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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job는 당신] 헬스 트레이너가 되려면

웰빙이 대세일수록 올바른 운동법을 처방하는 헬스 트레이너의 수요는 계속 늘 것이다. 대학 체육 관련 학과 전공자들이 대다수이지만, 절대 기준은 아니다.자격증 없이도 할 수 있겠지만, 관련 자격증이 있다면 전문성 확보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생활체육 지도자 3급 보디빌딩 시험'이 있다.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 가능하며, 해마다 5월께 일정이 나온다. 취득 절차는 원서접수->서류전형->실기심사(또는 선발 필기시험)->연수->필기검정시험 순이다. 면접 테스트인 실기 심사가 가장 까다롭다.전북에는 전북대(063-270-2819)와 군산대(063-469-4641)에 연수원이 있다.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시험은 실기 테스트, 포즈 테스트, 인터뷰 등으로 진행된다. 이는 각 연수원의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격 검증에 합격하여 연수가 확정되면 10일(60시간)의 연수 기간 동안 8과목을 배우고, 과목당 10문제씩 총 80문제 중 60% 이상을 맞춰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실기테스트실기테스트는 여러 가지 운동 동작을 충분히 숙지하여야 하며, 두세 가지 동작을 테스하게 되는데, 이때 동작은 정확한 방법으로 천천히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예를 들면 '바벨 프레스를 해보세요' '데드리프트를 해보세요' 등이다.▲ 인터뷰인터뷰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원리, 운동생리학적 이론, 대상별 운동 프로그램 처방 방법, 보디빌딩의 역사, 각 체급 현황 등을 질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연수원 담당 교수 1명, 보디빌딩협회 관계자 1명이 심사한다.'유산소 운동을 설명해 보세요'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를 어떻게 지도하겠습니까?' 등의 질문이 주어진다.▲ 포즈 테스트포즈 테스트는 대개 규정 포즈를 테스트하게 되는데 연수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포즈 테스트를 하지 않는 곳도 있고, 자유 포즈를 테스트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당 연수원에 시험 유형에 대해 문의하는 것이 좋다.▲ 출처: 다음 카페 '웨이트 마니아' http://cafe.daum.net/fitnesspeople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07.24 23:02

[꿈을 job는 당신] 헬스 트레이너 이철호씨

중학교 때까지 너무 말라, 여름에도 긴 바지와 긴 팔만 입고 다녔던 '말라깽이 소년'은 어느 날 TV에 나오는 보디빌딩 선수들을 보고, '이거다' 싶어 곧바로 헬스장으로 달려 갔다.11년 뒤 이 소년은 '2009 미스터 전북'에 선발됐다.현역 보디빌더이면서 헬스 트레이너인 이철호 씨(28). 그는 "TV에 나오는 '역삼각형'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며 "보디빌딩을 하고 나서 체형뿐 아니라 내성적이던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헬스 트레이너는 '몸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이 씨는 "트레이너는 개인마다 체형에 맞는 운동법을 처방하고, 식단을 짜준다"며 "운동과 건강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바르게 전달해 주는 사람이 헬스 트레이너"라고 말했다. 이 씨는 고2 때부터 운동하던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다, 제대 후 본격적으로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했다."수도권에서는 일대일 맞춤형 지도를 하는 퍼스널 트레이너(personal trainer)가 정착됐지만, 전주는 아직 걸음마 단계예요."그래도 일부 트레이너들은 개인 명함도 만들고, 팸플릿도 돌린다고 귀띔했다. 퍼스널 트레이닝 비용이 한 달에 40~50만 원 등 고가이기 때문에 '급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결혼식을 코 앞에 둔 신부나 면접을 보는데 비만 때문에 걱정인 취업 준비생, 지나치게 깡마른 남성 등이 주 고객이다.이 씨는 "3개월 정도 하드(hard) 트레이닝을 하면 대부분 감량에 성공한다"며 "체중이 100㎏이 넘는 회원을 70㎏까지 빼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보디빌딩의 '보'자도 모르던 박성재 군(전주생명과학고 1학년)은 4개월간 이 씨의 지도를 받고 올해 미스터코리아대회 학생부 4위, 미스터전북대회 학생부 1위에 오르기도 했다."자세가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20세트 이상, 시간으로 하면 1시간 넘게 한 가지 동작만 반복하게 한다"는 이 씨는 "11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 온 게 가장 큰 밑천"이라고 말했다.그는 "외형상 근육 사이즈가 일반 트레이너와 다르기 때문에 회원들이 '우리 트레이너는 벤치프레스(bench press)할 때 200㎏씩 밀고, 스쿼트도 230㎏씩 한다'고 추어올릴 때 머쓱하면서도 기분이 좋다"며 "헬스 트레이너는 꽉 조인 반팔을 입을 때 가장 멋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그런 그도 아버지뻘 되는 회원들이 등판을 때리거나 가슴을 만지면서 '한 3개월 하면 돼? 모기는 물려?'라고 말하며 마치 아르바이트생(아르바이트생에게도 이렇게 하면 안 되건만.) 취급하거나 '어이, 이리 와봐' 하며 반말을 할 때는 곤혹스럽다고 했다. 그럴 때도 이 씨는 '예'하고 웃으며 달려 간다고 했다. 웃음도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는 헬스장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처음에는 서로 서먹하게 인사하던 남녀가 일주일이 지나 서로 손 잡고 러닝머신을 타기도 하고, 남성 회원들의 경우 벤치프레스 할 때 상대방을 의식한 나머지 바벨(역기)의 무게를 올리다 밑에 깔리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보디빌더와 헬스 트레이너 등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이 씨의 고충은 뭘까."월급을 타면 '헬스 보충제'와 닭가슴살, 쇠고기, 달걀 등을 사는 데 80만 원 이상을 씁니다. 달걀은 매일 한 판씩 먹어요. 삶아서도 먹고, 프라이나 오믈렛을 해먹기도 합니다."이 씨는 기회가 되면 서울의 대형 피트니스센터에서 본인 이름을 내걸고 퍼스널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로서는 보디빌딩 '프로 카드'를 획득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 카드는 세계대회에 나가 순위권에 들어야 주어진다. 그 전에 올해 전국체전에서 순위권에 들어 실업팀에 입단하고, 국가대표가 되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07.24 23:02

