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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무식하면 용감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배우고서 생각을 하지 않으면 배운 바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를 아니 하면 위태롭다. 《논어》〈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배웠으면 마음에 넣어 두고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을 해야 배운 것이 자기 것이 된다. 그리고 자기 것이 된 연후라야 그것이 진정한 자양분이 되어 온 몸으로 퍼짐으로써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윤택하게 한다. 그러나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단적인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독단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나서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자신감이 아니라, 만용에 불과하다. 그래서 세상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속어도 있다. 배운 것을 토대로 항상 생각하여 진정으로 자신을 살찌우는 공부를 할 일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독단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學而不思則罔"이라는 말은 우리 젊은 학생들이 새겨들었으면 좋겠고, "思而不學則殆"라는 말은 잔머리만 너무 잘 굴리는 우리 정치인들이 좀 더 깊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다.學: 배울 학 則: 곧 즉 罔: 없을 망 思: 생각 사 殆: 위태로울 태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10 23:02

소리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세계소리축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개막을 앞둔 지금, 조직위 사무국은 밤낮이 없다. 각 부서마다 마무리에 한창이고, 앞뒤없이 터지는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일만으로도 일손이 부족하다. 개막을 3일 앞두고 있지만 조직위는 이미 소리축제를 시작했다. 2001소리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 공연기획부축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행사진행을 총괄하는 공연기획부는 정연일부장(31)을 포함 13명의 정규 스태프와 10여명의 인턴으로 구성돼 있다.개막공연과 전야제·폐막공연 기획 및 진행을 맡은 국내공연팀과 해외 예술단 섭외와 의전을 책임지는 해외공연팀, 제의와 영혼의 소리·풍류의 소리등을 진행하는 부대공연팀, 학술행사와 거리축제·각종 공모전을 담당하는 부대행사팀등 4개 팀으로 이루어졌다. 춘천인형극제 사무국장을 역임한 정부장을 포함, 김은주·김수연·김관호·김찬두팀장 모두 공연기획분야 베테랑들. “제대로 된 장소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적공연에 축제기획의 초점을 맞췄다”는 이들은 “전주향교와 전동성당·금산사등서 열리는 제의와 영혼의소리 프로그램이 이같은 기획의도를 살린 것”이라고 소개했다.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프로그램을 빡빡하게 채워 놓은 기획부원들은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자리를 비우기 시작한다.-홍보부-조직위 홍보부는 축제와 관련한 광고사업과 홍보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부서다. 국내외 관람객의 유치문제와 휘장사업을 비롯한 축제의 마케팅, 인터넷의 구축과 관리, 홍보물의 제작과 배포 등도 모두 홍보부의 몫이다. 홍보부는 축제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축제참여를 유도하는 부서이기에 밤낮을 가릴 것 없이 분주한 곳. 지난 추석연휴에도 사무실을 지켜야했다. 홍보부는 부서를 진두지휘하는 정상권 부장을 포함해 11명의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저씨와 아줌마, 총각, 처녀 등 세대를 뛰어넘는 인적 구성에 팀웍도 탄탄하다.해질녘 작은 음악회의 기획자이자 진행자로도 활동한 이근영과장, 해외관광객 유치를 맡고 있는 이태근과장, 티켓예매를 전담한 양천수과장,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챙기는 권혁신과장이 일지감치부터 소리축제 성공에 힘을 모았다. 또 서울홍보팀인 백성희팀장과 송지현씨는 프로그램을 비롯한 인쇄물과 축제신문을 담당, 서울 등 수도권을 상대로 한 홍보에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홈페이지를 담당하는 김윤희·조우연씨, 매체홍보와 자료관리를 전담하는 신미경씨와 대중음악 공연기획자 출신의 김창환씨도 홍보부의 일꾼들이다.-행사운영부-소리축제 예술총감독 산하의 행사운영부는 손색없는 팀웍과 순발력을 내세우는 팀. 부서직원 대부분이 과천 세계마당극제, 대한민국 국악제,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부천국제영화제 등 크고 작은 축제행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업무를 줄곧 독려하면서도 팀원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세심함으로 행사운영부를 이끌고 있는 이상호 행사운영부장이 수장. 전주가 고향인 서용선 팀장은 행사운영부의 마당발로 통하고 홍사웅씨는 소리축제 자원봉사자 선발과정에서 특유의 재치와 끼를 선보여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주인공. 축제기간 공연장 싸이트 매니저로 활약한다. 이밖에도 아나운서 출신인 이장민씨도 가세하고 있다. 행사운영부내 무대기술팀은 이번 축제 공연예술의 하드웨어를 책임지는 핵심부서. 20여년 동안 국내 주요 공연과 행사에서 기술감독· 무대감독을 맡아왔던 문광인 기술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또 최정원 기술팀장 등 무대감독 11명과 무대 조감독 13명이 무대기술팀에 참여해 이번 축제에서 수준높은 무대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오승환씨가 팀장을 맡은 행사운영부내 마케팅팀은 축제의 티켓판매와 소리문화의 전당에 들어 설 음악과 예술관련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예술마켓을 책임지고 있다.-행사지원부-행사지원부의 중요한 업무는 축제를 치르기 위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자원봉사단 관리.김광휘부장, 송병섭과장, 홍사웅 팀장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행사지원부는 실제 소리축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자원봉사단의 효율적인 운영으로 축제를 끌어간다. 소리축제 자원봉사단은 지난 9월15일 1차 교육을 거쳤으며 9월23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축제기간 활동하게 될 자원봉사단은 모두 3백98명. 축제장 운영에 2백명이 투입되는 것을 비롯해 공연장 운영에 92명, 무대기술 45명, 통역 26명, 홍보 20명, 행정지원 15명 등 4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번 축제에 활약한다. 이들의 활동무대는 전주시내 곳곳에 위치한 15개소의 공연장과 상황본부.자원봉사자는 축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 대학생 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30대부터 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층도 끼어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같은 대규모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김광휘부장은 “온고을 곳곳에서 펼쳐질 소리축제에 자원봉사단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다. / 김종표 김현기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10 23:02

