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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문서의 향기]물건 사고팔듯 매매

‘인신매매’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을 팔고 사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나 할 짓으로 매도되곤 한다. 그렇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인신매매’인지 아닌지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모호하기도 하고 사실상의 면죄부를 가지고 있는 경우들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선불금’이나 얼마전 현대판 노예문서라고들 했던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계약체결문서 등처럼 경제적 가치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경우들도 어쩌면 광의의 ‘매매’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하물며,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조선시대 노비들이야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조선시대 노비들을 세는 단위는 몇 명(名), 몇 인(人), 몇 원(員) 등이 아니었으며 입의 수를 세는 ‘몇 구(口)’였다. 사람에게 있어 하나밖에 없는 입의 수로 사람을 세는 것이었으니 노(奴) 몇 구, 비(婢) 몇 구라 표기하였으니 몇 두(頭)라 표기하는 재산가치 있는 가축과 별반의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경국대전≫에 의하면 무릇 모든 노비 매매는 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사사로이 몰래 매매를 하였을 경우에는 관청에서 그 노비 및 대가로 받은 물건을 모두 몰수하였다. 현존하는 노비매매문서는 이렇듯 매매를 증빙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토지매매와 마찬가지로 관청에 신고하여 입안(立案)을 받아야 했다. 토지매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입안 절차를 준수하였는데, 그것은 노비들의 도망과 출산 및 사망 등으로 ‘재산변동’이 심하여 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소유를 증빙하기 위해서였다.그럼 노비의 가격은 어느 정도였을까? 1744년 전라도 부안현에 살던 김생원이 고부의 조생원으로부터 사내종 3명을 구입하면서 지급한 금액은 18냥으로 한 명당 6냥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1697년 무장현에 살던 오정훈이 사내종 1명을 15냥에 구입한 것에 비하면 반절 정도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이외에도 1812년 계부(季父)가 조카 낙선에게 사내종 2명을 26냥에 방매한 반면, 1851년 김진탁이 윤필검에게 판 계집종 1명의 가격은 15냥이었다. 또한 1869년 매매된 계집종 쪼깐(足間)의 가격은 무려 100냥에 달하였다. 이처럼 노비의 가격은 시대에 따라 노비의 상태에 따라 딱히 정해진 가격이 없었다.지불대금의 경우 노비는 가옥이나 토지와 같이 고가의 거래에 해당되어 1690년대 이전에는 말이나 은(銀), 포(布) 등으로 지불하였으나 169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는 동전으로 지불하였다. 또한 매매문서의 작성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매수자와 매도자 자신이 매매서명을 하는 경우 뿐 아니라 상전을 대신해서 노비가 매매문서 작성의 주체가 되기도 하였다. 매매문서에는 매매 당사자는 물론이고 증인도 함께 서명하였는데 글을 모르거나 맹인 경우 서명(수결)은 손가락 마디를 그려 넣기도 하였다.“나라에 천민의 수가 열에 아홉으로 많고 그 중에 아무리 능력이 있는 자라 할지라도 평민과 차별대우를 받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라는 성호 이익의 탄식처럼 노비를 재산이 아닌 사람으로 보는 것, 그리고 1801년 6만6,067명의 공노비 문서가 불살라진 것은 바로 ‘근대’의 출발이기도 하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2004.11.30 23:02

[양계영의 베스트셀러 엿보기]존 그리샴 '최후의 배심원'

‘법정 스릴러의 대가’, ‘일년에 한번씩 폭발하는 활화산’. 미국 작가인 존 그리샴을 칭하는 말들이다. 미시시피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주의회 하원의원까지 지낸 그리샴은 1989년 첫 번째 법정소설 ‘타임투킬’을 발표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섰다. 의사이자 과학도인 마이클 크라이튼이 ‘사이언스 스릴러’로 명성을 쌓아가는 것처럼 존 그리샴도 그의 전공을 살린 ‘법정 스릴러’로 두터운 고정팬을 확보한 작가이다. ‘타임투킬’, ‘펠리컨 브리프’, ‘의뢰인’, ‘사라진 배심원’ 등 해마다 한편의 작품을 내놓고 있는 그가 이번에 선보인 ‘최후의 배심원’은 평론가들로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1970년 미시시피주의 ‘포드카운티 타임스’가 파산하면서 불과 23세의 대학생인 윌리 트레이너가 새 소유주가 된다. 미래가 어둡기만 하던 이 신문사는 한 여성이 악명 높은 패드킷 집안의 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서히 회생의 길로 접어들고, 윌리는 사건에 굶주린 독자들의 입맛에 맞춰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른바 ‘잘 팔리는 기사’만 쓰던 윌리는 살인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사회의 공기인 언론의 역할과 사명, 그리고 진실과 정의를 깨달아 가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그리샴 특유의 날카롭고 냉정한 문체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 문화일반
  • 2004.11.30 23:02

