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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달고나'ㆍ'대장금' 일본 수출

제작사 PMC프러덕션에서 만든 뮤지컬 '달고나'와 '대장금'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PMC프러덕션은 일본 엔터테인먼트기업인 아뮤즈(AMUSE)사와 순매출의 5%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뮤지컬 '달고나'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 제작진에 의해 기획, 창작된 뮤지컬이 로열티를 받고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제작사 측은 말했다. 70-80년대 한국 가요로 엮어진 '달고나'는 일본의 추억의 먹거리인 '라무네'라는 제목으로 재탄생, 9월4-10일 도쿄의 '아카사카 레드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라무네는 '레모네이드'에서 전이된 말로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사랑 받아온 사이다 맛이 나는 탄산음료다. 뮤지컬 '라무네'는 '달고나'의 줄거리와 구성을 기본으로 하지만 배경은 일본의 쇼와시대로 옮겨지고, 우리 가요가 일본의 쇼와시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가요로 바뀐다. '달고나'에서 등장했던 타자기는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영사기로, 주인공 세우의 입대는 가업을 잇기 위해 경찰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극단 시키 출신으로 현재 NHK방송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국계 배우 박동하가 캐스팅돼 눈길을 끈다. 뮤지컬 '대장금'의 경우 대본과 음악, 의상, 소품, 가발 등 디자인 파트에 대한 라이선스가 미화 14만7천 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된다. PMC와 계약을 체결한 일본 쇼츠쿠는 이 뮤지컬을 '장금의 맹세-궁정여관'이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재창조해 12월2-25일 도쿄 닛세극장과 내년 2월1일-2월23일 나고야 미소노좌 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 제작에 있어 조명, 무대 설비, 무대 세트, 소품, 소도구, 의상, 가발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받고, 한국 제작진과의 미팅을 통해 연극 무대에 반영키로 했다. '대장금'은 앞서 체결한 2008년 중국 베이징 공연 계약(25만5천 달러)에 이어 일본 라이선스 수출로 총 40만 달러의 외화를 벌여 들이게 됐다. PMC프러덕션은 뮤지컬 '대장금'을 일본에 라이선스 형태로 수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 공연팀이 일본 현지에서 공연하는 일정도 협의 중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7.25 23:02

국내 첫 '판소리대사전' 출간

우리 고유의 전통 예술인 판소리 용어를 정리하고 해설한 첫 판소리대사전이 나왔다. 경희대 고전학술총서간행위원회가 기획하고 박이정 출판사가 제작해온 '판소리문화사전'은 국내 판소리 작품 300여 종에서 추출한 고사, 전거, 시구, 지명, 인명, 한자성어의 뜻 풀이와 용례를 자세히 수록한 책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 남북한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판소리 작품의 필사본과 한문본에 나오는 용어들을 수록하고 있다"며 "판소리 분야 최초의 전문사전"이라고 밝혔다. '판소리문화사전' 발간은 출판사가 지난 10년 동안 추진해온 '판소리문학 3대 사업'의 마지막 사업이기도 하다. 출판사는 1997년 제1대 사업으로 '춘향전', '심청전', '토끼전', '흥부전', '적벽가', '실창 판소리 사설집' 등 모두 46권으로 구성된 '판소리문학전집'을 펴냈다. 이에 앞서 1996년 제2대 사업으로 판소리 다섯 마당의 원문 주석, 현대역, 영인본, 원문 등을 함께 담은 '판소리문학 역주본'을 발간한 바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판소리 3대 사업이 이제야 모두 끝났다"며 "앞으로 더욱 보강해서 대사전으로 만들거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오디오 북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천732쪽. 6만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7.07.25 23:02

