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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페라 정체성 잘 보여준 우수작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를 오페라화한 이번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의 창작오페라 ‘서동과 선화공주(지성호 작곡)’공연(9일~11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한국 창작 오페라 공연사(史)에 큰 획을 그은 좋은 작품 발굴이자 성공한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국내 창작 오페라 작품들이 하나같이 18세기 창작기법과 작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작금에 호남 오페라단이 순수 한국형 오페라를 새롭게 발굴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서동과 선화공주’는 창작 오페라로서 음악성과 작품성 그리고 완성도가 높아 보였고 재연의 가치성도 갖고 있는 우수한 것이라하겠다. 살만한 것은 오페라에 적합한 관현악 작법(orchestration)의 우수성이다. 연극적 처리와 내용에 맞는 표현양상 접근이 뛰어나 보였다. 그리고 성악 작법도 상당히 우수했는데 서동의 아리아와 선화공주의 아리아 그리고 이들의 이중창은 이 오페라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 못지 않게 조승철의 연출이 돋보였는데 음악적 표현성을 연극적인 처리로 잘 승화시켰고 완급조절도 아주 잘했다. 그리고 무대배경처리와 세트처리도 단절됨이 없이 연계성이 좋았다. 출연 성악가들의 연기와 노래도 매우 진지했고 우수해 보였다. 서동(정평수, 최재영)과 선화공주(고은정, 이선숙, 이경선)의 인물 캐스팅도 일품이었다. 협연한 전주시향(지휘 이일구) 연주가 부분적으로 커 보이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 균형 있게 반주를 잘했다. 음악적으로 잘 끌어가며 만든 지휘자 이일구의 노력이 커 보였다. 서창(敍唱)으로 판소리 양식을 도입한 것은 한국 오페라 양식의 정체성을 보여주긴 했으나 창작측면에서 볼 때 좀더 여과된 표현양상접근을 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미비한 점을 수정 보완한다면 체계적인 한국형오페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남 오페라단의 ‘서동과 선화공주’공연은 한국오페라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잘 보여 주었고 지역 오페라공연의 가능성도 제시해준 감동이 있는 성공한 공연이었다./김규현(한국음악비평가협회장·서울 신학교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9.14 23:02

정확한 음감 공력도 좋아

“여름 산공부하면서 선생님께 꾸중을 많이 들었어요.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정말 기쁩니다.”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부문 장원을 차지한 신진원(전주출신, 국립국악고2)양은 수상소식에 눈물을 글썽였다. 상을 타리라는 기대보다 연습한 만큼 제대로 보일수 있을까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진원양은 허스키한 목소리 덕분에 소리와 인연을 맺었다. 독특한 목소리때문에 소리하라는 권유가 잇따랐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집근처의 도립국악원엘 다녔다. 진원양은 초등학교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6학년때 EBS어린이명인명창전 대상, 임방울국악제 학생부 대상을 잇따라 받았고, 중학교때도 춘향제 전국국악경연대회 학생부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전주를 떠나 서울로 올라갔다. 그러나 소리공부는 이일주명창에게서 배운다.이일주명창은 진원양 소리에 대해 음감이 정확하고 공력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상청이 부족해 고음을 틔우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이번 대회에서 심사위원들도 이같은 평가를 했다. 소리에 적합한 성음을 타고난데다 연습까지 더해져 목이 잘 만들어졌다. 게다가 연기력이 뛰어나 판소리의 극적표현까지 탁월하게 해내 후한 점수를 받았다. 대회에서는 춘향가중 ‘오리정 이별대목’을 불렀다. “열심히 공부해 선생님처럼 훌륭한 명창이 되고 싶어요. 또 소리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국악과 교수도 되고 싶습니다.”지난 6월 출전한 동아콩쿨에서 낙마해 실망이 컸었는데 대사습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위로가 됐다는 진원양은 소리할때가 마음이 가장 편안하다는 타고난 소리꾼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14 23:02

"일취월장한 우리 실력 보셨죠"