대입 마지막 관문...이제 논술이다

수능이 비교적 쉽게 출제된 올해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일부 대학들은 논술 기출문제를 공개하거나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선정해 밝히고 있다. 수능 이후 부족한 시간 탓에 핵심요약식인 논술대비 서적이나 족집게 학원 등을 찾게 되지만, ‘빠른 길을 가기보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 논술시험은 고전이나 시사적인 문제들을 제시하고 현실에 적용, 사회 쟁점들을 풀어내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최근 논술고사는 고전(古典) 관련 제시문이 늘어나는 추세. 교양의 폭과 생각의 깊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옛 것을 읽는 것은 오늘의 사회를 읽기 위해서다. 많은 독서를 하고서도 현실과 연결시키지 못하면 논술 채점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지승호씨의 ‘마주치다 눈뜨다’(그린비 펴냄)는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과 언론인 등 한국사회 쟁점들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있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친일청산 및 과거사 진상 규명, 양심적 병역거부,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주한 미군 감축, 대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언론개혁 문제, 유영철 사건 등을 다뤘다.2000년 포항공대 교양학부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박이문 교수의 ‘자연, 인간, 언어’(철학과현실사 펴냄). 자연과 인간, 인간과 언어, 언어와 예술 등에 대한 철학적 논문을 모은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유전공학 시대의 형이상학, 문학은 철학적이어야 하는가 등 전제론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들을 주제로 삼고있다. 문장 구성이 논리적인 것도 큰 장점.‘플라톤’은 이름에서 부터 그 무게에 압도당하기 십상이지만, 얇은 두께와 재밌는 표지로 만나는 플라톤은 다르다. ‘30분에 읽는 플라톤’(랜덤하우스중앙 펴냄)은 플라톤의 삶과 스승 소크라테스의 영향, 이데아론, 이상국가론 같은 플라톤의 철학을 빠짐없이 짚어준다.김창호씨의 ‘내가 아는 것이 진리인가’(웅진닷컴 펴냄)와 ‘이성은 언제나 정당한가’(웅진닷컴 펴냄). 제목부터 도전적인 이 책들은 ‘대입 논술 및 면접·구술고사와 관련된 고전적 쟁점들에 관해 훑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내가 아는 것이 진리인가’는 ‘인식론’ ‘과학 철학’ ‘사회 및 역사 철학’ ‘윤리학’ ‘문화, 환경, 종교’ 등에서 과학자는 연구결과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 자유와 평등은 양립할 수 있는가, 역사는 진보하는가 등 토론이 가능한 주제들로 논의를 전개한다. ‘이성은 언제나 정당한가’는 ‘사회적 합의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시민사회의 발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학기술의 진보는 미래를 약속하는가’ ‘우리의 상식은 과연 타당한가’ 등 이성이나 상식, 과학 등 가치판단에 절대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것에 대한 철학적 문제제기를 시도했다. 논술을 두려워하는 수험생들에게 ‘평범한 글쓰기’를 권하는 ‘우리 말글살이를 가꾸는 평범한 글쓰기’(우리교육 펴냄).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풍부한 보기글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김판용 전라북도교육청 연구사는 “실제로 수험생들은 논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지 못해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서를 통해 얻은 배경지식으로 사회에 대한 인식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30 23:02

'전주문화의 정체성을 찾는다' 2004 학술대회 내일 전북대서

‘과거사 청산은 한민족의 정체성 수립이다.’ 전통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삶이 일제로부터 왜곡된 근현대시기의 지역 정체성 수립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30일 오후 2시 전북대 인문과학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열리는 ‘전주문화의 정체성을 찾는다’ 2004 학술대회.지방 분권 시대를 맞이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삶을 보다 역동적이고 활기차게 바꾸기 위해 전주문화원과 전주문화사랑회가 공동주최하고, 전북대 박물관 주관했다.‘지역 정체성 수립과 과거사 청산’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서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이 ‘과거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의 의의’를, 최재흔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이 ‘일제 잔재 청산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한다. 주혁 경기지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원도연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지역연구에 있어 친일청산의 방향과 의미’, ‘전주권지역 친일 잔재 현황과 청산 방향’을 각각 발표하며 지역의 정체성 찾기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종합토론은 신순철 원광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동희(예원예술대) 송만오(전주대) 하태규 교수(전북대) 이병규 원광대 강사가 참여한다. 063) 270-2552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9 23:02