北, 최승희 창작무용 50여년만에 복원

북한이 일제강점기에 세계적 명성을 떨쳤던 무용가 최승희의 창작 무용극 '사도성의 이야기'를 50여년만에 복원, 내년 재연할 예정이라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23일 전했다. 이 신문은 "1956년에 최승희가 창작한 무용극 '사도성의 이야기'가 50여년만에 재연된다"며 북한 무용 관계자들은 이를 "조선무용을 세계적 예술의 경지에 끌어올릴 계기"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승희는 일제 강점기에 유럽 무대 등에서 '동양의 무희'라는 등의 평가를 받으며 한민족의 춤사위를 전 세계에 알린 무용가로, 광복 직후인 1946년 남편 안막(安漠)을 따라 월북, 활동하다가 1967년 "체제전복을 꾀한" 남로당에 연루된 죄목으로 숙청됐다. 최승희는 그러나 2003년 '신미리 애국열사릉'으로 이장되면서 복권돼 재평가받기 시작했으며, 그 묘비에 의해 불확실했던 그의 사망 연도가 1969년 8월로 확인되기도 했다. '사도성'이라는 성에 쳐들어온 왜적들에 대한 백성들의 투쟁과 그 과정에 싹튼 성주의 딸과 한 어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사도성의 이야기'는 4장으로 구성된 1시간 20분짜리 무용극으로 최승희가 대본, 안무, 연출을 도맡았었다. 조선무용가동맹 홍정화 서기장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발레 분야에는 무용극 작품이 많지만 민족적 춤가락만을 놓고 무용극을 만든 '사도성의 이야기'는 세계적 견지에서 보아도 희귀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1956년 초연 당시 영상자료를 기초로 하고 홍정화 서기장을 비롯해 50여년전 무대에 섰던 배우들을 고문으로 참여시켜 작년 8월 이 무용극의 복원에 착수, 이미 2차례 시연회를 했으며, 현재 마지막 수정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특히 2011년은 최승희 탄생 100주년이어서 남한 무용계도 각종 기념행사를 준비중이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무용극 복원 작업은 더욱 주목된다. 홍 서기장은 최승희 창작 무용극의 복원을 "조선 무용계의 침체를 깨뜨리기 위한 돌파구를 열어놓기 위한 계기로 삼고있다"고 말했다. 북한 무용계는 1970년대 '조국의 진달래', '눈이 내린다', '사과 풍년', '키춤' 등 "4대 명작" 이후 이들을 능가하는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70년대부터 해마다 열리는 소품축전도 "1등이 없는 2등"만 나오는 현상이 계속될 정도로 북한의 무용계가 오랜 침체를 겪고 있다는 게 홍 서기장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이들 4개 작품을 비롯해 북한이 내세울 만한 무용극은 "이미 세계를 3,4바퀴씩이나 돌았다"며 "김정일 장군님께서도 이를 지적하시고 이번에 무용극을 재연할 데 대해 말씀하시었다"고 설명, 북한 무용계가 이번 복원작업에 들이는 공을 짐작케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7.24 23:02

[행사·축제] 마을 문화 체험하고 농촌의 의미 깨닫고

사단법인 전통문화사랑모임이 도내 마을들을 발굴해 각각의 마을이 가지고 있는 문화를 체험해 보는 옴니버스 문화탐방 캠프 '하! Ha! 夏!'를 진행한다.도시 아이들에게는 농촌을 경험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 도시와 농촌을 연계해 우리 사회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농촌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캠프다.첫 캠프는 25일부터 27일까지 전주 한옥마을과 진안 배넘실마을을 찾아가는 '자연과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문화체험'. 한옥마을에서는 천연염색, 한지공예, 비빔밥만들기 등을, 배넘실마을에서는 용담호 주변에서 곤충 잡기, 물놀이, 황포돗배타기, 황토방에서 잠자기, 옥수수 따고 감자 캐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8월 1일부터 3일까지는 한옥마을과 진안 감동마을에서 '흙내음나는 시골마을에서 농촌체험과 전통문화체험'을 할 예정. 감동마을에서는 대나무 물총을 만들어 보고, 미니땟목타기, 정자에서 퀴즈쇼, 옛날 방식으로 두부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각 캠프마다 초등학생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체험비용은 10만원. 전주교육대학교 예비교사들과 전통문화사랑모임 체험교육팀, 농촌마을 주민들이 직접 교사로 참여한다. 문의 063) 287-6300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7.24 23:02