국악꿈나무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지난 12∼1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는 대회규모나 참가자들의 기량면에서 예년수준을 웃돌았다. 판소리와 농악 무용 기악 가야금병창 민요 어린이판소리 등 7개부문으로 나눠 치러진 이번대회에는 총 271개팀 553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올해 대회는 농악 참가팀이 전년보다 감소하면서 전체참가인원은 줄었지만 무용 기악 가야금병창부문 참가자가 크게 늘어나고 전반적인 수준도 예년보다 나아지는 등 성대하게 치러졌다. 특히 지난해 신설된 어린이판소리부문 참가자들의 기량이 뛰어나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판소리부문 참가자도 기성소리꾼을 능가하는 재능을 보이는 등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무용부문 참가자가 크게 늘어난 점도 이번 대회 성과다. 지난해의 2배인 23개팀이 참가했으며,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보였다. 그러나 전통에 충실하지 못하는 등 기본보다는 기량과 기술에 치중하는 모습들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민요부문도 꾸준히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기본기가 튼튼하고 기량이 뛰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 가야금병창과 기악부문도 참가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른 기량을 보이는 등 국악계 미래를 밝게했다는 평가다. 조통달심사위원장은 “올해 대회 참가자들이 전 부문에 걸쳐 예년보다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며 “기성 국악인을 넘어서는 기량을 보유한 재목들이 눈에 띄는 등 수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본보다 기량을 앞세우는 참가자들이 많아 아쉬었다”며 기본과 전통에 충실한 국악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러나 이번 대회는 일부부문의 심사위원이 특정유파에 치중해 참가자들의 불만을 샀다. 국악계관계자는 대회의 권위와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사위원선정시 유파별 안배를 고려하는 등 심사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더욱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대회결과 판소리장원은 신진원(국립국악고2)양이 차지했으며, 광주종합고(농악), 이은지(국립국악고2·기악), 김선진(서울국악예고3·무용), 최선아(한국전통문화고·가야금병창), 서승연(서울국악예고3·민요), 정희나(서울번동초4·어린이판소리)가 부문별 장원에 뽑혔다.부문별 수상자명단△판소리=장원 신진원(국립국악고2), 차상 백현호(국립국악고3), 차하 양혜인(남원정보국악고2)△농악=장원 광주종합고, 차상 남원학생농악단, 차하 부천여월초△기악=장원 이은지(국립국악고2), 차상 방초롱(국립국악고3), 차하 주애솔(국립국악고2)△무용=장원 김선진(서울국악예술고3), 차상 남연화(전주유일여고2), 차하 이지은(서울국악예고2) △가야금병창=장원 최선아(한국전통문화고3), 차상 김하나(서울국악예고3), 차하 공재민(서울국악예고3) △민요=장원 서승연(서울국악예고3), 차상 공미연(국립국악고3), 차하 김유리(국립국악고2)△어린이판소리=장원 정희나(서울번동초4), 차상 강나현(광주계수초5), 차하 박세미(고령성산초4)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14 23:02

[키워드-300자 책읽기] 남성과 여성 심리소개서

화성과 금성만큼이나 다르다는 남과 여. 양 성(性)의 서로에 대한 관심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생명과 함께하는 가장 질긴 화두가 될 것이다. 남성과 여성, 심리소개서 역시 줄기차게 출간되고 있다. 가을, 사랑을 준비하는 혹은 사랑에 빠지려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남-녀 심리분석 책을 소개한다. -나를 사랑하고 남자를 즐겨라 (마이케 렌쉬 베르그너 지음, 이홍경 번역, 글담 출판) ‘나쁜 여우 되기 프로그램'으로 독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렌쉬 베르그너의 여성들을 위한 인생지침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성공하는 여성, 일명 '나쁜여우'클럽을 만들어 스스로 '나쁜여우로 변신하기 위한 7단계'를 체험한 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성공을 지향하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알며 자기주도적인 연애를 이끌어가는 여성이 되는 법을 현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저자는 성공했다면 삶을 즐기는 여유와 센스를 가지라고 말한다. 또 여자가 즐기는 것을 죄악시하는 풍토도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에게 남자들과 대등하게 승부하고 즐기라는 주문도 한다. 능력있고 세련된 여성들이 늘어고, 여성이 행복해지면 이 사회도 즐거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남자들은 절대 모르는 여자의 언어 (마리오 바르트 지음, 박종대 번역, 이레 출판)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남자, 열여섯 굽이 돌려돌려 말하는 여자. 독일의 인기 코미디언 마리오 바르트가 엮은 남녀심리 지침서다. 쇼핑, 섹스, 싸움, 질투, 휴가 등 14가지 주제별로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얼굴을 붉히게 되는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남녀 모두 '파트너와의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한다. 특히 각 항목마다 남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여자의 언어를 단어장으로 정리하는 배려까지 했다. 이 책은 지난 2004년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개막과 동시에 출간되면서 도서전 내내 주목을 받았으며, 출간 이래 지금까지 독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렉 버렌트 외 지음, 공경희 번역, 해냄출판사)미국 인기 시트콤 작가 ‘섹스앤더시티’의 작가 리즈 투칠로와 그렉 버렌트가 말하는 실전 연애 지침서.이 책은 전세계 청춘남녀들의 연애심리 교과서라 불리는 시트콤 ‘섹스앤더시티’에서 다룬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51명의 고민녀의 편지와 수많은 여성들과의 교제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렉 버렌트의 조언을 재미나게 엮었다. 또 책 집필을 위해 실시한 남성 대상 앙케이트가 실려있다. 저자는 남자에 대한 여자들의 잘못된 환상을 실제상황을 근거로 낱낱이 해부해 연애때문에 가슴졸이는 여성들에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연애라는 게임에 무관심한 남자들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자친구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일깨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13 23:02