서양화가 조헌 개인전 12월 3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사람살이란 결국 귀찮은 관계의 연속일 수 있어요. 그럼에도 살면서 찌든 정들이 그들을 그립게 만들고 떠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불만을 ‘개’로 분출시켜 온 서양화가 조헌씨(40)가 네번째 개인전에서는 인물을 다뤘다. 12월 3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人-追憶’.“추억은 순간적인 것이 아닌,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림으로 보여지는 것은 인물이지만,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 그들이 만들어낸 추억 등 보이지 않는 것들을 주목했으면 좋겠어요.”웅크린 몸과 고뇌하고 있는 표정, 공허하거나 공격적인 눈빛. 그림 속 사람들은 무표정이거나 음울하다. “아름다운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그린다”고 말하는 조씨는 뚜렷한 형상 없이도 강렬한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즉흥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상태로 작업하는 편이에요. 강한 이미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강렬하게 전달하고 싶어서죠.”인색하리만큼 무채색 계열을 고집하는 작가는 어두운 화면과 두텁고 거친 마티에르로 주제의식을 또렷하게 전한다. “다른 재료에 비해 수정이 가능한 유화는 그 과정에서 더욱 매력있다”는 그는 “그러나 작가는 다양한 표현수단을 가져야 한다”며 올 겨울 흙을 배워볼 생각이라고 했다.원광대를 졸업한 조씨는 쟁이회, 노령회, 전북인물작가회, 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9 23:02

'바이올린 소나타에 빠져볼까' 은희천교수 독주회

전주대 은희천 교수가 3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바이올린 독주회를 연다. 실내악단 글로리아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창단, 실내악 운동을 주도해온 그의 독주회는 올해로 열세번째. 지난해에 이어 그의 왕성한 연주활동을 담아내는 무대다. 연세대 음대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 미국 템풀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전주시립교향악단 악장을 역임, 지난 81년 글로리아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현재까지 20여년간 리더로 활동하며 지역 음악발전에 기여해왔다.올해 독주회는 바이올린 소나타를 대표하는 모짜르트, 베토벤, 브람스의 명곡들로 꾸민다. 피아노의 부수적인 악기에 지나지 않았던 바이올린이 본격적인 소나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계기가 됐던 모짜르트의 후기 작품 ‘바이올린 소나타 제15번 K454’은 특히 관심을 모은다.1784년 작곡된 이 작품은 발랄함과 함께 적막감이 감도는 어두운 서정이 아름답다.봄의 아지랑이를 연상시키는 포근한 모짜르트의 숨결이 느껴지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을 겨울의 길목에서 듣는 느낌도 새롭다. 쓸쓸한 시정(詩情), 고독한 내면을 파고드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은 우수와 깊은 명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오정선씨(전주대 강사)가 협연한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1.29 23:02

전주국제영화제 하반기 마스터클래스 찾은 일본 스와감독

“전주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친밀감과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정말 감동스럽습니다. 디지털 영화를 적극적으로 발견하고자 노력하는 전주영화제에서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 기쁩니다.”2000전주국제영화제 ‘우석상’을 수상하고, 2002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삼인삼색에서 ‘히로시마에서 온 편지’를 연출한 일본의 스와 노부히로 감독(44). 전국국제영화제 하반기 촬영감독 마스터클래스를 찾은 스와 감독이 27일 지역의 젊은 영화학도들과 만났다.“내 영화에는 무의식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됩니다. 영화를 찍을 때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중에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생각해 보죠. 그러나 카메라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촬영지연으로 방한을 취소한 타무라 마사키 감독을 대신해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한 스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촬영과 연출의 관계, 여러 촬영감독과 함께 했던 작업 과정, 자신이 추구하는 연출 등을 소개했다.특히, 타무라 감독과 상반기 마스터클래스를 방문했던 카롤린 샹페티에 감독의 촬영 스타일 비교는 큰 관심을 모았다.“타무라 감독은 ‘2/듀오’에서 렌즈, 조명 등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찍히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여유가 있었어요. 반면, ‘H스토리’를 작업했던 카롤린 감독은 자신이 획득하려는 한가지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이었죠.”스와 감독은 “타무라 감독은 ‘모든 것이 전부 화면에 찍힐 수는 없다’고 자주 말했다”며 “이에 반해 카롤린 감독의 프레임은 각각 독자적인 이미지에 집중돼 있어 하나로 연결시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99년 촬영한 ‘2/듀오’는 각본 없이 진행돼 무의식적인 요소가 많았으며, ‘H스토리’는 영상 면에서 빛이 가지고 있는 색감과 촉각성 등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각본이 없을 때 배우에게 의존하게 되고 배우가 영화 내용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는 스와 감독은 “배우 선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편집에 있어서는 잔혹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27일과 28일 영화의거리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마스터클래스에는 전주대, 우석대 등 영화과 학생들을 비롯 영화관계자 95명이 참석했다. 28일에는 ‘비트’와 ‘봄날은 간다’ ‘살인의 추억’ 등을 촬영한 김형구 감독을 초청, 영화 상영과 모더레이터와의 대담, 관객과의 대화 등을 진행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9 23:02

