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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처럼 펼쳐진 12일 전야제

12일 오후 5시 20분 전북도청 앞 그랜드퍼레이드출발선포식. 소리축제가 시작되는 첫 행사장이다. 공식의례가 끝나자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장대인간과 저글링, 샌드위치맨, 외발자전거가 전주도심으로 들불 번지듯 쏟아져 나왔다. 6백여명의 축제가족들이 함께하는 그랜드퍼레이드가 전북도청을 출발해 전주시청축제광장까지 1.1㎞구간을 지나는 동안 ‘전통도시’전주는 이국적인 광경들이 파나로마처럼 펼쳐지는 축제도시로 옷을 갈아입었다.헝가리의 마스카라스, 인도의 자이푸르카와 브라스 밴드, 루마니아의 아르모니아 브라스 밴드 등 해외초청공연단과 함께 3백여명에 이르는 페스티벌 브라스 밴드과 1백여명의 풍물패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도심을 축제의 물결로 바꾸었다. 요란한 연주와 현란한 볼거리가 거리를 누비는 광경에 눈을 빼앗긴 시민들은 2001전주세계소리축제가 비로소 시작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2001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화려한 전야제 ‘소리사랑 온누리’가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3시간동안 축제광장을 비롯한 전주도심 곳곳에서 다채롭게 열렸다.이날 전야제는 그랜드 퍼레이드, 축하공연, 불꽃놀이 등으로 나눠 펼쳐지며 축제분위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그랜드 퍼레이드에 이은 축하무대는 데이비드 채터튼이 지휘하는 페스티벌 브라스 밴드의 팡파레와 함께 문을 열었다. 왕종근·김수진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사회가 돋보인 이날 무대에서는 도립국악관현악단이 ‘신풀이’‘에고 도솔천아’ 등을 들려줬고, 안숙선명창이 한글단가 공모작 ‘민초가(民草歌)’를 작창해 초연, 소리축제의 진가를 높였다. ‘민초가’를 지은 중앙여고 김광원교사(45)에 대한 시상식에 뒤이어 명사들의 무대에서 유종근도지사는 1인2역의 활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전주시향을 지휘한 유지사는 허영근도의회의장(섹소폰솔로)과 함께 ‘히든 크라잉 브리즈’를 들려줬고, 곧바로 피아노연주자로 나서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제2악장을 협연했다. 천이이두조직위원장과 장영달국회의원, 김완주전주시장, 문용주도교육감, 박성수전주대총장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야제행사의 피날레는 세계적인 불꽃놀이 전문가 피에르 알랭 위베르가 연출한 20분간의 불꽃놀이쇼였다. 전주시향 박태영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전주시립합창단, 전북합창단, 우석대합창단 등 3백명의 전북페스티벌 연합 합창단이 들려준 ‘환희의 송가’에 맞춰 시작된 형형색색의 축포는 전주밤하늘을 환하게 물들이며 시민들의 가슴에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뜨거운 감동으로 안겼다. 불꽃놀이의 절정은 전주고 운동장에서 쏘아올린 대형축포가 장식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13 23:02

남부시장 사람들 애환.. 소리축제 첫 무대장식 '감격'

용(龍)을 타고 앉았구나, 올망졸망 사는구나. 별 가까이 사는 마을, 달 안 떠도 달맞이 꽃. 밤이 오면 오손도손 꿈을 안고 초롱초롱. 안개꽃 미리내가 골골이 흘러들어, 가슴마다 창문마다 망초 이불 포근하다. 어디 간들 더듬더듬 이런 사랑 찾을런가, 사랑사랑 내 사랑아. (중략, 단가 노랫말공모 당선작 ‘민초가’)소리축제 전야제에서 안숙선 명창의 작창으로 초연된 단가 한글 노랫말 공모 당선작 ‘민초가(民草歌)’.전주천변 남부시장 주변을 배경으로 민초들의 애환을 담아 낸 이 노래의 지은이는 전주중앙여고 국어교사 김광원씨(金光源·45). “서민들의 건강한 삶을 그려낸 노랫말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축제마당에서 명창에 의해 불려졌다는 사실이 무척 영광스럽습니다”.노랫말에 나오는 전주 서완산동 용머리고개가 탯자리라는 김교사는 “항상 어둠의 끝에서 아침이 오듯 어려움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시장사람들의 삶을 노래했다”며 “앞으로 일반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대학시절(원광대 국어교육과) 은사인 고(故)박항식 교수 추모 문학의 밤에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박교수의 시 ‘아침’을 분석하던중 산동네 주민들의 삶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게 김교사의 설명이다.원광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한 천이두 소리축제조직위원장과도 사제간의 연을 맺고 있다.(사)한국미래문학연구원 문예지 ‘전주문학’의 주간을 맡고 있는 김교사는 한국현대시인협회와 시문학회·전북시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중견 문인이다.단가는 대부분 한문위주의 가사 또는 음풍명월의 소재에 국한됐던 탓에 일반인들로부터 관심을 얻지 못했던 게 사실. 소리축제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 오늘을 사는 서민들의 소박한 삶과 맞닿아 있는 소재를 대상으로 살아있는 우리 노랫말을 공모, 단가 대중화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1.10.13 23:02

