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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문화광장] "지역문화진흥법 합의·이해를"

한국민예총 전북지회 주관으로 열린 ‘참여정부 지역문화정책과 지방자치제의 현실'을 주제로 한 대토론회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역문화발전정책과 지방의 문화현실에 대한 진단이 심도있게 이뤄졌다. 한브랜드사업을 중심으로 한 지방문화자원 활용방안과 문화도시전략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간의 시각차이도 표출됐다. 자치단체 문화예술지원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분과별 주제발표문을 요약한다.◇1분과 지역문화의 현실 및 발전을 위한 제안-중앙정부의 새예술정책 중심으로 분석·평가(김기봉 지역문화네트워크 상임대표)문화관광부는 역동적 특성화라는 비전으로 지역별 특성을 살린 문화중심도시건설과 지역문화산업기반강화 지역별 관광·레저·스포츠특화개발 3대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중심도시건설이 문화자원의 소재중심이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역특성화가 아니라는 지적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면서 다른 사업들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지역문화진흥을 위해 선정한 △지역문화발전기반체계구축 △지역문화거점공간 확충 및 환경조성 △지역문화프로그램개발·확충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 △지역문화육성 재원확충 및 합리적 배분 등 5대 중과제와 14대 주요사업도 비교적 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사업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구축 작업이 연계되어 있는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지역문화진흥법에 폭넓은 내용이 담겨있다. 이 법은 지역문화정책 사업평가제도 의무화, 지역문화발전 기본계획 수립, 민간중심의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치, 지역문화인력 발굴·양성과 지역문화발전지원을 위한 지역문화진흥원 설립 등을 담고 있다. 지역문화진흥법 제정과 관련 지방정부가 규제악법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들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와 이해가 필요하다. ◇2분과 한 브랜드화 전략과 전통문화산업 육성(이형호 문화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과장)‘한 브랜드화(Han Brand)’사업은 한국어·한식·한복·한지·한옥·한국학 등 우리나라 전통문화콘텐츠의 생활화와 세계화를 통해 고용 및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지난 5월 사업시안이 나왔으며, 관계부터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과정에 있다. 앞으로 사업 통합담당조직인 ‘한브랜드 전략추진위원회’를 총리소속기구로 설치하고 분야별 기본계획 등을 확정한 후 올해말부터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분야별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어 한식 한복 한지 한옥 한국학 등 6개 분야별로 한브랜드홍보를 위한 홍보과제개발과 인재양성발굴과제, 자료축적 및 정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정비과제, 한국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기술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및 기술개발과제, 구체적인 상품개발과제, 상품생산을 위한 산업단지조성과제, 상품체험실습과제, 해외진출지원과제, 평가시스템구축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 3분과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몇가지 고민-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유대수 전북민예총 정책위원)지역문화진흥법 제정과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기업의 문화예술기부금에 대한 세제감면 등 새로운 문화환경에 따라 이제 각 지역은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지역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까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은 여전히 안이하고 관성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004 전북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평가보고서’를 맡은 전북발전연구원이 실제적 평가작업이 전무한 ‘가짜 용역보고서’를 제출했다. 소액다건주의의 문제점과 지원 결정 후 관리 감독이 부족한 현실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숙지할 만한 담론의 공간이 없었다. 타당성과 운용의 절차를 명확히 하지 못해 미술계 내에서 보류 중인 지역 미술인들 작품 구입비 3억원과 전북도 신청사 내 갤러리 운영주체 선정, 초기단계 부터 논란이 됐던 가칭 전주시 문화재단 설립 등도 마찬가지다.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맞춰 지역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참여와 자율제에 기초해야 한다. 당장 문예진흥기금 운영개선을 위한 공론의 장을 형성하고, 지역 문화예술위원회 설립을 위한 공공의 합의와 민주적 절차 획득에 고민해야 한다. ◇ 4분과 문화도시전략과 지역현실(정광렬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연구위원)전주 전통문화도시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지역의 자생적 노력과 혁신적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돼 가치가 있다. 또한 새로운 문화를 조성하거나 과거의 정지된 역사문화에 초점을 두지않고 시민들의 삶과 도시환경 속에서 전승되고 활성화되고 있는 전통문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전통문화 경관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에 차이가 있다. 전주는 전통문화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자긍심과 일상화 수준을 기반으로 전통문화도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핵심적 자원을 중심으로 한지, 서예, 공예, 설화, 한옥 등의 특성있는 자원을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문화도시 전략의 성공요인으로 △ 명확한 목표 △ 다양성을 기반으로 문화도시를 추진하는 다른 지자체와의 자발적인 상호 연대 노력과 차별화 전략 △ 지역의 전문인력과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추진 전략 △ 문화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추진 주체들의 협력과 연계 △ 문화도시 육성과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제도적 근거 △ 장기적 차원에서의 접근 등이 필요하다.문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지역문화정책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문화적 긍지를 배태시킬 수 있는 지역정체성의 확립과 차별성 및 지역간 연대에 두어야 할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15 23:02

