폐로 빚을 갚았다. 뒤이어 화폐 통용을 강제하는 장군의 포고령이 나붙었다. 주석쪼가리 화폐로 제때 세금으로 내지 않으면 원주민들을 처벌한다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원주민들은 주석쪼가리를 화폐로 받아들여 병사들에게 각종 물자를 팔고 그것으로 조세도 납부하였다. 이렇게 채무를 해소하는 증서로서 화폐가 발행되었다는 것이 국정화폐설이다. 화폐의 지불은 빚을 갚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시장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채무를 해소하는 행위자이다. ‘내돈내산’처럼 당당하고 오만하게 화폐로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채권자가 아니다. 내 지인은 음식을 배달시켰을 때 ‘음식 빚을 지고 갚아야 하는 채무자’ 입장에서 항상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가 기다린다. 학생들에게도 말한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신발이나 옷, 책상도 자신들이 만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강의실의 전기 불빛에도 누군가 발전소에서 희생하거나 죽기도 하는 슬픔이 서려있습니다.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속된 차원에서 벗어나 우리는 화폐 저 너머의 노고와 희생에 빚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서로 누군가의 도움과 희생으로 한해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음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이 곳 지역에 빚진 사람으로서 우리들 삶을 인간답고 성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화폐의 경제학에도 깊이 담겨있음을 깨닫는다. 오늘따라 지갑 속의 5000원이 5만원짜리 보다 더 정겹다.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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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5 16:09

‘나, 사회적경제(I, Social Economy)’

2016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심장질환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목수가 생계를 위해 실업급여를 신청하지만 거듭 거절당하다 숨을 거두는 내용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을 돕고 한없이 따뜻했던 다니엘은 같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 것뿐이었다. 이 영화는 인간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영화는 다니엘의 장례식에서 그가 질병수당 항소 때 읽기 위해 준비했던 글의 낭독으로 끝난다.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하고 인간의 존중을 요구한다. 나는 한 사람의 시민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영화의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한다”라는 가슴 뭉클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정책인 영국의 대처리즘을 끊임없이 비판해 온 그는 홈리스, 노동자, 실직자들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영화에서 다뤄왔고 항상 약자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영화에서도 다니엘이 주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꽉 막힌 사회 시스템 앞에 번번이 좌절된다. 잘못된 시스템이 유발하는 실업, 빈곤마저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에서 보편적인 진리인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주장하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사회는 새로운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정부와 시장에서 말하는 경제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사회를 전제로 한 경제, 그리고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가 목표여야 한다. 시대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실패는 사회와 분리된 맹목적인 경제를 추구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와 경제가 한 몸으로서 1997년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코로나 19 이후 어려움에 처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도 우리랑 똑 같은 사람이라는 것, 무시해도 되는 사람들이 아닌 같이 존중하고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슬픈 영화지만, 아름다운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니엘이 말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 그 사회적경제가 우리사회를 연결하고 우리사회가 건강해지는 당연한 진리를 기반으로 영화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바라본다. EU는 사회적경제를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채택하고, 사회와 경제 차원의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OECD 등 국제기구와 주요국 등에서는 사회적경제의 원칙과 실천을 주류 시스템에 접목시키고 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이러한 세계적인 관심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공평한 개발이라는 글로벌 의제에 맞춰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목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반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사회적경제 예산 삭감으로 취약계층 수천 명의 일자리가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도종환 의원은 2024년도 사회적경제 예산이 4800억원으로 과거 예산의 약 56.7%인 6345억원이 삭감되었다고 지적했다. 약자들의 예산을 절단 낸 현 정부의 정책을 향해 도 의원은 정부와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온 사업이라고 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강력한 울림을 주고 있다. 정부는 희망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한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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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8 15:29

