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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사람들] 정성수·김형중 시인 한국농촌문학상 수상

시인 정성수씨(61)가 한국영농신문 창간 14주년 기념 '2008년도 제5회 한국농촌문학상' 시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봄똥' 외 2편. 목가적인 농촌 풍경을 수채화처럼 잔잔히 그려내고 농민들의 삶의 애환을 진솔하게 표현했다는 평이다.현재 전주송북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정씨는 9권의 시집과 4권의 동시집 이외에도 시곡집과 동시곡집 등 다수의 실용서를 출간했다. '제18회 세종문화상' '제3회 전북교육대상' '제24회 한국교육대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전북여고 김형중 교장(61·문학박사)이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국영농신문사 제정 '제5회 한국농촌문학상' 시상식에서 시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수상작은 '어머니의 지게'와 '외로운 허수아비' 등 5편의 시. 김제 출신의 김 시인은 '어머니의 지게'를 통해 가녀린 여인이 어머니라는 멍에가 만들어낸 모성애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애환과 그 어머니에 대한 자식의 그리움을 손에 닿을 듯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외로운 허수아비'를 통해 김 시인은 '가끔은 음치라고 놀려대는 까마귀들과/ 지나간 가을을 함께 노래'하는 허수아비에 빗대어 생의 단면을 노래했다.1998년 '문예연구' 시 부문에서 '고무줄'을 통해 등단한 김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이사, 전북시인협회 이사, 한국문예연구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전북여고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림대에서 '애국계몽기의 신문 연재소설'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시집 '허수아비의 노래'와 칼럼집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 그리고 '김립의 작품성향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김재호
  • 2008.06.03 23:02

소설가 양귀자씨 '제8회 원광문학상' 수상

소설가 양귀자씨(53)가 '제8회 원광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다시 시작하는 아침」.'제3회 원광 젊은작가상'에는 홍지화씨(36)의 장편소설 「사랑꽃」이 선정됐다.원광문인회(회장 소재호)가 시상하는 '원광문학상'은 원광대 출신 문인들 중 최근 몇 년 동안 우수한 창작집을 내는 등 뛰어난 활동을 펼치며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 '원광 젊은작가상'은 원광대 출신으로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이다.양씨는 '이런 상, 처음 받는다'는 수상소감을 통해 "이 상이야말로 우리 모두 너의 울타리라고 말해주는 것, 그런 다음 넌지시 따뜻한 품을 벌려주는 것이라고 나는 이해한다"며 "그래서 이렇게 신작 없이 몇 년을 보내고 있는 형편임에도 나 또한 모르는 척, 넌지시 이 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홍씨는 "기라성같이 훌륭한 선배님들이 주시는 상이기에 더욱 값지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시상식은 14일 오후 5시 원광대 숭산기념관 2층. 「원광문학」 제9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원광문학」 제9호는 '원광문학상'과 '원광 젊은작가상' 수상자 특집으로 대표작과 작품론을 수록했으며 시와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 회원들의 신작을 소개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3 23:02

자연세계를 노래한 그의 詩魂을 기리며

문학평론가 이운룡씨(70)가 「진헌성 시 연구Ⅰ」(푸른사상)을 펴냈다.광주 출신인 진헌성 시인은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 광주역사의 질곡가 더불어 내과의사로 인술을 펴왔다. 1970년 「현대문학」지에 김현승 선생의 시 추천을 받고 문단에 데뷔했다.진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상상의 숲」(한림)과 함께 나온 「진헌성 시 연구Ⅰ」은 '제1부 진헌성 시와 민족시의 힘' '제2부 유심, 유물론으로 본 21세기' '제3부 시와 언어의 향토성'으로 구성됐다.이씨는 "시와 시인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진헌성은 절대로 옆을 보지 않는다"며 "시의 세계를 자연 서정에서 우주과학과 인간의 삶, 궁극적인 존재 의미, 그리고 삼라만상의 탄생과 소멸, 물성과 물리법칙 등 우주의 총질량을 유물문화의 과학철학으로 심화 확대시켰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연작시를 주로 쓰는 것에 대해서는 "수십편에서 수백편에 이르러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고, 그것 또한 거대 담론의 사상시로서 무쇠처럼 뭉쳐있다"고 평했다.한편, 「진헌성 시 연구Ⅱ」는 문덕수 원형갑 장백일 채수영 정광수 주기운 문병란 손광은 허형만 김종 김준태씨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3 23:02