도내 명사들의 축하무대.. 축사대신 '소리 한마당'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 찬자리에 생각나는 건 님뿐이라∼”.소리축제 전야제가 열린 12일 저녁 전주시청앞 축제광장 무대에서 70대 노객이 애절한 전라도의 가락을 토해 냈다.전야제 프로그램인 명사들의 축하공연에 천이두 소리축제조직위원장이 출연해 옥중의 춘향이가 이도령을 기다리는 대목의 쑥대머리를 열창한 것. 문학평론가이자 판소리 연구자로 이름을 날린 천위원장의 쑥대머리가 끝나자 광장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소리축제 조직위가 딱딱한 축사나 치사 대신 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명사들의 축하공연 무대는 유종근지사와 허영근 도의회의장으로 이어졌다.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유지사는 전주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허의장은 색소폰 솔로로 ‘히든 크라잉 브리즈’(Hidden Crying Breeze)를 협연했다. 허의장이 연주를 끝내고 퇴장하자 유지사는 피아노앞에 앉아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제2악장을 협연해 예향전북의 면모를 과시했다.이날 명사들의 무대에서는 국회 장영달의원이 ‘사랑으로’를, 김완주 전주시장과 문용주 교육감이 ‘보리밭’을 열창했으며 학계에서는 박성수 전주대총장이 나와 ‘선구자’를 불렀다.소리축제조직위 관계자는 “각계 기관장들이 전야제 행사에 장황한 축사를 늘어놓는 것 보다 직접 연주나 노래를 선보이는 내용으로 전야제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관객들의 호응이 예상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현기
  • 2001.10.13 23:02

강준혁 예술총감독의 소리축제 '전통세우기'

“다음세대를 위한 축제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올해 축제도 그런 신념으로 만들었습니다. 전통과 현대에 대해 충분히 주목하고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가능성의 축제로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보아주십시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 강준혁예술총감독.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기획자 1세대이자, 이즈음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축제전문가’인 그는 이미 춘천인형극제를 비롯해 여러 축제들에서 이름을 알린터지만 우리 것 다움에 주목해 온 그로서는 노심초사하며 만들어낸 소리축제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소리축제가 지나치게 과다하게 기획되었다거나 ‘강준혁답게’ 내세운 차별성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들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터지만 그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담백하게 말했다.“전통과 현대에 대해 충분히 주목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가능성의 축제로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의 결집으로 보아주길 바란다”는 그가 올해 주목한 주제는 무엇일까. “가장 우리 것 다움이 세계적인 것입니다. 문제는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다양성이 아니라 그 다양성을 아우르는 컨셉의 의미와 가치들, 이를테면 올해 공연 프로그램들은 소리문화의 원형과 현재를 조명하는데 손색없는 내용입니다. 나 스스로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우리 소리의 독창성을 담은 내용들이 세계를 향하고, 세계의 아름다운 소리들이 소리축제를 찾아옵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 기저에는 소리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것을 주목해주십시오.” 그는 ‘다양성’을 올해 소리축제의 중심이자 정체성을 찾아가는 통로다고 표현했다. 소리축제의 독창성을 위해서는 판소리라는 장르적 특성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소리가 지니는 문화적 의미와 가치가 더 중요하는 것이 그의 생각. 판소리라는 전통적 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가는 일, 곧 문화산업화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축제는 바로 그 창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소리축제의 시작을 다양성에 놓은 것도 궁극적으로는 판소리의 세계화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 소리만 집착하지 않고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조화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고 말하는 그는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우리소리와 세계의 소리가 모두 어우러지는 것이 올해 축제다. 사실 프로그램이 과다하게 기획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그만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공식행사만 89개, 부대행사등 2백여개의 행사들을 꼼꼼히 둘러보아 다양하게 즐겨볼 것을 권하는 그는 어린이소리축제와 전주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축제광장콘서트를 소리축제의 전통을 세워나갈 수 있는 요소들로 꼽았다. “‘시작’이라는 지점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시작의 의미를 찾는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그것을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다양성으로부터 찾고 싶습니다. 올해 축제가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축제는 자연스럽게 흘러야 합니다. 좀더 욕심을 내자면 이 소리축제가 우리나라 축제의 모델을 제시하는 좋은 창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역주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강감독이 소리축제의 시작에 거는 기대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1.10.13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오늘 개막

