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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맛&멋] 선조들 어떻게 복달임 했나

찌는 듯한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더위에 지쳐 몸도 마음도 나른한 여름, 입맛 없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차가운 음료 등으로 떼우다 보면 몸이 허해지기 십상이다. 옛 선조들은 복달임이라해서 보양식으로 여름 건강을 챙겼다.여름 보양식의 대명사는 '삼계탕'. 애견가들의 높아진 보신탕 반대 여론때문인지 복날만 되면 삼계탕집은 북새통을 이룬다.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삼계탕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동충하초 삼계탕, 한방 삼계탕, 산삼 삼계탕, 유기농 삼계탕까지…. 삼계탕 프랜차이즈까지 등장할 정도다. 삼계탕이 보양식으로 인기를 얻는 것은 닭고기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성질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겉으로는 열이 나지만 몸의 안쪽은 찬 기운만 남는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입맛은 더욱 없어지기 마련이다. 이럴때 삼계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저항력도 생긴다. 삼계탕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후기의 기록인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열량세시기'등에 기록이 있는 걸로 보아 선조들은 그 이전부터 즐겨왔던 것으로 추정된다.선조들의 복달임은 삼계탕 외에도 개장국, 민어 등 다양하다.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도움말로 선조들의 복달임 지혜를 배워보자.△계삼탕(鷄蔘湯)-연계(軟鷄-병아리보다 조금 큰 닭)에 인삼을 넣어 계삼탕이라 불렀는데, 인삼을 중요시하면서 삼계탕으로 명칭이 굳혀졌다. 통마늘만 잔뜩 넣어 '마늘계'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닭이 무척 귀했던 시절이라 일반인들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부잣집에서도 계삼탕은 어른들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젊은이나 아이들은 닭을 우려낸 물에 미역국을 끓여먹었다. △개장국-동의보감에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하게 하고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벼슬아치들에게 고기를 나눠주고 농민들은 마을에서 개고기를 잡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 전후까지 개장국을 끓여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육개장이란 말이 개장국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걸로 미루어 보면 개장이란 서민들의 보편적인 음식이었던 모양이다. △민어탕-민어는 최고의 복달임 음식이었다. 주로 민어가 잘 잡히는 서해안 지방에서 행해졌다. 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무려 20kg에 달하는 것까지 있다니 민어 한 마리로 수십명이 복달임을 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 싶다. 민어는 살집이 탄력있어 횟감으로도 좋다. 찜이나 탕으로 먹어도 되고 구워도 좋다고 한다. △팥죽-질병에 걸리지 않고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는다는 믿음에서 나온 풍습이다. 동지에 먹는 팥죽과는 달리 묵은 팥으로 짓는 복날 팥죽은 열무김치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주로 선비들이 산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길 때 쌀과 팥을 가져가 쑤어 먹었고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먹었다. 이밖에도 장어도 즐겨먹었는데 동의보감에는 폐병을 치료하고 기력을 회복하는데 좋다고 전해진다. 또 피문어를 고아 그 국물을 허약한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 먹이기도 했다. 참외와 수박은 음력 6월 보름인 유두날 유두천신이라고 해 조상께 바치고 감사의 차례를 지낸후 먹었다고 한다.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삼계탕이나 보신탕보다 참외나 수박을 추천한다.