제5회 한국공예대전을 통해 본 한국공예의 흐름

올해로 다섯번째 맞이한 익산한국공예대전이 ‘민간 주도 한국공예의 독보적 위치를 확보한 대전’으로 평가받으면서 권위있는 공모전으로서 안착했다.익산한국공예대전(운영위원장 이광진)은 ‘민간 주도’와 ‘지역’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출발했지만 지역 공예인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심사 공정성을 위한 운영위의 노력을 바탕으로 비슷한 시기에 전국적으로 몰려있는 공모전 속에서 굳건한 위상을 확립했다는 평가다.지난 26일 최종심사를 마치고 입상·입선작을 발표한 올해 익산한국공예대전에 응모된 작품은 4백7점. 지난해보다 다소 출품작은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수준이 고르고 새로운 기법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한국공예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올해 공모전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소재와 기법에 대한 작가들의 관심’. 기존 틀을 깨뜨리고 자신들의 독창적인 언어를 확보하려는 작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공모전의 각 부문마다 반영됐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최우수상(조현성 作 ‘관람’)을 내며 기술·기능적 수준이 급성장한 유리공예가 특히 관심을 모았다. 전통 및 기타창작부문에서 한지, 칠, 침선, 자수, 피혁 등 다른 장르가 예년 수준에 머무른 것에 반해 다양한 기법을 소개하고 공예적 요소의 다양한 형태를 선보인 유리공예가 부각됐다. 때문에 앞으로 유리공예가 기타공예의 중심적 역할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제시됐다. 금속부문은 개성있는 컨셉과 다양한 소재 개발이 돋보였다. 귀금속·보석장신구 경우 테마가 있는 작업설정이 돋보였으며, 경제불황을 반영하듯 고가의 귀금속 보다 주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개발과 활용성이 많았다. 금속조형의 경우 작가들의 관심이 대부분 조형적 설명에 치우쳤다. 그러나 정택우·김석영씨의 공동작인 금속가구 ‘여심(女心)’이 대상을 수상한 것에 비춰보면, 조형미와 더불어 실용성의 조화가 앞으로 금속공예 부문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공예의 경우는 그동안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했던 염색 작품의 출품이 줄어든 반면, 타피스트리와 직조 분야는 출품율이 늘었다. 비구상작품들이 비교적 많이 출품됐던 섬유는 특유의 섬세한 기법과 색채의 조화가 돋보였다. 도자는 전년도에 비해 출품작이 반절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제작기법의 다양함과 재료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됐다. 그러나 목칠공예는 출품작 대부분이 수납장 위주여서 기능에 대한 고민이 요구됐다. 입상·입선작은 12월 7일부터 13일까지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9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우생선고(牛生先告)-牛로 된 글자

뿔 있는 소의 모습을 본떠서 소 우(牛)소(牛)로 논밭(一)을 갈고 짐을 나르며 많은 것을 생산하여 먹고사니 날 생, 살 생(生) * 一(‘한 일’이나 여기서는 땅의 모습) 소(牛)와 같이 어진 사람은 먼저 일을 하니 먼저 선(先) 소(牛)를 잡아 차려 놓고 입(口)으로 알리니 알릴 고(告) <참고> ①牛 소 우 (ox, cow) 午(말 오), 半(반 반)牛乳(우유) 암소에서 짜낸 젖. * 乳(젖 유) ②生 날 생, 살 생,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접사 (be born, live)* 농사가 기계화된 요즘에는 소를 고기용으로만 키우지만 옛날에는 농가에 아주 필요한 것이 소였어요. 소(牛)로 논밭(一)을 갈고 짐을 나르고 많은 것을 생산하여 먹고산다는 데서 ‘날 생, 살 생(生)’이고, 또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접사’도 됩니다.生命(생명) ㉠목숨. ㉡사물의 유지되는 기간. 學生(학생) 글을 배우는 사람. * 命(명령할 명, 목숨 명, 운명 명), 學(배울 학)③先 먼저 선 (first) 先約(선약) 먼저 해놓은 약속. 先覺(선각) (남보다) 먼저 깨달음. * 約(묶을 약, 약속할 약), 覺(깨달을 각) ④告 알릴 고 (tell) 告白(고백) 숨김없이 사실대로 말함. 報告(보고) 일의 내용이나 결과를 알리는 것.* 白(흰 백, 밝을 백, 깨끗할 백, 아뢸 백), 報(갚을 보, 알릴 보)

