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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땅에 인구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적은 것도 골치다. 일정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지 못하면 국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은 여성들의 출산기피가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일본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1.34명으로 스웨덴 1.51, 독일1.41명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인구감소로 인한 망국론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천사계획(Angel Plan)을 세워 혼외 출생아에게도 수당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해마다 70만명씩 인구가 줄어 비상이 걸렸다. 현재 1억4천5백만명인 인구가 2025년에는 1억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가장 중대한 문제는 인구격감으로 인한 민족존립의 위기”라고 경고할 정도다.우리 또한 출산율이 30년 동안 계속 떨어져 인구감소로 고민하는 유럽이나 일본 수준에 근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출산율은 1.42명이었다. ‘한 자녀’가정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유엔은 올초 “지금의 경제력을 유지하려면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러면 전북은 어떨까. 도내 인구는 6·25 직전인 1949년 2백4만9천명으로 남한인구의 10.2%를 차지했다. 1966년에는 2백52만3천명으로 피크를 이루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는(주민등록상) 2백1만5천명으로 4.1%였다 지금은 2백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더욱이 인구센서스에 의한 상주인구는 1백92만명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인구감소는 도세(道勢) 약화로도 나타난다. 지금같은 지역구도 정치하에서 인구수는 절대적 기준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수만 봐도 영남이 60명인데 호남이 29명이다. 그중 전북은 10명에 불과하다. 김대중 정부가 취약한 것도 소수정권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0년 부터 전남도가 농어촌 산모에게 출산장려금 1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기초자치단체는 강원도 인제군이 1997년에 이 제도를 도입, 첫해에 10만원, 올해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장려금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구감소가 어느 곳보다 극심한 전북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깊은 바다속에 가라앉은 난파선에서 금은보화를 건져내는 ‘보물선 찾기’가 영화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 꿈같은 보물선 찾기가 진행되고 있다. 주로 중남미의 카리브 해안, 필리핀 앞바다, 유럽의 북해 등이 그 대상지역이다.그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으는 곳이 카리브 해안이다.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 유럽과 중남미 대륙간 무역이 활발할 때 이 해역에서 침몰된 스페인 포르투갈 난파선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당시 침몰된 선박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난파선에 실린 재화는 우리 돈으로 따져 수천억내지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깊은 바다속에서 난파선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모험가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탐사에 나섰다가 재산만 탕진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도 허다하다. 간간이 메스콤을 통해 알려지는 성공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보물선 찾기가 과학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90년대 이후부터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항법장치, 수중음파탐지기등 첨단장비가 투입되면서 탐사작업이 훨씬 용이해졌다. 그만큼 보물선 찾기 성공률도 높아진 셈이다.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동해와 남해·서해에서 침몰한 러시아와 일본선박 탐사작업이 계속돼 왔다. 그중에서도 러·일전쟁때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돈스코이호의 존재는 신빙성이 높아 관심의 대상이 돼 왔는데 드디어 엊그제 해양연구소 탐사팀에 의해 선체가 발견됐다 한다. 1백50조어치 금괴를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배의 발견은 그야말로 ‘보물선 찾기’의 개가라 할만 하다. 앞으로 이 배를 인양하기만 하면 탐사작업에 투자한 동아건설측은 돈방석에 올라 앉게 될 판이니 이래저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도민들의 관심을 모아왔던 군산 앞바다의 일본 화물선 인양작업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거제도 앞바다도 마찬가지이다. ‘마이다스의 손길’이 이쪽에도 뻗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요즘 우리 대학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고급인력이 수십만명에 달하고 아예 취직을 못할바에야 휴학을 하겠다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교육부가 집계한 전국1백61개 국·공립 및 사립대학의 2000년 2학기 학생현황에 따르면 전체 대학재학생 1백63만1천여명중 31%인 52만7천여명이 현재 휴학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대학생 3명중 1명꼴이다. IMF 위기가 몰아 닥쳤을때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의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런 현상이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이자 그 위기를 피해 대학생들이 스스로 사회를 향한 출발점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인생의 황금기, 꿈과 낭만에 가득차야 할 대학생들에게 닥친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경기침체로 버젓한 직장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 일자리 하나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실업률이 또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지금 대졸생이라 해서 뾰족한 대책도 없다. 졸업해봤자 갈 길이 뻔한데 우선 실업자 신세라도 면해 보자는 생각이 더 현명한지도 모른다.이들은 대부분 어학연수나 군 입대, 자격증 취득과 같은 현실적응을 택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순탄치만도 않다. 어학연수에 드는 고비용, 자격증 시험에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정성 또한 만만치 않다. 그것도 소수의 선택된 계층의 수혜일 뿐이다. 이처럼 대졸자나 재학생들이 일자리 불안에 휩싸이는 현상은 국가적으로 계량하기 힘든 손실이다. 정부가 한때 대졸자들의 인턴사원제를 적극 추진했지만 올해는 아직 뚜렷한 방침도 서 있지 않은 모양이다.인생을 막 출발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취업의 문이 닫혀 있는 현실은 그들에게 좌절과 무력감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세대의 사회정신이 건강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더욱 그러하다.