금란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금강 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에는 '금란도(金卵島)'라는 인공섬이 하나 있다. 1980년부터 군산내항의 수심확보를 위해 준설을 시행하면서 준설토투기장을 건설하였고, 군산외항 개발이 추진되며 항로 및 박지준설량이 증가함에 따라 1991년에 2공구, 2001년에 3공구, 2008년에 제4공구까지 확장되면서 현재의 금란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금란도'라는 이름은 2012년 군산시 지명제안 시민공모를 통해 채택된 것으로 ‘금강하구에 황금알을 낳는 풍요의 섬’이라는 뜻이지만 금강의 금(錦)을 새만금의 금(金)으로 바꾸어 ‘새만금의 번영과 미래 발전적 가치를 담자’라는 의미로 작명하였다고 하며, 2013년 10월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하였다. 금란도는 202만㎡(약 61만평)로 여의도의 70%, 축구장 300여개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2012년부터 '준설토투기장 활용방안 구축용역'을 통해 부지활용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였고,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서천군에서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하여 사업추진이 제자리걸음만 지속하고 있었다. 2019년에 해양수산부가 군산·서천지역 상생발전방안 협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2020년 12월에는 ‘군산-서천 지역상생 협력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여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이 수립됨으로써 금란도 개발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기본협약의 이행을 위해 관련기관 고위급(국장 또는 과장급)이 주요 현안사항에 대해 상시 소통하고자 실무협의체를 구축하였고, 정기적으로 전문가의 자문과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관련기관 실무자 및 주민대표와 전문가 등 15인으로 지역상생협의체를 구성하였다. 또한, 2022년부터 ‘금란도·장항항 항만재개발 사업화 방안 마련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2023년도에는 ‘금란도·장항항 민간투자유치 및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금란도와 인근 장항항을 연계하여 재개발을 시행함으로써 그 효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역상생발전 대안을 제시하고, 민간의 창의적인 사업제안이 가능하며, 장래 개발수요와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친환경 섬(Eco-Island) 조성’, ‘지역통합 개발’, ‘역사적 이미지 쇄신’, ‘휴양림과의 연계’, ‘야간 경관성 확보’라는 5가지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고려하여 개발 컨셉을 결정하였다. 다만, 금란도의 호안 및 지반상태, 지역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개발시기와 도입시설의 규모가 다소 변경될 수 있어 호안 및 매립지의 상태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주민들이 금란도에 진·출입할 수 있도록 교량과 안전시설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에서는 금란도 재개발에 관한 연구용역과 지역상생협의체를 통해 마련된 재개발 형태(자연생태지구, 익스트림지구, 힐링체험지구, 관광휴양지구 등)로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공감하는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여 양측 도시·군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재정과 민간개발을 포함한 단계별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개발할 예정이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금란도 투기가 완료되고 재개발 기본계획이 확정된 후 재정으로 투입되는 교량 및 호안정비 등 기반시설을 건설하게 될 것이다. 금란도 재개발은 새만금 개발과 더불어 군산·서천지역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므로 재개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관련기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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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1 17:32

더 특별하고 더 새로워진, 전북특별자치도 원년(元年)을 준비하자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계묘년도 한 장의 달력만 남았다. 어느해 다사다난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우리 도민들이 겪은 올해는 유독 그 정도가 심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렇지만 날은 저물었어도 희망의 촛불을 밝히면서 밤길마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은 우리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하는 원년(元年)이다. 현재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더 큰 꿈인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해 180만 도민이 함께 손을 굳건히 맞잡아야 할 때이다. 올 한 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유치에 전력을 다해왔다. LG화학, SK온, LS그룹, 삼성전자, 롱베이 등 기업들의 투자 금액이 역대 최고이다. 금년 1월부터 지금까지 투자협약 52건, 총투자액 9조원, 채용 예정 인원 8천 3백여 명에 이른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합산하면 82개사와 10조 원이 넘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우리도 GRDP의 5분의 1과 맞먹는 수치이다. 1기업-1공무원 전담제,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 환경단속 사전예고제 등 기업하기 좋은 정책이 가져온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얼마 전에 만난 한 기업인은 다른 지역과 달리 실정법을 넘어 정서법까지 고려해야 하는 전북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우리 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이 경영에만 전념하며 성공 신화를 이루도록 묵묵히 지켜보고 배려하는 도민 정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올해의 대표적인 성공스토리는 ‘국가 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전북대학교 글로컬대학’ 선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특화단지 공모 신청 당시만 해도 우리도는 이차전지 산업의 후발주자로 인식된게 사실이다. 그러나 새만금의 무한가능성을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 10만 평 이상의 단일부지 제공과 확장 가능성, 풍부한 전력과 용수,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한 RE100 실현, 투자진흥지구 지정과 법인세‧소득세 100% 감면 등 새만금이 가진 강점은 차고도 넘쳤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전북에 이차전지 기업만 25개 기업, 9조 원의 투자유치 성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R&D 초격차 기술 확보, 글로벌 인재 양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통해 새만금을 이차전지 산업 글로벌 거점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학의 위기가 지역의 위기인 시대에 전북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양성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이 절실하다. 하지만 그동안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미흡으로 구인‧구직의 미스매칭 문제가 산업현장의 볼멘 목소리였다. 인재양성-기업유치-취‧창업-정주로 이어지는 지역발전의 선순환구조 구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로이 출발하는 갑진년에도 우리의 담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전북특별자치도에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넘치도록 바이오산업 특화단지 유치, 농생명산업지구 조성, 전북형 스마트 제조 혁신 프로젝트 등에 도정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다. 180만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을 바탕으로 그 길을 힘차게 달려갈 것을 다짐해 보는 세밑이다.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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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4 15:29

