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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교수의 유럽 여행기] ①덴마크 코펜하겐

전주전통문화조성위원회 이종민위원장(전북대 교수)이 지난 4월 말, 도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아름다운 도시로 이름난 유럽의 7개도시를 다녀왔다. 전통의 가치를 살려 도시를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지켜가는 유럽의 도시를 돌아보면서 실용성만 앞세운 우리의 천편일률적인 주거환경을 더 진지하게 뒤돌아보게 되었다는 이 위원장의 생생한 여행기를 네차례에 걸쳐 싣는다.일탈 자체를 위한 여행만이 참여행이라 할 수 있다. 목적이 있는, 말하자면 숙제를 동반한 여행은 그 무게만큼 즐거움이나 의미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연수여행이 마뜩찮은 것은 이 때문이다. 목적이 뚜렷하고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어 해찰의 재미를 맛볼 수 없다. 낯선 곳에서 접할 수 있는 가슴 떨리는 의외성도 기대할 수 없다. 일탈이라 해도 너무 뻔한 것이 되기 십상이다.유럽명품도시 연수여행에 참여하기를 결심하면서도 목적 자체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애쓴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겉만 보지 말고 그 이면의 역사나 철학까지 살피자, 그런 마음가짐만 챙겼을 뿐이다. 연수단이 비교적 낯선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나만의 일탈을 꿈꾸기에 안성맞춤의 조건이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일주일 넘어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고 전자우편을 서둘러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가슴 홀가분한 벗어남인가!'유럽 명품도시 연수 학습자료'는 일찌감치 큰 가방에 숨겨버렸다. 대신 딸아이에게서 빌린 녹음기 음악을 들으며 신경숙의 『리진』을 읽었다. "저를 파리로 대려가 주세요!" 궁중 무희 리진의 외침을 나를 부르는 소리쯤으로 여기며 가끔 생각났다는 듯 와인을 시켜 마셨다. 그 정도의 일탈만으로도 암스테르담까지의 긴 여정 내내 행복할 수 있었다.그런데 처음 와보는 그 도시를 그냥 지나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는 없는 일. 여행의 묘미는 역시 추억 만들기. 공항 내 맥주 가게에 들러 낯선 사람들 틈에서 하이네켄을 주문했다. 혼자서 일행 몰래. 그리고 생맥주잔을 앞에 놓고 사진까지 찍었다는 것이다! 하이네켄 본고장의 맛은 보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 덕에 스웨덴 쪽으로 선회하여 착륙하는 비행기안에서 황혼에 휩싸인 코펜하겐의 멋진 모습을 좀 더 절절하게 즐길 수 있었을까?북유럽의 관문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코펜하겐에는 볼거리가 제법 많다. 화려한 왕궁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궁전만 해도 여러 개 있다. 왕립공원의 녹음을 배경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붉은 벽돌의 로젠보그궁전, 로코코 양식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아밀리엔보그궁정, 성 두 채가 불타버렸지만 아직도 인상적인 바로크 양식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크리스티안보그성, 현재는 왕립미술원으로 쓰이는 사를로텐보그궁전. 그밖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는 니하운, 세계 최초의 테마공원 티볼리.그러나 정해진 일정 때문에 모두 주마간산(走馬看山), 버스를 타고 스치듯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이 도시의 상징인 인어상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고 게피온 분수대의 역동적인 황소와 여신상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나무는 보지 못하고 숲의 아름다움만 멀리서 살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대신 연수 목적을 듣고 안내인이 추천한 '이비아고' 라는 신도시를 둘러보았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디자인의 낮은 건물들이 끊임없이 우리들 시신경을 자극했으며 '느림의 미학'을 절감케 했다. 실용성만 앞세운 우리들 천편일률적인 주거환경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연출했으니 과연 명품도시라 할만 했다. 아무런 쓸모도 없이 그냥 세워놓은 붉은 벽돌담 장식, 노인전용아파트나 학교의 생명공학적, 아니면 생태적 공간도 매우 이색적이었다. 실용보다 삶의 질을 먼저 챙기는 문화선진국의 풍모를 여지없이 증거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우리가 목표했던 스트뢰에 거리! 말 그대로 보행자 천국인 이 거리는 시청 앞 광장에서 콩겐스 뉘 광장에 이르기까지 5개의 거리와 광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북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가이지만 일반 차가 들어오지 못한다. 차가 다니지 않으면 상권이 죽는다는, 우리에게는 상식으로 되어있는 아우성이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다.이곳에서도 나만의 일탈은 불발로 끝났다. 말도 통하지 않고 지리도 모르는 마당에 독자적인 행동을 꿈꿀 수는 없었다. 겨우 한다는 것이 음반 가게에 들러 덴마크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 두 장을 서둘러 구입한 것. 그리고 중세풍의 건물 앞 거리의자에 앉아 다양한 사람들을 한가롭게 바라보는 것. 그러면서 한옥마을 은행로가 이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연수단원다운 꿈을 잠시 꾸어보는 것. 거리 곳곳에 있는 야바위꾼들을 보며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시답지 않은 깨달음을 되새기는 것이었다.여행의 일탈이 좋은 것은 돌아옴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떠나온 곳을 생각하며 되돌아올 준비를 한다. 여행 첫날부터 이 준비는 시작되었다. 그 자유분방하고 생기 넘치는 보행자 천국의 거리를 거닐며 한옥마을과 '차 없는 거리'를 되뇌는 것이나 안데르센 동상 곁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우리 지역의 유명 예술인들을 어떻게 기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역시 벗어남을 꿈꾸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돌아옴의 준비과정이라 하겠다.특히 건강과 지속가능성, 생태환경까지를 고려한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로하스'적 교통정책, 전주가 너무 일찍 포기한 것이 아닌가, 7박 8일 여행 동안 내내 떨쳐버리지 못했던 고민이다. 예측 불가능한 이 고유가 시대에 아직도 자동차를 그 중심에 놓고 있다니!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이 자동차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 연수 내내 떨칠 수 없는 화두가 되고 말았다.일탈을 꿈꾸며 부푼 마음으로 시작한 첫 유럽여행은 이처럼 출발부터 일상의 반복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유럽인들이 서둘러 접고 있는 (전)근대의 시행착오를 발전과 실용의 이름으로 반복하는 우리들 현실을 차마 떨치지 못했다. 이들의 노인복지와 교육정책에 관한 얘기를 들으며 천박하게 실용만 강조하는 작금의 세태가 짜증스럽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니 그 '동화의 나라'에 가서도 '집 생각'을 버리지 못하지. 제대로 떠나야 제대로 돌아올 수 있다 했는데, 언제나 한번 제대로 떠나볼 수 있을 것인지./이종민(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장·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6.06 23:02

