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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옥·문석호·오정선·중견 연주자들의 만남

지역에서 왕성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 연주자가 피아노 트리오를 결성했다. 문석호 오정선 고선옥씨.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 첼로 등 다른 음색으로 세상을 노래해온 이들이 ‘아르떼’라는 이름으로 하모니를 이룬다.전주시립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문석호씨는 ‘심금을 울리는 깊은 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소리’라는 평을 듣는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했으며,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앙상블을 비롯해 많은 연주활동을 했다. 피아니스트 오정선씨는 중학교 재학시부터 각종 콩쿨에서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전주대와 전북대를 거쳐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대를 다녔다. 뮤지카듀오 회원이며 한일장신대와 전주예원&예고에 출강하고 있다.첼리스트 고선옥씨는 경희대와 오스트리아 폴란드에서 연주공부를 했다. 앙상블 연주 지휘 등을 공부한 그는 라 폰테가라 앙상블 카메라타 첼로앙상블 등지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페스티벌 심포니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전북실내악단 첼로수석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세 사람의 첫 연주회는 14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하이든 피아노트리오 C장조 15번과 베토벤의 피아노트리오 5번 D장조,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D단조 49번을 연주한다. 색깔이 뚜렷한 세 사람이 어떤 화음을 들려줄지 기대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4.13 23:02

서정만 솔갤러리 대표 '한국서화 300년'전

“나는 눈으로 먹고 삽니다.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작품이 좋은지 나쁜지, 오직 제 눈을 믿고 판단하지요.”꿰뚫는 듯한 눈빛은 웃음으로도 가릴 수 없다. ‘한국서화 300년’전(1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을 펼쳐놓은 서정만 솔갤러리 대표(48).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지. 자넨 눈이 살아있어. 고집도 있고. 다른 화상들과는 너무나도 달라.”강암 송성용 선생이 생전 그를 불러 벽장 속 작품 몇 점을 꺼내 낙관을 찍어준 일이 있다. 시가로 따지자면 7000만원 정도의 작품들. 절대 외상을 하지 않아 전주에 있어도 전국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그가 처음 공짜로 얻어본 작품이었다. “대부분의 화상들은 작품을 위탁판매하려고만 하지만, 좋은 작품은 돈을 줘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장사치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내 돈을 주고 사면 작품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거든요.”“작품을 판매할 때보다 좋은 작품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서대표. 1983년 개관, 강산이 두 해나 변했지만 그는 여전히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하면 무조건 집으로 가져간다. 화랑에 놓으면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1960년대 까지만 해도 전북에서는 정말 좋은 서화작품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70·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니 좋은 작품들이 거의다 외지로 빠져나갔어요.”3000여점 되는 솔갤러리 소장품 중에 창암 이삼만, 석전 황욱, 강암 송성용, 벽천 나상목 등 도내 작가들 작품이 많은 것은 전북 출신 작가를 재조명하려는 서대표의 의지때문이다. 이번 전시에 나온 200여점의 서화 중에도 한국 서단에서 일가를 이룬 전북지역 작가들 작품이 많다. “경원동에 갤러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소리전당 개관 5주년 기념전에 나온 것은 좀더 넓은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전시작 중 90%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입니다.”고가의 미술품들은 사계의 전문가들에게 일일이 감정을 받는 등 그는 이번 전시에 객관적인 모습으로 나서기 위해 노력했다. 1600년대 활동했던 전주 출신 이덕익의 문인화를 포함해 조선시대 3재로 일컬어지는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그림, 조선시대 포도 그림으로 명성을 얻은 옥구 출신 최석환의 홍매도와 국화도, 추사의 제자 허련의 그림도 있지만, 그는 “일제시대 주로 전북에서 활동한 초상화의 일인자 채용신의 미공개 작품은 어렵게 구한 만큼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서화 300년’전에 그가 들인 공은 크다. 까다로운 성격 탓에 표구도 전통한지를 이용해 직접 했다. 유리함이 없으면 보여주기 힘든 서첩은 판넬을 짜서 전시장에서 표구했다.회화와 서예로 나눠 만든 도록에는 전시된 작품을 포함해 400여점을 실어놓았다. 자료가 거의 없는 지역작가들에 대한 해설은 직접 발품을 팔아 구전으로 전해지는 것들을 정리했다.“둘째 아들이 가업을 잇고 싶다며 전남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 노하우에 아들의 공부가 체계적으로 더해지면 10년 후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옛 그림과 글씨를 보는 일이 여유롭게만 느껴지지만, 서대표에게 지난 20년은 억척스럽게 보낸 고서화와의 싸움이었다. 앞으로는 매월 한차례씩 작가별 고서화 테마전을 열기로 했다. “가진 재주는 보는 눈 밖에 없으니” 고미술 감정을 원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갈 생각이다. 뿌리 깊은 민족의 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4.13 23:02

