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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재미’에 ‘영화제 즐기는 재미’가 더해진다. 2006전주국제영화제가 ‘관객 중심 영화제’와 ‘콘텐츠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지난해 매진사례가 이어지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전주영화제가 올해는 전북대 문화관을 일반상영장과 심야상영장으로 활용해 좌석수를 늘리기로 했다. 상영관을 영화의거리로 집중시킨 가운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개·폐막식장으로 메가박스를 메인상영관으로 정했다. 메인행사장인 영화의거리 동진주차장에는 ‘JIFF 인포메이션 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안내센터, 상영작 검색대, 티켓부스, 게스트센터, 전시장 등 영화제를 찾는 이들에게 전주영화제의 모든 정보를 제공할 예정. 4월 초 영화의거리 세화한의원 자리에 기념품 판매점과 문화공간을 오픈해 영화제 홍보에 일찌감치 나설 계획이다. 전주의 맛과 멋에 대한 정보를 담은 ‘페스티벌 맵’을 제작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영화의거리 입구인 오거리 광장에는 60·70년대 한국영화의 메카였던 전주와 6회까지 전주영화제의 역사를 알리는 전시를 열 예정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한 개·폐막식 생중계와 셔틀버스 운영, 영화제 기간 JIFF DC Zone 확대는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다.콘텐츠가 풍부한 영화제를 만들기로 한 올해, 국내영화제 중 처음으로 공식매거진 「JIFF」를 발행하기도 한 전주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역대 GV와 상영작 검색 등 콘텐츠를 축적한 아카이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영화제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인쇄물과 웹진 등으로 폭넓게 재가공할 예정이다.
‘자유·독립·소통’을 슬로건으로 미지의 영화들을 발굴해 온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특정한 콘셉트에 사로잡혀 시선을 속박하지 않는 영화들을 주목했다. 27일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 상영작은 42개국 194편. 국내외 장·단편 영화 888편이 출품돼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올해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들이 많다. 정수완,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독립적인 감독들의 디지털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의 방향성을 지키면서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영화들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인 프로그램’ ‘섹션 2006’ ‘필름 앤 디지랩’ 등 크게 세 섹션으로 구분되는 올해 영화제는 총 16개 섹션이다. 메인 프로그램인 ‘인디비전’과 ‘디지털스펙트럼’은 경쟁부문으로 각각 ‘우석상’과 ‘JJ-St★r상’, 1만불의 상금이 주어진다.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특정지역 영화들로 주목받아온 특별전은 올해 ‘저항의 알레고리-소비에트 연방의 금지된 영화들’을 상영한다. 구소련 시절 금지됐었지만, 높은 예술성으로 후대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다. 회고전은 올해 작고 30주년을 맞는 리트윅 가탁 감독을 조명한다. 재일한국영화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특별상영은 잊혀진 영화사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며, ‘중·단편영화 제작지원 사업’과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의 신설은 지역영화에 대한 전주영화제의 애정이다. 영화 게스트와 관객이 만나는 ‘시네토크’, 최민식과 다케나카 나오토가 출연하는 ‘배우 마스터클래스’는 관객과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독창성으로 무장한 디지털영화를 찾다디지털에서 영화의 미래를 찾아온 전주영화제가 디지털카메라가 일반화되는 상황에 맞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7회를 맞는 올해, 디지털영화가 더이상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에 물러서지 않고 디지털영화의 미학이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품을 택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디지털영화를 바탕으로 실험성과 독립성을 주목, 신인감독 발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디지털작업으로 완성된 극영화를 상영해 온 ‘디지털 스펙트럼’은 내러티브 중심의 영화에서 벗어나 기존의 영화적 관습에 도전장을 던진 작품들로 성격을 바꿨다. 존 조스트가 내놓은 9·11연작 ‘긴 그림자’와 배우 출신 헝가리 감독 피터 할라즈가 암과 싸워가며 혼자 완성하다시피한 인형극 ‘헤르미나필드:시대정신’ 등 독창성으로 무장한 디지털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주영화제의 상징적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 2006’은 그간 한·중·일 중심의 감독선정에서 카자흐스탄의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싱가포르의 에릭 쿠, 태국의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 등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관심을 넓혔다. △ 한국영화의 발견한국에서 제작된 단편영화들을 비평가들이 주제별로 묶어 상영하는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과 독립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비주류 한국영화를 관객평론가가 심사하는 ‘한국영화의 흐름’ 이외에도 올해는 한국영화 부문이 더욱 강화됐다. ‘한국영화 쇼케이스’는 주류 한국영화산업 내에서 만들어진 우수작품을 관객과 해외 영화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신설한 섹션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로망스’ ‘오로라 공주’ 등 결실 없는 논쟁 과정에서 저평가됐거나 수많은 개봉 영화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재일한국영화인의 발견’이란 부제가 붙은 특별상영은 프로듀서 김순명과 촬영감독 이병우 등 1950년대 일본영화계에서 활동한 재일한국영화인 2명을 발굴했다. 특히 전주 출신인 이병우의 발견은 전주영화제를 통한 조명이어서 더욱 의미있다. △ 전주, 영화도시 만들기전주영화제가 올해는 지역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지난 6년간 진행해 온 ‘디지털 필름 워크숍’을 폐지하는 대신, ‘중·단편영화 제작 지원 제도’와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을 신설했다. 올해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에는 전주에서 열리는 지역영화제의 추천을 받아 ‘가수 요제피나-혹은 쥐의 일족’ ‘나의 가족’ 등 다섯편을 선정했다. 지역에서 제작된 독립영화 결산은 물론, 영화제가 지역감독들을 외부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까지 자원하고 나선 것이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제작지원제도의 지원액을 높여 지역감독 발굴에 힘을 더 보태고 싶다”며 “지역의 영화제와 영화 관계자들의 추천은 물론, 제작지원제도를 통해 만들어진 영화들을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으로 이어내겠다”고 말했다.
