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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인간의 불행은 냉장고가 발명되고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집보다 더 큰 마트에 가서 수북수북 담아 와, 뒷집보다 더 큰 냉장고를 그득그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랍니다. 수렵·채집의 시대, 아니 그날 벌어 그날 먹던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배부르면 더없이 행복했었지요. 어쩌다 남는 것은 나눠 주고 나눠 받으면서요. 올해는 감 풍년이랍니다. 가지가 휘도록 달렸답니다. 아마 내년엔 덜 매달 테지요. 해거리는 욕심까지 쟁이려는 인간들 겸손해지라는 하늘의, 나무의 충고가 아닐지요. 맛이나 보라며 나눠주신 홍시 달게 먹고 있습니다. 그분은 분명 마당귀 감나무 꼭대기에도 남겨두었을 겁니다. 분명 창고 없는, 냉장고 없는 날짐승들에게도 나눠주셨을 겁니다. 새는 항상 속을 비운다지요. 욕심껏 채우면 무거워 날 수가 없다지요. 뼛속도 비운다는 새처럼은 아니어도 우리도 훨훨 가벼워야겠습니다. 손 안 닿는 꼭대기에 불 밝히듯 남긴 몇 개, 환하네요. 아직 별 안 돋은 늦가을 한낮이 초롱초롱합니다. 온기를 나누려는 감나무 주인의 마음입니다. 내 집 마당에 놀러 오라고, 깍깍 배고프지 말라고 한 상 차려두었습니다. 이젠 우체부도 들르지 않는 마을에 까치 식구가 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시린 마음을 위해 켜둔 삼십 촉, 따뜻합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11.30 08:29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학 이끄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매년 12월 24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지역문단에 뿌리를 두고 각자의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꾸준한 도전을 통해 지역을 넘어 전국 문단을 무대로 창작활동을 전개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문인을 추려 소개한다. 본보가 조명할 인물은 김유석 시인, 최일걸 작가, 최기우 극작가, 장창영 시인, 문신 시인, 박이선 작가, 이경옥 아동문학가 등 총 7인이다. 1989년 시 부문에 당선한 김유석 시인은 1990년 서울신문 시 부문과 2013년 조선일보 동시 부문에서 당선돼, 아동문학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었다. 1960년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학 문리대를 졸업한 그는 <상처에 대하여> 외 두 권의 시집을 냈고 현재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다. 1995년 동화 부문에 당선해 문단에 발을 들인 최일걸 작가는 2008년 광주일보 시 부문과 1997년 한국일보 동화 부문, 2006년 조선일보 희곡 부문에 당선하는 등 전국각지의 신춘문예를 휩쓸었다. 전태일문학상과 5·18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정읍사 문학상, 신무군산문학상, 신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한 최기우 작가는 전국연극제에서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 희곡상을 받는 등 현재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희곡집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이 있다. 또 그는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전북연극제 희곡상, 불꽃문학상, 우진창작상, 작가의눈작품상, 천인갈채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받았다. 2003년 시 부문에 당선해 등단의 영예를 안은 장창영 시인은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전주 출생인 그는 전주대 교양학부 객원교수, 중국 산동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등으로 활동해 오며 <디지털시대의 독서기법> , <문학, 디지털시대의 화려한 변신>, 시조집 <동백, 몸이 열릴 때>를 펴냈다. 2004년 시 부문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린 문신 시인은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2016년에는 동아일보 문학평론으로 당선해 시와 동시·문학평론 등 신춘문예 3관왕을 이뤘다. 1973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어문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집 <물가죽 북>과 <곁을 주는 일>을 펴냈다. 2015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해 정식 문단 활동을 시작한 박이선 작가는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과 전북소설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나눔 도서에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춘포>와 <이네기> <여립아 여립아> <궁정동 사람들> <염부> 등이 있다. 2018년 동화 부문으로 당선한 이경옥 작가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을 펴냈으며,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2023년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으며, 최근 '한국안데르센상 작품공모‘에서 창작동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8:58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의 영광 경험한 작가들, 서로를 응원하기 위한 모임 '전북일보 문우회'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며, 지역 문학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이야기하면 빠트릴 수 없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전북일보 문우회(이하 문우회)’가 그들이다. 문우회는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당선돼, 등단의 영광을 누린 김유석 시인을 필두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친목 모임이다. 모든 친목 모임이 그렇듯 이들의 첫 단추 역시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현재까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려있는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6년이라는 세월 속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정식 등단한 총 120명의 작가 중 참여를 희망한 40여 명의 작가로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구성돼 있다. 27일 콘테스트코리아의 ‘2025 신춘문예 공모 공고 모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춘문예를 진행하는 언론사와 잡지사는 총 33곳이다. 이처럼 신인 작가 등단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작가들의 꾸준한 활동도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 속, 그 존재만으로도 재밌는 전북일보 문우회의 활동 역시 특별하다. 문우회는 지난 20여 년의 세월 속 본보 지면을 통해 지역 문단의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신문 제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현재, 매주 목요일 본보 문화면 지면을 통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이라는 코너로 독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또 과거 ‘작가가 만난 작가’ 등을 연재하며, 지역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 속 가장 눈에 띄는 활동으로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참여로 꼽힌다. 여느 문학상 심사와 같이 별도의 심사위원을 꾸려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이들 단체가 창립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의 세월 동안 본보의 신춘문예 본심에 오를 작품은 문우회가 심사해 오고 있어, 본보 신춘문예의 전통과 명예를 높이고 있다. 문우회는 앞으로도 회원 간의 교류를 통해 친목을 다지며, 서평 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전북일보 문우회에 소속된 최기우 극작가는 “현재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매주 소개되고 있는 작가들의 서평을 엮어, 서평 집을 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친목 활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해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7:16

