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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터 살린다…한은 예상깨고 기준금리 0.25%p 연속 인하(종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융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p) 더 낮췄다. 지난달 금리를 0.25%p 내려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1,400원대 환율 고착,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 가계부채·부동산 불안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통위가 다시 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기와 성장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리스크(위험)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눈높이를 각 2.2%, 1.9%로 0.2%p씩 낮춰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통위는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금까지 약 5년간 '0%대 기준금리'와 '빅스텝'(0.50%p 기준금리 인상) 등 극단을 오가며 유례없는 격변을 겪었다.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p 낮췄고, 같은 해 5월 0.25%p를 추가 인하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1년 반 이상 기준금리 0.50% 수준의 완화 기조가 유지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가계부채·집값 불안에 결국 금통위는 2021년 8월 금리를 0.25%p 올리며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었고, 이후 2023년 1월까지 금리는 0.25%p씩 여덟 차례, 빅스텝 두 차례를 포함해 모두 3.00%p 더 높아졌다. 지난해 2월 인상 행렬은 멈췄지만,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올해 10월 피벗 직전까지 약 1년 9개월간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인하 당시만 해도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통화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10월 금통위 회의 이후 한 달 보름 사이 3분기 경제성장률 충격, 트럼프 재선 등 한국 통화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뒷걸음(전분기대비 -0.2%)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와 한은은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 효과라며 3분기 반등을 자신했다. 하지만 실제 3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쳐 한은 전망치(0.5%)를 크게 밑돌았다. 미약한 내수 회복세를 메워온 수출마저 0.4% 감소한 사실이 큰 충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소식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거대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등장했다.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내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수출 증가세 둔화, 달러 강세-원화 약세, 원화 절하(가치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한은은 이런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내년 성장률을 1%대까지 낮췄고, 금리를 낮춰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민간 소비·투자가 살아나고 자영업자·취약계층의 형편도 나아진다는 정부와 여당 등의 주장에 호응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리는 추세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17일 기준금리를 0.25%p 낮췄고, 오는 12월 '빅컷'(0.50%p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국중앙은행(BOE) 역시 이달 7일 금리를 0.25%p 인하했다. 연속 금리 인하는 환율 불안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미 대선 후 미 물가·금리 상승 기대 등을 업고 뛰기 시작해 지난 13일 장중 1,410원 선을 넘어 2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크게 내리지 않고 1.4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400원대 환율이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인하로 미국(4.50∼4.75%)과 금리 차이가 1.50%p에서 1.75%p에서 다시 벌어진 점도 부담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올해 3분기 크게 뛰었다가 4분기 들어 다소 진정된 가계부채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연속 금리 인하에 다시 자극받는지 여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처럼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러 상충적 변수를 고려할 때, 오늘 금리 인하 결정에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 금통위원 의견이 '전원 일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금융·증권
  • 연합
  • 2024.11.28 10:53

전북 제3금융중심지 또다시 '공허한 구호' 우려

윤석열 정부 공약이었던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정부의 외면과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 도시 육성을 위한 마스터플랜마저 구체성 부족과 연구진-행정 간 이견으로 실효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11월 전북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논리 보강과 전북만의 특화된 금융 경쟁력을 발굴하고, 금융도시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전북 금융허브 발전전략 및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26일 도에 제출받은 용역 결과에 따르면, 전북의 주요 취약점으로 ESG 정책 이행 미흡과 글로벌 금융기관 부재로 인한 국제 기업 유치의 한계가 지적됐다. 전북의 핵심 금융기관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역시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기금적립금 지급 부담 증가와 투자 기회 제한으로 안정적 수익률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 인프라 부족과 금융기관 공백으로 글로벌 기업 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으며, 접근성 문제로 인구 유출과 전문인력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전북 혁신도시의 편의시설은 만 명당 284.1개소로 전체 혁신도시 평균(247.8개소)을 상회하지만, 시설의 질적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반면 전북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업 육성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의 높은 비중과 산업 허브로서의 발전 가능성, 새만금지역의 기후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 성과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검토됐다. 전북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경우 2025년 금융 부문에서 2조 원, 전 부문에서 2조 4000억 원의 추가 산출이 예상되며, 2045년에는 금융 부문에서만 28조 3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전망된다. 하지만 제3금융중심지 관련 이번 용역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이번 용역은 연구진의 '금융 전문가적 시각'과 전북자치도가 바라던 '실무적 대안' 간의 괴리로 인해 기대치에 미달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9년 실시된 '전북금융중심지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과의 차별성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혁신적 전략 도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금융시장 조성이 행정 주도가 아닌 금융상품관 시장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형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도가 요구했던 행정 주도의 인프라 구축과 구체적 실행방안,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세부 전략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용역의 핵심이었던 금융중심지 지정 관련 내용은 정부 정책 미비를 이유로 배제됐다. 결국 연구진과 행정 간 견해차로 인해 전북자치도가 기대한 결과물이 미흡하자, 3억 원이었던 용역비는 1억 6000만 원가량으로 삭감될 전망이다. 아울러 당초 2025년 초 완료 예정이었던 이 용역 사업은 올해 8월로 일정을 앞당기려 했고, 보완 작업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결과를 낳았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금융중심지도 중요하지만,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 유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더 실속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후에너지 특구 조성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금융대학원 설립 등을 단기 과제로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26 17:32