슘페터의 R&D와 '장자', 글로컬 대학 선정으로 지역과 산업 네트워크 발전 본격화

기차를 타고 남원캠퍼스에 강의를 하러가는 저녁 날은 매번 설렌다. 그리움을 찾아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날따라 철도를 바라보며 오늘 강의할 미국경제학자 슘페터(1883~1950)의 유명한 말을 떠올린다. “우편마차를 아무리 증가시켜도 거기서 철도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논밭에 쟁기를 아무리 늘린다고 해서 트랙터가 나타나지 않듯이 양이 많다고 저절로 질적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기술혁신에 도전하는 ‘창조적 파괴’가 선행되어야 철도가 나타난다. 슘페터는 낡은 시대와 단절하는 역동적 존재로서 모험적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문제는 기업가의 혁신이 어디서 오는가에 있다. 슘페터가 더 이상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기술과 지식기반의 성장을 주도하는 대학과 R&D(연구개발)이 낡은 것과 단절하는 혁신적 토대임은 당연하다. 학생들에게 대학의 지식기반 혁신과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칠판에 <장자>의 한 대목을 적어놓으니 어리둥절해한다. 바로 쓸모없음(無用)이 쓸모 있음(用)을 지탱해주는 근원이라는 구절이었다. 장자는 장황하게도 비유까지 든다. “네가 지금 딛고 있는 발자국 자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쓸모없는 땅을 모조리 파고 들어가 황천까지 이른다면 당신이 밟고 있는 땅이 사람에게 쓸모가 있겠는가?” 내가 걷고 있는 발자국만 땅으로 남아있다면 결국 깎아지른 절벽만 밟고 건너야 하는데 과연 한걸음이라도 뗄 수 있겠는가? 쓸모없음이 곧 쓸모 있음이라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은 대학의 연구개발과도 통한다. 당장 돈만 되고 쓸모 있는 것만 연구하는 것은 미래의 성장 동력을 갉아 먹는 일이다.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대상과 평생 씨름하며 실패를 거듭하다가 쓸모 있는 지식과 기술혁신을 이루는 것이 대학이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어제 배송 받았던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비저(F. V. Wiser, 1851~1926)의 <화폐론>은 외국에서 근무하는 H박사가 수고료 한 푼도 없이 독일어 원전을 영어로 옮긴 번역서였다. 한국어로 번역할 생각도 했겠지만 선뜻 책을 내겠다는 출판사가 없었을 것이다. 일본어 번역판은 반세기도 훨씬 넘는 소화 16년(1941)에 나왔다.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경제학 명저 번역 총서’의 일환으로 번역이 진행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나 쓸모없는 작업’이었겠다. 그것이 ‘얼마나 쓸모 있는 일’을 만들어냈는지는 가히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일본 전시와 비교해서 속상하지만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내리막길인데도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의 야만적이고 퇴행적 조치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그 다음 주 월요일 남원역에 도착하니 전북대의 글로컬 대학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이렇게 대학이 지역에서 환영받았던 적은 없었다. 이번 글로컬 대학의 선정은 도내 모든 대학과 지역과 산업이 서로 벽을 허물고 공존 상생하여 전북발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것 같다. 특히 남원은 폐교 서남대 부지를 남원 글로컬 캠퍼스로 탈바꿈하여 도시 재생모델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기쁨이 더 큰 듯 했다. 무엇보다 신설되는 JBNU 지역발전연구원 산하에 도내 14대 시군 연구소를 설립하여 지역발전의 씽크 탱크를 담당한다는 계획이 눈길을 끈다. 지역의 R&D 또한 내일의 쓸모를 위해 오늘을 인내하고 투자하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의 원천이다. 지역마다 R&D가 모여서 불씨를 이루고 전체로 확산되는 대학 주도 성장과 네트워크 발전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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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7 16:44