'부안 동진강은 주류성 동강'

‘부안과 동진강이 백제 최후의 결전장인가?’백제가 나당연합군과 세차례에 걸쳐 수륙공방전을 펼쳤던 역사의 무대, 주류성(周留城)과 백강(白江)이 부안과 동진강이었다는 전영래 박사(한서고대학연구소장)의 30여년에 걸친 끊임없는 주장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전박사는 9일 전주 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주류성·성미산성에 관한 국제학술토론회’에서 군사지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볼 때 부안과 동진강이 주류성(周留城)과 백강(白江)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전박사는 “660년 소정방의 왕도 공격시 기벌포(伎伐浦)와 663년의 주류성 공격시 백강이 각각 동진강 입구에 있는 개화(皆火)현과 흔양매(欣良買)현에 대응된다”며 “현장답사를 통해 주류성을 중심으로 한 동진반도 연안 방책지가 둘려 있다는 고고학적 유적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전박사는 이어 “일본서기의 백제유민 망명 코오스상의 모궁(牟弓)·궁예(弓禮)의 지명을 해독한 결과, 삼국사기의 미동부리(未冬夫里·남평)·동로(冬老·조양)과 같다”며 “일정과 도리를 계산함으로써 주류성의 위치가 고부∼부안선 이상 북으로 올라 갈 수 없다”고 제시했다.전박사는 또 주류성의 위치를 ‘홍성설’이나 ‘연기설’로 주장하는 것은 지정학적 합리성을 무시한 채 지명에만 의존, 사료복원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반박했다.전박사는 이어 임실 관촌면의 성미산성(城嵋山城)이 삼국사기에 나타난 각산성(角山城)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했다. 전 박사는 각산성은 신라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쌓았다는 기록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나타나고 있는 점과 지정학적으로 백제왕도에서 남원, 함양지방에 이르는 중간지점이란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 성이 고부에서 거창을 연결하는 이른바 갈령도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전 박사는 강조했다. 심정보 교수(대전산업대)도 ‘백제 주류성의 연구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역사자료에 기반해 주류성 위치 비정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전박사의 연구성과를 인정했다.성미산성복원추진위원회(회장 양영두)와 한서고대학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는 다나카 도시아키 교수(일본 滋賀縣立大)와 차용걸교수(충북대)를 비롯해 서광휘교수(중국 龍谷大), 니시다니 다다시교수(일본 큐슈대), 소철교수(중국 금성대)가 백제의 역사 및 고고학적 논문을 발표했다. 이날 유종근도지사를 비롯해 허영근도의회의장, 작촌 조병희 선생, 진기풍씨, 이철규 임실군수, 윤대작KBS전주방송총국장과 향토사학자 등 2백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10 23:02

