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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때로는 우리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킨다. 주부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킨 세탁기나 진공청소기, 필기구의 혁명으로 불리우는 만년필과 볼펜등이 모두 무명의 발명가들이 엉뚱한 발상끝에 만들어 낸 생활의 이기(利器)들인 것이다. 지퍼나 안전면도기의 경우도 그렇다. 평소 구두끈 매기를 싫어했던 지트슨이란 사람이 구두끈 대신 만들어 낸 것이 지퍼이고 질레트라는 사람이 면도할때마다 얼굴에 상처를 입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해 낸것이 안전면도기 이다.주인없는 가게 노릇을 하는 자판기도 마찬가지다. 이미 기원전 2151년에 이집트에서 성수(聖水)를 지키는 사람없이 팔았던 것이 그 효시라고 하지만 근대 유통의 중요한 장비로서 오늘날과 같은 자판기가 등장한 것은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인건비 절약을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고 그것도 1940년대 이후의 일이었다. 동전이나 지폐, 인식카드등을 집어 넣고 버튼만 누르면 커피나 음료·담배·차표등이 자동으로 나오는 이 자판기야말로 우리 일상생활에 혁신적 변화 바람을 몰고온 주역이라 할 만하다. 대량생산·대량소비시대에 맞춘 유통구조의 혁신에 크게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1970년대 후반 우리날에 처음 도입된 자판기는 지금 전국적으로 10만대가 넘게 보급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다. 학교·관공서·병원·공원·터미널·회사 사무실·오락장·숙박업소등 사람들의 발길 닿는 곳이면 빠짐없이 설치돼 있는 것이 자판기이다. 만일 자판기가 없으면 당장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우리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그 많은 자판기들의 관리상태는 전혀 합격점을 못받는다. 식품이나 음료의 경우 위생 및 청결유지가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자판기 내부에 먼지가 수북하고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는가 하면 심지어 커피자판기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다. 전북도의회 박원조(朴遠造)의원이 지난 5월말 현재 도내에 설치돼 있는 3천5백여개 식품자판기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여름철 위생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할 시점에 당국이 이를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잇다는 그의 질책을 당국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보험은 태풍이나 홍수같은 자연재해나 화재·범죄와 같은 인위적 위험, 또는 실업·건강따위 개인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일찌기 기원전 3000년경 바빌론에서 시작됐다하니 그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짐작할만하다. 당시 무역업자들이 선박을 저당잡히고 위험을 담보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것이 해상보험의 시초가 된 것이다. 그 후 이런 류의 보험은 인도나 그리스등에서도 성행하게 됐으며 오늘날과 같이 체계화된 보험은 1666년 영국에서 화재보험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상해보험이나 책임보험같은 산업화 시대에 맞는 제도의 도입도 영국의 보험사들이 앞장서 개발해 낸 것이다.사회가 점차 다양화 하면서 사람들의 보험에 대한 인식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이나 연예인·예술가등이 자신들의 얼굴이나 팔·다리·가슴들을 신체보험에 들기도 하고 값비싼 보석이나 골동품등을 보험에 가입하는 일이 보편화 됐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보험의 기능이 가장 일상화 된것이 자동차보험이다. 항상 돌발적 사고위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가입은 필수적이다. 만일 보험제도가 없었다면 자동차 운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보험운용의 가장 큰 원칙은 바로 ‘피해의 우연성’이다. 보험대상이 되는 피해는 반드시 우연한 사고여야 한다는 점이다. 보험금을 노린 위장살인이나 사기·사고조작은 통할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교통사고를 가장한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려 자동차 보험회사들이 경영위기에 몰릴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한다. 조직폭력배·대학생·주부들까지 낀 사기범들이 병원과 짜고 이런 불법을 저지르고 일이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전북의 경우가 매우 우심하다하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오죽하면 보험사들이 연대하여 신규 가입을 꺼리는가 하면 보상도 공동 출연(出捐)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보험료 자연 할증료는 전체 가입자들에게 부담시키는 사례까지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통사고 1위 오명이 보험사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면 이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사회공동체의 윤리나 규범마저 훼손시키는 이런 악덕은 막아야 한다.
