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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문화예술행사 초라한 상금에 '울상'

#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그랑프리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5000달러. 그러나 올해부터는 500만원으로 축소됐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많은 돈을 상금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기 때문. 서예비엔날레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국제 행사치고는 상금이 너무 적다"며 "그나마 서예비엔날레가 가지고 있는 명예와 인맥으로 버텨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특히 중국에서 서예 작품 가격이 오르면서 한·중·일 작가가 주로 출품하는 서예비엔날레로서는 부담이 더 커졌다. 이 관계자는 "비엔날레에 출품할 정도면 자국에서는 한 작품당 700∼1000만원은 호가하는 작가"라며 "실제로 중국 작가들이 먼저 상금을 올려야 되지 않느냐고 말해와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2. 환경조형부분을 특화시킨 '온고을미술대전' 역시 오는 6월 작품 접수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환경조형부분에서 대상에게 1000만원, 우수상에게 400만원을 시상하고 있지만 정작 출품자나 수상자들로부터는 "매입상금이 이것밖에 안되냐"며 "재료비 빼고 나면 막걸리값이나 조금 남겠다"는 푸념만 들었다.일반 조각과 달리 야외에 설치되는 환경조형물은 돌이나 동, 스테인레스 등 영구적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료비가 많이 든다. '온고을미술대전' 관계자는 "재료비는 올랐는데 상금은 올리지 못하고, 결국 우수상 상금을 100만원으로 내리고 작품을 매입하지 않기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도내에서 열리는 전국 규모 이상의 문화예술 행사들이 상금 때문에 울고 있다. 상금이 행사 위상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주어진 예산으로 행사 치르기에도 빠듯하기 때문. '전북미술대전'을 주관하고 있는 전북미술협회 김두해 회장은 "지난해 대상 상금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면서 다른 지역에서 출품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작가들이 대개 시상금을 보고 출품하기 때문에 상금이 공모전의 권위는 물론, 나아가 작품 수준까지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방에서 개최되는 민간 주도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대상 상금을 3000만원까지 끌어올리면서 전국 공예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익산 한국공예대전은 대표적인 예이다.상금때문에 애를 먹기는 국제 행사도 마찬가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환율까지 상승, 상금 마련 뿐만 아니라 외국 게스트 초청비용까지 부담이 커졌다.도내의 대표적인 국제 행사인 '전주국제영화제'의 '우석상'을 후원하는 우석대학교 역시 상금 지급 방식을 한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 결국 종전대로 미화 1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르노 삼성의 후원을 받아 '르노 삼성 소리상'을 시상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미 지난해 부터 1만달러였던 상금을 1000만원으로 고정시켰다.관계자들은 "3∼4년 전만 해도 1만달러가 980만원 정도였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1300만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협찬을 받기에도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6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②전주에서 놀다