소리축제, 도내 출연자는 누구?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의 출연자는 3천여명. 이 가운데 도내 출연자들은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는 메신저로, 지역의 음악적 역량을 한껏 과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특히 우리 소리의 대표적인 경연장인 우리소리의 맥박(13일∼17일 명인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도내출신 명인, 명창들이 한자리에 선다. 특히 안숙선, 김일구, 이일주, 김무길, 강정열 등 기라성같은 명인 명창들이 소리의 성찬을 들려준다.남원출신으로 국악계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는 안숙선명창은 우리소리의 맥박에서 심청가를 부르고, 전야제축하공연 우리사랑 온누리에(12일 축제광장)를 통해 단가공모작 ‘민초가’를 작창한다. 또 서울시향과 함께 온누리콘서트(14일 모악당)에도 출연한다. 소리축제 조직위의 상임위원이기도 한 그는 단순히 출연자로 그치지 않고 축제의 틀을 완성하는 데에도 공력을 들인다. ‘적벽가’를 들려주는 김일구명창은 판소리는 물론 아쟁산조와 가야금산조에도 일가를 이룬 팔방미인이다. 국악인 가운데서도 단단하고 힘차고 높고 거친소리인 철성으로 이름난 이일주명창은 ‘흥보가’를 들려준다.남원국립민속국악원 김무길악장과 최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기능보유자로 지정된 도립국악원 강정열교수부장은 각각 거문고산조와 가야금병창의 진수를 선사한다. 모보경, 김세미, 박영순, 조용안 등 도립국악원 교수이자 단원들인 젊은 소리꾼들도 소리축제의 한켠을 수놓는다. 온누리콘서트(14일 모악당)에서 ‘가야금협주곡’의 협연자로 나서는 황미연씨는 전주대 겸임교수.지역에서 열리는 세계소리축제인 만큼 도내 공연단체들도 팔을 걷어부쳤다.도립국악원은 개폐막식때 축하공연의 한축을 장식하고, 14일 소리전당 연지홀에서는 김광복관현악단장의 지휘로 ‘소리로 떠나는 가을여행’을 떠난다.전주시립국악단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빗댄 ‘소리, 그 생명’(17일 연지홀)을, 남원국립민속국악원은 창극 ‘춘향전’(20일 연지홀)을 무대에 올린다.전주시립교향악단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 함께 16일 도내 공연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공연을 갖는다.국악신인무대(14일∼20일 축제광장)에서는 14팀의 차세대 국악인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친다.조희정(전북대 3년), 장현정(백제예대 2년), 조현숙(전북대 4년), 최영인(우석대 2년), 김광오(원광대 4년), 이연정(우석대 교육대학원) 등이 활기찬 판소리무대를 열고 전북대 타악연주단 차이, 원광대 가야금병창, 신성운(우석대 3년)의 아쟁, 현보름(전북대 4년)의 대금연주, 원광대 국악중주곡, 서인철(전북대 4년)의 피리, 우석대 타악연주단 등이 신인무대에 수놓는다.또 자유참가공연에서는 극단 황토와 명태가 소리극와 이미지실험극을 무대에 올리고, 모이즈 플룻 앙상블 등 클래식 공연단체 14개도 넉넉하고 풍성한 소리축제를 만드는데 한몫한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09 23:02