어느가수의 노래에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네가 나라면 그럴 수 있니’하는 대목이 있다. 모든갈등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고 행동할 때 나타난다. 내가 옳다면 상대방도 옳을 수는 있는데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은 싫어할 수도 있는 법이다. 내가 보리밥을 좋아한다해서 상대방도 보리밥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은 콩밥을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국수를 좋아할 수도 있다.백인과 인디언의 싸움에서 백인이 승리했을때 백인들은 정의가 이긴 전쟁이라 했고, 인디어은 대량 학살이라고 하였다. 입장 차이인 것이다. 난폭 운전과 신호 위반을 습관적으로 하는 하는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규칙을 위반하면 욕설을 하거나 화를 내기 일쑤다. 내 배가 나온 것은 인격의 척도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배가 나온 것은 왠지 무절제해 보이고 무식함을 드러낸다고 힐책한다. 남이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환심을 사려는 의도적인 계산이라 비난하고, 내가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통이 크고 사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우긴다. 남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의 습관을 길들이지 않았기 때문이고, 내가 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는 읽을 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오만을 떤다. 누군가 어떤 사람에게 선물을 하면 ‘다 썩었어’라고 하고, 누군가 내게 선물을 주면 ‘인사성이 밝군’이라고 한다. 네가 나를 못믿는 것은 네 탓이고, 내가 너를 못믿는 것도 네 탓이라 꾸짖는다. 남이 공부안하는 것은 멍청해서이고, 내가 공부 안하는 것은 공부에 초연하기 때문이라 한다. 자신이 술 마시고 악써대는 것은 낭만이고, 어쩌다 한번 날을 잡아 관광버스 속에서 춤추는 아줌마들을 주책이라 욕한다. 정부에서 우리 지역을 배려하면 균형개발이고 타 지역을 배려하면 정치적 속셈이라고 해석한다.애정을 가지고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절실하다. 모함과 투기가 많다는 지역사회에선 더욱 그러하다.
최근 인기가수 백지영(24)의 인터넷 영상물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런닝타임 38분짜리의 이 섹스동영상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지 불과 며칠만에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풀 버전을 구했느냐?”가 인사말이 될 정도였다. 특히 한 대학생에 의해 잠금장치(lock)가 풀리면서 수십만명이 다운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 이 문제의 유료 사이트를 개설한 미국 시카고의 한 회사는 비디오 파일을 전송해 주는데 신용카드로 19.99달러(2만4천원)를 입금토록 했다. 또 이 파일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10대는 불과 1주일 만에 20여만명의 네티즌들에게 1건당 2만원씩을 받아 40억원을 챙기고 결국 구속되었다.이번 파문은 지난해 2월 뜨거웠던 탤런트 오현경(30)의 이른바 ‘O양 비디오’사건을 연상시킨다. 둘 다 디지털 혁명시대의 역기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흉기가 된 인터넷, 우리 사회의 왜곡된 훔쳐보기 욕망 등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한 인터넷이 개인의 사생활을 송두리째 노출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등골이 오싹할 일이다. 인터넷 동영상의 확산속도는 초고속 통신망의 확충에 따라 핵분열만큼 빨라졌다. 음란물의 유통 등 악용소지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또한 자신의 사생활은 소중히 여기면서 유난히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엿보고 쾌감을 느끼는 집단 관음증(觀淫症)도 위험수위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O양 비디오’사건 때와 달리 백양 파문은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준다. 설문조사 결과 60% 이상의 네티즌들이 사생활 침해에 분노하면서 연예활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 그것이다. 디지털 문화및 윤리가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성단체 등에서는 이번 파문을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폭력”으로 규정한다. 또 한쪽에서는 ‘백지영 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동정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비윤리성을 네티즌의 힘으로 극복·적응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이제 입시 철이 다가왔다. 입시가 끝나고 조금 있으면 졸업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학교의 문을 떠나 세상으로 향하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졸업(卒業)의 한자어 의미는 ‘학업을 마친다’라는 뜻이지만 영어로는 코멘스먼트(Commencement)라 하여 ‘시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졸업은 학교 교육의 끝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배움의 끝은 아닌 것이다. 학교 교육의 끝 다음에는 사회라는 또 다른 학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곳에서 인생이라는 새로운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이라는 교과서 속에서 경험이라는 스승을 만나 부단히 배우고 익혀가는 것이 사회에서의 공부인 것이다.그러다 보면 만나는 사람 모두가 스승이고, 살아가는 것 모두가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공자는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하였다. 참으로 겸허한 마음가짐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잘나고 훌륭한 사람에게서는 잘난 점을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에게서는 저래서는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일 처리를 잘 하는 사람에게서는 슬기를 구하고, 대인관계를 잘 맺는 사람에게서는 처세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적수공권으로 분투해서 성공의 영광을 일구어 낸 사람들에게서는 의지력을 본받을 수도 있다.이렇게 사람들은 세상속에서 세상을 배워가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배우려는 태도와 배우고자 하는 노력이다. 누구나 다 같은 삶이라는 대리석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비너스처럼 아름다운 미를 조각해 내지만 형편없는 졸작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소가 물을 먹으면 우유를 만들어 내지만 뱀이 물을 먹으면 독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것이 우리네 인생인듯 싶다.