국민은 정부의 무능과 투자부족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정부 예산이 정치,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학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상당한 관심거리다. 정부는 약 657조원 규모의 2024년 예산을 국무회의에 의결했다. 내년도 예산안 총수입은 13조6000억원 감소한 612조1000억원이고 지출은 18조2000억원 증가한 656조9000억 원이다. 이로 인한 재정 적자는 92조원으로 GDP 대비 3.9%, 국가 채무는 1196조2000억 원으로 GDP 대비 51%다. 종종 재정 적자라고 불리는 국가 예산 적자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특정 지출을 삭감하거나 수익 창출 활동을 늘릴 수 있다. 조세와 지출 모두 정부의 예산 적자에 영향을 미친다. 수익을 줄이고 지출을 늘려 적자를 발생시키는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본소득과 노동소득 간 과세 형평성의 조세 구조이다. 둘째, 사회 보장 및 의료 서비스, 국방 지출과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 증가다. 셋째, 특정 대상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늘렸을 때이다. 넷째, 세수를 감소시키지만 기업에 고용을 늘리기 위해 지원하는 세금 감면이다. 마지막으로 낮은 GDP는 세입 감소로 이어진다. 예산의 경제적 영향은 신중한 분석과 고려가 필요한 복잡하고 다면적인 문제로서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환경을 형성하며, 예산 할당과 우선순위는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 단기 및 중장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산에 따라 경제성장 또는 쇠퇴할 수 있는 잠재적 영역 중 하나는 제조업 부문이다. 제조 부문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R&D, 인프라 개발 또는 보조금을 위한 자금 할당은 기술과 혁신 투자로 이어져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또 다른 부문은 서비스 부문으로 세율, 정부 정책 또는 경기 부양 조치 변화는 소비자 행동과 전반적인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도 예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금리, 규제 정책 또는 재정 조치의 변화는 투자 결정, 자본 흐름 및 전반적인 시장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SG 시대에 에너지 부문은 예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이다. 재생 에너지원과 청정 기술에 대한 보조금, 인센티브 또는 세금 공제에 영향을 미쳐 지속가능한 관행을 우선시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예산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 부문 역시 예산 할당 및 정책에 매우 민감하여 의료 서비스의 가용성과 경제성뿐만 아니라 의료 기술의 R&D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 예산은 국가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부는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다양한 계층의 경제적 평등을 더 잘 유지해야 한다. 또한 예산은 공공 부문의 적절한 자원 제공에 중점을 둠으로써 경제 성장 개선에 중요한 결정을 하고 낙후된 지역에 투자를 함으로써 지역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은 예산 결정의 잠재적 결과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균형 잡히고 포용적인 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4년 예산은 정부가 야기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예산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것은 비전이 없는 정부고, 국민들은 정부가 지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국민들은 2024년 정책 변화의 중심 주제가 무엇인지 정부의 확실한 의지를 알고 싶어 한다. 2024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현 정부의 예산 정책이 내년 투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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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0 17:03

바다의 이정표 '등대', 이제는 문화로

흔히들 '등대'라고 하면 어촌마을 방파제에서 볼 수 있는 하얀색, 빨간색 콘크리트 구조물의 방파제 등대를 떠올린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빛나는 방파제등대 불빛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추억에 잠기곤 한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등대”란 항해하는 선박에 불빛, 형상, 색채, 음향, 전파 등으로 위치와 방향 및 장애물 등을 알려주는 “항로표지”의 한 종류로 육지에 설치된 등화를 말한다. 옛날부터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횃불, 봉화, 꽹과리 등을 길잡이 지표로 삼았지만, 1800년대 후반 서양 상선의 등장과 부산, 인천, 원산항 등의 개항으로 우리나라도 체계적인 항로표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894년 공무아문 등장국에서 항로표지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해 1903년 6월 1일 팔미도등대를 점등하게 된 것이 우리나라 근대식 항로표지의 출발점이었다. 해양수산부는 등대의 고유기능 유지와 항로표지의 역할과 중요성 및 그 역사적‧문화적 변천 과정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해양수산문화 체험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1985년에 설립된 국립등대박물관(포항)에서는 항로표지 유물을 수집‧전시하여 국민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고, 영도등대, 팔미도등대, 속초등대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전국 9개 유인등대를 관광‧편의시설 등을 갖춘 해양문화공간으로 지정‧관리하여 국민들이 편리하게 항로표지 시설을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2017년부터 팔미도등대, 어청도등대 등 전국의 아름다운 등대 15개소에 스탬프함을 설치하고 등대여권을 발행하여 모아진 스탬프 수에 따라 메달 등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대여권 스탬프 투어”를 시행하여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2023년 11월 현재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관할하고 있는 항로표지는 총 328기로 국유항로표지 180기와 사설항로표지 148기가 있다. 이 중 “등대여권 스탬프 투어”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어청도등대(시즌 1 아름다운 등대), 말도등대(시즌 2 역사가 있는 등대), 구시포항남방파제등대, 선유도항방파제등대(이상 시즌3 재미있는 등대), 격포항북방파제등대, 마량진항남방파제등대 및 홍원항마리나방파제등대(이상 시즌4 풍요의 등대) 등 7개소로 모두 국유항로표지이다. 아울러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등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항로표지 관련 업무를 홍보하기 위하여 2021년부터 관내 항로표지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비응항동방파제등대 등 20개소를 ’아이돌 등대‘로 선정하고 QR코드를 부착하여 등대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돌 등대 정보무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선박의 안전 운항을 기원하고 연말연시를 맞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등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년 12월 6일부터 금년 1월 15일까지 격포항북방파제등대 트리를 운영하였고, 올해에는 군산 비응항에 등대 트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등대의 역할은 선박의 안전을 지켜주는 바다의 이정표를 넘어서 국민들에게 즐겁고 감성적인 추억을 안겨주는 해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등대 자원을 해양수산문화 체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오늘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언젠가 등대여행이 모든 국민들의 버킷 리스트가 되는 날이 오길 기원해 본다. /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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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3 17:27