눈물로 선물한 시집

“아이들에게 책 한 권씩 선물하고 눈물 닦고 나왔습니다. 시집 가운데 한 작품만이라도 우리 아이들 삶에 감동으로 닿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어요.”“교육자란 직업과의 만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문학과의 만남으로 많은 글을 쓰면서, 이제 한 쪽은 이별이지만 한 쪽은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김문덕씨(62). 지난달 익산 삼기중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김씨가 아홉번째 시집 「만남 그리고 이별」(도서출판 한맘)을 펴냈다. “사람들이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나고, 이별의 아픔도 맛보게 되지요. 이런 관계들을 교훈적이고 역동적인 방향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독자들이 시적 이미지를 쉽게 포착할 수 있도록 시구 나열에도 신경 썼습니다.”“우리 모두 진실된 만남으로 만나 후회없는 이별로 오고 갔으면 좋겠다”는 그는 36년 간 교직 생활을 하며 맺어온 수많은 인연과 그들과의 이별을 시 속에 담았다. ‘평생 가르치고 나도 배우는 곳’이었던 학교를 떠나면서도 ‘교실 바닥에서 천정까지 옛날과 달라진 현장’을 보며 공교육의 위기를 걱정하는 김씨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시론’을 묶어내기도 했다.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5년 문예지 「시와 의식」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국제펜클럽 전북지회 이사, 한국자유시인협회 전북지부장, 익산문협 이사 등을 맡고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3 23:02

"마을굿은 미신 아닌 주민들의 화합공간"

전통문화는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동안 영속적으로 이뤄놓은 생활양식으로 우리 민족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담고있다. 그러나 지금, 급격한 변화의 시대 속에서 살고있는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민족의 주체성과 정체성인 전통적인 혼과 정신을 우리는 정확히 모르고 살고 있다”고 지적한 김영민 우석대 교수(50)가 「우리 조상신앙 바로알기」(새문사)를 펴냈다.“수업을 하다 보니 우리 것에 대해 모르고 외국 것만을 좇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민간신앙을 ‘미신’이라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신’은 일본이 만들어 놓은 말일 뿐, 예로부터 마을굿은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해 주는 화합의 공간이었습니다.”불교, 유교, 도교 등 외래종교가 토착하는 과정에서 그들과 습합하면서 폭을 넓히게 되고 잡다한 요소들을 내포하게 된 민간신앙. 복합성 때문에 분류에 따라 존재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민간신앙을 김교수는 무속신앙, 점복·예언신앙, 풍수신앙, 도깨비신앙 등 4개로 나눴다. 김교수는 “우리 조상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을 제대로 이해해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삶을 더듬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자연과 인간의 관계, 사회체제와 삶의 양식 등 조상신앙을 통해 한국 사람을 읽어낼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3 23:02

"전북경제 나갈 방향 지역민 입장서 제시"