[음식의 비밀] (39)냉면

'차가워 너무나 속시려 너무나 / 이빨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 가슴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 널 보면 너무나 또 다시 봐도 너무나 / 차디차 너무 떨려 냉면 냉면 냉면.''무한도전 듀엣가요제'에서 개그맨 박명수와'소녀시대' 맴버 중 하나인 제시카가 부른 곡'냉면'이 화제다. 엉뚱한 가사에 시원하고 신바람 나는 멜로디로 전문가들도 의아할 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덕분에 냉면의 인기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새콤하고 시원한 육수에 담긴 쫄깃한 면을 한 젓가락 '후루룩' 삼키면 입맛도 살아나고 더위도 물러간다.하지만 냉면도 체질에 따라 즐기는 입맛이 다르다. 얼음 둥둥 띄운 물냉면보다 매콤새콤한 비빔냉면이 더 '땡기는' 당신은 더위에 강한 태음인이나 소음인. 땀을 흘려야 몸이 가뿐해지는 태음인은 소화나 흡수력이 뛰어난 반면 대장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비장과 위를 보호해 기혈작용을 돕는다. 무와 도라지 같은 매운 맛 채소와 쇠고기가 어우러진 냉면이 잘 맞다.체질적으로 열이 부족한 소음인은 고춧가루나 후추, 양파 등 매운맛 채소와 함께 인삼이나 황기, 삼계탕을 즐긴다. 비장과 위장이 약해 소화기능이 떨어지므로 따뜻한 성질의 닭고기와 몸의 열기를 복돋워주는 매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시원한 물냉면이 좋다면 당신은 태양인과 소양인. 태양인은 간 기능이 약하고 소화장애가 자주 오기 때문에 육식보다 담백하고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해물이나 채소류가 곁들어진 음식이 좋다.심장과 소화 기능은 발달했지만 신장 기능이 약한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으므로 열을 식혀주는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 뒤 열을 내리고 부기를 빼주는 오이나 가지, 호박, 우엉 등 고명으로 얹은 냉면이 '딱'이다.먹는 방법에 따라서도 냉면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전주시 삼천동에서 함흥면옥집을 운영하는 최경숙씨는 물냉면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최씨는 먼저 "메밀면을 확실하게 삶아야 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삶는 시간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삶다가 메밀 면을 끊어 보았을 때 가운데 심지가 조금 보이면 잘 삶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물을 부어 먹는 물냉면의 경우 육수는 일단 차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테인리스, 유기 그릇 또는 유리 그릇을 사용하면 더 차게 즐길 수 있다. 육수를 끓일 때 마늘, 생강 등을 넣으면 찬 메밀과 함께 서로 잘 맞아 위에 부담이 적다. 육수에 식초, 설탕 등을 넣으면 더욱 새콤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식초와 물의 비율은 1대1이 알맞다. 가장 매콤하고 '톡' 쏘는 새콤한 맛이 살아나는 비율. 매콤한 맛을 더 우려내고 싶다면, 발효된 겨자에 사이다와 설탕을 버무려 강한 맛을 없앤 후 묽은 농도로 만들면 된다.하지만 최씨는 "차가운 냉면을 들이키면 탈나기 쉬우므로 일단 따뜻한 육수 한잔을 마셔서 위를 보호한 뒤 차가워서 바짝 긴장하게 되는 냉면을 입으로 뚝뚝 끊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냉면마다 어울리는 반찬도 따로 있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의 물냉면엔 고춧가루 양념이 빠진 하얀 무생채와 열무김치가, 비빔냉면엔 얼갈이김치와 양배추생채가 잘 어울린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7.24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⑩5일장

