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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전북민족예술제] '전북민족예술제' 홍세화 강사 "촛불집회 등장은 독불장군 'MB' 탓"

'광장엠티(MT)'를 통해 촛불 물결이 넘실댄 이유를 성찰하다.13일 전북민족예술제 '6월 민주항쟁 21주년 강연회-이명박정부와 6월항쟁'에서 초청강사로 나선 홍세화씨는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홍씨는 지금의 촛불시위가 등장하게 된 것은 겉으로는 민주공화국을 표방하지만, 오만·독선인 현정권이 임계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민주공화국 구성원의 올바른 역할을 제시하거나 담당해주지 못한 공교육 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특히 철학이 없는 현체제의 공교육 맹점을 집중적으로 꼬집으며, 인수위의 영어 몰입 교육이나 단순 암기 위주의 교육에 대해 비판했다.1등부터 꼴등까지 한줄 세우기를 통해 젊은 세대들이 좁은 영역에 갇혀 세상과 자신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개인간 이해관계는 빠른데, 사회 비판 의식이 없고, 주체적 자기 정체성이 없는 젊은 세대들이 양산됐다는 것.사형제의 존·폐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묻기보다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가 어디인지 외우도록 하는 암기교육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때문에 '내 생각이 어떻게 내 것이 되었는가'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각의 구조를 성찰하지 않은 채 행동하고, 살게 되면 철학이 부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홍씨는 "광신자들이 열성을 부리는 것은 문제지만, 지혜를 가진 자들이 열성을 부리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책을 읽고, 성찰하는 삶의 태도를 통해 일상혁명, 생활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16 23:02

태조 어진 전주 환안 결정 어떻게 이뤄졌나

태조 이성계 어진이 전주로 돌아오는 것은 꼭 2년10개월 만이다.어진 반차행렬 및 봉안의례에 따라 7월 전주로 환안돼 2010년 경기전 내 유물전시관이 건립될 때까지 국립전주박물관에 기탁보관된다. 이후 경기전에 영구보존될 계획.전주 봉안이 확정되자 "태조 어진을 전주로 돌려보내지 않는 것은 경기전의 역사적 의미와 전주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조치"라고 반발했던 지역민들은 "문화재는 현장에서 지역의 역사와 함께 할 때 온전한 가치가 있다"며 어진이 전주로 돌아오게 된 것을 환영하고 있다.▲ 전주로 돌아오기까지태조 어진이 훼손됐다가 몰래 수리된 것이 밝혀진 것은 2005년 8월 국립고궁박물관 개관전에 전시되면서다. 당시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이 이를 지적했으며, 문화재청은 수리를 이유로 전주로의 환안을 반대해 왔다. 태조 어진은 2000년 3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북지원 종친들이 분향례를 올리던 중 어진의 왼쪽 귀 옆 부분 50㎝정도가 찢어져 문화재청 보고 없이 자체보수를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나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당시 어진전이 공개되면서 이미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대기 온도와 습도 변화에 노출돼 있는 태조 어진에 대한 관리방안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태조 어진이 전주로 돌아오기 까지는 지역민들의 강한 열망이 바탕이 됐다. 지역의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토론회 등을 수차례 개최하며, "태조 어진 보관 장소는 태조 어진을 지켜온 지역의 노력과 정서를 감안해 시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아왔다. 2007년 12월에는 '태조 어진 봉환 및 조선왕조실록 반환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어진 반환 서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조 어진과 경기전의 역사적 의미어진(御眞)은 왕의 초상을 말한다. 조선 어진 중 전란을 견디고 화재를 피해 완전하게 전해지는 것은 태조 어진과 영조 어진 두개 뿐이다. 특히 태조 어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린 전신상으로는 유일하다.태조 어진은 조선 전기 전국 6곳에 봉안됐지만, 전란 등으로 전주 경기전과 영흥 준원전 두 본만이 남겨졌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은 "조선왕조의 발상지인 전주의 상징과도 같은 유물이 바로 태조 어진"이라며 "역사적으로 어려운 난관을 거치면서도 여기 사람들이 어진을 지켜냈기 때문에 전주에 보관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보존관리, 앞으로가 더 중요국립전주박물관 기탁과 유물전시관 건립이 확정되면서 어진 보존을 위한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해소됐지만, 무엇보다 어진 관리에 대한 반성과 역사적 책임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진 훼손 사실이 적발되기 전부터 "전주시가 주위 경관이나 경기전 조성에는 신경을 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어진을 보관하고 있는 정전에 대한 관심은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던 김홍식 문화재위원의 지적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는 "한옥이 통풍이 잘 된다고는 하지만 경기전은 지형적으로 우려가 된다"고도 밝힌 바 있다.이원복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일부에서는 어진을 상설전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유물은 보존이 첫째"라며 "훼손 위험이 높은 상설전시 보다는 원본은 특별한 기간에만 공개하고, 모사본을 상설전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화사를 전공한 이 관장은 "현재 경기전에 있는 모사본도 당시 수준으로서는 최고겠지만, 원본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라도 최고 실력자에게 두 벌 정도 다시 모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13 23:02

