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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소리축제 프로그램] 원형 계승·파격 시도…판소리 가능성 확장

2014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원형 계승과 파격 시도라는 양대 축으로 치러진다. 전통은 원형에 집중하는 한편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는 보다 혁신적으로 꾸민다.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7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올 축제의 전반을 설명하는 프로그램 발표회를 가졌다. 전북도 주최로 오는 10월8일부터 5일간 전주 한옥마을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에서 여는 소리축제는 대마디 대장단을 주제로 6개 분야에서 200여차례 공연 및 행사가 이뤄진다. 대마디 대장단은 판소리에서 기교를 부리지 않은 본래의 리듬 형태를 이르는 말로 전통의 온전한 모습 속의 예술성과 멋에 주목했다는 의미를 담았다.올해는 특히 판소리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매해 주목을 받았던 개막 공연은 심청가를 원작으로 뮤지컬, 콘서트, 영화를 재구성한 판소리 콘서트 형식의 淸-ALIVE(청-얼라이브)로 확정했다. 도내 소리꾼과 오페라단 등 50여명이 출연해 개막일과 이튿날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다.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젊은층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작품으로, 젊은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심봉사가 눈을 뜬 것처럼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폐막공연도 판소리 합창과 국악기로 반주를 편곡한 대중가요팀이 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함께 한다. 1인 연희극인 판소리를 여럿이 부르는 방식으로 좀더 풍성한 음악을 연출한다는 구상이다. 올곧은 판소리는 고정 프로그램에서 들려준다. 소리축제의 기획 프로그램인 광대의 노래는 명인에 집중한다는 취지에 따라 안숙선 명창이 토끼타령을 공연한다. 명창이 선사하는 판소리 다섯바탕은 심청가 김세미, 흥보가 김연, 춘향가 박춘맹송재영, 수궁가 윤진철, 적벽가 장문희 씨가 참여한다. 젊은 다섯바탕은 심청가 유태평양, 흥보가 이나래, 적벽가 이소연, 춘향가 조희정, 수궁가 한나리 씨가 나선다.이 밖에 정영만 명인의 통영 시나위, 문현 가객의 정가도 전통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연으로 꼽힌다.다른 한 축인 세계음악도 각 지역의 민속음악과 고유의 가락을 엿보는 무대로 마련했다. 서아프리카의 21현 악기인 코라의 대가 소나 자베테, 아르메니아 악기 두둑의 거장 아라익 바티키안, 이란의 시알크 앙상블, 부랴트 공화국의 남가르, 콜롬비아의 베토 자메이카, 아일랜드의 리알타, 중국의 생황 연주가 곽량 등이 소리축제 무대를 빛낸다.이와 함께 한국과 폴란드의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작곡가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와 한국의 전통 음악가의 협업 무대가 펼쳐진다. 이들은 폴란드의 전통악기로 아리랑을, 국악기로 쇼팽을 연주한다. 현란한 무대가 기대되는 중국 사천성 중경사대 예술단,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도네시아의 춤 게미 시트라 누산타라도 초청했다. 기획공연으로 작곡가 하광훈과 주현미에일리마야바비킴국카스텐, 심수봉, 전인권 씨가 국악 속으로 들어간 대중가요를 예정했다. 지난 2010년부터 국악 창작단체와 세계음악의 연주단체를 발굴하기 위한 소리 프론티어는 1차 관문을 통과한 7팀 가운데 15명의 음악전문가가 심사하는 실연을 거쳐 최종 3팀이 축제기간 본선 무대에 진출한다. 기존 대결 구도보다는 공연 자체에 초점을 뒀다.김승택 사무국장은 전혀 다른 장르가 한 무대에 서는 더블빌의 확대로 비교음악제를 강화했다며 경기전 앞의 대규모 무대와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 국내외 고품격 공연을 올려 전반적으로 질적인 향상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8.08 23:02