대기오염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최고기온이 계속 갱신되면서 지구촌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기상과학자들에 따르면 지난 1세기 동안 지구기온은 0.6도 높아졌고 앞으로도 대기오염 진행속도에 정비례하여 50년 내에 평균 1.7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다가 지구촌에 무슨 일이 생기는건 아닌지 불길한 생각이 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상이변 조짐이 나타나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더니 삼복(三伏)이 가까와지면서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되고 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무더위는 그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인체는 자연히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되고 그로인해 체력소모가 크게 늘어 피곤해지기 때문이다.더욱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에는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 때는 대다수 사람들이 만성피로와 집중력저하·두통·소화불량등 이른바 ‘복더위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그래서 사람들은 여름을 무사히(?) 나기 위해 나름대로의 비법을 동원한다. 그중 하나가 보신탕 먹기다. 지난 88올림픽때 혐오식품이라는 낙인이 찍혀 뒷골목으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다시 ‘개고기 마니아’들이 생길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개고기 소비량이 연간 10만톤을 넘어 돼지(83만톤)와 소(39만톤)·닭(28만톤)에 이어 네번째라니 실로 놀랄만 하다. 우리 속담에 ‘복날 개 패듯이’란 말이 있는 것만 보아도 삼복더위에 개를 먹는 풍습은 오래 전부터 전래돼온것 같다. 더구나 복날의 엎드릴 복(伏)자가 사림인 (人)변에 개견(犬)자를 쓰는 것을 보면 복날과 개는 숙명적인 악연이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어디 삼복더위를 이기기 위한 음식이 개고기 뿐이겠는가.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몇번쯤 개고기를 먹는 것과 수술후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개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으나 영양과잉인 상태에서 계속 개고기를 즐기는 것은 동맥경화와 같은 만성질환을 부를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도 얼마나 많은 개들이 건강식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될지, 복날 앞에 떨고 있는 견공(犬公)들이 측은하다.
녹음이 우거져 새소리 들리고 시원한 계곡이 그리워지는 한여름이면 붐비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눈길과 발길을 돌려보는 것도 삶의 여유를 찾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통나무집이 멀리 보이는 숲속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솔내음과 풀내음, 그리고 흙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며 상쾌한 기분이 머리끝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찜통더위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에는 냉방장치보다는 자연의 삼림욕이 그만이다.우리가 숲속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길 때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주는 것은 울창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휘발성 향기물질 때문이다. 숲속에서 들이 마시는 공기의 신선함의 비밀과 그 비밀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피톤치드이다.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다른 생물을 죽인다는 뜻의 치드(Cide)가 합성된 말이다. 피톤치드는 어떤 특정한 화학성분을 지칭하는 단어라기보다는 숲의 식물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질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생기를 주는 물질을 말하며 그 주성분은 바로 테르펜이라는 화학물질이다.숲속의 향긋한 냄새는 이 테르펜이 공기 중에 휘발하면서 나는 것이다. 흔히 산에서 소나무 가지를 꺾거나 솔잎을 문지를 때 나는 냄새가 바로 이것이다. 이 피톤치드는 인체의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주며 피부를 소염하고 소독하는 약리작용도 하고 정신의 피로를 씻어 주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어찌 보면 숲속에서 하는 삼림욕은 신선한 공기, 깨끗한 물, 숲속의 향기를 즐기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조금의 넉넉함을 가지고 일상을 벗어나 가벼운 신발과 옷차림으로 숲속의 오솔길과 산막을 찾아 떠나봄직한 때이다.우리 고장에도 고산, 덕유산, 운장산, 와룡, 회문산 등에 자연휴양림을 만들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좀더 쾌적한 레저와 휴양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과 환경보호 시설을 보완하고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지식정보사회를 맞아 우리나라가 지식정보 강국을 목표로 노력한 결과 IT(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서는 세계의 선두대열에 진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식정보의 바탕이자 상상력의 원천인 독서문화는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역설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요즘 사회를 ‘책맹(冊盲) 사회’라고 꼬집는 말까지 나왔겠는가.한국출판연구소가 지난 99년말 기준으로 실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년간 평균 독서량은 9권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한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같은해 일본 성인의 연간 독서량 18권의 딱 절반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책을 멀리하는데는 구조적인 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생중 가장 왕성하게 책을 읽어야 할 청소년기에 입시위주의 교육 탓으로 독서를 등한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더구나 TV·비디오의 일반화와 컴퓨터의 대량보급으로 영상과는 쉽게 가까워졌으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독서습관은 몸에 밸 여유가 없는 것이다. 