[이종민 교수의 유럽 여행기] ②독일 하이델베르크와 슈투트가르트

독일에서는 두 종류의 길이 특히 눈에 띈다. 인간의 무한질주 욕망을 담은 고속도로와 그 욕망을 다스리기 위한 숲속의 길. 길은 문명의 상징이자 문화의 품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아우토반이 최첨단 기술문명을 대변해주고 있다면 자연과 흔연하게 어우러진 숲길은 괴테나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숙련된 문화예술을 상기시켜준다.숲이 승하면 원시로 이어지고 길이 되바라지면 삭막해진다. 길은 분명 편리함을 위한 것이지만 그것만 강조하면 문화도 생태도 사라진다. 삶의 질도 속도의 소음에 묻혀버리게 된다. 잠시 돌아본 독일에서는 적어도 이런 고민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하늘선(skyline)을 마음대로 유린하는 우리네 것과는 다르게 그곳의 고속도로는 주변의 숲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큰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철학자 칸트가 거닐었음직한 숲길이 정겹게 펼쳐진다.괴테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일정에 밀려 그냥 잠만 잔 곳이 되었지만 신새벽 호텔 주위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이 도시의 품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멈추어라 순간이여! 그대는 진정 아름답구나!" 외치는 괴테, 그의 기념관을 바로 코앞에 두고 들르지 못하고도 크게 상심하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리라.그리고 꿈에 그리던 하이델베르크!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있는 곳.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무대. 그곳에서도 품위와 정겨움을 함께 담은 길들이 우리를 반겼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과 잘 어울리는, 진짜 아름다운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어슬렁거릴 수 있는 고성의 길. 정겨운 하우스맥주 집--우리는 이곳에서 마리오 란자의 [음주의 노래](Drinking Song)를 흥얼거리며 맥주를 즐겼다!--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아기자기한 골목길. 그 길들이 모이는 곳에는 여지없이 살가운 담화와 웃음소리가 넘치는 만남의 광장이 있고.강 건너 숲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철학자의 길', 칸트가 산책을 하면 사람들이 시간을 맞추었다는 그 유명한 숲길은 건너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들 탄식의 부러움은 충분했다. 그 길에서 "사랑하고 또 사랑받은 나는 여기서 행복했노라"라 외치는 괴테를 만나고 "오래 전부터 난 그대를 사랑하고 있노라/ 기꺼이 그대를 어머니라 부르며 꾸밈없는 노래를 바치고 싶노라/ 그대, 내 아는 한/ 조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여"라고 노래하는 횔더린 만난 것으로 충분히 행복했던 것이다.다음 날 새벽 슈투트가르트 숙소 주변의 산책은 우리들 시샘을 조금은 달래주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와는 너무 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폭풍 전 고요'임을 곧 사무치게 깨닫게 될 줄이야!독일 남서부 산업지역 중심에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분지형 도시로 여름이면 열섬 현상이 특히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기된 것이 그뤼네 U 프로젝트. 바람길과 조망까지를 염두에 두고 8km에 달하는 녹지벨트를 조성하는 것. 9개의 공원을 연결하는 이 대규모 기획에서 강조한 것은 충분한 녹지의 확보와 다양하고 용이한 접근성.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들 공원은 생태다리, 녹도, 계단 등 아기자기한 각종 길을 통해 시가지와 연결된다. 물론 공원 내에도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정겨운 산책로가 한없이 펼쳐져 있다. 우리네와는 그 규모, 특히 그 철학에서 너무도 다르다. 로젠파크의 그 싱그러운 숲과 잔디, 그리고 그 길들을 걷는 상쾌함이라니!킬레스베르그 공원의 이력은 특히 이채롭다. 1930년대까지는 채석장으로, 그 이후에는 폐기물처리장으로 활용되던 곳. 최신 생태공법을 통해 거듭난 이곳은 이제 수많은 시민들의 휴식처, 여가와 문화활동의 공간, 자연과 인간관계를 교육하고 사색하는 터가 되어 있었다.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돛대 모양의 중앙전망대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길을 걸으며,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디자인만이 아니구나! 다시 연수단원다운 깨달음을 뼈저리게 되새겨야 했다.이 깨달음이 너무 무거워 원래 예정했던 독특하게 운영되는 창작의 산실 아카데미 슐로스 솔리튜드는 제대로 살필 수 없었다. 예술창작은 고독한 사색과 고민의 산물. 그러나 사회와의 소통과 참여도 불가피한 일. 이 '고독의 성'에 들러 이런 이중성이 어떻게 해소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 숲과 길 때문에 그만.....처음 이 도시에 들를 때 국제적인 컨벤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요즘 한참 열심이라는 얘기를 듣고, 하던 일이나 잘하지, 했었는데. 떠나면서는 이 정도를 갖추었으니까 그렇지, 그 가능성과 열정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었다.독일의 숲은 독특하다. 대부분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그 역사가 길지도 않다. 늦은 산업화를 벌충이라도 하듯 서두르다보니 급격한 산림파괴 등의 몸살을 앓게 된다. 숲이 황폐화되는 만큼 살림살이도 각박해졌다. 그 뼈아픈 반성 하에 대대적인 조림정책이 펼쳐진 게 한 세기 전. 급하다고 리기다소나무 같은 속성수를 심을 수는 없는 일. 생태환경을 십분 고려한 혼합림 정책을 통해 헤르만 헤세의 '검은 숲'(Schwarzwald)과 같은 숲들을 가꾸어왔다. 숲을 잃고 헤매다 회복된 숲에서 길을 찾은 것이다.그들이라고 애초부터 이랬을까? 시행착오를 철저하게 뒤돌아보고 그 되풀이를 피해갔을 뿐이다. '지하수는 후손들의 것이다!'며 손을 대지 않는 '로하스'적 철학, 늦은 만큼 철저했던 이런 실천의 깨달음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더 늦은 산업화로 마음이 더 급한 우리가 되새겨야 할 부분이 아닐까? 품격의 예술도시가 조명과 간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공학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되뇌며 다음 목적지 에스링겐을 향했다. /이종민(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장·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6.13 23:02