내 속에 뿌리내린어머니의 눈물을 본다저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꿈일으키는 파도억척스레 바다를 끌어안고 살다가바다가 될 수밖에 없었던어머니의 속울음내게 고이고 있다소금꽃 희디 희게 바래어져 갈하루에도 수천 번씩 되뇌이는 가슴에서이쁜 꿈들이 자랐다 스러지는 곳그립게 멍울진 섬처럼 피어나내 눈물을 삭히고 있다- 시집 <내 안의 풀댓잎 소리>에서비로소 내 속에 뿌리내린 어머니의 눈물 막연하게 이해하던 어머니의 눈물을 거꾸로 어머니가 되어서야 ‘내 속에 뿌리 내린 / 어머니의 눈물’을 보게 된다. 파도 많은 그 바다를 신앙처럼 끌어안고 살다가 결국 그 바다와 한 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고귀한 희생이 비로소 내 안에 고여보고 더하여 어머니의 그 절절한 소망이 하나의 섬으로 피어나 이제는 내 눈물까지 삭혀주고 있으니…… 오랜만에 읽는 가슴찡한 사모곡이다./허소라(시인)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92년 창설된 문예진흥기금. 문예진흥기금은 지역 문화예술의 성장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 ‘소액 다건주의’ ‘나눠먹기식 돈잔치’라는 비난도 끊이질 않았다. 사단법인 전북지역혁신연구회(회장 김승환)와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지회장 송만규)가 공동 정책포럼 ‘전북도 문예진흥기금, 희망인가? 절망인가?’를 마련했다. 30일 오후 7시 전주대한문고 3층 세미나실. 이날 포럼에서는 전북 문예진흥기금의 현 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문예진흥기금이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도록 실천가능한 대안을 짚어본다. 사회는 이정덕 전북대 교수. 김선태 전북민예총 사무처장이 발표하고 이종석 전북도 문화관광과장, 김병용 전북지역혁신연구회 2분과장, 진창윤 전북민예총 미술분과장이 토론에 나선다.
웅치전적지와 같은 문화유산의 활용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관광자원화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화재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재의 원상이 훼손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시행이 요구된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와 진안군이 24일 오후 1시30분 전북대 진수당 일반회의장에서 개최한 웅치전적지 사적화를 위한 학술심포지엄 ‘임진왜란과 웅치전투와 그 전적지’.‘웅치전적지의 정비와 활용방안’을 발표한 박제광 전쟁기념관 학예관은 타 지역과 차별화된 역사자원 활용방안으로 웅치전적지의 역사적 특징을 바탕으로 한 ‘역사·문화 테마파크’를 제안했다. 박학예관은 “웅치전투를 테마로 한 역사·문화 테마파크는 웅치전적지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형태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며 “우선 웅치전투와 관련된 역사민속자료를 집성하고 웅치전적지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한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며, 추모공간과 박물관 등의 시설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표조사와 문헌조사를 통한 웅치전적지 범위도 정해졌다. 하태규 전북대 교수는 “가장 광범위한 개념의 웅치전적지는 진안에서 전주 안덕원에 이르는 전 지역이며, 좀더 범위를 좁히면 진안과 전주의 경계가 되는 웅치 일대”라며 “진안으로부터 안덕원까지의 접전 지역, 웅치일대의 진안과 전주 사이의 영로 세곳(곰티재와 덕봉마을, 덕봉마을 북쪽인 적천치)을 포함한 웅치전적지, 웅치혈전의 주 전투가 전개돼 정담 등이 순절한 곳으로 추정되는 덕봉에서 왜장바위까지 등 웅치전투의 전적지는 3개의 개념으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코 바키(Franco Vacchi)씨와 호남오페라단의 만남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이태리에서 조장남단장에게 오페라연출을 가르쳤던 바키씨는 그 인연으로 호남오페라단과 여러차례 작업했다. 지난 19일 전주에 도착, 연습에 합류한 그는 “그동안 춘희를 수십번 연출했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공부하고 왔다”며 “간결하면서도 관객들에 큰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춘희는 스토리뿐 아니라 의상 음악 등 모든면에서 훌륭한 작품입니다. 전주지역 관객들이 베르디의 창작일기에 충실한 춘희와 만날 수 있도록 할 작정입니다." 호남오페라단의 작품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바키씨는 전주의 성악가와 공연장시설에 대해서도 흡족함을 표했다. “호남오페라단의 성악가들은 소리가 좋고 자질이 뛰어납니다. 연습하면서 이태리 오페라와 무대경험이 적다는 것을 느끼는데 지역 오페라무대가 활성화되면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오페라 공연장인 소리문화의전당도 이태리 스칼라 극장보다 낫다고 칭찬했다. 바키씨는 호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작업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른만큼 지역에 맞게 재발굴·재창조하는 작업이 이어져야 하며, 지역 예술인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인터뷰 말미에 바키씨는 “자신의 연출 40주년이 되는 3년 후에 호남오페라단과 기념작품을 하고 싶다”고 자신의 마음을 내비쳤다. 이태리 스칼라극장과 제노바 시립오페라극장 전속연출가와 레지오 에밀리아 음악학교 교수 등을 지냈으며, 이태리 최고의 오페라 연출가로 꼽힌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는 호남오페라단(이사장 김영구, 단장 조장남). 오페라단은 올해를 ‘오페라축제의 해’로 치르기로 했다. 오페라의 고전으로 꼽히는 베르디 ‘춘희’로부터 창작오페라 ‘동녘’과 ‘서동과 선화공주’ 그리고 ‘논개’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동안 무려 4편의 작품을 릴레이로 공연할 계획이다. 호남오페라단이 성년을 맞을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준 도민들에 대한 보은의 차원이자 호남오페라단의 역량을 마음껏 뽐내고 싶어서다. 호남오페라단의 오페라축제 서막이 오른다. 