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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문서의 향기]노비가 된 곱덕과 오재삼의 삶

날씨가 점차 추워지면서 지하도를 찾는 노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IMF 이후 스스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사회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자기 파산 신청이었는데,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선택이 바로 노숙일런지 모른다. 때문에 노숙자가 생산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이라는 지적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지 노숙자의 증가는 그 사회의 경제적 능력을 대변하는 한 증거임에는 분명하다. 조선시대 이런 경제적 지표의 하나는 스스로 노비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증가일 것이다. 사회의 1차적인 생산자 집단으로서의 노비는 계급화된 사회에서는 ‘전쟁’으로부터 양산되었다. 임진왜란이 ‘노예약탈전쟁’이었다는 지적도 있듯이 전쟁은 사회계층상에 있어 최하위에 존재하는 1차 생산자 집단을 창출하였고, 이는 자신들의 경제적 자산으로 그 가치를 평가받았다. 따라서 노비는 경제적 도구일 뿐 인간으로서의 어떠한 사회적 배려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열악한 처지에 누가 스스로 빠지기를 원했을까마는 실제 조선후기에는 스스로를 노비로 파는 ‘자매문기’들이 많이 작성되었다. 1784년 전라도 무장현에서 어머니를 여윈 뒤에 80노부를 모시고 살던 최곳대는 아버지가 병들고 연이은 흉년으로 도저히 빚을 갚을 길이 없자, 자신의 딸 곱덕(古邑德)을 오생원에게 노비로 팔기로 작정하였다. 몇 년 동안을 조금씩 목구멍에 풀칠하기 위해서 가져다 쓴 곡식을 갚을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13살 된 딸을 팔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먹고 살 길이 막연해진 평민들의 선택은 가족을 파는 것이었다. 아들은 대를 물려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첫 번째는 딸이었다. 다음은 부인이고, 최후의 선택은 자신을 파는 것이었다. 최곳대가 누군가를 팔아야 했던 상황 속에서 곱덕을 택한 것은 세명의 딸 중에 경제적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비를 사는 사람은 더 확실한 것을 요구했다. 노비가 도망할 것을 우려해서 보증을 세우도록 한 것이다. 딸 곱덕을 팔기로 작정한 최곳대도 오생원이 보증인을 세우도록 요구하자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오재삼에게 보증을 서 줄 것을 부탁하였다. 오재삼의 보증으로 오생원에게 팔려간 최곱덕은 5년 뒤 아버지가 사망하자, 오생원댁 마름에게서 자기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오재삼의 음흉한 속셈을 전해 듣고, 그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도망할 것을 결심하였다. 1789년 8월 25일 밤 최곱덕이 도망치자 오생원댁에서는 오재삼에게 10월 5일까지 곱덕을 찾아 바치겠다는 수기를 작성하게 하였다. 정한 기일까지 도망한 곱덕을 찾지 못할 경우 오재삼은 오생원의 노비가 될 운명에 처하였던 것이다. 죽은 아비를 위해 최곱덕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자신의 가정을 짓밟은 오재삼을 노비로 만드는 것이었다. 자신의 딸을 노비로 팔아야 했던 최곳대와 그런 친구의 사정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했다가 스스로 노비가 될 처지가 된 오재삼의 운명은, 사랑하는 가족을 노비로 팔아야만 했던 당시 사회의 절박함 속에서도 독버섯처럼 존재하는 인간의 추악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2004.11.23 23:02

금요시담동인회 여섯번째 '금요시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시인들의 시심(詩心)은 마를 줄 모른다.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인하게, 변해가는 세상에 대고 시인들은 시를 읊는다. 1994년 창립,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이면 시를 가운데 두고 만나온 금요시담동인회(회장 송희). ‘고집불통’ 시인들이 행여 ‘자기 시에 빠져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까봐’ 서로 교감하고 교류하는 자리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가슴을 울리는 큰 것을 찾아내는 것이 시인일까. 여섯번째 ‘금요시담’은 작은 세상을 향한 여덟 시인의 큰 외침이 있다. 콘트라베이스 소리는 ‘어둠의 층층을 내리 누르는 소멸(‘玄1’ 중)’이고, 눈사람은 문상객도 없이 햇빛이 장례식을 치러준다(‘눈사람’ 중). 첫 장에서 만나는 임경신은 생성보다 소멸을 주목하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대출보증과 독촉장, 근저당 설정. 유대준은 ‘인생을 뒤엉켜 놓고 풀어 가면서 살라’고 하는 세상을 향해 ‘아직도 살아야 할 이유’를 말한다. 김현조는 “새살은 깊은 상처에만 돋는 법”이라며 풍요의 가을 보다 아픈 노동의 가을을 그렸다. 숨이 턱턱 막히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삶에는 버릴 수 없는 희망이 있다.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안평옥은 수줍은 사랑을 노래한다. ‘눈 덮인 감나무 가지 끝의 까치밥 하나’를 보며 ‘그런 걸까? 사랑은’이라고 고민하고, 엑스레이를 찍다 몰래한 사랑이 방사선 필름에 묻혀 나올까 걱정한다. 박영택은 삶에서 고향에서 계절에서, 이 세상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박은주는 산과 고향 가는 차표 한 장, 너와 나, 지하철역, 바다 등 주변의 풍경에서 시를 전한다.“한 사람 한 사람 재미나고 신비하다”는 송희는 ‘사고 팔기 민망한 지구를 가지고 흥정’을 하고, 지나가는 바람을 ‘수많은 몸을 가졌던 바람’이라고 짓궂게 놀리기도 한다. “시인을 빠르게 발음해 보면 신이 된다”는 김기찬 시인은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발상으로 ‘가을 전어’처럼 고소롬한 시를 내놓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3 23:02