어려운 입시관문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체계적 지식이나 폭넓은 교양쌓기는 뒷전인채 학점취득과 취업준비에 몰두하다가 졸업하는게 보통이다. 또한 독서 인프라인 공공도서관과 보유장서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다.최근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 시작한 시민운동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개혁 시민연대와 도서관협회등 8개 시민·학술단체및 지식인 4백여명이 참여하는 ‘도서관콘텐츠 확충과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이 바로 그것이다.이들은 도서관 관련 예산확대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취첨전 15분 독서, 전철에서 책읽기등 책읽는 사회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한다.굳이 ‘책속에 길이 있다’는 선현들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가장 중요하고 창조적인 지식은 여전히 책에서 공급되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이들의 캠페인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진부한 말로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산술 통계상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세상일의 절반은 여성들이 걸머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통계에 의하면 여성은 절반은 커녕 그 절반의 절발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대부분의 사회적 가치가 적은 곳, 말하자면 육아나 가사 등에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사회적 평가는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다.해결책의 하나는 육아나 가사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개인적인 일인 한 무망한 방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일들이 상당부분을 국가사회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에 밥공장과 탁아소나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개인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사회에서는 이 마저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가치가 높은 부분에 여성의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나 남녀불평등 문화가 몇 세기를 지배해온 마당에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법적으로 남녀평등을 내세우지만, 이때의 평등이란 출발만 똑같이 하게 하는 달리기와 같다. 남성은 양질의 운동화와 운동복을 갖추고 있는데 여자는 다 떨어진 고무신에 불편한 복장을 하게 한 채로 말이다.‘공세적 여성정책’의 필요성은 여기서 제기된다. 불평등 문호가 보편화 되어 있는 사오항에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차등화’가 강제되어야 한다.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성이나 소수민족 할당제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3일에 있는 ‘21세기 남녀평등 헌장’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려면 이런 공세적인 정책의 실현이 전세되어야 한다. 객관적 공정성이 아니라 상황을 고려한 실질적 공정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말이다.이런 의미에서 볼 때, 전북도의 여성정책관실 폐쇄는 시대의 대의에 역행하는 한심한 처사라 아니 할 수 없다. ‘인류사적인 문제’를 앞에 두고 예산타령이나 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뿐이다.
때아닌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긴 가뭄끝에 찾아온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한낮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전주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를 기록하더니 밤에도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 사람들의 심신을 지치게 했다.사람들은 더위는 이겨도 무더위는 견디기 힘들어 한다.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중동지방은 습도가 낮다. 그래서 체온보다 높은 더위에도 끄떡없이 견뎌낸다.반면에 도쿄같은 도시에서는 28도만 넘어도 짜증이 난다. 습도가 높기 때문이다. 고온다습한 열대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여름 날씨도 무덥기는 마찬가지다.열대지방에서는 습도가 보통ㅇ 50∼6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최고 90%까지 오를때도 있다고 한다. 당연히 무덥고 끈적거리고 짜증이 날수밖에 없다. 불쾌지수는 바로 이런 상태를 수치로 나타내주고 있다. 불쾌지수가 70이 넘으면 민감한 사람이, 75가 넘으면 반수 이상의 사람이, 80을 넘으면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 85가 넘으면 불쾌감은 거의 견딜수 없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엊그제 전주지방도 불쾌지수가 83을 넘었다니 무더위 열풍을 짐작할만 하다.그러나 아무리 더위가 심하다 해도 우리 몸에는 스스로 땀과 체열을 발사하는 정교한 생리 기능이 갖춰져있기 때문에 원만한 더위쯤은 너끈히 이겨 낸다. 다만 너무 심할 경우 탈수증상이나 심장 발작같은 증세를 보여 목숨을 잃을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다행히 오늘 내일 사이에 한바탕 빗줄기가 뿌리고 불볕 더위도 한 풀 꺾이겠다는 기상대 예보지만 무더위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더군다나 요즘 정치권 돌아가는 형태를 보면 인위적 무더위가 한 몫을 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언론사 세무조사도 빛어진 소모적 논쟁이 사람들 속을 더욱 끓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與野)가 뭐라든 양식있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있는 사실을 두고 특히 야권이‘지역감정’까지 들먹이고 있으니 불쾌지수마저 올라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1920년대 들어서면서 시내 승합버스가 지방에서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방직산업이 발달하던 대구에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자 한 일본 기업인이 버스 4대를 가지고 시내버스 정기노선을 개설했던 것이다.