주말에 전주 시내서 시원한 물총놀이

오는 토요일 밤 전주가 물벼락을 맞는다. 올 동문예술거리 축제가 주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8월 한 달간 3차례 길거리 물총놀이와 복고풍을 주제로 행사를 펼친다. 전주시 주최, 동문예술거리추진단(이하 추진단) 주관의 동문예술거리축제가 9~23일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동문길에서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동문근대역사추진위원회, 불가능 공장, 동문상인회, 풍남동주민자치센터 등이 참여해 토요물벼락(樂) 고고장, 거리 공연 및 체험, 야시장, 전주시민놀이터의 갤러리 기획전시를 준비했다.추진단은 지난해와 2012년 동문예술거리 페스타를 통해 각종 공연과 체험, 플래시몹, 예술마차, 작가와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었다. 올해는 행사 예산이 지난해의 절반인 3000만 원으로 축소되면서 주말 행사로 대체했다. 물벼락 고고장은 동문사거리에서 남전주 새마을금고 앞까지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최재 500여명이 참여해 물총쏘기와 디스코 파티, 힙합 공연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한옥마을에서 복고풍 의상의 길거리 행진이 분위기를 띄운다. 한옥마을 슈퍼에서 공영주차장까지 이르는 길에서는 상가를 중심으로 공연과 교복체험, 옛 먹거리 판매 등 7080을 추억하는 야시장도 열린다. 삼양다방 옆 공터에서는 거리 연극과 유기준 한국화가가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한다. 이 기간에 맞춰 전주시민놀이터 갤러리는 기획전 the(더) 틈새의 첫 전시로 3대를 이어 50년 동안 붓을 만드는 곽종찬 씨의 작품으로 전주 붓, 그 명맥을 잇다전을 다음달 말까지 연다. 강암 송성용석전 황욱 등 서예대가들이 즐겨 사용한 그의 작품을 통해 전주의 문방사우 제작기술을 재조명했다.the 틈새는 역량 있는 예술가와 장인을 발굴지원마케팅하는 프로젝트다.정태현 동문예술거리추진단장은 더운 여름밤 예술거리 축제로 주민과 상인, 예술가가 어우러져 한옥마을에 부재한 야간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8.08 23:02

국립국어원 "'위안부 기림비' 명칭 부적절" 변경 권고

국립국어원이 최근 미국에 7번째로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의 명칭이 사안의 실상을 드러내는 데 적절하지 않다며 외교부에 '종군희생여성 추모비' 등으로 변경을 권고한 사실이 7일 확인됐다. 국어원에 따르면 '기림'이라는 단어가 '뛰어난 업적이나 정신, 위대한 인물을 칭찬함'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적합한 표현이 아니라는 항의성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여러 차례 접수됐다. 국어원 관계자는 "'기림'이라는 표현은 일본이 자신들의 만행을 합리화하는 용어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게 민원인 측의 주장"이라며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달 외교부에 배경을 설명하고 명칭 변경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국어원은 '기림비'의 대체어로 '추모비'나 '추념비', '넋 기림비' 등을, '위안부'라는 표현 대신 '종군 희생여성'이나 '종군 성노예'를 쓰는 쪽이 위안부 강제동원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데 더 적절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위안부'에 인용부호를 붙여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종군'(從軍)이라는 표현은 마치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갔다는 오해를 줄 수 있어 통상 쓰지 않는다. 2012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고 'sex slave'(성노예)라는 단어를 쓰면서 한때 명칭 변경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국문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다. '위안부 기림비'는 2010년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드파크시에 첫 비석이 세워질때부터 줄곧 사용해 온 명칭이다. 외교부는 국어원 권고 내용을 검토하고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4.08.07 23:02