[템포-레저] 비가 오는날엔...그곳에 가고 싶다

비 오는 날이 많은 여름철. 가족·친지간 야유회 계획을 세웠다가 당일 비라도 내리게 되면 낭패다. 그렇다고 모처럼 세운 야유회 계획을 그냥 날려버리기는 아깝다. 비오는 날 수목원은 어떨까. 완주 고산면에 위치한 고산 수목원은 비오는 날씨를 되레 정취로 만들어갈 수 있는 대안이 될 것 같다.비를 벗삼을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에, 주변 곳곳의 풍성한 먹을거리가 즐거움이다. 자신 혹은 동행자들의 특성에 맞는 산행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대아수목원의 매력이다.지난 10일 고산수목원을 찾았을 때도 비가 내렸다. 같은 고교 졸업생 몇명이 학교시절 1학년 담임 정수일선생을 모시고 점심 겸 가벼운 산책을 가는 자리에 동행했다. 정 선생은 지난해 8월 고창고 교장을 끝으로 은퇴했으며, 이날 회동은 은퇴기념 모임 이후 1년만이라고 했다.오전 10시30분 전주시 호성동 동아현대아파트 앞에 모인 정선생과 5명의 제자들은 1대의 밴 차량에 모두 몸을 실었다. 으례 20∼30분 늦던 친구들이 아직도 선생님이 무서워서인지(?) 출발시간을 칼 같이 지켰다. 나머지 2∼3명 정도가 목적지 대아수목원에서 합류하기로 했단다."40 중반부터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가더라고. 이제 정년 이후 노년을 준비 할 때야. 열심히 살고, 많이 베풀었으면 좋겠어"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인가 보다. 정선생은 일장'훈시'로 40 중반의 제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빗속을 달리는 차안은 스승과 제자들을 곧장 옛날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아무개 아무개의 흉과, 선생님들의 특이한 습관 등을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하는 동안 벌써 봉동읍을 지나 고산 삼기리로 들어서고 있었다."대아수목원과 대아휴양림이 어떻게 다른 건가" "휴양림은 입장료를 받고, 수목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차이지 "목적지에 가까와지면서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럽게 행선지쪽으로 모아졌다. 여러 차례 수목원 산행을 했다는 한 친구는 대아수목원이 가족·친지간 산행 코스로 아주 좋다고 했다. 코스별 난이도가 달라 맞춤식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정선생은 낚시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1주일중 월요일을 낚시일로 잡는 데,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날 뿌린 밑밥 덕을 볼 수 있어서란다. 그러나 동상면 은천에서 한 차례 시도한 낚시질에서는 고기들이 모두 피했다고 했다. 일행이 은천을 지날 때도 빗속에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여기저기 보였다.낚시보다 어병으로 피래미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먹는 것이 실속도 있고, 서로간 우의와 친목도 다질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이날 야유회에 어병과 투망이 준비됐으나 실제 행동에 옮겨지지 않아 그 재미는 맛볼 수 없었다.)일행이 자리잡은 곳은 수목원을 조금 지난 바로 윗쪽의 한 가든 음식점. 옆으로 하천이 지나고, 산으로 빙 둘러있어 음식점 주변 운치가 제법이었다. 은천계곡은 평소에도 물이 많아 여름 피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이곳 음식점들의 주요 메뉴는 매운탕과 닭도리탕. 일행은 닭도리탕을 주문했다. 토종닭을 재료로 쓰는 때문인지 간간이 닭울음 소리가 산골의 정적을 깨뜨렸다. 곁들여진 술은 정선생이 집에서 가져온 복분자주. 고창고에 오랫동안 재직한 정선생은 술 떨어지지 않게 그곳 제자들이 보내준다고 했다. 한 제자가 복분자는 있으나 술 담그는 법을 몰라 선생님께 여쭈었다. 정선생 전공은 술과 관련이 많은 화학이다. 그러나 그도 복분자 비법은 몰랐다. 대신 즉석에서 고창 제자에게 전화를 했다. 복분자 10㎏에 페티병 큰 것으로 소주 3병과 설탕을 넣고, 한 달 정도 밀폐된 곳에 보관했다가 채로 복분자를 걸러내면 된다고 가르쳐줬다. 조금 얼큰한 상태에서 일행은 바로 인근에 위치한 수목원을 찾았다. 토요일임에도 비가 오는 탓인지 주차장에 10여대의 차량 밖에 없었다. 가족단위로 몇명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야유회 성격의 이날 모임에서 일행은 산행 대신 수목원 구경으로 만족했다.매주 산악회에서 등반을 하고 있는 이날 동행자 이청우씨의 산행 소개를 들으며 다음을 기약했다.“산책로 코스가 여러개 있지만 제1, 제2, 제3 전망대를 이어가는 산마루를 잇는 산책로는 산책보다는 등산에 가깝다. 길이가 총 6.3km에 등산시간도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운암산의 경치는 단연 압권이고 반대편으로 늘어선 운장산, 연석산, 장군봉, 702고지, 천등산,대둔산등 금남정맥의 마루금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하다.또 산마루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정성껏 싸온 도시락을 까먹는 맛은 신선이 따로 없다.거기다 약간의 복분자나 포도주를 걸치면 속세로 내려오기 정말 싫어진다.4월에서 6월사이에 피는 금낭화가 군락지에서 하루둘 피어나면 신천지, 천상, 극락, 천국이 따로 없고 여기가 바로 대아 수목원의 진가가 나타난다.제1전망대로 올라 중수봉, 삼정봉으로 돌아 은천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도 약 3시간 정도 소요돼 적극 추천할만하다.”대아수목원은 "이팝나무등 284종 식물자생...숲속교실·산책로 갖춰"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소재 도 소유 산림지. 70년대까지 전국 8대 오지로 일컬어질 만큼 일반의 접근이 어려워 그만큼 산림이 잘 보존됐다. 수목원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88년이며, 산림자료실을 갖춰 10년전인 95년 일반에 공개됐다.150㏊ 수목원 내부 천연림은 층층나무 참나무류 비목 고로쇠 굴피나무 이팝나무 찔레 싸리 등 284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전북산림환경연구소의 95년 야생동물 서식조사 결과 뻐꾸기 등 86종의 조류, 맷돼지 고라니 너구리 등 10종의 짐승류도 살고 있다. 금낭화 군락지도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여기에는 또 기능별 8개원과 산림자료실과 숲속교실, 다목적운동장, 어린이 놀이시설, 산책로 등이 갖춰졌다.8개원은 무궁화 유실수 약용수 수생식물 활엽수 침엽수 난대식물 기타 조경원으로 이루어졌다. 산림자료실에는 857종 1278점의 산림 자료가 전시돼 있으며, 숲속교실은 180명 수용규모다. 1000㎡의 다목적운동장에서는 배구 농구 족구가 가능하고, 어린이놀이터는 공중레일 그네 미끄럼틀 소방다리 등 10종이 설치돼 있다.교통편△승용차전주→봉동→고산→대아수목원(40㎞, 약 1시간)익산→봉동→고산→대아수목원(35㎞. 약 50분)△대중교통(시내버스)전주에서 고산행→고산에서 동상행(산천서 하차. 1시간40분)익산에서 삼례 혹은 봉동행→삼례 봉동에서 고산행→고산에서 동상행(산천 하차. 1시간40분)고산에서 동상간 1일 5회 약 2시간 간격(첫차 09시20분, 막차 저녁 7시)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7.15 23:02

