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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황홀속의 슬픔'

-황홀속의 슬픔 (정원섭 지음)정원섭씨의 두번째 개인시집.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한 정씨는 이번 시집에서 ‘꿈꾸는 성’ ‘민들레의 꿈’등 5부로 나눠 80여편의 작품을 실었다. 정씨의 첫 시집으로 ‘내마음 속 풍경화’가 있다. (신아출판, 5천원)-백두산, 킬로만자로, 설악산 (황필호 지음)강남대 종교철학과 황필호교수의 산악수필집.백두산, 킬로만자로 등을 등반하면서 느낀 감회 등을 수필형식으로 엮은 이 책은 황교수의 서른번째 책이다. 황교수는 한미관련 에세이콘테스트상, 제12회 한국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아출판사)-수필과 비평 5.6호수필과 비평 47호.이번호에는 ‘이 작가를 주목한다’‘창작의 공간’ ‘화제의 작가’에는 류인혜, 엄현옥, 김학원씨가 초대됐고 기획테마에서는 ‘수필문학과 타장르와의 교류와 충돌’등이 실렸다. (수필과 비평사)-줄기산행 (김동준 지음)대전문협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준씨의 첫 시집.산행을 하면서 넉넉한 사랑, 세상의 영욕을 버리는 것, 순수에 대한 지향 등을 담은 그의 시 60여편이 실렸다. 김씨는 ‘오늘의 문학’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오늘의 문학사)-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SEX (래리 고닉, 크리스틴 디볼트 글/그림)성에 대한 가이드북이자 실용서.섹스에 대한 알아야할 모든 것과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 책.솔직한 정보와 과학적 정확성, 유머러스한 언어로 쓰여진 이책은 섹스에 관련된 전반적인 논의를 전혀 저속하지 않게 다루고 있다.(도서출판 궁리, 8천원)-덫을 찾아서 (유병근 지음)54년 시동인지 ‘신작품’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한 시인이자 수필가인 유병근씨의 수필집.이번 수필집은 오랜동안 작품활동속에서 겪은 고뇌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번 자기반성적 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신아출판사)-노령 94호전주문화원이 발간하는 지역문화정보지 노령 94호.이번 호에는 특집기획 ‘외국인이 본 전주·전주사람’, 긴급진단 ‘전주의 자랑과 반성’, 3대기획연재 등이 실렸다. 이밖에도 테마여행 4개국 탐방기, 에세이 초대석, 시감상법 등이 실렸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1 23:02

[재미있는 전기이야기] 하늘로 솟는 번개

장마가 시작되면서 번개불이나 천둥소리를 듣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럴때면 왠지 불안해지고 위대한 자연 앞에 겸손해지곤 한다. 옛날에는 죄를 지으면 벼락을 맞는다는 속설이 있어 항상 남에게 베풀고 살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 생활에도 이런 것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번개는 전기적인 현상의 일종으로 사실 사람이 벼락을 맞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단지 굉음과 함께 번쩍하며 하늘을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빛이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할 뿐이다. 번개는 물방울을 포함하고 있는 구름에 존재하는 음이온과 양이온의 대전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여름에는 기체의 대류현상에 의해 수증기가 하늘로 상승하면서 구름이 형성되는데 날씨가 흐린 날은 구름의 아래쪽에 음이온이 특히 많이 분포하게 된다. 구름에 음이온이 분포하면 반대로 대지는 양의 전하로 대전하게 되어 거대한 전기의 흐름이 구름과 대지사이에 일어나게 된다. 번개가 칠 때의 전압은 1∼10억 볼트로 인간이 절대로 만들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에너지량이다. 그런데 전하는 뽀족한 곳에 모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넓다란 평지에서 끝이 쇠붙이로 만들어진 뾰족한 우산을 받고 있다거나 키 높은 나무 밑에 서 있게 되면 당연히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높고 뽀족한 피뢰침을 세워 벼락을 일부러 땅속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나 비행기는 어떻게 벼락을 피할 수 있을까? 자동차는 전기가 잘 통하는 쇠붙이로 만들어졌으며 도로를 홀로 달리는 경우도 많다. 또 비행기도 구름 가까이 비행할 경우가 많을 뿐더러 사람이 많이 타고 있기 때문에 벼락을 맞는다면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동차나 비행기는 벼락을 맞아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왜 그럴까? 어떠한 도체에 외부에서 전계(電界)를 가하면 도체 표면으로 전하들이 유도된다. 이러한 현상을 정전유도(靜電誘導)라 한다. 그러므로 도체내부에는 전하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도체내부에 어떤 물건이 있더라도 전하가 없으므로 물건은 도체로 인해 전기적으로 차단되는데 이른바 정전차폐(靜電遮蔽)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엄청난 크기의 전계라 할 수 있는 번개가 도체인 자동차나 비행기에 떨어져도 내부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 모두 전기에 의한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비행기의 경우 전자장비의 피해가 약간은 있을 수 있지만 도체로 둘어싸여 있는 사람은 아무런 피해가 없다. 일반적인 자연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정전차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벼락을 피할 방법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6.21 23:02