고려청자 실은 침몰 보물선 발견

청자 수천 점을 적재하고 서해 연안을 운항하다 침몰된 고려선박이 또 한 척 발견됐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은 주꾸미 어부가 어로 작업 중 고려청자를 수습한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 일대를 수중조사한 결과 고려청자를 다량으로 적재한 채 침몰한 고선박 한 척을 확인했다고 24일 말했다. 지난 2004년 군산 십이동파선을 시작으로 안좌선(2005년), 대부도선(2006년)에 이어 이번 발굴까지 진행됨으로써 한국 수중발굴은 4년 연속 해마다 고려시대 선박을 1척씩 인양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수중탐사 결과 청자 운반선은 동서 방향으로 침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체 잔해는 동서 7.7m, 남북 7.3m에 걸쳐 뚜렷하게 남아있으며, 외판(폭 40cm, 두께 6cm)과 멍에형 가룡 부속구, 저판추정 목재 일부, 그리고 가공하지 않은 원통목과 석제 닻장 등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침몰선박에서는 1천 점 이상을 헤아리는 고려청자가 종ㆍ횡으로 열을 이룬 채 발견됐다. 청자는 대접과 접시가 주종을 이루지만, 과형주자(오이씨 모양 주전자), 항(缸.항아리), 발(鉢.바리), 단지 등 처럼 이전 수중발굴에서는 확인되지 않던 다양한 기종도 발견됐다. 해양유물전시관 성낙준 관장은 "현재 육안으로 확인한 고려청자는 기종과 기형이 다양하고 문양, 유약, 태토, 번조기법 등이 우수한 점으로 보아 전라도 강진에서 생산해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을 소비자로 하는 개경을 향해 항해하다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선박이 확인된 지점은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고, 조류가 빠른 해역이다. 예로부터 안흥 일대는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릴 만큼 선박 침몰 사고가 빈번해 운하 굴착(掘鑿)을 시도한 기록이 고려사(권 제16 세가 인종12년<1134년> 7월)와 태종실록(태종12년<1412년> 11월) 등에 나올 정도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7.25 23:02

일본속 조선인의 삶 찾아서...마당 백제기행 다음달 13일부터

사)마당(이사장 정웅기)이 특별한 백제기행을 마련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일본속 조선인들의 삶과 역사’를 주제로 일본을 찾아간다.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해 일본에 남아있는 조선인들의 흔적과 그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 한-일 관계를 탐구해본다.기행은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 일정이다. 관동 대지진(1923년)때 희생된 조선인 위령탑이 있는 위령공원, 야스쿠니신사와 류슈칸(전쟁 박물관), 무명용사추모공원, 우키시마호 폭침 희생자와 강제징용 조선인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우천사 등 일본에 남아있는 조선인들의 애환과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을 찾아간다. 15일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도쿄도의 에다가와 조선학교(조선 제2 초급학교)를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한다.에다가와 조선학교는 도쿄도 외곽에 자리한 조선인 민족학교. 일본정부에 의해 쓰레기매립장으로 강제이주당한 재일 조선인들이 1946년 오염된 땅을 닦아 세운 학교다. 그러나 도쿄도정부의 운동장 반환청구와 토지반환소송으로 2003년부터 3년동안 법정싸움을 했으며, 올해초 법원의 화해권고로 1억7000만엔(14억여원)을 도쿄도정부에 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학교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이 전개됐었다. 현재 조선학교에는 65명의 학생과 8명의 선생님이 민족의 말과 글을 배우며 지키고 있다.마당의 백제기행팀도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방문해 성금을 전달한다. 기행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성금모금(우체국 402222-01-002254 사단법인 마당)에 동참할 수 있다. 백제기행은 30명 모집하며, 참가비는 127만원이다. 063)273-4823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7.25 23:02

온가족 함께 마술세계로 환상여행

올 여름방학에는 마술과 친해지자. 마술속 과학원리도 깨우치고, 카드나 동전 등을 활용한 간단한 마술도 하나쯤 익히자. 마술이 환상이 아니라 생활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마련하는 ‘매직 네버랜드 교육체험전’이 25일 개막한다. 8월26일까지 열리는 체험전은 마술 체험교실과 공연 등으로 꾸려지는 ‘신나는 마술체험학교’다. 전시장은 과학마술·그림자마술·미술마술·버블마술 등의 체험장이 중심이다. 마술속에 숨겨있는 과학의 원리를 체험을 통해 배워보며, 그림자를 이용한 그림자마술도 배워볼 수 있다. 미술작업을 통해 마술도구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으며, 비누방울을 이용한 마술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교실은 전시기간동안 매일 오전 10시20분에 시작한다. 마술과 관련해 다양한 전시도 마련된다. 마술이 태동한 기원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술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수 있는 전시와 마술공연에 사용되는 다양한 마술도구 시연도 함께 준비된다. 매일 마술공연도 펼쳐진다. 마술사들이 전시 기간중 매일 네차례(오전 11시30분 오후 2시·4시·6시)씩 특설무대에서 마술쇼를 선보인다. 마술사의 화려한 손놀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관람객을 위한 이벤트도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다. 마술사가 돼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된다. ‘매직 네버랜드’에 입장하려면 지도를 들고 떠나는 미로탐험에 성공해야 한다.유대수 소리전당 전시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마술에 대한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꾸몄다”며 “가족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063)270-7841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7.25 23:02

