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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 내달 5일 창도 150년 맞아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표방한 천도교가 내달 5일 창도(創道) 150년을 맞는다. 천도교(옛 동학)는 제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가 1860년 4월5일 '한울님으로부터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받은 날'을 창도일로 정하고 '천일'(天日)이라고 해서 최대의 경축일로 삼아왔다. 수운 최제우는 "양반과 상민이 따로 없다"며 모두가 차별 없이 '시천주(侍天主ㆍ한울님으로 모심)'하라는 가르침을 폈고 이는 동학혁명의 뿌리가 되면서 대종교, 원불교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제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가 3.1 독립운동을 주도하는 등 민족주의를 기치로 내걸어 천도교는 일제 강점기 내내 혹독한 탄압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1920년대 교인수 200만명에 달했던 교세는 급속하게 기울었다. 분단 후 남북 정권의 배척으로 쇠락을 거듭하다 천도교에 우호적이던 박정희 정권 때 다시 번창하는 듯했으나 1976년 최덕신 교령, 1997년 오익제 전 교령 등이 잇따라 월북한 사건으로 성장세가 멈췄고 현재 교인은 10만여명에 이른다. 김동환 교령은 23일 창도일 관련 간담회에서 내놓은 기념사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한울님처럼 받들고 함께 잘살자는 게 천도교 신앙의 목표"라며 "약육강식의 동물적 사회가 되기 전에 정신개벽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령은 이어 "인내천, 천인합일(天人合一)뿐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늘과 사람, 환경을 공경하는 삼경(三敬) 사상을 갖춰야 한다"면서 "아울러 도덕을 지키고 국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도교는 병들고 낡은 세상을 새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개벽하자는 사명감에서 갑오동학혁명, 3.1 독립운동 등을 이끌었다"며 "그래서 천도교는 어느 한 종단만의 것이 아니라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류사회를 구제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도교 중앙총부는 올해 창도 150년을 맞아 발상지인 경주와 용담성지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4일 오후 2시에는 천도교 2세 교조인 최시형 동상이 있는 경주 황성공원에 5천여명의 교인이 모여 참배식을 갖고 경주 시내를 돌며 '동학군(軍) 마임놀이' 등 퍼포먼스 행진을 벌이고, 경주 노동고분공원에서 경축 전야제와 불꽃놀이 등의 행사를 연다. 이어 5일 오전 11시에는 구미산 용담 성지에서 기념식을 봉행한 다음 그림 그리기 대회, 풍물놀이, 민요 한마당, 동학군 무예무 등 축하행사를 벌이고 천도교 정신을 알리는 강연회를 개최한다.

  • 종교
  • 연합
  • 2009.03.24 23:02

[일과 사람] 금산사 '템플스테이 축제' 실무담당 일감 스님

새벽 3시 예불, 참선으로 이뤄지는 2박 3일의 출가.7년 전 템플스테이의 시작은 이렇듯 지극히 불교적이었다.2002년 한·일 월드컵 열기로 외국인들에게 부족한 잠자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템플스테이.참가자들도 사찰도 많지 않았으나, 고즈넉한 여유에 빠진 외국인들이 찾게 되면서 불교계와 문화관광부가 손을 잡았다. 2002년 260여명, 2004년 3200여명을 거쳐 지난해 1만명이 넘는 이들이 '영혼의 휴식처'로 산사를 택했다.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김제 금산사에서는 '제1회 전국 템플스테이 문화축제'가 열린다. 실무 담당자인 일감 스님(47·사진)은 요즘 한창 분주하다."불교가 상당히 폐쇄적이고 신비적인 종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템플스테이가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봐요. 템플스테이가 불교를 너무 상품화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물론 있지만, 너무 폐쇄적일 필요도 너무 개방적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부처'는 본래 고통받는 중생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구도자는 이런 중생들의 상담가 역할을 자처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삶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템플스테이도 결국 보살행의 하나로 봅니다. 고통 당하는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라는 뜻이죠. 여기에 개개인의 성찰까지 보태지면 그게 바로 불교를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길이 아닐까요."템플스테이의 모토는 자신에게 주는 짧은 휴가라는 그는 삶을 좀 더 풍요롭게 가꾸려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절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돈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오인되는 시대에 템플스테이를 통해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됨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며 "방문자들이 김제 금산사에서 자신을 찾는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종교
  • 이화정
  • 2009.03.19 23:02