정부, 인문정신문화 진흥 강화

일상 속에서 우리 인문정신문화를 고양해 사회의 품격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7대 중점과제와 전담기구 설치 추진 등 정부 차원의 청사진이 마련됐다.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 제4차 회의를 열어 인문정신문화 고양을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 보고와 함께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문화융성위 산하의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회(위원장 유종호)가 주관해 마련한 중장기 정책방향 보고서에는 ‘인문정신을 시민의 지혜로’라는 기조 하에 ‘인문정신문화진흥법’ 제정 추진과 재원 확보, 초·중·고등교육 과정에서 인문기반 교육의 도입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특위는 인문정신 진흥을 위한 제도화의 필수 과제로 지난 1965년 설립된 미국의 국가인문진흥재단(NEH)과 같은 국가 차원의 진흥기구 설치를 제안했다.박 대통령은 이 같은 특위 보고와 관련해 법 제정과 전담 진흥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7대 중점 과제는 △초·중등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인문정신 함양 교육 강화 △인문정신 기반 대학 교양교육 개선 △인문 분야 학문 육성 △전국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체험 확대 △인문자산과 디지털 연계 프로젝트 지원 △은퇴자의 청소년 교육 참여 등 문화 향유 프로그램 다양화 △국제교류 활성화 등이다.교육부는 이과 대학생이라도 일정 인문 교양과목 이수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을 통해 인문교육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또한 인문학 전공 대학생이 비전공 학생을 돕는 ‘인문멘토단’을 내년부터 운영키로 하고, 참여 학생에겐 학기당 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대학생들로 하여금 소외계층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는 ‘인문 재능기부단’도 운영한다.연합뉴스

  • 문화일반
  • 연합
  • 2014.08.07 23:02

"전통문화 종사자 대상 산업화를"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은 전통문화의 대중화 및 세계화 보다는 전통문화 종사자 및 비즈니스 개발자를 상대로 한 산업화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재)한국전통문화전당이 5일 문화전당 4층 세미나실에서 학계 및 지역 전통문화분야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전통문화산업 인력양성 분야별 세부계획수립 연구용역에 대한 최종 보고회에서 나왔다.용역은 경희대 산학협력단 문화예술경영연구소가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진행했다.연구팀은 이날 향후 문화전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전문 인력양성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비즈니스 개발자와 산업적 마인드를 가진 예술가, 전통문화를 융합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향후 운영방향을 제시했다.연구팀은 문화전당은 일반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의 대중화와 세계 전통문화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전통문화 종사자 및 비즈니스 개발자를 상대로 한 산업화에 더욱 비중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팀은 전통문화예술 관련 종사자 80명을 대상으로 한전통문화산업 인식조사결과, 응답자의 56%가 현재 한국의 전통문화산업 수준이 낮다고 밝혔고, 92%가 산업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더불어 프로그램 개발역량 확보 및 안정된 운영을 위해 △교육전담 인력 배치 △전담교수제 도입 △인증제도 실시 △아카이브 구축 등을 과제로 꼽았다.이를 위해 사업초기에는 프로그램 개발의 경우 기초단위로 시작하되, 대중화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산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한편 전통문화 분야 특화프로그램 개발에 나설 것을 제시했다.

  • 문화일반
  • 김준호
  • 2014.08.06 23:02

익산 문화공간지기 신귀백·이동순 부부 "젊은 예술인과 영화 이야기하며 소통"