"아이들아 모여라" 전주인형극축제 26일 개막

전북에 아동극 붐을 일으킨 ‘전주인형극축제’. 객석 점유율 100%를 웃도는 인형극축제가 올해도 찾아왔다. ‘2007 전주인형극축제’가 26일부터 28일까지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 춘천인형극제에 도전장을 내민다고 큰소리 치며 시작했지만, 실은 지역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축제판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축제 주제도 ‘꿈의 날개를 달자!’로 정했다. 올해 초대된 단체는 인형극단 꼭두, 인형극단 친구친구, 인형극단 각시탈, 극단 파랑새, 극단 상사화, 극단 어린왕자 등 6개. 2005년 출연했던 꼭두와 처음 전주를 찾는 어린왕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 축제에서 큰 인기를 받았던 팀들이다. 세 개의 짧은 작품을 연이어 공연하는 꼭두는 인형극을 보는 동안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한다. 늑대와 빨간모자 이야기에 ‘우리 몸은 소중하다’는 성교육 메시지를 담은 ‘빨간모자를 사랑한 늑대’, 토끼의 피를 소재로 헌혈의 소중함을 전하는 ‘헬로우 용왕님’, 돈키호테와 쓰레기마왕의 대결로 재활용의 가치를 알려주는 ‘플라스틱 돈키호테’를 공연한다. 파랑새 역시 ‘늑대와 빨간모자’와 ‘누가 버렸지?’를 공연하지만 꼭두와 비교했을 때 교훈보다는 극적 재미에 더 무게를 실었다. 상사화의 ‘휘휘락락 이야기 보따리’에는 흥부와 놀부, 그리고 해바라기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며, 친구친구의 ‘차돌이와 바우의 모험’은 친구와의 우정을 담았다. 어린왕자의 ‘연못나라 금도끼’는 욕심내지 말라는 금도끼의 교훈이다. 실내에서 인형극이 공연되는 동안 밖에는 부대행사로 체험마당이 차려진다.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재미로 보는 아동 심리, 종이접기 놀이, 신나는 마술쇼, 지끈인형 만들기, 어린이 나눔장터, 가족대항 윷놀이 등이 펼쳐진다. 전춘근 축제준비위원장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인형극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며 “가족문화중심의 공연물이나 체험행사 등을 통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입장료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7.25 23:02

정성으로 담아낸 음ㆍ악ㆍ사ㆍ랑

“저같은 사람도 있어줘야 음악 저변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클라리넷 독주음반을 내미는 장세균(60) 호남오페라단 이사의 손길이 머뭇거린다. “독학이나 다름없어요. 나이가 더하면 호흡이 짧아져 지금보다 못할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냈지요.” 설명이 이어진다. “그래도 아마추언데, 독주앨범 내는 일이 무척 드물지요?” 비매품으로 지인들과 나누려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페라단 후원활동에는 적극적이고 당당한 그지만 자신의 앨범을 내미는 손길은 무척 조심스러웠다.“스물다섯에 접했습니다. 햇수로는 무척 오래됐지만 거의 독학인데다 열심이다가도 시들했고… 실력이 세월만큼은 안되지요.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은 여일했습니다.” 부드러운 음색에 반해 틈틈히 즐겼고, 가끔은 카페에서 ‘비공식’연주를 했지만 이렇게 공개적인 나섬은 처음이라고 했다. “클라리넷은 음역이 무척 넓어요. 섹소폰으로부터 플룻까지 넘나들지요. 사람의 음색과 많은 닮았죠.” ‘아마추어’라고 겸손해했지만 그의 연주실력은 꽤 소문이 났다. 조장단 호남오페라단 단장은 “클라리넷뿐 아니라 성악, 피아노 클래식기타 연주도 수준급”이라고 했다.“악기 소리를 잘 내는 것이 중요하죠. 지금이 아니면 힘들것 같아서요. 올해 예쉰이거든요.” 지인들의 격려로, 음반을 내기로 작정하고 6개월여동안 준비했다고. “애창곡으로 선곡했습니다. 60∼70년대 유행했던 추억의 멜로디들이죠.” 음반은 ‘추억의 멜로디’를 부제로 달았다. 영화음악 ‘모나코’가 그가 으뜸으로 치는 곳이며, 엘비스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 가수 은희의 ‘꽃반지 끼고’ 정훈희의 ‘꽃밭에서’ 등 12곡이 담겼다. 당초 200부만 찍으려다 500부로 욕심을 냈단다. “책 준비중입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내년초 쯤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음반 작업을 마친 그는 역사학 전공을 토대로 현재 글쓰기작업중이라고 했다.호남오페라단 초대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북일보 논설위원으로도 재직중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7.25 23:02