"김화성 그는 지금 전주로 가고 있다. 은은하고 온유하고 부드러운 사람들. 하지만 한번 일어서면 목숨 바쳐 싸우는 사람들. 느릿느릿 어눌하면서도 찰방지고 아금박스런 전주 사람들. 김화성의 8할은 김제 전주 같은 고향이 키웠다. 그곳에서 그는 행복했다. 그는 김제 평야에서 태어났고 전주신흥중학교와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어쩌다 서울로 대학 가면서 거기에 눌러앉아 직장 잡고 애 키우며 살게 됐다. 어느덧 반백의 세월을 살아온 그가 느릿느릿 노을 속 고즈넉한 뒷골목을 걸으며 기억 속의 그리운 어머니와 밥과 하늘과 동무들을 꺼내 책갈피 사이에 펼쳐 놓은 「전주에서 놀다」."지난 3월 출간된 김화성의 「전주에서 놀다 : 나, 그곳에서 행복했습니다」(고즈윈)는 김화성을 위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중요한 게 빠졌다. 김화성이 '탁월한' 글쟁이라는 사실이다. '탁월한'에 액센트를 줘야 한다. 이미 출간된 여러 저서들이 말해주듯이, 그는 명문가다. 이 책도 그의 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수도권에 사는 전주 출신이 이 책을 읽으면 당장 전주로 떠나게 할 수 있을 만큼 선동력(?)이 뛰어나다. 다음 대목을 보시라."전주 밥집들 밥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고 기름이 자르르 흐릅니다. 굳이 소문난 집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어쩌면 뒷골목 허름한 밥집이 더 어머니 손맛이 납니다. 자글자글 끓고 있는 된장 뚝배기. 그 속에서 두께두께 썰어 넣은 두부와 애호박이 자꾸만 어깨를 들썩입니다. 햐~아! 그만 '꼴깍!' 침이 넘어갑니다. 아무래도 이번 토요일엔 식구들 데불고 전주 한번 내려가야 하겠습니다."김화성은 전주 음식과 전주인의 기질을 연결시킨다."전주 사람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나부대지 않습니다. 안온하고 튀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난리치지 않습니다. 전주 밥상은 품위가 있고 풍요롭습니다. 넉넉하고 여유가 있습니다. 반찬 하나하나마다 곰삭고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강그럽습니다. 간간하고 은은합니다. 곤곤하고 조선간장 맛이 배어 있습니다."맹목적인 '전주 예찬론'인가? 그렇진 않다. 그는 대한민국 식당을 평정한 전라도 음식의 패권이 전주에서 광주로 넘어간 현실을 지적하면서 전주의 분발을 촉구한다. 전주에서 한 음식 한다는 숙수들은 이젠 주방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전국의 소문난 집에 가서 남의 손맛도 봐야 한다고 제안한다.이 책이 전주 음식만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전체의 반 정도가 "푸른 댓잎으로 남은 '혁명아 정여립'", "추사 김정희와 창암 이삼만", "전봉준과 강증산", "영락없는 전주사람 '벌교 선비 한창기'", "이창호는 전주다!", "'역사의 지문' 태조 이성계의 얼굴" 등 인물론이다. 재미있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 '거시기 예찬론'도 있다."거시기는 모든 것을 다 품에 안습니다. 바닷물도 안고, 강물도 안고, 또랑물도 안습니다. 진보도 이쁘다 허고, 보수도 이쁘다 허고, 뚱보도 멋있다고 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최고라고 헙니다. 거시기는 죽어도 편을 안 가른당게요. 그냥 모든 게 거시기하고 저시기합니다. 그것은 맴과 맴을 이어 주는 '침묵의 소리'입니다."'거시기'의 정신은 전주의 얼이라 할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김화성은 '거시기 예찬론'을 펴지만 전주의 모든 것에 대해 다 '거시기'로 밀어 붙이는 건 아니다. 그는 전주의 변화에 대해 아쉬워하는 게 많다."전주의 뒷골목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 전주에서 자전거 타는 것도 포기해야 합니다. (…) 색시같이 종용하고 고즈넉하던 전주가 시끄러워졌습니다. 