‘소리사랑 온누리에’.소리의 땅 전주에서의 만남을 기약해 온 지구촌의 소리예술이 드디어 그 울림을 시작했다.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비롯, 세계 각국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화합과 평화의 화음을 만들어내게 될 공연예술 큰 잔치 ‘2001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3일 개막공연으로 첫 판을 열어 21일까지 9일동안 도내 일원에서 펼쳐진다.전북도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회가 후원, 올해 첫 선율을 내보내는 소리의 향연에는 14개국 해외공연단 1백80여명과 국내 70여개 예술단체 1천9백여명등 약 2천1백명의 예술인들이 무대에 오른다.또 66개팀의 자유참가공연을 포함하면 아흐레동안의 잔치에서 전주의 땅과 하늘은 2백여회의 힘찬 맥박을 통해 세계소리문화의 메카로서의 위상을 전하게 된다.12일 오후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환영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야제 행사는 길놀이를 통해 시민들을 축제속으로 끌어들이는 6백여명의 그랜드 퍼레이드로 막을 열었다.축하공연이 열린 전주시청앞 축제광장에는 한승헌 전감사원장과 국회 장영달의원·문용주 교육감·김완주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1천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판소리의 본고장에서 열리는 소리의 향연에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유종근 전북도지사의 지휘로 허영근 도의회의장이 섹소폰을 연주하는 보기드문 장면을 연출하는등 도내 정·관계 명사들이 평소 갈고 닦아 온 실력을 발휘한 이색무대를 선사했고, 장엄한 불꽃놀이도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13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서 열리는 개막공연 ‘온소리 콘서트’에는 전통음악인들이 우리음악의 진수를 선사하게 되며 김대중대통령이 참석, 치사를 통해 성공적인 축제를 기원할 예정이다.‘2001 한국방문의 해’ 10대 기획이벤트로 선정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될 이번 축제에서는 풍류의 소리와 영혼의 소리·전통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풍성한 잔치마당을 꾸며낸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1.10.13 23:02

소리축제 가장먼저 전주찾은 해외공연단체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을 앞두고 해외초청단체와 게스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전주를 찾는 해외공연단체는 14개국 16개팀 1백80여명. 해외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전주에 도착한 인도의 자이푸르 카와 브라스 밴드와 헝가리의 마스카라스를 만나본다.인도 자이푸르 카와 브라스“예전부터 꼭 와보고 싶던 한국을 찾게 돼 무척 기쁩니다. 참가자의 한사람으로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성공적하기를 기원합니다.”자이푸르 카와 브라스 밴드(JAIPUR KAWA BRASS BAND)의 예술감독 하메드 칸 카와씨는 “축제가 열리는 동안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수 있는 밝고 기분좋은 무대를 선사하겠다”며 “여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며 느끼는 사랑스런 감정을 표현한 경쾌한 연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자이푸르 카와 브라스 밴드는 인도 북동부지역에 위치한 라자스탄(Rajasthan)출신의 연주자 8명으로 이뤄졌다. 인도는 물론 유럽에서도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은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초청되는 등 화려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금관악기와 타악기로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이들의 연주무대는 우리나라의 사물놀이를 연상케 한다.라자스탄의 수도인 자이푸르에서 태어난 하메드 칸 카와씨는 음악인 집안에서 자란 탓에 어릴 적부터 음악적 역량을 키운 타블라(TABLA·인도민속악기)의 대가. 1984년부터 음악적 근거지를 프랑스로 옮긴 그는 서구음악인들과의 교감을 통해 인도 특유의 음악적 전통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헝가리 마스카라스“유럽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북적대고 왁자지껄한 분위가 고스란히 전주로 옮겨집니다.”헝가리의 거리공연단체 마스카라스(Maskaras)는 한정된 공간보다는 관객들을 찾아 거리를 활보하며 공연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헝가리 전통가면극은 물론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이들은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솜씨가 남다르다.헝가리 고유의 전래동화와 민담을 기초로 한 민속음악과 장대퍼포먼스 등은 이들의 트레이드마크. 장대를 이용해 키다리로 변신한 이들이 전주도심을 휘젓고 다닐 때마다 축제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창단 15년째를 맞는 마스카라스는 90년대중반부터 폴란드, 슬로베니아, 벨기에, 유고슬라비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스크’를 뜻하는 마스카라스의 국내 공연은 춘천인형극제에 두차례 초청된 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 춘천인형극제의 산파역을 맡은 강준혁예술총감독과는 친분이 두텁다.이들은 축제광장에서는 헝가리의 구전인 한 소녀를 동시에 사랑한 해와 달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자유참가공연에서는 전형적인 유럽축제를 연상케하는 우스꽝스럽고 요란한 무대를 선사한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12 23:02