광우병 공포가 전 유럽의 식탁을 뒤흔들고 있다. 1986년 이후 18만마리가 발병한 영국을 필두로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이 저주스러운 병의 확산으로 심각한 무역 분쟁에 휩싸여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영국과 프랑스의 ‘쇠고기 전쟁’은 유럽연합의 의사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다.광우병이 이러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것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뇌 질환의 원인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을 경우 치매증세와 함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되고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것이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변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해명되지 않고 있어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치료방법도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이를 인간에 대한 ‘소들의 보복’으로 해석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조금은 터무니 없는 듯한 이런 주장은 그 전염원이 고기와 뼛가루로 구성된 동물사료에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애초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이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며, 이를 참다 못한 소들이 이처럼 해괴한 병을 전염시킴으로써 복수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물론 소들의 보복의지를 운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을 반복했을 때 불가피하게 찾아올 재앙에 관한 진단으로는 의미심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우리라고 해서 이러한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광우병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의 ‘납 꽃게’ 사건도 그렇고, 야채나 과일에 약을 과도하게 뿌리는 것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이 언제 우리에게 치명적인 변형물질을 만들어낼지 모르는 것이다. 욕심 줄이고 순리적으로 살라는 자연의 엄중한 경고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겠다.
‘달걀로 바위치기’란 흔히 자신의 힘에 부치는 일에 무모하게 덤벼드는 꼴을 말한다. 그러나 그런 무모함이 때로는 불의와 맞서 싸우는 우리 사회의 용기있는 호루라기가 될 수도 있다. 선량한 방관자들보다는 용기있는 고발자가 아쉬운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한 기업인이 신문광고를 통해 국세청장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기업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그는 국세청의 징세권 남용으로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칼이 든 도끼든 총이든 무엇을 들고라도 결투를 하여 분을 풀고 싶은것이 지금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기업인들에게 국세청이 어떤 곳인가. 까닭 잘못했다가는 하루아침에 거덜이 날 정도로 목줄을 쥔 골리앗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처럼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냈으니 얼마나 억울한 사연이 있었으면 그랬을까 우선 공감이 간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몇해전에도 ‘마피아의 총대로 만든 잣대’라는 광고로 검찰을 맹타한 일이 있고 ‘뇌물없이는 기업 못한다’는 광고로 관료사회의 부패·비리구도를 생생하게 고발하여 충격을 준 일이 있다.물론 세무당국은그 기업인에 대한 세금부과는 적법한 절차를 밟은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법대로’보다는 공무원들의 저마다 다른 편의적·자의적 잣대가 기업에 끼치는 심각한 타격에 주목한다. 얼마나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 심했으면 ‘도마위의 도미’신세를 각오하면서까지 공개성토를 하고 나섰겠는가.미국의 마피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는 검찰도 경찰도 아닌 바로 국세청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검은 돈이라 할지라도 세법의 올가미를 피해 나갈 수 없도록 법을 공평하게 집행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세청도 공정·투명한 세정을 펴기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무공무원 출신들이 잘 사는 이유’에 대한 이 기업인의 통렬한 지적은 모두 헛소리인가? 한 기업인의 절규가 또다시 ‘달걀로 바위치기’로 끝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스스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술의 역사는 선사시대 이래 인류와 함께 했다. 술이 갖가지 제의(祭儀)에 필수품이 될 무렵에는 약품으로서의 자리도 굳혔다. 기원전 2100년께 수메르인들은 술로 병을 고치는 방법을 기록했고 그뒤 이집트 의사들의 처방가운데 15%는 ‘술처방’이었다고도 한다. 잘만 마시면 몸에 보약이 된다는 말은 그래서 결코 빈말이 아니다.그러나 이렇듯 몸에 좋다는 술도 잘못 마시면 건강을 해침은 물론 패가망신의 원인이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의 해악에 대한 경구(警句)가 더 많은것도 그 때문이다.‘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금강경의 말씀이나 ‘술은 범죄의 아버지요 더러움의 어머니’라는 어느 철학자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영국 속담에는 심지어 ‘술은 악마의 피’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을 정도다. 