문학 텃밭 다지기 20년, 표현문학회 활동 눈에띄네

-성년 맞은 표현문학회 2000년 상반기호 발간-21세기 한국문학의 비전과 전략 특집 기획1970년대 후반, 문학적 토양을 닦아내는데 게으름이 없는 전북지역의 문인들이 모였다. 76년 늦가을이었다. ‘전라문학회’. 참여하겠다고 나선 문학인만도 60여명. 문학회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당시만해도 문공부 등록이 요건이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정기 간행물을 이어내지 못하고 무크지 형식으로 첫 결실을 얻어냈다. 문학회를 만든지 3년만의 결실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표현(表現)’ 창간호(1979년 12월)다. 백양촌 정렬 이병훈 박항식 조두현 최종규 채규판 이운용 강상기 최일운 유강희 이일순 조병희 진동규 이영옥 김남곤 박만기 주봉구 김교선 천이두 이보영 정양 이동엽 유기수 전영래 정진형 정덕룡 박성옥 홍석영 윤흥길 신현근 씨 등 지금은 작고했거나 전북문학을 주도하고 있는 문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표현문학회로 이름까지 바꾼 뒤 나온 2호에는 참여문인들이 더욱 늘어났고 염무웅 김치수 조연현 문덕수 오학영씨 등 이지역 출신이 아닌 한국문학평론가들도 작품을 담아 표현을 빛냈다. 그리고 20년. 2000년 상반기 몫으로 나온 표현 36호는 성년의 의미로 더욱 돋보인다. 등단의 문을 열어놓은 신인작품상으로 데뷔한 문학인만도 수십명에 이르고 86년부터 시작된 표현문학상은 지역 문학인들에게 용기와 창작의욕을 불어넣었다. 전북문학 지형을 가장 폭넓게 아우르고 있는 면모를 갖춘 동인회로 발전한 표현문학회는 20년 연륜만큼 그 문학적 지향이 넓고 깊다. 시와 소설 수필 문학평론 부문의 전문지로 자리잡은 것이나 매호마다 문학적 과제를 진단해온 특별기획은 그 자체만으로도 굵은 문학적 성과로 집약되어 있다. 이번호 역시 특집이 눈에 띈다. 주제는 ‘21세기 한국문학의 비전과 전략’. 새천년을 맞은 문학인상은 어떤것이어야하는가(홍석영) 생태위기가 심각한 환경에서 문학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운룡)을 조명하는가하면 사이버 시대의 사이버문학 전략과 비전(신웅순), 표현매체의 다원주의 시대와 문학의 운명(윤여탁), 소설의 구조에 대한 비교문학적 접근(호병탁)을 각론으로 새로운 세기의 문학을 조명했다. 특집으로 함께 엮은 해외동포문학(캐나다 문학편)과 주목받은 8인의 정예시인, 그리고 회원들의 근작들이 표현문학회의 20년 연륜에 기대어 한층 의미 있게 읽혀진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6.21 23:02