계절이 사람 사는 동네로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이 장터다. 할머니들이 부려놓은 보자기엔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차례로 나온다. 특히 햇것이 나오는 봄과 가을이면 활력이 넘친다. 봄볕에 한껏 부풀어 오른 냉이와 달래, 두릅, 참나물, 취나물 등 산나물은 풀풀 흙내를 풍긴다. 보는 것만으로도 텁텁했던 입맛이 개운해지고 몸도 한결 가볍다. 봄 장터엔 호미며 낫 등 농기구들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몸 푸는 대지를 돋우려 잘 벼려놓은 것들이다. 겨우내 갈무리하고 묵힌 장아찌들도 밑반찬거리로 한 몫을 한다. 가을걷이가 끝난 장터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손수 지은 메밀과 수수, 콩 등의 잡곡과 직접 딴 산초 열매로 짠 산초기름·들기름·참기름 등의 기름, 볕에 널어 말린 고추와 곤드레나물, 묵나물, 더덕, 황기, 인진쑥, 오미자, 당귀 등의 심산유곡에서 캐낸 약재까지 풍성하다. 말만 잘하면 한 주먹 가득 덤을 얻거나 단돈 100원이라도 에누리할 수 있어서 더 기분 좋은 장터. 교통이 발달하고, 대형마트들이 늘어서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장터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지만, '장터'라는 그 한마디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장터는 단지 물건이 오가고 생필품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터에는 그 지역의 특별한 먹을거리와 놀 거리가 있으며, 생명의 환희가 넘친다. 그곳에 머무노라면 잠시 밀쳐두었던 아련한 추억들까지 되살아난다. 그래서 장터는 먹먹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볕 따사로운 하루, 상큼한 나물과 사람 사는 정이 넘치는 5일장에 들러 계절을 맞는 것도 좋으리라. 시골 장터는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점심이 지나면 하나둘씩 파하기 때문에 장터의 활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소박하고 살가운 장터여행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북의 5일장들은 명성이 꽤 높았다. 지금 전북 지역에서 차려지는 장터는 모두 57곳. 진안이 10곳으로 가장 많다. 꼼꼼히 살피면, 아직 때 묻지 않은 재래식 5일장도 여럿이다. 대개 학교 운동장만한 넓이. 슬쩍 눈길 주며 걸어도 다 둘러보는데 십 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장터에 가면 충분히 해찰을 해야 한다. 드럼통에 피운 불에 언 몸을 녹이는 장꾼들, 한가한 틈을 타 담배를 물고 있는 튀밥장수 할아버지, 큰 짐은 머리에 이고 작은 짐은 손에 들고 집으로 향하는 아주머니, 입을 한껏 벌린 채 두릅에 묶여 있는 노가리들, 팔려고 내놓은 강아지와 오리, 병아리들과 그 앞에 모여 있는 아이들…. 시골장터에는 뜨거운 국밥이 있고 새벽같이 내온 곡물과 야채가 바닥에 펼쳐 있다. 어물전 비린내와 장사꾼들의 시끌벅적한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골목에 들어선 아이들이 어김없이 엄마 치맛자락을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은 변함없다. 아무개 집과 상회라는 가게이름들이 묘한 향수를 일으키는 것처럼 장터에는 살아가는 정겨움이 있다. 막걸리 한 사발에 묵은 감정을 털어 내는 곳. 그래서 장터는 지친 이들에게 어머니 품 같은 고향이다. 소박하고 살가운 장터여행, 마음 한 구석부터 조금씩 따스해져 오다가 오감을 깨우는 전북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전북의 5일장△ 고창, 부안, 정읍전북에는 부안장이 두 곳에 있다. 부안군 부안읍에 서는 부안장과 고창군 부안면에 서는 부안장이다. 부안의 상설 어시장에서는 농어와 도미, 광어, 숭어, 민어, 백합, 대하 등의 싱싱한 생선과 어패류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장날이 되면 인근에서 온 상인들과 주민들이 어울려 푸짐하면서도 소박한 풍경을 자아낸다. 1965년 개장한 고창의 부안장은 한때 '알미장'이라고 불리며 번성했지만, 지금은 50여개소의 전형적인 시골장터다. 고창 해리장은 2백여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고창읍의 장날은 고창천을 사이에 두고 장터가 길게 펼쳐진다. 채소전을 시작으로 가축전과 어물전, 잡화전, 과일전 등으로 나뉘는데, 예전에는 전북 서북부의 대표 장터로 꼽힐 만큼 규모가 컸다. '용머리장'이라고도 불리는 정읍 산외장도 과거에 비해 규모가 작아졌다. 대개의 시골장이 그렇듯 고추와 오이, 마늘, 배추, 과일 등의 농산물이 앞에 선다. 신태인장은 일제 강점기부터 오일장으로 개장됐다. 부안 줄포장은 서해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과 곰소에서 담근 젓갈류 등이 자랑이다.△ 남원, 임실, 순창남원은 조선시대부터 1970년까지 지금의 광한루원인 천거동 187번지 부지에 5일장이 있었다. 모든 농·수산물과 생활용품을 남원과 지리산 인근 7개 군까지 공급 했으며, 특히 우시장은 당시 서부천거리에 일명 '곡마당'이 형성돼 수백 마리의 가축이 매매되는 전국 3대 장터 중 하나였다. 1970년 12월 광한루원이 확장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5일장 또는 상설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도 지리산약초, 남원칼, 목기류 등 서남권의 중추시장이다. 남원에서 가장 유명한 장터는 인월장이다. 순대국밥에 곁들인 인월막걸리 한 잔은 인생이 즐겁다. 채 씻기지 않은 그릇 속 고춧가루를 별일도 아니라는 듯 쓰윽, 닦아 다시 내주는 주인의 당당함이 살아 있는 곳.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한데 섞여 들린다.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물건을 사고팔며 인정을 나누는 호영남 화합의 장터이기 때문이다. 구수한 사투리로 물건을 자랑하고 후한 인심으로 덤까지 얹어준다.남원과 순창, 장수 3개 시·군과 7개 면의 교통 요충지인 오수는 지금도 장날이면 각 지역에서 몰려드는 장사꾼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투박한 시골사람과 깍쟁이 장사꾼이 흥정하는 풍경이 살아 있는 시골시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장터다. 임실 운암시장은 운암면소재지에 있다. 1965년 옥정호에 물이 차서 이곳으로 이전해 지금껏 명맥을 잇고 있다. 9∼10월에는 고추장이 크게 열린다. 순창 구림장은 산지의 산나물과 감, 꿀 등이 유명하며, 쌍치는 고랭지 채소와 오갈피, 고사리 등이 유명하다. 동계장은 봄에는 매실, 가을은 밤과 자연산 송이버섯의 거래가 많다. 복흥장은 표고버섯과 고랭지채소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탈과 장승을 찾는 수요도 많으며, 메주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자연산 산나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익산, 군산, 완주, 김제익산 황등은 조선후기부터 근대화 이전까지 발달한 곳이다. 황등의 옛 영화는 임방울 명창의 '호남가'에서 '풍속은 화순이요 인심은 함열이라'고 이름 올릴 정도였다. 나포와 곰개(현 웅포) 등에서 생선류, 젓갈류, 소금 등이 유입돼 시골장으로서는 규모가 상당했으며, 1940년부터 약 20여 년 동안 우시장과 망건시장도 번창했다. 여산장은 강경에서 유입된 생선류와 건어물류, 포목상, 일상잡화류 등과 연료용 화목장작 등 나무시장이 열렸다고 전해진다.완주 봉동장은 도시근교를 이용한 상업영농이 발달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물인 생강을 비롯해 왕포도, 양배추, 딸기의 판매가 이뤄진다. 각종 나물과 야채를 생산 농가들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인정도 가득한 재래시장이다. 대야장은 군산에서 하나밖에 남지 않은 5일장이다. '1910년경 임피군 남삼면에서 주민들이 물물교환을 위한 난장을 시초로 씨름, 도박, 농악이 횡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선조 때부터 열린 김제 원평장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호남지방 동학지도자들이 중심이 된 금구·원평집회가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무주, 진안, 장수오지의 대명사격으로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 진안, 장수. 이곳은 지금도 거래가 있는 편이다. 지금은 현대적인 시설로 바뀌어 재미가 덜하지만, 장수의 장계장은 20년 전만해도 장계장날이면 경남 함양과 전북 무주·안성·진안·남원·금산·전주 등 각지에서 모여들어 분주한 곳이었다. 지금도 우시장이 성시를 이룬다. 산서장에 갈 때면 안도현 시인의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이 시집은 시인이 산서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1990년대 중반에 이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담겨 있다. 장수 번암장은 영화 '행복'에서 영화 속 영수와 은희가 자장면 데이트를 즐긴 곳이다. 고요하고 아련한 밀애의 공간. 영화에도 등장한 '번암막걸리'는 걸쭉하고 달달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무주 무풍장은 1백년 이상 된 유래가 깊은 장이다. 고추, 마늘 등 무공해 농산물과 약초, 산나물 등을 구할 수 있다. 현대식 철근콘크리트로 1986년에 신축한 진안시장은 전국 인삼생산량의 15%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북수삼센터가 있어 인삼거래가 활발하다. 표고, 약초와 햇볕에 바짝 말린 고추의 거래량도 많다. /최기우 문화전문객원기자(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7.24 23:02