[행사·축제] 김제 금산사서 '제1회 전국 템플스테이 문화축제' 열린다

'사찰에서의 하룻밤, 마음을 비우고 자비를 채우게 한다.'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스님)이 전국 87곳 템플스테이 담당자들과 한 자리에 모여 '제1회 전국 템플 스테이 문화축제'를 연다. 27~29일까지 김제 금산사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 슬로건은'안(安)아주는 템플스테이, 신(新)나는 템플스테이'.금산사 주지인 원행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종교적 색채가 짙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불교 문화체험까지 할 수 있어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관광공사의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며 "이번 축제는 템플스테이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각 사찰 실무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안(安)아주는 템플스테이'엔 템플스테이 사찰·실무자·스님·봉사자 시상식과 다도 체험, 25가지 전통사찰음식 맛보기, 법고·사진 경연대회 등이 담긴다.법고 경연대회(아름다운 북소리 나누기)는 북소리를 통해 중생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지혜를 깨치길 바라는 불교 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 번뇌를 잠재우는, 원력을 일으키는, 무념무상을 알게 하는, 삼매를 알게 하는 북소리 상 등 재밌는 아이디어 상들이 준비돼 있다.템플스테이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더 나은 문화축제로 나가기 위한 '신(新)나는 템플스테이'엔 학술제와 세미나, 각 사찰 템플스테이 운영 프로그램 시연, 사찰전통음식 조리과정의 체험이 이어진다.특히 금산사, 대원사, 골굴사 등 전국 사찰 실무자와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조를 편성해 운영 프로그램을 시연하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모은다. 금산사는 먹거리를 준비해 봄나들이를 떠나는 소풍 템플스테이, 판소리 쉽게 배워보기 템플스테이를 선보인다. 대원사는 전통무예인 수벽치기를, 골굴사는 선무도를 소개할 예정.한국관광연구원 심원섭 박사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인 진경스님이'템플스테이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논문 발제로 알찬 내용도 이어진다.일반인들을 위한 본격적인 무대는 28일 오후 7시부터 마련될 계획. 국악관현악단과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의 협연, 가수 박강수씨의 통기타 공연, 전남대 판소리 공연, 골굴사 선무도 시범 등으로 꾸려지며, 바리스타들이 직접 뽑는 원두커피, 즉석김밥도 제공된다.

  • 종교
  • 이화정
  • 2009.03.19 23:02

김추기경 선종 한달 '추모열기' 여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한달을 맞는 16일 김 추기경이 잠들어 있는 용인 천주교 묘원 성직자묘소는 하늘을 부옇게 덮은 황사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김 추기경 묘소에는 삼삼오오 묘소를 찾는 추모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추기경 묘소 앞에는 30여 개의 꽃다발과 꽃바구니, 대구대교구 시각장애인 10여 명이 추기경에게 쓴 편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봉헌자를 밝히지 않은 '사랑의 이별연가'라는 제목의 헌시가 담긴 액자가 꽃과 함께 놓여 있었다. 이날 묘소 앞에서 만난 서울 한남동 꼴벤뚜알 프란체스코 수도원 윤진영 신부는 "평소 검소하게 사시며 사제로서 품위를 지키셨던 추기경을 흠모해왔다"며 "추기경 당신이 자신을 '바보'라 부르시며 모든 것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려 하셨던 그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윤 신부와 동행한 김말남(60.여) 씨는 "선종하시고 나서 신문과 방송을 통해 추기경의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 그분을 존경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용인 구성성당에서 신도들과 함께 묘소를 찾은 최영자(66.여) 씨는 "추기경님은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마음에 살아계신 것 같다. 살아계실 때보다 더 살아계신 것 같이 느껴진다"며 "그분이 하늘나라에서 우리 모두와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시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성남시 상대원동에 사는 조현일(23) 씨는 "추기경에 대한 존경을 항상 마음속에만 담아왔었는데 회사 휴일을 맞아 성당 친구들과 함께 묘소를 찾았다"고 말한 뒤 고개 숙여 참배했다. 묘원 안병주 관리소장은 "추기경이 계신 성직자 묘역은 주말에 1천여 명, 평일엔 400-500명의 추모객이 찾는다"며 "비가 오는 날에도 200-300여 명이 묘소를 찾아 추기경을 추모하며 연도를 올린다"고 전했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 공식 추모기간 49일째이며 한식인 오는 4월5일 오전 10시 30분 성직자 묘역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추모 미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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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3.17 23:02

[NGO 사회를 바꾼다] "사제의 삶은 몸과 돈 버리는 삶이지요"