뒤숭숭하고 어수선해졌습니다. 느릿느릿 여유와 멋의 양반 도시가 자동차 중심의 도시가 돼 버렸습니다. (…) 뭔가 잘못됐습니다. 전주 4대문 안쪽만이라도 사람 중심의 교통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 전주는 웅숭깊은 도시입니다. '마당 깊은 집'입니다. '우묵배미 동네'입니다. 늙은 느티나무 아래 놓여 있는 평상 같은 도시입니다. 사는 게 뭐 별건가요? 평상에 누워 별을 헤아릴 수 있으면 으뜸 아닌가요?"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최근 김욱한 포항MBC PD가 'PD 저널'에 기고한 '시골이 소비되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떠올라서다. 그는 "먼저 이 글이 '워낭소리' 제작진들에게 딴죽을 걸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힘겹게 길어 올린 작품을 폄훼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음과 같이 말한다."'느림의 재발견' '잃어버린 고향' '아버지의 눈물' 대충 이런 담론으로 '워낭소리'가 주류 언론과 기득권 세력들 사이에서 소비되고 있는 듯하다. 마치 엄청난 삶과 사상의 신천지라도 발견한 듯한 호들갑이 마뜩치 않은 것은 나만의 기분일까? (…) '워낭소리'를 다시 보라. 신파조의 대중가요 속에서 그려지는 부모님과 고향의 이미지를 지우고 다시 보라. 아늑한 고향은 없다. 피폐하고 빈곤한 농촌이 있을 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없다. 늙고 병든 농민만 보일 것이다. 그게 대한민국의 시골이다."혹 전주도 그런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김화성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했는데, 그렇다면 김화성과 내가 동시에 갖고 있는 그 어떤 '편견'이 있는 건 아닐까? 김화성에게 전주는 추억과 향수와 놀이의 대상이다. 그가 아무리 전주를 끔찍하게 사랑한다 해도 그는 전주에 살지 않는다. '전주에서 놀기'와 '전주에서 살기'의 차이는 매우 크다.나는 전주에서 살지만, '국립 전북대'라고 하는 온실 속에서 살고 있다. 서민들이 경제 때문에 어려워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쳐도 그걸 피부로 느끼질 못한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은 전주가 '마당 깊은 집'이 되고 '우묵배미 동네'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누굴 죽이려고 그러느냐?"고 펄펄 뛴다. '전주에서 놀기'와 '전주에서 살기'의 차이다. 나 역시 전주에서 놀고 있는 셈이다.'놀기'에서 '살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김화성이 역설한 '화이부동'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둘의 평화공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나는 최근 서울에서 활약하는 전북 출신 언론인의 모임인 '전언회' 회보에 기고한 글에서 "전북 언론은 바닥을 기는 참상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전북 출신 언론인들만 서울에서 탁월한 활약을 하면서 존경을 받고 있대서야 말이 아니다"고 꼬집으면서 그들이 어떤 식으로건 전북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상설화할 것을 요청했다. 김화성이 그 빼어난 필치로 그런 선동에 앞장서주면 좋겠다. 아주 좋은 책을 잘 읽어놓고 이런 요청까지 한다는 게 뻔뻔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애를 쓰겠다는 말로 면죄부를 삼으련다. 전주시민들이 이 책을 읽고 '살기'에 '놀기'를 접맥시키는 자세로 4대문 안쪽만이라도 사람 중심의 교통 체제를 갖추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겠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4.16 23:02