오페라작품중 음악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나며 대중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베르디의 ‘춘희’. 화려하고 낭만적이어서 축제의 자리에 빠지지 않고 올려지는 이 작품으로 오페라단이 20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한다. 지난 24일 전주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조장남단장은 “‘춘희’는 도민들에 대한 보은의 공연으로 마련하는 작품”이라며 “이태리 제일의 오페라극장인 스칼라의 연출자와 주역가수를 초청해 함께 공연하는 등 최고의 작품으로 선보이려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연출은 이태리 스칼라극장 상임연출자 등을 지낸 프랑코 바키(Franco Vacchi)씨가,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역에는 스칼라 주역가수인 다리아 마지에로(Daria Masiero)와 세르지오 파나이아(Sergio Panajia)씨가 출연한다.또 이은희(전북대교수) 신선경(전주대출강) 이경선(전주교대출강)씨와 정평수(전남대출강) 정기주(광주대출강)씨가 이태리성악가들과 함께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이은희교수는 “그동안의 호남오페라단 작품보다 부담이 더 크다”며 “여성의 본능과 욕구가 잘 표현되는 작품인 만큼 배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음악과 무용 합창 등도 일찍부터 공연준비에 들어갔다. 연주는 이일구지휘자와 파밀리아오케스트라가, 합창은 김제시립합창단과 대학연합합창단이, 안무는 손윤숙 전북대교수가 지도하고 있다. 연극인 조승철씨도 협력연출자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호남오페라단은 이 작품에 특별한 관객을 모실 계획이다.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모두 다섯차례 열릴 공연에는 50%이상을 장애우와 소년가장 홀로노인 군장병 등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할 예정이다. 진정한 도민들의 오페라축제로 꾸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부쩍 성장한 외연과 함께 영화제의 순수성을 고민했던 전주시민영화제가 올 영화제 주제만큼이나 ‘성장통’을 심하게 앓았다. 시민영화제를 통해 들여다 본 지역영화의 현실 역시 결코 녹록치 않았다.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폐막한 2006전주시민영화제에는 12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100여명에 비해 급감한 수치다. 상영작 수 역시 34편(온고을 섹션 15편, 프로포즈 섹션 19편)으로 줄어든 올해, 3년째 온고을 섹션을 심사해 온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비해 작품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밝혀 성장만을 거듭해 온 시민영화제가 올해는 내적·외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은 것으로 평가된다. 독립영화계에서 이슈가 됐던 작품들이 이미 극장 개봉이나 다른 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된 경우가 많아 예년에 비해 프로그램도 다소 밋밋하고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평이다.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일정과 맞물려 관객과 감독이 만나는 GV 횟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온고을 섹션과 관련, 지역의 영화감독들과 허약한 토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영화제 내내 이어졌다. 출품작 중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이 단 한 편도 없었으며 수준의 편차는 특히 컸기 때문이다. 지역 영화 관계자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감독의 작품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기간 온고을 섹션 감독들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며 상영관을 찾지 않는 지역 감독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감독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신인감독 발굴에 대한 갈증도 남겼다. 올해 영화제는 전북도에서 3천만원, 전주시에서 5백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시민영화제의 근간이 되었던 시민 후원금은 후원제 형식이 시민영화제에서 전북독립협회로 바뀌면서 줄어들었다. 지역의 영화감독과 영화제작 환경, 시민영화제 스스로 ‘성장통’을 앓은 올해. 6회를 마치며 많은 과제들이 남겨졌다. 지역에서 생산된 영화를 위한 분출구가 되겠다는 초기 의도와 출품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 영화감독을 위해 영화제에 전문성을 더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또한 지역 안 내부적 경쟁을 강화해야 하는가와 외부와의 경쟁이 필요한 시점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할 때다. ‘2006전주시민영화제’ 수상작△ 대상 ‘JCFF Spirit’ 만사형통(이진우) △ 온고을상 도발, Attack=나의 가족(진영기) △ 온고을상 프론티어=시장의 맥(최계열) △ 온고을상 영화, 날다=많이 아프거든요(이슬기) △ 파이오니아-기자들의 시선=시장의 맥(최계열) △해님달님-배우상=최균(탈의) △전력의 핵심-두근두근 쿵쿵=박정아 문혜진 김하니양(원광정보예술고) △ 쫌만 더 기금상=그 남자의 집(최현경)영화제 대상 'JCFF Spirit' 수상 '만사형통' 이진우씨(전주대)“이 영화는 제가 앞으로 영화를 해나가기 위한 한 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습작영화기 때문에 뭔가를 배우고 얻어내는 게 중요했죠.”‘만사형통’으로 2006전주시민영화제 대상 ‘JCFF Spirit’를 수상한 이진우씨(26·전주대4). 그는 “대상은 뜻밖의 소식”이라며 첫 수상의 기쁨을 내비쳤다.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담배를 요구받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죠. 