"현 시국은 암흑의 상태입니다. 지금은 2009년이 아니라 10년 전, 아니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시국기도회가 열린 현장에서 삼성뇌물 문제제기의 주인공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있는 김진화 신부(우림성당 주임신부)를 만났다.이 자리에서 김 신부는 현재 시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사제단은 앞으로 매달 시국기도회를 개최해 나갈 것을 밝혔다. 그는 아울러 시국기도회와 함께 저명인사들을 초청, 현 시국에 대해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강연회도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김 신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믿는 하느님과 내가 믿는 하느님은 다르다. 하느님은 정의의 하느님이요. 세상에서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10%도 안되는 부자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이명박 대통령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다"며 "이 대통령은 회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이어 "용산 참사의 일은 비단 정부정책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돈만 된다면 물불가리지 않고 덤비는 국민들의 인식도 문제"라면서 "사제단은 국민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제단 활동 때문에 1주일에 한번 쉬는 월요일에도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으로 돌아다니기에 '몸 버리고, 돈 버리는 일이 익숙해졌다'는 김 신부의 얼굴에서 어둠속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전준형(NGO객원기자·전북인권교육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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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3.16 23:02

[NGO 사회를 바꾼다] 어둠 속의 빛을 찾는 사람들

3월9일 천주교정의구현전주교구사제단(이하 사제단) 주관으로 전주 우림성당에서 시국미사가 열렸다. 이날 22명의 신부와 200여명의 신자들은 "현 시국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시민들이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할 것"을 발표했다.사제단은 시국미사에 앞서 홍세화씨를 초청,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교육문제 해결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시국강연회도 가졌다.강연회에서 홍세화씨는 "한국 사회는 20대 80의 사회로 대다수인 80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소수의 20을 선망하는 모순된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육은 학생들에게 서열을 매기고, 논리적 사고보다는 주입된 인식을 형성하는 현장"이라고 질타하며, "시민사회가 우선적으로 학교교육의 제도 개선을 위해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이날 시국강연회는 최근 일제고사 성적조작 사건에서 드러났듯 기성세대들이 교육계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사태해결에서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마련됐다는 게 사제단의 설명이다.사제단은 현대사의 억압과 고통 속에 있는 시민들의 현장에서 늘 마주친다. 지난 2004년 부안 핵폐기장 싸움에서, 2005년 평택에서 정의와 평화의 상징으로 활동했다.사제은퇴 후에도 변함없이 지속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사제단의 역할은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사제단은 지난 1974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 구속을 계기로 태동해, 1974년 9월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순교자 찬미 기도회'에서 "우리는 인간의 위대한 존엄성과 소명을 믿는다"로 시작하는 제1시국선언의 발표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다.이후 사제단은 권위주의정권의 반민주적인 모습에 맞서 사회에서의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활동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1970~80년대의 한국 민주화 운동에서 사제단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사제단은 인혁당 무죄 규명 활동, 5·18 광주 민주 항쟁 등을 거치며 현대사의 어두운 시기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냈었고, 그 결과 문정현 신부(군산 미군피해 상담소 이사장)가 구속되기도 했다.또한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진실을 폭로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조작되었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해 6월 국민대항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그리고 통일 운동에도 한 획을 그어 1989년 임수경과 휴전선을 뚫고 동행 귀환했던 문규현 신부(전주 평화동성당) 사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문규현 신부는 1999년에는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위해 27일간의 단식과 2003년에는 새만금 갯벌과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65일간의 삼보일배에 동참하기도 했다.사제단의 주요활동에는 김진화 신부(전주 우림성당), 김봉술 신부(신태인 성당), 송년홍 신부(천주교전주교구청) 등이 참여하고 있다.시국행사를 주최한 김봉술 신부(사제단 총무)는 "사제단은 세상을 거꾸로 인식하는 이명박 정부의 비민주적인 행태들을 비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 정부와의 대립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또 "물질 만능의 가치관을 사람중심으로 바꾸는 일이 사제단의 활동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준형(NGO객원기자·전북인권교육센터 소장)

  • 종교
  • 전북일보
  • 2009.03.16 23:02

김제 금산사서 '108 산사 순례 기도회'