[종교소식]친정어머니가 되어 결혼이민자와 정나눔

결혼이민자들에게 친정어머니가 생겼다. 원불교 중앙교구 여성회(회장 김우정)가 ‘결혼이민자 멘토인 친정어머니와 함께 하는 한국 요리 교실’을 열고 있다. 지난해 한글 교실을 마련했던 여성회가 올해는 요리 교실을 통해 한국의 식생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베트남, 우크라이나, 중국, 일본 등에서 온 결혼이민자 31명이 참여하고, 여성회 회원들이 직접 결혼이민자들의 친정어머니로 나섰다. 7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 원광대 생활과학대학 조리실습실에서 계속되는 ‘한국요리 교실’ 메뉴는 비빔밥, 콩나물국, 김밥, 잡채, 불고기, 잔치국수, 김치, 송편, 고등어 무조림, 된장찌개, 멸치조림 등. 요리 교실을 통해 왠만한 상차림은 차려낼 수 있도록 했다. 9월 19일에는 요리교실에 참여한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요리를 만들어 보는 ‘요리 경연대회’도 연다. 중앙교구 사무국 이현무 교무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 문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식생활에 적응하고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친정어머니 멘토를 정했다”며 “요리 교실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 결혼이민자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7.24 23:02

옛 사람들의 사랑은...

‘영원한 사랑은 인간의 욕망중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다. 이는 사랑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또 고금을 통틀어 가장 많은 문학의 소재가 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심지어 근엄하기 짝이 없는 철학자들도 웬만하면 한마디씩은 사랑에 대한 단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옛 노래에서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지향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거기에는 상상과 과장이 한데 버무려지고 패러독스와 아이러니가 뒤섞여 있다.’류수열 전주대 국어교육학과 교수가 옛 사람들의 사랑을 논한다. 「꽃보고 우는 까닭」(우리교육). 고려가요 시조 민요 등의 문학작품에 어린 사랑풍경을 읊었다. “옛 사람들도 우리처럼 사랑하고 헤어지고 또 사랑하며 살았을 테지요. 만남과 이별의 공간은 다를지라도 그들도 우리처럼 가슴 설레며 만나고 헤어짐에 아쉬워하며 언젠가 다가올 재회의 순간을 기다리며 망상에 빠졌습니다.” 저자는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에는 삶의 다양한 모습이 압축돼 있다고 했다.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 고려가요 ‘동동’, 신흠의 ‘시조’ 등은 ‘반면충동(反面衝動)’을 보여준다. 임의 불귀(不歸)로 인한 자신의 외로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세계에 자아를 대비시키는 시들도 있다. 고려가요의 ‘정과정’과 ‘청산별곡’은 새와 자연물을 비롯한 여러 대상에 사랑에 빠진 자아를 대입시켰다.저자는 옛 사랑의 노래를 ‘변명하기 혹은 자위하기’ ‘꿈은 이루어지는가’ ‘황홀한 고통이라는 역리’ ‘사랑의 커뮤니케이션은 게임이다’ ‘그리움의 지리학’ ‘불망의 시간, 불면의 공간’ ‘과장의 수사학, 웃음의 패러독스’ 등으로 분류했다. “몇편 되지 않는 사랑노래를 두고 지나치게 아둘러 풀이하고 부풀려 해석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그래도 이 글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살아가면서 누렸던 사랑에 대한 태도와 그것을 언어로 풀어냈던 방식, 거기에 깔려있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관점 등을 경험해 보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류교수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국어교육과 관련된 많은 논문과 책을 썼고, ‘홍길동전’을 각색한 「춤추는 소매 바람을 따라 휘날리니」를 펴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7.24 23:02

"세상에는 버릴 사람 없습니다"