전북도, 미국 아프간 공격 소리축제에 파편 튈까 걱정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8일 새벽 시작됨에 따라 보복 공격의 파편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떨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다.미국의 보복 공격이 새로운 테러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는 해외 나들이를 기피해 소리축제 참여계획을 취소하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속에 소리축제가 열리는 10월은 특히 국내 축제가 많은 축제시즌이어서 예상했던 국내 관광객 유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8일 전북도에 따르면 미국 테러 및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건 등으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며 재미교포 55명과 싱가포르 관광객 41명 등 모두 1백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소리축제 참여계획을 취소했다.도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국의 아프간 공격소식이 전해지자 소리축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주한 외교사절과 세계체육기자연맹 임원, 초청객과 공연단, 게이트볼대회 참가자 등 모두 5천여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소리축제에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도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전부터 이미 예약취소 움직임이 나타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보복공격이 시작되자 침울해 하고 있다.실제로 도는 외국인 관광객중 가장 많은 숫자인 6백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려 했으나 미국의 아프간 공격으로 예상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도 관계자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라는 갑작스런 상황 돌출로 소리축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다소 차질이 우려되는게 사실이나 관광객 감소 최소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강인석
  • 2001.10.09 23:02

서신갤러리 개관기념 '길이 있는 풍경전'

분주한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만나는 도심 밖 풍경들. 삶의 자취를 뒤돌아보게 하는 풍경이 가을과 함께 도심 빌딩숲으로 나들이한다.97년 ‘도심속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문을 연 전주 서신갤러리가 개관 4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길이 있는 풍경展’.1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 자리에는 도내 구상작가중 풍경만 그리는 8명이 초대됐다. 강정진 김치현 나종희 박민평 양만호 이동근 이성재 조영철. 오랜기간 자신의 작가세계를 구축하고 활동하면서 전북화단의 뼈대를 이루고 살을 붙여온 작가들이다.이들은 단순히 대상을 재현해낸 풍경화가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를 명료하게 담아내는 힘이 돋보이는 자연의 세계를 선보인다. 작품은 모두 24점. 20호부터 50호까지 다양한 크기에 담은 작품속에서 풍경이 지닌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려는 작가들의 미학언어와 노력을 어렵잖게 읽어낼 수 있다. 사실주의적 기법을 구사했던 이동근씨가 근작에서 화면의 조형성과 빨강이나 파랑 등 색의 대비를 통해 토속적인 색취와 동양사상을 표현하고 ‘산의 작가’로 불리울만큼 철처하게 산에 몰두해있던 박민평씨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하면서도 따뜻함과 편안함으로 화폭으로 가득 채우는 등 작가마다 지니고 있는 화폭의 특징을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전시를 보는 즐거움이다.큐레이터 구혜경씨는 “‘길’이 있는 풍경이라 해서 꼭 길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이면에 배인 풍경안에서 느낄 수 있는 희망적인 모습을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서신갤러리가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해야할 노력을 담아 이번 초대전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09 23:02