국민연금 수급자 700만 명 돌파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제도 시행 36년 만에 연금 수급자가 700만 명을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공단은 700만 번째 수급자인 박 모(63) 씨에게 수급증서와 기념품을 전달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박 씨는 1988년 4월 사업장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해 반납금과 추납보험료를 포함해 총 298개월분의 보험료 4395만 원을 납부했다. 또한 다자녀 부모에게 주어지는 출산크레딧 혜택으로 가입기간 18개월을 추가 인정받아, 매월 90여만 원의 연금을 수령하게 됐다. 정태규 연금이사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중 절반 이상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라며 "이는 국민연금이 노후 안전망으로 국민 노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커다란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의 안정된 노후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매월 3조 6000억 원 규모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월 1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83만 3000명, 2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4만 4000명에 달한다. 반납금과 추납보험료 제도를 통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2008년 1월 이후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한 경우 최대 50개월의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출산크레딧 제도도 시행 중이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25 18:34

전북 금융권 9월 수신 급감...1조 743억원 감소

전북 지역 금융기관의 9월 중 수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 9월 중 전북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도내 금융기관 수신은 전월 대비 1조 743억 원 감소했다. 지난 8월 3914억 원 증가에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8939억 원)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1804억 원) 모두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경우 요구불예금은 6614억 원 증가했으나, 저축성예금이 1조 3408억 원 급감하며 전체 예금이 6795억 원 감소했다. 시장성수신도 2144억 원 줄어들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반면 여신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9월 중 금융기관 여신은 1766억 원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전월(2131억 원)보다 다소 축소됐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이 1584억 원 증가해 전월(157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83억 원 증가해 전월(552억 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특히 가계대출이 878억 원 늘어나며 전월(-458억 원)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면 기업대출은 69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2627억 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예금은행의 9월 말 예대율은 69.5%로 전월(68.2%) 대비 1.3%p 상승했다. 기관별로 세부 현황을 보면 상호금융은 수신이 803억 원 증가했으나 전월(2149억 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고, 새마을금고는 1319억원 감소해 전월(-379억 원)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신용협동조합은 3억 원 감소해 전월(89억 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우체국예금은 268억 원 늘어나며 전월(202억 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19 17:43

이전 공공기관-지방은행 상생 방안 모색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방은행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의 상생방안 특별 세미나'에서는 지역발전 기금 조성과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거래 비율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전북, 광주, 부산, 제주, iM뱅크(구 대구은행), 경남 등 6개 지방은행장들이 참석해 지방소멸 시대의 지역 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신진교 계명대 교수는 공공기관 운영자금의 지방은행 예치를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을 제안했다. 이전 공공기관의 운영자금이 지방은행에 예치될 경우, 지역 내 유동성 공급이 원활해지고 기업들의 투자재원 확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내총생산과 고용 창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지역이전 공공기관과 지방은행의 공동 출연을 통한 '지역발전 기금' 조성을 제시했다. 공공기관 평가항목에 지방은행 이용 비율을 명시하는 제도적 개선안도 제안했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주거래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요구불예금 등 운영자금을 지방은행을 통해 지역경제 주체에 공급하면 지역내 총생산 증대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방은행 거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앞으로 공공기관과 지방은행들이 상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17 18:36

삼성전자, 4년5개월만에 '4만전자' 추락…시총 300조원도 붕괴(종합)