지역경제만을 뚝 떼어놓고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고립된 섬지역이 아닌 이상, 국내 및 국제 경제상황과 맞물려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의 경계선을 긋고, 지역경제 전문가로 자리잡기도 어렵다.그럼에도 자치단체 중심의 지역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민의 소득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해법찾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역민의 눈높이에서 전북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줄기차게 제시해온 전주대 이방식 교수의 작업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그는 10여년간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고민하고, 끊임없이 대안을 내놓았다.자신의 전공인 재정분야 연구와 더불어 지역경제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온 그가 ‘새천년 전북경제 달라져야 한다’(도서출판 어화) 10권째 책을 펴냈다. 지난 2000년 1권을 낸 후 매년 1∼2권씩 이어온 작업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전북일보와 인터넷 신문 등에 기고한 글들을 중심으로 엮어졌다. 지난 1년7개월여간 전북에 어떤 일과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이책이 보여준다. 이교수는 이책에서 정부의 잘못된 경제 및 지역발전 정책, 도내 자치단체들의 잘못된 지역 정책 방향들을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균형발전, 공공기관이전, 지역특구, 나노클러스터, 기업도시, 전라선 복선전철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누리사업, 섬진강 영상벨트사업, 전주무형문화유산전당, 에너지파크, 새만금사업 등 전북지역 대형 사업에서부터 농가부채, 인구유출, 농지법개정안, 추곡수매제, 논농업직불제, 보리수매 파동 등 농업 관련 문제, 재래시장, 자동차보험료, 중기지원제도, 아파트분양가, 노인실업 문제 등 지역민들에게 직결되는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독일 쾰른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는 등 10여년간 해외유학 생활을 경험한 그는 선진경제를 벤치마킹한 경험을 살려 지역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책 서두에서 밝혔다. 전북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한국지방재정학회 이사, 조세정의를 위한 한국납세자연합회 이사, 전북금융포럼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9.13 23:02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동화를 쓰고 받는 원고료는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써 온 아동문학가 양봉선씨(47·전주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재직). 어린이들이 겪는 하루하루의 일을 소재로 생활동화를 써온 그가 「울어도 좋은 날」(도서출판 청연)로 아이들에게 또한번 말을 건넨다. 저학년을 위한, 여섯번째 창작동화집이다.“제가 쓴 동화를 읽은 어린이가 어려운 일을 만나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낸다면 이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요.”“어린이들이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글을 쓸 수 있음에 행복해 한다”는 그는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서 작은 빛이라도 되고 싶어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심장병을 이겨내고 성적도 오른 다정이(‘꼴지도 쉽지 않대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살아가는 근영이(‘울어도 좋은 날’), 친엄마가 아닐까봐 고민에 빠진 우진이(‘진짜일까, 계모라는 말?’) 등 어려움을 이겨내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보며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어린이들이 뭔가 색다른 느낌을 맛볼 수 있는 동화를 쓰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동심을 이해하려고 작은 풀 하나라도 관심있게 바라보며 마음 비우는 연습을 계속합니다.”1994년 월간 「아동문학」을 통해 등단한 양씨는 다음해 펴낸 첫 동화집 「웃음꽃 피는 날」에서 아들 은준이와 딸 은혜 이름을 넣어 책 한 권을 완성하기도 했다. 늘 그가 쓰는 동화의 첫번째 독자가 되어주었던 아들과 딸은 어느새 스무살 넘은 청년으로 자라났지만, 그는 여전히 동화를 쓰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3 23:02

[책과 사람] "사람이 그림이고 그림이 곧 사람"