완주-부안 잇는 `문화마실` 추진 `화제`

완주지역 내 마을을 잇는 `문화마실 사업`을 추진해온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군내를 넘어 부안을 잇는 문화마실로 확대한다. 센터는 지역적 범위를 전북도내로 넓혀 부안의 효동마을과 완주의 용진 두억마을을 이어 문화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마을은 전통을 계승하는 고유의 콘텐츠를 가진 전통 중심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용진 두억마을은 마을 노인회장이 어릴 적 나무하러 다니면서 지게가락에 장단 맞추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을 바탕으로 복원된 용진 지게가락 및 과거시험 시연 등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부안 효동마을은 우리 고유의 문화였던 전통혼례를 재현하며 6년째 효동 전통혼례 문화축제가 치러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두 마을 교류는 먼저 28일 용진에서 부안으로 지역을 잇는다. 부안의 효동마을에서 용진 지게가락 공연과 더불어 부안의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과거시험이 이루어진다. 곁들여 선비의상 체험, 허수아비 인형만들기와 함께 떡국 나눔으로 우의를 다진다. 이에 대응해 다음 달 5일 부안에서 옹진으로 지역을 이어 용진 두억마을에서 전통혼례가 진행된다. 대상자는 용진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부부며, 리마인드 웨딩처럼 진행될 예정이다. 혼례가 끝나면, 혼례 음식 중 하나인 국수를 먹으며 혼례를 축하한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조준모 센터장은‘지역과 지역을 잇는 두 마을의 사례를 통해 이번 사업이 주민주도의 소규모 단위 문화교류모델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주문하도시진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실 사업`은 마을 간 문화교류를 통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 하반기에도 용진 두억마을과 소양 마수마을, 봉동 신월마을과 구이 상학마을, 삼례 대명아파트와 이서 대농마을을 이어 마을과 마을간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24.11.27 16:49

우려가 현실로?…전북도의회,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대폭 삭감 '논란'

전북문화관광재단과 갈등을 빚던 전북도의회가 2025년도 재단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앞서 재단 노조가 폭로했던 예산 삭감을 볼모로 인사 문제 정리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는 지난 22일 2025년도 재단 예산을 심사하면서 전체 210억여 원 중 절반에 가까운 87억여 원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방만한 예산 편성을 문제 삼은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재단 노조 주장대로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자 예산 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재단 본예산 상임위 개수조정 현황을 보면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운영 △전북자치도 관광마케팅 종합지원센터 운영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성공연 운영 △거리극 축제 노상놀이야 △청년예술 주문배달 서비스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등 전체 예산의 40%가량이 삭감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재단 예산 삭감을 주도한 도의원이 재단과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박용근 의원이라는 점이다. 예산 심의에 앞서 박 의원은 긴급 현안질의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재단 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지난달 2일과 7일 요구자료 설명 자리에서 박용근 의원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재단 예산을 50% 삭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실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박 의원이 총 33개 재단 사업 가운데 9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손질하면서 보복성 삭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용근 의원은 “예술인과 관광 관계자들에게 주어지는 예산은 적고 업무추진비 같은 운영 예산만 잔뜩 있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사업들에 대해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예산을 올려달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결위 전까지 개선하라는 의미에서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단과 도의회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문화예술인들도 적지 않다. 상생이 필요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면서 자존심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도내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계속해서 개선을 하라고 요구하는 도의원도, 지나친 비난과 공격에 같이 날을 세우는 재단도 결과적으로는 ‘상처뿐인 영광’만 남기는 것”이라며 “예산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기 때문에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26 18:03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장수 산서초 아이들의 순수함에 섬진강 시인 함박웃음

“풀밭에 서 있어도 꽃/벽돌 사이에 자라나도 꽃/가시가 있어도 꽃/숲속에 있어도 꽃/꽃은 꽃”(산서초 구자현 ‘꽃’) 장수 산서초등학교 구자현 학생(11)이 자신이 쓴 시 ‘꽃’을 낭송했다. 왁자지껄 떠들던 산서초 학생들은 자현이가 시를 낭송하자 이내 입을 꾹 닫고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현이의 시낭송이 끝나자 친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의 짤막하지만 울림 가득한 시에 김용택 시인도 “잘썼다”고 감탄했고, 자현이는 쑥쓰러운 듯 웃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발목이 삐어서 너무 아프다/내일 현장학습 못가면 어떡하지/너무 걱정이 된다”(산서초 이큰가람 ‘발목’) 9살 가람이가 쓴 시에 친구들이 조잘조잘 말을 덧붙였다.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꺄르르 웃기 시작했다. 김 시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시를 읽던 가람이의 시 노트를 받아들고 짤막한 시들을 죽 읽다가 순수한 싯구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4일 오전 10시 임실군 덕치면 김용택 시인문학관에는 장수 산서초 아이들과 김 시인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12월까지 추진하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은 김 시인의 질문에 수다스럽게 재잘거렸다. 그러다 이내 글쓰기 시간이 주어지자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고, 슥슥 연필로 뭔가 끄적이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은 도내 농촌에서 학습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심어주고자 기획됐다. 이날 문학기행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놀란 김 시인은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 시인은 1시간가량 이어지던 글쓰기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학생들과 강가로 나설 채비를 했다. 시인과 함께 강가 징검다리를 건너던 아이들은 맑은 물속에 핀 이끼부터 우거진 풀숲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 풍경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돌아 온 학생들에게 김 시인이 도화지를 건네자,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꽃그림을 완성시켰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맑고 깊었다. 수업을 마친 김 시인은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김 시인의 얼굴에 미소가 묻어났던 이유를 수업 말미에 알아차렸다. 인생은 마음의 여백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어른들이 벽돌 사이에 핀 꽃을 보고, 강물에 낀 이끼를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김동현(13), 이큰가람(9), 이현우(11), 구자현(11), 이주원(13), 김민서(10), 김해니(11), 배이룸(12) 학생이 쓴 글과 그림이 얼마나 값진 작품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모든 걸 말라 죽일 듯한 척박한 삶 속에서 '어린이'라는 꽃들이 향기롭게 자라 다른 어디서도 맡을 수 없는 향기를 퍼트리기 바라는 마음처럼 보였다. 8명의 산서초 아이들을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어린이, 마음의 스승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에서였을까. 시인은 학생들이 자신이 창작한 시를 발전시키고 문학적 성취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서초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시인은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25 16:08