그러니 술꾼들에겐 그저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에게서 사려분별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 키엘케고르의 말을 고마운 위안거리로 삼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그래도 우리 생활에서 술은 마시는 사람이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나 빠질수 없는 삶의 윤활유가 된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즐거울때나 괴로울때나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것이 술이다. 그런 술이 없었더라면 우리 사회의 애증(愛憎)은 여과되지 않은채 비등점을 넘어 폭발할는지도 모른다.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벌써부터 망년회다 뭐다 해서 술판이 늘어나고 있다. 최고급 호텔·음식점등이 이미 예약만료 상태라 한다. 마시기 시작하면 으례 폭음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술꾼들의 행태로 볼때 그 폐해 또한 얼마나 클지 우려된다.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음주로 인한 경제사회적 손실은 생산성 감소와 의료비등을 포함해서 연간 1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요즘 구조조정에 투입돼야 할 공적자금 규모를 보면 술로 인한 낭비가 얼마나 엄청난 액수인지 쉽게 알수있게 한다.대우 부도사태에 이어 금융“彭編菅?구조조정이 목전에 닥쳐 있다. 또 얼마나 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내몰릴지 모른다. 한끼 식사를 제대로 해결 못하는 불우이웃도 많다. 이런 마당에 하룻밤 몇백만원짜리 술판에서 흥청망청 한대서야 말이나 될법 한가.음주문화의 건전성 회복 또한 우리의 과제다.
CI는 1950년 미국의 ‘인터내셔날 비즈니스 머신즈 코퍼레이션’이라는 긴 이름을 명쾌하고 시대성있는 ‘IBM’으로 바꾸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을 향상시켜나간 것이 그 효시다.IBM은 마크나 로고타입이라는 기업의 기본적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여 작게는 명함에서부터 크게는 건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전개하여 시각적 통일을 꾀하고 고유 이미지를 구축해 갔다. 그러나 당시의 CI는 사내외에 시각적 요소를 통합하고 기업이념을 디자인화하여 주로 로고, 심볼, 색채, 슬로건, 깃발, 서식류, 차량, 유니폼 등에 응용되는 VI(Visual Identity) 수준에 머물렀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관리를 위한 기초화장 같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그후 기업 이념 또는 목표를 재구축하여 기업의 사회에 대하여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사풍, 신조, 이념,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BI(Behavioral Identity)까지 발전했다. 종업원과 기업의 언행과 사고까지 CI에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의식개혁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우리나라의 기업CI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VI 단계에서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 도내 각 지자체들은 VI 단계의 CI를 도입하여 발전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그런데 CI를 도입하는 목적중 하나가 위기탈출이다. 사업확대나 업태변경시 새마음으로 출발하고 싶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경우 그리고 실적 부진과 의욕이 저하되어 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흔히 CI를 도입했다. 어쩌면 오늘날 침체일로를 겪고있는 재래시장의 경우와 딱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최근 전주 재래시장에 CI가 도입되었다. 인간의 삶이 살아있는 시장 풍경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각종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집단시위가 봇물 터지듯 해 가히 ‘시위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의사 약사들의 시위에서 부터 은행원, 조종사, 공무원, 교사, 농민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이같은 오프라인 시위못지 않게 온라인 시위도 뜨겁다.며칠전 인기댄스 그룹 HOT의 멤버 강타(21)가 음주운전중 접촉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쳤다. 이 사고로 강씨는 면허취소와 함께 불구속 입건되었다. 하지만 그를 입건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진땀을 흘려야 했다. 경찰서 홈페이지 서버가 열성 팬들이 쏟아 부은 3천여건의 항의메일로 다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메일에는 “음주운전이 뭐가 죄야”등 갖가지 글이 올라왔다. 또 이달 초 가수 서태지의 팬들에게 SBS와 광고주는 곤욕을 치렀다. ‘한밤의 TV연예’라는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광고주에게 집단압력을 가해 광고가 중단된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이러한 시위는 연예인 관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의 우리땅 독도 지키기운동, 경찰네티즌들의 인권실천시민연대 시위도 그중 하나다. 또 ‘인터넷 정보내용 등급자율 표시제’가 사이버 검열이라고 반대한 시민단체들은 정통부 홈페이지를 10시간 동안 마비시켜 버렸다.매향리사격장 대책위원회는 일본 필리핀 등의 미군기지 반대단체와 연계해 2시간 동안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사이트에서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또 지금은 교총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40만 교원 사이버시위’에 들어가 있다. 