지니포럼과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한 전북의 노력

지난 9월, 우리 도에서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지니포럼이 개최되었다. 지니포럼(GENIE Forum : Glocal Emerging Network In Economy)은 전라북도가 글로벌 금융‧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대표적인 금융분야 국제행사이다. 올해는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글로컬 금융’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수탁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은행 최고운영책임자 등 많은 금융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전라북도가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소중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되었다. 박태진 JP모간 아태 부회장은 미국 델라웨어주의 사례를 소개하며 기업 친화적 규제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60% 이상이 델라웨어주에 법인등기를 두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델라웨어주 회사법상 회사설립 절차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이다. 기업 성장·투자 유치 촉진 등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개혁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하여 일부 핵심 기능 부서만 이전하는 방안을 찾자는 제언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촉진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에 대한 대출․보증 업무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보험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의 한 해 취급 규모는 3천억 달러 정도로, 본사 전체가 아닌 대출‧보증‧보험 업무 담당 부서만이라도 유치하면 글로벌 금융도시를 뒷받침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도는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혁신도시 이전을 계기로 자본과 사람이 모이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뉴욕멜론은행, SSBT, 프랭클린템플턴 등 다수의 글로벌 기관이 전라북도에 둥지를 틀었고, 금융전문인력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26년이면 전북국제금융센터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금융혁신 빅데이터센터 설립, 핀테크 벤처기업 육성 등을 통해 연기금․자산운용특화 금융중심지 지정에 필요한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때마침 지방시대위원회는 전북금융중심지 조성사업을 지역 정책과제에 포함시켜 한층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내년 1월 18일 전라북도는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다. 우리 도는 금융기관의 유치 및 집적화, 혁신금융서비스 지원 등 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금융 분야 특례들을 특별법에 담아, 앞으로 전북이 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갖추게 될 것이다. 아울러, 내년도 지니포럼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맞이하는 첫 번째 포럼인 만큼 특별한 변신을 시도할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컨퍼런스·세미나 등 다소 정적인 행사에서 참여와 체험 중심의 역동적인 컨셉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금융 분야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체험관 운영이나 재테크분야 유명강사 초청강연 등 더욱 풍성한 포럼이 되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2023년 한 해 고금리 ‧ 고물가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기업과 가계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 늘 기회가 있듯이 전라북도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고 있다. 도민들께서도 2024년 더욱 특별해질 전라북도와 더욱 새로워질 지니포럼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길 기대해 본다.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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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6 18:48