[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한 계단 더 높이 오르는 이유

한 계단 더 높이 오르는 이유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백일의산진, 황하입해류.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해는 서산에 지고/ 황하의 물은 바다로 흐르는데/ 천리 밖 먼 곳까지 눈길을 다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층 더 높이 누대를 오른다.당나라 때의 시인 왕지환(王之渙)의 〈등관작루(登 雀樓- 관작루에 올라)〉라는 5언 절구 시이다. 어제도 오늘도 해는 변함 없이 떴다가 지고 황하의 물 또한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 없이 흘러서 바다로 간다. 이렇게 떴다 지고 또 흐르기를 몇 십 몇 만년 동안 계속했을까? 자연의 순환은 저처럼 영원한데 인간의 삶은 백년도 다 못 채우고.... 비록 백 년도 다 못 채우는 삶이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보다 내일은 좀 더 나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계단을 오른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고 했던가! 높이 올라 멀리 봄으로써 나의 삶을 공간적으로 확장한다면 나는 이미 시간적으로도 영생을 얻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높이 올라온 까닭에 많은 사람들의 눈에 자연스럽게 보이게된 내 모습이 많은 사람에 의해 영원토록 기억될 테니까. 제자리에 서있지 말고 한 층 한 층 올라가 볼일이다.依:기댈 의 盡:다할 진 黃:누를 황 河:물 하 入:들 입 海:바다 해 流:흐를 류 欲:하고자 할 욕 窮:다할 궁 更:다시 갱 層:층계 층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09 23:02

어린이 소리축제 - "소리야 놀~자!"

축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참여하고 흥에 겨워야 축제다운 축제가 된다. 그러나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어른들은 낄 수 없는(?) 어린이만을 위한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다. 축제속의 축제 ‘어린이 소리축제’. 소리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은 그들만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소리야! 노∼올∼자.’어린이소리축제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소양과 예술적 감성을 계발하는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놀이와 연계한 체험 위주 프로그램들은 어린이들이 소리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소리야 놀자’를 주제로 한 어린이소리축제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과 명인홀, 야외공간(소리놀이터) 등에서 3개 공연과 10여개의 체험마당이 이루어진다.가장 주목할만한 프로그램은 ‘번개오페라’. 하나의 작품을 현장에서 완성하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열린공간에서 창의적 발상을 지향하는 예술체험테마라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하룻동안 스토리창작부터 배우수업, 음악·음향만들기 등을 배우고 직접 오페라단을 구성해 공연한다.열린공간인 소리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놀며 행사와 공연에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모래조각동산, 바바라 멜로아 인형극, 찰흙공방, 저글링 공연, 거리의 악사, 페이스페인팅, 카플라 쌓기, 퍼즐 등이 다양하게 열린다.소리전당 명인홀 연습실에 마련되는 ‘소리탐험세계’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는 자리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리의 음원과 원리를 배울 수 있다.△우리가 만들어요/번개오페라이야기 창작부터 배우, 연출, 안무, 무대미술, 등의 역할을 정해 연습한 뒤 창작 오페라를 만들고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벨기에의 번개오페라 전문팀 3명이 진행한다. 전문팀을 이끄는 보댕 드 자르는 벨기에 출신 작곡가. 인도와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번개 오페라와 같은 기존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예술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번개오페라는 14일부터 20일까지 소리전당 국제회의장과 명인홀에서 매일 오전 9시30분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매일 초등학생 80명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2천원.이를 위해 교사들을 위한 번개오페라 워크숍(9∼12일 오후 3∼10시)도 열린다. 이 워크숍은 벨기에 전문팀이 노하우를 교사 등 참가자들에게 전수, 이 프로그램이 단발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현장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현직 교사는 물론 예비교사, 유아관련학과 재학생이나 졸업생, 그리고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선착순 60명. △소리놀이터야외공간에 마련된 열린공간이다. 놀이를 통해 소리와 친숙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 모래조각동산을 비롯해 바바라 멜로아 인형극, 찰흙공방, 저글링공연, 거리의 악사, 페이스페인팅, 카플라 쌓기, 퍼즐 등이 14일부터 20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모래조각동산은 모래와 함께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놀이터. 색깔있는 모래로 만든 여러가지 악기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의 거리 인형극단 바바라 멜로아가 아코디언을 이용한 인형극 ‘멋진 장밋빛 인생’을 선보인다.찰흙공방은 흙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자리. 저글링공연은 데빌스틱(악마의 지팡이)과 외발자전거, 상자곽, 모래시계 모양의 팽이인 디아볼로 등을 이용해 하루 세차례씩 신기한 묘기가 연출된다. 저글링공연을 펼친 김현철씨가 어린이들을 신기한 저글링의 세계로 인도한다.클라리넷과 오르골 연주가 야외놀이터를 누비며 소규모로 펼쳐지는 ‘거리의 악사행사’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의 인기를 모을 페이스페인팅이나 삐에로 아저씨가 강아지, 꽃 등을 만들어 선물로 주고 풍선만들기 강습도 열린다.이밖에도 ‘퍼즐과 카프라쌓기’, 예쁜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기는 사진관’, 어린이들이 글이나 하고픈 말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소리낙서판’도 있다. ‘슥삭슥삭! 악기공방’은 대나무 하모니카와 대나무 소리통, 대나무 짤짤이 등 동양악기들을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보고 연주해보는 프로그램. 전래놀이 연구가 이철수씨가 진행한다.△소리탐험세계(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어린이들이 소리의 음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14일부터 20일까지 소리전당 명인홀 연습실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한양대 작곡과 교수로 있는 이돈응씨가 나와 나도탭댄서와 컴소리모험을 지도한다.전자센서가 부착된 발판 위에서 전문탭댄서와 함께 댄스를 배우는 ‘나도 탭댄서’, 전자음향장치가 마련된 공간에서 소리의 세계를 체험하는 ‘컴소리모험’, 어린이들이 2D영상에 맞춰 효과음을 직접 연출해보는 ‘꼬마음향방’ 등이 열린다. 이밖에도 생활속의 도구를 이용해 각종 소리를 연출하는 체험과 다양한 실험이 재미있게 펼쳐진다.동서양, 아프리카의 각종 악기가 전시되며 소리나는 모든 것들을 어린이들이 직접 연주할 수 있고, 오선지와 음표를 만들며 소리와 친해지는 코너도 열린다. △라이프 마스크 ‘라이프 마스크’는 석고로 사람의 얼굴모양을 만든 뒤 다시 석고위에 종이반죽을 씌워 마스크를 떠내는 조형물. 한국인의 얼굴은 전통한지로 일본인의 얼굴은 전통 일본종이로 표현되며 완성된 마스크는 벽면에 걸리거나 다양하게 배치된다. 어린이소리축제에서는 석고와 한지를 이용해 도민은 물론 신청 어린이들의 종이 마스크를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다. 제작된 마스크는 2002년 월드컵 대회 직전 경기 개최도시들을 포함하는 두나라의 마을과 도시에서 순회전시된다. 하루 20명씩 참여할 수 있다. 문의는 232-8396.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09 23:02