이들의 시위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대상기관에 직접 항의메일을 보내는 방법이다. 네티즌들이 일정한 홈페이지에 접속해 통일된 양식과 내용의 항의메일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상 사이트에 접속해 브라우저의 ‘새로 고침(reload)’버튼을 계속 누르는 방법이다. 이는 해당 사이트의 서버 컴퓨터가 과부하를 받아 다른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공간을 차지하고 시위를 벌이는 것과 같다. 모두가 나서는 시위 만능의 나라. 우리 사회가 뭔가 불안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인간은 노동을 통하여 창조적 가치를 추구하며 동시에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괴테는 그의 불후의 대작 ‘파우스트’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은 결코 무엇을 소유하거나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다고 해서 채워지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단순한 감각적 만족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하였다.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자연을 파악하고 자연을 변형시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동이고 일인 것이다. 우리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소망이 있기에 일을 하고 노동을 하는 것이다.그러나 노동은 단순히 양식을 마련하고, 주택과 보호처를 보장하며,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노동은 그 자체가 인간 삶의 한 중심 내용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살아가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도 부분적으로는 수긍이 갈지 모르지만 완전히 타당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일은 그 자체가 우리 인간 삶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 할 수 없음이 편안함이라기보다는 괴로움일 것이다. 일이 없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극도의 궁핍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삶에 대한 공허감과 상실감을 넘어 자신이 쓸모가 없다는 자신에 대한 자기 가치 감정의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우리 주변의 실업자들은 흔히 사회적 관계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가 변두리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은 노동과정에서 축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특별한 집단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 각 부문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얼마나 매섭고 찬바람으로 불어닥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 속담에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있다. 끈질기게 구애(求愛)를 하다 보면 상대방이 자기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조금 더 진행되면 요즘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스토킹(stalking)으로 발전한다. 이 말은 ‘옛 애인·전처·전 남편·인기스타 등의 뒤를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자기 뜻대로 안될 때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행위’로 쓰인다. 잘 알려진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미저리’등의 영화가 스토커(stalker)의 광기(狂氣)를 그린 대표적 작품들이다. 요 근래 개봉된 국내영화 ‘물고기 자리’도 그런 류중의 하나다.이같은 스토킹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타이타닉의 여주인공 윈슬렛(24)은 지난 6월 스토킹에 시달리다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수 김창완(46)과 인기탈렌트 김미숙(41)의 스토킹 피해는 유명하다. 이들은 각각 13년과 10년간 “사랑한다”며 쫒아다니던 열성팬으로 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 이들 팬들은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난동을 피우다 모두 구속되었다. 최근 호주 모나시 대학의 폴 멀렌 심리학교수팀은 여성 8%와 남성 2%가 일생동안 한 차례이상 스토킹을 당하며 스토커의 20%는 폭력을 사용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스토커 유형을 친밀형 거부형 무능형 분노형 약탈형 등 5가지로 나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토키의 피해자가 유명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는 보통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편지, 전화, e-메일, 낙서, 감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는 초기단계에서 심해지면 집, 사무실 등을 가리지 않는 불법침입 형태로 발전한다. 지난 주 도내에서도 J대학 영어강사(30·여)를 4년 동안 사모하던 같은 대학 남자강사(38)가 사무실에 찾아가 욕설과 행패를 부리다 철창신세를 지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스토커 관리법’이 있어 스토커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에 ‘전자추적장치’를 착용시킨다. 또 일본에서도 ‘스토커 규제법’이 만들어지고 스토커 상해보험이 인기라고 한다. 우리도 이제 스토킹 피해 방지책을 마련할 때가 아닐까.