삼성전자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 끝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밀려났다. 지난 5거래일간 주가가 13% 넘게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300조원도 무너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하는 분석까지 나오는 등 부진의 끝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38% 내린 4만9천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15일 종가 4만9천900원와 같다.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5만7천500원을 기록한 뒤 5거래일간 13.22% 하락한 끝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만원 선마저 내줬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97조8천921억원으로 300조원을 하회했다. 주가는 장 초반 0.79% 약세로 5만200원까지 내린 뒤 이내 반등, 한때 2.37% 강세로 5만1천800원을 기록하는 등 5만2천원대 회복까지 넘봤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상승세가 약해졌고 마감 직전 매물이 쏟아지면서 5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를 4천772억원어치 대량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총 3조원 이상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저가매수에 나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천724억원, 773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예측이 틀렸다는 이례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8만4천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데 대체로 견해가 일치하지만, 주가 반등 시기를 점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D램의 코어 경쟁력 회복"이라며 "차기 제품인 HBM4와 이를 위한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참여자의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도 겹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0% 하락했고, AMD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Arm홀딩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3% 넘게 떨어졌다. 미국 신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분쟁이 고조될 경우 반도체 산업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은 결과다. 이에 따라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41%나 급락한 176만3천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6.12%까지 낙폭을 키우며 17만1천7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한미반도체(-1.22%), 피에스케이홀딩스(-5.59%), 테크윙(-3.10%) 등 주요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반도체 업종 자체를 선호하진 않는다"며 "인공지능(AI) 시설투자(캐펙스·CAPEX) 흐름과 그에 따른 반도체 업종의 수혜를 잘 보여주는 미국 제조업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감한 베팅보다는 데이터 증가 여부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금융·증권
  • 연합
  • 2024.11.14 18:07

전북신보, 설립 22년 만에 누적 보증공급 7조원 돌파

전북신용보증재단(이사장 한종관)이 설립 이후 22년 만에 누적 보증공급 7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6조 원 달성 이후 1년 만에 1조 원을 추가 달성한 것이다. 13일 전북신보에 따르면 2002년 12월 설립 이후 그동안 16만 8000여 개 업체에 총 7조 원의 보증을 지원했으며, 현재 보증잔액은 1조 70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상생금융 1조 플랜'을 추진하며 1조 37억 원 규모의 공급 계획을 실행 중이다. 지자체 및 금융회사와의 매칭출연을 통한 '희망더드림 특례보증'을 시행해 보증지원 규모를 2배로 확대했다. 1~3등급 기업에 대한 신용평점 규제를 해제하는 등 지원 문턱도 낮췄다. 지난 8월에는 완주군과 고창군에 영업점을 추가 개설해 총 12개의 영업점을 운영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에는 9077억 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9월 말 기준 8511억 원을 공급하며 연간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증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위변제율이 전국 평균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국 17개 재단 중 3.94%(9월 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한종관 이사장은 "지난 22년간 7조 원이 넘는 보증지원을 통해 도내 중소상공인 성장에 보탬이 되어온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북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적극적인 보증공급과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13 18:06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행진'…8만8천 달러선도 넘어(종합)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9만 달러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4시 27분(서부 시간 낮 1시 27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98% 급등한 8만8천413달러(1억2천389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처음 8만 달러선에 오른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처음 8만5천 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사상 최고점을 8만8천달러대까지 끌어올리며 9만 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은 약 일주일 만에 25% 이상 뛰어올랐다.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정부는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7.30% 올라 3천367달러에 거래됐고, 솔라나는 7.54% 오른 221달러를 나타냈다.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다시 23.68% 폭등하며 0.33달러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 도지코인 가격은 불과 0.16달러였다. 영국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이 열광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입장이 이제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가상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바뀌었다"며 "비트코인 거래자들은 완화된 규제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가격을 계속해서 밀어 올리고 있다. 씨티은행 분석가는 "미 대선 이후 현물 ETF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대선 이후 이틀간 비트코인 ETF와 이더리움 ETF의 순유입액은 각각 20억1천만 달러와 1억3천200만 달러였다"고 말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일부 분석가들은 가상화폐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금융·증권
  • 연합
  • 2024.11.12 08:24

전북 소상공인 체감경기 '찬바람'...'김장철' 전통시장 기대감 '솔솔'