[템포-사람과 풍경] 이틀에 한번은 서점 가죠

천국에 못 간 옷 좋아하는 여자 이야기가 있다. 천국 입구에 옷가게가 있어 그곳에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 천국 문이 닫혔다는 이야기다. 남편들이 아내와 옷 쇼핑을 갔을 때 이옷 저옷 입어보고, 요모조모 따지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빚대 지어낸 웃으갯 소리일 게다. 옷 가게 대신 서점이 거기에 있으면 천국행 티켓을 쓸모없게 할 분이 있다. 올 연초 정년퇴직한 이영호 전 한일신학대 총장. 그는 지독한 ‘서점 중독증’ 환자다. 정년 퇴임 이후 하루라도 서점에 들리지 않으면 하루 할 일 중 뭔가 빼먹었다고 허전해 한다. 이 전 총장께 왜 그렇게 서점에 자주 들르냐고 묻는 것 자체가 우문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서점가기는 그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었다. 집에 소장한 책도 많을 게고, 서점 아니더라도 도서관이나 인터넷 등에서 많은 자료를 섭렵할 수 있을 텐데 번거롭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덧붙였다.“굳이 이유를 말하라면 어려서부터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습니다. 대학교수로 재직할 때는 전공이 신학과 교육학이어서 사회 전반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고요.”총장 재직 4년 정도를 제외하고 33년 교수 재직시절 최소한 이틀에 한 번꼴로 서점을 방문해온 그는 전주시내 왠만큼 서점의 책 배치도를 꿰뚫고 있다.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서점 직원보다 잘 알아낼 정도다.그가 주로 찾는 곳은 홍지서림이지만, 필요한 책을 위해서는 어디든 찾는다. 최근 문을 연 대한서적과 종교 전문서점 등도 자주 찾는 서점이다. 80년대 사회과학에 깊은 관심을 뒀을 때는 새날과 금강서점을 자주 찾았다. 두 서점이 문을 닫은 게 참 아쉽단다.이 전 총장이 서점에서 사온 책들은 집 서고를 채우고 계단까지 수북히 쌓여 있다. 더러 도서관에 내놓기도 했지만, 소장하는 책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도 모른다. 좀 한가해진 지금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서점에서 책보기는 일반 사람들고 별 차이가 없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중 신간 목차와 내용을 훑어보고 구입할 책인지 판단한다.그의 관심 분야는 아주 넓어 관심이 없는 분야를 말하는 편이 쉽다. 경제·경영·리더쉽 관련 분야 정도가 그의 관심 밖이다. 최근에는 전문 분야보다 통합적 지식과 관련된 책에 손이 가진다고 한다.전공인 종교와 교육학 분야 책과 함께, 대학 재직때부터 관심을 가져온 영화 관련(두 달 전 그는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위원장을 맡아 활동중이다) 책도 꾸준히 읽는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위주로 공부하는 것을 그는 못마땅해 했다. 사회·인문과학 등 교양에 관한 책과, 삶의 질을 높이는 종교적 묵상에 관한 책, 문학작품을 두루 봤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정년 뒤 여유를 갖게 됐다는 이 전총장은 앞으로 1년 반동안 잡지에 기고해온‘종교적 관점에서 본 영화읽기’를 정리하고, 기독교 교양서 책 발간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7.15 23:02

[템포-사람과 풍경] 책과 함께 희·노·애·락

지금도 서점안에 들어서면 가슴이 뛴다. 뭔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서점 안 이쪽 저쪽 둘러보는 일도 아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청춘을 지나 초로에 들어설때까지 40년, 서점주인으로 한 길 인생을 걸어온 천병로씨(69, 전 홍지서림 대표). “이제 내 일상을 따로 갖게 되었으니 잊혀질 만한데 아직도 서점에 와야 마음이 편해요.” 오로지 책으로 삶의 슬픔과 기쁨을 얻었던 그는 이 지역 서점 역사의 산증인이다. “행복하게 청춘을 보냈어요. 모든 운이 다 나에게 닿아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영세한 서점업에서 그렇게 전성을 구가하는 일은 쉽지 않았는데 말년이 아니고는 거의 모든 시기를 어려움 모르고 살았을 정도니까요.”50년대말, 스물세살 세상 물정 몰랐던 청년은 전주의 이름난 책방 ‘문성당’의 사환으로 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만해도 서점의 주 수익원은 참고서. 서점 총무일을 맡아 전주 시내 각급 학교를 찾아다니며 영업에 매달리는 동안 성실함과 인사성 밝은 청년은 하루가 다르게 인간관계과 견문을 넓혀갔다. 그는 ‘독립’을 꿈꾸기 시작했다. 서점 사환으로 일을 시작한지 5년, 1963년에 그는 자신의 책방을 얻었다. 전주시 경원동 동문사거리의 모퉁이에 다섯평 남짓한 가게를 얻어 차린 책방은 온전히 그의 삶이고 미래였다. 60-70년대만 해도 출판시장은 참고서 및 교재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일반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문학류라고 해보았자 번역물에 의존한 몇종이 전부. 지역의 서점들에게는 참고서를 내는 출판사 본사와 특약을 맺고 책을 확보해야만 수익보장의 창구를 얻을 수 있었다.이제 막 시작하는 조그만 서점과 직거래를 하겠다고 나서는 출판사를 만나기 어려웠지만 ‘성실하게 일하면 된다’는 의지와 열정이 닿아서였는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사 ‘일지사’의 판권을 따냈다. 서점이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 새벽 6시면 문을 열고 자정이 넘어서야 책방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시내의 학교들이 ‘홍지’를 찾기 시작하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총판권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전주시내에는 육서점과 삼흥서관, 문성당을 비롯해 10여개가 문을 열고 있었지만 ‘홍지’는 금새 매출 신장 선두에 섰다. 70년, 홍지는 50평 규모의 서점으로 변신했다. 당시만해도 아스팔트조차 깔리지 않았던 시절, 지하까지 파들어가는 홍지서점의 건물을 짓느라 동원된 포크레인은 동네사람들의 큰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교재전문서점에서 교양서적과 전문서적을 갖춘 종합서점의 면모를 갖추면서 홍지서림은 책에 목말라하던 사람들에게 책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공간이 되었다. 81년, 홍지서림은 동문사거리 시대를 마감하고 현재의 위치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70-8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세대들에게 전주 홍지서림과 그 옆 아리랑 제과점의 ‘각기우동’은 얼마나 그리운 추억인가. 고난은 절정의 고비에서 찾아왔다. 동생의 사업에 조금씩 도움이 되어주던 그에게 어려움이 닥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997년 IMF의 한파가 불어닥쳤다. 이듬해 3월, 남의 일 같던 ‘부도’ 를 홍지서림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매가 시작되고 세차례의 유찰을 겪는 동안 저에게는 재산을 날린다는 안타까움보다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서점의 법인화를 지키지 못한 아픔이 더 컸어요.”함께 일구어온 서점을 법인화 해 주식의 절반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계획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소설가 양귀자씨에게 서점을 넘겨주고 난뒤에도 한동안 서점 운영에 참여했던 그는 2003년 완전히 손을 떼고 자유로워졌다. 아직도 책의 향기를 잊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아내와 함께 스포츠댄스도 배우고, 등산도 다니면서 일상의 활기를 얻고 있다.‘이제 홀가분하시느냐’고 물었더니 금새 얼굴이 어두워졌다. “홍지는 지역이 키웠습니다. 그런데 그 빛을 제대로 갚지 못했어요. 그나마 새주인이 역할을 잘 해주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5.07.15 23:02