'시힘' 동인들과 문학청년들의 만남

'시힘' 동인들과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이 마주보고 앉았다. 사회를 맡은 박성우 시인은 "회담하러 온 분위기"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시인들 틈에 낀 문학청년들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인들만이 알 수 없는 미소를 던진다. 묘한 분위기다.'한국시의 서정성과 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시인들'로 구성된 '시힘' 동인들이 지난 31일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을 찾았다. 최명희문학관이 진행해 온 '풋풋한 문청(文靑)과 농익은 작가들의 유쾌한 충돌' 일환으로 마련된 ''시힘' 동인들과 문학청년들의 만남'. 이날 화두는 당연히 '시 잘 쓰는 법'이었다."25년간 '시힘'을 이끈 힘은 시가 아니라 술"이라고 말해 열띤 호응을 받은 정일근 시인은 "요즘 문학청년들의 시는 비료를 많이 친 것 같다. 너무 빠르게 성숙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는 나타냈다. 정시인은 "7∼8년의 습작기 동안 백일장에서 떨어질 때면 당선자에 대한 질투로 나를 발표시켰다"며 "등단을 빨리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습작 자체를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우리도 아직 문학청년"이라고 말한 최영철 시인은 "그냥 쓰고 또 쓰는 것"이 습작시절이라고 했다. 그는 "시가 밑줄쳐 가며 하는 공부는 아니다"며 "심심할 때까지 술 마시고, 놀고, 연애 하다보면 시가 제 발로 찾아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김백겸 시인은 "내 생애 1번으로 시를 사랑해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시힘' 동인으로는 고운기 김백겸 김수영 김성규 김윤이 문태준 박형준 안도현 이병률 정일근 최영철 휘민씨가,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는 정양 임명진 곽병창 안도현 정동철 김병용 서철원 이경진 김선경 문신씨가 참석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3 23:02

문화부, 신문발전위 등 자체 감사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9-30일 신문발전위원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달 11일부터 신문유통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문화부는 이 두 기관과 지난 4월에 감사를 실시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올해의 종합감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국립 지방박물관에 대한 감사를 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올해 감사 대상에 빠진 지방박물관들을 대신해 감사를 받게됐다고 밝혔다.전흥두 문화부 감사담당관은 "정기종합감사는 3년 주기로 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4년만에 하기도 한다"면서 "올해는 3년 주기에 따라 예정돼 있던 정동극장,국립대구.경주.광주박물관 대신 게등위, 신발위, 유통원을 감사대상으로 넣었다"고 밝혔다.그는 "지방박물관 등은 특별한 이슈가 거의 없어 올해 3년차에 접어든 기관을 감사하기로 한 것이며, 실무차원의 자체 감사여서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이어 "이미 감사를 받은 게등위는 불법감시직원들의 신분이 계약직으로 불안정해 외부 유혹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정규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신발위는 회계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6.02 23:02

천년 전주의 역사 되살린다

'성황제 복원은 후백제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이다.'전주성황제전위원회와 사단법인 전북전통문화연구소(이사장 이동호)가 주최하는 '2008전주성황제 및 전통예술제'가 지난 1일 전주시 교동의 성황산 성황사 부근과 한옥마을에서 열렸다.전주성황제는 후백제가 멸망한 뒤 전주 토착세력들이 김부대왕 일가를 전주를 보살피는 성황신으로 추봉하고 매년 단오를 즈음해 지내는 제사.이날 성황제는 신라문화동인회와 신라종친연합회, 성황사신단과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주의 성황신 김부대왕(신라 56대 경순왕) 일가족에게 제사를 올리는 제례를 시작으로 김부대왕 사신단 합동 퍼레이드, 무속예술공연, 전통국악공연, 대동놀이등으로 진행됐다.전북전통문화연구소 이동호 이사장은 "본래 성황제는 전주 단오제 행사의 핵심적인 행사였지만, 풍남제가 되면서 성황제 행사가 많이 퇴색했다"면서, "이제 천년고도 전주에서 천년전통의 문화유산인 성황제를 복원, 지역축제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제례예술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전주성황제가 동서문화 교류의 다리역할을 할 것"이라며"성황제는 민간신앙이 아닌 전주의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지난 31일에는 전주성황제의 복원과 현대적 계승방안을 논의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 문화일반
  • 신동석
  • 2008.06.02 23:02