전북 지역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상반된 경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고금리·고물가의 한파에 움츠러드는 반면, 전통시장은 김장철을 앞두고 계절적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4년 10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북 소상공인의 체감경기지수(BSI)는 60.2로 전월(71.7) 대비 11.5p 급락했다. 이는 전국 평균(69.1)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전북은 9월까지만 해도 71.7로 전국 평균(65.6)을 웃돌고 있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음식점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사정 지수가 크게 악화됐다. 비용 상황 지수 역시 전월 대비 하락하며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전북 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10월 전통시장 BSI는 54.2로 전월(79.2) 대비 하락했으나, 11월 전망치는 73.3으로 전월(65.8) 대비 7.5p 상승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무 등 김장용 채소와 젓갈류 등 수산물 판매 증가가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 전통시장의 업종별 동향을 살펴보면, 농산물과 수산물 판매업종의 체감경기가 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의 경우 김장철 특수를 앞두고 11월 전망치가 77.7을 기록했으며, 수산물은 88.4까지 상승하며 전통시장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한편, 전북 소상공인의 11월 전망 BSI는 77.9로 소폭 상승이 예상됐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04 17:06

국민연금 가입자 40만명 감소…저출생·고령화 영향

국민연금 가입자가 지난해 말 대비 4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199만 762명이다. 지난해 12월 말(2238만 4787명) 대비 39만 4025명 줄어든 규모다. 가입 유형별로 살펴보면, 직장인인 사업장 가입자는 올해 7월 기준 1478만 5403명으로 2만 6659명 감소했다. 개인 가입자인 지역 가입자는 638만 8100명으로 32만 6014명이 줄어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국민연금 가입 상한 연령인 59세가 지난 후에도 가입 기간을 연장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임의계속가입자'도 같은 기간 53만 4010명에서 49만 3518명으로 4만 492명 감소했다. 27세 미만 무소득자나 전업주부 등으로 가입 의무가 없지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임의가입자'는 32만 3741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60명 줄었다. 특히 지난 6월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32만 8941명이 감소했는데, 한 달 사이에 추가로 6만 6000여 명이 더 감소했다. 가입자 감소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59세의 가입 기간이 종료되고 인구가 적은 18세가 새로운 국민연금 가입자로 유입되면서 전체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은 18∼59세로, 가입자는 60세가 되기 전까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새로 가입할 수 있는 18세(2006년생)는 44만 1564명인데 반해, 가입 상한 연령인 59세(1965년생)는 82만 3116명으로 약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42%로 향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1.03 16:02

JB금융그룹, 3분기 누적 순익 5631억원...전년비 14.1%↑

JB금융그룹(회장 김기홍)이 올해 3분기까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JB금융지주는 2024년 3분기 당기순수익(지배지분)이 19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563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1% 늘어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주요 경영지표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7%, 총자산이익률(ROA)은 1.18%를 기록해 업종 최상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보통주자본비율은 12.68%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광주은행이 25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했고, 전북은행은 1732억 원으로 8.5% 증가했다. JB우리캐피탈은 1,8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었다. JB자산운용과 J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2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프놈펜상업은행도 27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했다. JB금융지주는 "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현금 105원의 3분기 배당을 결정했다"며 "지난 9월 24일 발표한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0.27 09:54

국민연금 부동산 위탁운용사 하인즈, 전주 연락사무소 첫 개소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 하인즈(Hines)가 22일 전주시 만성동에 연락사무소를 공식 개소했다. 국민연금의 부동산 위탁운용사가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한 첫 사례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데이비드 스타인박 하인즈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 창립자의 손자이자 기업 최고 보좌관인 애덤 하인즈 등이 참석했다. 67년의 역사를 지닌 하인즈는 31개국에서 5000여 명의 전문인력이 총 93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기업이다. 2010년부터 국민연금의 부동산 자산을 위탁 운용해오며 15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하인즈는 전주 연락사무소를 통해 투자 자문 및 자본시장 조사·분석 등 국민연금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금융중심지 육성 등 전주 금융 부문의 성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스타인박 CIO는 "전주 연락사무소 개소는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한 하인즈의 확고한 의지"라며 "전주의 금융 중심지 성장 비전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이사장은 "연락사무소 개소로 하인즈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하인즈와 전주 지역 사회의 성장과 금융 서비스 발전 기여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0.22 15:16