세상은 미술가의 이름과 작품만을 기억하지만, 그는 사람을 기억한다. 사람이 곧 그림이고, 그림이 곧 사람이기 때문이다. 칠십 평생을 뒷 편에 서서 미술계를 기록해 온 미술 전문기자 이규일씨(66·주식회사 미술사랑 대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미술 현장을 지키며 은퇴를 모르는 대기자’로 뛰고있는 그가 「이규일의 미술사랑방」(랜덤하우스중앙)을 펴냈다. “그렇게 편안하게 쓴 책은 아닙니다. 자료도 열심히 찾고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머리로 깊이 생각하고 발로 열심히 뛰어서 만들어낸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책에 실린 스물 다섯편의 에피소드는 그가 발행하고 있는 월간 「아트 인 컬쳐(art in culture)」에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연재했던 것. 앉아서 쓴 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는 사람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때 그때 미술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계기삼아 취재해서 쓴 것들이다. “중앙일보 기자를 하면서 미술 쪽 일을 많이 하게 됐어요. 정년퇴직을 하고 나니 속된 말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내게 그 쪽 관련된 것들이 축적돼 있더군요. 미술 전문지를 만들어 일을 연장하게 됐지요.”익산 함라가 그의 고향. 일제 강점기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터라 동네에는 미술을 좋아하고 작품을 수집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6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71년부터 미술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탓에 힘이 들었다는 그는 “76년 이당 김은호 화백의 일대기와 화단 이야기를 아우른 ‘남기고 싶은 이야기 52화 서화백년’을 보도한 뒤에서야 비로소 미술기자로 대접받게 됐다”고 말했다. “미술계의 비화를 취재, 역사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펼치고 싶었어요. 사랑방에 앉아 대화하듯, 작가와 수장가, 화상, 애호가 등 그림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엮고 싶었지요.”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전’에는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던 도상봉, 인기를 멀리하며 실험적 동양화 작업에 몰두했던 국전 최대의 스타 안상철, 미수전을 준비하다 추모전이 된 당림 이종무 등 나즈막하게 들려주는 그의 미술가 이야기는 흥미롭다. 예술은 멀고도 험한 길이어서 늘 동반자가 있기 마련이다. 김환기와 김향안, 이응노와 박인경 등 ‘화가를 키운 여인들’과 이육록에게 수백 점의 작품을 의뢰하고도 깍듯이 예우한 미술 애호가 교보생명 신용호 회장, 자료미술관 건립을 위해 양복점을 운영한 이동근씨 등 ‘화가와 패트런’ 등 예술가와 그 곁을 지키던 사람의 관계도 주목했다. “전북미술의 맥은 서예와 문인화, 한국화에서 찾을 수 있어요. 아무래도 그 줄기에서 가닥을 잡아 그것을 발판으로 현대미술까지 이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서울시립미술관과 함께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을 맡고있는 그는 “이 땅이 낳은 미술가들과 지역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가들의 발자취나 현재 작업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고향 미술계에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삭을 주워 촘촘하게 엮어낸 그의 ‘미술사랑방’은 이제 ‘미술광장’으로 통하는 길목이다. 이씨는 전주초등학교 교사와 민중서관 편집사원으로 일했으며, 중앙일보 문화부 차장, 호암갤러리 전문위원, 「월간미술」 주간 등을 지내면서 미술 전문기자로 많은 글을 썼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3 23:02

전주전통문화센터 일요영화

전주전통문화센터가 매주 일요일 무료영화관을 차린다. 일요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전통문화도 체험하고 영화도 관람할 수 있는 문화생활 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달에는 반지의제왕 시리즈를, 10월에는 왕가위영화제를 연다.환타지영화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 반지의 제왕은 가족관람용으로 준비했고, 왕가위영화제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뽐내는 왕가위 마니아들을 위한 자리다. 반지의 제왕은 지난 4일과 11일에 이어 오는 25일 3탄 ‘왕의 귀환’을 상영한다. 왕가위 작품은 2일 ‘열혈남아’, 9일 ‘아비정전’, 16일 ‘중경상림’, 23일 ‘해피투게더’, 30일 ‘화양연화’가 잇따라 상영된다.열혈남아(1988)는 왕가위감독 데뷔작품, 아비정전(1990)은 현대인의 일상을 통해 생명의 귀중함과 사랑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으며, 중경상림(1994)은 4명의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해피투게더(1997)는 동성애를 담은 작품, 화양연화(2000)는 무르익은 사랑을 그리고 있다. 왕가위감독은 새로운 영상과 언어로 현대 젊은이들의 고독과 단절을 담아내며 홍콩의 정체성과 문제의식을 찾는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영화는 매주 일요일 오후1시 한벽극장에서 상영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12 23:02

문화체험 소외계층 '찾아가는 공연'