한국 龍신앙과 전라문화

-용신앙의 변천과 문화와 사상에 미친 영향-전북전통문화연구소 창립 2주년 학술심포지엄-17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려우리 문화속에 용(龍)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특히 전라도지역 문화속에서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작용을 했는가?한국문화 속에 내재돼 있는 다양한 용의 상징과 신앙을 조명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전북전통문화연구소 창립 2주년 기념으로 열린 학술 심포지엄 ‘한국의 용신앙과 전라문화’가 17일 오전 9시부터 학계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한국종교사연구회장 윤이흠교수(서울대)의 기조강연 ‘동서양의 용신앙’을 시작으로 ‘용·五瓜 전용에 관한 고찰’(장정해·한신대), ‘한국고대사회와 용’(조법종·우석대), ‘기우제와 용신앙’(최종성·서울대), ‘한국불교의 용신앙 수용’(김방룡·영산원불교대), ‘우리민화속에 나타난 용신앙’(윤열수·가천박물관), ‘용신앙과 전라문화’(송화섭·원광대)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이번 심포지엄은 우리문화속에 자리한 용의 의미와 함께 전북지역 문화속에 담긴 용의 의미를 통해 전북인의 사상과 정신세계를 조망해보는 자리.모두 3부로 나뉘어 열린 심포지엄은 1부에서 고대사회에서의 용의 의미, 2부에서는 불교와 민간신앙에서의 용신앙, 3부에서는 전북지역을 중심으로한 용신앙에 대해 집중적으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한국고대사회와 용’을 주제로 발표한 우석대 조법종교수는 한국고대사회의 변화속에서 용신앙의 원형을 추구하고, 삼국사회의 특성속에서 중국 용신앙 수용의 특성을 유기적으로 파악했다.설화와 사료 등을 통해 불교와 토착신앙에 용신앙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김방룡교수는 주제발표 ‘한국불교의 용신앙 수용’에서 용의 세계와 미륵세계를 일치시킨 전라도지방의 민간신앙적 미륵신앙이 토착화됐다고 밝혔다. 김제, 정읍, 고창 등지에서 줄다리기의 ‘용줄’, 기놀이의 ‘용신기’등으로 부르는 것은 지역민들의 정신적 중심에 용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또 ‘백제의 멸망-후백제운동의 좌절-왜란 시 의병-동학-광주민중혁명’으로 이어지는 역사속에서 용신앙의 풍요로움과 미륵신앙의 恨과 희망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경의례를 중심으로 용신앙과 전라문화의 관계를 분석한 송화섭소장(전북전통문화연구소)은 미륵신앙과 농경신앙의 연결고리가 기우용이었으며 그 매개체는 천룡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통적인 용신앙과 불교의 미륵신앙이 교섭해 집안단위의 천룡제, 마을단위의 당산천룡제, 기세배, 줄다리기 등에서 다양한 신앙형태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참가자들은 용신앙이 문화속에 접근한 과정과 신앙으로 자리잡으면서 사상과 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보다 다양한 연구작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0 23:02