소리축제 전야제 벽안의 숨은 일꾼들

불꽃놀이 전문가 위베르2001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에 앞서 펼쳐지는 전야제 행사에는 2명의 외국인이 숨은 일꾼으로 활약한다. 도내 고교생으로 이뤄진 페스티벌브라스밴드를 지휘하는 데이빗 채터튼과 세계적 불꽃놀이연출가 위베르가 주인공. 이들을 통해 전야제행사의 청사진을 그려본다.피에르 알랭 위베르씨(56·Pierre-Alain Hubert)는 지난 8일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진안 마이산 탑사와 완주 송광사 등 전주 인근의 사찰들을 둘러봤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전주에서의 불꽃놀이를 위해 전주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답사였다. 불꽃놀이쇼를 준비하는 그의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12일 오후 5시30분부터 3시간동안 펼쳐지는 전야제 행사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20분간의 불꽃놀이는 위베르씨의 손길로 빚어진다. 그는 전주시청앞 축제광장의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울러퍼지는 가운데 축제광장 곳곳에서 불꽃이 하늘로 치솟고, 롤러블레이드 퍼포머가 분수불꽃을 들고 관중사이를 헤집는다. 불꽃자전거와 트럭이 등장하는가 하면 전주고운동장에서 쏘아올린 대형불꽃이 대미를 장식한다.위베르씨는 지난 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와 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반고흐사망 1백주년 기념식(1990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 밀레니엄 기념식(2000년) 등 지난 30년동안 세계각국 주요행사의 불꽃놀이를 연출한 세계적인 전문가.그는 “이번 행사에서는 동양사상인 음과 양을 조화시킨 섬세하고 정적인 불꽃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전주의 문화적 특성을 살려 재미와 짜임새를 곁들인 불꽃을 쏘아 올리겠다”고 말했다./정진우기자 페스티벌 브라스밴드 지휘자 채터튼“소리축제는 한자리에서 세계의 음악을 볼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겁니다” 12일 소리축제 전야제의 첫머리를 장식할 페스티벌 브라스밴드를 지휘하는 데이비드 채터튼(David Chatterton·50)씨는 소리축제가 전세계 음악이 하나로 접목되는 장이 되길 기대했다. 이날 축제광장에서 목관악기와 브라스밴드가 어우러지는 페스티벌 브라스밴드의 하모니를 선사할 채터튼씨는 영국의 4대 음악학교 중의 하나인 채트햄 음악학교(Chetham’s School of Music) 관악과 부학과장. 그는 자신이 지휘자로 선정된 이유를 “세계적으로 목관악기가 함께하는 브라스 밴드를 이끄는 지휘자가 나를 포함해 몇 되지 않은데다 우리 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이 체계적이라는 배경도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일과 11일 익산에서 이리공고 학생 등 78명과 손발을 맞춘 그는 “연주자들이 나이는 어리지만 훈련이 잘 돼 있고 집중력이 뛰어나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어릴적 부모와 함께 싱가폴에서 살 때 한국음악을 접했었다는 그는 한국의 전통타악기에 관심이 많다며 축제기간 동안 기회가 된다면 타악기 연주자와 만나 연주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싶단다. 한국인들의 생동감있으면서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채터튼씨는 출국전까지 한솔종이박물관 등 전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돌아보고 싶다고 소개했다. /임용묵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12 23:02