한솔종이박물관 ‘전주종이박물관’으로 거듭나야

국보 및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종이전문박물관인 한솔종이박물관이 ‘전주종이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여론이다.한솔종이박물관이 최근 외국계 회사인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에 넘어간데다 박물관 명칭마저 ‘팬아시아 종이박물관’으로 개명될 것으로 알려지자 도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국보 및 문화재 등 고문헌을 포함, 1천7백여점의 각종 전시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한솔종이박물관은 이미 팬아시아란 한 회사의 소유물이 아니라 전주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전주종이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전국 화선지의 90%가량이 전주를 비롯한 전북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팬아시아 전주공장의 모태인 전주제지와 한솔종이박물관이 탄생한 것을 감안하면 ‘전주종이박물관’으로 개명해야 전통성을 이어갈수 있다는 주장이다.또 지난 97년 개관이래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한솔종이박물관이 ‘전주종이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 팬아시아의 아시아지역 네트워크와 연계한 전주 홍보에 나설 경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한편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 전주공장은 그동안 박물관을 운영해 오던 한솔문화재단과 약 30여억원에 종이박물관을 인수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유물소유이전 승인을, 문화관광부로부터 박물관 명의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회사측은 이날 “새로 출발하는 박물관은 ‘팬아시아 종이박물관(Pan Asia Paper Museum)’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고 말해 지역여론을 반영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 문화일반
  • 조동식
  • 2001.10.08 23:02