열암 송정희 선생, 소리축제에 작품 50점 기증

열암 송정희 선생이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명곤)에 자신의 서예 작품을 기증했다.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그가 14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서울사무소에 소리축제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2억원 상당의 작품 50점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전주세계소리축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어려서부터 조부가 소리를 좋아해 사랑방에서 소리하는 사람들을 보며 살았다"며 "소리축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으나, 서예가이다 보니 작품으로밖에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이것으로 대신한다"고 말했다.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소중한 관심과 애정을 발판 삼아 소리축제가 우리 판소리를 널리 알리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열암체'라고도 평가받는 그의 서체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의 특징을 독창적으로 조합해 곡선의 부드러움과 생동감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대첩비 휘호를 비롯해 낙산사와 구월사 등 국내 주요 사찰과 명승지에 그가 쓴 현판이 걸려 있다.현재 한국청소년건전문화육성재단을 설립해 국악 장학사업과 청소년 문화전수 사업을 통해 예술인들을 돕고 있으며, 한민족문화협회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중요무형문화재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4.15 23:02

[문학] 보석 가득한 책 속에 행복이…'김병기 교수의 한문 속 지혜 찾기'

"보석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서 줍지 못하는 게 아니고 행복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죠. 주위에 널려 있는 게 보석이며 발아래 준비돼 있는 게 행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보물섬을 꿈꾸며 삽니다. 부질없는 짓이죠. 있지도 않은 보물섬을 찾아 헤맬 게 아니라 이제는 책 속의 말씀들을 읽고 그 말씀들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 보물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책 속에서 열심히 보석 줍기와 행복 느끼기를 해야 한다"는 김병기 전북대 교수(55). 평소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하면서 그 과정에서 정말 외워두고 싶은 한 구절을 만날 때가 더러 있었다. 그 때마다 보석을 줍듯 따로 모아두었고, 흥이 일 때면 붓을 들어 서예 작품으로 써보기도 했다. 2001년부터 꼬박 3년 간은 전북일보에 옛 사람들이 남긴 한문 문구들을 칼럼 형식으로 연재해 왔다."3년을 연재하다 보니 그동안 쓴 글이 572회에 달하게 됐습니다. 200회 분을 책으로 묶어 2002년 「拾珠-구슬줍기」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전체를 수정하고 보완해 4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됐습니다."어문학사에서 '김병기 교수의 한문 속 지혜 찾기' 시리즈로 나온 4권의 책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와 「찾는 이 없다고 피어나는 향기를 거두랴」, 「나 말고 누가 나를 괴롭히겠는가」, 「눈물 어린 눈으로 꽃에게 물어도」. 책 속에 실린 내용들 중 자신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구절을 제목으로 삼았다. 중간중간 중국 고사나 관련된 이야기를 '덧붙이는 글'로도 남겨두었다.네번째 책 「눈물 어린 눈으로 꽃에게 물어도」는 '사랑'에 관한 것들만 모은 것. 구절을 전부 시형식으로 풀어 쓰고 수필 형식으로 설명을 더해 읽는 재미가 더 있다.김교수는 "전북일보에 연재를 하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익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매일 신문에 실린 구절들을 들려준다고 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 동방어문학부 학과장은 한문과 한글을 함께 가르칠 수 있는 교재로 사용하고 싶다며 연락을 취해오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 발간은 어떻게 보면 독자들이 재촉해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토를 달아서 원문을 써주고, 가장 쉬운 요즘말로 뜻풀이를 했습니다. 신문에 연재한 글인 만큼 짜릿한 맛이 나도록 칼럼 형식으로 쓴 것들이 많죠. 하지만 글을 썼던 당시 시대적 상황이 많이 묻어나는 글들은 책으로 오래 갈 수 있도록 내용을 바꾸기도 했습니다."붓글씨로 쓴 책 제목도 전부 김교수가 쓴 것. 한글 서예는 많이 해왔지만, 책 제목을 쓴 서체는 이번에 새로 창작한 것이다. 김교수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글을 쓰다 보니 '김병기체'도 새로 주웠다"며 "이 책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5 23:02

故 김수환 추기경 붓글씨 유작 남겨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쓴 붓글씨 작품 `눈은 마음의 등불'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眼)센터에 걸릴 예정이라고 병원 측이 13일 밝혔다. 이 작품은 1986년 서울 방배동 성당의 신축 기금 마련 바자에 내놓기 위해 김수환 추기경이 직접 쓴 것으로, 당시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였던 김재호(73) 명동안과병원 원장이 보관해오던 것이었다. 하지만 김 원장이 "더 많은 사람과 고인의 뜻을 함께하겠다"면서 서울성모병원에 기증의사를 밝혀왔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작품은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는 문안을 담고 있으며, 액자를 포함해 가로 119㎝, 세로 56㎝ 크기다. `눈은 마음의 등불'은 신약성서 마태복음 6장에서 착안한 문안으로, `마음은 눈으로 나타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김 원장은 "김수환 추기경으로 하여금 붓글씨를 쓰도록 독려했다"면서 "당시로는 거금인 50만원에 바자에 내놨는데 끝내 팔지 못해 결국 작품을 내가 다시 구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은 작품에 담긴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소형 사진액자 등으로 작품을 다량 제작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 수익금은 무료개안수술비로 사용하기로 했다. `눈은 마음의 등불' 기증식은 14일 오후 4시30분 서울성모병원 지하1층 세미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4.14 23:02