'중생의 108 번뇌를 일심의 원천으로 돌리겠다.'서울 도선사 주지인 선묵 혜자스님이 이끄는 '108 산사 순례 기도회'가 13~14일 금산사를 찾았다. 108배를 통해 108 공덕을 쌓기 위해 2006년 경남 통도사를 시작으로 매월 전국 사찰을 방문한 순례단은 이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금산사 회주인 송월주 스님, 금산사 주지인 원행 스님, 이건식 김제시장을 비롯해 3000여명의 불자들과 함께 했다.사찰 경내 곳곳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천수경과 백팔 참회, 반야심경 등을 낭독하면서 기도를 올렸다.혜자 스님은 "지난 달 선산 도리사에서 기우제를 지냈더니, 금산사에서 감로의 단비가 내리는 것 같다"며"불자들이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를 올리자"고 말했다.지난해부터 시작된 농어촌 외국인 며느리들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한'다문화가정 108 인연 맺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3명씩 시상하는 '108효행상'에 이어 인근 군부대 장병들에게 간식 전해주기 사업인'초코파이 보시' 도 이어졌다.순례 기간 최소 수천 만 원대 매출이 생겨나 지자체장의 '러브콜'이 이어진다는 지역특산물장터가 열려 도내에서 생산된 전주 콩나물, 김제 지평선 쌀, 천마, 인삼 등의 거래가 성황을 이뤘다.원행 스님은"살아 있는 불공을 드리고 살아 있는 방생을 하는 순례단이 금산사를 찾은 것을 환영한다"며 "모두가 보살행을 실천하는 진정한 불자로 거듭나길 빈다"고 말했다.한편, 김제시는 순례단에게 지평선 쌀을 전달했다.

  • 종교
  • 이화정
  • 2009.03.16 23:02

'자비를 나눕시다'

금산사·송광사 등 도내 사찰이 저소득 실직가정을 위해'자비 나눔 사업'을 추진한다.조계종이 주최하고 총무원, 사회복지재단,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아름다운 동행이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경제적 양극화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저소득층을 위해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진행된다.이번 '자비 나눔 사업'의 큰 골자는'한 끼 나누기''희망의 등(燈) 달기 운동''1배 100원 모금 108배 법회'.'한 끼 나누기'는 사찰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한 끼 밥값을 줄여 종무소에 설치된 쌀독에 넣는 방식이다. 연말까지 진행되며, 모인 쌀은 불우이웃에게 전달될 계획.'희망의 등 달기 운동'은 부처님 오신 날에 공양비 중 1000원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1배 100원 모금법회'는 불자들이 절을 할 때마다 100원씩 성금을 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음력 초하루인 27일'자비 나눔 법회'가 봉행되며, 여기서 모은 기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연중 사업으로는 저소득 실직 가정을 위한 템플스테이 및 긴급 생계비 지원, 다문화 가정 및 이주민 노동자 지원 등이 계획돼 있다.이원일 금산사 사무국장은 "사회가 어려울수록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은 부처의 가르침이자 불자들의 의무"라며 "전국의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대중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종교
  • 이화정
  • 2009.03.09 23:02

남북교회 기도회 6월 말 평양서 개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측과 4월12일 부활절에 공동 기도문을 사용하고, '6.15 공동선언 이행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교회 기도회'를 6월 하순이나 7월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4일 발표했다. NCCK는 권오성 총무와 예수교장로회 총회 조성기 사무총장, 기독교장로회 배태진 총무 등으로 이뤄진 대표단이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오경우 조그련 서기장과 백근삼 선교부장 등으로 이뤄진 조그련 대표단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교회 기도회에 참석하는 남측 교인들이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NCCK는 밝혔다. 한편 조그련 측은 NCCK 소속 교단들이 추진하는 2013년 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의 서울 유치가 이뤄지면 한반도 화해와 동북아 평화에 의미가 있다고 환영했으며 박성원 목사의 WCC 총무 출마에도 지지의 뜻을 밝혔다고 NCCK는 전했다. NCCK는 또 한반도 냉전 해체와 통일 운동의 전기가 된 도잔소 회의 25주년을 기념해 WCC 주최로 10월21일부터 나흘간 홍콩에서 열리는 '한반도 화해, 통일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국제 협의회'에 양측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교회 관계자들은 1984년 WCC가 일본 도쿄 인근 도잔소에서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 종교
  • 연합
  • 2009.03.05 23:02

"딱딱한 원불교 교리 쉽게 풀어써 널리 알리고 싶었죠"