[일과 사람] 전북대 문화인류학 함한희교수

"전주 한옥마을이 '천년 전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려면 이곳에 깃든 옛 선비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역사의 주체이면서 변두리로 밀려난 주민들의 삶의 재조명이 진짜 한옥마을의 스토리텔링입니다."12일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전주한옥마을, 선비정신을 담다' 학술 심포지엄에서 함한희교수(전북대 문화인류학·55)는 "한옥마을에 깃든 정신세계와 선비활동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주시의 한옥마을 추진 방향이 한옥집이나 유적 재건 등 하드웨어 투자에만 치중됐기 때문에, 한옥마을의 역사가 새로 쓰여져야 한다는 것.함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BK21 조사단과 함께 주민들과 심층면담(구술생애사 방식)을 실시, 교동 토박이 이서우씨를 만나면서 한옥마을 역사의 주체이면서도 소외된 유학자들을 발견했다.금재 최병심 · 고재 이병은 · 유재 송기면 선생이 바로 그들.이들은 간재의 학풍을 잇고, 유학의 근본정신과 덕목을 후대에 남기고자 교육에 남다른 공을 들인 선비들이다.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위하고, 근검절약하며, 청렴하게 살고, 의리와 기개를 지키는 장본인인 셈이다.함교수는 "조선 말기 신분제가 문란해지고 양반의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웠어도, 학문을 숭상하고 도덕적이며 윤리의식이 높은 선비상은 향토사회에서 오롯이 남아 존경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전주 한옥마을은 1920∼30년대까지 이런 선비들이 모여 학생들에게 강학과 교육을 해왔던 보기 드문 곳이라는 것.함교수는 "선비마을이 사라진 것은 선비들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한옥마을을 둘러싼 각종 보존·개발 정책이 이 마을의 역사를 왜곡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한옥마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담겠다는 전주시가 정작100년 전 역사도 정확하게 조사·연구하지 않고, 전통한옥 복원· 신축에만 치중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함교수는 "결국 한옥마을이 '천년 전주'의 정신을 담은 곳으로 거듭나려면 한국 유학과 선비정신의 마지막 불씨를 담았던 곳으로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13 23:02

[향기로운 주말] '여·름·방·학'…나를 업그레이드 한다

5월이 가정의 달 이였다면 6월은 방학의 달. 대학생들의 종강을 시작이로 6월이면 초중고 학생들도 대부분 방학을 맞는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방학이면 '어디로 놀러갈까' 혹은 '뭐하고 놀까'를 고민하던 학생들이지만 요즘처럼 치열해진 세상은 '논다'와 전혀 관계없어 보인다. 초등학생들조차 학원 쫒아 다니기 바쁘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방학 중 보충수업을 비롯해 방학을 더 바쁘게 지내곤 한다.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방학과는 무관하지만 자기계발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다. 회사가 마치는 시간이면 외국어 학원으로 향하고 헬스장을 다니며 건강을 지키기도 한다.회사에 입사한 후 계속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혜진씨(28)는 "똑똑한 후배들이 자꾸 생기는 걸 보면 힘들어도 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동료들도 하나쯤은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회사 다니면서 학원 다니기 정말 어려워요. 야근이 시도 때도 없이 생기니까 자꾸 빠지게 되고 한번 빠지면 또 가기 싫어지고요. 놓친 진도 따라가는 건 더 힘들어요. 그래도 꾸준히 하는 제 모습을 보면 스스로 대견스럽다니까요."여름이면 휴가도 있고 더운 날씨에 몸은 늘어지지만 이 때를 잘만 보내면 올 한해가 알차진다. 방학을 이용해 놓쳤던 일들을 시작해 보자. 시작은 반이라 하지 않았던가.▲ 영어만이라도 완벽하게전 국민의 소원이 '영어 잘하기'라고 말하면 비약일까.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그리고 입학한 다음에도 영어를 떨칠 수 없는게 현실이다. 영어를 국어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인 우리가 잘 하는게 당연한 것도 아닌데 안 할 수도 없으니 그야말로 딜레마. 어차피 공부에는 왕도도 없고 끝도 없다고 했다. 방학 동안이라도 '단기숙성 코스'를 밟아보자. 학원도 좋지만 대학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수업료도 저렴하고 교수진도 더 믿음이 간다. 무엇보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수업 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나머지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습보다 복습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전북대여름방학 학기가 따로 준비돼 있다. 6월 30일 까지 접수 받고 같은 날 모든 수업이 개강한다. 종강일과 수업료는 강의에 따라 다르다. 영어회화, 토익, 토플, 텝스 등 다양한 수업이 개설 돼 있으며 전북대 언어교육원 홈페이지 http://lec.chonbuk.ac.kr/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원광대6월 30일 개강 8월 14일 종강한다. 회화 수업의 경우 수업시간은 50분 강의료는 재학생일 경우 13만원 일반인은 17만원이다. 6단계로 나눠져 있어 실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이 외에도 토익과 일본어 중국어 등 제 2외국어 수업도 개설돼 있다. http://langcenter.wonkwang.ac.kr/▲ 건강하고 멋진 몸 만들기"친구들과 술집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그런데 말끔한 정장 차림에 날씬한 여자 한명이 같이 타더라고요. 같은 건물에 있는 헬스장에 가는 사람 이였어요. 왠지 머쓱해 졌어요. 술 마시러 가는 저랑 너무 비교가 되서..."뼈 밖에 안남은 몸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과 담 쌓은 생활 습관은 몸을 충분히 망가뜨렸다. 기말시험 동안 야식을 먹으며 책상에 붙어 있다가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종강파티를 비롯해 술로 이어지는 스케줄은 살찌우기에는 안성맞춤인 코스. 특히 요즘은 겉으로 보기엔 날씬하지만 비만인 '마른비만'인 사람이 많다고 하니 건강을 위해서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굳이 헬스장이나 운동을 위한 곳을 다니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베드민턴을 치거나 가까운 곳을 걷는 것도 훌륭한 운동이다.20대도 그렇지만 30대의 경우에는 건강진단을 받기를 권한다. 매해 받는 건강검진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생활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때문.▲ 취업대비 경력 쌓기많은 일들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일단 이력서를 써보면 경력은 확연히 드러난다.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재학, 간단한 컴퓨터 자격증이나 운전면허를 쓰고 나면 나머지는 공백. 두 달이 넘는 방학은 이 공백을 채우기 좋은 시간이다.'인턴쉽 코스'는 기업들이 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에 일 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자리는 한정적이고 들어가기는 취직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이런 인턴 과정은 어떤 자격증 보다 효력이 뛰어나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방학 전에 모집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접수가 끝났거나 모집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야 한다.인턴 자리 찾기가 어렵다면 아르바이트도 좋은 차선책이다. 물론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관련 있는 것을 선택 할 것. 아르바이트 비가 높다고 무턱대로 선택하는 것 보다는 '경험'을 쌓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자리는 학교를 통해 아는 것이 안전하다. 점 찍어둔 회사가 있다면 각 회사 인터넷 사이트를 확인해 보고 이번 방학 기회를 놓치더라도 미리 전화해보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미리 얼굴도장을 찍어 놓는 것.당장 일할 계획이 없더라도 앞으로 무슨 직종의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 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것도 나중을 위해 중요하다.