한국전통사경법회 스리랑카서 개최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회장이 회원 25명과 함께 스리랑카 불교의 상징인 스리마하 보리수 사원과 대리석 코끼리 루완웰리세야 대탑, 담불라 황금사원,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불치사 등을 순례하고, 오는 16일 마라다너 사원에서 한국 전통사경 법회를 개최한다.김 회장 일행의 스리랑카 사경법회는 고려시대 당시 원나라에 사경승을 수 차례 파견한 이후 600년 만에 이뤄지는 첫 해외 한국전통사경 법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리랑카는 부처님의 법이 초기부터 패엽경(패다라 나무 잎에 서사하거나 칼로 새긴 후 전묵을 한 사경의 초기 형태)으로 사성되었던 유서 깊은 곳으로 지금도 사경이 행하여지고 있다. 김 회장은 “사경의 본고장인 스리랑카 전통 사찰에서 한국전통사경법회를 개최하게 됨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사경의 진원지 가운데 하나인 스리랑카로부터 시작하여 세계 각지에서 한국전통사경의 예술성과 수행법을 널리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최근 사경 개론서 ‘한국의 사경’을 펴낸 김 회장은 이번 스리랑카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중국 전통사찰에서의 사경 법회와 일본 전통사찰에서의 한국전통사경법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06.04.12 23:02

종이, 새로운 의미와 소통...종이박물관 20회 특별전

기록의 목적으로 역사를 이어주거나 문화로서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던 종이. 종이의 가능성이 예술로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종이라는 일상의 재료로 만들어진 시각적 작품이란 의미 외에도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의 충돌을 통해 종이 문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자리. 노스케 스코그 전주공장이 운영하는 종이박물관이 특별전 20회를 맞아 북유럽 작가들을 초대했다. 10월 20일까지 종이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종이, 새로운 의미와 소통’전.이번 전시는 핀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큐레이터 안애경씨가 2004년부터 기획·연출해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의 여러나라들을 순회전시한 ‘Paper&Meaning’전 중 작품 일부를 가져온 것. 노스케 스코그도 핀란드 문교부와 제지회사 ‘Tervakoski Paper oy’, 한국 문화관광부와 함께 이 전시를 지원, 종이박물관 소장 한지공예작품을 유럽에서 전시했었다.이번 전주전은 북유럽 아티스트 20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미술가 이외에도 디자이너, 건축가, 무용가 등 종이에 관심있는 이들이 출품해 다양한 장르의 시각에서 재해석된 종이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파지를 작품의 재료로 이용한 것도 특별하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일찍부터 제지산업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를 아껴써야 할 자원으로 소중히 생각하는 북유럽 작가들의 환경자원에 대한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재활용에 대한 창의성, 종이와 주변환경과의 연계성 등 작품마다 고민의 흔적이 묻어있다. 김중태 종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서양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 종이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종이박물관의 귀중한 소장품들과 서양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서 종이의 가치는 물론,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이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는 오랜 전통을 지닌 한국의 종이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20명 이상의 단체관람은 하루 전 예약해야 하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가능하다. 063) 210-8103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4.12 23:02