  • 문화일반
  • 전나임
  • 2005.07.22 23:02

[허소라 시인의 연변통신] 윤동주의 여인상

잘 알다시피 윤동주의 ‘서시’, ‘참회록’, ‘별헤는 밤’ 등 주요 시에는 한결 같이 ‘부끄러움’이라는 시어가 고개 숙이고 있다. 이 부끄러움은 인간양심의 가장 미분화된 원형질이며, 자기 성찰의 모체가 된다. 스스로가 너무 부족하고 부끄러워 차마 말을 못하고 몇 줄의 시로 달랜 문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 없이 많다. 시인 윤동주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매(妹)씨가 되는 윤혜원 여사의 회고에 동주에게도 ‘별헤는 밤’에 등장하는 소녀상처럼 차마 고백을 못하고 가슴에만 품고 지내다 헤어진 구원의 여인상이 있었다.그러니까 동주가 체포되기 1년 전인 1942년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아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용정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그때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왔는데 동생(혜원)에게 사진 속의 단발을 한 여학생을 가리키며 “네 보기에 어떠냐?”고 물었다. 사진을 보던 혜원이 눈을 크게 뜨고 아주 멋쟁이 미인이라고 추켜세우자 비로소 사진을 아버지 앞에 내놓으며 무엇인가 깊이 의논하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 중 앞에 앉은 여학생이 바로 박춘혜(朴春惠)로 두만강 저편의 북조선 온성(溫城)에서 목회일을 하고 있는 목사의 딸이었다. 나머지 두사람은 동주의 친구인 김윤립과 춘혜의 오빠였다. 당시 박춘혜는 동경의 한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역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오빠와 함께 자취를 하고 있었다. 이 오빠가 바로 윤동주의 절친한 친구로, 동주는 수시로 그의 자취집을 찾아가 차도 마시고 더러는 춘혜가 정성껏 준비한 저녁상을 함께 하기도 하였다. 비교적 활달한 성품인 춘혜도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동주를 은근히 연모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주는 그의 시 ‘자화상’에서처럼 자기연민과 부끄러움으로 차마 표현을 못하고 마음속에 곱게 새겨만 놓았다.한번은 춘혜의 오빠가 동주에게 “내 아직 미장가이지만 내 여동생만한 여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장가를 가겠다.”라며 넌지시 동주에게 마음을 정하라는 암시를 주었다. 바로 이 때문에 동주가 아버지께 사진을 내놓은 것이며 집안내력 등을 소상히 아뢴 것이다.이후 방학을 마치고 도일한 엽서 한 장이 왔다. 내용인즉 지난 방학 중 춘혜가 온성 고향에서 약혼을 하고 왔다 하니 그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때 가족들의 애석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저 아득히 먼 별만 바라보던 동주의 내성적인 성격 탓이기도 하였다.어느덧 세월이 흘러 동주 사망 3년째가 되는 1947년에 윤혜원과 그의 부군 오형범이 함경북도 청진 신암교회에 들렸을 때였다. 그날은 마침 성탄축하예배여서 성도들이 예배당을 가득 메웠다. 순서에 따라 독창이 있었는데 독창을 하는 성악가가 뜻밖에도 박춘혜였다. 출연자 소개 때 박춘혜라는 이름에 귀가 번뜩했는데 자세히 보니 사진 속의 모습과 같았다.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박춘혜 앞으로 다가간 윤혜원이 혹 윤동주를 아느냐고 묻자 박춘혜는 놀라운 표정으로 “어떻게 윤동주 선생을 아시나요?”라고 되물었다. “동주가 바로 저의 오빠입니다.”라고 대답하자 춘혜는 눈을 크게 뜨며 일견 반기면서도 적이 놀라워하는 모습이었다. 박춘혜는 그때 청진에 있는 어느 검사의 아내가 되어 임신중이었으며 신암교회 성가대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었다.한편 옛날 사진 속의 한 사람이었던 오빠의 친구 김윤립은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두만강 남쪽에 있는 아우지 고등학교에서 국문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동주가 일경에 체포되기 직전 보내온 엽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엽서에는 시 한편이 적혀 있었는데 그 시가 마지막 절필이 될줄은 몰랐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이후 6.25전쟁이 일어나고 남북 분단으로 김윤립의 생사를 모름과 동시, 엽서 속의 마지막 작품도 오리무중이 되고 말았다.<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이네들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별헤는 밤’에서)그렇다. 동주에게서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멀리 있어야 한다. 저 별처럼 멀리서 바라만 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의 단 하나의 여인 박춘혜도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았던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21 23:02