  • 문화일반
  • 이지연
  • 2008.06.13 23:02

[작가의 방] 소리꾼 박영순씨 "소리에 내 삶 다 있는 것 같아"

1년 선배와 같이 쓰고 있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개인연습실. 작은 선풍기 한대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10㎡도 안되는 작은 공간. 오늘도 그는 거울을 마주 보고 앉았다.노래하는 사람은 표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거울을 보며 입모양을 가다듬는다. 2006년 수술하고 갑자기 불어난 살도 꽤 신경이 쓰인다. 광대의 첫째가 '인물치례'라고 하지 않았던가.'2008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명창부 장원을 차지,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영순씨(36)를 만났다."대사습 장원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나요?""아니요. 똑같아요. 다만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공연 섭외가 조금 늘어난 것 같아요.""대사습 수상 소감 기억하시죠?"(그는 "엄마, 나 장원했어. 어머니, 저 장원했어요. 제가 인생에 있어 고비가 많았어요. 소리하라고 이만큼만 아프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란 수상소감을 남겼다.)"네. '엄마'는 친정엄마고, '어머니'는 시어머니였어요. 엄마는 예술활동하는 막내딸 뒷바라지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목포에 혼자 계시는데, 자주 찾아뵙지도 못해요. 시어머니는 제가 아파서 늘 죄송했는데, 그런 걸 다 아시니까 생각이 나더라고요."대사습 장원을 한 덕에 그가 유방암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숨긴 건 아니었지만 애써 알리고 싶지 않았던 상처. 그는 2003년 애기집을 들어냈다며 사실은 그 때가 더 고비였다고 했다."마음의 준비를 하고 수술실에 들어갔죠. 가족여행도 다녀오고 긴 머리도 단발로 자르고…. 수술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그 한 달이 10년 같더군요."열두살 부터 시작한 소리인데, 수술을 하고 한 4년은 제대로 못했다. 그래도 제자들이 그를 떠나지 않아 소리를 놓을 수가 없었다."실력있는 후배들은 나오고 나이는 먹어가고, 빨리 뭔가를 이뤄야겠는데 자꾸 시련이 왔어요. 사실 다른 대회를 준비했었는데 정작 그 대회에서는 대통령상을 못 탔어요. 어차피 준비한 거 대사습도 나가보자고 생각했지요."대회 당일 추첨을 통해 부를 대목을 정하는 대사습은 출전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어떤 대목이 걸릴지 몰라 한바탕을 달달 끼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본선 때 부른 김세종제 '춘향가' 중 '십장가'는 그의 장기. 그러나 연습때 만큼 부르지는 못했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대회에서 그의 차례에 고수와 엇갈린 것. 고수도 없이 떠밀리다시피 무대에 올라 애써 마음을 다스렸지만 머리 속은 하얗고 다리가 떨려왔다."이젠 전국적으로 망신을 타는구나 생각했죠. 장단 선생님이 옆에 계셨는데 스탭들하고 서로 알아보지 못한 거예요. 고수도 긴장하고 저도 긴장하고, 머리가 백지가 됐는데 시작하는 순간 아니리가 '확' 떠올랐죠."타고난 목이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 박씨. 전에는 성음을 넣어서 소리를 예쁘게 가지고 갔다면, 강산제 보성소리를 배우고 있는 지금은 꼬리를 달지 않고 '딱딱' 끊고 '쭉쭉' 펴서 차분하게 가져가려고 한다."아직은 젊은 편인데 그래도 큰 수술을 몇 번 해서인지, 소리에 삶이 다 들어있는 것만 같아요. 저는 소리하는 거 좋아해요. 진짜 소리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앉아있지도 못했겠죠. 지금도 스스로 위안을 많이 해요. 대단하다, 박영순…."아프기 전 소리의 깊이를 모를 때 '흥보가' '수궁가' 완창을 했다. 지금은 10분 소리 하기도 겁이 난다는 박씨. 내년에는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다. 대사습으로 하나의 매듭을 짓고 이제 다시 처음이다. 연습실에선 '신관사또 부임하는 대목'이 흘러나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13 23:02