한 청년에게 돈을 주며 담배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소녀와 돈을 주지 않고 담배를 사달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합쳐보고 싶었어요.”영화에 등장하는 ‘한 청년’은 바로 감독 자신이다. 그는 자신의 출연이 영화에는 해가 될 지 몰라도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득이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고3이었던 소녀들과 경기전에서 캐스팅한 할아버지 역시 전문 배우가 아니었다.‘만사형통’은 이씨의 세번째 작품. 그는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지금은 다양한 영화를 보고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작현장이 아니어서 오늘은 여유가 있다.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점심을 배식해야 한다. 촬영스케줄에 맞추지 않아도 되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지만 채수영사장은 습관처럼 일을 몰아간다. 두부 뒤집는 채사장의 손길이 빨라진다는 것은 곧 배식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나 다를까 40여명 점심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줄을 섰다. 순식간에 밥차가 바빠졌다.지난 15일 낮, 전주정보영상위원회 앞 잔디마당에 야외식당이 차려졌다. 전주영화제조직위 스탭들의 특별한 외식이다. 차안에 차려진 부페차림의 만찬에 스탭들은 신났다. 오늘 반찬은 제육볶음과 김치, 잡채, 야채 샐러드, 두부조림, 나물무침에 된장국까지 보기만해도 식욕이 난다. 너나 할것 없이 접시위 반찬들은 수북이 쌓인다. “양껏 충분히 가져다 드세요” 20∼30대 장정들의 밥양은 엄청나다. 부족할까 걱정될 법한데도 채사장은 ‘더 많이 챙기라’고 성화다.밥차일을 돕는 김재완씨(36)는 아예 국물이 식을까 된장국 퍼주는 일에 나섰다. “맛있게 드세요” 한사람 한사람마다 인사를 잊지 않는다. 이쯤되면 고급식당의 서비스도 부럽지 않다. 음식 맛은 어떨까. 스탭들에게 물어보니 말대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따뜻한 봄햇빛과 함께 했던 40여명의 야외식사는 단 30여분만에 끝이 났다. 스탭들을 맛으로 분위기로 즐거움을 준 주인공은 ‘전주밥차’다. ‘전주밥차’에게도 이날 ‘배식’은 특별한 외출이다. ‘전주밥차’는 영화제작현장을 다니는 이른바 바퀴달린 함바식당,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캐터링 서비스’다. 전국적으로 10여개 정도의 밥차가 운영되고 있지만 ‘전주밥차’는 그중에서도 단연 이름이 높다. 대부분의 영세한 밥차들은 시설 투자에도 인색하다. 자연히 서비스가 나아지기 어렵다. ‘전주밥차’가 후발주자이면서도 이 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떠오른 것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기존 밥차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30대의 젊은 사장 채수영씨의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이다. 여기에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전주’를 앞세운 것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2003년 초에 문을 연 ‘전주밥차’는 1년여만에 영화제작현장을 석권했다. 지난해까지 전주밥차가 함께 했던 영화만도 50여편. 올해들어서도 10편에 가까운 영화제작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계약을 통해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개월이 넘게 함께 간다. 3년동안 적지 않은 영화현장과 만났던 덕분에 한국영화의 대부분 흥행작들은 ‘전주밥차’의 ‘밥심’을 받았다.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라는 ‘왕의 남자’도 전주밥차가 2개월동안 제작현장을 지켰던 영화. ‘황산벌’ ‘말죽거리 잔혹사’ ‘귀신이 산다’ ‘공공의 적2’ ‘외출’ ‘박수칠때 떠나라’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사랑을 놓치다’ ‘로망스’ ‘음란서생’ 등 ‘전주밥차’를 초대했던 영화는 뒤를 잇는다. 영화제작현장에서 밥차의 생명은 시간지키기. 밥차의 품목은 점심과 저녁 야식 서비스. 장기 계약이라하더라도 밥차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일찌감치 정해지기 어렵다. 3∼4일전에 정해지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하루전에도 급작스런 주문이 떨어져 곤혹을 치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작현장에서의 시간은 돈과 직결되는 문제다. 영화 한편 제작하는데 적게는 50∼60명, 많게는 수백명의 스탭들이 함께 이동해야 하는 현장에서 하루만 지체된다해도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밥차’도 영화제작현장의 ‘시간적 특성’ 때문에 개발된 업종인 셈이다. 밥차의 장점은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현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 단체 도시락 대신 밥차가 환영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끼 식사를 준비하는데는 대략 2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음식은 미리 준비하지만 익히거나 튀기거나 하는 모든 조리는 현장에서 한다. 그래야만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맛을 그대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두번 만나고 끝나는 관계가 아니어서 같은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금물. 전주밥차의 경우는 날씨, 스탭들의 연령층, 출신지역 등을 꼼꼼히 점검해 식단을 짠다. 전주밥차가 영화사들로부터 환영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밥차’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미개척분야’다. 캐터링서비스 영역의 확대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역시 ‘밥차’의 역할이 돋보이는 곳은 영화제작현장이다. ‘밥차’의 미래가 한국영화의 미래와 함께 있는 이유다.