[행사·축제] 봄철 전국에 문학의 향기 '물씬'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학축제가 열린다. 그리운 문인들의 자취를 따라 낯선 도시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4-26일 춘천의 김유정문학촌과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김유정문학제가 열린다. 24일 오후 '김유정 소설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학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김유정 소설 입체낭송대회, 문학기행열차와 문학현장답사, 산문 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봄ㆍ봄', '동백꽃'에 등장하는 점순이처럼 야무지고 당찬 이미지의 여성을 선발하는 '점순이를 찾습니다'는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김유정문학촌에서 볼 수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량문학제도 24-26일 전남 강진군의 영랑 생가 일원에서 열린다. 강진 출신의 시인 영랑 김윤식(1903-1950)을 기리기 위한 이번 문학제에는 영랑시문학의 밤, 영랑시낭송대회, 모란예술제, 시화전, 영랑백일장 등이 준비된다. 이와 함께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는 18-26일 순수시인 천상병(1930-1993)을 추억하는 제6회 천상병예술제가 열려 문학캠프, 천상음악회, 창작연극, 북아트전 등 다양한 예술행사로 시인의 문학세계를 되새긴다. 이밖에 16일 충북 음성에서 개막하는 품바축제장에서는 음성이 낳은 농촌 소설가 이무영(1908-1960)을 기리는 제16회 무영제가 열리며 17일 충북 부여에서는 올해로 40주기를 맞는 신동엽(1930-1969) 시 낭송의 밤이 마련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4.14 23:02

문화예술계에 '사회적 기업' 바람 분다

지난해 말 사단법인 푸른문화가 노동부가 지원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사단법인 호남오페라단과 사단법인 마당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사단법인 예루가 같은 사업에 선정돼 '뮤지컬 방과 후 학교'를 진행하고 있어 사회적 기업이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호남오페라단과 마당은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을 통해 예술단체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호남오페라단은 기존에 실시해 오던 문화취약계층 대상의 문화복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문화나눔단'을 구성, 현재 단원을 모집 중이다. '찾아가는 문화활동 공연팀'과 '예술교육 사업팀'으로 나눠 운영할 예정. 3차년 정도에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 장기적으로는 '문화복지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마당은 예술단 '해밀'(가칭)을 구성한다. 유소년 및 일반인, 소외계층에 대한 전통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화향유 기회 제공에 초점을 맞출 예정. 단계적으로는 단원들을 전문 교육시설에 파견해 노하우도 전수받을 계획이다.그동안 제조업이나 환경, 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시도됐던 사회적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 부터. 관립단체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개인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사회적 상황 속에서 사회적 기업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예비 단계에 선정된 문화예술단체들이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을 통해 진행한 사업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 '문화집단 판'을 꾸려 국악뮤지컬 '별이의 별별놀이'를 공연한 푸른문화의 장걸 정책실장은 "다른 분야와 다르게 구조적으로 척박한 공연시장의 환경 안에서 예술로 수익을 올린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또한 예비 단계에서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용 유지가 쉽지 않다는 부담도 안고 있어 자생력 확보 역시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예비 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의 지원년수는 최대 3년까지.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되면 2년간 더 지원받을 수 있다. 도내에서는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지만, 전통문화사랑모임은 활동 분야가 다양해 공연예술만으로 사회적 기업을 지정받은 사례는 없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4 23:02

문화예술 통한 도시 재생, 예술가 중심 접근해야 성공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 작업이 각 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 위주의 접근이 아닌, 예술가나 예술공동체 등 지역의 창조계급들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9일부터 11일까지 한국언론교육원 대전교육센터에서 열린 문화 디플로마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에서 박신의 경희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드러내는 식의 인프라 건립이나 축제 등과 같은 사업 위주의 접근이 아닌, 도시에 거주하는 창조계급들이 창조적 관계와 네트워킹을 형성해 가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이를 통해 인간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도시의 기능을 회복하고 나아가 경제적 가치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임상오 상지대 교수도 "도시재생에 지역의 문화예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외부인과 내부인의 시각차이를 균형있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양재섭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사업은 민간 주도의 대규모사업들이 물리적 환경정비 위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의 특성과 커뮤니티, 거주민에 대한 사회적 고려가 미흡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지역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도시재생 모델을 발굴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3 23:02