생태세밀화 '숲 속 그늘 자리' 출간

20여년 가까운 세월 동안 생태세밀화를 그려온 이태수(47)씨가 5년 동안 우리나라 곳곳을 발로 다니며 만난 사계절에 대한 느낌을 담아 '숲 속 그늘 자리'(고인돌 펴냄)를 펴냈다.책에는 밥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고사리와 콩, 감자에서부터 강원도 설악산 가는골에서 만난 꼬리치레도롱뇽, 괴산군 대야산에서 마주친 말불버섯 등 흔히 접하기 힘든 자연의 모습이 계절별로 나뉘어 그가 쓴 글과 함께 수채화로 그린 섬세한 생태세밀화로 재현돼 있다. 생태세밀화는 자연을 자세하게 묘사한 그림을 말한다. 워낙 섬세하게 표현하다보니 일부에서는 '사진 같은 그림'이라고 표현한다.하지만 그가 말하는 생태세밀화는 자세하게 그리거나 똑같이 그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그리는 이가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고 자연으로부터 어떤 느낌, 어떤 감정을 받아서 정리해 그렸느냐에 따라 좋은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잘 그렸지만 좋지 않은 그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세하게 표현하는 기법을 잘 익혀서 겉껍데기를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자연에서 얻은 속 알맹이 느낌을 잘 표현한 그림이 좋은 생태세밀화입니다" 생물들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책에는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 하던 비석치기와 사방치기에 대한 추억도 세밀화로 재현돼 있다.그는 발등에 툭툭 채이는 돌멩이에도 '길에서 강가에서 툭툭 차이는 돌멩이 어느 뫼를 구르고 어느 물에 겼을까? 부딪혀 깨지고 모난 곳 닳고 닳아 상처투성이 작은 돌.'(26쪽) 이라며 사랑을 나눠주고 고양 탄현동 고봉산의 애기메꽃 밑에서 만난'몽글몽글' 지렁이 똥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처음부터 생태세밀화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학교 다닐때부터 전시미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림값도 너무 비싸고돈 있는 사람들이 혼자 그림을 소유하는 모습이 돼서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나눠볼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아이들 그림책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중에서도 아직 잘 다뤄지지 않은 자연 쪽을 다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책은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작업을 주로 해왔던 그는 이제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좀 더 공부를 해서 단순 설명이 아닌 사물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는 그런 도감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blog.naver.com/gomts0315)에서도 그의 글과 그림,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1만4800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8.06.13 23:02

조선 괴짜들이 보여주는 별난이야기

정사(正史)가 아닌 야사(野史)를 읽는 이유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 속에 은근슬쩍 드러나는 그 시대의 맨 얼굴을 엿보는 재미 때문이다.10여년간 홀아비로 지내며 산천유람을 하던 단정한 선비 양희수는 함경도 안변지방을 지나다 우연히 농사꾼의 집에 들른다. 혼자 집을 지키던 열세살짜리 어여쁜 낭자가 뜻밖에 정갈한 솜씨로 식사대접을 하자 감탄한 양희수는 청홍 부채 두자루를주며 "이 쥘부채를 너에게 채단(혼례 때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주는 청홍비단)으로주려는데 받겠느냐?"하고 농담을 건넨다.2년 뒤 소녀의 아비가 양희수를 찾아와 딸이 폐백을 받았으니 정혼한 것과 다름없다고 고집하며 양희수의 소실되기를 자청한다고 말한다. 양희수의 소실로 들어온 안변 낭자는 슬기롭게 집안을 꾸려나갔고 아들 둘을 잇따라 낳으니 이 중 한 명이 조선의 명필이 된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다. 안변낭자는 양희수가 병으로 죽자 관(棺)앞에서 자결하면서 문중 어른들에게 적서차별을없애 달라고 간청, 양사언은 문과에 나가 급제했고 세상 사람들은 양사언이 서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태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송반(宋盤)은 미남으로 유명했지만 몸가짐을 바로 한 군자로도 유명했다.하지만 그는 시골에서 사또로 지내면서 하급 벼슬아치의 딸 매희(梅姬)가 미모가 출중한데다 총명한 것을 보고 시경(詩經)의 한구절인 "유녀회춘 길사유지(有女懷春 吉士誘之ㆍ봄을 품은 여인이 있어, 멋진 사내가 꾀어가네)"를 해석해보라고 은근히 수작을 건다.그러고는 웃으며 "그러면 너는 봄을 품은 여인이 되고 나는 멋진 사내가 되면 어떠하냐?"고 농을 하고 비단 쥘부채를 주며 "이것으로 신물(信物)을 삼으니, 훗날에 너는 나의 별실이 되거라"하고 말한다.조선말기에서 일제 강점기까지 살면서 매일신보 기자를 지낸 지식인 송순기(宋淳夔ㆍ1892-1927)가 쓴 '기인기사록(奇人奇事錄)'은 조선시대 별난사람들의 별난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지나치게 터무니없거나 말초적이어서 읽고나면 남는 것이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기인기사록의 장점이다.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꼬장꼬장하게 살다간 선비, 재주가 출중한 서민들, 고운 마음씨로 주변을 울린 사람, 21세기 로맨틱 코미디를 뺨치는 근사한 연애를 이끌어낸 여인 등의 이야기를 구수한 문장으로 엮어낸 솜씨가 일품이다.기인기사록은 1920년대 송순기가 매일신보에 연재하던 것을 1921년 상권, 1923년 하권으로 묶어 총 107가지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고교 교사를 거쳐 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국문학자 간호윤(47)씨가 낸 '기인기사'(푸른역사 펴냄)는 기인기사록 중 24가지 이야기를 번역하고 요즘 사람들이 읽기 쉽게 매만진 책이다.평안감사로 부임한 남편이 기생과 눈이 맞았다는 것을 알고 달려간 부인이 기생의 실물을 보고 "내가 이번에 와서 단연코 너를 죽이려고 했더니, 이제 너를 보니 실로 명물이라 내 어찌 손을 쓰겠느냐"하며 물러난 이야기, 용꿈을 꾸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소리를 듣고 하루 종일 용만 생각하고 용그림만 그리다 결국 용꿈을 꾸고 급제한 선비 이야기 등 잘 알려지지않은 야담들을 실었다.간호윤 씨는 기인기사록은 1941년 하권만 금서가 됐는데 이는 임진왜란 때 왜장으로 조선에 왔다가 귀화한 김충선의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는 의견도 서문에 실었다. 1만3900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8.06.13 23:02