소리축제 조직위 '不夜城'

전북도청 2청사에 위치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사무실은 새벽까지 불을 꺼지지 않는 불야성이다.전야제를 하루 앞둔 11일에도 조직위 사람들은 막바지 축제점검에 밤을 잊었다.주간에는 리허설이 계속되고, 야간에는 문제해결을 위해 회의와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그러나 졸린 눈을 부비면서도 축제 점검에는 한치의 소홀함도 없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직원들은 자신들의 근무지를 따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축제광장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사무국 소속 행사지원부 직원들은 교통과 숙박시설 등 축제외적인 부분들을 꼼꼼히 챙기며 전주를 찾는 외지인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12일 전야제의 그랜드퍼레이드부터 투입되는 3백98명의 자원봉사자관리도 행사지원부의 몫.막바지 홍보에 총력을 쏟고 있는 홍보부도 밤을 잊은지 오래다. 축제의 콘텐츠를 전담하는 공연기획부와 행사지원부는 스탭들을 사이트매니저체제로 전환하고 국내외 공연팀을 맞기 위해 여념이 없다. 좀처럼 살아날 것 같지 않던 축제분위기도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현재 소리축제 유료객석 2만7천5백11석 가운데 2만1천3백86장의 티켓이 팔리면서 77.7%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 소리의 맥박이 열리는 명인홀을 비롯해 도립국악원의 ‘소리로 떠나는 가을 여행’(14일 연지홀), 21스트링스 앙상블 콘서트(15일 연지홀),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16일 연지홀), 전주시립국악단의 소리, 그 생명(17일 연지홀), 천년의 소리-한국정가단(19일 연지홀), 창극 춘향전(20일 연지홀), 남도의 풍류(18일 전주향교) 등은 예매가 완료된 상태.지난 9일에는 축제의 세부사항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을 열었다. 축제 세째날인 15일로 가정하고 해당 프로그램들을 가상으로 공연하며 실제 발생할 수도 모르는 변수들을 꼼꼼히 챙겼다. 또 지난 4일부터 전주객사 부근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 티켓 부스가 설치돼 예비관객들을 맞고 있다.홍보부 이근영과장은 “축제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하루평균 15시간 이상을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다”며 “산더미같은 축제준비에 시달리다 보면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허다하지만 축제가 바짝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피곤을 잊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12 23:02

[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평탄한 길이라고 놀랄 일이 없으랴

평탄한 길이라고 놀랄 일이 없으랴坦途還有駭機伏, 幽室那無上帝臨.탄도환유해기복, 유실나무상제임.평탄한 길에도 놀랄만한 기미가 숨어 있고, 깊은 방안이라고 해서 하늘이 굽어보지 않으랴.조선 시대 말기 시국이 혼란하자 우리 전라북도 부안의 계화도로 은거하여 수천 명의 제자를 길러낸 조선 말기 최고의 유학자인 艮齋(간재) 田愚(전우) 선생의 〈戒愼(계신)〉시의 처음 두 구절이다. 평탄한 길을 가면서도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늘 경계하고 혼자만이 생활하는 깊숙한 방에도 항상 하느님의 감시(?)가 있는 것으로 의식하여 늘 삼가고 절제하는 생활을 했던 간제 선생의 수신을 향한 노력과 그러한 노력으로 닦은 인품의 경지를 짐작하게 하는 시이다. 이처럼 절제하고 조심하며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려고 했던 선인들에 비해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함부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늘에 대한 부끄러움은 그만두고라도 '부모님이 나의 생활을 보시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라도 한번쯤 해보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몰래 나의 하루 생활을 촬영하여 부모님께 보여 드린다고 한다면 과연 나는 떳떳할 수 있을 까?坦: 평탄할 탄 途: 길 도 駭: 놀랄 해 機: 기회 기 伏: 엎드릴 복 幽: 깊숙할 유 室: 집 실 那: 어찌 나 臨: 다다를 임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12 23:02

[책과 세상] 오용기시집 '아나 똥'