[일과 사람] '2008 ASIA-그리고 쌀' 에 출품한 고다마 마사토씨

"'쌀'이란 자체는 한정돼 있는 주제지만, 늘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작업해 왔습니다. 먹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에너지가 되는 것이고, 건전지에서 나오는 전력이나 빛을 발하는 전구도 일종의 에너지죠. 그것들이 결국 순환한다는 것과 인간 역시 지구에 있는 모든 것과 동등하게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가 공동주최한 '2008 ASIA-그리고 쌀'에 '에너지'를 출품한 일본작가 고다마 마사토(27). "작업을 할 때마다 나를 포함한 존재의미에 대해 묻고 싶다"는 그는 삼각형을 그리고 있는 각각의 전시대에 탄화시킨 주먹밥과 줄과 열을 맞춰 세워놓은 88개의 알칼리 건전지, 가느다란 필라멘트로 빛을 발하고 있는 전구를 올려놓았다.탄화시킨 주먹밥은 일본 전쟁박물관에서 원폭에 탄화된 도시락을 보고 떠올린 것. 건전지는 현대사회의 이미지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고다마 마사토는 "사람이 사람에게 정신적인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발점이 쌀인 것 같다"고 말했다."제가 태어난 곳이 시가켄이라고 쌀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덕분에 매우 좋은 쌀을 먹고 자랐지만 농업문제나 식량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죠."그는 "일본에 민예총과 같은 단체는 없지만, 작가들마다 개인적으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에서의 첫 전시.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서 약간은 '공예적 인상'을 받았다는 것. 고다마 마사토는 "현대미술이 그러하듯 자기 표현적인 요소들이 조금 더 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체조형을 전공하고 교토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오는 9월 두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이번 전시는 5일 개막,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계속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6 23:02