시가 음악에 연애걸다

‘사람이 외로운 것은 귀가 있기 때문이지만 / 그 외로움 아니라면 그대에게도 가지 못하리 / 그대가 떠나도 떠나도 다시 돌아오는 포구가 되겠네 // 이 세상 밖 또 하나의 귀 한 잎을 가지라면 내 마음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그대에게 주겠네’ (유강희 ‘귀 한 잎’ 中)외로운 밤, 시가 음악에 연애를 걸었다. 삶의 외로움에 지쳐있는 귀를 달래기 위해서다. (사)전통문화사랑모임 공연기획분과와 (사)전북작가회의 청년분과가 마련한 ‘여름, 젊음 그리고 시와 음악의 연애-외로운 것은 귀가 있기 때문이다’가 19일 오후 7시30분 한옥생활체험관 대청마루에서 열렸다. 한정화 시인의 ‘새’ 낭송으로 시작한 연애걸기는 한여름밤을 채운다. ‘짜냐? 맵냐?’ 되묻는 일흔의 어머니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거나(경종호 ‘김치를 담근다’ 中), ‘당신과의 첫사랑, 꼭 여민 등짐을 지고 그 밤에 나는 또 흘러가’거나(박태건 ‘낙랑’ 中), ‘막 건져 놓은 모시조개 속살 같은 처녀’(문신 ‘다도해’ 中), ‘갈고리에 걸린 시뻘건 갈비를 보면 오래 전 사내를 품었던 그때처럼’ 내 옆구리를 더듬게 되는 그 저녁(김다비 ‘그 저녁’ 中)…. 젊은 시인들의 목소리는 온통 외롭다. 시인들의 낮은 목소리를 따라 가야금과 거문고, 판소리 등 우리소리는 한결 경쾌해 진다.젊은 작가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자리를 끝까지 지켜준 황손 이석씨는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정신을 바로잡는 시와 음악을 만들고,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참가자들이 회비를 내어 만든 자리에 한옥생활체험관과 문화공간 다문도 바람이 머물다 가는 대청마루와 잘 익은 막걸리를 내주었다. 행사를 기획한 박성우 시인은 “시와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서로 만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젊은 예술인들이 있어 외롭지 않은 밤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21 23:02