"전북 문화예술 발전 큰 지평 열어"…제32회 목정문화상 시상식 성료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지난 22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제32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에는 문학 부문에 김영 시인, 미술 부문에 박종수 화가, 음악 부문에 이명배 국악인이 선정됐다. 이들은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비를 2000만 원을 받았다. 목정문화상은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도내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상이다. 지난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3개 부문에 대해 시상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문화예술계 인사, 도민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시행하고 있는 '전북고교생목정미술실기대회 공모전' 입상작 전시와 제15회 전북고교생 목정콩쿠르 수상자 연주회 등 32회를 맞이한 목정문화상을 자축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김홍식 재단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과 지평을 열어가는 길에 목정문화재단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정문화상을 비롯한 3개 부문 청소년대회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목정문화재단은 무주 출신의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예향의 고장 전북의 향토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라 설립 운영했다. 2013년 목정 선생이 작고한 뒤 그의 아들인 김홍식 이사장(전북도시가스 사장)이 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4 17:26

전북문화관광재단 두고 노조 vs 도의원 갈등 심화

전북문화관광재단 사업 예산을 두고 전북도의회 박용근 도의원과 재단 노동조합 간 충돌이 커지고 있다. 도의원과 재단 양측 모두 문제를 수습하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소모적인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적절한 인사 vs 근거 없는 무책임한 비난” 박 의원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과 전북도의 지도‧감독 부실에 대한 비판에 이어 지난 14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직원의 승진을 두고 비상식적인 인사라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재단은 ‘무책임한 비난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재단 노조는 “재단의 공정한 인사와 징계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기관 운영의 정당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단편적인 제보에 의존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노동자의 헌신과 성과를 폄훼하는 부당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재단의 반박에 대해 “책임회피로 면피성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승진 취소가 답”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재단 노조, 도의원 간 갈등 왜? 사건은 2019년 재단이 추진한 ‘문화소외지역 문화예술공간 발굴육성지원 사업’에서 시작된다. 당시 사업 담당 팀장이었던 A씨의 배우자가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재단은 사업 진행 과정에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해임했다. 이후 A씨는 2021년 노동위 구제신청을 통해 재단에 복직했고, 2022년 재단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최근 A씨가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도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재단 노조는 “최초 징계 일이었던 202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정직 1개월을 산정했고, 법령에 따라 18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승진 자격이 부여됐다”며 “적법하게 구제받은 직원에 대해 도의원이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규탄 시위, 예산 삭감 협박, 고소‧고발 준비까지…예술인은 어쩌나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과도한 자료 요구와 근거 없는 비난은 갑질과 재단 길들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전북자치도의회 앞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박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재단에 따르면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직전까지 총 6차례의 자료를 요청했다. 지난달 면담 자리에서는 재단 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예산의 50%를 삭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노조의 시위가 시작되자 재단 측에 노조 예산 지원 목록을 요청하는 등 노조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2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을 한 것일 뿐이다. 업무추진비 관련 내역을 제출하라고 재단에 요청했지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회에서도 기관에 특활비 목록 제출을 안 하면 예산 삭감하는 사례가 있다. 그것처럼 내용을 보고 불합리한 점이 있다 싶으면 예산을 삭감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왜곡된 주장과 재단 폄훼가 포함된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박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서는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단과 도의회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면 지역 예술인들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 인사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면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미술작가로 활동 중인 한 예술인은 “예산안을 쥐고 흔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실제로 얼마나 올바른 의정활동이었는지 모르겠다. 갈등보다는 화합으로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24 16:58