[향기로운 주말]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겉옷을 신경 쓰는 것은 기본. 원래 기능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더 이상 한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본래 목적은 상실했을지 모를 온갖 '하이브리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핸드폰으로는 사진을 찍고 MP3 플레이어로 영화를 보고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파일을 전송하는 모습은 아이러니 하지만 요즘 전자제품의 단상이다. 물론 진화한 만큼 가격대는 올라갔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제품들은 무궁무진.어떤 물건이나 그렇듯 장단점은 존재한다. 고화질의 디지털 카메라는 작품사진이 아니라면 오히려 극약이 되고 아무리 인터넷이 잘되는 핸드폰이라도 전화가 잘 안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시중의 그 많은 제품들 중에 내가 원하는 '딱 한 가지'를 찾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같은 가격으로 한 가지 제품만 사야한다면 이미 검증이 된 것들을 고르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비교 사이트를 비롯해 조금만 신경 쓰면 정보는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을 것. 하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은 그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약간의 위험만 무릅쓴다면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신상구두(신제품으로 출시된 구두)'를 노래하는 한 여가수의 마음도 결국 이런 것 아닐까?남들은 아직 갖지 못한 완전한 새로운 제품. "저거 뭐야?"라는 타인의 반짝이는 눈빛을 원한다면 너도나도 쓰는 그런 물건들은 잠시 잊어보자. 당신은 이미 '얼리어답터'란 이름의 선구자다.▲ 유혹적인 카메라싸이월드나 블로그 까페등 인터넷 스페이스의 유행으로 사진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셀카(셀프 카메라의 약칭)'를 찍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음식, 풍경 등 자신의 관심 사는 사진을 통해 인터넷 공간으로 고스란히 옮겨진다. 이런 인터넷 사용자를 위해 삼성 제품은 블로그나 싸이월드 내에 있던 사진 편집 기능을 디지털카메라 안에 담았다. 미리보기 상태에서 사진 상태를 분할 해 여러 장을 찍은 후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는 것.얼굴 인식 기능으로 피사체를 선택해 사진을 찍는 디지털카메라는 놀라울 따름이다. 가장 활짝 웃는 사진 그리고 눈을 깜빡인 사진을 피해 골라 촬영하는 이 기능은 사진기만 들이대면 얼굴이 굳어버리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다.삼성테크윈의 'NV 24HD'와 소니의 'T-300'모델이 대표적인 예. 이런 '스마일 샷 기능' 올림푸스 제품에서도 찾을 수 있다.'IXUS 90IS'는 캐논의 최신작. '움직여야 사진이 된다'는 광고 카피처럼 다양한 움직임에서도 흔들림 없이 장면은 잡아낸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때 '하나, 둘, 셋'을 외칠 필요가 없는 따끈따끈한 '신상'.▲ 손 위의 컴퓨터옛날에는 그랬다. 누군가 노트북을 들고 나타나면 신기한 눈길로 쳐다보고 음악이라도 흘러나오면 그 부러움은 극에 달았다. 그러나 요즘은 과제를 위해 노트북을 이용하는 대학생들도 늘고 휴대성이 편해 집에서 쓰던 큰 본체의 컴퓨터 대신 노트북만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미 평범해 졌다면 평범해진 노트북들은 새로운 시도를 모색했다. 크기를 더 줄이고 색을 입히고 다채로운 기능들을 탑재한 것. 다른 제품들이라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기계들 중 가장 최고가를 자랑하는 제품이니 소비자를 유혹해야하는 엄청난 임무를 성공해야하는 노트북으로서는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MP3와 꼭 닮은 PMP를 비롯해 왠만한 책보다 가벼운 UMPC(Ultra Mobile PC)도 노트북의 변화를 돕고있다.39만 9,000원 이라는 획기적인 가격의 와이브레의 UMPC 'B1' SSD모델 기존 UMPC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짧은 배터리 시간과 발열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무엇보다 경재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세계에서 초소형 초경량 후지쯔의 'u1010' 모델. 액세서리를 더하면 네비게이션과 DMB 방송의 재미도 누릴 수 있다. 8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UMPC의 초시라 볼 수 있는 후지쯔의 제품이니 만큼 톡톡한 진가를 맛볼 수 있다.처음 출시 됐을 때 MP3로 오해 받았던 애플의 'iPod Touch'는 말 그대로 만지며 조작하는 방식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터치 스크린 방식의 핸드폰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넓은 액정 덕분에 영화를 보는 것은 물론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MP이다.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20만원 후반 대에 구입이 가능하며(8G 기준) 심플한 디자인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전화'용이 아닌 전화기"전지현보다 여자친구가 더 좋은 것은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자극적이 이 문구는 삼성 애니콜의 신제품 '햅틱'의 광고다. 큰 액정을 자랑하는 이 제품은 국내에서 출시된 3세대 핸드폰 중 터치스크린 방식을 이용한 첫 핸드폰. 2세대 핸드폰이지만 같은 터치스크린 방식을 이용했던 LG 프라다 폰이나 같은 방식의 다른 핸드폰과 모양은 매우 유사하다. '디자인이 평범하다'는 평을 받고는 있기는 하지만 넓은 액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당분간 출시되는 터치스크린 핸드폰들은 비슷한 디자인을 보일 듯하니 단점으로 꼽기는 힘들다. 같은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햅틱'과 비교 대상이 되는 LG 싸이언의 '뷰티폰'. 앞모습은 핸드폰이지만 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디지털카메라다. 외관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카메라를 능가하는 여러 가지 사진 기능을 가지고 있다. 두 제품 다 핑크색이 출시되고 있어 여심을 흔들고 있다.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삼성의 SCH-W590 모델은 같은 모양으로 외국에서 먼저 출시된 경우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모양을 바꿔 '소울폰'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다. 슬라이드 형태지만 액정아래 있는 '소울 키패드'는 사용하는 메뉴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게 나타나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500만 화소의 카메라 기능은 덤.