[문학] 화장품도 다이어트 합시다

클렌징 폼, 아이 리무버, 샴푸, 린스, 바디 클렌저, 바디 오일, 스킨, 에센스, 로션, 크림, 자외선 차단제,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볼터치, 아이섀도, 하이라이터,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매니큐어…. 한 리서치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30대 여성은 평균적으로 기초 제품 8개와 색조 제품 7개를 사용한다.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다 회의를 느끼고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화장품을 연구한 구희연, 이은주 씨는 무분별하게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은 '온몸에 독을 바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침저녁으로 최소한 두 번씩 기초 제품을 바르고 그 위에 메이크업을 하고 때때로 화장을 고치고 다시 지우고 샤워를 하고 바디제품을 바르고 핸드크림과 풋크림을 사용하고 매니큐어를 바르고 지우다 보면 "독성 성분이 첨가된 화학제품들을 하루에 무려 36번 흡수시키는 꼴"이라는 것이다.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거름 펴냄)은 이들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밝히는 '화장품 고발서'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화장품 회사의 상술과 화장품의 문제점,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잘못된 믿음을 꼬집는다. 특히 지난해 시행된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는 '소비자의 생명줄'이라며, 브랜드나 가격, 광고, 입소문에 의존하지 말고 화장품에 들어 있는 화학 성분을 꼼꼼히 따지라고 충고한다. 다른 아시아 국가 여성보다 두 배 이상의 색조화장품을 사용하는 한국 여성들에게 '스킨-로션-에센스-크림'이라는 기초 4종 세트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 또한 많은 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하려는 '한국형 마케팅 전략'의 결과라고 단언한다. 네 종류의 제품은 점성과 탄성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다 같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대신 저자들이 제안하는 '기초 4종 세트'는 클렌징 제품과 화장수, 크림, 자외선 차단제다. 유성과 수성 두 종류의 클렌징 제품과 향이나 색소가 없고 방부제가 최소한으로 들어간 용량 많은 화장수, 에센스와 세럼, 로션을 모두 대신할 크림, 일상생활용(SPF15)과 외부활동용(SPF30) 자외선 차단제 두 종류면 충분하다. 이밖에 '미백 기능성', '주름 개선' 등 기능성 제품들은 화장품 회사의 돈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이기에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많이 팔리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그것이 효과가 있다면 "대부분 산화납이나 수은화합물, 과산화수소, 하이드로퀴논 등 사용이 금지된 원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주장한다. 모공 관리 제품 역시 모공을 줄여주지는 않으며 알코올 성분으로 일시적인 착시효과를 일으킬 뿐이다. 모공이 커지는 것은 과도한 피지 분비와 노화에 원인이 있는 만큼 날마다 하는 정성스러운 세안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또 비싼 아이크림은 얇은 눈가 피부가 수용할 수 있는 이상의 유수분을 공급해 오히려 피부가 쳐지고 주름이 빨리 생기고 오돌도톨한 비립종이 생기는 '영양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피부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각질 주기 관리와 자외선 차단, 보습을 꼽는다. 특히 보습은 잔주름이나 잡티를 예방하고 관리하는데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또 하나의 팁은 화장품을 살 때 넘쳐나는 제품과 광고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232쪽. 1만2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4.13 23:02

[행사·축제] 연분홍 봄향연에 빠지고 그윽한 차향기에 취하다

수줍게 고운 연분홍 화전에 빠졌고, 그윽한 차향기에 취했다.12일 오후 1시 전주공예품전시장과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차와 함께 즐기는 전주화전놀이'에서는 한국차문화협회 전국지부 회원들이 달콤한 꽃지짐의 항연을 펼쳤다.특히 이번 화전놀이는 전통문화상(전주시장상), 한옥마을상(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상), 화목상(전북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상), 협동상(전통생활예절보존회장상) 등 특전이 마련돼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주목을 모았던 전통문화상엔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 이보현씨, 한옥마을상엔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의 진순자씨와 호남지부의 강경임씨가 수상했다. 3대가 참여해 제출한 작품이나 부모와 자녀 2인 이상이 참여해 제출한 작품, 다문화 가족이 참여해 출품한 작품엔 가산점이 붙어 화목상엔 순천지회의 조순림씨, 전주금암초교의 조시흔양, 부산지부의 백재순씨, 협동상엔 조양숙씨, 정읍 학산고교 고은경양, 한국차문화협회 경남지부의 김미경씨, 대전지부의 이경숙씨, 부산지부의 우미애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봄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향이 깊은 차 한잔. 헌공다례(獻供茶禮)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다례 시연엔 한복을 곱게 입은 회원들이 화사한 아름다움을 얹어 차를 대접했다.전주 비빔밥 비비기 이벤트, 전주전통문화투어 등이 거듭될수록 행사의 분위기는 만개한 벚꽃만큼이나 무르익었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림 한국차문화협회 전북지부장은 "꽃전을 만들고 차를 기울이면서 사사로운 생각 없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고된 시집살이의 애환을 놀이로 승화시켰던 우리 조상들의 선정을 깊이 이해할 수 행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4.13 23:02