창작집 '모구실' 펴낸 소설가 서정인씨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졌다. 그것은 말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는 사람의 것이었다.’말이 그렇듯,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을까. 작가는 그런 식이었다. 모든 것을 한 바퀴 빙 돌고서야 말했다. 그러고 나서도 또렷하거나 직접적이지 않았다.성질 급한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을까 싶었다. 그러나 곱씹을 수록,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치에 닿는 말이었다.소설가 서정인(68·전북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김윤식(서울대 명예교수)이 “그는 소설 아닌 것을 소설이라 우긴다”고 했을 정도로 그는 소설로 실험을 한다. 만 4년만에 내놓은 ‘모구실’ 역시 소설장르의 실험 흔적이 깔려있다.치밀한 평소 성격처럼 그는 밀도 높은 단편 창작을 연작형으로 꿰었다. ‘모구실(2000)’에서 ‘불나방(2004)’까지, 총 열네 편의 간격은 4년이란 시간보다 더 아득하다. 같은 유형의 인물과 구성, 내용을 시대나 환경에 따라 적용하는 보통의 연작형과 달랐다. ‘모구실’이 증식을 일으켜 ‘진료소’로 자기 성장을 하고, ‘진료소’는 그 다음 편인 ‘수련원’이 되는 식이었다. 이를 두고 김윤식은 “한 작품이 증식을 일으켜 자기성장을 이루어 내는 ‘자기증식형 연작소설’”이라고 평했다.쉰을 넘긴 등산복 차림의 천수건이 산간 벽촌 모구실을 찾아간다. 그냥 가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중요한 볼일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천수건의 딸은 모구실의 보건소장. 좋은 부모와 좋은 자식, 나쁜 부모와 나쁜 자식 사이에서 독자는 궁금해 애가 탄다. 그러나 목적지에 닿기까지 작가는 여기저기 해찰을 한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발에 걸리는 대로 두리번거리는 작가를 보며, 독자들은 아주 작은 것도 쉬 지나칠 수 없다. 긴박함이 아니어도 집중시킬 수 있는, 서정인식의 긴장감이다.왜인지 모르지만, 딸은 아버지를 마뜩찮게 여긴다. 그 뒤로는 천수건과 동네 폐교를 지키는 조성달, 점방 아들 서존만의 술판 낀 세상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들은 술에 취했으면서도 맹자, 논어, 장자, 희랍신화, 불교와 유교 등 동서양의 고전과 신화를 녹인 철학담론을 풀어놓는다.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있는 세상을 버리랴, 나는 안 버린다’며 요즘의 세태를 비평도 한다. 과거의 지식으로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이다.판소리의 창조적 계승이라 평가받고 있는 ‘달궁’에 이어 작가는 판소리투의 문체를 다시 선보인다. ‘짱짱허요’ ‘딸싹하다’ ‘굉일, 반굉일’ 처럼 촌스럽지만 제법 어울리는, 살아있는 말들이다. 그리고 해학과 연민을 보여준다. ‘평상에 주저앉아 평상을 되찾’은 노인이나 ‘씨가 마르듯 물이 마른’ 저수지, ‘아플 환자 환갑’이라는 식으로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도 언어유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누추한 삶에 박혀있는 소소한 재미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3 23:02