[어린이 책세상] 동물원에서 생긴 일 등

▶ 동물원에서 생긴 일 / 아르만데 게르버 글 / 주니어랜덤 / 9500원원숭이들의 반란이 시작됐다.장난꾸러기 알락꼬리원숭이 여덟 마리가 잠금장치를 풀고 동물원서 도망쳤다.이 책은 아이들이 동물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원숭이를 찾는 느낌이 들도록 앞 뒤 순서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14 페이지에선 매표소 직원 카트야가 "원숭이를 찾으려면 어린이동물원에 가보라" 고 한다. 염소를 쓰다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어 책 귀퉁이를 따라 20쪽으로 시선이 옮겨간다.시설관리원인 페터 아저씨는 정원사를 따라 16쪽으로 가보라고 권하더니, 22쪽으로 갔다가 또다시 15쪽으로 이곳저곳을 돌고 돈다.이렇듯 원숭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전반부는 놀이하듯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또한 나머지 절반은 동물과 관련된 정보를 담았다. 동물원의 역사부터 역할, 먹이에 따른 동물 분류법 등이 소개된다. 동물원이 그저 신기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재밌는 곳으로만 여기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기 쉽게도 설명했다.▶ 토끼 뻥튀기 / 정해왕 글 / 글벗어린이 / 8500원덩치 작은 토끼는 늘 동물 친구들 놀림감. 자기를 괴롭히는 동물들이 싫어 눈물을 흘리던 토끼는 사람 사는 마을로 떠난다.토끼는 마을서 털보 아저씨의 뻥튀기 기계를 보며 기계안으로 들어가 거인토끼가 되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뻥튀기 기계로 들어가 여우·노루보다 훨씬 더 커진 거인토끼가 된다. 거인토끼는 이후 숲 속으로 돌아가 자기를 놀렸던 동물 친구들을 찾아간다.아이들은 종종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보다 더 크거나, 힘이 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작가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뻥튀기 기계'를 통해 기발하고 재치있게 그려낸다.그러나 덩치가 크다고, 힘이 세다고 해서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놀리는 것이 늘 즐겁지는 않다. 작가는 오히려 이것이 외로움과 쓸쓸함을 가져다 주고, 친구와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짚는다. 크레파스의 느낌이 살아 있는 따뜻하고 친숙한 그림이 시선을 끈다.▶ 흰지팡이 여행 / 에이다 바셋 리치필드 글 / 사계절 / 9800원시각장애가 있는 발레리. 그녀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도 눈앞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단다.그녀는 "다른 친구들처럼 잘 볼 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타입. 눈이 더 안 보이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흰지팡이를 사용할 때도 그는 "장애인들이나 쓰는 것"이라며 거부했다.하지만 지팡이는 유용했다. 지팡이를 통해 부딪치는 소리는 앞에 놓인 물건을 피해 걷는 법을 깨닫게 했다. 인도 가장자리나 나무울타리, 벽돌담의 위치를 파악해 길을 벗어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법을 배우게도 했다."세상을 보는 방법은 많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이 책은 시각장애를 착하게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발레리는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 때문에 동정받게 될 때 화를 낸다. 동정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시카고에 간 김파리 / 김은주 글 / 논장 / 8500원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가 채인선의 새 동화집.스스로에게 김씨 성을 붙인 파리 '김파리', 양재천에 사는 오리여왕 밍구, 키 작은 정민이와 키큰 두더쥐 두덤이가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모든 일에 늘 자신만만한 '김파리'를 통해 비행기와 시카고, 이국적 풍경을 보여주는 작가의 상상력이 신선하다. '김파리'는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시카고 하늘을 총알처럼 질주한다. 일본에선 예의를 잘 차려야 하고, 터번을 둘러야 하는 이슬람은 답답하다. 이렇듯 세계 여러 나라 곳곳 구경하고, 주변 풍경을 돌아보느라 정신없다.집값 비싼 강남 양재천에 사는 글쓰는 오리 밍구이야기. 키가 작아 고민인 정민이와 키가 커서 고민인 두더쥐 두덤이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잘 대변한다. 해외여행, 글쓰기, 친구, 외모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밝은 색조의 단순한 그림도 책의 분위기를 상큼하게 다가가게 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13 23:02

[읽고 싶은 이 책] 이종근 글·유연준 사진 '우리동네 꽃담'

흙담을 쌓되 흙이 주저앉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돌을 박거나 깨진 기와를 섞어 무늬를 넣어 만든 꽃담. 주변과의 조화를 위해 길상(吉祥)적인 의미를 지닌 글자나 꽃, 동물 등의 무늬를 넣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은 "꽃담은 주인의 지혜와 마을 목수와 장안 목수의 기원과 상징이 피어나는 글자꼴, 문자난장과 꽃 그림, 색채 모자이크로 장식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설치미술"이라고 말한다.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로만 보지 않고, 담에서 아늑하고 소박한 우리 민족의 모습을 찾는 이종근씨. 전민일보 문화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우리동네 꽃담」(생각의나무)을 펴냈다.우리 문화의 맥박을 찾는 고행길은 10여년이 걸렸다. 이씨는 "꽃담은 흙으로 남아있는 마지막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꽃담은 경복궁 아미산 굴뚝(보물 제811호),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 굴뚝(보물 제810호), 대구 도동서원 강당사당부 장원(보물 제350호), 낙산사 원장(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4호) 등 네 곳 뿐. 전국에 산재해 있는 꽃담들이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하면서 세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점차 그 자취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책은 '서울·경기' '충청·강원' '전라도' '경상도'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국모의 성품이 느껴지는 경복궁 교태전 뒤편 아미산 동산을 연결시킨 꽃담, 흥선대원군의 목란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듯 정갈한 예술성을 뽐내는 창덕궁 낙선재 후원의 꽃담, '길(吉)'자와 꽃잎 모양의 아기자기한 무늬가 서로 만나 상생의 기쁨을 보여주는 운강고택 화방벽…. 전북에서는 송광사, 김동수 가옥, 용오정사, 정읍 영모재, 정석주 가옥이 소개됐다. 특히 사진 속에만 남은 줄 알았던 '쌍 희(囍)'자 선명하게 남아있는 영모재는 5년 동안 고생해서 찾은 것으로 '관념을 넘어선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각 계층마다 장식을 할 수 있는 수준을 법으로 제도화해 그 차이를 뒀지만, 꽃담은 천민과 양반, 왕족 모두가 사치할 수 있는 건축물로는 매우 드문 것. 하나의 사물을 통해 다양한 계층이 지닌 문화의 차이를 읽어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사진작가 유연준씨의 생생한 사진에, 지역 명문가의 풍수와 선비댁에 관한 이야기, 향토와 가계의 은밀한 사연까지 더해졌다.꽃담은 담백하고 청아하며 깔끔하고 순박한 한국의 멋, 아름다움 그 자체. 이씨는 "우리 문화가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원고를 쉽게 써 일반인들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사찰과 민속마을의 꽃담 등 소박하고 질박한 꽃담을 중심으로 2권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2007 방일영문화재단 기획출판' '2008 생각의 나무 기획출판' 선정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13 23:02