시집 제목부터 심상찮다. 똥이라니. 그것도 가지라는 어투 ‘아나’를 앞세워 거름냄새 물씬 풍기는 단어를 독자들 코앞에 던진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때 마다 눈에 또박 또박 박히는 시어엔 농촌의 소박함과 고향의 구수함이 배어있다. 꽃과 할머니를 화두로 농민들의 애환을 전라도 사투리처럼 걸죽하게 풀어낸 시집이 나왔다. 시인 오용기씨(44)의 시집 ‘아나, 똥’.(신아출판사)작가는 농촌 들녘에 나가면 쉬이 만날 수 있는 ‘할매’를 농부 대표로 내세운다. 할매의 입은 전라도 방언과 어법이 담긴 교과서다. ‘설사당년’ ‘잡녀러 가시내들’같은 욕지거리나 방언이 시속에서 뛰쳐나오지만 전라도 사람이 아니어도 언어의 토속성과 친근감에 이내 젖어든다. 고향의 정이 듬뿍 담긴 할매의 어투는 현대 문명의 폐해를 엄중하게 경고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장수에서 뛰놀던 작가에겐 추억으로 남은 꽃, 이 땅의 산에 들에 피는 야생화도 시의 주제다. 작가는 어머니, 아내, 열아홉 댕기 처녀 등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꽃으로 형상화하고 급기야 인간 그 자체를 꽃으로 표현한다. 꽃의 아름다움 보다는 꽃에 깃든 우리네 영혼을 엿보고 소박한 시어로 표현한 셈이다. 독자들이 감칠맛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보다 쉽게 알수 있게 열세쪽에 걸쳐 사투리 해설 코너를 마련한 것도 이채.작가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우석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전주 해성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11 23:02

[책과 세상] 김영민교수 철학에세이 '보행'

자·타칭, 지식계의 ‘아웃사이더’또는 ‘독립군’으로 불리는 김영민 교수(한일장신대 인문사회학부)가 철학에세이를 펴냈다. ‘보행’(철학과 현실사)92년 ‘철학과 상상력’(사간과 공간사)이후 매년 2∼3권의 저서를 펴내는 김교수의 열다섯번째 책이다.‘보행’의 사전적 의미가 ‘걸어가는 일, 걷기’이듯 이 책에는 김교수가 걷는 과정에서 퍼올린 철학적 사유를 담은 글 21편이 실려 있다. 언뜻 가벼운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우리 학문의 자생성과 주체성’. ‘탈식민성과 우리 학문의 글쓰기’(민음사) 등에서 이미 보여준 우리 인문학의 활로에 대한 고뇌를 담은 글쓰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김교수는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남 탓보다는 인문학의 교육 제도와 학문 제도의 모순에 대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붓는다. 그리곤 우리 인문학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글’을 제시한다. 세계화가 필요하다면 인문학이 맡아야 할 일은 바로 그 세계를 가장 쉽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화하는 체계적인 노력과 그 제도 인프라의 구축이라는 것. 인문학의 위기탈출을 위해선 ‘제대로 된 한글이해’가 급선무라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김교수의 ‘보행’은 그냥 걷은 한가함이 아니라 이 세상의 현실문제를 천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 그가 말하는 우리 인문학의 영원한 과제인 자생성 확보를 위한 ‘철학에서의 한글의 제역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11 23:02