승합버스이지만 대형버스가 아니라 15인승 또는 20인승 버스였다.지방 버스업자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그중 가장 경쟁이 심했던 곳이 다름 아닌 이 고장 전주지방이었다. 전주 토착재벌이었던 최종열, 최승열 형제가 세운 ‘공화 자동차’의 영업이 잘되자, ‘군산 자동차부’가 생겨났고, 또 이어서 마학진이라는 군산 대지주가 뛰어들어 3파전이 벌어졌는데 당시의 황금노선은 전주-군산, 군산-이리 노선이었다. 서울에서는 1928년에 시내버스 6개 노선이 개설됐다. 지방의 버스운영이 사영인데 반해서 서울 시내버스는 공영이었다.시대가 흐르면서 승용차의 급격한 증가, 지하철의 건설 등으로 시내버스회사는 수지맞추기에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대형유통점마저 셔틀버스를 무료로 제공해 버스회사는 그야말로 파산 직전이었다.그런데 지난달 말일부터 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대형유통점이 기본적 목적은 상품판매인데 무분별한 고객운송으로 공공성을 띤 버스사업자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줌으로써 운송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이 헌재(憲裁)의 판단이다. 더군다나 대형점들은 작년에 결의한 셔트러스의 자율감축도 전혀 지키지 못했던 것이다.그동안 대형점에 눌려 큰 타격을 받았던 재래시장과 영세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얼굴이 조금은 환해졌다. 하지만 셔틀벼스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마음이며 유통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중매체와 통신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의사소통이 자유스러워진 요즘, 우리는 실로 ‘말(言語)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전제군주 시대나 독재정권 시절에는 직간접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제약돼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수 밖에 없었고 또 유교적 가치관이 보편적 정서로 자리잡았던 그 당시에는 말을 아끼고 절제하는 것이 미덕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정치가 꽃피우고 문명사회가 도래하면서 그동안 못다했던 말들이 각계각층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더니 이제는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들이 난무, 언어공해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무릇 말이란 상대방을 배려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듣는 이들로 하여금 최소한 용납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할텐데 주변에서 오가는 작금의 말의 실태를 보면 금도를 넘어서 가히 폭력적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이같은 언어폭력은 국민들에게 수범을 보여야 할 정치권이 되레 더 심하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상임고문이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에게 “국방·납세·근로의무를 도외시하고 역사발전을 역류하는 타락한 주류”라고 비난하자 권철현(權哲賢) 한나라당 대변인이 나서 “노고문은 이총재에게 거의 조직폭력배 수준의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흥분하며 “그 사람이야 말로 이 정권의 타락한 주구(走狗)”라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또 권대변인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헐뜯기 위해 “목포 앞바다에는 목이 둥둥 떠다닌다”는 등 상식이하의 험담을 하자 민주당측에서도 “시정잡배만도 못한 막가파식 발언”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한때 대변인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너무했나 싶었던지 “이제부터 품위있는 말을 사용하자”고 신사협정을 맺더니 얼마못가 헌신짝이 돼버렸다. 어쩌다 정치판이 유머나 해학이 넘치는 촌철살인(寸鐵殺人)하는 논평은 사라지고 시정 싸움판에서나 목도할 수 있는 상스러운 말들이 횡행하게 됐는지 서글퍼 진다.
청록의 여름 산에 오르다 보면 길가 풀숲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때로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산딸기 몇 알을 따서 입안에 넣으면 그 향기로움에 침이 절로 고여 목을 축이고 갈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산을 오르내리면서 이 산딸기를 즐겨 찾는다.산딸기는 복분자(覆盆子)라고도 하는데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산딸기가 남자의 양기를 강하게 하여 산딸기를 먹고 소변을 보면 오줌항아리가 뒤집어진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복분자라는 이름은 ‘산딸기가 오줌항아리를 뒤집었다고’해서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를 의역(意譯)한 ‘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라고 불리게 되었다.그런데 속설로만 알고 있는 산딸기의 효능은 속설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동의보감 본초강목에도 복분자의 효능이 나타나 있다. 이 두 문헌에 의하면 복분자는 양기를 일으키며 피를 맑게 하고 정혈작용(精血作用)이 뛰어남과 동시에 피부를 곱게 하고 머리를 검게 하여 미용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최근에는 복분자 열매로 만든 복분자 술이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 고장 선운산의 술이 아닌 한국의 술로 탈바꿈되고 있다. 특히 풍천장어를 안주로 복분자 술을 마시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 정도로 복분자 술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올 해 한국방문의 해와 내년에 개최되는 전주 월드컵을 대비해서 우리 고장과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복분자주가 한국의 술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다.