조선시대 전통마을 유형문화재지정

-조선시대 전통마을 분위기 고스란히 보존 -남원 홈실 조선시대 전통가옥 죽산 박씨 종중 가옥 등 3점 유형문화재지정보존가치가 요구되는 유물 3점이 전북도지정 문화재로 새롭게 지정됐다.전북도는 지난 16일 오후 2시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남원의 죽산박씨 종중가옥과 김제 흥복사 대웅전목조삼존불좌상, 고창의 운선암 마애여래입상 및 좌상을 유형문화재로 지정하는 한편 남원의 덕치리 초가를 민속자료로, 익산의 율촌리 고분을 기념물로, 그리고 도내 각 시군에 있는 서원과 사우 11곳을 문화재 자료로 각각 지정했다.(본보 6월 17일자 2면 보도) 이번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죽산 박씨 종중과 흥복사 목조삼존불좌상, 운선암 마애여래상은 이고장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유산이다. 이번 지정으로 전북도 유형문화재는 모두 165점으로 늘어났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고창의 전봉준장군 생가터와 도기념물인 부안군 반계선생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승격을 건의키로 의결, 역사적 의미의 현장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봉준 생가터는 더욱 면밀한 조사와 고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사적 지정 건의가 미뤄질 뻔 했으나 고창이 전봉준 생가터라는데에 동의하는 최근 학계 연구자들의 주장이 반영돼 사적 추진이 결정됐다. 반계선생유적지는 조선후기 실학자인 반계 유형원이 1653년 서른 두살의 나이로 이곳 우반동에 은거해 20년동안 여생을 보내면서 ‘반계수록’을 집필한 곳. 실학의 산실로 평가받는 이곳 우반동 반계선생 유적에는 학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기념물로만 지정되어 있어 보존과 정비사업이 미진했었다.이번 문화재 자료로 새로 지정된 10건의 서원과 사우도 오랫동안 같은 종류의 문화재간의 가치 우열 판단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에는 도가 14개 시군에 소재하고 있는 서원과 사우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작업에 나서 141건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꼼꼼한 자문을 거쳐 향토사적 가치가 큰 건조물을 선정했다. 이지역 문화유산의 면면을 더욱 돋보일 문화재 들은 각 지역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좋은 자산들. 특히 이번 새로 지정된 3점의 유형문화재는 문화유산 답사자들의 큰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죽산 박씨(竹山 朴氏) 종중 가옥(남원시 수지면 호곡리 274번지 외)조선조 전통가옥인 죽산 박씨 종중가옥은 중요민속자료인 몽심재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다. 홈실이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은 산의 지세를 따라 자연스럽게 선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죽산 박씨 집성촌. 조사를 맡은 홍승재문화재위원은 “근래에 들어서는 새로 지어진 몇채의 가옥이 분위기를 떨어뜨리고 있긴하지만 전북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라며 특히 1841년에 건립된 안채나 18세기 말로 추정되는 사랑채는 가옥의 역사와 공간의 구성, 구조법식 등이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문화재 지정으로 몽심재와 함께 전통마을로서의 문화적 환경을 살릴 수 있게 됐다.*흥복사 대웅전 목조삼존불좌상(김제시 흥사동)흥복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 조선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체에 비해 머리가 약간 크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모습이다. 17세기 이후 성행한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대형 목불인데다 목조불상이 희귀한 현실에서 전북지역의 조선후기 불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운선암 마애여래입상과 좌상(고창군 성송면 계당리 산 27)운선암의 뒷편 야산의 자연암벽에 일부는 부조로, 일부는 얕은 선각양식으로 조각한 불상이다. 이러한 마애불 양식은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것으로 운선암자 안의 마애여래좌상과 함께 지방의 마애불 양식을 보여주는 가치를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6.20 23:02