우도농악 중심지 위상 찾는다

정읍지역의 전통문화 원형을 발굴, 보존하고 이를 대중과 공유하기 위한 문화공간이 생긴다. 국악기 수제작 업체인 ‘전승명가(대표 서인석)’가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규합해 오는 15일 문화센터 ‘정읍재인청’을 연다.정읍재인청은 정읍우도굿(정읍농악)의 원형발굴과 보존·전승을 중심으로 하면서 정읍지역의 세시문화 복원 등의 구심점역할을 할 계획이다. 서인석(무형문화재 12호 국악기 전승장)대표를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정읍지역 굿 발굴작업에 참여했던 문진수(남사당놀이꾼)씨, 박옥주(공예가) 나현주(목포국악협회장)부부, 최용(고창무장농악단장)씨, 윤홍관(추령장승촌대표)씨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정읍우도농악 본류찾기에 참여했을뿐 아니라 각기 남사당놀이와 전통공예 경당무예 장승제작 등 다양한 전통문화 장르를 계승하고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정읍지역에 전통문화를 확산시킬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인청에서는 중심사업을 정읍우도농악 본류찾기와 우도농악 대중화에 두기로 했다. 참여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원형찾기에 주력하고, 강습 프로그램을 개설해 일반인들의 우도농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전수자도 늘려나갈 작정이다. 농악강좌와 연계해 장구와 북 등 국악기제작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대를 이어오며 국악기 수제작업을 하고 있는 전승명가의 자원을 활용, 국악기 제작방법을 보급할 계획이다. 장승제작 매듭 자수 한지공예 서예 무예 등 전통생활문화관련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지역예술인들에게 공연장소도 제공할 방침이다.장기적으로는 청소년과 성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관련 강좌도 다양하게 개설하고, 재인청이 주관하는 공연 전시 등 문화행사도 열 계획. 서대표는 “정읍은 우도농악의 중심지일뿐 아니라 곳곳에 숨겨진 전통문화가 많은 곳”이라며 “재인청이 정읍지역의 전통문화를 발굴해내고 이를 전승시키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읍재인청은 정읍시 상평동에 연건평 1500평 규모로 마련됐다. 063)532-8944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4.12 23:02

'작가회의 월례토론회'서 풀어놓은 새책 이야기

강진만과 지리산. 그 곳에는 어떤 삶이 있을까.소설 「강진만」(온누리)을 펴낸 고창 출신 소설가 한상준씨(51·완도신지중학교장)와 에세이집 「지리산-고라니에게 길을 묻다」(삶이보이는창)를 펴낸 임실 출신 박두규씨(50·민족문학작가회의 순천지부장). 전북이 고향이지만 지금은 전남에서, 농촌운동을 하는 전교조 해직교사로, 여순사건순천시민연대 사무총장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이고 살아가는 것도 닮았다. “나서 자라고, 글을 함께 쓰던 벗들이 있어 전주는 편하다”는 이들이 7일 소극장 ‘판’에서 열린 ‘전북작가회의 월례문학토론회’에서 새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 한상준 「강진만」“지금은 농촌소설이 거의 생산되고 있지 않지만, 1년이면 300편 넘게 발표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강진만으로 강진에 대한 짐을 벗은 것 같아요. 이제는 연애소설도 쓰고 싶습니다.”한상준씨의 소설 「강진만」은 ‘생목숨 부지하기도’ 힘든 농촌현실을 담고있다. 그의 소설에서 강진만은 특정 지역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피폐해져 가는 농촌의 일반명사로 쓰였다. 그러나 그는 “농민운동을 소설로 쓴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대학 시절, 김제 금구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김제 넓은 땅 중에서 스물아홉명 아이들 집은 전부 소작을 하고 있었다. 중학교도 못 가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자격을 따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농촌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대학시절 내내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면서 순 우리말 형용사와 부사를 익히던’ 억척스러움으로 그가 풀어내는 단어들은 절묘하다. 가톨릭농민회와 전교조의 모태가 된 Y-교사회 활동을 한 한씨는 강진민주단체협의회 진행위원장과 전라남도교육위원 등을 역임했다. △ 박두규 「지리산-고라니에게 길을 묻다」 “30대, 10여년을 늘상 지리산을 함께 오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요절한 박배엽 시인인데요. 그 친구 덕분에 일반 등산로로 가면 볼 수 없는 많은 길과 많은 계곡을 봤습니다. 지리산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듭을 짓고 싶었습니다.”사진작가 이돈기씨의 사진과 만난 「지리산-고라니에게 길을 묻다」는 “현대인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길 바라는” 박두규 시인의 마음이 담겨있다.산자락에 흙집을 짓고 밭을 일구거나 감을 따서 손질하는 노동이 있는 지리산. 오랜 세월, 사람살이의 역사가 스며있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리산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내며 스스로 내가 건방지지 않았나 반성을 했다”는 박씨는 책의 앞부분, 짧은 산문들을 시로 오해하거나 뒷부분, 긴 시를 산문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웃었다. 「지리산-고라니에게 길을 묻다」로 지리산은 그리움이 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4.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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