[창간 58주년] 읽는 사람이 세상을 이끈다

2,500년전, 공자가 15세 때 배움에 뜻(志學)을 둔 뒤 70세에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논어 위정편)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뜻 하는 대로 행해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고 말 할 수 있었던 자신감, 그것은 어디에서 나왔을까.그것은 바로 '책'이었다고 공자는 말했다. 공자는 '나는 날 때 다 알고 태어나지 않았다. 다만 옛 사람들이 남긴 '업적'을 사모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추구했을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 CEO 월평균 2∼3권 읽어공자는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지식을 쌓고, 또 업그레이드 하여 공자사상을 구축했다. 인간 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은 물론 조직, 나아가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지난해 여름 휴가철 앞둔 삼성그룹. 당시 삼성그룹은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경제연구소가 만든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20선' 목록을 나눠주고 책을 통한 '지적 재충전'을 독려했다. 주요 추천도서는 '부의 미래' '위키노믹스' '미래의 물결' '생각의 탄생' 등.삼성그룹은 해마다 7월 말 휴가철을 앞두고 CEO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 등 새로운 트렌드(추세)를 담고 있는 추천도서 목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CEO들은 '바캉스'에서 '북캉스'를 즐기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미래를 선점해 가고 있는 셈이다.현대 지식기반사회에서 CEO의 지적 역량은 기업 경쟁력의 주요 가늠자. 삼성은 책 속에서 그룹의 위기 탈피 해법과 창조 경영의 실마리를 찾는다고 한다.그렇다면, 우리나라 CEO들은 책을 어느 정도 읽고 있을까.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2004년 8월 초에 최고경영자(CEO) 1,0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CEO들은 월평균 2∼3권 정도를 읽었다. 62.3%가 '1~2권을 읽는다'고 답변했고, '3~4권' 정도 읽는다고 답한 사람은 21.1%였다. 이들이 가장 즐겨읽는 책은 경제·경영서(6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분야의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책을 통해 끊임없이 섭취하고, 또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일반 국민 4명 중 1명은 책 안읽어그러나 일반 국민 평균은 겨우 월 1권 정도만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0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성인 독서율(1년간 1권 이상 책을 읽었다)은 76%, 학생 독서율(1학기동안 1권 이상 책을 읽었다)은 90.6%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10명 중 2명은 책을 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연간 독서량 조사에서, 성인은 월 1권꼴인 12.1권의 책을 읽었고, 학생은 13.5권을 읽었다. 학생의 경우 초등생 22.4권, 중학생 10.7권, 고등학생 7.4권이었다. 초등생은 전년 24권보다 감소했다.▲ TV·컴퓨터가 주범이처럼 우리 국민들이 겨우 월 1권의 책을 읽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가장 큰 원인은 TV와 인터넷 등으로 분석됐다. '200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여유시간에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물음에 성인과 학생 모두 첫 순위로 TV를 꼽았다.성인의 경우 TV 24.1%, 독서 9.5%, 인터넷 9.1%, 신문·잡지 7.1%, 수면·휴식 6.9%, 친구·동료 모임 4.8%, 체력단련 4.4% 등 순으로 여가를 활용했다.초등학생은 TV 18.6%, 컴퓨터게임 16.9%, 책읽기 10.5%, 친구 어울림 8.1%, 인터넷 7.8%, 만화책 읽기 6.1%, 음악감상 4.8% 등으로 나타났다. 중·고생의 경우도 역시 TV시청이 1순위였고, 4위권 내에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하기, 음악감상이 포함됐다. 하지만 책읽기는 중학생 5.9%로 7위, 고등학생 6.9%로 5위를 기록했다.특히 초등생의 경우 책읽기 외에 만화책 읽기(6.1%)를 하고 있었지만, 중·고생의 경우는 저조한 책읽기 활동 속에서 신문과 잡지 등 다른 인쇄 매체 접촉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생활 주변에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많이 있지만, 지난 1년동안 공공도서관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성인 33.3%, 학생 52.6%(초 55.5%, 중 56.9%, 고 45.7%)였다. 조사 대상 학생들 중에서 '학교도서관이 있다'는 응답이 95%였지만, 정작 학교도서관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65%로 그동안의 상승률이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 읽기 활동 늘려야2007년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문고를 포함에 총 1만 7000여개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공도서관은 607개. 도내에는 교육청 17개, 시·군 20개, 사립 1개 등 모두 38개의 공공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정부는 2002년 수립한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03∼2011)과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2003∼2007)을 통해 기본시설과 장서확보, 전문인력 배치 등을 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2013년까지 해마다 50개씩 늘어나 900개가 될 전망이다.하지만 도서관 1개당 인구는 8만7000명으로 미국(3만5000명)과 일본(4만8000명)에 비해 적어 국민들의 도서관 접근성이 여전히 낮은 상황.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성인 응답자들은 공공도서관 증설 및 도서확충(33.1%), 대중매체를 통한 책 관련 정보 제공 확대(23.7%) 등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사회적 독서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 독서교육 활성화, 양서 출판에 대한 지원과 독서 진흥 관련 정부예산 확대, 독서 전문인력 양성 등도 지적되었다.하지만 책읽기와 신문읽기 등 읽기 활동은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읽기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전북중등국어교육연구회 최기재 회장(순창 제일고)은 "평소 학생들에게 읽기가 두뇌를 발달시키고, 논술과 구술, 면접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한다"라며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쓰기로 완성하려면 교과서는 물론 관련 도서, 신문 등 다양하게 읽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08.06.02 23:02