전주밥차 채수영-최정욱씨 부부의 하루“저렇게 즐거울까요” 밥차안에서 두부 뒤집기에 바쁜 남편을 보며 아내가 말했다. 아내는 번듯한 인물치레에 능력까지 확실하게 갖춘 남편이 고작 1t 트럭 안에서 두부요리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이 심란한 모양이다.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겠죠.” 이번엔 자문자답(自問自答)이다.전주밥차를 운영하는 채수영(37)·최정욱(35) 부부. 엄밀히 말하자면 남편이 사장이고 아내는 주방장이다.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밥차일이 마뜩치 않은 아내에게는 ‘주방장’이란 별칭이 언짢겠지만 어쨌든 전주밥차는 아내 최씨의 요리솜씨로 더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아내가 합류한 것은 얼마되지 않아요. 호텔식당, 고급레스토랑 등에서 실력 인정받은 요리사들을 채용하기도 했었는데 오래 견디지 못했어요”아내의 도움은 예상보다도 큰 힘이 됐다. “영화사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아내는 먼저 스탭들의 나이, 여자가 많은지 남자가 많은지를 먼저 물었어요. 여건에 맞게 식단을 짜기 위해서죠.” 채사장은 아내 최씨가 자신보다도 ‘한수 위’였다고 말했다. 캠퍼스(백제대 연극영화과) 커플인 부부는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를 꿈꾸던 시절에 만났다. 채씨는 일찌감치부터 자신의 사업체를 갖고 있었다. 99년 기획사 ‘보린 프로덕션’을 설립해서도 썩 괜찮은 능력을 발휘했다. 그런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밥차’를 들고 나섰다. 아내과 집안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채사장의 어머니는 “어렸을때부터 별나더니 끝내는 설겆이통에 손넣으냐”며 속상해하셨다.그러나 채사장은 보람과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다. 실제로 그는 일했던 후배들과 밥차 두대를 독립시켰다. 이른바 체인망이다. 모든 노하우는 채사장이 제공한다. 그의 꿈도 전주밥차의 ‘프랜차이즈’를 이루어내는 일이다. ‘천군’이 제작된 중국에까지 진출했던 채사장의 소망은 밥차를 통해 ‘전주’의 아름다운 가치를 실현해보이는 일. 결코 녹록치 않은 밥차일이 즐겁기만하다는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짝 들려주었다. 아내의 ‘적극적인 지원’이란다. 그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아내가 남편의 팔을 끼고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미 과제는 해결된 셈이 아닌가. 봄햇살이 부부 얼굴위로 쏟아졌다.
23일 오후 전주종합경기장.제35회 전국소년체전 최종 선발전 육상 경기가 한창 열리고 있다.이번에 출전한 선수는 초등학교 194명, 중학교 226명 등이다.웬만한 종목의 경우 소년체전 선발전 출전 선수는 10, 20명에 불과하나 육상은 그래도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예전 같으면 소년체전 선발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정예 멤버들이고 각 시군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은 전문 선수 못지않은 신중함과 열기가 뿜어져 나왔으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설사 소년체전 대표로 뽑혀도 운동을 계속할지는 모르기 때문에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은 생각만큼 절박하지 않다.또 오랜기간 전북의 소년체전 성적이 하위권에 맴돌고 도내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배출되지 않으면서 사회적 관심도 크게 떨어진 느낌이다.소년체전 선발전 풍속도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하지만 도 교육청 관계자나 학교 인솔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의 응원 열기는 대단하다.한때 자신이 육상 선수로 뛰었고 지금은 일선에서 지도를 하고 있는 양재랑 전무, 이순철 총무이사, 한범대, 김영훈, 최진엽, 정현철씨 등을 이날 운동장에서 볼 수 있었다.이들 육상 지도자들은 저마다 맡은 트랙, 도약, 투척 분야에서 심판을 보거나 기록원으로 활동하면서 경기 진행을 도왔다.교육 관계자나 육상 지도자들은 우수한 재능을 갖춘 선수가 나오면 관심있게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기록을 꼼꼼히 따져본다.재능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경기장 부근 매점과 포장마차는 불이났다. 군것질을 위해 초중생 선수들로 붐볐다.한참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수들은 인솔교사를 조른다.“선생님 아이스크림 사 먹으면 안돼요?”경기를 앞둔 마당에 잘못하면 배가 아플까봐 인솔 교사는 “안돼, 경기 끝나고 먹어.”하며 어린 선수를 타이른다.적어도 소년체전 전북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정도면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연습했을법 한데 선수들은 당장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서 안달이다.승패는 다음 문제고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저마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총총히 떠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전교생 48명 초미니학교 '완주 봉성초' 소년체전 5명출전 응원은 '후끈'완주 봉동에 있는 봉성초는 전교생이 48명에 불과한 초미니학교다.하지만 이번 선발전에 5명이나 출전했다.첫날 경기엔 4학년인 김나연과 6학년인 김태빈만 경기장에 왔다.하지만 이들 선수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김동수 교장, 김유권감독, 박영래 교사 등이 계속 자리를 지켰다.20년동안 육상을 지도해 온 김유권 감독이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육상을 지도하기 시작해 전교생이 운동장을 도는 학교로 변모했다.그 결과 벌써 소년체전 전북대표를 배출할만큼 농촌 소규모학교치고 육상으로는 제법 알려진 학교가 됐다.갑자기 주위가 왁자지껄하다.학교 수업을 마치고 응원온 교사들이다.