200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난이도 조정에 실패하여 점수 인플레 현상이 심하다. 예년 같으면 3백80점 정도로 서울대 상위학과를 특차 지원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인문·자연계 모두 3백96점, 중위권도 3백92점은 돼야 가능하다는게 입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또한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특차 지원할 수 있는 3백85점이상 고득점자도 1만6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니 이래 저래 학교나 학부모 학생 모두 대학 지원과정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당연히 논술과 학생부 성적, 면접등이 대학입시의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고 0.1점 차의 오차로 희비가 엇갈릴 판이니 점수따기에 비상이 걸릴수 밖에 없다.도내 대부분의 일선 고교들이 희망자를 대상으로 논술반을 개설해서 예상되는 출제에 대한 쓰기·풀기지도에 나선것도 그때문이다. 3학년 담당은 물론 1·2학년 국어교사, 대학 강사까지 초청해서 특강을 실시할 계획이라니 가히 ‘입시전쟁’을 실감케 한다.문제는 이럴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소위 ‘족집게 과외’열풍이다. 벌써부터 서울 강남의 일류 학원을 중심으로 논술 족집게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이름이 알려진 학원강사나 일선교사는 1인당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받고 특별지도를 하고 있다니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몇해전 고액 족집게 과외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다. 기업형 과외조직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학생들을 이들에게 소개한 교사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그들중 일부는 형사처벌까지 받았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부유층·지도층이 앞다퉈 고액과외에 나섰으니 그들만을 탓할수도 없다. 그만큼 우리의 입시제도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근본적으로 과외추방을 못한것이 현실 아닌가.헌재(憲栽)가 과외금지를 위헌으로 판정하면서 이제 족집게 과외든 전과목 과외든 모두 합법화된 마당이다. 다만 기업형 과외만은 제재를 받게 돼있다. 교육환경과 여건이 다른 지방학생들이 과외에서마저 차별화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있을까 안타깝다.
복권을 사면서 당첨을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행여나…’하는 기대심리가 없진 않겠지만 열명중 아홉은 ‘그저 재미로 산다’가 답이 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경우는 그렇다.그러나 전세계 복권 발행액이 1천억 달러를 넘고 그중 80%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이나 미국·캐나다의 경우는 다르다. 매주마다 복권이 발행되면 일확천금을 노리는 매니아들이 판매소앞에 줄을 서는 것이 보통이고 실제로 돈벼락을 맞아 메스컴의 화제가 되는 일도 자주 보게 된다. 언론인들은 복권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행심을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거액의 당첨자는 앞다퉈 보도하여 그야말로 사행심을 조장한다.지난 94년 영국에서는 한 술주정뱅이가 1천1백만 파운드(한화 1백50억원)짜리 신종복권에 당첨되자 이혼한 전처와 자식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혼쭐이 났는가 하면 또 한 사람은 ‘내 보석을 훔쳐간 돈으로 복권을 샀으므로 당첨금은 내것’이라고 주장하는 양모(養母)와 송사(訟事)를 벌인 에피소드도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거액의 복권 당첨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첨사실이 알려진후 가족이나 이웃간 미묘한 갈등을 일으킬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즉석복권이 발행되면서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즉석에서 동전따위로 긁으면 당첨여부가 확인되기 때문에 복권을 ‘산 사람’과 ‘긁은 사람’사이에 다툼이 생기게 된 것이다.지난해 2월 다방에서 자신이 산 즉석복권4장을 다방 주인, 종업원등과 함게 긁었다가 2천만원짜리 두 장이 당첨되는 바람에 법정에까지 서게 된 사람의 얘기가 좋은 예이다. 그는 당첨금 대부부분을 자신이 차지했다가 횡령죄로 피소돼 1심에서는 유죄, 2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었다. 그러나 엊그제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산 사람과 긁은 사람등 네명이 나눠 가지라’는 판결을 내렸다. ‘네 주장도 옳고 네 주장도 옳다’는 황희(黃喜)정승만큼이나 명쾌한(?) 판결이 된 셈이다.복권당첨 확률은 보통 수백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래서 복권을 사느니 그 돈으로 차라리 ‘돈 나무’를 심으라는 우스게 소리도 있다. 재미로 사다가 긁었을 복권 2장이 인생살이의 ‘사사로운 정의(情義)’마저 훼손시키는 세태가 씁쓸하다.