'다큐멘터리의 A에서 Z까지'주제 특강 끌레르 알비 교수

'연극적 장치 없이는 권력도 없다.'1930~40년대 독일에서는 오페라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됐다. 나치는 바그너 아우라와 불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면서 광기와 부조리의 역사를 은폐시키고자 했다.8일부터 10일까지 전북대 지역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주최한 '다큐멘터리의 A에서 Z까지'주제로 특강에 나선 끌레르 알비 이스트대학 교수(56)는 지난 6년간 제작했던 다큐멘터리'오페라와 라이히 제3제국'를 통해 정치와 예술의 역사적 상관관계를 설명했다."당시 바그너와 카라얀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정치와의 결탁이 자신의 음악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에 집단의 광기가 존재할 수 있었죠. 인간적인 갈등은 생길 수 있지만, 선택 여부는 각자의 성찰과 도덕적 신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페라를 통해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당시 정황과 불안한 영혼의 예술가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그는 당시 오페라에서 등장한 과도한 드라마적 요소와 영웅성 강조는 국민들의 단일화된 민족국가를 찬양하는 장치에 불과했다며 수많은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졌으나 미학적 창작은 전무해 예술은 오히려 퇴보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치부가 더이상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독일은 그의 다큐멘터리를 반기지 않았으며, 학교에서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상영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외로 반출될 때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상영될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관한 이야기도 덧붙여졌다.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당시 나치 정부가 독일 예술가를 통해 자신의 광기를 어떻게 표출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며 더 많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돼 잊혀져가는 역사에 대한 각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번 특강은 지난해 전북대와 프랑스 이스트대학과의 MOU 체결 일환으로 마련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4.13 23:02

[문화예술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보유한 역사문화가 가장 좋은 지역자산"

"최근 지방도시들이 지역재생을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실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가 가장 훌륭한 지역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지역의 역사문화를 옛날 것이라고만 생각해 귀중한 자원들을 내다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흔적이 누적된 역사문화자원에서 미래 환경을 재창조할 수 있습니다."9일부터 11일까지 한국언론교육원 대전교육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문화 디플로마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에서 '역사문화만으로도 지역을 재생시킬 수 있다'를 주제로 강의한 강동진 경성대 교수(도시공학과)는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새로운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역사문화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체수와 영역의 확장, 즉 '늘리기' 전략이 필요합니다. 방적공장을 재활용해 시민공간으로 만든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처럼 산업유산을 통해 개체수를 늘릴 수 있으며, 대상과 그 주변을 경관으로 묶어 공간을 확장시킨다면 완충지대를 통해 대상의 원형을 보존하고 완충지대에서 일어나는 후광효과들로 가치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강교수는 길게는 150여년, 짧게는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산업유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이뤄온 각종 산업에 대한 역사적 접근이 본격화돼야 할 시점이기 때문. 강교수는 "산업유산에 대한 관심은 자원 재활용이라는 시대 흐름과 부응되는 것은 물론, 퇴락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며 "산업유산은 우리 삶과 가까운 곳에서 깊은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산업유산에 대한 우리의 의식 전환만 전제된다면 친근한 생활유산이자 새로운 도시문화 재창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교수는 그러나 "산업유산들은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체의 안정을 전제로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도시와 산업시설을 결합시켜야 하고 또 도시민들과 결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역사문화를 새롭게 창조한다는 말이 왠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역사문화는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라는 관습적 정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문화자원을 바라볼 때 모방이나 현재의 유지라는 소극적 개념에서 새로운 전통의 창조라는 적극적 개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강교수는 "과거와의 연속성 유지라는 과거지향적인 개념에서 현재 '적합성'과 '미래 지향성'이라는 현실·창조적 관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3 23:02