소리축제, '따로 도 같이' 즐겨요

온가족이, 때론 부부만 그리고 연인들끼리 즐기는 소리축제. 사람들마다 입맛이 가지각색이듯 좋아하는 음악도 색깔이 다를 수 밖에 없다. 10대들이 즐기는 랩은 부모들에게 생소하고 성년층이 즐기는 트로트는 아이들이 외면한다. 그래서 한가족이 우리 소리나 음악을 듣기 위해 공연장을 함께 찾기란 매우 드문 일.하지만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리 소리와 세계음악의 향연답게 가족 단위 또는 부부, 연인들에게 유혹하는 프로그램이 많다.결실의 계절, 가을과 함께 어우러지는 풍성한 음악을 들으며 가족간의 돈독한 정이라는 열심을 한바구니 가득 따보는 것은 어떨까.△온가족이 손잡고 오세요축제의 기본은 어른 아이,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참여하고 흥겨움에 빠져야 한다는 것. 소리축제에도 초등학생부터 꼬부랑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축제광장콘서트와 데일리퍼레이드, 테마소리투어, 라이프마스크. 축제광장콘서트는 14일부터 20일까지 전주시청앞 노송광장에 마련된다.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우리 소리와 세계의 음악이 다양하게 얼굴을 내민다. 국내 음악인이나 단체는 이광수의 비나리를 비롯해 풍물판굿과 사물놀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 포크가수 박성환, 안치환과 자유, 색스폰 연주자 강태환, 신관웅 빅밴드 등. 신명난 우리소리부터 재즈, 그리고 감미로운 가요까지 다양하다. 외국 공연단체들도 온가족의 눈길을 붙잡는다. 지난해 춘천인형극제에서 주목받았던 헝가리의 ‘마스카라스’와 호주의 재즈 피아노 트리오 ‘조 친다모 트리오’,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 말리의 타악그룹 ‘와키나마’등이 이색적이고 흥겨운 음악을 선사한다.데일리퍼레이드는 축제광장콘서트에 앞서 열리는 거리축제로 볼거리가 다양하다. 오후 5시 객사를 출발, 한시간에 걸쳐 시내 구석구석을 돈 뒤 축제광장에 도착하면 막을 내린다. 브라스밴드와 설장고, 재즈밴드, 락밴드, 에콰도르 민속음악 등 매일 다른 주제와 독특한 아이템으로 신선함과 재미를 주며 축제의 흥을 돋운다.테마소리투어는 가족 모두가 여행속에서 우리 소리의 문화를 체험하고 소리축제 공연도 보는 ‘일석이조’프로그램. 19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서울을 출발, 남원의 판소리와 임실필봉농악·정읍우도농악 등 도내 각지역의 특화된 소리의 원류를 찾아 체험하며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삶속의 예술을 느낄 수 있다. 참가비용은 12만원.라이프 마스크는 소리축제 뿐아니라 2002월드컵에 참여한다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14일부터 2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 로비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하루 10명씩만 한지로 석고를 떠낸다. 전통 한지로 만든 마스크는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개최도시에 전시된다.△부부끼리 느긋하게 즐겨요 시끌 벅적한 축제의 도가니에서 빠져 나와 오랜만에 부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내서 호젓함에 빠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옛가락에 젖어 들 격조있는 소리마당, ‘남도의 풍류’와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 그리고 ‘창극 흥보가’.남도의 풍류는 우리 고유의 맛과 멋을 격조 있게 음미할 수있는 자리. 14일부터 20일까지 매일 낮 12시부터 전통한식당 행원에서 한정식의 풍요로움과 감칠맛을 접한 뒤 전주향교 명륜당에서 전통차와 어우러진 우리 소리로 여행할 수 있다. 안숙선 성우향 김일구 이일주 등 명창들이 무대를 꽉 채운다. 나이 지긋한 노부부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적격.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입장료 1만원이면 걸쭉한 판소리와 통통튀는 산조가락에 몸을 실어 흥을 돋울 수 있다. 우리 소리문화의 맥을 잇고 있는 전북의 명창과 젊은 소리꾼을 만날 수 있는 무대. 창극 흥보가는 14일과 15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문화관에서 두차례 공연된다. 국립 창극단이 온고을에서 초연하는 무대. 해학성이 돋보이는 흥보가를 창극화, 소리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도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S석이 2만원이지만 노인들은 5천원이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젊은 연인들, 여기예요데이트도 즐기며 공연도 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젊은 연인들이나 차가 없는 ‘뚜벅이족’들에게 어울리는 공연도 있다.자유참가공연은 객사 야외무대와 전북대 구정문앞, 전북예술회관, 전주대 강당 등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모두 무료다. 그러나 공짜라고 해서 프로그램 내용이 부실하다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 축제에 공식 초청된 해외공연팀을 비롯해 황토 등 도내 극단, 언더그라운드 락그룹 등 72개 단체가 참여한다. 장르도 국악을 비롯해 합창, 무용, 뮤지컬, 마임, 퍼포먼스, 재즈, 락음악 등 다양하다. ‘스윙 앤 그루브’는 재즈에 물든 저녁식사와 가벼운 술 한잔을 음미할 수 있는 라이브 무대. 14일부터 19일까지 전주시 평화동 화이트힐에 마련된다. 국내 최고의 색스폰 연주자 이정식과 에시드 레인, 스웨덴 출신의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유성희, 한국적 재즈를 추구하는 프리즘, 강태환, 웨이브 등이 재즈의 세계로 안내한다. S석은 3만원, A석은 1만5천원.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11 23:02