[작가의 방] 판화가 지용출 "시적인 느낌을 찾는것 목판화 매력이죠"

판화가 지용출.가난한 미술가들의 삶이 그러하듯 그 역시 아내에게 미안해 아침 일찍 작업실로 나온다.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291번지. 질경이가 발목까지 자란 마당을 지나 작업실에 들어서자 한 쪽 벽에 세워져 있는 목판 원본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1월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 '곁에 있는 나무'전에 내놓았던 작품들이다. 목판 원본은 종이로 찍어놓았을 때보다 강한 인상을 풍긴다.10장이고 100장이고, 작가는 처음 마음 먹은 만큼만 찍고 나면 칼로 목판 원본을 그어버린다. 그리곤 칼자국이 선명한 목판을 찍어서 보관한다. 다시 찍고 싶을 때 유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안팔려서 처박어놨었는데, 어떤 계기로 다 팔려버리면 더 찍고 싶어지잖아요. 세상에 딱 한 장일 수밖에 없는 일반 회화와 달리 판화는 그런 식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거죠. 그나저나 작가로서 그런 유혹 좀 있어봤으면 좋겠어요."각서까지 쓸 테니 목판 원본을 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하나 파주는 게 낫죠. 절대 원본을 줄 수는 없어요."▲ 전북판화가협회 회장이시죠? 그런데 전라북도에는 '판화가'라 부를 수 있는 작가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서양화가나 한국화가, 판화가…. 그런 개념은 사람들이 만든거잖아요. 특히 요즘은 다양한 매체들이 합쳐지다 보니 판화가란 말 자체를 잘 쓰지 않습니다. 저도 그냥 화가라고 해요."그래도 그림은 안그리지 않느냐는 말에, 그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림요? 판화도 그림인데…."'뚝딱' 하고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판화는 파서 보여주기까의 과정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일반 유화는 계속 붓질을 하면서 점차 완성해 나가지만, 판화는 한 번 팠을 때 실수하면 되돌릴 수 없어요. 그래서 생각도 많이 하고 밑그림도 완벽하게 그린 후에 절제된 선을 사용해 목판에 옮기는 거죠."▲ 판화야말로 고된 작업이라고 하는데, 손도 많이 다치시겠어요."손이야 초보자때 다치고, 전문가들은 몸으로 파니까 오히려 허리가 아파요. 손은 좋은 칼 아끼려다 다치죠. 엄마들이 아낀다고 안드는 칼 쓰다가 순간 삐끗해서 다치잖아요. 판화가도 그래요."그가 어딘가를 다녀왔다."이게 내가 진짜 아끼는 칼이에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까요? 중요한 부분에다 쓰죠."▲ 판화하면 '검은띠 그림' 부터 떠오르는데, '운동' 좀 하셨나요?"저도 80년대에는 운동 참 많이 했죠. 진짜 작업은 졸업하고 나면서부터? 학교 다닐 때는 맨날 데모만 한 것 같아요. 이데올로기라는 게 참 무서워요. 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을 보면 자신이 살아온 것과 다른 불합리한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운동을 하게 되죠. 저 또한 가난하게 자라서 앞만 보고 살아오다 대학교 들어가서 사회변혁운동에 뛰어들었어요. 그 때는 미술이 나름대로 민중운동으로 성공한 것 같아요. 머리에 띠 두르고 주먹 쥐고 그런 판화가 많았죠."1963년 서울에서 태어난 5남매 중 막내. "그림 하면 굶어죽는다"며 예고 진학을 반대했던 부모님 때문에 공고에 들어갔다. 