[안성덕 시인의 '풍경']현대수퍼마켙

아름다울 美는 양 羊과 큰 大의 합자입니다. 큰 것이 아름답던 시절이 있었지요. 앨범 속 빛바랜 흑백사진 들춰보듯 옛 골목을 갑니다. 겨우 연탄 리어카나 다니던 골목이 자동차가 오가는 제법 큰길이 되었네요. 다시 못 올 시절이, 가물가물한 것들이 그저 그립습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자 서양 것들이 물밀듯 들어왔지요. 우리 것들은 자꾸만 밀려났지요. ‘현대수퍼마켙’, 간판 칠이 바래고 녹슬었습니다. 2국에 6421번, 전화번호로 보아 반백 년 전 새마을운동 때의 것입니다. 이름만 ‘현대’인 현대수퍼마켙, 시절 따라 ‘구멍가게’란 이름을 버렸겠지요. 구멍과 가게가 아니라 수퍼(super)와 마켙(market)이 되었겠지요. 눅눅해진 세월에 바람과 햇볕을 치려는 듯 늙은 주인 홀로 나앉아 있습니다. 초점 잃은 눈에 보이는 건 그때 그 시절일까요? 그때 그 사람들일까요? 이젠 그 누구도 콜라를 사러, 담배를 사러, 소주를 사러 오지 않습니다. 어쩌다 낯선 외지 사람 몇 찰칵찰칵 들르곤 할 뿐이지요. 향교를 지나 이어지던 골목 끝 어디에 친구가 자취하고 있었지요. 소주잔 홀짝이며 밤새 도란거리던 시절이 있었지요. 어떻게 저 낡은 자전거로 가버린 시절을, 가버린 사람을 뒤쫓을 수 있을까요? 추억엔 젖어도 절대 비에는 젖지 말라는 듯 우산을 팔고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11.23 08:00

전북지역 문화∙예술인 연대 ‘전북문화산책’ 출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인들이 ‘전북문화산책’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전북문화산책(대표 김윤상)은 지난 22일 정치·경제·사회 등 각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과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전북문화산책은 판소리, 뮤지컬, 통기타, 시니어 모델 등의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전문 문화예술공연 단체이다. 이들은 전통문화를 알리고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쓰며 청소년 또는 성인들에게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의 예술적 표현 또는 행위의 장을 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전북문화산책은 앞으로 △판소리·통기타·시니어모델·뮤지컬 등 전문공연 △지역민과 함께하는 거리공연·위문공연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다양한 음악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전북문화산책은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369 동원빌딩 5층에 자리했으며, 전용 연습실 2곳과 쉼터 역할을 할 사무실을 갖춘 공간으로 마련됐다. 대연습실에는 공연에 쓰이는 대형 스피커를 장착했으며, 공간이 넓어 뮤지컬이나 합창 공연 연습도 가능해 보인다. 소연습실에서는 판소리 교육이나 통기타 연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직은 8개 분과로 구성했다. 예술감독 윤가희, 기술감독 김석주, 국악분과 고소라, 뮤지컬분과 박근영, 모델분과 이주현, 어쿠스틱분과 최정엽, 밴드분과 조웅환, 드럼분과 정지용(사무국장), 서예분과 최재일, 사진분과 장태엽 등 현재 도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무대, 음향, 조명 등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가들도 참여해 자체적으로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규모다. 전북문화산책은 첫 공연으로 오는 12월 7일 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에서 ‘김도향 콘서트’를 개최한다. 전주에서 활동 중인 노래하는 건축가 송희만 가수가 출연하며, 오후 3시와 7시 두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전북문화산책 김윤상 대표는 “예술, 공연 활동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사회에 따스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매년 다양한 공연,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북도민들에게 문화적 니즈(needs)를 충족시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4.11.21 17:04

전주한지박물관, 20일 재개관

국내 유일의 한지전문박물관인 전주한지박물관이 코로나19로 인한 4년 9개월간의 긴 휴관을 마치고 오는 20일 재개관한다. 박물관은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1997년 10월 국내 최초 종이박물관으로 문을 연 전주한지박물관은 2007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한 후 1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며 전북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전주한지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곳과 기획전시실, 한지재현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지역사관에서는 종이 이전 세계 각지의 기록 매체와 한지의 역사, 제조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한지미래관에서는 한지의 현재와 미래상을 다양한 전시물로 만나볼 수 있다. 재개관과 함께 기획전시실에서는 '한지로 되살아난 왕실의 꽃'이란 주제로 이미나 작가의 전시가 내년 1월 2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궁중의 독특한 꽃 장식 문화인 궁중상화를 현대적 디자인과 색감으로 재해석한 정교한 한지꽃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주한지박물관 관계자는 "명품한지를 만들었던 장인의 정신과 기능을 계승해 지역사회의 소중한 문화 콘텐츠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가꾸겠다"고 말했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일, 월요일과 1월 1일, 설·추석 연휴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20인 이상 단체는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한지박물관(063-210-8103)으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선찬
  • 2024.11.19 17:20