지역화폐 국비 삭감, 커뮤니티 화폐 창조를 통한 지역 연대‧애정‧활력의 가치 부정

지금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여전히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1936)의 말미에서 실비오 게젤(Silvio Gessel)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앞으로 우리는 마르크스 보다는 게젤의 정신에서 다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믿는다 … 그의 스탬프를 붙인 화폐(stamped money)는 어빙 피셔교수로부터도 호의적인 승인을 받았다.” 흥미롭게도 실비오 게젤은 화폐에 유통기한을 정해서 돈을 오래 갖고 있을수록 손해보고 시간과 함께 가치가 사라지는 노화하는 돈(aging money)을 발명했다. 과연 그런 돈이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통용되었다. 1929년 세계대공황으로 부채가 많고 실업자가 넘쳐나던 오스트리아 뵈르글 도시에서 노화하는 화폐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돈은 매월 1%씩 가치가 감소한다. 뵈르글 시민들은 매월 1%분의 스탬프를 사서 노화하는 돈에 붙여야만 화폐가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노화하는 돈을 은행에 저축하면 손해만 보다가 휴지조각이 될 터였다. 즉각 소비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이자도 없기 때문에 누구든 돈을 쉽게 빌려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실물경제가 힘차게 돌았다. 노화하는 돈을 시행하고 2년 후 뵈르글에는 공공부채와 실업자가 사라졌지만 오스트리아 국가가 개입해서 중단시키고 말았다. 노화하는 돈의 정신은 보편적 화폐 용도에 제한을 가하는 특수목적 화폐를 통해 발전해왔다. 화폐에 로컬리티를 부여하고 인간화하는 작업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손쉬워졌다. 간단히는 코로나 19 사태의 재난지원금이나 지역화폐가 대표적이다. 재난화폐는 국내(달러와 교환 불가능)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몰 사용이 제한되었다. 은행 저축이 불가능하여 이자도 기대할 수 없었다. 지갑에 넣어두기만 해도 안 되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서도 돈을 쓰지 않으면 자동으로 기부되어 카드에 충전된 돈은 사라져버렸다. 지자체별로도 다양한 지역화폐가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케인스가 실비오 게젤의 정신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말했던 역사적 내용이기도 하다. 지역화폐는 부가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순환하여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고 살찌우는 휴먼 로컬 화폐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취약계층이나 특정대상에게 지급되는 바우처를 비롯해 지역사랑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지원도 모두가 화폐를 인간화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로컬 화폐시스템이다. 작년도 전북의 경우 내 지갑에 있는 전주사랑 상품권(돼지카드)을 포함한 지역화폐 사용액은 1조 7231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금 지역화폐가 멈칫하게 되었다. 윤석열 정권이 내년도 지역화폐 국비지원 예산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전액 삭감하였다. 문제는 더 큰데 있다. 몰인격화된 시장 화폐를 시장 밖의 따뜻한 커뮤니티에 ‘배태시키고 묻어서(embed)’ 연대, 애정, 활력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는 지역운동의 고유한 가치와 역동성이 국가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이다. 거장 케인스의 고전에 기대서 보니 공부와 성찰이 부족한 경제 관료들의 무지 또한 끔찍하다. 지역화폐 덕분에 그나마 사람들이 오가던 따뜻한 골목 동네가게에 찬바람이 분다.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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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30 15:22

기후변화가 노동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 ‘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기업의 녹색 전환을 촉진하는 투자, ESG 표준의 광범위한 적용 및 공급망이 더욱 현지화 됨에 따라 강력한 일자리 창출과 파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기후변화를 멈추는 데 필수적이고 수백만 개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다. 유엔환경계획은 "환경의 질을 보존하거나 복원하는 농업, 제조, R&D, 행정 및 서비스 활동 분야의 직위"로서 녹색 일자리는 환경 보호와 증진을 목표로 지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링크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4년 연속 세계적으로 친환경 일자리 채용이 지속적으로 앞서고, 지속가능성 분석가·전문가·관리자 등의 역할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상 중인 일자리’ 목록에 포함되고 있다. 경제의 탈탄소화와 순환 경제 발전으로 기존 직업이 새로운 녹색 현실에 적응하면서 미래 직업이 창출될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된 이후 전기자동차, 배터리, 풍력, 태양광 등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에 1,320억 달러 규모 투자가 발표되면서 86,000개 일자리 창출을 추산하고 있다. 캐나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계획과 유럽 그린 딜은 기후변화 퇴치 초점의 일자리에 상당한 공적 자금을 할당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재활용과 기후대응 신산업 등 환경 분야에 8만 개 녹색 일자리 창출을 계획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일자리에 있어 타협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정부는 기업과 개인에게 지속가능하고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여 더 많은 녹색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 그래야 기업은 지속가능성 목표로 공급망과 협력하고 탄소 배출량 및 폐기물을 최소화여 녹색 일자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지속가능한 관행과 기술 채택을 촉진하는 규정 및 표준을 수립하여 보다 엄격한 배출 기준 시행, 건물의 에너지 효율 규정 및 재생에너지 목표 설정 등 공평한 경쟁의 장을 조성하고, 녹색 기술 및 혁신 분야의 R&D 투자로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유발하여 친환경 일자리 기회에 대한 수요를 촉진해야한다. 기업 역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에코이노베이션 장려 및 투자로 새로운 친환경 일자리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셋째, 정부는 녹색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 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교육 기관 및 산업과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야한다. 민관산학연 파트너십은 녹색 프로젝트의 공동투자, 모범사례 공유 및 자원 활용 등 소비자에게 환경을 고려한 녹색 제품에 대한 수요 촉진으로 녹색 일자리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공공 조달에서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에 구매 우선권을 부여하는 정책으로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기업이 녹색 기술 및 관행에 투자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정부, 시장 밎 소비자의 녹색 거버넌스 관행은 녹색 일자리 성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경제에 기여할 것이다. 2026년에는 녹색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어 노동인력의 녹색 기술 수준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기술 격차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교육 및 평생 학습 시스템과 녹색 일자리 확대를 위한 교육 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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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3 15:43