기업·가계대출 증가세 지속...전북 여신 2131억원 증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전북지역 기업 및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23일 발표한 '2024년 8월 전북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 도내 금융기관 여신은 총 2131억 원 증가했다. 수신은 3914억 원이 늘었다. 도내 금융기관 여신의 경우 예금은행이 1578억 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552억 원 각각 증가했다. 차입 주체별로는 기업대출이 1446억 원, 가계대출이 523억 원, 공공·기타대출이 161억 원 상승했다. 예금은행 여신을 살펴보면 기업대출은 대기업(367억 원)과 중소기업(416억 원) 모두 증가했으나, 전월(1791억 원)보다 증가폭이 782억 원으로 축소됐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767억 원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여신은 상호금융(390억 원)과 기타 비은행예금취급기관(267억 원)은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새마을금고는 50억 원 감소했다. 차입 주체별로는 기업대출이 664억 원 늘었고, 가계대출은 244억 원 줄었다. 8월 기준 도내 금융기관 수신은 전월 대비 증가 전환됐다. 예금은행 수신은 2128억 원 증가했으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수신도 1786억 원 늘었다. 예금은행 수신 중 요구불예금은 6415억 원 증가한 반면, 저축성예금은 4249억 원 감소했다. 저축성예금 중에서는 정기예금이 3490억 원, 기업자유예금이 1158억 원 각각 줄었다. 도내 예금은행의 8월 말 기준 예대율은 68.2%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 금융·증권
  • 김선찬
  • 2024.10.22 15:15

통화긴축 시대 3년2개월만에 끝났다…기준금리 0.25%p 인하

3년여 만에 마침내 우리나라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돈줄을 죄는 '긴축'에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완화' 쪽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낮췄다. 2021년 8월 0.25%p 인상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완화 시작을 알리는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고, 금리 인하 이력 자체로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가뜩이나 불안한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지만, 한은이 이런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인하를 단행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기·성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억눌린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역대 최대폭(2.0%p)까지 벌어졌던 미국과의 금리차가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0.50%p 기준금리 인하)과 함께 1.5%p로 축소되면서, 우리나라 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나 외국인 자금 유출 걱정도 크게 줄었다. 이날 금통위의 인하 결정으로 두 나라 금리 격차(한국 3.25%·미국 4.75∼5.00%)는 다시 1.75%p로 벌어졌다. 금통위는 회의 의결문에서 인하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외환시장 리스크(위험)도 다소 완화됐다"며 "따라서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 전망(성장률 올해 2.4%·내년 2.1%)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불안이 피벗의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금까지 약 5년간 '0%대 기준금리'과 '빅스텝'(0.50%p 기준금리 인상) 등 극단을 오가며 사상 유례없는 격변을 겪었다.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p 낮췄고, 같은 해 5월 0.25%p를 추가 인하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1년 반 이상 기준금리 0.50% 수준의 완화 기조가 유지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가계부채·집값 불안에 결국 금통위는 2021년 8월 금리를 0.25%p 올리며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었고, 이후 2023년 1월까지 금리는 0.25%p씩 여덟 차례, 빅스텝 두 차례를 포함해 모두 3.00%p 더 높아졌다. 지난해 2월 동결로 인상 행렬은 멈췄지만,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전일까지 약 1년 9개월간 이어졌다. 한은이 이처럼 무려 38개월간 유지한 긴축 시대를 마감한 것은, 금리를 낮춰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민간 소비·투자가 살아나고 자영업자·취약계층의 형편도 나아진다는 정부와 여당 등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특히 민간 소비가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 1.2%, 1.7% 축소됐다. 더구나 통화 긴축의 제1 목표인 '2%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달성된 만큼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도 크지 않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올라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의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0.25%p 인하를 점친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1.6%로 한은 목표치(2%)를 밑돌기 시작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경기의 경우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율까지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한은 스스로도 경기를 고려한 피벗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언급해왔다. 지난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핵심 부문인 민간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고금리 등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도 소비 여력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피벗의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가계대출 기반의 수도권 집값 급등세가 9월 이후 어느 정도 진정된 점도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가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직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9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천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3천642억원)보다 5조6천29억원 증가했다.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8월(+9조6천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약 4조원 정도 줄었다.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막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조치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규제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상승률이 8월 둘째 주(0.32%) 5년 11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다만 9월 가계대출, 주택 거래, 집값 추이에는 주말까지 닷새에 이른 '추석 연휴 효과'도 반영된 만큼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이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히 많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7∼8월보다 꺾인 것은 맞지만, 추석 연휴까지 끼어 있는 한 달 추이만을 보고 추세가 전환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정부도 부동산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조이는 상황에서 한은이 바로 10월에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정책 엇박자로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한은이 좀 더 추이를 확인하고 11월에 인하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이유로 상당수 전문가도 이날 인하가 금통위원 7명의 '전원일치'로 결정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증권
  • 연합
  • 2024.10.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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