끝없는 추락 이젠 빈사상태

주5일제로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서점은 아사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베스트셀러 조차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서점가는 “서갑숙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같은 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도서정가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책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끝없는 추락. 200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있는 서점가는 대형서점과 동네서점,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 할인매장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미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전주 서점가도 마찬가지다. △ 시장의 변화서점의 대형화와 체인점화는 몇 년 전 부터 주요 흐름이다. 100평 이상의 중대형 서점 경우 2000년대 들어 체인점화가 본격화됐다. 홍지서림은 경원동 본점 이외에도 2001년 아중점을 처음으로, 효자점, 서신점 등의 분점을 잇따라 열었다. 민중서관과 웅진서적 역시 지난해 아중리에 분점을 냈다. 분점을 통한 매출에 대한 기대 보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서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홍지서림 양계영 전무는 “분점은 손님들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의지를 담고있다”며 “하루 세 번 본점과 분점을 오가며 체인망을 구축해 결국 매장이 넓어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 속에서 동네서점의 현실은 더욱 비참하다. 대부분 학교 앞에 자리잡고 있는 동네서점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학습지나 참고서 판매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EBS 위성방송 교육실시에 따른 방송교재 판매의 영향으로 참고서 판매율이 줄어들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 중고도서 빛 볼 수 있을까책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다 보니 중고도서 할인매장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전집류로 판매되는 어린이 도서를 주로 취급하는 이러한 할인매장들은 판매 뿐만 아니라 각 가정을 방문해 중고도서를 매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다. 어린이 도서 중에서도 단행본을 주로 판매하는 서점들은 시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어린이 도서 손님들이 분산되는 것은 사실이다.10개가 넘던 동문거리 헌책방들도 겨우 5∼6개 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로 헌책방은 침체기다. 교과서가 매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헌책방 특성상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거대 자본의 지역 침투와 도서정가제법까르푸 경우 당초 입주하기로 했던 300평 규모의 서점이 ‘답이 없는 비즈니스’라는 결론으로 입주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 개발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외부의 거대 자본들이 결국 전북 지역까지 진출할 것은 자명하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 경우 주부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서점을 아예 없앨 순 없다. 현재 이마트도 스테디셀러나 어린이 아동도서 중심으로 소규모 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후동 해금장사거리 건설이 확정된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에도 20평 규모의 서점이 들어올 전망이다.대형 유통업체 이외에도 거대 자본을 피할 수는 없다. 20여년 전 서점가의 반발로 입주에 실패했던 교보문고 경우 현재 내부적으로 시장조사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도서정가제는 오프라인 서점은 정가대로, 온라인 서점들은 10%까지 할인해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도입됐지만, 오프라인 서점들은 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온라인 서점들이 표면적으로 10%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판매하고 있지만, 마일리지 적립 제도 등 변칙적인 할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대춘 전주시서점조합장은 “서점가가 불황을 겪고있는 현실에서 도서정가제는 오프라인 서점의 손발을 묶어놓은 격”이라며 “도서정가제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만이 오프라인 서점의 살 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서점들은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정가대로 책을 판매하는 ‘완전 정가제’를 요구하고 있다. 무분별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시장 질서와 출판문화 등이 붕괴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21 23:02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일가견(一家見)이란 말의 정체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다. 재질이 없는 석두(石頭)라 할지라도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에 시달리는 동안 눈치, 코치, 귀치가 극도로 발달해 한 인생을 주름잡아 접고 들어가는 지혜가 생긴다는 말이다.이러한 지혜가 이른바 동양철학에서 이르는 문혜(聞慧), 사혜(思慧), 수혜(修慧)의 삼혜(三慧)중 문혜에 해당한다. 들은 풍월의 지혜 말이다. 그러면 사혜는 뭔가. 사혜란 머리를 곰곰 짜고 비틀어 짜고 하여 후벼내는 지혜다. 이 사혜로 진입하는 어귀인 초기 단계에서 많은 두뇌들이 일가견(一家見)을 얻는다. 그 나름대로 한 가닥의 신념과 학설이 생긴다는 말이다.다음은 수혜. 사혜의 험난한 우여곡절을 거쳐 그 사혜의 해답을 베껴 든 채 실천에 나선 단계, 즉 지(知)와 족(足)의 일치 단계다. 이것이 최고의 지혜다. 그런데,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단계가 사혜에의 진입 단계인 것이 이 단계에서 범인(凡人)은 자칫 오만해지고 설익은 일가견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속된 말로 헤까닥 돌아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가견의 정체는 무엇인가.전에는 우리말 사전에도 없었던 것이 최근에야 올려진 이 말의 풀이를 보면 ‘자기대로의 독특한 견해나 학설’이라고 했다.“그가 피력한 일가견이 그럴 듯 하지?”“그 방면에 제법 일가견을 갖춘 사람인 것 같아. 그럴 듯 하잖아.”이렇게 쓰이는 이 말은 ‘잇까겐’이라는 일본어다. 따라서 새 의자에 앉은 높은 양반들의 프로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도 일가견을 갖췄다.’는 그 일가견은 아마도 ‘어느 한 방면, 어떤 문제에 대해 갖춘 일정한 체계의 전문적 지식’이라는 뜻으로 쓴게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이 말은 잘못 쓴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21 23:02