2001서예비엔날레 개막

문자예술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축제, 2001세계서예비엔날레가 6일 개막됐다.지난 97년에 시작돼 올해로 세번째 맞는 서예비엔날레 주제는 ‘선을 넘어 합으로’. 형식적 공간적 시간적 경계를 넘어 만남과 결합과 화합을 향해 나가는 의미를 담아낸 올해 행사에 대해 조직위는 “지구촌 서예가들의 단결과 우의를 다져내는 축제이면서도 나아가서는 서예문화의 새로운 도약과 다른 예술장르와의 구체적인 만남과 화협을 통해 서예문화를 새롭게 창출하고 체험하는 문화현장이다”고 소개했다. 중국과 일본에서 찾아온 초대작가와 국내 서예가들로 성황을 이룬 개막 첫날, 메인전시장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북예술회관, 전북학생회관에는 2천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려 21세기 조형언어로서 새로운 형식과 방향을 모색하는 서예축제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다양한 기획전 중에서도 눈길을 끈 전시는 ‘세계문자서예전’과 천명의 서예가가 한자씩 써서 완성한 ‘천인천자문전’. 세계문자서예전은 고대와 현대의 각국 문자를 소재로 서예가들이 재형상화, 서예의 예술성을 한껏 살려낸 작품들로 주목을 모았다. 중국.일본.대만.이탈리아를 비롯해 세계 20개국의 대표작가 76명(한국 36명 포함)이 초대된 본전시 출품작 중에서 초대작가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올해 서예비엔날레 대상은 이백의 시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를 출품한 김훈곤씨(59)씨에게로 돌아갔다. 6일 오후 2시 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초대작가와 서예인들, 유종근도지사, 도영심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장, 김남곤전북예총회장, 허영근 도의회의장, 문용주교육감, 장명수 우석대 총장, 천이두 소리축제조직위원장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해 서예축제를 축하했다. 이 축제는 11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북예술회관, 전북학생회관 전시실에서 본전시와 6개의 특별전, 8개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1.10.08 23:02

[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잃어버린 시심(詩心)

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宵.청공일학배운상, 편인시정도벽소.맑게 갠 하늘/ 한 마리 학이 구름을 밀치고 날아가면서/ 나의 시심(詩心)을 일깨워/ 하늘 끝까지 이르게 하였네./ 당나라 때의 시인인 劉禹錫의 〈秋詞-가을노래〉라는 시의 끝 두 구절이다. 사춘기 시절엔 시인이 아니었던 사람이 어디 있었으랴.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시를 잊고 산다. 무심히 앉아 가는 버스나 기차의 차창에 비친 아늑한 어느 마을, 단풍이 물든 어느 산골의 풍경 앞에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심(詩心)이 일렁이고 뭐라고 한 마디쯤은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 차로 거리를 달리면서부터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때마다 땅을 한 300평쯤 사서 별장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꽩?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게 보이지를 않고 가슴에 일던 시심은 식은 듯이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시심을 되살릴 일이다. 가슴에 시심이 자리하고 있으면 300평 땅을 사지 않아도 온 산하가 모두 내 것이 된다. 내가 맘껏 보고 즐기는 산하! 그 산하가 도망칠 리도 없고 누가 떼어갈 리도 없다.晴:개일 청 鶴:학 학 排:밀어낼 배 便:곧 편 到:이를 도 碧:푸를 벽 宵:하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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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1.10.08 23:02

'주류성.성미산성 국제포럼'