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경기를 끝났다는 말을 듣고 이들은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다행히 전북대표로 선발됐다는 말을 듣고는 박수를 친다.도내 육상 유망주 '한자리에'도내 초중학교 육상을 통틀어 우수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손다애(지원중2·투창), 이미나(함열초5·투포환), 김지은(전라중2·100m), 전대성(지원중3·투포환) 등은 이날 익산교육청 이석관 장학사, 임기대 왕궁남초감독, 김우진 전주교육청코치, 유금석 지원중 감독 등과 자리를 함께 했다.이들 지도자들은 전북의 육상 기대주로 등장한 4명의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성실히 훈련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10년, 20년씩 전북 신기록조차 깨지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 이들 지도자들은 “최근들어 올해 전북 육상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밥차’를 아십니까. 조금 유식하게(?) 이야기하자면 ‘캐터링 서비스 차’입니다. 그래도 역시 친숙한 것은 바퀴달린 함바집 쯤이 좋겠습니다. 요즈음 이 밥차가 인기입니다. 그것도 전성기에 들어선 한국영화 제작현장에서 입니다. 밥차는 영화제작현장의 스탭들을 위해 개발된 움직이는 식당입니다. 한겨울 식어빠져 있거나, 찌는 여름날 뜨듯미지근한 도시락에 질린 영화사 스탭들에게 ‘밥차’는 구세주입니다. 밥차는 전국적으로 10여개쯤 운영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음식맛 으뜸이라는 ‘전주’를 간판으로 단 ‘전주밥차’가 단연 인기입니다. 얼마나 인기가 치솟았는지 유사품 ‘전주밥차’도 생겨 진짜 ‘전주밥차’가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1톤짜리 트럭에 식당을 들여놓은 ‘전주밥차’는 뚝딱 10분이면 수십명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의자와 식탁을 펴놓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음식을 즉석에서 내놓습니다. ‘밥차’를 보면 왜 인기인지 알게 됩니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감독 이하/출연 문소리 지진희/로맨스코미디)=한 지방대학의 여왕벌이 한마디한다. “과거는 묻지마세요” 문소리의 변신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감독의 표현처럼 ‘아트코미디’로 불릴만 하다. 다만 지방대학과 지방 방송국을 깔보는 듯한 설정이 다소 거슬린다. △로망스(감독 문승욱/출연 조재현 김지수/멜로)=오랜만에 만나는 제대로 된 멜로. 요즘 ‘젊은 것’들의 연애담이 아닌, 정통멜로다. 조재현-김지수의 공력이 아니라면 기대할 수 없는 감정선이 스크린을 감싼다.△방과후 옥상(감독 이석훈/출연 봉태규 정구연/코미디)=최근에 선보인 학원물 가운데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인간성 참 저렴하다’‘줄넘기를 뽑아가지고 순대를 해버린다’등 엽기스런 대사가 재기발랄하다. △브이 포 벤데다(감독 제임스 맥티그/출연 나탈리 포트먼 휴고 위빙/SF스릴러)=‘매트릭스’의 변주, 하지만 형만한 아우는 없다? 한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몸짓과 음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휴고 위빙, 삭발연기도 마다하지 않은 나탈리 포트먼 등 배우들의 혼신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데이지(감독 유위강/출연 정우성 전지현 이성재/멜로)=남녀간의 뻔한 삼각사랑, 정우성-이성재-전지현이 하면 다르다? 아름다운 화보집 같지만 어딘가 부족해보인다. 웬만한 감성에는 끄덕도 하지 않는 국내관객들의 눈높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듯. △음란서생(감독 김대우/출연 한석규 이범수 김민정/코미디)=한석규가 아니면 어느 누가 신묘막측한 음란서생이 될 수 있을까. ‘왕의 남자’같은 ‘한방‘은 부족한듯.△왕의 남자(감독 이준익/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드라마)=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안과 고창 등 전북특유의 풍광이 느껴진다. 이제는 ‘이 영화 몇번 보셨어요’를 묻는게 자연스럽다.
다섯번째라는 의미가 너무 컸었나보다.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우려와 아쉬움의 경연장이 됐다. 초기의 부진을 털고 ‘이제는 영화제가 자리를 잡나보다’고 한숨을 놓았던게 실수였다. 2004년의 JIFF는 운영과 홍보면에서, 정체성면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는데 만족해야했다.‘5년의 연륜’은 온데간데 없었다. 발권문제와 상영사고가 잇따랐다. “왜 퇴보하느냐’는 원성도 커져갔다. 디지털과 대안이라는 화두가 무뎌지면서 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았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영화제가 끝난 직후 전북도는 “영화제조직위가 지난 2001년 외국배우 및 북한영화초청을 추진하면서 업무과실로 2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날렸다”며 ‘영화제 보조금 엉터리집행’을 나무랐다.“대중성이 떨어진다”는 JIFF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도 커져갔다. 그야말로 ‘성장통’이다. 사실 이같은 성장통은 현재징행형이다. 썰렁한 행사장-홍보부족과 비례하는 영화인들의 외면-기대이하의 안일한 운영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JIFF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다.다만 제5회 JIFF은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다소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JIFF의 야심작 디지털삼인삼색이 2선으로 물러나는 대신, 그 자리를 회화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로 채웠다. JIFF의 정체성. 2004년은 그 정체성의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284편의 영화가 선보였던 2004JIFF의 개막작은 민병국감독의 ‘가능한 변화들’이, 우석상은 바박 파야미감독(이란)의 ‘두 생각 사이의 침묵’이 차지했다. 영화제에 맞춰 전주를 방문한 40여명의 영화제작자들 가운데는 ‘왕의 남자’의 이준익감독도 함께 했었다.