'모든 종교는 평화로 통한다''모든 구도자의 길은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동 선(善)의 실현에 있다'양은용 원광대 교수(61·사진)의 철학이다."저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많습니다. 대학 교수이기도 하고, 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며, 한국종교학회 회장이기도 합니다. 종교를 통해 진실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픈 사람이죠."그가 이번엔 원불교 교리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서 널리 알리는 일에 욕심을 냈다. 현재 번역된 원불교 경전만 해도 영어·일어·프랑스어 등 24개 언어로 10여종에 이른다. 지난 2일 원광대 내에 문을 연'정역원(正譯院)'은 건학 이념인 원불교 교리를 보다 쉽게 풀고, 이를 외국어로 다시 쓰는 연구소다."종교는 민중 구제를 위한 이념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종교끼리 대립각을 형성한다든가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 있죠. 그래서 기본 교리로 돌아가야겠다고 여겼습니다.'정역원'이 사람들의 마음을 깨우는 경전을 펴내는 곳으로 거듭나는 것이 저의 바람이죠."경전 번역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어감에 맞는 단어를 선택해 표현하는 일이다."'공부'란 단어만 찾아 봐도 학습, 수행, 연마란 뜻이 있습니다. 원불교 교리를 공부한다고 할 땐 마음 공부에 가까운 뜻이 되니, 수행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겠죠 ? 이렇듯 일반 소설책보다 더 쉽고 분명하면서도, 그 상황에 맞는 단어를 찾아야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불교 철학을 전공한 그는 소장하고 있는 책만 해도 1만2000여권이나 된다. 이 중 1/3 이상이 세계 사상사·철학 등에 관한 책들이다. 도교·불교 등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이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려면 문화를, 인식 체계를 배워야 하니, 욕심껏 자료를 수집하고 읽었다고 말했다. 모든 책을 독파하진 못했지만, 어느 시기에, 어떤 경로를 통해 책을 갖게 됐는지 기억할 정도로 자료 수집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김수환 추기경이 보여주신 어려운 사람을 향한 따뜻한 배려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살아있다는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편가르기식 종교가 아닌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종교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구요.'정역원'을 통해 평화 연대의 세계화를 꿈꾼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하지만 도전해보겠습니다."

  • 종교
  • 이화정
  • 2009.03.04 23:02

'사순절' 맞아 성경필사 14회 쓴 익산 예안교회 이충묵 집사

25일부터 40일간의 사순절이 시작됐다.사순절은 부활절인 4월12일까지 절제와 절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함께 하는 기간.기독교와 가톨릭 교회가 사순절을 맞아 강조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성경쓰기다.성경은 신의 진리를 오롯이 담고 있는 그릇. 익산 예안교회 이충묵 집사(54·사진)는 성경쓰기로 척수장애, 아내와의 이별 등 인생의 굴곡진 시련들을 이겨낸 장본인이다."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감사합니다. 7시에 눈을 뜨면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옮겨 쓰는 일로 시작해요. 사순절은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하는 기간이죠."지독한 가난이 싫어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장사, 굴삭기 조수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건축목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1981년 현대건설에 취업해 오만,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근무에 참여했을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는 기쁨도 잠시. 탄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았던 인생은 순식간에 돌변했다."1985년 11월1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결혼한 뒤 5개월 밖에 안 됐던, 달콤했던 신혼에 닥친 시련이었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생각에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해외에 나가는 걸 자청했다가 1급 척수장애를 받았고, 그후로 2년간 병원신세를 졌습니다."시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내가 이단 종교에 빠져 가정의 평화가 깨졌던 것. 딸을 키우는 조건으로 합의 이혼을 하면서,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을 다시 만났다고 말했다."기도하다가 하나님 말씀으로 들어가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성경쓰기를 시작했죠.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쓰는데 1년8개월이 걸렸고, 이후엔 매년 한번씩 쓰게 됐습니다. 하루 종일 쓸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2시간은 꼬박 정성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죠.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번을 썼네요."그의 바람은 신앙의 힘으로 장애를 극복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교인들을 위해 영혼을 살리는 샘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 일. 책 「은혜의 샘물」(생각나눔) 출간은 그런 그의 바람의 결실이다.자신은 성경쓰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기고, 하나님은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워준다고 여긴다는 그는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바른 나침반을 발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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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2.26 23:02