[문화예술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소통·배려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초점"

"경제력에 따라 '끼리끼리문화'가 생겨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역사회를 통합시키는 데에는 분명 장애가 됩니다. 자치단체가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 개선만으로는 가난이 되물림되는 것을 끊을 수 없다고 판단했죠.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했습니다."'무지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대전시 복지과 윤종진 사무관은 "'무지개 프로젝트'는 소통과 배려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조례를 제정할 수도 있었지만, 상위법에 저촉되는 경우가 있어 아예 포기했다. 그럼에도 '무지개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것은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의지 덕분. 윤사무관은 "특정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며 시의회가 문제를 제기해 올 때에도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내세우며 설득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주민 동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민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성공했다고 할 수 없죠. 다행히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리더를 육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언제가 시가 손을 떼더라도 주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를 잘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윤사무관은 "사업기간을 2006년부터 2011년까지로 세웠지만, 이것은 중점추진시기일 뿐"이라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무지개 프로젝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3 23:02

[문화예술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대전 '무지개 프로젝트'

"사실 '무지개'가 뜨기 전에는 누군가 어디에 사냐고 물어오면 '한마음'이라는 말이 잘 안나왔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있게 말한다. 아파트 주변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소음도 시끄럽게 들리지 않고 도리어 살맛이 난다." (박성종씨(78), 대전시 대덕구 법동)"삶의 터전이 밝아지니 삶도 밝아졌다. 매사가 긍정적이 됐으며, 이웃과도 더 잘 어울리며 정을 나눈다. '무지개'로 인해 모임도 많아지고, 수시로 동네의 발전방향을 건의한다." (박정희씨(52), 대전시 대덕구 법동)11일 한국언론재단 문화디플로마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을 통해 찾아간 대전시 대덕구 법동의 영구임대아파트 '한마음아파트'는 2007년 '무지개 프로젝트'에 선정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어려운 살림에 과외는 꿈도 꾸지 못하던 학생들 앞에 3년차 이하 공무원들이 과외 선생님으로 찾아왔으며, 길 건너 중형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한마음아파트'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 가장 큰 변화는 아파트가 좋아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기자가 늘어 현재 500여명 정도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무지개 프로젝트'는 도시의 낙후지역을 선택해 일상생활과 연관돼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올 코트 프레스(all-court press, 전면강압수비)' 방식으로 지원하는 대전시의 희망기획. 취약계층의 공간적 집중화로 인해 각종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지역 일간지의 기획보도를 계기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4개 구 8개 동을 묶어 총 5개 지역 140개 사업에 987억90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무지개 프로젝트'가 도시 신재생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낙후지역 재개발 사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그동안 빈곤마을에 대한 재생방식이 '재개발'이나 '강제철거'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면, '무지개 프로젝트'는 '인간중심'과 '커뮤니티 주도'를 전략으로 내세웠다.대상지역 선정에서부터 공모와 선정위원회 심의를 통했으며, 지역정주환경 개선 뿐만 아니라 가난이 되물림되지 않도록 교육문화여건도 개선했다. 또한 자격증교실이나 알콜치료교실 등 복지자활기능을 강화했으며, 마을축제와 마을신문 발간, 주민참여 동네가꾸기사업 등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프로젝트 시행 4년을 맞는 현재는 실효성에 따라 기존사업을 통폐합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단계다.취약계층 자활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와 주민주도의 마을공동체 형성은 지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 '한마음아파트' 지하실에 조성되는 빨래사업단을 비롯해 집수리·재활용·청소·영농·간병인사업단 등 사회적 기업 '무지개 일자리 사업단'을 준비 중이며, 가칭 '무지개마을 만드는 사람들'과 '칠색봉사단' 등 주민협의체를 구성 또는 구성예정이다. 또한 기업출연 복지재단과 연계하는 '지역별 서포터즈'와 '공무원 및 가족봉사단' 등으로 지역사회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4.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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