[문화NGO] 익산고적선양회

-우린 익산의 역사·문화 가이드-논문집 익산문화·심포지엄 등 열어-매달 유적답사 등 -재정 어려움으로 논문집 못내고 활동도 위축회원들 사이에서도 이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고적(古蹟)’‘선양(宣揚)’이라는, 요즘사람들에게 너무도 생소하고 촌스러운(?) 이름때문에 총회를 열기도 했다. 익산 고적선양회(古蹟宣揚會).말그대로 ‘익산의 옛유적들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지만 일반인들에게 거리감을 주기에 충분한 이 이름 때문에 적잖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61년 익산군 금마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익산고적보존회를 이어받은만큼 그 이름을 쉽게 바꾸기는 어려웠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고적선양회(회장 김주성)의 활동을 모임의 이름에서 풍기는 그런 분위기로 인식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84년 일찌감치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바탕으로 창립한 이 모임은 그동안 지역의 문화재를 학계에 보고하고 지역문화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해온 이들만큼 문화운동의 실천력이 탄탄한 모임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익산 고적 선양회는 한달에 한번정도 유적답사나 갖는 그런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그 땅과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알아야 한다’는 어떤 의무감같은 것이 바로 이들을 고생속에서도 지역의 문화유적 지킴이로 남게 만들었다.지역문화발굴과 선양을 위해 2백여회가 넘는 월례발표회와 고적답사를 가졌고 완주 제네리 백제고분, 익산 성포별신제 등을 발굴해 학계에 보고하고 회집 ‘익산문화’를 통해 지역문화와 관련된 논문 30여편을 발표했다. 특히 93년 전적과 고문서를 조사 발간한 3집은 현재 정신문화연구원 교재로 이용되고 있다.이들의 왕성한 활동에서도 충분히 드러나듯이 회원 89명 가운데 ‘무늬만 회원인 사람’은 없다. 회원 모두가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들의 오랜 활동은 이미 익산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외국관광객들이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찾을 때면 안내는 이들의 몫이 된다. 최근에야 비로소 중국통역가이드가 배치됐지만 이전까지는 회원들 이외에는 좀처럼 나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꼬박 반나절을 안내해야하는 수고로움이지만 그런만큼, 그들은 자체로 또다시 신명이 난다. “우린 익산의 대표 가이드입니다. 시민들 모두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유적들을 자신있게 외지의 사람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바로 우리 모임이 꿈꾸는 때입니다”.지난해 문을 연 익산문화원 개원에도 회원들이 그 산파역을 맡았던 것처럼 활동가로서도 적지않은 일들을 해왔다. 특히 미륵사지복원에 대한 익산사람들의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1백만인 서명운동이나 미륵사지 복원 티셔츠 입히기 운동 등은 그 결실을 이뤄내기도 했다.지자체 이후 지역축제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났던 96년 이들은 ‘지역축제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전국규모의 심포지엄을 열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98년과 99년에는 함평향토사연구회와 경주신라동인회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지역간 문화교류에도 나서고 있다.“몇년만 지나면 창립 20년이 된다. 그동안 해놓은 것이 많기도 하지만 아쉬운 일도 많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만만치 않다”고 말하는 김주성회장. 한달에 한번있는 답사비도 겨우 회비로 충당하고 있는 형편으로 몇해째 자체 논문집 ‘익산문화’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십시일반으로 올해서야 마련한 사무실운영비를 마련하는 일이다. 회집 ‘익산문화’가 몇해동안 나오지 못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여전히 큰 과제다.자신이 사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안다는 것은 곁에 두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어려움을 딛고 기꺼이 익산사람들에게 그 문을 열어주고자하는 모임이 바로 익산고적선양회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0 23:02

전주종합사회복지관 은빛 한글교실

-65세이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한글 가르쳐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70세인 곳. 전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강대행)이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최근 경사가 생겼다. 한글교실의 왕언니 이언순할머니(78·전주시 평화동)와 양점례(69)·이순자할머니(68)가 지난달 말에 치러진 초등검정고시를 합격했다.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이할머니는 이번 시험에 응시한 학생중 가장 나이가 많기도 했는데 젊은 친구들을 제치고 시험을 통과해 기쁨이 크단다.사실 이번 시험에는 복지관 한글교실 수강생 다섯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이언순할머니를 비롯한 세명이 합격했으니 두명은 다음 기회를 준비해야 된다. 따라서 이할머니와 양점례·이순자할머니는 시험에 합격한 것을 마음껏 자랑하고 싶지만 동기생들에게 미안해 마음속으로만 좋아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에도 이 할머니들은 한글교실에 나와 열심히 받아쓰기를 연습했다. 초등학교 졸업자격이 주어졌지만 그래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앞으로도 계속 한글교실에 나올 계획이란다. 지난 95년 문을 연 전주종합사회복지관 한글교실은 65세 이상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학생으로 받는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두차례씩 수업하는 한글교실은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기초한글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운영되는데 현재 30여명의 늦깍이 학생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한글만 가르치던 한글교실에서 지난 3월에는 초등학교 검정고시 대비반을 만들었다. 이름은 검정고시 대비반이지만 읽기와 쓰기에 수학만을 추가했다. 검정고시를 치르려면 국어와 수학외에도 사회 도덕 음악 미술 등 모두 9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모든 과목을 가르칠 수는 없는 형편이라는 것.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눈을 열어준 곳’이라며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단다.은행에 가서 전표도 혼자서 쓰고 서류도 직접 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자랑하는 이언순할머니는 한글교실에 다니면서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이순자할머니는 처음에는 나이먹어 배운다는 것이 겁났지만 지금은 취미라고 소개할 만큼 좋다며 조금만 젊었다면 대학시험까지 도전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동기생들의 낭보로 한층 분위기가 좋아진 복지관 한글교실 학생들은 다음해에는 반드시 초등검정고시를 치르겠다며 배움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6.19 23:02

‘그리운 논개’논란, 무엇 때문인가?