김추기경 추모 '감사·사랑' 운동

평생을 검소하게 산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그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가운데 천주교계가 고인의 뜻을 기려 '감사·사랑' 운동에 나선다.김 추기경 장례위원회는 4월5일까지를 김 추기경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그의 유언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쓴 펼침막을 서울대교구 소속 215개 성당에 내거는 한편 같은 문구의 스티커를 어린이용과 어른용으로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또 지방 교구 성당뿐만 아니라 일반 단체들도 펼침막이나 스티커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전국적인 정신문화 캠페인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 추기경의 유지를 이은 '감사·사랑' 운동이 뿌리를 내리고 일반의 호응을 얻는다면 10여 년 전 천주교계가 벌였던 '내 탓이요' 운동에 못지않은 정신문화 캠페인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으로 천주교계는 기대하고 있다.이런 정신문화 운동은 김 추기경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건물 신축이나 각종 사업을 극력 반대했고 기념관 설립도 꺼리는 등 간소하고 검소하게 살았다는 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천주교계의 다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특히 이런 정신문화 캠페인은 거액을 들여 기념관같은 물질을 남기는 일반 기념사업과는 차원이 크게 다른 것으로 그 영향력은 기념관 건립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종교계의 관측이다.이와 함께 김 추기경의 안구 기증으로 2명이 눈을 떴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장기 기증 약속이 급증했던 만큼 가톨릭계의 '감사·사랑' 운동은 당분간 장기 기증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점을 감안할 때 김 추기경의 선종 이후 급증한 장기 기증 약속이 지속될지는 천주교계의 '감사·사랑' 운동의 동력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장례위원회가 다른 사업 대신 '감사·사랑'의 정신문화 캠페인에 주력하기로 한것은 성공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장례위원회는 김 추기경의 아호를 딴 '옹기 장학회'를 확대 개편해 운영하되 김추기경의 이름을 붙인 건물 신축이나 기념관 건립, 추모 공원 조성 등 물질적인 기념사업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의견을 결정함으로써 '감사·사랑'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또 닷새간의 장례 기간에 나타난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추모 '열기'가 고조된 점도 이번 캠페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하지만 '감사·사랑' 캠페인의 성패를 좌우할 요인은 전국 500만여 천주교 신자들이 이 운동을 얼마만큼이나 신앙과 생활 속에서 제대로 보여주느냐가 될 것이라고서울대교구의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감사와 사랑' 캠페인은 신앙의 본질을 축약한 것이기도 한 만큼 신자에게는 자신의 신앙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비신자에게는 가톨릭의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된다"면서 "제대로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에 한 획을 긋는 정신문화 운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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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2.23 23:02

전주서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겨울 연차대회' 열려

어두운 시대, 군부 통치에 맞서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왔던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김성은).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지난 41년간 기독교 신앙을 모태로 민주화와 인권, 자유를 위해 수난의 역사를 감수해오며 주어진 십자가를 묵묵히 져왔다. 1970년대 정치 민주화운동·인권운동에 앞장서 군사독재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민주화에 대한 비전을 신학과 연관시켜 민중신학으로 발전시켜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지난 20∼21일 전주 원불교 교동교당에서 열린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겨울 연차 대회' 에선 전국 기독교 석학들이 모여 새 정권을 맞아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의 역할의 각성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원불교 교당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종교 편향이 아닌 열린 소통의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최근까지도 불교교수협의회와'현대사회에서 종교권력,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공동학술대회를 열었으며, 대운하 반대 촛불집회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공격 반대, 용산참사 해결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의 바른 나침반 역할을 위해 노력해왔다.21일'신자유주의의 종언'을 주제로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관해 강연을 했다.장교수는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난 것은 미국이 강요한'자유 시장'과 '첨단 금융기법'으로 공공의 책임성이 없는 사적 금융 자본으로 단기성 투기에만 몰입한 결과"라며 "위험 불감증에 빠져 파생금융상품을 통해 국제금융시스템이 '부채'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주식 투자로'돈 놓고 돈 먹기'에 혈안이 된 현 경제 시스템 문제점을 짚으며 작은 규모의 지역 경제로 재편하고, 화석연료에 기초한 에너지 문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원적인 대안으로 생태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 '생명 밥상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석영 전 전북대 교수는 "기독교장로교, 기독자교수협의회, 한국신학대학, 기독학생총연맹(KSCF)가 70년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들머리에 있었다"며 "함석헌 선생, 문익환 목사 등 소신대로 정치적 행보를 거듭했다가 해직 교수가 됐고, 감옥살이를 했던 이들이 많았지만, 역사의식을 갖춘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 사명에 충실히 임했었듯 앞으로도 교회 안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겨울 연차 대회에서는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노정선 연세대 교수,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등 한국 기독교사와 한국 학생운동사를 이끌어왔던 기독교 지성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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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2.23 23:02