  • 문화일반
  • 이지연
  • 2008.06.06 23:02

'제50회 전주단오' 7일부터 이틀간 다양한 행사

'어허야 우리들 단오일이로다/그네를 뛰러 어서가세/청포장 꽃바람에 금박댕기도 너울너울/그네를 뛰는 단오놀이 일년에도 한번일세' ('단오노래' 中)음력 5월 5일은 단오(端午). 1년 중 양의 기운이 가장 왕성하다고 해 예로부터 큰 명절로 여겨져 왔다.8일 단오를 맞아 곳곳에서 단오 행사가 펼쳐진다. 어느 곳으로 발길을 옮겨도 옛날 사람들의 재미가 있다. '단'오날, 한 번 '오'지게 놀아보자!!▲ 덕진공원 '제50회 전주단오''에헤야 우리단오, 신명나게 놀아보세'7일과 8일, 덕진공원의 수려한 자연경관 품에서 '제50회 전주단오'가 펼쳐진다.강릉단오제가 풍어제 성격으로 무속적인 프로그램이 많다면, 전주단오는 농촌형 풍년기원제 성격. 올해는 단오의 세시풍속을 복원,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하고 인정이 넘치는 공동체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7일 오전 11시 수변무대에서 열리는 개막행사는 열림줄 자르기와 개막 퍼포먼스, 기풍 휘호와 단오 덕담, 단오부채 나눔 행사로 꾸며진다. 경북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안동놋다리밟기' 공연도 펼쳐진다.7일 오후 2시 팔각정에서는 한국과 중국에서의 물의 상징성, 호남지방과 영남지역의 물맞이 성격 등을 학술적으로 비교해 보는 '전주단오물맞이 학술세미나'도 열린다.어르신 윷놀이 대회와 씨름, 그네뛰기, 널뛰기 등을 동 대항으로 겨루는 '단오민속놀이대회'도 벌써부터 뜨거운 참여열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 물맞이분수, 물싸움 이벤트, 창포물맞이, 창포물뿌림 퍼포먼스 등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수리취떡과 전통음료도 맛볼 수 있다.▲ 한옥마을 은행로 실개천 '단오절 유상곡수연'200년 전 풍류가 되살아난다.전주시와 한옥마을보존협의회가 7일 오후 6시 전주 한옥마을 은행로 실개천에서 '단오절 유상곡수연'을 연다.유상곡수(流觴曲水)는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며 즐기던 전통문화. 주로 삼월삼짓날이나 오월단오절에 선비들이 하던 풍류놀이다.연잎에 잔을 올려 띄우는 유상곡수연은 지난 4월 통수식을 한 실개천 600여m를 6개 구간으로 나눠 열린다. 태조로를 중심으로 남천교 방향에서는 향교 어르신들이 의관을 정제하고 술잔을 띄우고 시와 시조창을 하는 '주연'이, 동부시장 방향에서는 설예원에서 나와 찻잔과 꽃등을 띄우는 '다연'이 진행된다.전통공연과 퍼포먼스도 흥을 더한다. 한국무용가 안정희씨가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춤 '태평무'를 추며 국악실내악단 '소리고을'이 '영산회상'과 '뱃노래' 등을 연주한다. 김연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의 판소리와 가야금 3중주단 '아리현'의 '캐논 변주곡' '자바민요' 등도 감상할 수 있다.퍼포먼스는 '드로잉 퍼포먼스-새야새야' '실험음악 퍼포먼스-또다른 벽' '타악기의 변주곡-아다지오' '굿 퍼포먼스-인생은 굿이다' '움직이는 마네킹-풍선날다' 등 5개의 시선으로 나눠 펼쳐진다.잔치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마당도 준비된다. 막걸리와 국수, 두부와 김치 등 정이 담긴 음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단, 비가 올 경우 8일로 연기된다.▲ 전주전통문화센터 '단오맞이 김홍도 따라하기'8일 열리는 전주전통문화센터 '단오맞이 김홍도 따라하기'는 김홍도 작품에 그려진 우리나라 풍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선조들의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리는 단오 행사나 주변 풍경 사진을 찍어보는 '단오풍정 담아내기' 축제도 열린다. 8일까지 참가신청을 하고 11일까지 작품을 접수시키면, 1등 연지문교자상 등 수상작을 선정해 푸짐한 상품을 준다.창포머리감기, 단오부채 만들기, 수리취떡·제호탕 맛보기, 창포비누만들기 등 단오 풍습도 체험할 수 있다.이에 앞서 7일 오전 11시·오후 3시 덕진공원에서, 8일 낮 12시 전통문화센터에서 조선시대 왕실 호위문화인 '수문장 교대의식'이 재연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6 23:02