[독자 백가쟁명] 인격의 기본은 땅에 침 뱉지 않는 것 - 은종삼

"내 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 모악산 입구에 세워진 시인 고은의 모악산 예찬 시비가 등산객을 반긴다."모악산은 어머니외다."에서 나는 감탄한다. 그렇다. 모악산은 어머니다. 그런데 어찌 모악산만 어머니겠는가. 산은 산마다 다 어머니 아니겠는가. 어머니 모(母)자가 들어있어 산을 어머니로 상징하는 대표적인 산이 모악산이라고 여겨진다. 아니 어찌 산만 어머니겠는가. 산은 땅이다. 고로 땅은 어머니다.우리는 땅의 품속에서 산다. 땅은 살아 있다. 땅을 사랑해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땅에서 태어나 땅의 품에서 살다가 다시 땅의 품에 안긴다. 땅은 참으로 자애로운 어머니다. 그런데 우리네 인간은 땅의 소중함, 고마움, 거룩함을 잊고 산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섬기면서 직접 먹을 것 입을 것을 제공해 주고 쉼터가 되는 땅에게는 그 고마움을 절실히 깨닫지 못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무렇지도 않게 땅에 침을 뱉는 무례한 행동이다. 어머니인 모악산에 오르면서 어머니 품에 침을 뱉는다. 상큼한 산바람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향긋한 숲 냄새 다람쥐의 재롱, 산은 참으로 경외롭고 신성하다. 산이 좋아 산에 오르면서 그 좋은 산에 왜 침 뱉으면서 오르는가. 자각해 볼 일이다. 등산길 곳곳에 침이 뱉어 있다. 앞사람이 침을 뱉는다.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시비꾼 될까봐 꾹 참는다. 길에서 신사가 침을 뱉는 모습이나 고급 승용차 운전자가 차창 밖에 침 뱉고 담배꽁초 버리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그들은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당연지사로 여긴다. 그러나 엄연히 땅에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면 삼만 원짜리 범칙금을 물어야하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마땅히 단속하고 계도해야 한다. 아니 경범죄보다 더 두려운 것은 침을 뱉는 순간 침과 함께 자기인격도 뱉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옛 선인들은 하늘(천)과 땅(지)과 사람(인)을 삼원(三元) 이라 하여 똑같이 섬겼다. 고은 시인은 이어서 이렇게 읊었다. "저 아래 바람진골마다 /온갖 풀과 나무와 짐승들/ 한 핏 줄이외다." 참으로 명구다. 풀과 나무 짐승 아니 눈에 띄지 않는 벌레까지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우리네 식구다. 그런데 땅에 침을 뱉다니. 무심코 뱉은 침이 한 벌레나 미생물 등 작은 생명을 놀라게 하고 죽일 수도 있다. 또한 땅과 함께 존중되어야 할 모든 생명체를 모멸하는 참 못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다투고 절교할 때 '퉤퉤' 침을 뱉지 않던가.인격이란 무엇인가. 인간 됨됨이 곧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품격이다. 지식이나 지위 부자가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 생명존중, 자연사랑, 등이 이에 해당된다. 땅에 침 뱉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고결한 품격을 갖추게 함이다. 곧 가장 기본적인 인격이다. 인격의 기본이 바로 서야 명랑사회가 되고 국가 기강이 바로 선다.가정과 학교에서 직장, 사회단체, 관청에서 땅에 침 뱉지 않기 운동을 전개해 볼만하다. 인성교육과 환경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지고 신명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 어찌 일거삼득이 아니겠는가. 아~ 땅은 어머니외다./은종삼(전 마령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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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4 23:02

[독자 백가쟁명] '책마루' 도서관 개관을 기념하며 - 김은자

도서관에 가보면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을 종종 본다. 그러고 보면 나는 꽤 늦은 나이에 어린이 책을 접했다. 사촌 누나에게서 물려받은 전집을 닳도록 보던 큰 아이가 3학년 되던 해 남편의 권유로 도서관을 드나들며 어린이 책을 빌려와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도서관과 어린이 책과의 만남은 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몇 해 전 인기리에 방송된 MBC '느낌표'에서 각 지역에 '기적의 도서관'을 지어주는 것을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어린이들에게 맞게 지은 건물과 좋은 책으로 가득 찬 도서관을 보면서 전주에도 그런 도서관이 꼭 세워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기적의 도서관'은 전주를 비껴서 순천과 정읍에 세워졌다. 참 부럽고 야속했지만 어쩌랴? 내가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렇게 체념하고 지냈는데 생각지도 않게 전주에도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생기게 되었다.전주 송천동 롯데마트가 지어질 당시 조건으로 내건 문화시설이 공원과 함께 어우러진 어린이도서관이었다. 전주시로부터 민간 위탁받아 운영하는 것이라 운영팀이 꾸려가는데 어려움은 많지만, 정말 좋은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답사하면서 느티나무 도서관 운영사례를 공부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날마다 토론하고 연구하고 있다. 수 백 명의 초등학교 아이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치면서 '책마루'라는 이름이 정해졌다. 그리고 여러 번의 논의 끝에 '날마다 책을 읽어주는 도서관'을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정했다. 세계에서 읽기 능력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의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글자를 배우지 않지만,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 덕분으로 세계에서 뛰어난 독서 강국이 됐다.'순천 기적의 도서관'이나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책 읽어준다. 다른 도서관에 비하면 꽤 많은 시간이다. 때문에 이곳도 매일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문제는 충분한 자원 활동가를 확보하는 것. 시민이 운영하는 어린이 도서관이니 만큼 스스로 참여하는 일꾼들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보다 일꾼이 더 많은 도서관이 되길 바라고 있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도, 하루종일 학교에서 지친 아이도 '책마루'에 오면 편한 자세로 앉아서 기분 좋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이다.본래 마루는 어린 시절 학교 갔다 와서 책가방 던져놓고 누워 쉬던 곳이었고, 배 깔고 연필에 침 묻혀 가며 숙제하던 곳이었으며, 비 오고 눈 오는 풍경을 볼 수 있고 가족과 친구와 감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다. 즉 쉼과 소통과 관계를 맺어주는 곳이었다. 바로 그 역할을 '책마루' 어린이 도서관이 하려고 한다. 책과 함께 쉼을 얻고 소통의 방법을 찾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 가게 될 것이다. 오늘은 이런 꿈을 안고 '책마루' 어린이 도서관이 정식으로 문을 여는 날이다.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지역사람들과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 갈 것을 기대한다./김은자(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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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4 23:02