[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

극장가에는 “여름엔 할리우드, 명절엔 한국영화가 대세”라는 말이 있다. 해마다 여름방학철이 돌아오면 헐리우드가 사활을 걸고 제작한 대작영화들이 쏟아진다. 여름철에 국내영화들의 개봉이 한산한 것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고심책이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 여름방학 등의 특정한 시즌을 겨냥하여 대규모 흥행을 목적으로 막대한 자본을 들여 제작한 영화다. 원래는 제2차세계대전 중에 쓰인, 한 구역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위력을 지닌 폭탄의 이름.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에 걸친 급속한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궁지에 몰린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대규모 자본투자와 신속한 회수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제작시스템으로 도입했다.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영화는 미국영화사상 최초로 흥행수입 1억달러를 돌파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조스’(Jaws·1975년). 1977년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Star Wars)가 1억8천만달러라는 당시로는 기록적인 흥행수입을 올리며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다.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등에 업은 현란한 영상이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못하게 한다.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전년의 부진을 만회하기라도 한듯, 거대영화들이 물량공세에 나섰다. 바야흐로 여름극장가는 ‘헐리우드 잔치판’이다.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Mr. And Mrs. Smith)가 포문을 열더니 브루스 윌리스의 ‘씬 시티’(Sin City), ‘배트맨 비긴스’(Batman Begins), ‘사하라’(Sahara) 등이 개봉했다. 여기에 드림웍스가 만든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Madagascar), ‘아마겟돈’의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만든 ‘아일랜드’(The Island)가 상영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이다. 무엇보다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크루즈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믿음이 간다.때마침 한국영화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력이 더욱 높아져가는 느낌이다. 이달말 개봉하는 ‘친절한 금자씨’에게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07.15 23:02

[템포-영화] 귀 막지마! 널 부르잖아

공포에 대한 반응속도가 빠른 쪽은 아무래도 여자다. 젊은 여자일수록 무서운 것에 대해 민감하다. 어디 그뿐인가. 학교 다닐 때 누구나 한번쯤에 학교에 대한 ‘전설’을 들은 적이 있다. 소풍 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오는 이유라거나 늦은 밤 복도에서 무언가를 만났다는 으스스한 얘기 등은 한번쯤 경험해봄직하다.그래서일까. ‘여고괴담’은 어느새 한국 공포영화의 대명사가 됐다. 여자와 고등학교, 친구, 자살, 일기장, 왕따, 동성애 등의 코드가 적당히 어우러진 ‘여고괴담’시리즈는 제목만으로도 왠지 관심을 가져볼만한 뭔가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고괴담’이 관객들을 찾는다. 지난 98년 첫번째 작품이후 벌써 네번째. “에이 또야”라는 푸념이 나올 법도 하지만, 공포영화 가운데 이만한 소재를 찾기가 그리 쉽지않다.그동안 ‘여고괴담’시리즈의 생명력은 입시지옥이라는 고교의 현실과 맞닿아있다. 입시지옥을 비판하고 여고생들의 은밀한 관계를 그려왔다. 여기에 기존 학교의 전설(또는 괴담)과 결합해 공포영화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은 톱스타에 올랐지만 당시만해도 그저그런 배우였던 이미연과 최강희 등이 출연했던 ‘여고괴담’은 박기형감독이 연출했다. 모교에 부임한 국어교사가 9년전에 죽은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설정이었다. 귀신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미친개’로 대변되는 교사의 폭력, 대입지상주의에 찌든 교육현실 등이 영화의 전면에 세워졌다. 어느 누구도 눈길 한번주지않는 학생이 9년동안 학교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 귀신이었다는 설정이 참신했고, 이 영화를 계기로 한동안 사라졌던 ‘귀신영화’가 봇물을 이뤘다. 무엇보다 귀신이 습격할 때 쓰인 ‘당-당-당’하는 점프컷이 눈길을 끌었다.‘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Memento Mori)는 1999년 겨울에 선보였다. 김민선과 박예진 등이 주연한 이 영화의 뿌리는 동성애. 한 여학생이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한 소녀의 자살, 두 여고생의 동성애, 사제간의 독특한 사랑이 그려진다. ‘교환일기’를 매개로 한 여고생이 죽은 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과 이 여고생이 지난 일년동안 살아온 이야기가 교차한다. 시간이 교차하는 탓에 극전개가 정신없지만, 관객들로부터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다. 2003년에 개봉한 ‘여고괴담3-여우계단은 ‘여우야 여우야 내소원을 들어줘’로 압축된다. 발레콩쿠르에 참가할수 있게 해달라고, 단짝친구와 언제나 함께 있게 해달라고, 살이 빠질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하지만 욕망의 성취에는 댓가가 따른다. 한 소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다른 친구들은 감당하지 못할 공포와 마주친다.그리고 올해 여름 ‘여고괴담4:목소리’가 선을 보인다.“‘여고괴담’이기 때문에 쉬웠고, ‘여고괴담’이기 때문에 어려웠다”는 최익환 감독(‘여고괴담1’의 조감독출신)의 한마디가 예사로 들리지않는다. 성공한 시리즈라는 점에서 제작, 캐스팅, 흥행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지만 시리즈가 갖는 상투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관객들의 수준이 좀 높은가. 눈에 익은 장면이 나오면 당장 ‘이미 전편에 사용했던 설정을 울궈먹는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최익환감독은 고민끝에 비슷함 속에서도 또다른 뭔가를 꺼내들었다.이번 괴담의 주인공은 이미지 대신 ‘소리’로 자신을 드러낸다. 소스라치게 놀라게할 정도로 억지스럽거나 과장된 효과음은 없지만, 일상의 소음이 공포를 증폭시킨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 복도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 보일러실의 기계음,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 처마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등이다.또 전편들이 제기했던 입시문제나 치열한 경쟁 보다는 개인적인 문제에 천착한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코드는 요즘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친구’와 ‘소통’. 단짝 친구였던 영언(김옥빈)과 선민(서지혜), 갑작스런 영언의 죽음, 그리고 선민에게만 들리는 영언의 목소리가 극초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언의 죽음을 둘러싼 음악 교사(김서형)와의 관계 등이 전면에 불거지면서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단순한 우정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교사-학생들 간의 동성애 설정이 더해지면서 정점으로 치닫는다.‘목소리’가 기존 영화와 달리 초반에 주인공이 죽는다는 설정이 눈에 띈다. 처음부터 ‘주인공은 귀신’이라는 설정을 공공연히 관객에게 공개한다. 그리고 ‘목소리’의 귀신은 말을 하고, 노래를 하고, 슬퍼한다. 마치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 간의 관계처럼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고, 다툰다. 주인공들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이미 CF스타들로 성장했다. ‘춤추는 천사’ 서지혜를 비롯해 김옥빈, 차예련 등은 이름은 낯설지만 얼굴은 낯익은 예비스타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여고괴담’의 미덕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눈에 번쩍 띄이는 신인배우들, 충실한 연출력. 자, 이제 귀를 막고 눈을 가린 채 비명지를 준비를 하고 이들을 만나러가보자.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07.15 23:02