59년생 동갑내기 부부는 학교 선생님이었다. 어느 날 남편은 공부를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다며 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향으로 가자고 말한다. 30년만의 귀향은 그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고향에서 문화를 사랑하는 젊은 후배들을 위한 공간을 벌였다.영화평론가 신귀백 씨(56)와 부인 이동순 씨(56)의 컴백 홈. 다시 온 고향에서 뿌리내리며 문화로 이웃과 소통하고 있는 부부를 만났다.늦은 저녁 카페 키노를 찾았다. 아직도 얼굴에는 개구쟁이 호기심이 가득한 남편 신귀백 씨. 온아하고 우아한 자태를 간직한 아내 이동순 씨. 정읍과 전주에서 활동하던 이들 부부를 익산에서 만나기가 조금은 낯설었다.신 씨는 도내에서 영화평론가로 꽤나 유명하다. 그는 영화 〈미안해 전해줘〉의 감독으로 현재 경상대, 우석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전북비평포럼회장, 전북독립영화제 조직위원, 무주산골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지냈고, 저서로는 〈영화사용법〉이 있다. 이 씨는 정읍 배영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었다.지난해 부부는 은퇴 후 익산에 터를 잡았다. 익산시 모현동, 새 주소로는 고현로. 이곳은 남편이 어린 시절 어머니, 형제들과 생활했던 고향집이다.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집을 손봤지만 거의 리빌딩(재건축) 수준이었다. 330㎡가 넘는 공간에 아담하고 예쁜 집과 문화 공간 카페를 지었다. 앞마당과 뒷마당에 한 그루씩 잘생긴 백일홍을 심어 지나가는 이웃에게 눈인사도 건넸다. 처음에 은퇴하고 집을 짓고 카페를 짓는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부러워했어요. 그러나 하루에 2시간씩 풀을 뽑고 정리해줘야 아름다움이 유지되죠. 만만하게 덤빌 일이 아니고 정말 중노동이에요.이 부부의 기본 터전은 카페 키노(KINO:유럽의 영화관. 독일어로는 영화관을 das kino라고 함)다. 영화를 사랑하는 부부의 소망처럼 익산지역의 자유로운 문화공간이자 쉼터로 떠오르고 있다. 키노는 여느 카페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내부 곳곳은 카메라, 영화 포스터, 책이 놓여 있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꾸미고 싶은 부부의 바람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남편의 소망은 익산지역의 영화 만들기, 익산 출신 영화인과 익산에서 찍었던 영화의 자료 구축이다. 아내의 바람은 동화책 함께 읽기, 대학생에게 자기 소개서 쓰는 법 전수, 아이들 글쓰기 지도 등이다. 30여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부부는 바쁘다. 새로운 인연 만들기와 영화와 인문학 나누기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신 씨는 현재 익산영화인문모임의 회장을 맡아 정기 모임을 이끌고 있다. 영화 토론이 주를 이루는 모임은 지금까지 여섯 번 이뤄졌다. 많이 모이는 날은 25여명, 적게 모이는 날은 10여명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동안 같은 취미와 공감대를 나눌 공간과 사람들에 목말랐던 지역의 인재들이 곳곳에서 모여들었다. 교사, 작가, 교수, 주부, 학원 강사 등 다양한 회원들로 모임이 구성됐다. 영화에서 이제는 인문학, 철학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진행한 행사로는 지난 5월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전찬일 영화평론가가 진행한 독일 영화 강의, 지난 6월 대학가요제 은상 수상 출신인 김정식 씨를 초청해 작은 콘서트를 진행했다. 특히 김정식 콘서트에는 주최 측 추산 200여명, 경찰 추산 70여명의 관객이 카페를 가득 메웠다고 주인장은 은근히 자랑한다. 이번 달에는 안도현 시인과 함께 하는 북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이들은 익산이라는 지역적 열세를 벗고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모임을 지향한다. 지역의 문화 예술인이 전국의 유명 감독, 배우와 밤새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철학자와 논쟁을 벌이는 그런 날을 꿈꾸며 한발 한발 준비한다는 포부다. 신 씨의 카페와 집은 그의 염원대로 젊은 후배 예술인에게 좋은 놀이터가 되고 있다. 오전 2~3시까지 예술인들이 모여서 떠들고, 자고, 놀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익산은 예술인들의 쉼터가 적어요. 특히 젊은 예술인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죠. 제 표현대로 찌대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이것이 저희가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죠.이 부부는 후배들이 열정과 끼를 맘껏 발산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리고 만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지역의 자유로운 문화공간지기를 자청하고 나선 이 부부의 인생 2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4.08.06 23:02