학계·전문가 "자본에 의해 방송시장 왜곡될 것"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 법안이 22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돼 통과되자 학계와 전문가 그룹에서는 자본에 의해 방송시장이 왜곡되고 신문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마디로 우리나라 방송의 공영성은 사라지고 상업성만 난무해 전반적으로 언론의 공정성과 공익성이 위축될 것"며 "일부 보수언론이나 조중동이 방송까지 장악하는 거대한 미디어재벌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는 "이번 미디어법은 조중동을 위한 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된다면 조중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신문사 사주가 거대한 정치적 힘을 갖게 될 것이고, 정치가 언론의 눈치를 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계했다.권교수는 또 "우리가 방송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문법에도 독소조항이 많다"며 "지역신문을 비롯해 자본력이 없는 신문들은 더욱더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은규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소수 과점 신문과 재벌에게 방송 진출 기회가 주어지면서 여론 다양성이 훼손되고 사회 기득권 층에서 우리나라 언로를 지배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구독률 20% 이하의 신문만 방송에 진출하도록 한 것을 미디어법 사전규제라고 한다면 있으나마나한 내용"이라며 "점유율과 구독률은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구독률 20%를 채우는 신문도 없다"고 설명했다.박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은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언론 악법이자 조중동 방송만들기법"이라며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시민의 투쟁으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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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07.23 23:02

[씨줄날줄] '예쁘다'라는 그 말 - 이소애

'예쁘다'는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신명나게 하는 말인가 보다. '예쁘다'는 아름답고 귀여울 때 쓰는 말인데 나를 예쁘다고 한다. 며칠 전 시집 「쪽빛 징검다리」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어느 시인이 한 말이다. 웃을 때에 보조개가 있어서 더 예뻐 보인다며 손가락으로 양 볼을 짚어가며 했었다. 나는 복분자 술 때문이겠지 하고 흘려 들었지만 집에 오는 동안 기분은 좋았다.'예쁘다'는 말이 공원을 무료 입장하는 나에게도 쓰여지다니 생각만 하여도 살맛이 났다. 사람들로부터 관심 밖의 대상이 된 나에게 그가 남자 시인이 아니래도, 그가 거짓말을 하였다 해도 분명 그 말은 행복을 싣고 온 보물단지였다.보조개는 웃을 때만 양 볼이 살짝 들어가 보이는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이다. 보조개는 귀여운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섹시하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입안 점막을 약간 절개해서 피부 사이를 함몰·봉합시키는 수술을 여성들이 많이 한다고 한다.이러한 보조개가 나의 양쪽 뺨에 있다고 하니 살맛이 난다. 매일 거울 앞에서 '아에이오우' 입술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성형 수술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나는 입가에 팔자주름이 있다. 입 주변에 잔주름은 물론 입가의 팔자주름은 삼십대에서부터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젠 그 골이 깊어졌다. 이는 나이가 들어서 콜라겐이 줄어들면 나타난다고 하지만 나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유전자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먹을 복이 많은 것은 팔자주름 덕이라며 오히려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나도 피부의 탄력이 없어 품위가 떨어져 보인다거나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해도 영양크림만 듬뿍 바를 뿐이었다. 광대뼈가 나와 보여서 팔자가 센 여자 같다고 해도 나는 생긴 그대로 살아왔다. 그러나 마음이 우울할 때면 지방 이식 수술이나 필러를 이용한 주사시술을 받고 싶은 유혹도 있었다.삶을 윤택하게 하는 말, 기쁨이 묻어나는 말이 얼마나 듣는 이로 하여금 행복감을 넘치게 하는지 모른다. 나는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재주는 서로 오고 가는 말에서부터라고 생각한다.모든 사람에게 천대를 받는 창녀 알돈자도 그랬다. 돈키호테의 진심어린 말이 그의 사랑 고백이 그녀를 고귀하고 숭고한 이름 둘시네아로 변화시켰다. 스페인의 밀겔데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뮤지컬로 공연한 '뮤지컬 돈키호테'에서다."나를 똑바로 보라고. 따먹기 쉬운 여자. 내가 당신 눈에 창녀처럼 조금만 써봐.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라고 알돈자는 뼈아픈 자신의 아픔을 말하지만 "그래도 그대는 나의 둘시네아요"라고 말하는 돈키호테가 있어 창녀는 변화되었지 않은가.부부의 사랑도 이처럼 서로에게 생명을 주는 말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 주름살을 보조개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린 젊어지는 것이 아닐까./이소애(샘장학재단이사장)▲ 이소애 시인은 전북여류문학회와 가톨릭전북문우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샘 장학재단 이사장, 한국미래문화연구원 부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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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23:02

[오목대] 아름다운 기부 - 장세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2006년 2월에 8000억원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삼성이 출연(出捐)한 8000억원은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에 이전됐다가 그해 10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 명칭을 바꿔 새롭게 출범한 "삼성고른 기회 장학재단"에 이전됐다고 한다.사회에 기부하는것 못지않게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주인없는 눈먼 돈이라는 식으로 헤프게 사용되어서는 더욱 안될것이다. 얼마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3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것은 우리사회 노블레스 오블리제 정신을 향한 또 하나의 거보(巨步)이다.미국은 한사람 평균 기부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113만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10만원쯤이다. 미국인들 개인이 우리보다 10배 더 잘사는 것은 아니다.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을뿐이다. 기부행위를 우리는 잘사는 사람들만의 선행(善行)으로 알고 있으나 기부는 누구나 자기 호주머니 사정내에서 작게든 크게든 할 수 있는 것이다.중화권의 최고 쿵푸 배우인 청룽, 우리 발음으로는 성룡(成龍)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내놓겠다는 뜻을 작년 12월달에 밝혔다. 그의 재산은 20억 위안 으로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4000억원에 이른다. 그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관을 이렇게 말했다."아들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 없을것이다. 능력이 없다면 더더욱 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아들이 헛되이 탕진하게 할수없다.". 우리나라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자식에게 재산을 남겨주지 말고 책을 남겨주라"는 말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미국의 토크쇼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오프라 윈프리가 작년도에 스포츠 연예계 인사들중에 2년 연속 "자선왕"에 뽑혔다. 윈프리는 작년도에 1300만불 우리나라 돈으로 약 160억원을 기부한 것이다.요즈음 잘나가는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브래드 피트 부부도 840만불 ,즉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기부한 것이다.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은 도전에 의한 자기성취에 만족할 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돈에 큰 의미를 두지않는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돈이란 쓰여질때 그 진가(眞價)가 나타난다./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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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23:02