[기획] 전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전주여행의 미래를 묻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유입이 그만큼 확장되고 있는 덕분이다. 올해 운영됐던 <전주여행학교>도 그 중 하나다. 전주여행학교는 2021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주관광거점도시의 시민대상 사업이다. 전주시민들이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전주를 다시 보게 하는 여행학교는 전주의 도시 곳곳에 숨겨진 매력적인 여행지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주 관광의 폭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까지 대상을 넓혀 진행됐다.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131명. 그들에게 전주는 어떤 여행지일까. 지난 15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섯 명의 외국인을 전북대 느티나무 카페에서 만나 여행 도시 전주는 어떤 모습인지 들어 보았다. △참여자 Sadick Bhattarai 사딕 바타라이(남, 29세) 네팔 출신. 전북대 박사과정(전자공학)에 재학중이다. 장소와 인물에 애정이 많다. SNS를 통해 전주여행학교를 알게 되었으며 서학예술마을, 남부시장,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Laura Roca Casanova 로라 로카 카사노바(여, 20세) 스페인 출신. 전북대 교환학생 1년차다. 여행과 춤, 노래 등 예술에 관심이 많다. 전주여행학교에서는 비빔밥 축제와 남부시장 투어,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Camila Rucia 카밀라 루시아(여, 29세)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전주에서 영어교사로 일한지 1년째다. 한국문화와 언어를 좋아하고 암벽등반과 새로운 사람 만나기 등 도전적인 활동을 즐긴다. 서학예술마을과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Atienza Jerrica Red 아틴자 제리카 레드(여, 26세) 필리핀 출신. 한국 생활 3년차로 전북대 의대 언어치료학 석사과정에 있다. 여행을 좋아하고 SNS 소통을 즐긴다. 여행학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다. 비빔밥 축제, 남부시장 투어,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Tanisha Kaur 타니샤 카우르(여, 20세) 인도 출신. 전주에 온지 6개월 됐다. 전북대 교환학생으로 영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그림과 독서를 좋아한다.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에서는 멕시코 음식과 함께 한 객리단길 재즈가 가장 즐거웠다. Ishonkulov Khojiakbar 이숀클로프 코지악바 (남, 22세) 우즈베키스탄 출신. 한국에 온지 4년이 넘은 대학생이다. 독서와 축구를 좋아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서학예술마을과 남부시장,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전주라는 도시는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바타라이 느낌이 강했던 것은 남부시장이었어요. 전주라는 도시 속에 숨어있는 비밀의 공간인 것 같았어요. 국제상점과 야시장이 한 곳에 모여 있는데 흥미진진했거든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객리단길의 재즈음악도 잊을 수 없었어요. 로라 남부시장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남부시장과 한옥마을에 가면 전주의 한 가운데를 봤다는 느낌이에요. 가장 역동적이면서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레드 전주가 서울이나 부산처럼 관광객이 많지는 않죠. 서울은 역사와 문화, 현대적인 관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데 전주는 조금 더 전통적인 느낌이에요. 타니샤 전주의 최고 매력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전주가 한국의 음식도시라는 말이 실감났어요. 길거리 음식들 특히 한국식 핫도그는 정말 맛있었어요. 코지악바 한옥마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고 남부시장은 활기가 넘쳤어요. 남부시장의 먹거리는 정말 좋았어요. -전주에서 여행할 때 불편함은 없었나요. 바타라이 외국어 문제가 가장 컸어요. 일단 전주를 알리는 글로벌 채널이 부족하구요. 외국인 혼자서 여행하기에는 언어 지원이 너무 부족했어요. 중요한 장소에 대해 외국어 설명이 없고, 영어로 된 지도는 있는데 막상 그 자리에 가면 외국어 간판이나 소개가 없어요. 카밀라 저도 언어장벽을 크게 느꼈어요. 물론 대중교통 자체는 제가 사는 남아공보다야 훨씬 낫지만 영어 서비스는 많이 부족했어요. 레드 비슷한 이야기인데 어쩌다 도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의사소통이 잘 안되더라구요. 리무진 버스터미널은 도심에서 너무 멀고 불편했어요. 타니샤 언어문제를 꼽고 싶네요. 통역이 없으면 혼자서는 많이 힘들었어요. 유명한 맛집이나 장소에 계시는 분들이 조금 더 다양한 언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혹시 나만의 ‘시크릿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도 소개해주시죠. 바타라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텐데요 제 경우에는 판소리가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판소리를 직접 듣는데 제 심장이 뛰더라구요. 모처럼 음악에 푹 빠졌어요. 장소로는 남부시장에 가서 그곳의 음식을 맛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로라 역시 한옥마을이죠. 한옥마을에 가서 한복을 빌려입고 거리를 다녀보는 경험을 추천하고 싶어요. 비빔밥도 정말 맛있고 덕진공원의 음악분수도 좋아요. 숨은 장소로는 밤에 오목대에 꼭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전주시내를 보면서 느끼는 평화로움이 아주 좋아요. 사실은 이곳을 저만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카밀라 로라와 의견이 같아요. 전주는 밤이나 해질 무렵이 가장 좋아요. 밤의 객사도 아름답고 아중호수도 정말 좋아요. 전북대도 밤에 더 아름답거든요. 숨은 장소로는 꽃심 도서관을 추천하고 싶어요. 레드 저도 비슷해요. 이번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을 제 개인 SNS에 올렸는데 ‘좋아요’와 댓글을 많이 받았어요. 객리단길 재즈골목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저만의 장소라면 모악산이 좋았어요. 타니샤 한옥마을과 객사거리를 추천합니다. 한옥마을은 한국의 문화를 깊이 느끼게 해주고 객리단길은 다양한 음식과 거리, 여러 종류의 옷가게가 있어서 늘 흥미로운 곳이에요. 저만의 장소라면 덕진공원이에요. 꽃들로 가득 찬 호수를 보면서 피크닉 하는 경험은 짜릿하죠. 연화당 도서관에서 보는 음악분수도 황홀해요. 코지악바 한옥마을이죠.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느낌이 좋구요. 전통문화전당에서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아요. 무엇보다 덕진공원에서 일몰을 보며 산책하는 것은 아름다운 경험이죠. 저만의 장소는 오목대예요. 평화롭게 생각에 잠길 수 있게 해줍니다. -전주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과 제안을 듣고 싶습니다. 바타라이 전주라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탐험한 느낌이에요. 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많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고, 많이 부럽다고 했어요.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어요. 로라 두 가지를 제언하고 싶어요. 첫째는 역시 전주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은 전주 한옥마을이에요. 밤에 전주한옥마을을 탐험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복을 입고 밤의 한옥마을을 걷는 것만으로 유니크한 경험이 될 수 있어요. 또 하나는 단순 관람형 프로그램 보다는 엑티브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프로그램은 비빔밥 축제에서 음식을 만들고, 판소리를 배우고, 재즈 공연에 참여하는 등 엑티브한 프로그램이 많았죠. 내년에는 댄싱, 하이킹 등 보다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아요. 카밀라 내년에는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소셜미디어보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많이 궁금해했고 여행학교의 아이디어를 많이 칭찬하더군요. 그런데 홍보하는 방법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커뮤니티와 직접 협업한다든지,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에 홍보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레드 여행학교가 내년에도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한복체험이나 동물원도 가보면 좋겠어요. 외국에 있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한 장소는 서학예술마을이었어요. 타니샤 프로그램이 다 좋았어요. 특히 재즈는 정말 감동이었어요. 서울도 아닌 전주에서 이렇게 멋진 재즈클럽을 만나다니 정말 좋았고 여러 문화가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어요. -마지막으로 전주의 관광홍보와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바타라이 큰 문제는 못느꼈어요. 시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해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물론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겠지만 특별히 잘못하고 있지는 않아요. 카밀라 전주는 멋진 이벤트가 많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거리의 광고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한국인들에게는 충분하겠지만 저 같은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거리 광고에 영어가 같이 표기되면 좋겠고,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는 영어로 운영되는 SNS 채널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죠. 로라 젊은 층들은 관광정보를 페이스북이나 홈페이지에서 찾지 않아요. 대부분 글로벌 SNS를 이용하죠. 인스타그램이나 Ticktok 등을 가장 많이 사용하죠. 재미있는 짧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레드 카밀라 이야기에 동의해요. 멋진 이벤트가 많은데 사전에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요. 이벤트를 영어로 홍보하는 채널이 좀 더 많이 필요하죠. 코지악바 큰 불만은 없었는데 밤 시간대에 전통공연이나 이벤트 등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전주의 밤은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밤에 전주의 다른 모습 혹은 마법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18 19:14