[허소라 시인의 연변통신] 윤동주 다시읽기 - (1)서시

지난 6월 초, 우연히 이곳 연길에 머물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친 여동생이 되는 윤혜원(尹惠媛, 83) 여사와 부군 오형범(吳瀅範, 82) 장로를 만나게 되었다. 두 부부는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지만 1년중 상당기간을 이곳에 머물면서 용정에 있는 윤동주의 묘소도 돌보고 또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윤동주문학상’운영에도 고문 자격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더욱 반가운 것은 부군 오형범 장로가 60년대에 전주기전여중·고 교목으로 재직하였던 고 오형기(吳瀅基) 목사의 친동생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모습도 오목사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이 두 부부는 80대의 고령임에도 기억력이나 표정이 60대를 방불케 하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윤여사는 거의 주름살도 없는데다 홍조를 띠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마치 소녀와도 같았다. 이 모두는 윤동주 가계에 나타나 있듯 대대로 내려온 독실한 믿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차 대접을 받으면서 4시간여 동안 윤동주에 관한 여러 일화들을 듣던 중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첫째,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 동주의 ‘序詩’에 관해서다. 동주가 생전에 육필로 된 자선 시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편), 3권중 고 정병욱 교수의 소장분이 윤동주 시집의 최초의 원전이 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 ‘서시’는 동주 스스로가 19편중 맨 앞에 내세웠을 뿐 당초엔 제목이 없었다. 이후 1948년 정음사에서 간행된 초판부터 무제(無題)였던 이 작품이 편집자의 자의에 의해 제목이 ‘서시’로 굳어져 온 것이다.물론 그 시가 놓여진 위치로 보나 작품 성격으로 보나 ‘서시’라고 명명해 큰 흠이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시집 앞에 내세울 만한 작품으로서의 ‘서시’와 당당한 작품제목으로서의 ‘서시’와는 텍스트 확정이라는 면에서 크게 다르다.그리고 ‘서시’(1941. 11. 20일자 탈고)의 자필원고와 1948년 초판부터 시집에 수록되어 온 ‘서시’와는 표기법에 차이가 있다. 예컨대 ‘우르러→우러러’, ‘죽어가는것을→죽어가는 것을’, ‘나안테→나한테’, ‘거러가야겠다→걸어가야겠다’ 등이다. 이는 표준 표기법에 맞춘 것으로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이나 참고 대상은 된다.다음, 그동안 윤동주에 관한 연구자들에 관해서다.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거나 거두고 있으나 그중 특별히 외곽적 접근의 공로자로는 단연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의 오오무라 마쓰오(大村益夫) 교수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오오무라 교수는 학부에서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이후 중국문학을 전공하던 그가 1956년경부터 관심을 한국문학으로 돌렸다. 그는 한국어와 그 문화에 접근키 위해 가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주도 출신의 한국여성과 결혼을 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였다. 특히 윤동주의 시집을 손에 쥔 그는 이로부터 온전히 윤동주에 심취하게 된다. 마침 1984년 일본에 와있던 동주의 실제 윤일주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윤동주의 묘소가 있음직한 용정의 약도를 입수하여 다음해 5월 14일, 연변대 조문학부 권철(權哲), 이해산(李海山), 그리고 이 지방 지리에 밝은 용정중학의 한생철(韓生哲) 등 제씨와 동행, 천신만고 끝에 허름히 방치되어 있는 ‘詩人尹東柱之墓’라는 묘비명을 찾아내었던 것이다. 오오무라 교수는 이후에도 윤동주에 관한 여러 자료발굴을 위해 쉬임없이 이곳을 오고 갔으며 또한 많은 글을 썼다. 지난 1995년에 쓴 ‘나는 왜 윤동주의 고향을 찾아갔는가’라는 글에서 자신의 심회를 “… 그것은 윤동주를 요절케 한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죄책감 같은 착잡한 심경에, 그를 훌륭한 시인으로 존경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묘소를 참배하고 그의 한(恨)을 위무하며 그를 더욱 진실하고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가 고향에 남겨놓고 간 흔적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며칠 전 필자와의 통화시, 작년에 이어 금년 여름에도 꼭 가려고 하였으나 강의 때문에 못 가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고 하였다.그동안 윤동주의 시는 1948년에 발간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의 경우 31편이었던 것이 1955년 중판에서는 그 수가 3배인 95편으로 늘어났다. 그 이후 1976년에 나온 3판에서는 또다시 증가하여 116편이 되었다.이러한 기현상을 답답해하던 유족들이 드디어 윤동주가 생전에 남긴 모든 육필 초고를 사진 자료로 공개키로 하였다. 그리하여 지난 1999년 3.1절을 기해 이 ‘사진판’ 출간은 윤동주 원전 연구에 큰 업적이 되었을지언정 마침표가 될 수는 없었다. 이후 또다시 이를 보강하는 ‘정본 윤동주 전집 원전 연구’(홍장학)가 출판되어 이 분야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게 하고 있다.그동안 윤동주에 관한 연구는 문단비평을 비롯하여 석·박사학위논문에 이르기까지 수백 편에 이른다. 그러나 윤동주연구는 아직도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아니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지니면서 윤혜원 여사의 숙소를 뒤로 하였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20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좋기는 좋다마는 전당표가 걱정