△스윙걸즈(감독 야구치 시노부·출연 우에노 쥬리·코미디)남고생들의 수중발레를 앞세웠던 ‘워터보이즈’를 만든 야구치 시노부가 이번에는 불량소녀들을 불러모았다. 말썽꾸러기 여고생 13명이 모여 재즈밴드 ‘스윙걸즈’를 만든다. 가출을 밥먹듯 하던 양아치들이 ‘무엇이든 재즈가 될수 있다’고 외치는 장면은 마치 ‘수렁에서 건진 내딸’을 연상케한다. 악기를 사기 위해 송이버섯을 찾으러 산을 헤매다 멧돼지와 한판 벌이는 혈투는 아무래도 ‘웰컴 투 동막골’을 베낀 것같다. 한권의 만화책 같은 불량소녀들의 성장기다. 15세 이상 관람가.
△모두들 괜찮아요?(감독 남선호·출연 이순재·코미디드라마)러시아유학 꼬리표를 달고도 백수생활을 청산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과 그의 천하태평 외아들, 왕년에 오입질의 대가였던 치매노인이 한가족이다. 이들 백수 가족을 먹여살리는 건 억척스런 엄마다. 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IMF경제환란이후 어느새 남편대신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는 가정이 급증한 때문인지, 이들이 사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대발이 아빠’ 이순재가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했고, 억순이역을 억척스럽게 소화해낸 김호정의 연기도 칭찬하지 않을수 없다. 억지로 쥐어짜는 대신 소박하고 따뜻한 웃음이 넘쳐나는 가족코미디. 서울대 경영학과와 러시아 유학을 다녀온 남선호 감독이 10년간의 백수경험을 밑천삼아 완성한 자서전같은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
△무인 곽원갑(감독 우인태·출연 이연걸·액션)이소룡-성룡에 이어 무술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는 이연걸은 다름아닌 라스트액션히어로다. 하지만 이제는 이연걸의 현란한 액션을 보지 못할 것같다. ‘무인 곽원갑’을 마지막으로 “액션영화 출연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연걸 매니아들이 ‘무인 곽원갑’에 대해 열광과 아쉬움을 한꺼번에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있다. 이연걸이 정무문의 창시자이자 중국개화기때 서양 제국주의자들을 혼내줬다는 곽원갑을 꺼내든 것도 우연은 아니다. 황비홍과 방세옥 등 유난히 중국과 중국인의 자존심을 들먹였던 이연걸은 곽원갑을 통해 다시한번 애국심과 중화주의를 토해내고 연기인생의 끝자락을 장식한다.내용은 뻔하다. 한 무인이 가족의 희생과 각고의 노력끝에 ‘적은 내마음속에 있다’를 깨닫고 중화영웅이 된다. 뻔한 내용을 덮고도 남는 것은 이연걸의 현란한 발차기다. 특히 높은 망루에서 벌이는 결투는 액션의 경지에 오른 이연걸의 트레이드마크다. 15세 이상 관람가.
△청춘만화(감독 이한·출연 권상우 김하늘·로맨스코미디)‘하이틴만화’에 꼭 있는 것. 유치찬란함, 애틋함, 까르르 터지는 웃음, 사랑인지 우정인지 모를 야릇한 감정, 그리고 해피엔딩….20대 초반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영화 ‘청춘만화’는 하이틴로맨스다. 여기에 남녀 주인공이 지난 2003년 전국관객 520만명을 동원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권상우과 김하늘이다. 권-김 투톱이 스폰지처럼 감수성을 빨아들인 영화이니 만큼 청소년관객들의 가슴이 설레이는 건 당연하다.액션스타 성룡을 숭배하는 천진난만한 대학생 지환(권상우)과 ‘내일은 스타’를 꿈꾸는 배우지망생 달래(김하늘). 초등학교때부터 티격태격하던 소꿉친구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이들의 ‘지겨운’우정은 계속되지만, 각자 훨씬한 미남과 팔등신 미녀를 사귀게되면서 야릇한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우정에서 사랑으로 옮아가는 과정이다. 질투일까, 미련일까.‘청춘만화’는 권상우의 바가지머리에서 알수있듯 코믹모드로 일관한다. 지환은 달래를 끊임없이 놀리고, 달래는 지환의 낭심을 걷어찬다. ‘야수’와 ‘말죽거리잔혹사’에서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권상우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낸다. 김하늘도 특유의 새침떼기연기로 분위기를 북돋는다.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멜로모드로, 나아가 눈물모드가 된다. 마치 ‘청춘은 헤픈 웃음만 있는게 아니라 좌절도 있다’고 강변하는 듯하다.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내용은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아류라기 보다는 감독의 전작인 ‘연애소설’을 닮았다.주연배우들의 아우라가 워낙 강해서인지 관객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우정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변주하는 작업은 그리 쉬운게 아닌 듯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오만과 편견(감독 조 라이트·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퍼딘·로맨스)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으로도 편견을 갖게한다.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남녀간의 서로 밀고당기는 사랑방정식을 유쾌하게 다뤘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는 ‘왠지’ 어려울 것같다. 그런 선입견을 깨고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오만과 편견’이 시대를 초월한 ‘연애소설’이라는 걸 알게된다.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 남자의 젠체하는 모습에 여자는 ‘아이고 또 시작이네, 지겨워’한다.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앓이를 겪으면서 맞닥뜨려야하는 장애물이다. 장애물을 슬기롭게 건넌다면 사랑의 결실이, 아슬하게 넘지 못하면 이별과 아쉬움만 남는다.