전북도립미술관장 공모에 6명 지원...전문성·경험 중시 공정 심사 주목

속보=전북도립미술관장의 응모 접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차기 관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민선 6기 송하진 도지사의 문화 정책에 대한 이념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5일자 2면 보도)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마감한 도립미술관장 공모에 모두 6명이 지원했다. 지원자는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61, 전주), 장석원 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63, 광주), 이철량 전북대 교수(63, 전주), 김형권 한국힐링미술협회장(60, 성남), 이기전 삼례문화예술촌 VM아트미술관장(60, 서울), 최병길 원광대 교수(59, 익산)다. 전북도는 전문성 있는 인사를 공정하게 기용하겠다며 내정설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지만 두 달 가까이 공석인 상태에서 특정인에 대한 카더라식의 하마평도 끊이질 않고 있다. 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적합한 인선이 이뤄질 경우 거센 후폭풍도 전망되고 있어 공정한 심사와 임용이 요구되고 있다.후보자 가운데 이흥재 전 관장은 지난 5년간의 운영 실적에 대해 공과를 모두 평가받아야 하는 위치다. 지역 미술계에 폭넓은 이해와 함께 업무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도립미술관은 체계화된 운영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했고 전문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장석원 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도내 출신으로 현재 전남대 재직하며 미술이론을 가르치고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1980년대 실험적인 행위예술을 선보이고, 형상미술을 통해 예술과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에서 전시기획을 했으며, 지난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을 거쳐 2004년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이철량 교수는 한국화가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수묵화운동의 중심 작가로 활동하며 한국화에 대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980년 동아미술상, 2010년 한국미술작가 대상을 수상했다. 김형권 한국힐링미술협회장은 원광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30년간 달빛을 주제로 작업했다. 현재 경기 성남에서 월산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적 연고와 함께 풍부한 인맥이 장점이라는 후문이다.이기전 삼례문화예술촌 VM아트미술관장도 도내 출신으로 미술교육학과 미술학을 전공했다. 작업과 미술관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최병길 교수는 조소를 전공했으며, 이론 중심으로 후진을 가르치고 있다. 지역에서 미술 평론과 미술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서류심사와 2차례의 면접을 거쳐 도립미술관장을 임용할 계획이다. 도립미술관장은 지방서기관(4급)으로 2년 임기의 계약직이지만 최장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초대 최효준 관장과 전임 이흥재 관장 모두 각각 5년간 임기를 수행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8.06 23:02

여행 바우처 '유명무실'

정부가 올해부터 문화여행스포츠 바우처 사업을 문화누리카드 하나로 통합운영하고 있지만, 관광 분야의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문화누리카드 제도가 문화소외 계층의 이용 편의성과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오히려 특정 분야 이용에 편중되면서, 제도 도입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지역 올해 상반기 문화누리카드는 사용 실적은 모두 8만9519건으로 이용금액은 17억731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서구입이 7억4762만원(42.1%)으로 가장 많았고, 영화관람 4억3740만원(24.6%), 문화일반 4억870만원(23%) 순을 기록해 세 분야가 전체 사용액의 89.7%를 차지했다. 반면, 여행 바우처 분야(숙박관광지여행사항공)의 사용액은 8230만원(4.6%)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는 문화누리카드 제도 도입 이전부터 제기됐었다. 당시 문화전문가들은 문화여행스포츠 장르를 통합해 운영할 경우, 여행이나 숙박, 공연전시보다는 도서구입영화관람 등에 편중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정부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이유로 사업을 강행했고, 통합 이전과 비교해 이용 분야 편향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슈 브리프에서 현행 여행바우처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 관광지관광시설의 할인 혜택 증대 등 현실적 지원을 늘릴 것을 주장했다. 현재 스위스 등 서구 유럽의 경우 바우처 형태로 여행지원을 하지 않고, 관련 상품권 구매이용 시 가격할인율을 적용해 폭넓은 대상에게 경비절약 혜택을 주고 있는 반면 국내는 거의 할인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문화누리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이 있지만 이용이 제한적이어서, 사용자가 여행을 하는 데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관광연구원은 여행바우처 사업의 수혜대상 폭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국한된 수혜대상을 평균소득 100% 수준까지 높이되, 본인 부담률을 차등적으로 부과해 관련 분야 카드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4.08.04 23:02