잡지 제외한 정기간행물 신고로 발간

올해 말부터 잡지를 제외한 정기간행물은 신고만으로 발간할 수 있게 된다.문화체육관광부는 잡지와 기타 정기간행물을 적용 대상으로 하는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잡지법)을 5일 공포한 뒤 11월6일부터 시행한다고4일 밝혔다. 잡지법은 지난달 16일 국회를 통과했다.잡지와 기타 간행물은 그간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의 적용을 받아왔다.이에 따라 현행 등록제가 유지되는 잡지를 제외한 정보ㆍ전자ㆍ기타 정기간행물의 경우 시.군.구에 신고만으로 발간할 수 있게 되며, 매수나 상속 등의 경우에도 매수자나 상속자 등이 다른 행정절차 없이 영업을 승계하게 된다.또 문화부 장관이 5년마다 정기간행물의 육성을 위한 기본시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정기간행물 산업의 진흥을 위해 '정기간행물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했다.이밖에 문화부 장관이 정기간행물 문화의 발전을 위해 매년 우수 정기간행물을 선정해 보급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고를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됐다.문화부는 "잡지산업이 정보화시대에 지식문화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으나 갈수록위축되고 있어 잡지산업을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법률적으로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6.06 23:02

[어린이 책세상]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는 법 등

▶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는 법 / 안-마리 토마조 외 글 / 웅진주니어 / 1만3000원요즘 10대들이 뉴스의 중심에 선다. '미친소 수입 반대'를 외치며 점점 퍼져가고 있는 촛불문화제 행렬의 앞에 그들이 있다. 어른들은 정치경제적 산술을 따지며 머뭇거리는 사이, 학교 급식으로 광우병 소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아니오'를 외친다. 책『바보같은 어른』은 이런 10대들이 궁금해할 138개의 질문을 담았다.'여자는 꼭 섹시해야 하나요?' '여자를 낚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게에서 그냥 재미 삼아 물건을 훔쳤어요. 저는 어떻게 될까요? ' 등 프랑스 청소년들을 상담한 경험을 모아 놓았지만, 우리 10대들 문화와 별 차이가 없다.자라면서 한번쯤 해봤을 법한 질문. 신문이나 방송에서 들은 얘기만으로도 그럴듯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문제도 있다.하지만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물어온다면, 철학자라 한들 쉽사리 만족스런 답을 줄 수 있을까. 이런 다양한 질문꺼리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영어왕가족 / 배봉기 글 / 산하 / 9500원안녕. 난 꼬마 도깨비 테리아포리아니야. 기쁨을 주는 아이란 뜻이래. 꼬비라고 불러. 바다 한가운데 도깨비섬에서 사는데, 시험·학원이 없는 곳이야. 하루 종일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지. 대신 세상을 자유롭게 경험하고 배우는 게 중요해. 지금은 대한민국 서울에 실습 나왔어. 근데 여기 도깨비 같은 곳 같다. 얘들 얼굴이 다들 어둡고 수심에 가득차 보여.영어 영재 동생에게 치여 부모님에게 찬밥 대접을 받는 준호를 봐. '시간 자동체크 송신기'가 설치된 학원을 다니는 용규도 있어. 술 안 사온다고 아빠에게 매 맞는 주원이·석원이 남매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기초 마법이 아닌 고급 수준의 마법을 할 수만 있다면 서울을 싹 바꿔놓을 텐데…. 큰 도움이 못 돼서 정말 미안해.▶ 6학년 1반 구덕천 / 허은순 글 / 현암사 / 8500원말수도 없고, 활달하지 않은 아이 구덕천. 이 책은 덕천이의 그늘에 초점을 맞췄다. 덕천이는 주명이라는 아이가 이끄는 패거리에 괴롭힘을 당해 사고를 당한다.작가는 마치 다큐멘터리로 사건을 재구성하듯이 덕천이와 주변의 아이들, 부모와 교사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렸다.괴롭힘 당하는 이야기를 말해도 사내 녀석이 그 정도 일도 감당 못한다며 무심해하는 엄마와 경솔하게 대처하는 교사의 모습이 사실적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이웃에 살던 초등생 왕따 사건을 바탕으로 글을 썼단다."꼭 주먹으로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야. 말과 눈빛으로도 얼마든지 주먹보다 더 사람을 아프게 때릴 수 있지. 무책임하게 내뱉은 너희의 말과 행동은 끝내 한 아이를 벼랑으로 몰고 있는 거야. 그걸…모르겠니?"▶ 3일간의 가출 / 미셸 바야르 글 / 행복의 나무 / 9000원가정의 불화와 부모에 대한 불만으로 가출한 두 아이가 있다.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기차역에서 만난 스테파니와 아델. 둘은 함께 하룻밤 노숙을 한 뒤 기차표도 없이 몰래 기차를 탄다.복잡한 기차칸을 옮겨 다니며 검표원을 피해다니다 결국 붙잡히고 만 이들. 하지만 우아한 중년 여인의 도움으로 기차표를 얻어 가까스로 목적지로 향한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속속 일어나긴 하지만.이야기 곳곳에 어린 시절의 마지막 터널을 지나는 이들의 모습이 긴박하고도 따뜻하게 전개된다.십대 아이들의 미묘한 심리상태를 잘 포착했다. 어른들의 고집과 무관심으로 집 밖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가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06 23:02