김 추기경 장례미사 고별사 요지

20일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을 떠나 보내며 연 장례미사에는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대사를 비롯한 5명의 고별사가 이어졌다. 정부 대표로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나서 이명박 대통령의 추도사를 대신 읽었다.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대사 =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교황님과 교황청과 각별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셨습니다. 또 언젠가 "나는 그저 당신 양떼에게 비천한종일뿐"이라고 저에게 하신 말씀과는 달리 사제요, 영적 지도자로서 당신에게 맡겨진 양떼에게는 충실하고도 선견지명을 갖춘 훌륭한 목자셨습니다. 추기경님은 당신 민족의 영적이고 물적인 안녕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셨던 분이십니다. 생명과 인권,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정의의 충실한 변호사이셨습니다. 교구장 지위에서 물러난 후에도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항상 낙천적이고 기쁜 모습을 보여줬던 참 신앙인이셨으며 당신의 전 생애와 영면을 통해 당신이 참된 하느님의 사람이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주님의 사랑 안에 영원히 머무르실 것입니다. 동정녀 마리아와 함께주님께서 김 추기경님을 영원히 사랑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강우일 주교 = 온 국민이 마음으로 의지하던 아버지같은 분을 잃은 슬픔에 젖어있습니다. 명동만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심지어 제주에서조차 조문 행렬이이어졌습니다. 지금 세상살이가 너무 어렵고 희망은 안 보이고 어디를 봐도 의지할데가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추기경님의 떠나심이 더욱 안타깝고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추기경님이 계속되는 육신의 한계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정신적으로도 고통과 외로움 속에 홀로 힘겹게 싸우는 걸 봤습니다. 그 싸움은 아무도 도와드릴 수 없었습니다. 저는 몇주전에 주님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습니까, 편히 쉬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추기경께서는 투병과 죽음을 통해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으로 깜깜하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국민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이들이 추기경님의 가르침에 희망과 용기를 얻으면서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명동과 각 성당으로 몰려왔습니다. 추기경께서 이 세상에 살면서 여러곳에서 말씀을 했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이들이 말씀을 음미하고 가르침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혜화동 할아버지가 아니라 한국의 할아버지가 되셨습니다. 연세가 많아지신 다음에는 도저히 빚을 갚을 길이 없음을 알고 요모양 요꼴이라고 탄식하며 자신에게 '바보야'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분명 이렇게 말하실 것입니다. '어서 오너라. 내 사랑하는 바보야. 그만하면 다이뤘다'.편안히 가십시오. 주님 나라 들어가시면 평소 불쌍히 여기시던 백성을 위해 주님께 간구해주십시오.▲한승수 국무총리(이명박 대통령 고별사 대독) = 오늘 우리는 이 나라를 지탱해온 큰 기둥이었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가르쳐준 큰 어른인 김 추기경님의 마지막가는 길을 배웅하려 합니다. 작년 성탄절때 저희 부부가 찾아뵙고 여러 말씀 나눌수 있었는데 그게 마지막일지 몰랐습니다. 힘들어 뵐 때마다 기도해주고 용기와 격려를 준 추기경님의 숨결을 지금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시기 바랍니다. 추기경께서는 가톨릭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서 항상 병든 자, 가난한자, 약한 자와 함께 했습니다. 산업화시대에는 소외된 노동자편에서, 때로는 불의와부정에 맞서 정의를 말씀하고 행동했습니다. 민주화시대에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편에서 권위주의에 맞서 정권의 압박을 온몸으로 막아냈습니다. 이분법이 팽배한 요즘에는 타인을 존중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할 걸 가르쳤고 그러면서도 원칙을잃지 않았습니다. 권력이 오만해지거나 부패할 때는 준엄히 꾸짖었고 시류에 휩쓸려 흔들릴 때에는 가야할 바른 길을 일러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서 소중한 분을 데려가시면서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변화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추기경님이 말씀과 행동으로 이 세상에 남긴 메시지는 감사,사랑, 그리고 나눔이었습니다. 빈손으로 와 사랑을 남기고 간 추기경님은 이제 서로용서하고 사랑하며, 현재에 감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 것을 바라시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뜻을 받들어 서로 사랑합시다. 추기경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최승룡 전 가톨릭대학 총장 = 예수님이 빵 5개,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기적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갑자기 뻥하고 산처럼솟아오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즐거운 상상을 해보면 예수님이 먼저 당신 도시락을옆에 있는 사람들과 나눴습니다. 이를 보고 너도나도 감춰뒀던 것까지 다 꺼내서 옆사람과 나눠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배불러서 그만 먹겠소하고 남은 것이 열두광주리가 되고 나눠먹은 사람 숫자는 오천명이 됐을 것입니다. 추기경께서 돌아가시면서 각막을 기증하셨습니다. 물론 신체를 다 기증했지만다른 기관들은 너무 오래돼 못 쓰고 눈만은 너무 맑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기증으로 누군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이 빛을 보게 됐다고 합니다. 장기기증 행렬이줄을 잇고있습니다. 평소보다 다섯 배 늘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어떤 장관도 본받아서 기증서에 서명했다고 합니다. 추기경님의 배려와 사랑이 주위 사람들에게 감염돼 기증자와 수혜자가 늘게 되고 5천명이 빛을 보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각막 이식 대기자가 모두 빛을 보려면 5년9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기간을 1년 혹은 6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 마음의 눈이 멀었습니다. 추기경을 모범으로 이 눈을 열게 되면 이는 더 큰 기적이 될 것입니다. 미움,갈등, 욕심의 각막을 벗겨내고 사랑, 화해, 희생의 각막을 이식하면 평화와 행복이올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안녕히 가세요.▲한홍순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저희 마음은 한없는 슬픔으로, 그러나 동시에 기쁜 희망과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차있습니다. 온 국민이 추기경님의 선종을 애도하는 것을 보며 저희는 평생을 착한 목자의삶을 사신 추기경님이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리고 이런 목자를 우리 민족에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추기경님은 당신 죽음까지도 도구삼아 우리와 모든 이를 구원의 빛으로 인도하는 영원한 사제요, 선교사이십니다. 저희도 하느님께 나아가 추기경님을 다시 뵈올 때까지 가르침을 따라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 같은 삶을 살기로 다짐합니다. 이 땅의 모든사람들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데 이바지하기로 다짐합니다. 성모님께 추기경님의 영혼을 돌봐주시기를 간청합니다.