서울에서 펼쳐진 ‘전북 문학의 밤’ 행사 성황

전북특별자치도 서울장학숙(관장 김관수)이 주최한 ’2024 전북 문학의 밤’ 행사가 18일 장학숙 멘토단을 비롯 입사생과 전북출신 초청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장학숙 1층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북 문학의 역사와 작가의 작품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통해 전북인의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서울장학숙 입사생들의 문화예술활동 기회 제공을 위해 마련했다는 게 서울장학숙의 설명이다. 특히, 행사에서는 전북출신 시인 및 소설가들이 전시 초청작가로 선정돼 입사생 멘티와 멘토들이 낭독과 낭송을 함께 하며 전북문학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 의미를 더했다. 시인 분야에서는 가람 이병기를 비롯해 신석정·서정주·김해강·백양촌 신근·고은·김용택·복효근씨, 소설가는 채만식·최명희·최일남·윤흥길·박범신·양귀자·신경숙·은희경씨가 초청됐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날 행사는 1부 ’전북 문학인의 삶과 작품’에서 김동수 전 백제예술대 교수의 ’전북 문학의 역사’ 특강이 펼쳐졌다. 이어 멘토와 입사생이 함께 시와 소설을 낭송•낭독하는 2부 '전북 문학인의 시와 소설을 읊다', 서울장학숙 입사생 멘티에게 멘토가 입사생에게 주고 싶은 책 전달식인 3부 '멘토가 주는 '한 권의 책''이 진행됐다. 3부 행사에서는 멘토단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과 강원국 작가, 김종진 전 KBS 9시 뉴스 앵커,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장, 김현종 메디치미디어 대표, 서지원 변호사, 김희진 ㈜흥건 대표 등 멘토 20여 명이 참석, 자신의 저서 또는 추천 책을 입사생에게 직접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멘토인 성악가 이세영씨(베이스)와 소정섭•황인형씨(테너) 등은 축하노래를 선사했으며, 전주여고 출신의 이금림 드라마 작가는 최명희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회고와 해설을 직접 해주기도 했다. 김관수 관장은 “전북 미래세대인 입사생들이 전북 문학인의 삶과 작품을 탐구하고 전북 문학인의 시와 소설을 직접 읊고 멘토가 멘티에게 주고 싶은 책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북 문학인들을 직접 느끼는 자리가 만들어져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행사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북 문학의 밤을 통해 전북 미래세대들이 생각의 영역을 펼쳐 키우며 인문학적 풍부한 사유를 통해 사회를 이끌어가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래본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준호
  • 2024.11.18 19:05

특색없이 늘어가는 공공도서관…"새 콘텐츠로 역할 확립 해야"