[템포-맛&멋] 꽃꽂이 어디서 배울까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주변환경과 어떻게 어우러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꽃을 어떻게 연출하는가가 중요한 셈이다. 꽃을 이용한 공간연출에 관심이 있다면 꽃꽂이 강좌를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학평생교육원과 일부 꽃집 등지에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전주지역에서는 대학 평생교육원과 백화점문화센터,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지에서 꽃꽂이 강좌를 운영한다. 일부 개인화원에서도 그룹지도를 하고 있다.대학 평생교육원은 취미반과 지도사반 등을 개설하고 있다. 강좌성격에 따라 이론과 실기교육을 병행하고 자격증반은 시험에 대비한 강의로 진행한다. 꽃꽂이가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취미삼아 배우는 이들보다 취업이나 자격증을 따려는 이들이 더 많다.전북대평생교육원 강좌가 풍성하며, 우석대평생교육원은 성전꽃꽂이 전문강좌로 특화했다. 평생교육원 강좌는 학기제로 운영되며 수강료가 15∼20만원대다.롯데백화점문화센터와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도 꽃 만지는 법을 가르친다. 백화점문화센터는 3개월단위로 강좌가 운영되는데 수강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일부 꽃집에서도 꽃 꽂는 법을 일러준다. 대부분 꽃꽂이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의 개인 매장에서 꽃강좌를 진행한다. 꽃을 이용한 간단한 공간연출로부터 전형적인 작품으로서의 꽃꽂이 등을 가르치기도 하고 자격증취득을 대비하는 이들에겐 시험에 대비한 이론 및 실기교육을 한다. 최근에는 지난해말 처음 도입된 플로리스트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져 이에 대비한 강좌도 열고 있다. 이영님 선명꽃예술중앙회 전주지부장은 “아직까지는 꽃을 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이들보다 선물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꽃을 가까이 두고 만지며 꽃과 함께하는 생활이 익숙해져야 이를 생활속에 활용해내는 방법도 찾을수 있다”고 말했다.오미경 롯데문화센터 강사는 “5∼6개월 정도만 익히면 꽃을 활용한 간단한 공간연출이나 선물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7.15 23:02

[템포-맛&멋] 유신욱씨가 들려주는 꽃 공간 연출

꽃 한송이 작은 화초 하나로도 무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싱그러움을 선사할 수 있다. 집안에 꽃을 들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잘 매만져진 것보다 꽃 자체의 모양과 색깔, 향기를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더 아름답다. 플로리스트 유영씨가 일러주는 꽃을 활용한 공간연출법을 소개한다. 항아리나 유리병, 쥬스병을 화병으로 활용하면 색다른 분위기가 난다. 꽃 한송이를 꽂아도 좋고 잎새달린 나뭇가지를 세워도 멋있다. 술잔도 응용할 수 있다. 떨어진 꽃잎으로도 공간연출을 할 수 있다. 유리접시에 물을 담고 꽃잎을 띄워두면 시원해보이면서도 싱그럽다. 나뭇잎을 띄워도 색다른 분위기다. 과일접시에 꽃 한송이를 곁들여내도 운치있다. 수박이나 참외 등을 예쁘게 깍아 담아내면서 파란 잎새나 노랑 꽃잎을 어울려 내면 된다. 방울토마토를 길러보거나 새싹을 키우는 것도 분위기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 집안에 자연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꽃 꽂기가 어렵다면 비슷한 색끼리 2~3개씩 모아서 꽂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사계절에 잘 어울리고 꽃보다 생명력이 긴 레몬 잎이나 러스커스 등 녹색 소재를 이용하는 것도 무난하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7.15 23:02