[읽고 싶은 이 책] '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종교를 넘어서서 시끄러운 세상에서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잠시라도 여유를 가지고 쉴 수 있기를 바라는 수도자들의 마음이 잔잔한 음성으로 들려온다.자연과 이웃, 하느님과의 만남이 주는 선물로 가득차 있는 이 책. 성바오로딸수도회가 엮은 「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바오로딸)다.「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는 하느님과 더불어 세상의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수도자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올린 잔잔한 깨달음들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바오로딸 인터넷 서점 홈지기 수녀들이 매주 독자들에게 보낸 인터넷 메일에서 골라낸 44편의 편지글. 기도 안에서 세상과 호흡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도자의 진솔한 고백은 수녀들이 보고 느낀 하느님의 손길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전해준다.책은 내용과 주제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뉜다. 계절마다 자연을 통해 우리 삶에 말을 건네고 있기 때문. '봄'편에서는 새싹에서 생명의 싹을 만나고 탱자나무 가시가 박힌 손가락에서 작은 것의 소중함과 상처 받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여름'편은 자신의 내면에 숨은 에너지와 찌꺼기들을 진실한 눈으로 바라보며 욕심과 집착에 대한 묵상을 나누어 준다. '가을'편은 이웃과 만남의 삶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글. 가난한 주부의 행복과 사랑의 비타민을 보낸 독자 등 우리의 이웃들이 소개된다. '겨울'편에는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영적 삶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글이 실렸다.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이름인 이해인 수녀는 "이 편지들을 읽다 보면 비록 세상을 떠나 살지만 세상의 아픔과 함께하며 이웃을 보듬고 사는 수녀들의 모습이 가족처럼 편안하고 정겹게 다가온다"며 "삶을 사랑하는 따뜻함과 지혜, 신앙적 용기를 새롭게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닥종이 인형 삽화는 책의 기운을 더욱 따뜻하게 한다.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닥종이 인형 작가 소빈씨가 「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 내용에 맞춰 새롭게 만든 작품들이다.책 출간과 함께 소빈씨의 닥종이 인형 전시회가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전주에서는 12일까지 전주 바오로딸서원(전주중앙성당 옆)에서 열리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6 23:02