문화판이 풍성해지는 가을. 창작결실을 거두는 전시와 공연이 넘쳐나지만 정작 문화현장을 찾을수 없는 이들도 많다. 문화단체들이 줄줄이 관객을 찾아 나선다. 문화소외지역을 방문하기도 하고 갇힌 울타리안을 노크하기도 한다.소극장 ‘판’은 재소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지난 7월부터 매달 한차례씩 문화소외계층을 찾아 순회공연을 가졌던 판은 이달에는 전주교도소 재소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이들에게 들고 가는 작품은 연극 ‘행복한 가족’. ‘가족임대업’이라는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가족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가슴이 시리면서도 훈훈해지는 드라마다. 전주교도소 공연은 12일 오후1시30분 교회당에서 열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도 찾아가는 공연을 마련한다. 13일 김제신세계병원에서 ‘환우들을 위한 치유콘서트’를 갖는다.이 기획공연은 올해 초 소리전당이 도내 사회복지시설과 병원 학교 등 문화소외지역 예술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한 ‘커뮤니티 예술프로그램’사업이다. 지난 6월 고창 동리국악당에서의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한 자리다.치매와 중풍 알콜중독치료 등을 받고 있는 환우들에게 춤과 노래 연주곡을 선사,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자신감회복과 소통의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준비한 음악회다. 국제청소년연합댄스팀과 기타리스트 송기영씨, 도립국악원 최삼순 박덕귀씨등이 콘서트를 함께한다. (주)피엠지코리아도 음악회를 들고 전북을 찾는다. 지난 6월부터 전국의 고등학교를 돌며 청소년들에 크로스오버 뮤지션들의 이색콘서트를 벌이고 있는 이 단체가 15일 전북대사대부속고등학교를 찾아 ‘스쿨 콘서트’를 연다.이 음악회는 상대적으로 문화체험기회가 적은 지방의 청소년들에 공연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장세용과 아르헨티나 교포뮤지션 오린엔탱고가 출연하며, 현장에서 학생들이 참여하는 장기자랑코너 등도 진행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12 23:02

익산 왕궁 삼국시대 유적 발굴

익산시 왕궁면 사덕유적지 발굴 현장에서 원삼국시대 및 삼국시대(기원후 4∼7세기)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주거지와 수혈, 분묘, 토기요지 등 288기의 유적이 발굴됐다.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은 11일 오후 익산시 왕궁면 사덕유적 발굴현장 사무실 앞에서 지도위원회의 및 현장설명회를 갖고 “주거지 106기를 비롯 수혈 122기, 분묘 37기, 토기요지 3기, 기타 20기 등 총 288기의 각종 유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2003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뤄진 1차 발굴조사에 이어 실시된 2차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이들 유적중 주거지에서 부뚜막과 주공, 벽구 등이 확인됐으며 부뚜막의 경우 대부분 평면 11자형을 이루고 있고 7m 이상의 대형 주거지는 각 군집마다 1기씩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출토 유물로는 원저호와 시루, 장란형토기, 발형토기, 뚜껑 등 적갈색연질토기가 주를 이루었으며 일부 회청색경질토기인 경배와 개배, 삼족토기편 등도 확인됐다.122기가 조사된 수혈은 원형과 방형, 장방형, 부정형을 이루고 있으며 단면 형태는 원통형과 복주머니형, 역제형으로 구분된다.깊이 2m 이상의 수혈 대부분은 상단부의 급경사면에 조성되어 있고 2m 미만의 수혈은 하단부의 완경사면에서 확인됐다.발굴된 분묘는 대부분 유실이 심해 정확한 구분이 어려운 상태이나 크게 석실묘와 석곽묘, 호관묘 등으로 연구원은 구분했다.석곽묘의 경우 횡구식 형태를 이룬 눈썹모양의 주구가 발견됐으며 바닥시설은 아무런 시설을 하지 않은 것과 소형의 할석이 깔려있는 것이 발견됐다.토기요지는 소성실과, 연소실, 연도부, 요전실 등이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발굴됐으며 요벽체와 바닥의 소결이 단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으면서도 벽체와 바닥의 상태가 미미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윤덕향 원장은 “삼국시대의 생활문화상을 상세히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는 이들 유적은 고대 전북문화의 한켠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장세용
  • 2005.09.12 23:02

부드럽고 질긴 전주한지 "띵호아"