곱던 얼굴에 남은 세월의 흔적이 다름 아닌 주름살이다. 누구나 어느 날 아침, 눈 밑의 작은 주름을 발견했을 때 당황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세월의 무상함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서글픈 위안을 하게 된다.어떤 사람들은 현대의학으로 주름살을 없애려 하지만 다림질을 통해 펴진 옷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쭈글쭈글해지듯 주름살 역시 세월이 감에 따라 다시 생기기 마련이다. 세월엔 장사가 없음을 알고 늙음에 순응하게 될 것이다.고금을 통해 이런 늙음에 대한 탄식은 똑 같다. ‘한 손에 가시를 들고/또 한 손에 막대 들고/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우탁의 탄로가(歎老歌)다. 춘향전 백발가는 막대보다 더 강력한 도끼로 막는다. ‘우수(右手)에 도끼 들고/좌수(左手)에 가시들고/오는 백발 두드리며/가는 홍안(紅顔) 끌어 당겨’라고 읊었지만 떠나가는 젊음을 어쩔 수 없다 했다.당나라 시인 이백의 과장스런 엄살은 극치를 보여준다. ‘흰 머리털이 삼천길(白髮三千丈)/근심으로 인하여 이처럼 길어졌네/알지 못해라 밝은 거울속/어디서 가을 서리를 얻었는고’라고 내뱉으며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했다.이렇듯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광음처럼 흐르지만 하지만 사람들의 욕심과 집착은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는 것 같다. 몸은 죽어 북망산의 공동묘지에 묻힐 것이 뻔한 일인데도 황금과 권력에 눈이 어두워 부정과 타협하고 욕심에 길을 잃고 삶의 어두운 죄업만 저지르며 늙어만 가고 있다.그러나 아무리 늙고 죽음 앞둔 사람이라해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점점 많아지고 있는 노령인구를 위한 멋진 실버타운이 지자체중 처음으로 우리고장 김제시에 들어섰다. 모처럼 주름살 펴질만한 일이다.
지뢰는 원래 1차 대전때 독일서 개발된 전쟁무기이다. 지면 바로 밑에 묻는 이 용기(容器)폭약은 대전차용과 대인용(對人用)등 두가지 유형이 있다. 독일은 1차대전때 영국과 프랑스의 전차공격을 이 지뢰로 훌륭히 막아 냈다. 그러나 2차대전때는 각국이 지뢰를 개발하여 소련과 북아프리카, 유럽의 서부전선 일대가 지뢰밭이 되기도 했다. 일명 ‘눈없는 무기’로 불리우는 지뢰는 현재 전세계 60여개국에 1억개가 넘게 매설돼 있고 같은 수만큼 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지뢰가 전쟁억지력을 높이는데는 효과적이지만 특히 대인지뢰의 경우 민간인 피해때문에 세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와 유엔 인권위에 따르면 해마다 지뢰를 건드려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사람이 2만6천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오랜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의 경우 인구 2백36명당 1명이 지뢰사고로 인한 불구자일 정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6·25전쟁을 겪었고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는 가운데 미국은 비무장지대에 약 1백만개의 지뢰를 개설해놓고 있다는 미방송 보도가 나온바 있다. 실제로 여름철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났을때 전방에서 유실된 지뢰때문에 민간인이 피해를 입는 일이 드물지 않다. 올 여름에는 강화도에 낚시하러 갔던 사람이 해안까지 밀려 내려온 발목지뢰를 밟아 불구가 되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국민들은 지뢰는 DMZ부근의 일일뿐 후반과는 무관하리라고 믿어온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주요 등산로 주변을 비롯한 한강이남 후방 21개소에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인지뢰가 개설돼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도내 군산지역도 포함돼 있다. 합참관계자도 일부 시인했으므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물론 군사시설 보호목적으로 설치됐고 상당량이 이미 제거됐으며 등산로 주변에는 없다는 군당국의 설명을 믿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녹색연합의 주장대로 대도시 주변이나 국립공원 일대까지 대인지뢰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 그만두고 해마다 늘어나는 등산객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실이라면 하루빨리 제거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렌즈의 힘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현상을 해석하며 나아가서는 그 의미를 깨닫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비록 똑같은 사회적 현상이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나 해석이 시대적 차이나 공간적 차이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도 사회적 렌즈가 다르기 때문이다.이처럼 한 사회 안에서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지배적인 믿음구조의 틀을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한다. 사회적 패러다임은 어떠한 가치나 형이상학적인 믿음, 규범, 제도, 관습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패러다임이 갖는 사회적 기능은 세계의 존재형태와 대응방식을 제시해주는 것 말고도 행동을 동기화 하거나 정당화 하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인간사회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되돌아 볼 때 ‘인간은 자연에 적응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인간은 필요에 따라 자연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바뀌면서 인류는 수렵채취 사회로부터 농경사회로의 탈바꿈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믿음은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으며, 인간의 목적에 맞추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이어지면서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산업혁명도 가능해진 것이었다.