[템포-맛&멋] 플로리스트로 인해 '꽃' 돋보이다

+‘꽃집 아가씨’는 예쁘지만, ‘꽃집 아가씨’의 손은 예쁘지 않다. 하루 종일 손에 물 마를 새 없이 꽃을 다듬고 포장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손은 예쁘게 꾸밀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7756 장미꽃화원’의 이은희 원장(35). 그는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나면 나를 가꿀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면서도 꽃집을 생각해 왔다는 그는 5년 전 전주시 금암동에 작은 화원을 열었다. 혼자서 꾸려가던 작은 꽃 살림은 이제 길 건너편으로 확장이전하고 직원도 4명이나 둘 정도로 커졌다.“과거에는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화원이라고 했는데, 요즘에는 화원도 많이 대형화되고 전문화됐어요. 꾸준히 상품을 개발하고 흐름을 뒤쫓으려는 전문적 마인드가 부족하면 다른 화원과 차별화될 수 없어요.”“꽃을 다루는 일은 손재주 보다 노력인 것 같다”는 그는 화원을 운영하면서도 기전여대 플라워아트과를 졸업하고 서울 플로리스트 스터디 그룹에서 활동하는 등 꽃의 유행을 쫓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분향 영정 제단도 이씨가 직접 꾸밀 수 있었다. 포장을 심플하게 하는 대신, 꽃을 푸짐하게 묶어내는 것도 그의 고집이다.“화원을 운영하면서 지리적으로 전북대와 전북대학병원의 덕을 많이 본다고 생각했어요. 화원을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는 봉사도 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꽃은 단순히 선물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그는 전북대학병원 입원환자들을 위해 1주일에 1번씩 장미 300송이를 포장해 선물한다. 벌써 2년째. 병원에는 소독약 냄새 대신 꽃향기가 머물게 됐다. “손님들과 짧은 시간 만나지만, 꽃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프로포즈를 위해 장미 100송이를 사갔던 손님이 결혼에 골인하지 못했다며 다른 여자를 위해 또 꽃을 사러 오셨어요. 마음이 아파 더 정성스럽게 만들어 드렸죠.”“손님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꽃의 용도, 꽃을 받게될 대상 등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꽃의 디자인을 결정한다”는 그는 “늘 꽃을 사가던 손님에게서 시집을 선물받거나 무명의 편지를 받아본 적이 있다”며 웃었다.“남편에게서 꽃을 선물받게 되면 차라리 돈을 달라고 말하는 여자들도 있지만, 속으로는 다들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여자라면 꽃 받을 준비가 돼있거든요.”다른 사람들을 위해 매일 꽃을 만지는 그가 가장 부러운 것은 꽃 선물. 곁에 머물고 있는 은은한 꽃향기에 마음을 달랠 수 밖에 없다. “바쁜 현대인들이 자연을 찾아 멀리 떠날 여유가 없잖아요. 꽃으로 만드는 자연스러운 공간 연출에 관심이 많아요.”웰빙 시대, 그는 현대인들의 건조한 생활이 자연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린인테리어’를 주목하고 있다. 베란다나 테라스, 옥상정원 등이 부담스럽다면, 투명한 유리컵에 줄기가 꺾인 꽃을 꽂아놓거나 이 빠진 그릇에 꽃잎을 띄우는 것도 공간 연출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그가 좋아하는 꽃은 보라색 과꽃이다. 홀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른 꽃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플로리스트 역시 꽃을 돋보이게 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7.15 23:02

[템포-레포츠] 가파른 산길 오르락 내리락 MTB!

평범한 자전거는 싫다, 험난한 환경을 두루 만끽할 수 있는 산악자전거(MTB)가 좋다.보통 사람은 걸어서 오르기도 힘든 모악산이나 기린봉, 건지산이나 황방산을 자전거로 오르내리는 사람들, 바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마니아들이다.종전엔 10대, 20대 젊은층에서 매우 적은 숫자가 이를 즐겼으나 이젠 도내에서도 10대부터 시작해 60대까지, 그것도 많은 가정주부들이 즐겨 탈 수 있을만큼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산악자전거는 안전장구를 갖추고 특수하게 제작된 산악전용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을 말한다.힘만으로는 안되고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나, 6개월 가량 배우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현재 전국단위 대회는 약 15개 정도로 참가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설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 5월 무주에서 전국대회가 열리는 등 도내에서도 산악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왜 최근들어 많은 사람들이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까.답답하고 다람쥐 챗바퀴 돌듯 하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가파른 경사를 올라갔을때 느끼는 성취감, 시원스레 질주하는 기쁨, 그리고 짜릿한 스릴 등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된다는 것.전신운동의 효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특히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산악자전거를 해서 건강을 회복한 예가 아주 많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산악자전거에 대한 강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산악자전거는 엄청 비싸고, 위험할뿐 아니라 힘이 좋은 젊은 남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물론 선수용은 500만원 이상의 고가이나 입문용 산악자전거는 50만원 가량이면 구입할 수 있다.헬맷, 자전거, 유니폼, 전용신발, 장갑, 보호장구를 모두 포함해서 100만원 범위내에서 준비를 마칠 수 있다.제대로 배우면 위험하지도 않다.처음 한두달간은 동호회 등에 가입해 도로, 임도 등에서 기초를 배운뒤 2, 3개월 가량 낮은 산에서 오르막, 내리막 코너링 등을 집중 연습하면 된다.입문후 3개월 정도면 낮은 산을 즐겨 탈 수 있고 6개월 이상되면 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모든 운동이 그렇듯 산악자전거도 힘보다 기술이 우선시된다.전주MTB와 전주두바퀴동호회 "남녀노소 씽씽 달리며 스트레스 싸악~전주MTB는 남녀 모두 활동하며 평일엔 선수위주로 활동하나 주말엔 동호회원들과 산이나 들로나가 함께 라이딩을 즐긴다.특히 초보자 강습도 해 입문하려는 사람이 노크해볼 만하다.또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산악자전거 동호회 ‘전주두바퀴 여성회’도 있다.매주 세차례씩 라이딩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주부들로 구성됐으며 나이도 30대부터 60대초반까지 다양하나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홈페이지는 주소는 전주MTB(http://cafe.daum.net/jeonjuMTB), 전주두바퀴여성회(http://cafe.daum.net/jdMTB) 등이다. 강철민 전주MTB회장 "산악자전거 타며 삶의 즐거움 만끽"“산악자전거 대리점에 놀러간게 인연이 돼 10년째 산악자전거를 즐기는데 입문한 사람마다 너무 좋다고 야단들이죠.”전주 MTB회장인 강철민씨(33)는 도내에서 맨 처음 산악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사람으로 전문 선수 출신이 아니면서도 엘리트 산악자전거 선수가 된 특이한 경력을 자랑한다.전주시 삼천동 시립도서관 뒤편에서 자전거 교실을 열고 있는 그는 지난 98, 99년에는 전국대회에 출전, 3위이내에 든 일류 선수다.“산악자전거는 특별한 운동이라는 편견만 버리면 누구나 다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안전장비를 갖추고 차분히 배우면 전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삶의 즐거움을 찾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5.07.15 23:02