한중일 3개국 학자들이 모여 백제의 최후 결전장이었던 주류성·성미산성의 문화유산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알아보는 토론회가 열린다. 9일 전주 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주류성·성미산성 국제포럼’.성미산성복원추진위원회(회장 양영두)와 한서고대학연구소(소장 전영래)가 주최하고 전북도가 후원하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중일 3개국 학자들이 백제의 역사 및 고고학적 연구성과를 발표한다.1부에서는 전영래 소장이 ‘백체 최후 결전장의 연구’를 주제로 지난해 조사를 끝낸 임실 관촌의 성미산성에 대한 역사지리적 의의 등을 발제강연하고 심정보 교수(대전산업대 교수)가 ‘백제부흥운동의 연구동향’을, 다나카 도시아키 교수(일본 滋賀縣立大)가 ‘주류성·백강에 관한 위치비정연구사’를 발표한다.2부에서는 차용걸교수(충북대·고대성곽으로 본 백제부흥운동)를 비롯해 서광휘교수(중국 龍谷大·당군의 멸백제사건과 중국내족적), 니시다니 다다시교수(일본 큐슈대·백제유민과 일본 대야성 건설), 소철교수(중국 금성대·소정방 출군의 동양사적의의)가 논문을 발표한다. 발표가 끝난 뒤 박용진 교수(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장)의 진행하는 토론회도 열린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08 23:02

제3회 전주산조예술제 성료

7일 막을 내린 제3회 전주산조예술제(www.jjsanjo.net)는 산조정신을 새롭게 다지고 민간주도 축제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전주를 대표하는 작지만 알찬 축제로 안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날 외국인을 위한 전통산조 콘서트(7일 오후 4시30분∼6시 전주향교)와 김일구·김영자부부명창의 성주굿, 마을잔치마당인 거리산조 등이 어우러진 산조예술제는 마지막날까지 넉넉하고 정겨움을 잃지 않으며 의미있는 여운을 남겼다.전주산조예술제 조직위(위원장 이동엽)가 지난 4일부터 나흘동안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낸 이번 행사는 ‘산조,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접근을 위하여Ⅲ’을 주제로 산조가 지닌 음악적 정취와 낭만을 살려내는 다양한 시도에 나서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이를 통해 기악독주곡인 산조의 화두로 일컬어지는 자율성과 개방성, 즉흥성 등 인간중심적 사고를 앞세운 ‘산조정신’과 ‘산조성’(散調性)이 이번 예술제를 통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특히 산조정신과 판소리가 어우러진 또랑깡대콘테스트는 돋보이는 무대였다.동네 대소사나 사랑방 등에서 판을 살리던 소리광대인 ‘또랑광대’를 발굴하고 생활공간의 무대화를 추구한 이번 콘테스트는 산조예술제를 대표하는 기획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11명의 출연자가 관객들을 심사위원삼아 창작판소리는 물론 판소리식으로 바꿔부르고, 판소리를 멋대로 바꿔부르며 걸쭉하면서도 구수한 판소리가락을 들려준 이번 행사는 출연자의 익살과 관객들도 ‘얼씨구’하는 추임새가 더해지면서 관객-출연자 하나되기를 연출하기도 했다.판소리소재로는 어울릴 것같지 않은 ‘스타크래프트’를 소재삼아 신명을 연 대상수상자 박태호씨(전북대)와 ‘슈퍼댁 씨름대회출전기’를 들려준 김영자씨등은 창작판소리를 앞세워 판소리대중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또 산조예술제는 한일산조를 비교하고 록산조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실험정신이 돋보였다.록-산조-샤크하찌가 만난 록산조 콘서트, 한국과 일본의 명인들이 올라 산조를 들려준 명인산조, 샤끄하찌연주렉처콘서트 등은 한국과 일본의 산조를 비교하는 자리이자 산조의 자유정신을 만끽하게 해준 보기드문 자리였다.국악연주자들은 퉁소와 비슷하지만 훨씬 개량된 악기인 샤끄하찌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악기개량에 공력을 쏟아야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다.각 유파별로 전승된 산조를 소개하는 유파별 대금산조 콘서트도 돋보였던 무대.산조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생적인 축제로 한걸음 다가선 산조예술제는 내년부터는 재정부담이나 체제 등을 일신하고 관객들과의 교감을 잃지 않는 민간축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전주산조예술제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을 지 자못 궁금하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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