밀려오는 해양쓰레기, 늦기 전에 처리해야 할 때

바다는 우리 모두의 공동 가치이며, 우리는 그 자원을 보호하고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어업활동은 물론 다양한 해양활동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우리의 바다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정기적인 연안정화활동으로 폐어망, 스티로폼 등 해양쓰레기 수거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정화활동을 통해 매년 150톤이 넘는 양의 쓰레기를 수거 처리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해양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해양쓰레기는 우리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더 늦기 전에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를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연근해 바다는 눈에 띄지 않게 묻혀 있는 각종 폐어구, 폐그물 등이 산재해 있고, 가까운 어항이나 항만에 방치되어 있어 쉽게 볼 수 있는 폐 FRP(Fiber-reinforced Plastic) 선박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종다양하다. 2013년에 연간 5만 톤 수준으로 발생하던 해양쓰레기는 2021년 기준 12만 톤까지 증가했다. 이중 육상에서 유입되는 육상기인(陸上起因) 쓰레기가 40%를 차지하고, 해상에서 어로, 레저 등 해양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상기인(海上起因) 쓰레기가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인 80%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폐사한 바다거북에서 비닐, 빨대 등이 다량 발견되고 있는 것처럼 플라스틱은 바다를 돌아다니며 생물들에게는 죽음의 먹이가 되고, 산호초의 괴사와 백화현상을 일으키는 등 해양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어업인들의 생활터전인 바다를 오염시키는 해상기인 쓰레기 가운데 75.6%가 어로행위나 양식 등 어업활동 과정에서 생기는 폐어구 등이 유실되어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스티로폼 부표, 합성섬유 그물 등 폐어구가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진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어업활동에 사용되는 어구 사용량은 적정량인 5만 톤을 훨씬 뛰어넘어 2.5배나 많은 13만 톤에 이르고 있다. 어업활동으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 양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생활쓰레기로 발생하는 플라스틱 또한 해양 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 생활쓰레기 비율은 32.0%에 달하고 있다. 반짝이는 금빛 모래와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대는 낭만 가득한 바다를 상상하겠지만, 이대로라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각종 쓰레기로 뒤덮힌 생태 자원의 가치를 잃은 바다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해양쓰레기는 우리의 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류의 증가는 심각할 정도이다. 환경 소재를 접목한 어구 보급 및 폐어구나 폐부표를 정해진 장소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지불하는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 모두의 협력을 끌어내 대처해 나가야 한다. 플라스틱 등의 사용을 줄이고 폐어구의 리사이클링을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해양쓰레기 양을 감소시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우리와 우리 후손의 삶의 터전인 바다의 환경을 하루라도 빨리 회복시키고 보존하는 최적의 해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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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16 15:35

미래모빌리티 혁신으로 전북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키워야

2003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자동차가 설립될 때만 해도 이 작은 전기차 기업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방향을 바꿀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테슬라는 현재 1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래자동차는 친환경 전기차와 수소차, 스마트카인 자율주행차를 포함하는 용어다. 최근에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각종 서비스까지 일컫는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 신개념 모빌리티는 테슬라처럼 신생기업에 큰 기회를, 기존 업체에는 큰 도전이 되고 있다. 미래자동차의 시장 규모는 놀랄 정도로 커지고 있다. 2022년도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9.8%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에는 전체 시장의 30%로 커질 전망이다. 자율자동차의 경우에도 1조 50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북지역 1차 부품업체 7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매출액은 전체의 12.1% 수준에 불과하다. 미래차에도 공용으로 적용되는 부품 생산 비중이 81%인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미래차의 핵심인 모터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많이 부족하다. 우리 지역의 자동차산업이 미래차로의 체질 개선과 함께 생태계 조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전북은 그동안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실증·시험장비 183종 214대를 구축하였으며, 전국 유일의 상용차 주행시험장, 최대규모의 전자파 시험장,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등의 기반을 갖추었다. 이들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전기차 부품과 플랫폼, 그리고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도내 2017년 306개였던 자동차 기업이 지난해 572개까지 증가하였으며, 전후방 연관업체의 집적화를 통한 안정적인 산업환경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전북의 자동차산업은 '미래자동차, 특히 상용차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의 연구 생산기지'로 만들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래차 핵심 부품기업 100개사 육성, 매출액 20조 원, 종사자 수 2만5000명 달성을 세부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차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준공될 ‘미래모빌리티 테크센터’는 미래차 부품기업의 보육과 기술개발 지원 등을 담당하는 미래차 구조 전환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미래차 전환 거버넌스 운영을 통해 기업구조 진단, 사업전략 재편 컨설팅 등을 추진하여 미래차로의 유연한 전환을 도울 것이다. 둘째,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모빌리티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가연구과제 등을 공동으로 수행할 것이다. 셋째, 인력양성사업 확대이다. 지난 2월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RIS(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사업을 통해 내년부터 4년간 총 440여명 규모의 미래차 전문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네덜란드 속담에 '태풍이 불면 어떤 이는 담을 쌓고, 어떤 이는 풍차를 단다'고 한다. 태풍이 위기냐, 기회냐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전북도는 자동차산업의 변혁이란 태풍을 이겨낼 수 있는 ‘미래차 생태계 구축’의 풍차를 달기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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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9 16:29