퓨전·클래식·재즈…또다른 음악을 만난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는 소리의 만찬장이다. 판소리를 비롯한 우리 소리를 중심에 세우고 클래식, 재즈, 민속음악, 영가 등 세계의 갖가지 음악 등을 아우르고 교감을 꾀한다. 13일부터 21일까지 아흐레동안 공연예술무대가 집중되는 것은 국내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조직위 관계자들의 설명. 이번 축제기간 펼쳐지는 갖가지 공연들 가운데서도 세계와 직접 교감하는 무대들을 꼼꼼히 살펴본다.[퓨전무대가 넘친다]이번 축제에는 전통-현대음악은 물론 국악과 양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퓨전(용해 융해 연합)무대가 다채롭고 풍성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같은 실험정신과 즉흥성을 앞세워 더욱 윤택함을 뽐낸다.동서양이 만나는 퓨전의 대표적인 무대는 온누리콘서트(14일 오전 7시30분 모악당). 우리 전통음악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동서양의 만남과 이를 통한 이를 소리의 세계화’라는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김경숙명창, 정재국(피리), 원일(장구), 김기철(색소폰), 황미연(가야금) 등이 무대에 오르는 이날 공연에서는 ‘피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판소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등이 연주된다.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에서는 국내 사물놀이 일인자 김덕수가 이끄는 한울림이 신명난 무대를 연출한다.개막공연 온소리콘서트(13일 오후 3시 모악당)에서도 소리축제를 통해 초연되는 ‘판굿’이 우리음악과 세계음악이 어우러진다. 육군군악대 40명과 사물놀이풍물패 40명이 무대에 함께 올라 신명이 넘치는 무대를 연출한다. 또 행사내용에 대해 철저히 장막을 드리운 폐막식(21일 오후 6시30분 축제광장)에도 퓨전을 만날 수 있다.[넉넉한 클래식선율 가을밤을 수놓는다]‘바로크 원전연주부터 영혼을 울리는 합창까지’15개국의 다양한 음악들이 넘실대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다채롭고 풍성한 클래식음악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클래식무대는 세계최고수준은 아니지만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중견연주자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뮌헨 비아노바 합창단(20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가 전주를 찾는다. 1972년 창단, 유럽합창음악의 전통을 잇고 있는 이들은 중세 미사곡을 현대화한 유럽 가톨릭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바로크음악에 천착하는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16일 오후 6시 연지홀)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고악기에 의한 원전연주를 들려준다. 일본연주자 8명으로 구성된 원전연주단은 바하의 관현악모음곡 2번, 텔레만의 비올라협주곡 등을 들려준다.△21스트링스 앙상블(15일 오후 6시 연지홀)에서는 21명의 현악기 연주자를 만날 수 있다. 줄리어드음악원을 졸업하고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출강중인 이보연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들은 바하와 차이코프스키의 명곡들을 연주한다.△루마니아의 아르모니아 브라스 퀸텟은 고전음악과 재즈를 넘나들며 금관5중주의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기존 공연장(19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뿐만 아니라 거리와 축제광장에서도 공연을 펼친다.△소리축제는 소리의 정체성을 살찌우기 위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조망한다. 그의 고향후배들로 구성된 창원시향이 무대에 오르는 윤이상스페셜(18일 오후 7시30분)에서는 동양의 정서를 서양음악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비운의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재현한다.△지역에서는 전주시립교향악단(16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해 박태영씨를 상임지휘자로 영입하고 면모를 일신한 전주시향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의 협연을 통해 지역의 음악적 역량을 한껏 과시한다.[넉넉한 재즈향연 만끽을]이번 소리축제에는 재즈의 자유정신을 빼놓지 않았다. 대표적인 재즈섹소폰 연주자 이정식과 국내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서울재즈오케스트라가 이정식빅밴드(15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를 꾸민다. 한국적 재즈를 추구하는 이들은 낯설기만 했던 재즈선율에 빠져들수 있도록 메신저역할을 자임한다.이정식빅밴드가 실내에서 열린다면 조친다모 트리오-신광웅빅밴드는 ‘재즈, 그 자유로운 영혼’(16일 오후 6시30분)으로 축제광장을 재즈로 물들인다. 국내최초의 빅밴드인 신광웅빅밴드는 반주가 아닌 감상위주의 연주만을 고집하는 16인조. 재즈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호주출신 재즈피아니스트인 조 친다모는 이번 무대를 통해 본고장 재즈의 진수를 선사한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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