그는 이 때를 "내 인생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다행히 미술 선생님을 잘 만나 한 달에 50만원씩 하던 미술학원을 공짜로 다니며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6수를 해서 들어간 추계예술대학교 판화과 89학번. 6수할 때는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공장도 다녔다. 그는 "지금도 미싱만 있으면 '오바로꾸'도 할 수 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서울에서 내려와 '민족미술인협회'를 창립하셨죠?"우리가 민미협을 만들 때만 해도 송만규 형님을 비롯해 다들 색깔이 있었어요. 옛날에는 투쟁이 진보였는데, 운동권 이후 세대들이 말하는 진보란 개념은 우리와 달랐죠. 그렇다고 한 조직 안에서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갈 수는 없잖아요. 합일점을 찾게 된 것이 지금의 민미협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전시장 미술만 지향하는 게 아니라 다행히 사회 어두운 부분에도 관심을 갖고, 진보라고 생각하는 현장에 항상 있으려고 하니까 그런 것에 만족합니다."4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전북민미협. 그는 지난해 이근수씨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전북민미협은 대운하 건설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에 관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곁에 있는 나무'전은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가벼워졌다고 할까요? 작품이 꾸준하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옛날에는 제가 필요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집어넣지 않다보니까 정말 삭막하다고 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이데올로기적 사고방식이 있어서 다른 것은 잘 받아들이지 않는 폐쇄적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벗는 작업이 쉽진 않았지만 노력했지요."2001년 부터 2∼3년은 황토종이에 작은 풀이나 꽃을 찍었다. 사람들은 좋아했지만 작품은 장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 2004년에는 전주역사를 담아낸 현대판 지도로 '완산을 보다'전을 열었다. 그는 "동양의 문인화나 서양의 추상화는 훈련받은 사람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림이지만, 우리의 옛 지도는 서민적 정서도 담을 수 있고 보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작가들이 굶어가면서 열심히 그림 그렸다고 해서 감동받는 세상이 아니다. 그는 "판화에 대한 개념이 수공적인 의미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좋다라고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동의했다."남들 다 하는 그림으로는 팔아먹고 못 살 것 같고, 지용출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목판화가. 동판이나 석판보다 회화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목판화는 아무래도 시적인 느낌이 난다. 그는 다시 지도와 관련된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 전주부성 안을 판화로 재연하는 것. "눈에 보이는 풍경을 화면에 옮기는 것도 좋은 작업이지만 과거 살아왔던 흔적들을 찾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2 23:02