예로부터 도서관은 책을 대출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여겨져 왔으나,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기술 발전에 따라 그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도서관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종이책 읽기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도서관의 역할이 단순한 ‘정보제공’을 넘어, 이제는 현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도서관은 1271개 관으로 전년 대비 35개 관, 2.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권 역시 2019년 59관, 2020년 63관, 2021년 64관, 2022년과 2023년은 66관 등으로 추산되며, 공공도서관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도서관 1관당 대출 도서 수는 2022년 기준 11만 1824권에서 지난해 10만 9637권으로 줄어드는 등 전년 대비 2.0% 감소세를 보이는 등 책을 찾는 이용객들의 손길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6일 오후 2시께 방문했던 전주 쪽구름도서관에서는 독서를 위해 자료실을 찾은 인원보다, 열람실 자리가 부족해 자료실에 자리를 잡은 인원을 더욱 많이 접해볼 수 있었다. 이날 만나본 시민 김수현 씨(26·송천동)는 “어렸을 때는 종종 부모님과 함께 공공도서관에 방문해 책을 빌려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현재는 굳이 도서관을 찾아갈 이유를 못 느껴 열람실 이용 이외에는 딱히 도서관을 찾지 않는다. 또 도서관을 방문한다 해도 원하는 책이 없거나, 책을 읽을 자리도 부족했던 적이 빈번해 전자책을 더욱 자주 이용하고 있어,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방문하는 빈도는 적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최시영 씨(33·여의동)는 “아이가 생기며, 간단한 외출 시에 도서관을 종종 찾는 편이다. 실제 최근 도서관에서 단순한 독서 활동을 넘어 색다른 프로그램을 한다는 소식은 접한 적은 있지만, 홍보와 프로그램 수 역시 부족해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다. 앞으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 변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현대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방문자층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기원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은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전국에 ‘한강 신드롬’이 불며 종이책 독서가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잠깐일 것”이라며 “이제는 공공도서관도 단순한 ‘책 읽기’ 활동만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모바일과 연결해 접근성을 강화하는 등 즐거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18 18:01

전북문화관광재단 노조, 박용근 의원 재단 예산 삭감 협박 폭로

박용근 전북특별자치도의원(장수)이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볼모로 인사문제 정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전북문화관광재단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세 번째 성명서를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지난달 2일과 7일 요구자료 설명 자리에서 박용근 의원이 ‘인사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재단 예산을 50% 삭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박 의원은 지난 9월부터 재단에 대해 과도한 자료요구와 표적감사를 이어왔다”며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도민의 문화적 권리와 수천명의 예술인, 관광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 의원이 예산삭감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흥정하듯 사용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노조 첫 성명문 발표와 1인 시위 직후인 13일 재단 노조 설립일자와 재단의 예산 지원 목록 자료를 추가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노조는 “예산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 표명도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도의원이 도민을 위한 예산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한다면 이는 의정활동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부당한 예산삭감 압박과 표적감사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8일 긴급 도정질의에서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전북문화관광재단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일을 문제 삼으며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재단의 폐쇄적인 조직운영과 전북도의 지도감독 부실을 비판했고, ‘봐주기식 처벌’, ‘맞춤 징계’라고 발언해 재단과 충돌했다. 재단은 박 의원의 부당한 발언과 편향된 비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도의회 앞에서 3차례에 걸쳐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노조는 박 의원의 예산삭감 압박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날 오전 침묵시위를 열고 공식적인 사과를 재차 요청했다. 재단의 이 같은 주장에 박용근 의원은 "예산 협박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18 17:53

‘지승달항아리 세트’ 출품 전혜경 작가, 문체부 장관상 수상

한지분야의 ‘지승달항아리 세트’을 출품한 전혜경 작가가 문화제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원회는 17일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에서 ‘제29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의 수상작을 선정한 뒤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대전은 공예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신인작가들을 발굴 시상하여 전통공예의 우수성과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실시됐다.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는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전통공예를 보존, 계승,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작품 공모를 받았다.   공모 기간에 총 401점이 접수됐으며, 지난 10일 실물심사를 통해 수상작 303점을 선정한 후, 상위 11점에 대해서는 본선 발표심사를 진행했다.심사 결과, 한지분야의 ‘지승달항아리 세트’을 출품한 전혜경 작가가 문화제육부 장관상인 대상에 선정됐다. 지승달항아리 세트 작품은 전통지승기법으로 만든 달항아리의 겉몸통 부위에 지호를 덧붙이고 인두로 낙화 장식하고 전통유칠로 마감처리하여 완성한 수작으로 심사위원 최고점수를 받았다. 또 도지사상인 금상에는 목칠분야의 소중한 작가의 사층책장으로 조선시대 책을 보관하는 책장으로 전통 살대를 접목시켜 아름다운 멋을 살린 사층책장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은상을 수상한 섬유분야의 신현이 작가와 민화분야의 이미란 작가는 각각 ‘홍원삼’ ‘모란책가도 병풍’을 출품해 선정됐으며 전주시장상과 JTV전주방송 사장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소병진,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최대규,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최동식,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박계호,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신애자, 전북특별자치도 명장 박광철씨 등이 참석했다. 한편 운영위는 입상자 303명에 대해 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 및 최우수상(전북특별자치도 지사상), 은상(전주시장상, JTV 전주방송사장상), 동상(사)전라북도전통공예인협회 이사장상)과 함께 소정의 상금을 수여하고, 특별상과 장려상(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대회장상), 특선과 입선(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원장상)을 수여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4.11.17 16:26