  • 문화일반
  • 2004.11.29 23:02

익산 한국공예대전 정택우·김석영 공동작 '여심' 대상 수상

민간 공모전으로 한국공예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금속공예 2부(금속조형)에 출품한 정택우(29)·김석영(26)씨의 공동작 ‘여심(女心)’이 대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전통 및 기타창작 부문 조현성씨(29·인천시 주안 7동)의 ‘관람’이 차지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익산한국공예대전(운영위원장 이광진·원광대 교수)이 26일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응모작은 4백7점. 금속1부 76점, 금속2부 32점, 도자 69점, 목칠 41점, 섬유 1백5점, 전통 및 기타창작공예 84점이다. 운영위는 1백70점이 입선, 출품작의 40%선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보다 출품작 수는 줄었지만, 신선한 재료와 소재,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성 공예인들과 전국 단위 공모전 수상 경력자들의 출품이 늘어난 것 역시 특징.장윤우 심사위원장(한국공예문화진흥원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작품 표현에 대한 작가들의 주제 의식이 뚜렷해지고 조형성 있는 작품이 많아졌다”며 “출품작 수가 줄어든 것은 공모전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예술성과 조형성을 중요시하는 공모전으로 자리매김한 증거”라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기술·기능적 수준이 급성장한 유리공예가 관심을 모았다. 전통 및 기타창작부문에서 다른 장르가 예년 수준에 머무른 것에 반해 유리공예가 부각, 기타공예의 중심적 역할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다. 부문별로 금속은 개성있는 컨셉과 다양한 소재 개발이 돋보였으며, 비구상작품들이 비교적 많이 출품됐던 섬유는 특유의 섬세한 기법과 색채의 조화가 돋보였다. 도자는 전년도에 비해 출품작이 반절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제작기법의 다양함과 재료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됐다. 목칠은 출품작 대부분이 수납장 위주여서 기능에 대한 고민이 요구됐다. 심사세도를 2심제로 바꾼 올해 공모전은 특히 공정한 심사에 대한 운영위의 의지가 돋보였다. 38명의 심사위원이 이틀에 걸쳐 입선작을 정하는 1차 심사와 특선 및 수상작을 결정하는 2차 심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대상과 최우수상을 결정하는 최종심사에서 도자 부문 작품이 뒤바뀌는 운영상 실수가 발생, 재심사를 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오점을 남겼다. 지난해 분리했던 전통과 기타창작공예는 다시 한 부문으로 묶였으며, 대상 2천만원을 비롯해 상금은 2백만원 증가한 5천6백만원이다.대상 금속공예부문 '여심'의 정택우·김석영씨"첫 응모인데다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이어서 기쁨도 크지만 부담이 더 큽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한 힘으로 삼겠습니다."대상작으로 선정된 금속공예부문 '여심'의 정택우(29·중앙대 예술대 공예학과 금속기사) ·김석영(26)씨. 장식성과 기능성을 살린 가구 콘솔을 모티브로 제작한 이 작품은 금속을 소재로 조형성을 강조하면서도 쓰임새를 살린 수작. 장신구나 소품 위주로만 제작되어왔던 금속공예의 변화를 새롭게 열어보이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모았다. "콘솔은 여성들에게 매우 친근한 가구지요. 여성들의 소품을 담아내면서 꿈도 함께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형태의 콘솔을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알루미늄·은·동·흑경 등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금속의 화려함과 섬세함이 적절히 조화된 아름다움이 빼어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컨셉을 잡고 제작을 주도했던 정씨는 중앙대 예술대에서 금속과 목공을, 올해 여름 졸업한 대학원에서는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두달여동안의 작업 과정을 함께 했던 김씨와는 대학 선후배사이. 출품을 일주일여 앞두고는 매일 밤을 샜을 정도로 작품제작에만 매달렸다는 정씨는 앞으로도 쓰임새있는 금속가구를 만들어나갈 계획. 장식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속에서 활용될 수 있는 쓰임새 있는 공예작품을 내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3-4년동안은 작품에만 전념할 생각이다.서울 출신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대한민국공예대전 입선, 전국관광품공예대전 산자부장관상을 비롯,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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