[템포-맛&멋] "꽃이 주는 큰 선물 가족간의 화목"

꽃과 함께하는 생활은 어떻게 다를까. 꽃과 함께하는 이들을 만났다. 전주시 고사동 유영플라워에서 만난 그들은 꽃과 같은 화사한 웃음을 보여줬다. “설레요. 이 나이에 설렘을 얘기한다는게 쑥쓰럽기도 하지만 꽃을 만지는 날은 설렙니다.”생활에 꽃이 들어온지 2년 됐다는 김혜주씨(전주시 진북동). 그는 꽃꽂이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셋이예요. 아이들과의 갈등이 있었는데 꽃을 만지게 되면서 여유를 갖게 됐어요.”그는 꽃을 화제로 아이들과의 대화가 늘어난 것은 물론 관계가 좋아졌다고 들려줬다. 자신에게 여유가 생기면서 가족관계가 좋아졌다는 것이다.“꽃을 새로 꽂는 날이면 아이들이 큰 관심을 보여요.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나오죠. 남편도 꽃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조현(서신동)씨도 꽃이 준 가장 큰 선물이 ‘가족간의 화목’이라고 했다. 집안에 꽃이 바뀌면 아이들과 남편이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한다.“집안에 들여놓은 작은 꽃이지만 이를 통해 자연을 느끼는 것 같아요. 피고 지는 자연의 이치를 배우는 것도 같고…. 가끔 야외로 나가면 풀과 꽃, 나무에도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강희준(서신동)씨도 아이들에게 꽃꽂이를 가르쳐보고 싶다고 했다. 감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란다. 꽃을 만지면서 여백의 미도 배운다고 했다. “꽃을 꽂을 때도 여백을 두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꽃을 꽂으면서 삶에도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한때 꽃을 사치라고 생각했었다는 한윤희씨(평화동). 꽃과 생활한지 4개월여밖에 안됐지만 이젠 꽃이 없으면 허전할만큼 중독됐단다.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며 꽃을 꽂아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구요.” 그는 차 한잔을 마셔도 꽃과 함께하면 향이 더욱 깊어진다고 했다. 조경아씨(서신동)는 꽃을 만나면서 더욱 창조적인 삶을 살게됐다고 했다. “집은 그대로인데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유리접시에 꽃잎을 띄워놓거나 쥬스잔에 꽃한송이만 세워도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아주 작고 간단한 일인데도 예전엔 생각조차 못해봤던 시도를 해본다고. 꽃을 꽂는 사람들은 꽃과 함께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도 얻었다고 했다. 작은 꽃한송이 풀한포기가 주는 기쁨이 참으로 다양하고 컸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7.15 23:02

[템포-맛&멋] 꽃들의 자리찾아 꽂다보면 어느새 이세상 행복가득~

객사에서 다가교를 잇는 충경로 끝자락에는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하다. 그 향기를 쫓아가면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곳 ‘유영 플라워’가 있다. 자신만의 감각으로 ‘유영 스타일’을 이끌어낸 공간연출가 유신욱(54)씨의 꽃방이다. 이곳에서 ‘같은 꽃도 그가 꽂으면 다르다’는 말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사람, 유신욱을 만났다.“꽃이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연스럽지 않은 꽃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자연스러운 꽃은 마음을 감동시키죠. 꽃은 시들어도 감동은 영원히 살아있거든요” 꽃이라고는 장미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한다. 모든 자연이 꽃이라고, 그 꽃들을 생활속에 들여놓으면 삶이 달라진다고…처음엔 그냥 취미로 시작했다. 어느덧 재미가 붙었고 회사 동료들을 가르칠만큼 손재주도 달라졌다. 꽃을 자신의 일로 만들고 싶어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고향 전주로 내려온 것이 86년. 그때부터 20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그의 꽃방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 잡았다. 꽃과 나무, 소품들의 어우러짐은 18세기 유럽정원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움과 낭만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 디스플레이는 저의 즐거움입니다. 그 즐거움이 자부심이 되었고 이제는 의무감이 되었죠. 저의 가게를 보는 이들이 자연을 많이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즐거움이죠.”오늘의 그는 단순한 플로리스트가 아니다.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디자인까지 그의 활동 영역은 넓어졌다.모든 자연과 공간연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의 일상이 이어낸 결과다. 그가 즐기는 소재는 자연. 자투리 나무를 짜집기해 벽에 걸어놓은 장식품과 풀잎 뒤에 쳐놓은 모시, 꽃잎 모양으로 내놓은 수박, 나뭇잎 넵킨위의 오미자차까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부분에도 세련된 감성을 불어넣는 그의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가 디자인이다. ‘유영스타일’이 왜 남다른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꽃을 예쁘게 꽂는 비결을 물었다.“꽃은 이미 예쁘기 때문에 예쁘게 꽃을 필요가 없어요. 그것들의 원래 자리를 찾아줄 뿐이죠. 자연스럽게 꽂는 것, 마음에 와 닿게 꽂는 것이 진정한 꽃꽂이예요”그에게 꽃을 배우는 100여명의 회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도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을 존중하고 즐기라고 일러둔다.“어른들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꽃꽂이를 잘해요. 가르쳐주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를 정확히 찾아내죠. 잘 하려는 욕심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꽃을 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학교 특기적성교육에 꽃꽂이나 식물가꾸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놨다. “영어, 수학 등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자연의 감촉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면 다른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심성을 갖게 되죠.”꽃꽂이가 너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쥬스병에 들꽃 한송이 담아두거나 소주잔에 꽃잎을 띄워 식탁에 놓아보는 건 어떨까. 손쉽게 생기 가득한 집안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꽃이 있어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고 그들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면 더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유영씨. 20년을 한결같이 꽃과 함께 했지만 아직도 예쁜 꽃을 보면 설렌다는 소녀같은 그를 보니 노래 한구절이 떠오른다.“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문화일반
  • 전나임
  • 2005.07.15 23:02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달포' 는 한달· '해포' 는 1년 남짓...