예술인·주민 하나되는 하룻밤 동네잔치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는 동네 잔치가 열린다. 예술인과 원주민이 어울려 공동체를 만드는 무대가 펼쳐진다. 서학동 예술마을공동체는 1일 오후 6시부터 전주교대 인근에서 서학동 예술마을 하룻밤 골목 축제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가 주관하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후원한다. 이날 골목 축제는 지난 6월 시작한 2014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 가운데 예술가가 살고 싶은 서학동 예술마을프로젝트의 하나로 실시된다. 서학동 일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예술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의 추진했던 활동을 맛보기로 비추는 자리다. 축제는 마을의 버드나무쉼터에서 표지석의 제막식으로 시작한다. 예술마을임을 알리는 표지석은 설치미술과 행위예술을 하는 심홍재 작가가 기획제작했다. 서학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심 작가는 이곳을 감싸고 있는 학산을 학 2마리로 형상화해 표지석에 표현했다. 이 버드나무는 마을의 중심을 잡는 상징물이었지만 산업화와 함께 시멘트로 밑동이 발라져 예술마을공동체가 이를 제거하고 표지석을 세웠다. 이후 싸전다리 건너편 전주교대 부속초등학교 쪽 모퉁이쉼터에서는 아트수레 야간예술장터와 음악회, 차력쇼가 이어진다. 그동안 서학예술마을 곳곳에 자리 잡은 작가와 이들이 실시한 강좌를 수강한 주민이 만든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부채, 도자기, 목공예, 자수, 뜨개 생활 소품 등을 관광객과 주민에게 선보인다. 더불어 심흥재 작가는 차력쇼를 준비하며 이날 웃음 전도사의 역할을 차처했다. 쌍절곤으로 촛불 끄기, 이빨로 트럭 끌기 등 추억의 차력쇼를 선사할 예정이다. 해가 진 뒤에는 음악회가 마련된다. 사랑과 평화 멤버였던 이병형 씨와 여성 4인조 프로젝트그룹 비포장시대의 노래와 함께 마을음악가 김학수 씨의 세미클래식 선율이 예약됐다. 고수 조결, 아쟁 소도희이선재 씨도 박종선류 아쟁 산조로 여름밤을 수놓는다.서학예술마을의 촌장인 음악가 이형로 씨는 오는 10월 거리축제에 앞서 주민과 이곳에 정착한 예술인이 소통하는 자리다며 도자기,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추가로 이곳에 자리를 잡아 앞으로는 마을 차원에서 아트숍을 활성화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한편 2014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자생적인 주민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 전국 13개 단체가 선정됐다. 서학동 프로젝트는 오는 2016년까지 국비 지원을 받아 예술을 통해 먹고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을에 거주하는 예술가와 주민이 예술교육, 마을축제, 생산품의 전시판매 등을 함께 한다. 서학동 예술마을에는 현재 약 40명의 예술인이 터를 잡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8.01 23:02