불로소득 자본주의, 지대로 빼앗고 지역은 무능하다는 프레임까지 씌워

작년 선배교수가 영국 경제학자 브렛 크리스토퍼스의「Rentier Capitalism(2020)」를 함께 번역하자고 했을 때 rentier capitalism은 이미 ‘불로소득 자본주의’라는 용어로 정리되어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추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었다. rentier(지대수익 추구)는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의 수익 창출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훨씬 뛰어 넘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여 자신이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뽑아내는 행위를 가리키기 때문에 불로소득이란 용어가 더욱 적절하리라 싶다. 지대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경쟁이 제한되거나 아예 경쟁을 사라지게 만든 상황에서 (희소)자원을 소유·통제하거나 지배함으로써 도출되는 비생산적 부문의 소득을 의미한다. 최근 철도파업이 벌어진 원인처럼 효율과 경쟁을 앞세워 공공부문을 줄곧 민영화하거나 규제완화하려는 시도 역시 지대추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에너지, 교통, 통신, 철도, 전력, 의료와 같은 집합적 필수자원이 소수 자본에게 사유화되면 당연히 독점과 강력한 시장지배력으로 적정 가치를 넘는 초과지대가 발생한다. 불로소득이 노동소득을 약탈하면 소비 구매력이 줄어들어 경제는 침체에 빠진다. 시장지배력으로 땀 흘리지 않고도 돈을 버는 불로소득 기업가들은 혁신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양극화된 불평등은 심화되어 파국의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독점화와 권력집중으로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한 비경제적 권력이 취약한 타자에게 끊임없이 비용지불을 압박하는 조건에서도 지대는 발생한다.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이 집중하고 정부 공공기관, 교육과 의료기관, 법인 본사, 첨단산업과 제조업을 비롯한 모든 기회와 정보가 몰려있어서 독점지대를 발생시킨다. 지역의 대기업과 대형유통망을 통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은 물론 고가의 교육과 의료기관 접근에다 자녀들의 수도권 정착비용까지 3%(GRDP) 비중의 최하위 전북경제는 힘겹기만 하다. 고가의 부동산 비용은 지역경제까지 메말린다. 서울에서 수도권을 거쳐 지역에 이르기까지 지대추구를 매개로 피라미드 구조로 이어져있음이다. 한국의 불로소득 자본주의가 지역을 갉아 먹고 소멸위기로 몰아가는 상황은, 자기 꼬리를 잡아먹으며 마침내 자멸하는 뱀과도 같은「식인(카니발) 자본주의(2023)」(낸시 프레이저)의 모습이다. 단계적으로 윗돌이 아랫돌을 짓누르며 기생하는 불로소득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위계화되어 있다. 그것은 수능성적으로 줄 세워진 1등과 꼴등의 사다리꼴 모형에도 투영된다. 이번 잼버리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중앙은 유능하고 전북이 무능하다는 여당의 책임 떠넘기기는 지역을 이간시키고 종속화하여 지대 추구를 정당화한다. 뺏는 자의 최선은 뺏기는 자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혐오하고 무력화하는 일이다. 브렛 크리스토퍼스는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역 공동체 부의 형성’(지역 살찌우기)와 지역의 재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전북의 지역문제도 지대 추출의 불로소득 자본주의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지역순환의 내생적 발전과 더불어 분권, 자치, 연대가 왜 필요한지도 정확히 알게 된다.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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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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