노예로 팔려갈 날짜가 다가오는 속도와 감옥 창살 밖을 흐르는 세월의 속도는 같을 수가 없다. 전자는 더디 갔으면 하는 시간이고, 후자는 빨리 가기를 바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시간은 한결같지 않다.’는 세르반테스의 말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세월의 속도에 닿는 사람들의 느낌은 때와 곳에 따라 서로 다를 것이다. 빨리 오기를 바라면 더디 오고, 더디 오기를 청하면 빨리 오는 것이 세월이니까. 그러한 시간은 시시각각 철두철미한 공포요 불안이다. 더구나 사진 속의 한 순간처럼 흘러간 세월은 잡아 가둘 수도 없는 나이든 사람이 “가는 세월 어느 누가 막을 수가 있나요…….” 따위 노랫가락에 젖는 마음은 어떠할 것인가.세월이 무섭고 불안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은 품에 크나큰 한(恨)을 묻고 당신이 가신지도 벌써 ‘달포’가 지났구료.”나, “야속한 세월…… 당신이 저승으로 떠나기 위한 마지막 대합실이 된 사북탄광의 그 막장! 그토록 엄청난 충격에도 벌써 ‘해포’의 세월이 흘렀구료.”에서 세월의 무서움과 안타까움을 나타낸 ‘달포’와 ‘해포’는 어떤 뜻인가.‘달포’는 ‘한 달 남짓’을 ‘해포’는 ‘1년 남짓’을 가리킨다.야속하다 할까 봐, 냉혹하다 할까 봐 차마 ‘한 달’과 ‘1년’으로 못박아 정확히 기억하는 표현을 피하려 할 때 쓸 수 있는, 실로 가상한 말이다. 그런가 하면 ‘날포’라는 말까지 있다. ‘하루쯤’이라는 뜻이다.“성님, 끝낼람 둬 시간 걸리겠습죠?”“예끼 이놈아, 빨라도 날포는 잡아야 할 게다.” 이렇게 쓸 수 있는 날포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7.14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허례는 제 낯내기

어떤 사람이 헛된 예절을 차리거나 그 사람의 허식적인 행위를 볼 때 꼬집거나 비판하는 말이다.전에는 허례적인 행위를 숭상하는 일이 많았는데 뜻있는 사람들은 그런 일을 냉정히 비판했다.전에 이루어진 군지나 읍지를 비롯한 여러 서적에 기록된 효자들의 행적 중에는 부모의 병중에 부모의 똥을 맛본 일(嘗糞, 똥이 달으면 죽고, 쓰면 산다함), 손가락을 끊거나 째고 혹은 다리를 째서 피를 부모의 목구멍에 넣어준 일, 부모의 복을 입는 동안 채소나 죽만 먹는 일, 부부 생활을 끊는 일, 묘 옆에 막을 짓고 그곳에서 시묘(侍墓)하는 일 등을 쭉 늘어놓았는데 그런 일도 자기가 효자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허식적인 행위로 여기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런데서도 ‘허례는 제 낯내기’라는 말이 생겼을 것이다.<출전>숙종 때 사람 김주신(金柱臣)의 저서 수곡집(壽谷集)에는 여지승람(輿地勝覽)의 기록이라 하여 함양(咸陽, 경상남도)은 작은 현인데 그 현에서 효자로 인정되어 세금과 부역을 면제 받은 사람이 19명이다. 그중에는 부모의 똥을 맛본 일로써 효자가 된 사람이 여섯 사람이라 하고, 효자로 지목된 사람 중에는 허식적인 효행이 많은 것을 은근히 시사했다.선조 때 사람 이기의 저서 ‘송와잡기(松窩雜記)’에도 효도한다 하여 손가락이나 허벅다리를 째는 일, 복을 입는 동안에 채소만 먹거나 죽만 먹는 일, 시묘 사는 일 등을 헛된 예절로 보았다.조선 말기의 정약용(丁若鏞)의 저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에도 효자 열녀 충신으로 추앙 받는 사람 중에는 자기를 나타내기 위한 허식적인 일이 많은 것을 지적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런 일을 권장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정약용이 제시한 허례의 하나로 어떤 사람은 부모의 복을 만 삼년 동안 입고(예법에는 만 이년), 또 왕의 복상(服喪)도 부모와 같이 하고, 망곡(望哭)하는 일도 올바른 예법이 아니라고 하였다. 또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 죽는 그런 일을 찬양해서도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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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7.14 23:02

신비로운 꽃의 색감

현실 속에서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온 작가가 이번에는 꽃으로 눈을 돌렸다. 60∼70년대 가난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과 90년대 IMF의 힘겨움 등을 통해 보다 사실적인 목소리를 내온 그가 찾아낸 꽃의 아름다움은 신비로운 색이다. 사진작가 최영철씨(67)가 15일부터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꽃들의 대화’를 연다. 7년만에 여는 세번째 개인전이다.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꽃을 찍어왔어요. 줄곧 보도사진을 해왔기 때문에 그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저마다 다른 꽃의 색을 보여주고 싶습니다.”그는 사람들의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 꽃에도 많은 색들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꽃 한송이 한송이를 관찰하며 인간의 생로병사를 읽어온 그는 삶에서도 작업에서도 자연스러움을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었다.“한약재로 쓰이는 꽃 65점 정도를 내걸어 전시장을 꽃방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미국 수중식물원이나 베트남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지만 주로 전라도 들판에 피고지는 꽃들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몇 년 전 급성녹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지만, 그는 사진 찍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요즘 최씨의 카메라를 붙들고 있는 것은 장터 사진. 그는 “우리 장터에 가면 인상 쓰고 다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그것이 바로 자신을 흥분시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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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5.07.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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