그런데 고창 특산물인 복분자가 최근 수요의 급증과 가뭄으로 인한 흉작으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복분자에 대한 명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주류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복분자를 찾게 되면서 물량이 부족해지고 군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현지를 방문하여 대규모로 복분자를 사들이고 있어 마치 복분자 확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비명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우리도 우리 고장의 맛과 멋을 대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품과 문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에 더욱 많은 힘을 쏟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우리들이 맑고 깨끗한 사회를 추구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 일수록 모든 인간관계가 공정한 경쟁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대접을 받으며,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그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투명도는 경제수준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훨씬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국제적 부패감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D) 한국본부의 반부패 국민연대가 27일 발표한 올해 세계 국가별 부패지수(CDI)순위에서 한국은 평점(10점 만점) 4.2점으로 전체 91개 조사국중 중위권인 42위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4.0점으로 90개국중 48위를 차지한데 비하면 평점과 순위에서 모두 조금씩 나아진 것이긴 하나 아시아권의 싱가포르(9.2점, 4위) 홍콩(7.9점, 14위) 일본(7.1점, 21위) 대만(5.9점, 27위) 말레이시아(5.0점, 36위)와 비교하면 여전히 뒤떨어진 것이다.반면 핀란드(9.9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꼽혔고, 덴마크, 뉴질랜드, 아이슬랜드, 스웨덴등 대체로 부유한 국가들이 뒤를 잇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정권이 바뀔때 마다 부정부패 척결을 소리높이 외쳤음에도 공염불이 된 전철을 밟아 왔다. 국민의 정부 들어서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부패방지와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완벽한 법제도를 갖추어도 인간의 속성상 완전히 깨끗한 사회를 이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규범의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부패방지법안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96년부터 거론돼온 부패방지법이 15대 국회를 넘기고 16대에 들어선지 1년만에 어제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부패지수 발표와 때를 맞춘 기연(奇緣)이다.이법의 통과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공공기관, 정당, 기업, 공직분야 종사자를 포함하여 모든 국민의 부패행위를 전담 조사하는 ‘부패방지 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에 나선다. 투명한 선진사회를 이루어 21세기 국제무대에 진입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국회가 모처럼 제 할일을 한 것같아 보기 좋은 일이다.
학교도서관 및 공공도서관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부방으로 전락해버린 도서관의 제 기능을 살리기 위해 장서와 전문사서의 확충이 절실하며,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모든 문화생산물을 보관 열람할 수 있는 ‘집중도서관’이라는 혁명이 개념의 도입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것이다.현재 우리나라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 1인당 장서 수는 0.46권으로 미국 2.59권, 일본 2.19권 등에 크게 못 미친다. 또한 4백여개에 달하는 국공립도서관 운영예산을 모두 합쳐도 미국 하버드대학 1년 도서구입 예산보다 적은 실정이다. 전문사서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이런 상황에서 출판문화가 정착·발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한 일이다. 전문학술서적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교양서적들도 기본적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출판을 꺼릴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미국이나 일본만 해도 양질의 책은 대학도서관은 물론 공공도서관에서 의무적으로 구입을 해준다. 그 수가 최소 수천 권에 이른다. 출판과 저술을 위한 활동에 많은 시간과 공력을 투자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출판과 저술활동의 위험부담이 큰 모험적인 일로 치부되고 있는 마당에 학술활동이나 문예활동에 전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식정보기반사회에서 지식전달과 정서함양의 필수요소인 출판문화의 의미가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근처에 ‘도서관 바로 세우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의 고유한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새로운 지형에 걸맞은 출판문화의 활성화, 이를 위한 도서관 장서체계 및 운영의 혁신을 통해서만 지식정보사회를 토대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단순 공부방으로, 심하게는 ‘책의 무덤’으로 전락한 도서관을 문화와 정보 및 지식의 메카로 희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술을 빚기 위한 곡식의 재배는 BC4천년겨에 시작됐으며 발효(醱酵)에 대한 지식은 초기 문명권이 공히 갖게 되었다.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 신(神)이 곡물의 신에게 곡식으로 술빚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로마 신화에서는 바카스 신이 포도주 담는 법을 전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인간은 이미 6천년전부터 술과 인연을 맺어온 셈이다.술의 역사가 그토록 긴만큼 술에 대한 경구(警句), 속설도 많다. ‘술은 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의 어머니’라는 말을 팔만대장경에 나온다. ‘사람은 체면있는 신사로 술집에 들어 갔다가 중죄인으로 술집에서 나온다’거나 심지어 ‘술은 악마의 피’라고 극언한 영국 속담도 있다. 사기(事記)에 나오는 주유성패(酒有成敗)란 말은 ‘술을 될 일을 되게 하기도 하고 될 일을 안되게도 한다’는 말이다.사람들은 기뻐도 술이요 슬퍼도 술, 괴로워도 술을 마신다. 살아가는 일 모두가 술을 마시는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에게서 사려 분별을 기대하지 말라’는 키케로의 말을 그래서 애주가들에겐 자위(自慰)의 핑계요, 술좌석의 좋은 ‘안주거리’가 되기도 한다.