[행사·축제] 만화·애니의 향연 'SICAF 2009' 개막

국내 최대의 만화ㆍ애니메이션 축제인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09'가 22일 개막해 26일까지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있은 개막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한영 SICAF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박기정, 허영만 등 인기 만화가와 아비 페이조, 라스코 시릭 등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등 관련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강한영 SICAF 조직위원장은 "한국만화 100주년이라는 경사를 맞아 더욱 다채롭게 꾸려진 이번 행사는 재미와 즐거움을 만끽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3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만화ㆍ애니메이션 전시 ▲국제디지털만화공모전 ▲만화애니메이션산업마켓(SPP) 등 4개 부문으로 꾸며진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한국만화 100주년을 기념해 '태권브이', '아기공룡 둘리' 등 국내 만화의 명장면이 전시되고, 미국 최대 만화출판사인 '마블코믹스'의 테마전과 '국제디지털만화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리는 영화제에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의 최신작인 '빵과 죽음의 문제'를 시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국 42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한편, 올해의 'SICAF 어워드' 수상자로는 '식객'의 허영만 화백과 애니메이션 교육에 힘쓴 황선길 홍익대 겸임교수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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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23:02

예술의전당 압수수색에 공연계 '술렁'

예술의전당이 21일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을 받자 공연계가 술렁이고 있다. 예술의전당 전직 임원의 공금 횡령과 불법 운용 단서를 포착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년 분량의 회계 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와 지출 내역 등 관련 서류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계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니 일단은 지켜보자는 쪽이지만 국내 공연장의 '얼굴' 격인 예술의전당이 유례없는 압수수색을 당한 데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한 공연계 인사는 "예술의전당이 국내 공연장에서 갖는 상징적인 위치 때문에 이번 수사의 파장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 같다"며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등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이 수사 선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전직 임원의 비리 의혹에 무게를 두고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가 현 경영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공연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결국은 신홍순 현 예술의전당 사장에게까지 불똥이 튀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일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신홍순 현 사장과 예술의전당 주무 부처 수장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관계가 그다지 원만하지 않다는 소문이 돌아왔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측은 "신홍순 사장은 현 정권에서 현 문화부 장관에 의해 임명된 단체장인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며 "소문은 낭설이며 검찰 수사 대상은 전직 임원에 국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예술가 출신의 전직 임원이 행정에 경험이 없다보니 회계 처리 등에서 문제를 빚어 수사 대상에 오른 것 같다"며 "현재 예술의전당 감사업무를 총괄하는 감사보가 검찰의 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록 최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는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지만 신 사장 부임 후 공연장에 대한 지역주민의 친근도가 높아지고, 후원금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일이 터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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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16)생애의 발견: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We've learned how to make a living, but not a life. We've added years to life but not life to years.(우리는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배우지 못했다. 우리의 수명은 늘었지만 시간 속에 생기를 불어넣지는 못하고 있다.)미국 목사 밥 무어헤드가 「우리 시대의 역설」에서 한 말이다. 영어 문장에서 'life'라는 단어가 상반된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게 흥미롭다. 두 번째 문장의 'years to life'에서 'life'는 그냥 생물학적인 생존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life to years'와 첫 번째 문장의 'but not a life'에서 'life'는 가슴 뿌듯하게 차오르는 살아있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어에서 '삶'이란 후자에 가까운 개념이 아닐까 싶다.(7~8쪽).문화인류학자 김찬호의 「생애의 발견 :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인물과사상사, 2009)의 '머리말 : 우리의 인생에 삶이 없다'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의 인생에 삶이 없다니, 이게 웬말인가? 이 책은 유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의 발견'을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의 인생에 삶이 충만케 하는 데에 도움이 될 조언들을 음미해보자."30년 넘게 하버드대에서 가르치면서 많은 한국 학생들을 접해 왔다. 한국 유학생들은 대체로 우수하지만 타인의 비판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판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일단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아예 학습 의욕을 잃는 경우를 자주 봤다."(55쪽)다중지능 이론 등을 내놓은 하워드 가드너가 지난 2007년 7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하버드 유학을 갈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일수록 더욱 그러리라. 서열체제의 맹점이 아닐까? 우리는 전국에서 1등만 한 아이들을 한 곳에 집중시켜 키우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 나라가 '서울대의 나라'라는 뜻이다. 분명히 좋은 점도 있겠지만, 그 부작용 중 하나는 비판에 대한 공포감과 불관용에 찌든 엘리트의 배출은 아닐까?'바람의 딸' 한비야가 젊은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자유로움'일 것이다. 게다가 '진보적 자유로움'이니 존경을 받을 만 하다. 그런데 김찬호는 한 발 더 나아가 한비야를 점점 더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독신문화와 연결짓는다. 1992년 개봉된 영화 '그대 안의 블루'에서 주인공 유림(강수연 분)은 "이제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겠어요"라며 안정된 결혼생활보다는 자아실현의 모험을 택했고, 이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그런데 낡은 굴레에서 벗어나긴 했는데 이제 어디로 갈거나.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이가 한비야다. 삼십대에 촉망받던 전문직을 박차고 지구탐험에 나서고, 다시 길을 바꿔 긴급구호활동가로 나선 그의 행보는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146~147쪽)최근 어느 신문이 "모두가 피곤한 '고비용' 결혼식" 문화를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읽으면서 모두 다 공감했겠지만, 과연 변화가 가능할까? 김찬호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결혼식을 올려놓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와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해서 동거하는 부부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자의 정당성을 훨씬 더 높게 쳐준다. 왜 그럴까?"근대 이전에는 그 공동체나 지역사회에서 결혼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 곧 법적인 효력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가 더 진척된 서양에서는 이제 그런 구차스런 의례를 생략하고 단 둘이 신부를 찾아가 결혼하거나 관청에 가서 약식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지만, 한국처럼 집단 내지 관계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163쪽)마찬가지로 "모두가 피곤한 '고비용' 결혼식"의 변화도 생각하기 어려운 일일 게다. 한국인들은 관계에 살고 관계에 죽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결혼식에 가는 게 아니다. 결혼식을 기회로 삼은 가족 내외 관계의 재확인이 주요 목적이다."하객들은 축의금을 내고 친구와 친지들을 상봉하고 밥을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 양가 부모들은 하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가, 결혼 당사자들은 얼마나 예쁘고 멋지게 사람들에게 비치는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하다. (…) 한국인의 결혼식은 사진촬영이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식 중에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카메라맨들, 예식이 끝난 다음 예식보다 더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각종 사진촬영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167~168쪽)결혼 이후의 생활은 어떤가? 가끔 연예인들이 텔레비전 토크쇼에서 "부부 사이에 언제부터 방구 트기를 했느냐"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에 그 답이 있는 듯하다. 저자가 인용한 조르쥬 바타이유의 다음과 같은 진단에 동의하지 않을 부부가 얼마나 되랴."에로티즘과 관련하여 결혼이 지니는 함정은 습관이다. 간단히 말해 결혼은 성행위를 습관화하고, 습관적 성행위에는 위반의 느낌이 약화되고, 위반의 부재는 관능의 부재를 야기한다. 만일 혼외정사가 에로티즘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거기에는 육체적인 이유보다 정신적인 이유가 더 클 것이다. 다시 말해 혼외정사에 흥분, 기대, 죄의식이 소용돌이치는 강렬한 위반의 느낌이 없다면, 그것은 격렬한 에로티즘을 불러일으키기 힘들 것이다."(199~200쪽)이는 세계 공통이지만, 한국의 경우 좀 유별난 것은 결혼의 '습관'을 깨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게다. 그래서 혼외정사가 산업 차원으로 발달하고 황혼이혼의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건 아닐까?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적재적소에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맞아 떨어지는 인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가장 비인간적인 직업이다." 2007년 11월 30년 몸 담은 검찰을 떠나면서 정상명 검찰총장이 했다는 이 말은 그 어떤 철학자의 말보다 더 우리의 인생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김찬호의 날카로운 분석을 들어보자."종일 범죄 혐의자들과 씨름해야 하는 검찰은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감정을 원천봉쇄해야 한다. 선후배 사이의 위계서열은 그 어느 조직보다 엄격하고, 나약한 내면을 드러내 보이거나 친밀한 느낌을 편안하게 교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폭탄주문화가 거기에서 나온 이유를 알 듯하다. 그러한 직종이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인 사회에서 행복은 어떤 이데아일까."(279~280쪽)한국의 남성들을 짓누르는 강박은 '끗발'에 대한 야망이다. 그렇게 보는 저자는 정상에 올랐더라도 하산길을 조심해야 한다며 고은 시인의 시 한토막을 선사한다. "내려갈 때/보았네/올라갈 때 보지못한/그 꽃"(183~284쪽) 여기에 진정한 삶과 행복의 비밀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지면관계상 노년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혜안을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일독을 권한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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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23:02