진주문화원이 전북도립국악원의 ‘그리운 논개’진주공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그동안 나름대로 논개에 대해 연구작업을 해온 몇가지 주장에 의해 비롯됐다.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는 ‘의기 논개’라는 연구소를 펴내기도 했다.‘그리운 논개’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문화원측이 발간한 ‘의기 논개’라는 연구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문화원측은 ‘장수출신·신안주씨·최경회부실·논개부인 등이 다르다’ ‘촉석루는 진주성이 함락되는 와중에 소실되었고 따라서 왜적이 촉석루에서 승전잔치를 벌였다는 것은 역사조작이다’, ‘왜장 게야무라는 2차 진주성 전투에는 참가하지도 않은 인물로 논개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의기 논개’발간부터 ‘자료수집 노고는 인정하나, 역사해석방법은 문제’(진주신문 2월21일자)등 내용의 상당부분이 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개의 출생과 신분에 관한 내용이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이같은 주장은 논개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을 받기도 했다.도립국악원측은 “기존 학계에서 논의한 내용을 따랐으며 역사적 사실도 교과서에 나오는 사실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19 23:02

[여성의 눈으로] '그깟 환경이 무슨 대수'

지난 한 주일 동안 우리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았다. 분단 반세기만의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면서 벅찬 감흥을 맛보았다. 이렇게 만나면 쉽게 가까와 질 수 있을 것을 티격대며 보낸 50년 세월이 아쉽기도 했다.베일에 싸인 인물로 묘사되곤 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마중에서부터 환송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거침없는 언행은 잠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박수갈채를 보내기에 충분했다.김정일위원장에 박수를 보내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해당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난 한 주일동안 대한민국 국민 아니, 7천만 한민족 중 실정법을 위반하지 앟은 사람이 있었을까 싶다.세상은 변하고 있고 이미 변했다. 지난 30여년동안 우리는 개발 우선주의에 압도되어 국토 곳곳에 포크레인의 거대한 삽질을 들이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환경이며 자연보호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우리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 그깟 환경이며 자연보호가 무슨 문제냐며 밀어붙였다.먼저 도시지역의 녹지가 자취를 감췄으며, 강물의 색이 변하고 나무의 수령이 줄어갔다. 개발의 삽질은 점차 산골오지에서 푸른바다까지 내버려 둘 줄을 몰랐다. 바다를 막으면 땅이 되어 농지와 공업용지가 생기는 줄은 알았지만 미래의 자원인 바다와 갯벌이 사라지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자연은 후손에게 빌려쓰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이미 환경파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후였다.그러던 중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보여준 평양의 시가지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평양은 전체의 5%만 개발된 도시라고 한다. 평소 지녔던 ‘개발과 보존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도시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말끔히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섣부른 감성주의 일지는 모르지만 이제 곧 남과 북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7천만 겨레 하나되기’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다.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도 만날 것이다. 푸른 대동강 물줄기와 시커멓게 오염된 한강의 물줄기를 서해에서 만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라와 설악이 쓰레기로 오염된 채 금강과 백두를 만나게 하면서 어찌 떳떳하게 백두대간의 정기를 말할 수 있으랴.환경보호는 ‘우리’라는 복수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는 단수의 문제다. 우리라고 일컬으며 굳이 남의 잘못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나라도 조그마한 일에서부터 솔선하면 오염된 산도 강도 서서히 푸르게 변모할 것이다. /이명자(전주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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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9 23:02