실제로 음주는 지나치지만 않다며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1주일에 평균 14잔 정도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전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19%정도 낮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1주일에 43잔이상을 마시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평균치보다 30%가 높게 나타났다니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過慾不及)’는 중용(中庸)의 도는 음주문화에도 그대로 적용될만 하다.술 소비가 해마다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최근에는 주부와 청소년 알코올 중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술을 마시면 수줍은 사람이 용감해지고 과묵한 사람도 말수가 많아진다. 주부탈선, 청소년 범죄의 증가가 1백% 술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상당 부문 원인 제공을 하는 면도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주시내 고교생 10명 가운에 7명 이상이 음주경험을 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자못 놀랍다. 청소년들에게 술은 분명 ‘악마의 피’라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할 일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를 보면 여자의 길(婦道)에 대해 적은 본명해편(本命解篇)에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것이 있다. 시부모를 잘 섬기지 않는 것(不順舅姑),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無子), 부정을 저지르는 것(淫行), 질투가 많은 것(嫉妬), 나쁜 병이 있는 것(惡疾), 말이 많아 구설을 일으키는 것(多言口舌), 도둑질 하는 것(竊盜)이 바로 그것이다. 칠거지악은 남존여비 사상이 전통적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던 옛날 삼종지도(三從之道)와 함께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학대하던 대표적인 윤리관이라 할 수 있는데 어쨌거나 이는 유교적인 도덕관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되어 지금으로 말하면 ‘합리적인 이혼사유’가 됐던 것이다.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칠거지악이라는 악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함부로 내쫓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삼불거(三不去)도 있었기 때문이다. 즉 돌아갈 친정이 없을 때, 아내가 부모의 3년상(喪)을 치렀을 때, 집안을 일으켜 세웠을 때는 쉽게 아내를 내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만약 까닭없이 이혼을 하거나 삼불거를 무시하고 이혼을 강행했을 때는 태형(笞刑)으로 엄히 다스렸다. 아무리 절대적인 남성 상위시대였지만 가족제도의 기본이 되는 부부관계는 중시됐다는 점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9백15쌍이 결혼하고 3백29쌍이 이혼을 하여 3.6가정 가운데 한 가정이 남남으로 갈라선다고 한다. 이웃 일본이나 대만, 그리고 유럽국가들 보다도 이혼율이 높다고 하니 이혼에 대해서 만큼은 가히 선진국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혼은 이제 불가피한 최후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한 삶’만을 위해 쉽게 결정해버리는 풍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수많은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채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거리를 떠돌며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조차 태부족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없이 자식을 버리고 이혼을 감행(?)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가정파탄으로 인해 파생된 악의 씨앗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최근 돈세탁방지법에 대한 논란으로 세간이 술렁이고 있다. 정치자금과 금융정보분석원의 계좌추적권 포함 여부에 이견을 제외하면 정치권은 모처럼 배짱과 꿍짝이 맞는 것 같다. 비록 야당은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표정관리를 하고 있고, 여당은 소극적인 자세로 통과시키려는 어정쩡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시커먼 속내가 들여다 보인다.여야 3당 총무회의에서 정치자금은 돈세탁방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마치 정치인들이 자기 앞의 떡을 서로 나눠먹기식으로 처리한 것 같다. 마치 정치인들은 자기들의 지은 죄나 과실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고 면죄부를 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법을 만들면서 자기들은 규제대상에서 빼버렸다니 누구를 잡으려는 법인가 궁금하기만 하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부도덕한 야합이라 아닐할 수 없다.정작 돈세탁방지법은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수수로 인한 음성적 비리와 부패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항이며, 불법과 비리에 찌든 정치권에는 극약처방과도 같은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제까지 우리네 정치인들은 나랏일이나 국민의 안녕을 위하여 일하는 선령이라기 보다는 단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서로 야합하는 작태를 많이 보여왔다. 어찌 보면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자이고 대변인임을 스스로 포기하고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며 법 위에서 군림하였던 것이다.이번 돈세탁방지법을 어떠한 형태로 결정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발전 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현 상황에서 정치자금을 뺀다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제 앞에 큰 떡을 놓으려는 정치인들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다.돈세탁방지법은 대부분의 국민이 부패척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법안이다.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한다거나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왈가왈부하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처사인 것이다. 언제나 말이지만 민심은 천심이다. 이번 돈세탁방지법에 대한 합의가 과연 민심을 반영한 것인지 정치권은 각성해야 할 때이다.