[전북문화의 발견] 6월항쟁과 6·10촛불집회

지난 10일, 6·10항쟁 기념 촛불집회는 87학번인 기자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1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본 없이 연출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1987년을 떠올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87년 6월항쟁과 2008년 촛불집회는 집회를 주도하는 계층과 참여하는 계층, 시위형태와 집회현장의 분위기 등 여러 지점에서 달랐다.6월항쟁은 대학생과 재야의 정치집단에 의해 주도되었고 사무직노동자 계층이 대거 참여하면서 확장되었다. 반면 촛불집회는 주도세력이 명확하게 없으며 다양한 계층, 특히 청소년과 여성 계층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현장의 분위기는 가히 혁명적 차이다. 우리 세대에게 집회현장은 공포를 이겨내는 결연한 의지가 없으면 참가하지 못하는 전투였다. 그러나 촛불집회 현장은 김동영씨가 말한 것처럼 '권력을 비틀고, 권력을 전도시키고, 권력의 상징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놀이의 장소이다(본지 12일 기사 참조). 이러한 집회현장의 놀이성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위형태를 만들어낸다. 경찰이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간주하고 폭력진압을 하자 횡단보도를 오고가며 시위하는 합법적이고 창의적인 시위형식으로 대응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는 6월항쟁의 경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이라는 단선적이고 정치적인 의제아래 이루어진데 반해, 촛불집회는 교육, 경제, 국내·외 정치 등 다선적이고 중층적인 의제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6월항쟁이 '남성성'에 의해서 주도되었다면 촛불집회는 '여성성'에 의해서 주도된다는 점이다. 문화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비폭력평화 시위형태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집회현장에 있던 여고생들에게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냐고 물었더니,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말이 '0교시'였다. 현재도 8시부터 수업을 시작하는데 0교시가 시행되면 7시부터 수업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정규수업이 끝나도 '야자(야간자율학습)' 2교시를 더 받으면 10시 30분이 돼야 비로소 학교를 나온다는 것이다. 감옥도 이런 감옥이 없다. 현장에서 인터뷰를 한 학생들은 '야자 1교시'를 '땡치고' 나온 학생들이었다. 그날 경기전 옆길에서는 여성단체에 주관한 색다른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가족단위로 옹기종기 모여서 수입농축산물이 우리의 건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다양한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집회였다.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시위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디지털 커뮤니티의 활성화 때문일 것이다. 폭압적인 정치세력과 맞서야 했던 80년대 운동조직은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전복시키려 했던 정치세력과 마찬가지로 파쇼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몇몇의 이론가와 조직의 수장에 의해 주도되는 지극히 폐쇄적인 커뮤니티와 제한적인 매체를 통해 일방적인 형태로 집회를 '조직'했다. 그러나 2000년대의 집회는 수십만 명이 동시에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여 집회를 쌍방향적인 형태로 '구성'한다. 우린 '대자보와 찌라시' 세대였기 때문에 '화염병'을 들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디지털' 세대이기 때문에 '촛불'을 들 수 있었던 것이다./이경진(문화전문객원기자·문화연구창 연구소장)