가톨릭 전주교구 지정환 신부(76). 벨기에에서 태어난 그에게는 ‘디디에 세스테벤스’란 이름이 있지만, 1959년 전주교구에 발령받아 처음으로 부임한 부안성당 김이환 주교로부터 한국식 이름 ‘지정환’을 선사받았다.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줄곧 한국인과 삶을 함께 한 그는 이미 한국인이다. 부안에서 간척사업을 실시, 30만평의 땅을 일궈내고 두번째로 부임한 임실에서는 치즈 공장을 차렸다. 가난한 한국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을 담은 책, 「치즈로 만든 무지개」(명인문화사)가 나왔다.임실 농민들을 위해 치즈를 떠올렸지만, 농민들은 “치즈가 뭐냐”고 물었고 그는 “우유로 만든 두부”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역시 치즈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여서 약탕기로 산양유를 졸이고 비눗갑에 담아 숙성을 시켜 봤지만, 3년 동안은 치즈 만들기에 실패만 거듭했다. 유럽의 치즈 공장을 돌며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배워온 그는 ‘임실치즈’를 탄생시켰다.1980년 다발성신경경화증을 앓게 된 지정환 신부는 지금은 휠체어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장애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몸소 체감할 수 있게 되었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는 신부. “세상에는 버릴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내 높이로 올려놓고, 그 다음엔 더 밑에 있는 사람을 다시 그 높이로 올려놓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달라지겠지요.”‘무지개가족’과 ‘무지개장학재단’을 만들어 중증장애인의 재활과 사회화를 돕고 있는 지정환 신부의 몸은 약해졌지만, 세상을 향한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넘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7.24 23:02

김용옥 시인이 어머니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

‘나의 시는/ 두뇌에서 쥐어뜯긴 살점이며/ 심장에서 흘린 핏방울이다/ 나의 시는/ 이 세상살이와 이 땅의 문학과/ 별로 야합하지 않는 고독이다/ 나의 시는/ 가벼운 감성세계를 두터운 지적 사유로 조율한/ 존재의 비명이다’시인 김용옥(59). 그의 시는 이렇듯 치열한 과정을 거친다. 보고 또 보고, 곱씹고 또 곱씹어서 내놓는다. 시집 한 권이 묶여지는게 무척 지난하다. 그는 시에 대한 경외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는 문학뿐 아니라 모든 예술의 기본이자, 인생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를 논하는 것이 ‘시’입니다.” 수필도 무척 좋아한다. 마흔이 될 때까지 곰삭인 후 비로소 수필을 썼다. 하지만 시는 그 이상이라고 했다. 더딜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도 이번엔 두번째 시집이후 10년만이다. 첫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는」은 등단 18년만에, 두번째 시집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는 14년만에 묶었다. 그리고 세번째 시집 「누구의 밥숟가락이냐」(도서출판 계간문예)이다. 출간이 빨라진 데 이유가 있다. 올해초 세상을 뜬 어머니 때문이다. “초교를 받은 그날밤 가셨지요. 어머니에게 헌정하려고 서둘렀는데…” 그의 어머니도 ‘시를 짓지 않는 시인’이었다고 한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하듯이”라고 에둘렀지만, 어머니는 매창과 소월의 시를 즐겼고, 또 그가 낭송하는 그의 시를 사랑했다. 시를 제대로 즐길줄 아셨던 어머니께 딸이 이 세상에서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고 싶었다. 시는 ‘변화무쌍한 십년 세월’을 도강해온 흔적들이다. 사회적인 문제들, 이웃과의 부대낌, 종교이야기, 그리고 그가 살아내는 삶의 이야기다. 오하근 평론가는 그의 시에 대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남을 위해서 헌신해야 하는 채움과 그 집착을 털어내는 비움의 철학과 시, 채우기 위해서 비우고 비우기 위해서 채우는 아이러니인 사랑의 철학의 시가 바로 이 시집을 이룬다”고 했다.책을 찍어낸 다음날, 그는 또 하나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집마다에 편지를 끼우는 일. 헌 책방에서 시인의 자필이 담긴 시집을 발견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시인으로서 무척 씁쓸했던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집을 묶어내니 비로소 가뿐해졌다”는 시인은 다시 새로운 걸음을 재촉할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 시란 두고두고 음미하고 생각하며 읊어야 한다고 일러줬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7.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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