동학혁명기념관 국가 관리 '탄력'

동학농민혁명을 기리기 위해 전북 정읍시에 건립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관리 주체가 내년부터 전북도에서 국가로 승격될 전망이다.전북도는 "문화관광체육부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하 동학기념관)의 관리권을 내년부터 국가로 이관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고 30일 밝혔다.그동안 문화부는 정부가 관리하는 시설물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추세에 역행하는데다 도가 부담해야 할 동학기념관 건립비 150억 원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는이유로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해왔다.하지만 도는 동학기념관이 애초 국가사업으로 추진된 데다 '동학 특별법'도 국가 관리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난 해부터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왔다.문화부가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함에 따라 도는 지방비 부담액의 해결 방안과 동학기념관의 시설 및 유물 등의 이양 절차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도는 시설 및 유물의 소유권을 모두 국가에 넘기는 대신 지방비 부담분을 경감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동학기념관이 국가 관리로 승격될 경우 현재 중단돼 있는 2단계 시설 확충사업이 탄력을 받고 각종 프로그램의 활성화로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도 역시 연간 13억 원에 이르는 관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동학기념관은 사업비 243억 원이 투입돼 정읍시 덕천면의 33만여㎡에 조성됐으나 기념관, 교육관, 기념탑 등만 갖추었고 동학광장, 야외교육장 등은 예산 부족으로 아직 건립되지 않은 상태다.전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관리권을 넘겨받는다는 큰 틀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만큼 연말까지는 관리권 이양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동학기념관의 시설 확충과 기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5.30 23:02

전주예술고 모악예술제 성황리 마쳐

전주예술고등학교(교장 정태표) 학생들의 역량을 모아내는 '제14회 모악예술제'가 지난 28일 오후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열렸다.'예술인들의 열정과 꿈의축제'를 주제로 한 이날 공연은 800여명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준비한 다양한 작품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무대위에 선 학생들은 1부 음악과 방송문화예술, 2부 무용과 국악 공연 작품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예술적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으며, 가족과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 솜씨에 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이날 무대에서는 특히 조통달선생의 아들이기도 한 가수 조관우씨가 특별 초청돼 전주예고 학생들의 발표 무대를 축하했다. '꽃밭에서''비원' '천년에' 등을 전주예고 학생들의 연주에 맞추어 부른 조씨는 "여러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해봤지만,전주예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특별하다"며 "무대 오르기전 나보다 더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나도 이런자세로 음악해야 겠다. 하나 배워간다"고 전했다.정태표 교장은 " 이번 '모악예술제'는 '효와사랑' 주제로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며 "학생과 지도교사의 열정으로 가득한 공연에서 감격과 황홀한 시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윤나네
  • 2008.05.30 23:02

詩香에 젖고 문학을 말하다

국내 대표적인 시(詩) 동인 '시힘' 시인들이 전북지역 문학청년들과 만난다.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2년 전부터 진행해 온 '풋풋한 문청(文靑)과 농익은 작가들의 유쾌한 충돌'의 일환. 31일 오후 6시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 열린다.올해로 결성 25년째를 맞은 '시힘'은 한국시의 서정성과 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시인들로 구성된 모임. 강한 사회의식을 반영하거나 언어와 시적 기법에 관한 고민들에 치우치지 않고 새로운 서정시의 자리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박성우 시인이 진행하는 이날 행사에는 고운기 김경미 김백겸 김수영 김성규 김윤이 문태준 박형준 안도현 양애경 이윤학 이병률 정일근 최영철 휘민 등 국내 유명 시인들이 함께한다.시인 15명이 릴레이로 시를 낭송할 예정. 경상도 출신 정일근 최영철 시인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나의 습작시절'을 주제로 한 짧은 강연을 들려주며, 고운기 김백겸 이윤학 이병률 안도현 시인과 문학청년들의 '도발적인 대화'도 펼쳐진다. 2006년과 2007년 '최명희청년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인 백상웅 조윤희 학생도 참여해 새로 창작한 시를 낭송한다.장성수 관장은 "문학 창작의 당당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전북의 문학청년들에게 기성작가들을 소개함으로써 청년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싶다"며 "많은 문학청년들이 찾아와 큰 힘을 얻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젊은 시인들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63) 284-0570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5.30 23:02