훈요십조(訓要十條)는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후왕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가르치기 위해 남긴 10가지의 유훈(遺訓)이다. 훈요십조는 943년 왕건이 죽기 한달전에 신하에게 구술하여 작성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010년 거란족의 침입으로 왕실의 모든 기록이 소실되고 만다.고려사(高麗史)에는 훈요십조가 실제로 기록된 시기가 태조 왕건때가 아닌 8대왕 현종때 고려실록을 재편찬한 최제안의 집에서 발견돼 재정리된 것으로 돼있다. 이 때문에 현종의 신임을 받았던 신라 혈통 출신의 최제안이 후백제계 신하들을 제거하기 위해 조각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훈요십조는 여덟번째 내용 때문에 지역차별의 원류로 지적돼 왔다. 제 8조는‘차현(車峴·차령산맥) 남쪽, 금강(錦江) 바깥은 배역(背逆)의 땅이므로 관직에 등용하지 말라’고 기술하고 있다.학계에서는 문제의‘배역의 땅’에 대해 후백제의 영토였던 호남지역 전체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차령산맥 남쪽과 금강 사이의 현재 공주·청주지역을 의미한다는 설등 여러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훈요십조는 지역차별의 원류로 지목돼 호남지역 사람들을 천형처럼 괴롭혀온 것이 사실이다.최근 공전의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역사드라마‘태조 왕건’의 스토리가‘지역차별’의 본류 문제에 접근하면서 제작진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훈요십조 관련 내용을 어떻게 다룰것이냐를 놓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훈요십조를 완전히 무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모양이다. 청주와 공주지역 등지의 반란사건은 개개의 사건으로만 취급하고 왕건에 대해서는 후삼국 통일을 이뤄낸 영웅으로 그려낼 계획이라고 한다.그렇지 않아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악마의 주술’같은 지역주의가 또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여야를 떠나 각 정파마다 출마예상 후보의 지역별 득표구도를 놓고 분석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년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벌써 이 정도이니 막상 선거가 가까워 오면 얼마나 심각한지 지역주의의 폐해가 나타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가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긴 계몽기간을 거치면서 아파트지역은 물론이고 일반주택 지역에서도 분리수거와 규격봉툴 사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이번 주 들어 전주시 이에 대한 집중단속을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택지역의 경우 수거함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아직도 많으며 하루에 한번 수거해 가리고 되어 있는 것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악취 등 적지 않은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요식업소의 불만은 더욱 크다. 의무화 되어 있는 감량화 기기가 비싸기만 했지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내는 우리의 음식문화에는 잘 맞지 않으며 또 고장이 잦은데도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거의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우리의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너무 많이 준비하고 너무 많이 버린다. 음식점에서도 음식의 가지 수가 양을 줄이게 되면 서비스 부족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음식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이 이 경우에는 오히려 심각한 덫으로 작용하고 있다.이제 음식문화도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할 때가 되었다. 보리고개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적게 먹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 이런 마당에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양산하는 음식문화에 연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일 수 없다.분리수거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요건이다. 여기에는 먹다가 남는 것이 있으면 버리면 된다는 안이한 의식의 혁명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음식점에 가서도 여러 종류의 반찬을 기대할 일이 아니다. 주민도 반찬의 가지 수가 아니라 그 질로 손님들의 구미를 사로잡을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맛과 멋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음식문화를 모두 합심하여 선도해 나가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자동차 1천만대를 돌파한 우리나라의 교통문화 수준은 얼마나 될까. 연전에 한 연구단체가 주한 외국인을 상대로 자국(自國)의 교통문화 수준을 1백점으로 했을때 한국의 교통문화를 평가하라고 했더니 평균 40점이라는 답이 나왔다 한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쪽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와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까지도 점수가 별로였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굳이 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낙제점을 주고있다. 교통안전공단과 녹색교통운전이 전국 13대 시도의 교통문화지수를 평가한 결과도 1백점 만점에 50점을 넘은 도시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는 것이다. 습관이 되다시피 한 과속·추월·끼어들기·신호위반·중앙선 침범등 운전자들의 법규위반에다가 자전거·오토바이·보행자들의 무질서까지 가세해 가히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둘러 쓰고도 모자람이 없는것이 우리의 형편없는 교통문화수준이다.여기다가 불법·무단주·정차는 또 어떤가. 도로건 인도건 주택가 골목이건 가릴것 없이 틈만 있으면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는다.