이러한 믿음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강조하는 것이며, 이른바 지배적 패러다임이 온통 세상을 뒤덮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지배적인 사회적 패러다임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받기에 이르렀다. 곧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그것은 대안적인 생태학적 패러다임이다.현대사회의 문제 가운데 환경문제가 인류사회 그리고 지구 생물계 전체의 생존과 관련하여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환경 패러다임 또는 생태학적 패러다임이 대두된 것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인간존재의 본질을 중시하고 자연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어찌보면 새로운 환경 패러다임은 현대사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사회인식의 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밀려서 황폐해지는 자연을 뒤돌아보며 인간과 자연은 본시 다른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생각을 다시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
터널은 일반적으로 도로, 철도 등의 교통 및 운수용 시설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널은 일본의 세이칸터널과 유로터널이다. 일본의 세이칸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로 그 길이가 53.6km이고 49.7km인 유로터널을 앞선다. 이 터널은 1988년 개통되었고 철도 전용 터널인데 쯔가루해협을 약 45분만에 통과한다. 아오모리와 홋카이도의 하코다데를 연결하는 이 터널은 최신의 방제시설을 자랑하고 있고 안전도 만점의 컴퓨터 터널인데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유로터널은 1802년 프랑스의 한 엔지니어가 제안한 이래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었으나 번번이 영국이 국방상의 이유를 들어 외면했다가 1986년에야 철도터널로 확정되어 1994년에 완공되었다. 유로 터널(Euro Tunnel)이라는 명칭은 원래 이 터널의 건설과 유지관리를 전담하는 민간회사의 이름이다. 이 회사는 영국과 프랑스 양국 정부로부터 건설공사 착공시점부터 55년동안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아 관리한 후, 2042년에 양국 정부에 소유권을 넘겨주게 되어 있다. 유로 터널사는 1백50억불에 달하는 막대한 공사비를 정부의 자금지원이나 보증 없이 주식공모와 은행융자로 조달했는데 순수민간자본이 주도한 대표적인 사업이다.요즘 한일 양국 정상이 해저터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모두 해저터널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도 최근 들어 시베리아 횡단철도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2백35km에 달하는 한일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세계 최장 터널이 된다. 한일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한국과 일본이 유럽 대륙과 철도망으로 연결되고 한국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게 된다.아직 한일 양국 정상간 해저터널에 대한 언급만 있었고 구체적 계획은 제시되지 않고 있으나 전북에서는 장기적으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다시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론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경우 전북은 또 다시 소외지역으로 전락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학교 다닐때 성적만이 인생의 성공 여부를 결정 하는것은 아니다. 선생이 도저히 가망이 없어 포기해 버린 낙제생이 훗날 사회에 나가 성공을 거둔 예는 얼마든지 있다.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앨비트 아인슈타인이나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같은 사람일 것이다. 아니 에디슨은 초등학교 3개월 다닌것이 학력의 전부이니 아예 학교공부와는 담을 쌓은 사람이다. 처칠도 그의 전기(傳記)를 보면 선생님은 자기가 모르는것만 골라서 물어 보더라고 불평하고 있기도 하다.인류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인물들의 학업성적이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은 공부에 취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겐 좋은 ‘위안거리’가 된다. 인생은 결코 성적순이 아니라는 그들의 항변도 그래서 성립되는 것이다. 사실 학교 다닐때 공부를 잘 해 명문대를 나오고도 직업을 못가져 빈둥대는 수재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반면 학교성적이 시원치 않아 낙제까지 하고도 사회에 나와 버젓이 성공한 예는 많다. 더구나 지금은 틀에 박힌 교과목보다도 특정 분야의 재능이나 창의성이 더 존중되는 기능화·전문화 시대다. 짜장면 배달을 손쉽고 신속하게 하는 방법을 개발한 사람이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매스콤의 각광을 받는 사회인 것이다.오늘 전국적으로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실시된다. 도내에서도 3만8천여명의 응시생들이 평소 닦은 실력과 기량을 다 해 대입관문의 어려운 고비에 도전한다. 고교 3년동안 학업에 정진해온 실력이 오늘 하루의 시험으로 판가름 나는 것이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입시철 당락의 희비는 또한번 수험생들과 그 부모들의 가슴을 조이게 할 것이다.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개인의 참된 가치와 삶의 성공이 결코 학교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시험 성공말고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문 직종은 얼마든지 있다. 자신의 재능을 찾아 도전하는 노력과 정열, 그것이 더욱 중요하다.
난 웹툰 작가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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