[안성덕 시인의 '풍경']꽃밭

어둑어둑, 망설이던 길입니다. 입동 지나자 기다렸다는 듯 무서리가 내렸네요. 늦잠 자는 손녀가 보았더라면 눈이다, 눈! 호들갑을 떨었겠습니다. 풀숲 강아지풀은 이미 누릿하고, 하얗게 센 억새도 반 너머 타버렸네요. 한둘 희미한 기생초, 개망초꽃에 눈길을 주다가 봅니다. 화사했던 길가 꽃밭이 텅 비었네요. 마리골드와 봉숭아 대가 가지런히 뽑혀있습니다. 푯말 아니었으면 꽃밭인 줄 모르고 지나칠 뻔했습니다. ‘대한노인회 삼천3동 꽃밭 가꾸기 팀’ 어르신들, 풀숲의 돌멩이를 골라내고 잡초를 뽑고 꽃밭을 일구며 꽃 시절을 회상했겠지요. 내 집에만 말고 천변에도 마리골드를 피워, 세상 아직 향기롭고 환하다고 길 가는 이들에게 이르고 싶었겠지요. 마리골드 울 삼아 봉숭아를 심으며 먼먼 고향 집을 불러냈을 테지요. 언니였을까요, 누님이었을까요, 돌절구에 꽃잎을 찧어 손톱 끝에 매어주던 그리운 시절이 환했을 테지요. 봉숭아 꽃대인 듯 마음 붉어져서 괜스레 주위를 살폈겠지요. 세상은 왔다가 갑니다. 꽃도 시절도 사람도 피었다 지지요. 환하게 피었던, 폴폴 향기롭던 자리 텅 비었으면 이젠 꽃밭 아닐까요? 돌아가는 것들의 뒤는 깔끔해야 한다는 듯 빈 꽃밭에 무서리 짙습니다. 꽃대를 뽑으며 내년엔 무슨 꽃을 피울까, 궁리에 한나절이 짧았을 겁니다. 손톱 끝 꽃달 살피며 먼 시절을 불러냈을 겁니다. 그런데 9월 어느 날 콕콕 봉숭아 꽃씨를 주워 먹던 비둘기는 어디에다 똥을 쌌을까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4.11.16 08:00

전북도립미술관, "갑질 행위·지역비하 발언 사실무근" 반박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제기된 ‘갑질 및 운영·관리 부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이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박용근 의원(장수)의 발언에 대해 14일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일부 언론보도에도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박용근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립미술관장의 갑질 행위와 지역 비하 등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관장이 직원들에게 일일 업무일지 작성을 강요하고, 심지어 학예사 인턴들에게도 이를 요구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 행위”라며 “‘전북 미술을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로 비유하는 등 지역미술을 비하 및 폄훼하고 직원들에게 사직을 종용한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립미술관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도립미술관의 갑질행위’, ‘지역비하’ 등은 왜곡된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도립미술관은 “박 의원이 지적한 것과 달리 사내 메신저로 공유된 메시지에는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라는 비유로 지역미술을 폄훼한 학예사에 대한 관장의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며 “동시대 미술 담론을 지역미술계가 못 받아들일 것이라는 A 학예사의 비유적 표현을 인용한 메시지가 관장의 갑질로 와전된 것이고 이는 지난해 실시된 감사를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학예연구팀 내에서 약 19일간 공유된 일일 업무일지에 대해서는 “당시 서울분관 등 학예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행정사항 검토 미비, 업무보고 누락으로 행정 착오가 빈번하게 발생해 부서장으로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피드백 체계를 갖추고자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울분과 운영·관리 규정 위반은 사실무근”이라며 “소장품 수집은 성원이 충족되지 않은 채 위원회가 개최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박 의원의 발언에 강하게 반박했다.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은 “허위사실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기사가 보도돼 매우 유감”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미술관 구성원들이 더는 상처받지 않도록 왜곡된 보도를 정정해 줄것”을 촉구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14 17:36

전북도의원-전북문화관광재단 해임된 직원 승진건으로 또다시 '으르렁'

전북특별자치도의원과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 팀장급 직원이 복직해 승진한 일을 두고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박용근 의원(장수)은 14일 전북문화관광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방재정법을 위반한 직원의 승진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재단은 (고용노동부 전북노동위원회의 구제를 받아) 복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기존 징계를 무효화하고 재징계를 열었다”며 “제38차 인사위원회 결과보고에 의하면 심의결과 원처분은 강등이었으나 최종 처분은 정직 1개월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직 1개월로 의결 해놓고 실제로 처분하지 않았다. 이는 상식과 법리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는 노무사의 의견이 있었다”며 “징계 의결에 대한 실질적 처분이 없어서 징계 대상 직원의 징계 이력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결국 본부장 승진까지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재단 인사권자인 이경윤 대표이사가 일반 직원들에게 승진에 대한 잘못된 인사 기준을 심어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재단 내에서 자정작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경윤 대표이사가 “우리도 변호사와 노무사의 자문을 구해서 한 결정”이라며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우선으로 했다”고 답변하자 말을 잘랐다. 장연국 도의원(비례)은 이 대표의 답변을 두고 "감사위원회에서 답변할 내용"이라며 전북도 감사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18일에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질의를 했으니까 답변을 드리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박정규 위원장(임실)은 이 대표에게 차후에 답변 기회를 주겠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후 재단 노조는 2차 성명문을 통해 “해당 직원의 승진은 관련 규정과 노무 자문에 따른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승진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사무 감사가 시작하기 전에 어떠한 근거로 미진감사를 추가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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