사실 ‘오만과 편견’은 명성 만큼이나 여러번 드라마로, 영화로 옷을 갈아있었다. 24일 간판을 내건 ‘오만과 편견’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제작사와 진주처럼 빛나는 여주인공 때문이다.영국의 로맨틱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영원한 사랑방정식에 다시 도전했다. 고전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여기에 워킹타이틀 특유의 감성으로 꼼꼼히 수를 놓았다. 제인 오스틴의 또다른 소설 ‘엠마’와 ‘오만과 편견’의 20세기버전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영화화했었던 워킹타이틀은 내친김에 200년전의 사랑이야기를 꺼내 들었다.1800년대 영국은 딸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대신, 돈많은 남자에게 시집 보내는 일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딸부잣집 베넷 가문의 둘째딸 엘리자베스는 ‘결혼은 조건보다는 사랑하는 사랑과 해야한다’는 ‘발칙’한 생각을 가진 발랄한 처녀. 돈많고 지적인 남자가 청혼을 하지만, ‘오만한 당신, 속물이야’하면서 거절한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사랑을 얻는다.‘오만과 편견’에서는 유독 키이라 라이틀리가 빛난다.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의 그는 영화속의 리지를 빼닮은 듯 성숙함과 풋풋함을 번갈아 내뿜으며 스크린을 화사하게 물들인다.지금까지의 워킹타이틀표 로맨스영화처럼 ‘오만과 편견’도 첫만남의 설레임-오해와 갈등-실연-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충실히 밟아간다, 하지만 딱히 흠잡을데 없는 영상미학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19세기 초 영국의 풍경을 옮겨놓은듯한 영화속의 거리풍경, 당시를 재현한 가구와 의상 등만 봐도 ‘왜 영국영화가 세계영화계를 호령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도 남는다. 12세 이상 관람가.
봄철의 불청객인 황사현상은, 중국대륙이 봄철에 건조해지면서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등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 및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층기류를 타고 3천~5천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정도의 편서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사 현상이 연간 2~5일 정도이고 주로 4월에 관측되고 있으며 최근 점점 더 발생빈도나 먼지의 농도가 진해져가고 있는 추세여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황사는 특히 급속한 공업화로 아황산가스 등 유해물질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중국을 경유하면서 오염물질이 섞여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발생하면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이 포함된 흙먼지가 대기를 황갈색으로 오염시켜 대기의 먼지량이 평균 4배나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작은 황진이 사람의 호흡기관으로 깊숙이 침투해서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눈에 붙어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황사가 발생했을 때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긴소매 옷을 입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도록 하는 것이 좋다.부작용이 없는 음식물을 통해 황사로 인해 우리 몸에 쌓인 중금속들의 해독을 도울 수 있다. 먼저 해독제로 잘 알려져 있는 생감자를 즙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열을 식히고, 모든 독성에 대해서 해독작용이 있는 녹두를 응용하여, 녹두빈대떡을 해 먹거나 숙주나물을 먹는것도 매우 좋다. 콩나물을 많이 먹는 것도 해독에 도움이 되는데, 특히 콩나물의 잔뿌리가 더욱 해독 효과가 높다. 메밀로 만든 음식이나 북어 등은 천혜의 해독제가 된다. 눈을 밝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결명자차나 구기자차를 상시 복용하는 것도 황사 등 외부 자극이 많은 봄철 눈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국화차는 눈이 충혈되고 아픈 증세를 완화시켜 주고, 감잎차는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냉이나 호박, 사과는 비타민A가 많아 건조한 날씨에 눈이 마르지 않게 보호해 준다. 영양보충을 위해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을 고루 섭취하고 콩과 달걀, 시금치, 과일 등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술, 담배를 피하며, 비타민A가 풍부한 당근, 버터, 달걀노른자를 많이 섭취하는 등 균형 있는 영양공급에도 신경을 쓰도록 한다./지은(수한의원장)
잎이 가늘고 긴 대롱모양으로, 가는 파처럼 생기고 매운 맛이 나는 달래는 봄철 입맛을 돋우는 음식 중 으뜸이다. 조금 쌉쌀하면서도 상큼한 향으로 입맛을 돋우는 달래무침을 소개한다. 재료: 달래 200g, 오이 1개, 소금 조금, 초간장·진간장 3큰술, 식초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통깨 1큰술1. 알뿌리의 얇은 껍질을 벗기고 수염뿌리를 잘나낸 후 씻어 물기를 빼고 5cm 길이로 썬다.2. 오이는 깨끗이 씻은 후 반으로 갈라 적당한 두께로 썬다.3. 진간장, 식초, 고춧가루, 통깨를 섞어 초간장을 만든다.4. 손질한 달래와 오이에 초간장을 뿌려 넣고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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