  • 문화일반
  • 이경진
  • 2008.06.13 23:02

[전북문화의 발견] ⑫거리로 나선 예술인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은 가벼이 촛불을 희롱한다. 촛불이 일렁거릴 때마다 거리에 선 사람들은 꼿꼿하게 촛대를 다시 세운다. 어디선가 대금연주가 가슴을 저미고, 절도 있는 북소리와 시(詩) 한 편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랩과 판소리, 민중가요와 노래의 가사를 바꾼 대중가요들이 답답한 가슴을 뚫고 지나간다. 사람들은 너나없이 잔치에 들뜨고, 거리는 눈물 나는 감동과 신명난 웃음에 떠들썩하다. 어둠을 머금은 촛불은 더 휘황하게 일룽거린다.거리로 나온 예술인들. 지금 이들에게 세상은 원고지이고, 악보이고, 캔버스다. 이들은 공동체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임을 공유하면서, 내 작품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우리가 공동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더불어 삶을 실천하는 것이 예술의 한 부분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전북도립국악원노동조합 김종균 지부장과 조합원들은 요즘 부쩍 바빠졌다. 지난 2일부터 촛불문화제의 선두에 섰기 때문이다. 이들이 들려주는 실내악과 무용, 사물놀이와 판소리는 촛불문화제의 흥을 돋우는 것뿐만 아니라 전북의 전통문화예술을 널리 알리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촛불문화제를 통해 창작작품도 선보였다. 이병렬씨가 세상을 등진 9일 오거리 무대에 오른 이화진씨의 진혼굿을 비롯해 최은숙·이윤경·백인숙씨의 창작무용 '염원', 고양곤씨의 창작판소리 '퉤(退·퇴), 명박이가' 등이다. 특히 창작판소리는 7일 첫 공연에 이어 10일 앙코르공연을 펼치며 판소리의 힘과 판소리 본고장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미술인들도 적극 동참을 선언하며 문제의식을 함께 했다. 유대수, 박진희, 이근수, 김두성, 윤길현, 김기원, 김성석, 이준규, 양성모, 박성수, 남지현, 한숙, 박준수 등 전북민예총 미술분과와 전북민미협 회원들은 '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미술인행동'이란 단체를 결성해 힘을 모았다. 7일부터 10일까지 1백 미터에 달하는 흰 천에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거리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집회에서 버려지는 폐품들로 조형물을 만들고, 촛불문화제 현장을 크로키에 담아 전시하기로 했다. 전북민미협 이근수 대표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희망을 노래할 때, 미술가들은 미술창작으로 그 희망을 가시화시켜내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미술인들이 작업실과 현장에서 다양하게 창작실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전북민예총은 '대리운전보다 더 자주 울리는' 문자메시지로 회원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씨에게 한마디 하고 싶죠? 촛불로 토해냅시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촛불문화제. 가족, 연인, 친구와의 소중한 시간은 오거리에서 함께 하세요>……. 단순히 행사안내였던 문자메시지는 지금 꽤 창조적으로 변해가면서 많은 회원들의 발걸음을 거리로 향하게 하고 있다.(사)전북작가회의 서철원 청년분과장과 신병구, 김선경, 유수경, 경종호, 문신씨는 '오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 특히 유수경씨는 지난 달 31일 단상에 올라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어느 누구라도 이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 10일에는 장성수, 임명진, 정철성, 김광원, 곽병창, 안도현, 김병용, 김종필, 정종화, 유강희, 이경진, 박태건, 김정경 등 꽤 많은 시인과 작가들이 펜 대신 촛불을 들고 시민의 곁에 섰다. 김용택 시인은 잰걸음으로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고, '○○도 나왔구나'· '○○야, 촛농 떨어진다.' 하며 후배 문인들의 의지에 환한 웃음으로 격려했다. 이 날 김성철 시인은 이병렬씨를 추모하며 창작시 '火 花'를 낭송했다.'당신을 다시 안을 수 있다면/나는 펑펑 울지도 몰라/(중략)/환하게 필 꽃을 노래하겠지/지치고 지치면/붉게 그을린 살 밀어 올리며/피멍 같은 꽃잎 피우겠지//손에 손을 건네 꽃을 드네/떠난 당신 너울너울 꽃이 되어/우리 손에서 붉게 피네'촛불문화제 '열성가담자'인 수필가 이덕자씨는 뿔이 난 모양의 머리띠를 두르고, '엄마는 뿔났음'을 몸으로 보여주었다.(사)문화연구 창 김성식 대표는 회원들을 도내 곳곳에 '지원'보냈다. 군산이 고향인 삼천문화의집 이준호 관장은 군산, 우리마당 김영신 대표는 익산, 김인득 시인은 진안에서 촛불을 들었다. 판화가 지용출씨와 연극인 고조영씨, 전주한옥생활체험관 김병수 관장, 화가 소영권씨 등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만난 예술인들은 장르도 다양했고, 그 수를 세기에도 벅차다.(기사에서 언급된 사람들은 단지 필자의 눈에 띄었을 뿐이다)이제 한반도의 '초·중·고딩'들에게 라이터는 담뱃불을 붙이는 도구가 아니라 촛불을 켜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예술은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란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삶의 한복판에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함께 피우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촛불문화제에서 문화예술인들은 한 조각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구태의연한 질문에, 정작 답변은 궁색하기만 했던 순간의 난처함도 어느 정도 사라질 것 같다. 지역의 예술인들이 지역의 주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촛불문화제. 오늘 타오를 예술인들의 촛불은 또 어떤 빛을 낼까. 이제 우리는 즐길 준비가 돼 있다.*「혼불」에 등장하는 '일룽거리다'는 작가 최명희가 '일렁이다'의 어감을 크게 하여 지은 말이다./최기우(문화전문객원기자, 최명희문학관 기획실장)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8.06.13 23:02

"지역 문화유산 발굴·보존 앞장"

"고창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화유산의 보고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이나 국보, 보물 뿐 아니라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발굴, 보존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지역 향토문화의 전통 계승을 위해 고창 향토문화연구회를 창립한 김정웅 초대 회장은 11일 고향을 사랑하고, 아끼는 '애향'실천의 지평을 향토문화와 관광으로 넓히겠다고 말했다.김정웅 회장은 "우리 고창은 18세기를 풍미했던 판소리 여섯마당을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과 20세기 현대시사의 큰 족적을 남긴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으로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다"며 "훌륭한 향토 문화유산을 소중히 가꾸고 보호하는데 앞장서기 위해서 향토문화연구회를 설립하게 됐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고창에는 지금 소멸하는 문화재가 산재해 있습니다. 그 잊혀지는 문화재를 발굴해 보존하고 전승하는데 지역민의 힘을 모으겠습니다."고인돌과 모양성 못지 않게 조상의 얼이 살아 숨쉬는 문화재가 많지만 소멸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김 회장은 그 대표적인 예로 다산 정약용을 모신 사당인 이산서원과 임진왜란 당시 충신들을 모신 백양동의 삼충부도묘 등을 꼽았다. 문화재를 적극 발굴해 고창을 널리 알리는 관광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김회장의 목표다.향토시인인 김회장은 세계시문학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주변에 있는 들꽃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꽃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8.06.1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