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서는 밤이면 대형 화물트럭·관광버스·중장비 차량까지 침범(?)하여 주민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고있다. 그러나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빤히 보이는 대로변 빼고는 경찰이나 구청 단속반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전주시내의 경우 현재 등록 차량대수는 16만여대. 이중 승용차만 11만대에 달한다. 반면 주차면적은 노상·노외·건축물부설 주차장까지 모두 합쳐봐야 12만6천대 수준이다. 3만4천대의 차량이 차를 세워둘 곳이 없어 불법·무단주차 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차량이 먼저냐’ ‘주차장이 먼저냐’는 해묵은 과제다. 운전자 스스로 교통법규 준수에 힘쓰는 것이 최선이고 안되면 단속의 손길을 강화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수 있다.정부는 교통신고 포상금제에 이어 앞으로는 주차위반 단속권한을 소방관·거리 미화원에게까지 부여한다고 한다. 이른바 ‘완장부대’를 대폭 확충해서라도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주·정차 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제발 그렇게 해서라도 상습적 주차위반 얌제족들에게는 혼쭐을 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더 잘 안다. 흡연이 폐암의 주범이고 동맥경화나 심장질환등을 유발한다는 의학상식쯤은 그야말로 상식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대머리가 될 확률은 두배, 머리카락의 변색 가능성은 4배에 이르며 여성흡연의 경우 피부두께를 얇게 해 주름살등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는게 의학계의 경고이다.그런데도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번 피우기시작하면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담배속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의 중독성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모르핀 아편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고 한다. 일부 연예인이나 특수직 종사자들이 복용후 환각상태에 빠져 종종 사고를 일으키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흡연의 해악이 집중적으로 홍보되면서 담배를 끊는 사람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느냐’가 인사말이 될 정도다. 이제 골초들은 가정이나 직장, 공공기관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금연구역에서 잘못 담배를 피우다가는 망신 당하기 십상이고 꽁초를 함부로 버리다가는 거리의 파파로치들에게 좋은 밥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흡연인구는 1천3백만명에 이르며 이 중 성인남자의 흡연률은 73%로 OECD 가맹국중 1위다. 아무리 주위의 눈총이 따가워도 ‘한 모금의 연기’를 못잊어하는 애연가들의 흡연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결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담배에 부과되는 교육세 부담을 생각하면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배척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골초들일수록 세금 많이 내는 애국자라는 턱없는 자만심(?)을 웃어넘길 일만도 아니다.파탄위기에 처한 지역의보 재정지원을 위해 정부 여당이 담배에 붙는 건강증진기금을 현재의2원에서 1백50원으로 올릴 방침이라 한다. 당연히 담배값도 인상될 것이다. 차제에 금연하겠다는 골초들이 또한번 들썩이겠지만 일과성에 그칠게 뻔하다. 이래도 담배 피우는 사람을 천덕꾸러기로 몰아부칠텐가.
맥도널드(McDonald)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잘 알려져 있는 음식 체인점이다. 빅맥(Big Mac)은 맥도널드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햄버거로서 3단의 빵 속에 쇠고기가 곁들여진 햄버거이다. 빅맥은 전세계적으로 매일 수백만명의 점심을 대신하고 있지만 이러한 빅맥이 환율예측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영국의 유명한 경제전문지 에코노미스트(Economist)는 매년 빅맥지수라는 환율평가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빅맥지수란 맥도널드가 세계 1백여개 국가에서 동일한 질의 햄버거를 판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개발한 것이다. 만일 동일한 상품에 대해서 각 국가마다 심한 가격차가 있을 경우 사람들은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 판다면 결국에는 모든 국가의 상품 가격이 균일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이런 논리에 따르면 환율은 장기적으로 각국에서 동일한 재화를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빅맨지수에 의한 환율은 이러한 전형적인 한 사례로 전세계 1백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빅맥 햄버거의 가격을 서로 비교한 것이다. 즉 빅맥지수는 동일한 햄버거를 미국이나 한국에서 같은 비용을 치르고 구입할 수 있는 환율인 것이다.따라서 국가마다 빅맥가격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1달러가 조금 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달러 이상이고 스위스에서는 4달러가 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는 중국의 위안화가 과소평가 되어 있고 스위스의 스위스프랑화는 과대평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물론 빅맨지수 하나만을 가지고 각국의 환율변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간단한 빅맥지수가 수천 개의 방정식을 이용하고 슈퍼컴퓨터를 동원하여 이루어지는 고도의 경제예측 모형에서 나오는 환율변동 예측결과보다 더 정확하게 환율변동을 예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지금 환율변동을 예측하기 위해서 값비싼 비용을 들이면서 연구소를 찾기보다는 당장 맥도널드 점포에 가서 빅맥 햄버거를 사서 먹으면서 포장지의 겉면에 적혀있는 가격을 간단히 게산해 보면 장차 원화가 인상될 것인지 인하될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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