[전북문화의 발견] ⑪정읍 '기적의 도서관'에 가다

소문대로였다. 정읍시 수성동 신시가지에 자리한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에 걸맞게 무지개와 달팽이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이 매혹의 도서관은 주말 어린이와 젊은 부모들로 책꽂이에 낀 책처럼 빈틈이 없었다. 독서의 방법으로 의자에 반듯이 앉아서 책을 보라는 법은 없다. 이곳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답게 다양한 방으로 나뉘어져 아이들은 콩깍지를 나온 콩처럼 흩어져 숨어있기 좋은 공간에서 눕거나 기대어 책을 보고 있었다. 책을 들고 화장실로 가는 아이도 있었다. 책은 인간을 존귀한 존재로 만드는 것. 더듬이로 책을 만지는 달팽이 같은 정읍의 귀한 아이들은 참 행복한 모습이었다.▲공공 디자인 개념의 도서관디자인은 새로운 정신의 반영이다. 입구에 새겨진 '기적의 도서관' 글씨체가 예쁘다 했더니 판화가 이철수의 글씨다. 설계는 정기용 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작품. 노무현 전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도 정 교수의 작품이라고. 도서관 입구를 찾기 어려워 관리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도서관의 외관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오라는 설계자의 배려란다. 기둥은 컬러 철재, 외벽은 노출콘크리트 타입에 지붕은 여객선 선실 같은 둥근 유리창에 외부 마감은 나무로 한 것이 일찍이 보지 못한 디자인이다. 지붕위에 올려진 설치미술작품인 커다란 달팽이는 드로윙으로 유명한 예술종합학교 안규철 교수의 작품인데 저녁이면 이 달팽이가 무지개 색으로 변한다.정읍 사람들은 안다. 지금의 먹자골목이 돼버린 수성동은 옛날 흘림다리가 있고 논밭에 달팽이가 기어 다니던 들판이란 것을. 여기 택지가 조성된 곳에 들어선 도서관은 연면적 1258.7㎡(385평), 이 정도를 학교 교실로 따지면 교실이 20칸이다. 외관보다 안이 더 풍성한 내부는 어린이 전용 도서관답게 책걸상, 서가, 화장실 변기까지 모든 가구와 시설물이 어린이 키에 맞는 눈높이와 행동양태에 맞게 디자인돼 있었다. 개가식으로 서가를 배치한 중심축을 두고 사방에 촉수를 뻗은 마법의 성에 숨어 책을 읽는 친숙한 공간으로 설계된 것이 여느 네모난 도서관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 설계자의 어린이를 배려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를 물었더니, 이 양반 동화를 쓰신단다. 이곳을 드나드는 아이들이 어리다 해도 분명 책 말고 디자인을 보기도 할 것이다. 직선 아닌 곡선이 아름답다는 것을, 왜 이곳이 편하게 느껴지는가를.▲눈높이를 맞춘 도서관세면대와 변기가 설치된 책 읽는 공간이라? 1층 유아방은 엄마들이 젖먹이를 데리고 책을 읽어줄 수 있도록 한 섬세한 배려가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의자가 놓이지 않은 온돌방이었고 아기 엄마 곁에는 젖병이 놓여져 있었다. 서가에는 어린이를 위한 입체로 튀어나오고 들어간 네모나지 않은 둥근 책들과 그림이 많은 키가 큰 책들과 만화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1만9천권에 이른다.사람들은 자의식이 생기면서 자기만의 방을 꿈꾼다. 자기만의 공간이 없는 어린이들은 구석을 좋아하고 숨어있기를 좋아한다. 대나무방, 무지개방, 구름방 등 크고 작은 공간 안에는 배를 깔고 혹은 책상다리를 한 아이들로 가득 찼다. 효율성보다는 기대어 쉬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진 아담한 방들은 이곳이 실내 놀이터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딸 민주(9)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수성동에 사는 최재연(40 교사)씨는 "이 동네는 식당과 술집이 많아 육아공간으로 안타까움이 많았는데 처음으로 정읍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고 말하기도.▲인력보강과 조화예산이 28억이 들었단다. 초대관장을 맡은 김영란(46 사서)씨에 의하면 이 도서관이 국내 10번째로 개관한 기적의 도서관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 규모를 자랑한다고. MBC-TV 프로그램 '느낌표!'에서 비롯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로 여기 정읍에 부지 1688㎡(약 500평) 규모로 건립했다. 이 기적의 도서관은 정읍시가 부지와 건축비를 마련하고, '책사회(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 도정일)'가 설계와 운영 프로그램 등을 맡았다고. 쉽게 말해 민관협력사업의 좋은 케이스다. 건물의 설계자가 어린이를 배려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를 물었더니 서기선(28) 신참 사서의 답변이 이 양반 동화를 쓰신단다. 아하, 그렇구나. 입구 어린 아이들의 그림 전시 역시 설계자의 아이디어란다.운영의 어려운 점을 물었다. "도서관은 자라나는 어린이를 위한 최선의 성장환경과 최선의 봉사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관장은 사서 둘과 공익근무, 청소보조요원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고 말한다. 홈페이지를 운영할 전문인력과 사서의 보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건물 디자인으로서 수성동의 랜드마크 기능을 할 수 있는 매혹적 외관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건물과의 조화는 아쉬운 흠결이었다. 도서관 곁 개인이 상업용 건물을 짓고 있어 앞을 가로막는데다 주변의 체육시설과 비닐하우스 등 사전정화장치가 부족해 외부환경에 대해 전혀 교감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내부적 측면으로서 도서관의 이용과 절차에 대한 친절한 사인보드 기능이 부족했고 어린이의 독서능력 증진을 위한 단계별 독서지도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아직은 생각해 볼 여유가 없는 듯했다.▲공동체가 가야할 길이제 설립의 기적이 있었다면 이제 운영의 기적을 일으키는 것. 도서관이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용자들은 다 알고 있다. 도서관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 이 지역 문화센터의 중심으로 잡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책 읽는 사람들을 위한 동아리 모임의 활성화, 문화공연, 책읽어주기, 문화강좌, 학부모 모임 같은 것이 필요할 것이다. 부족한 일손을 메울 자원봉사자는 여기서 나와야 할 것 아니겠는가. 시에서 좋은 도서관을 세운만큼 부모들이 공공성을 위해 봉사하는 마인드가 있을 때 내 고장을 사랑하는 공동체 정신도 생겨날 것이다.교육이 평등 기회의 확대라면 그 실천의 작은 덕목은 독서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게이츠가 오늘의 영광을 모두 동네 도서관으로 돌리는 것은 겸손만은 아니리라. 도서관은 많을수록 좋다. 이곳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편히 쉬고 상상을 통한 창조의 예비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운영계획과 자원활동가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되는 모습이었다.아직 기적의 도서관에 들르지 못한 시민들께서는 도서 대출을 위하여 등본이나 의료보험증을 가지고 가시길. 사진이 없는 어린이에게는 도서대출증에 들어갈 사진도 도서관에서 직접 찍어주는 서비스를 한다. 혹시 아이들이 다칠까봐 보험가입도 되어있다. /신귀백(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신귀백
  • 2008.06.06 23:02