[오목대] 지족(知足) - 백성일

지족(知足)이란 항상 자기 분수를 알고 만족한다는 말이다.노자 도덕경 33장 변덕(辯德)에 나온다.남을 아는 것을 지(智)라 하고,자신을 아는 것을 명(明)이라 한다(知人者智 自知者明).남을 이기는 것을 유력(有力)이라 하고,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强)이라 한다(勝人者有力 自勝者强).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부자다.(知足者富).설원담총(說苑談叢)에 '부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 있다'고 했고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고 했다.지족이란 말을 묘족(妙足),희족(喜足),희락(喜樂)이라고도 한다.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물질을 많이 가지는데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너무나 많은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할때 오히려 불행해 지는 경우가 많다.세상을 살다보면 뜻밖의 고통과 시련이 부득이 하게 찾아 온다.마치 좋은 음식이라도 과식하면 몸에 해로운 것처럼 과도한 소유는 자기가 바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소유는 인간을 곧잘 천박하게 만든다.소유는 홀로 축적되기 보다는 탐욕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렇다.과도한 소유는 다른 사람의 몫까지 빼앗는 것이나 다름 없다.소유의 사회적 균형을 파괴하는 것과도 같아서 부도덕한 것이 되기 쉽다.언제나 행복은 소유와 비례하지 않고 욕망을 채우는데서 이뤄 지지도 않는다.단지 스스로 만족할 줄 알때 행복해 지는 법이다.한마디로 인간의 고뇌는 욕망에서 비롯된다.이 욕망은 만족할 줄 몰라 일어난다.분수를 모르고 관능이 이끄는 대로 따르다 보면 욕망의 쾌락에 빠질 수 있다.부자라도 만족할 줄 모르면 불안감이 떠나지 않는다.가치관의 전도,윤리의 실종,사회적 갈등도 욕심에서 싹튼다.사치와 퇴폐,향락,황금만능주의 풍조를 바로 잡는 것도 욕심을 줄여야 가능하다.착한 마음을 갖는데는 욕심을 적게 먹는 것이 최상이다.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사회가 어지럽고 불안하다.모두가 지족할 줄 모르고 탐욕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장마가 지나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닥친다.모두가 가진자들과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에 초라해 보이는 것이다.이번 휴가 때는 어렵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그래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자신의 맘 먹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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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2 23:02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에 이외수

소설가 이외수(63) 씨가 올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뽑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창립 35주년을 맞아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1천704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3.5%가 이씨를 꼽았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4년 실시했던 같은 조사에서 5위를 차지했던 이씨는 최근 에세이집이 잇따라 베스트셀러로 오르고 인터넷과 TV를 통해 젊은 층과의 소통을 늘려가면서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부터 40대까지 모두 이씨를 1위로 꼽았다. 지난해 5월 타계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와 '즐거운 나의 집', '도가니' 등 소설을 잇따라 히트치고 있는 공지영 씨가 각각 5.5%, 3.8%의 지지를 받으며 2-3위를 차지했다. 2004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문열 씨는 3.3%로 4위로 내려앉았으며 황석영 씨가 2.3%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완서(1.7%), 조정래(1.7%), 신경숙(1.0%), 김홍신(0.8%), 최인호(0.8%), 김유정(0.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갤럽측은 "좋아하는 소설가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받고 선뜻 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며 "2004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한국인 10명 중 4명 꼴로 좋아하는 소설가의 이름을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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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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