[청년문화예술가-배병희 조각가] 이야기가 숨쉬는 작품…관객과 소통 지향

건물을 연상케 하는 거친 통나무 위에 얼굴 없는 사람이 우뚝 서 있다. 다원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무미건조하게 사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서류가방, 상자, 쇼핑백, 우산, 악기, 넥타이 등 각 인물마다 공통적으로 빨간색을 띤 사물을 지니고 있다. 이 사물들은 그 인물의 삶에서 무게 중심이자 그들이 쫓기며 사는 이유다. 지난 18일 찾은 전주초등학교 인근 배병희 작가(33)의 작업실 한쪽에는 지난 1월 전시했던 작품 일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인간이 문명을 만들었지만 점점 문명이 인간을 지배합니다. 이 둘의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산책을 하다 나무의 군집된 모습을 보고 현대사회의 소산인 빌딩의 위에 고독하게 서 있는 시민을 착안했습니다.작업실의 다른 쪽에는 이동하는 모습의 얼굴 없는 조각상이 있었다. 1탄 작업에서 인물이 정적으로 건물에 서 있었다면 2탄은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을 조각했다. 인물들은 투박하고 다소 과장된 몸짓이다. 움직임을 가미해 형상에 생동감을 입혔다. 복잡한 사회에서 획일화된 인간을 담았다. 배 작가는 독일 유학시절 만났던 사람들을 모델로 형상화했다며 고전적 재료인 나무가 역설적으로 점점 상막해지는 사회를 표현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어릴 적 빨래집게나 나뭇가지로 장난감을 만들어 놀곤 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웠다. 그는 별도의 교육 없이 중학교 2학년 때 전국소묘대회에서 은상을 탄 뒤 예고 진학을 권유 받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에 진학했다며 고교시절 건축학과에 가기 위해 드로잉을 배운다는 핑계로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들려주었다.그는 지난 2006년 전북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독일로 향했다. 자연주의와 인지학적 교육 방침으로 알려진 알리누스대학의 예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해 1월 귀국했다.그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독일어를 익혔는데 귀국할 즈음 잘 들리게 됐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그는 현지에서 철학적 사고나 작가 내면의 이야기를 먼저 정립하고 작품을 시작하는 방식을 체득했다며 발상의 시작이나 결과물까지 가는 과정이 느리더라도 자기만의 이야기가 탄탄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떨어지거나 작품을 억지로 포장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이야기를 시각화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지향하는 작품이 목표다. 그는 현재 작업하는 각각의 조각상에 단편 소설처럼 개인사를 넣어 줄거리를 확장하고 있다며 나무 조각으로 작업을 한정하지 않으며 하나의 주제에 중점을 두고 설치나 영상 등을 이용한 다양한 결과물로 관객과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7.31 23:02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여름방학 예술캠프 "손에 반창고 붙여가며 합주 맹연습"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말을 분주히 준비하는 고사리손들이 있다. 29일 찾은 장수군 번암면 별이 뜨는 인문학당연수원에는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이하 바람꽃)단원들이 내는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태평소, 장구 등의 선율이 한데 어우러지며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을 연습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이 되서도 전북도립국악원 안은정 단원은 얼굴이 빨개지도록 거문고를 뜯으며 바람꽃 아이들에게 쿵닥쿵닥 한 번만 다시 해봐와 자, 다시 해 봐를 연신 외쳤다. 아이들은 그 손길을 보며 소리를 내고 다시 안 단원은 우리는 손이 아니라 술대를 움직이니까 틀리면 바로 티가 난다며 25현 가야금을 연주하는 바람꽃 아이들과 함께 박자를 맞췄다. 안 단원은 신모듬은 가야금과 거문고를 16비트에 맞춰야 하는데 엄지를 고정하고 검지를 위아래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며 아이들이 손에 반창고를 붙이며 맹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방에서는 도립국악원 김춘숙 단원의 지도로 4학년 2명, 5학년 1명 등 개구쟁이 3인방이 흥보가의 돈타령을 우렁차게 연습하고 있었다. 가사가 적힌 종이를 넘기며 얼씨구나 절씨구나 못난 사람도 잘난 돈, 잘난 사람은 더 잘난 돈으로 북소리에 따라 목청을 높였다.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던 자원봉사자들도 쪼그마한 것들이 소리를 잘 하네라며 거들었다.국내 첫 국악판 엘 시스테마인 바람꽃이 지난 28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여름캠프를 진행하며 담금질을 하고 있다. 바람꽃은 지난 2012년 8월 전주 삼성보육원의 원생 가운데 80%가량이 참여해 창단했다. 도립국악원 단원들의 재능기부로 매주 월요일마다 수업이 이뤄졌다. 올해도 여름방학을 맞아 4번째 예술캠프가 열렸다. 이번에도 별도의 예산 없이 주변의 후원으로 31명의 바람꽃 단원과 12명의 도립국악원 단원이 오는 12월12일 예정된 정기 공연을 대비해 맹연습에 돌입했다. 태평소와 사물놀이가 중심이 되는 곡을 시도하면서 타악도 4명에서 6명으로 보강했다. 다음달 정기 수업시간부터는 오는 10월25일 전주덕진노인복지회관에서 펼치는 무대를 연습할 계획이다. 무용을 배우는 장모 양(14)은 처음에는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실력이 많이 나아진 거 같다며 지난해 말 첫 정기연주회를 하고 나서 모두 업(up)되고 의욕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정기 공연 때는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선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춤을 가르쳐주는 도립국악원의 박현희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바람꽃의 지휘를 맡은 박지중 도립국악원 지도위원은 캠프를 통해 집중적으로 연습하며 평소 부족함을 메우고 있다며 정기 공연 때 무대를 마친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어 더욱 열의가 생긴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7.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