평안도 사람들의 경제적 집착력이 강한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근원설화>언제부터 생긴 말인지는 모르지만 조선 팔도 여자들의 생활과 성격을 우수갯소리로 논평함에 있어 부부가 교접할 때 쾌감이 절정에 오른 순간 여자들이 흥분 상태에서 스스로 튀어나오는 말을 표현하되, 경기도 여자들은 자기의 공을 내세우는 성격으로 남편에게 “좋습죠 좋습죠” 하고, 충청도여자들은 예의와 인사가 밝아 자기가 먼저 내보낸다는 뜻으로 “저 먼저 실례해유”하고, 전라도 여자들은 내가 지금 정신이 없다는 뜻으로 “어이구 지랄이야 지랄이야” 하고 경상도 여자들은 이 일을 어찌할고의 뜻으로 “어이꼬 어이꼬” 하고, 황해도 여자들은 단순해서 “나 죽어 나 죽어” 하고. 강원도 여자들은 “어쩔거나 어쩔거나” 하고 함경도 여자들은 죽어도 좋다는 뜻으로 “죽여라 죽여라” 하는데, 평안도 여자들은 그 흥분된 상태에 있어서도 전날 전당잡힌 전당표의 기한이 가까워 오는 것이 걱정이 되어 “좋기는 좋다마는 전당표가 걱정이다” 라고 한다는 이야기다.이것은 여자를 주로 하여 누가 꾸며낸 것이지만 남자를 주로 하여 평상시의 성격을 한문으로 꾸며낸 것도 있다. 즉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流)경상도는 태산준령(泰山峻嶺)황해도는 석전경우(石田耕牛)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평안도는 맹호출림(猛虎出林)이라고 했는데 실감이 적으나 앞의 여자들의 이야기와 상통점은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20 23:02

문화예술 현장 '한눈에'

2004년 문화예술의 현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2005년 「문예연감」이 발간됐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이 펴낸 「문예연감」은 2004년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흐름을 문학·미술·국악·양약·연극·무용·문화일반 등 분야별로 게재한 개관과 각 분야의 활동상을 날짜별 일지로 정리한 편람, 편람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현황분석으로 구성됐다. 문학 김주연(총론) 전성태(현황분석) 유성호(시) 홍성란(시조) 정과리(소설) 방민호(수필) 김서정(아동문학) 홍정선(평론), 미술 이영철(총론) 이선영(현황분석) 박영택(평면) 고충환(입체) 최공호(공예) 최범(디자인) 천의영(건축) 진동선(사진·미디어) 김병기(서예) 아이리스문(국제교류) 이정우(평론), 국악 황준연(총론) 전지영(현황분석) 윤중강(기악) 최효민(성악) 류형선(창작) 변계원(국제교류) 현경채(학술·평론), 양악 홍승찬(총론) 김정희(현황분석) 이석렬(창작) 황성호(기악) 전정임(성악) 김학민(오페라) 이장직(국제교류) 허영한(학술·평론), 연극 송현옥(총론) 김혁수(현황분석) 김선욱(연출) 김태훈(연기) 장성희(창작극) 이선영(번역극) 이혜경(음악극) 최영주 김영균(아동극) 한상철(국제교류) 김미혜(학술·평론), 무용 김태원(총론) 장광열(현황분석) 성기숙(한국무용) 김경애(현대무용) 문애령(발레) 이종호(국제교류) 김채현(학술·평론), 문화일반 이동연(문화정책) 김승현(지역축제) 성기완(대중음악) 송경아(인터넷문학) 선정우(애니메이션) 변재란(영화) 오양열(북한문화) 한기호(출판) 조은하(게임시나리오) 박인하(만화) 오창은씨(문화비평)가 각 분야 집필에 참여했다. 올해부터 각 분야마다 ‘국제교류’를 신설해 전 세계 문화예술의 활동과 흐름을 볼 수 있게 했으며 세계 속에서의 우리 예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문의 02) 760-4565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20 23:02