[고금반경] 손님접대

‘집에 있을 때에 손님 맞을 줄을 모르면 자기도 밖에 나갔을 때에 맞는 사람이 적거나 홀대를 받는다’라고 예기(禮記)에 기록되었다.공자(孔子)가 제자를 데리고 친구 집을 찾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찰밥을 차려왔는데 들지 않았다. 주인이 불쾌한 낌새를 느끼고 밥상을 치우더니 잠시후에 시래기죽을 차려오자 공자는 두그릇을 먹었다. 회로에 제자는 스승에게 물었다. ‘조금전에 친구댁에서 찰밥은 드시지 않고 시래기죽을 두그릇이나 드셨습니까?’ ‘사람은 음식 등 물질보다도 예절을 중요시한 것인즉 찰밥은 우리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던 음식이며, 시래기죽은 우리를 주려고 끓인 것이다’라고 했다.북한네트에 의하면 지난 77년 12월 8일에 당시의 동독 대표 호네커 서기장이 북, 동독간 영사 협약 및 경제과학기술협정 조인을 위하여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에 김일성은 단 한번의 인사만 받았을뿐 담당자들이 모든 것을 처리하였으며, 78년 5월 5일에 중국 화국봉(華國鋒)이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에도 김일성은 출영은 고사하고 대문 밖에도 나가지 않고 만찬 한차례로 끝냈었다.세계 평화를 위해 94년 5월 5일 북한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대통령도 유람선상에서 접견하였다.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였을때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순안공항까지 환영을 나왔을뿐 아니라 60여만명의 평양시민이 종이 꽃을 들고 환영을 하는 등 이례적인 환대를 하게 되었다. 특히 관례를 깨고 정상회담도 김국방위원장이 김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으로 찾아와서 회의를 하였으며, 회의도 정해 놓은 의제 없이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논의하여 5개안건을 합의하였고, 김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타결하는 생각 밖의 수확을 거뒀다.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할때에는 김위원장은 환송차 다시 공항에까지 나왔다. 그의 말대로 동방 예절을 갖추어 극진한 대접으로 일관하였다. 김위원장은 원래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일을 한다.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밤중에 숙소로 찾아갔기에 일행이 어리둥절하였다.지난날 중국의 국빈급 대표단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와 같은 형식의 회의가 있었다. 그리고 연령이 많은 사람에 대한 예의는 유달리 깍듯하다는데 그의 아버지인 김일성의 교육때문이란다. 정상들의 협정안이 철저하게 이행되어 7천만 동족의 한이 풀리기를 바라마지 않는다./양복규(명예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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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9 23:02

2000 최선 춤 대공연

-도무형문화재 호남살풀이 보유자 최선 춤공연-장인숙무용단, 충남대 무용단 등 제자들도 축하무대 -20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오른팔에서 왼팔로 옮아가는/기나긴 수건 한 자락이/사뿐히 감겨도는 춤가락이여.//(중략)/몸 굽혀 엎드려서 어르고 어르다가/다시 집어 들고 일어서면/빠른 장단에 휘날려/거듭나는 흰 수건의 멋, 환상이여라.//…”(이기반시인의 ‘인간문화재 최선 무용가를 기리며’中에서)살풀이 장단에 맞춰 무당들에 의해 추어진 무무(巫舞)에서 기방예인들에 의해 발전된 호남 살풀이춤은 깊고 섬세하게 인간의 한을 정·중·동(靜中動)의 춤사위로 풀어낸 한국전통무용이다.50년이 넘는 세월동안 후진을 길러오며 쉼없이 자신의 춤사위를 지켜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최선씨(66)의 ‘2000 최선춤 대공연’이 20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다.94년 자신의 50년 춤인생을 정리하는 춤공연을 가졌던 그가 자신의 춤인생 60년을 향한 한복판에서 무대를 마련한다.육십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창작 열정이 넘치는 그이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과로로 병원을 오가야했던 그로서는 각별한 의미의 무대.이번 무대에서는 그로부터 춤을 이어받은 제자들도 축하의 의미를 담아 함께 무대를 마련한다.전북대 장인숙교수가 이끄는 ‘화관무’를 시작으로 ‘호남기방국거리’(안무 임명옥), ‘태평무’(안무 최은정), ‘처용무’(안무 정은혜)등이 이어지고 전북대 장인숙, 이혜희교수와 최선씨가 함께 춘향전의 이야기를 무용으로 풀어낸 ‘연가’를 공연한다.이밖에도 ‘승무’(안무 채상묵), ‘춤·소리·어울림’(안무 장인숙)등이 공연된다.최씨는 ‘신의 계시’ ‘고궁의 월야’ ‘연가’‘호남살풀이’등에서 제자들과 함께 또는 자신만의 무대로 시들지않은 자신의 춤사위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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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각
  • 2000.06.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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