국립민속국악원 6월 판소리기획

국립민속국악원이 6월 한달 동안 판소리 집중기획 '광대이야기'를 이어간다.7일 첫 무대는 남원 운봉에서 자란 고 박초월 명창 회고전 '명창 박초월을 그리며'. 그의 제자 박양덕(민속국악원 예술감독) 김수연(민속국악원 민속단 지도위원) 김경숙(국립창극단 운영위원)이 출연해 '수궁가'와 '흥보가' 눈대목을 부른다. 최종민 동국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박초월 명창의 삶과 예술세계를 전한다.14일 '광대이야기'에는 '오기와 배짱의 소리꾼' 성창순 명창이 초대된다. 민속국악원 무대는 이번이 처음.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자서전 「넌 소리 도둑년이여」로 잘 알려진 성명창은 이날 강산제 '심청가'를 들려준다.21일 '소리에 매료되어 판을 이끌다'에서는 남해성 명창을 만난다. 박초월 명창 제자이자 현재 소리판의 큰 스승으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는 그는 단가와 '수궁가' 중 '상좌다툼' 대목을 부를 예정이다.28일 '전통예술전승 국악명가'에는 보성소리 명가인 정회천 가계가 오른다. 정재근-정응민으로 시작된 보성소리의 대를 이어가고 있는 정회천 가계는 소리 뿐만 아니라 국악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회천 전북대 교수-안희정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정회석 국립국악원 민속단 지도위원-정수년 한국종합예술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부부의 국악에 대한 열정도 느낄 수 있다.'광대이야기'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05 23:02

'질곡의 역사' 다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두 전시회 눈길

우리의 눈길은 왜 이 작품에 머무는가.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초상을 지나니 식량이 무기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절망적인 현실. 그러나 좌절할 수는 없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우리 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 전시를 초대했다.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와 공동주최하는 '2008 ASIA-그리고 쌀', 광주5·18기념재단과 공동주최하는 '오월의 사진첩'. 속 시끄러운 세상 우리는 이 한 장의 그림에서, 사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힘을 얻는다.전시는 18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 개막식은 5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민족 생존에 대한 물음, '2008 ASIA-그리고 쌀'- 식량이 무기가 돼버린 세상에 대한 경고민중미술가 임옥상은 화면 가득 쌀을 붙여놓았다. 목판화가 지용출은 어린 모로 '쌀로 산다'는 글씨를 썼다.박진희는 투명한 유리컵에 모를 심어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며, 김정인은 쥐를 그린 수많은 화면에 영정처럼 검은 띠를 두르고 사발 가득 쌀을 담아놓았다. 굵게 패인 농부의 주름에는 탁한 땀방울만이 고되게 매달려 있다.전북민예총 미술분과가 주관한 '2008 ASIA-그리고 쌀'은 아시아에 있어 '쌀'의 의미를 다시 묻는 전시다.참여작가는 강요배 강태봉 고형숙 김기원 김두성 김성민 김성석 김윤숙 김정인 김준권 김태헌 나운채 나종희 박정용 박준서 박진희 박현호 설종보 소영권 소정윤 손순옥 송은경 신가림 신석호 심홍재 양성모 윤철규 이근수 이오연 이종구 이주리 이준규 이준석 임승한 임옥상 장시형 전정권 정정엽 정하영 조병철 조헌 지용출 진창윤 한숙씨. 일본의 가토 겐, 고다마 마사토, 말레이시아의 탕 쥬이첸 등 아시아 작가들도 초대됐다.소재는 '쌀'이지만 거대자본과 세계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깔려있는 전시. 전시를 기획한 진창윤씨는 "쌀의 위기는 후손의 미래까지 저당 잡힌 25억 아시아의 생명과 평화의 문제"라며 "이미 아시아 국가의 민족 생존권을 넘어서고 있는 '쌀'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얼룩진 역사, '오월의 사진첩'- 벽장속에 묻어뒀던 '그날의 기억'을 꺼내다1980년 5월 18일. 운전기사, 고등학생, 야학교사, 사진기자 등 서로 다른 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5·18이란 역사적 공간 속에 만나 운명적 삶을 함께 하게 됐다.광주 5·18기념재단과 공동주최한 '오월의 사진첩'은 '기념사진으로 보는 18인의 삶과 기억의 공간'이란 부제가 붙었다.5·18 사건 그 자체보다는 5·18을 겪은 인물들의 개인적 삶을 보여주는 자리. 5·18 희생자 10명과 5·18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은 생존자 8명의 기념사진을 전시하고 있다.5·18기념재단이 국립5·18묘지에 안장된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동영상을 상영하며, 5·18 공간의 신문자료(1980년 5월 17일∼27일) 등 당시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함께 전시했다.사진아카이브연구소 이경민씨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5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1차로 전시됐으며, 전주전을 거쳐 8월 부산민주공원전시관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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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8.06.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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