서로를 의지하며 찾아낸 자신만의 색

“다른 예술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척 외로운 일이에요. 서로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힘든 길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그림을 알게된 첫 해부터 용감하게 전시를 열었었다”는 이인숙(51) 양현자(50) 이건옥(50) 정인수씨(45). 유화를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색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만난 ‘다색전’이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열고있다.“1993년 YWCA에서 그림을 시작해 다음해 첫 전시를 했어요. 13명 정도였던 회원들은 다음해 다섯명으로 줄었지만, 그 인원이 10여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어요.”40대에 늦깎이로 미술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던 이들은 초기 회원들이 돌아가며 서로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막막한 날들도 있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걸어왔다. 자신만의 색을 찾게된 지금,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림을 그리다 흑백사진으로 외도를 했던 이인숙씨는 그림과 흑백사진의 접목을 시도했다. 작품 역시 대부분 흑백톤과 브라운 계열이다. 삶과 생명에 대해 관심이 많은 양현자씨는 재료의 물성을 탐구해 마티에르를 살렸다. “자연을 노래하고 싶다”는 이건옥씨는 들꽃을 좋아한다.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멀리 봤을 때는 담장 밑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지만 이제는 발밑이 보인다”는 정인수씨는 근접해서 사물을 바라본다. 강사희씨(46)가 집안일로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들은 “다섯명이 열정적으로 뭉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지 못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20 23:02

국악협회 사태 어디까지 갈까

전국고수대회 보조금 유용의혹으로 촉발된 국악계의 갈등이 양분양상을 보이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원로국악인과 문화재기능보유자 등으로 구성된 ‘전북국악협회 파행운영 공동대책위원회’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행부사퇴와 한국국악협회에 전북지회 사고지부 인정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이에앞서 전북국악협회도 지난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공동대책위원회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양 측은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때까지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도내 국악계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무엇이 문제인가문제의 발단은 국악협회가 주최한 전국고수대회 보조금 유용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국악협회가 대회 수상자에게 우승기와 기념품 등 시상품비용을 입상자 상금에 일방적으로 부담시키고 명창 출연료를 사업계획서와 달리 지급하면서 차액을 유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수대회 보조금 유용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국악인들이 국악협회의 파행운영을 지적하며 집행부 사퇴와 정상화를 촉구했다.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등 원로국악인들을 주축으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국악협회가 지회장 독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인적인 친분을 앞세워 이사회를 구성하고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협회운영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수대회에서 불거진 보조금유용도 협회의 파행적인 운영과 지회장의 전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악협회 입장은 전북국악협회는 지난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협회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협회는 이날 현재 검찰수사중인 고수대회 보조금 유용 의혹과 관련 보조금교부신청서와 정산서 내용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변경지출을 미리 못한 사무착오일 뿐이라고 밝혔다. 유용의혹이 제기된 700여만원은 기념품 등의 구입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또 협회는 공대위가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고 사고지부 의뢰 운운하는 것은 협회 회원들이 아니므로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임시총회에서 이들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협회를 폄훼하는 행위를 지속할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공동대책위원회 계획은공동대책위원회는 국악협회 운영을 정상화해 놓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고수대회 보조금 유용 의혹도 현 지회장의 파행적인 협회 운영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현 지회장의 임기시작과 함께 전국고수대회를 비롯한 각종 공연·행사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협회도 개인적인 친소여부로 운영되면서 개인단체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이다. 협회내 회원가입이나 이사선정도 지회장 독단으로 결정되는 등 상식적인 협회운영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파행운영과 부정 비리로 전북국악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따라서 공대위는 이번 기회에 전북국악협회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현 국악협회 지회장과 임원·이사가 전원 퇴진해야 하며, 이미 국악협회내 일부 이사와 시군지부장 등이 뜻을 함께 하기로 밝힌 만큼 한국국악협회도 전북협회를 사고지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지회장에 대해서도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신청도 할 계획이다.공대위는 국악협회가 전북지역의 국악발전과 국악인들의 권익과 화합을 위한 단체로 거듭날때까지 법적 물리적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7.20 23:02