전주한지산업이 사그라들고 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고개를 돌리면 더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그 가능성을 도내 대학생들이 찾아나섰다.서화인구가 3천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중국. 전북대 중문과 학생들이 전주한지를 들고 중국의 서화가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지난 여름방학 동안 ‘전북대 세계교육기행’으로 중국 수도 북경과 서화도시로 유명한 남경, 상해, 항주를 다녀온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2학년 김명은, 박정은, 최영진, 이유리씨. ‘사인행’(四人行)이란 이름으로 거대한 중국 시장과 맞선 이들은 “중국 서화가들은 서화용지인 선지의 수명이 짧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며 “무엇보다 전주한지의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가격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다양한 품질과 두께의 한지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만난 서화가들은 모두 전주한지가 전통방식에 따라 한 장 한 장 손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고, 중국선지에 비해 질겨서 수명이 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고생하면서도 한지를 만들고 있는 전주의 장인들이 대단하다며, 전통종이를 살리려는 한국의 노력을 부러워 하더군요.”‘사인행’이 만난 서화가들은 8명. 모두 중국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이들이다. 중국의 서화가들은 “중국선지에 비해 견강하면서도 질박하고 부드러운 전주한지에 믿음이 가지만, 가격이 비싸 한지의 일반시장 진출은 아직 이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보내준 한지를 써 본 적이 있다는 석개는 “중국 사람들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보수적이어서 외국 전통지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수공기술이나 재료면에서 뛰어나더라도 비싼 한지에 마음을 열게 하려면 일반시장 보다 사회단체를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서법가협회 부비서장 상무이사를 맡고있는 유정성 역시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해 종이의 가격이 싸다”며 “우선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있는 중국의 서화가들과 종이 제작자, 유통자들을 대상으로 한지를 홍보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화가들은 작품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종이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용도별, 서체별, 작품별로 다양한 종류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중국선지가 얇고 번들거리고 미끄러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인지, 대부분 두꺼운 한지에 호의적이었어요.”북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증래덕은 “전주한지는 종이 색깔이 아주 하얗지 않기 때문에 먹색이 옅게 나타나고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며 “중국 서예에서는 흑백대비가 중요한데, 먹을 진하게 갈아도 아주 검게 표현되지 않아 흑백대비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사인행’은 “남경에서 방문한 황돈 선생은 우리나라의 서예잡지인 ‘까마’를 구독 중이었다”며 “우리나라의 유명한 서예잡지나 중국과 일본의 서예잡지에 중국어나 일본어 등으로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것도 해외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2 23:02

재일동포 아픔과 눈물

“많은 재일동포들을 만났다. 만나자 마자 눈물을 쏟던 동포들도 있었고, 인터뷰를 마친 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80대 재일동포 1세도 있었다. 이제는 늙어서 조국에 다시 갈 수 없을 거라면서도, 조국으로 가는 비행기 삯을 여러번 되묻던 재일동포도 있었다.”광복 60년. 그리고 잊혀진 땅, 잊혀진 사람들. 일본에서 조국의 해방을 맞은 사람들이 보내온 60년의 세월은 어떤 모습일까. CBS전북방송(본부장 양기엽) 광복 60주년 특별기획 3부작 ‘잊혀진 땅에서 부르는 노래’(연출 소병철 프로듀서)가 14, 16, 17일 오전 11시부터 11시30분까지 전국으로 방송된다. 천년고도 교토. 도시의 역사적 무게만큼이나 교토에 살고있는 우리 동포들의 삶의 무게도 무겁다.제1부 ‘가모가와 강가에 핀 진달래’는 교토와 오사카 지역에서 일본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재일동포들의 아픔을 담았다. 최첨단 교토역 뒤편에는 가모가와 강가에 위치한 ‘동구조’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일본의 최하층민들이 살던 이 곳은 1950년대 일본 땅 어느 곳에도 뿌리내릴 곳 없던 재일동포들의 선택이었다. 교토부 우지시에 위치한 우토로는 일제 강점기 교토 비행장 건설에 강제징용됐던 재일동포 200여명이 모여살고 있는 징용촌이다. 1940년대 초, 잡풀로 우거져 버려진 땅 우토로에 재일동포들은 ‘6천평의 작은 조선’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제2부 ‘기억되지 않는 땅, 우토로’는 땅 소유자가 바뀌면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동포들의 불안한 삶을 전후 보상과 전쟁 책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간다. 일본 사회의 차별 속에서 외로운 섬처럼 견뎌온 우토로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짚어본다. 제3부 ‘사라지는 사람들’에서는 재일동포들의 법적 지위와 사회적 차별의 실태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60년 동안 ‘고향의 봄’을 잊지 않고 불러온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 주었는가. 소병철 프로듀서는 “조국으로부터 잊혀지고 일본 정부로부터 외면당해온 재일동포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이를 통해 올바른 재외동포 정책을 고민하고 그들 삶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식민지였던 조국은 해방이 됐지만,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일본을 선택한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1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