BBC 다큐 '살아있는 지구' 책 출간

영국 BBC를 통해 방송돼 화제를 뿌렸던 자연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가 같은 이름의 책으로 궁리출판사에서 출간됐다.제작비 300억원, 제작기간 4년, 62개국 방문, 촬영장소 200여곳 등 대규모로 기획된 이 다큐멘터리는 남극에서 북극까지, 목마른 사막에서 빛 한 점 없는 깊은 바다까지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지구의 극한 지역에 사는 동식물의 생태를 생생히 그려냈다.다큐멘터리의 책임 프로듀서였던 앨러스테어 포더길은 자신의 팀과 함께 직접 글을 쓰고 다큐멘터리에서 선보였던 생생한 순간을 화보로 곁들여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지구와 극지방, 숲, 대평원, 사막, 산, 동굴, 민물, 우림, 얕은 바다, 깊은 바다 등 11개 주제로 나눠 지구가 '살아있음'을 보여준다.2장 '혹독하고 고독한 극지방'에서는 겨울철 완전한 암흑과 몸을 마비시킬 정도의 낮은 온도부터 여름철에는 24시간 내내 내리쬐는 햇빛에 이르기까지 극지방에 존재하는 궁극의 극한 세계를 담았다.얼음이 거의 녹아 버린 북극에서 조각얼음에 의지한 채 바다표범을 잡고 있는 북극곰과 먹이를 찾아 얼음 사이의 틈을 활용해 북쪽을 향하는 흰돌고래, 집단으로 빙하를 건너는 펭귄떼 등 흔히 보기 힘든 극지방 생물들의 화보가 눈길을 끈다.9장 '다양성의 보고, 우림'에서는 지구상의 그 어떤 서식지도 견주지 못할 풍요로움을 지니고 있는 우림의 모습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체들을 소개한다.긴팔원숭이의 소리와 나무 위에서 아침 사냥을 떠나는 코뿔새의 날개소리가 뒤섞여 있는 우림의 사진에서는 마치 진짜 긴팔 원숭이와 코뿔새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글 내용도 질 좋은 화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지구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지구상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물들과 공유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면 어떨까.김옥진 옮김. 312쪽. 3만8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8.05.30 23:02

문고본 '핸드 인 핸드' 출간

국내 출판사들이 각사의 책을 모아 문고본으로 만든 '핸드 인 핸드 라이브러리' 시리즈 1차분이 출간됐다.이번 기획에는 김영사, 동아시아, 동쪽나라, 문이당, 영진출판, 샘터사, 생각의나무, 세계사, 세종서적, 열린책들, 은행나무, 이른아침, 학고재, 한스미디어, 홍성사, 홍익출판사, 효형출판 등 17개 출판사가 참여했다.1차분은 예술ㆍ인문ㆍ경제경영ㆍ소설ㆍ비소설ㆍ과학 등 6개 분야의 책 80종, 106권으로 출간 18개월이 지난 구간으로 구성됐으며 조만간 출간될 2차분에는 신간도 포함될 예정이다.유홍준의 '알기 쉬운 한국도자사'(학고재),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 1,2권(세종서적), 소설가 장정일의 '장정일 삼국지' 1~10권(김영사), 틱낫한 스님의 '화'(명진출판) 등이 1차분에 포함됐다.기존 단행본보다 크기를 줄인 12cm×17cm 크기로 가격도 기존 단행본 가격보다 45~50% 저렴한 권당 4천500~5천500원으로 매겨졌다.할인마트에서 판매되는 핸디북과 차별화하기 위해 온ㆍ오프라인 서점에서만 판매된다.핸드 인 핸드 라이브러리 공동발행위원회의 대표 간사를 맡은 박광성 생각의 나무 대표는 26일 "원가 절감을 통해 보급가를 대폭 낮추고 이익을 최소화했다"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양서 구입을 망설였던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합리적인 가격으로부담없이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5.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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