[키워드-300자 책읽기] 역사추리소설

장마가 꼬리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시원한 읽을거리가 없을까. 휴가철 인기 추천도서는 역시 추리소설. 요즘은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 두뇌게임이 더 인기다. 흥미만점의 역사 추리소설로 여름 여행을 떠나보자. 세번째 비밀 1 <스티브 베리 지음, 정영문 번역, 밝은세상 출판> 처녀작 「호박 방」을 시작으로 「로마노프 예언」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한 스티브 베리의 세번째 작품. 이 소설은 파티마 예언에서 성모가 루치아 등 세 아이에게 전한 세 가지 예언 중 세 번째 비밀에 얽힌 의혹을 풀어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교황의 의문스런 죽음과 새 교황의 선출 과정을 다루는 등 교황청 내부의 권력이동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과정이 파티마에서 내려온 성모의 세번째 비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 여기에 사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탐욕과 음모가 더해지며 재미를 더한다. 성직자인 신부의 서약에 대한 의무와 인간적인 욕망 사이의 갈등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다 빈치 코드(양장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번역, 대교베텔스만 출판> 2003년도 출간이후 미국에서 700만부 판매를 기록한 화제작.  루브르 박물관장의 살해사건으로 시작, 2000년동안 단단하게 짜맞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소설의 중심내용이다. 주인공 로버트 랭던과 소피 누뵈는 박물관장사건에 연루돼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고, 비밀을 파헤치는데 앞장서게 된다. 시온 수도회, 성전 기사단, 논란의 대상인 바티칸의 자치 단체, 오푸스 데이 등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아우르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미술작품에 숨겨진 단서들을 추적하는 그들의 숨막히는 여정이 펼쳐진다. 라파엘로의 유혹 <이언 피어스 지음, 송신화 번역, 서해문집 출판> 미술사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이언 피어스의 미술추리소설. 르네상스의 3대 거장인 라파엘로의 사라진 그림 한 점을 두고 미술관과 미술경매장, 투기꾼, 미술사학자, 위작 화가가 벌이는 언더그라운드 진실게임이다. 주인공 아가일은 어느 날 18세기 화가 만티니의 그림 아래에 라파엘로의 걸작 ‘엘리자베타 디 라구나’의 초상화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는 영국의 클로모턴 백작이 라파엘로의 그림을 밀반입하기 위해 라파엘로의 그림 위에 만티니의 그림을 덧그릴 것을 의뢰한 것. 그러나 백작이 받은 작품은 라파엘로의 진품이 아니었고, 진품은 그대로 이탈리아에 남아 있다가 후에 산타바르바르 성당에 걸리게 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7.19 23:02

[문학소식] 김용택 시인 미국서 시낭송회

△ 김용택 시인, 미국에서 시낭송회김용택 시인(57)이 19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찾아 섬진강 시인의 낭만을 전한다. ‘한글사랑모임’과 ‘오렌지글사랑모임’ 등 교포문인들이 주최하는 문학행사에 참여할 예정인 김시인은 ‘나의 삶, 나의 시’를 주제로 문학강연과 시낭송회를 열 계획이다. △ 박영임씨 제35회 신인문학작품 수상자 선정박영임씨(47·전주시 삼천동)가 문예연구 제35회 신인문학작품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조롱박이야기’. 일상을 관조하면서 삶의 상처들을 위무하고 생에 대한 넉넉한 긍정에 이르고 있는 박씨의 수필은 일상에서 시작돼 철학적인 사색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박씨는 “수필가 피천득 선생의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는 글과 같은 수필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회성 보다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글을 쓰고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북대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을 통해 수필에 입문한 박씨는 고창 출신으로 현재 행촌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독도 시낭송의 밤‘독도의 몸을 만져보아라 / 한국의 질박한 황토 살결이 따뜻이 만져지리라 / 독도의 입술과 배꼽에 / 서둘러 입술을 대어 봐라 / 한국의 들끓는 역사의 숨결이 온 몸에 퍼져 오리라…’ (독도여 우리들의 혼이여! 中) 독도를 시로 읊는다. 전북시인협회와 전북시낭송회 회원들이 23일 오후 7시 국립전주박물관 고담원에서 ‘독도 시낭송의 밤’을 연다. 8월 3일까지 전주박물관에서 계속되는 ‘독도 사진전’ 관련행사다. 이날 김다연이 ‘독도에서 온 편지’(김다연 作)를, 김자향이 ‘독도’(김중일 作)를, 송희가 ‘독도, 독도야’(박정애 作)를, 전병윤이 ‘독도는 독도다’(오탁번 作)를, 박은주가 ‘섬의 사상’(허만하 作)을, 김서운이 ‘독도’(박정진 作)를, 김흥수가 ‘독도여 우리들의 혼이여!’(신달자 作)를, 이재숙이 ‘큰 사람 독도’(김우수 作)를, 유대산이 ‘안보이는 거기 네가 있다’(이건청 作)를, 표수욱이 ‘독도의 아침’(김남곤 作)을 낭송한다. 문의 063) 223-5651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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