  • 종교
  • 연합
  • 2009.02.20 23:02

이념과 종교 초월…사랑의 의미 되새겨

19일 오후 2시10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날씨는 쌀쌀했다. 전주 중앙성당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찼다. 뒤늦게 당도한 시민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손을 모으고 기다리고 있었다.천주교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빈첸시오)의 집전으로 이뤄진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 선종을 위한 추모 미사 자리.이주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땅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기울였으나, 본질적인 변화는 아니라며 "이전엔 선과 악의 기준이 분명했으나, 현재는 분간이 어려운 데다'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의미있는 삶을 성찰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산 베드로를 예로 들면서 사람을 사랑하기에 앞서 예수를 먼저 사랑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송하진 전주시장을 비롯해 이념과 세대, 종교를 넘어 1000여명에 가까운 조문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가 남기고 간 큰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시민들은 추위도,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랑으로 이끌리는 조용한 변화였다.서울대교구는 19일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이 서울대교구장에서 교황장으로 격상됐다고 밝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을 대신해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 및 기타 전례를 집전하는 특사로 정진석 추기경을 공식 임명했다는 것.2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교황장으로 격상된 장례미사가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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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2.20 23:02

전주 중앙성당 김수환 추기경 조문객 발길 이어져

지난 16일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추모의 물결이 전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지 못한 김완주 도지사를 비롯해 민유태 전주지검 검사장, 전동운 35사단장과 일반 시민들은 오전부터 전주 중앙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연도(위령기도)를 바치며 그가 남기고 간 사랑과 화합의 정신을 되새겼다.황칠이씨(74)는 "어려울 때 더 계셔서 사람들 마음에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마음 같아선 서울로 달려가고 싶지만, 먼곳에서나마 편히 영생을 누리시길 기도했다"고 말했다.신자가 아닌 이들의 발걸음도 이어져 식지 않는 추모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김은영씨(29)는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세상의 빛이었던 어른을 잃은 아쉬움이 너무 커 찾았다"며 "가파른 현대사 구비구비마다 어려울 때 그 분을 보며 힘을 얻었던 이들이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삶 안에서 실천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알려진 후 장기 기증이나 후원 등을 문의하는 전화도 늘고 있다.이상빈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전북본부 사무처장은 "평소 1주일에 5명 정도 신청하는데, 어제 오늘 사이 전화 문의도 늘었고, 이미 8명이 신청한 상태"라며 "내일부터는 희망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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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2.1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