[표돌이의 생활영어]That's not bad

That's not bad.상당히 괜찮은 편이군요.A: How much does it cost to fly to LA? 로스엔젤레스까지 항공료가 얼마나 됩니까?B: You can get a ticket for $600.00. 600달러에 표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A: That's not bad.B: Would you like to book a flight? 예약하시겠습니까?not bad / not half bad / not so bad / not too bad는 모두 '상당히 좋은', '어렵지 않은(not difficult)'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bad, evil, ill, wicked는 모두 덕성(moral qualities)이 결여된 것, 부도덕하고 비난할 것에 대해서 쓸 때는 의미가 아주 비슷합니다. bad는 가장 일반적인 말이며, 그 적용 범위도 '장난스러운' 따위의 가벼운 의미에서부터 '타락한, 부도덕한' 등의 무거운 의미에 이르기까지 가장 넓습니다. evil은 도덕률을 어기는 것(어기게 하는 것)에 대해서 쓰지만, 현재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ill은 evil보다 약하고 온건한 내용이며, 현재는 주로 관용구에 쓰입니다. wicked는 부정하고 부도덕한 내용이 evil보다 강하고, 적극적으로 좋지 않은 짓을 하는 것에 대해서 씁니다.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What is the round-trip fare for children? 어린이 왕복 요금은 얼마입니까?* Is this ticket refundable? 이 티켓은 환불할 수 있습니까?* How many flights do you have to Chicago a day? 시카고행 비행기는 하루에 몇 번 있습니까?

  • 문화일반
  • 2004.11.23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지지(知智)-知로 된 글자

화살(矢)처럼 사실에 맞추어 말하니(口) 알 지(知) 아는(知) 것을 응용하여 해(日)처럼 비추니 지혜 지(智)<참고> ①知 알 지 (know)* 화살(矢 :화살 시)처럼 말(口 :입 구, 말할 구, 구멍 구)을 빨리 알아들으니 안다는 데서 ‘알 지(知)’라고도 합니다.親知(친지) 친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 知一 未知二(지일 미지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름. * 親(친할 친, 어버이 친), 未(아닐 미, 아직 ~않을 미)<명언> '지지자(知之者)는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요 호지자(好之者)는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라'는 말이 있어요. ‘아는 것은 좋아함만 같지 못하고, 좋아함은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로, 아는 것보다 좋아함이, 좋아함보다 즐기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지요. * 之(갈 지, ~의 지, 이 지, 동사 뒤에 붙어서 동사의 뜻만 강조하기도 함), 者(놈 자, 것 자), 好(좋을 호), 樂(풍류 악, 즐길 락, 좋아할 요) ②智 지혜 지, 슬기 지 (wisdom) 智慧(지혜) 슬기.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智者 不失時(지자 불실시) 슬기로운 사람은 때를 놓치지 않음. * 慧(지혜 혜), 失(잃을 실), 時(때 시)<知와 智> 음식을 먹었다고 바로 살로 가는 것은 아니고, 잘 소화하여 필요한 대로 섭취하여 이용해야만 살로 가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무엇을 배워 알았다해도(知 :알 지) 그것을 응용하여 자기 나름대로 터득해(智 :지혜 지) 놓지 않으면, 그냥 먹어 놓은 음식물에 지나지 않아요. 알 지(知)를 지혜 지(智)로 바꾸어야 진정한 내 것입니다.

  • 문화일반
  • 2004.11.23 23:02

문예회관 활성화 모색 23·24일 소리전당서 워크숍 개최

문예회관과 문화기반시설 활성화를 모색해보는 워크숍이 23∼24일 이틀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문화관광부와 전북도가 주최하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주관하는 이번 워크숍은 ‘문예회관 활성화 및 권역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전국 문예회관 실무 운영자들이 함께 한다.지역 문화의 근간인 문예회관간 네트워크 구축의 초석을 다질 이 행사에는 전국 50여개 문화기반시설에서 모두 1백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23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워크숍에서는 이용관 안양문화예술회관 관장이 기조발제자로 나서 ‘문예회관 운영 현황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용호성 문화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장이 ‘문화예술교육사업 활성화 정책 추진방향’을 강연한다.토론회에서는 이철순 예술의전당 전시사업팀장이 ‘문예회관 효율적 운영 방안과 정책’을,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가 ‘문예회관 공간 운영 및 프로그램 활성화 사례’를, 소홍삼 경기문예회관연합회 대표가 ‘문예회관 네트워크, 무엇을 어떻게’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부대 행사로 ‘문예회관 현황 진단과 비전’에 관한 소모임 토론이 있으며 24일 오전 9시에는 종합토론을 갖는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1.22 23:02

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연주회 23·24일 소리전당 연지홀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오규삼)이 내로라하는 명인 명창 무대로 제31회 관현악단 정기연주회를 연다. 23일과 2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지휘 류장영)이 정기공연으로는 1년 만에 ‘컴백’하는 이번 무대는 ‘국악관현악 스펙트럼’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명인 명창과 함께 다양한 실험성을 가미한 관현악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특히, 각 지역을 망라하는 명인 명창의 협연이 눈길을 끈다. 도립국악원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안숙선 명창(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윤진철 명창(대사습놀이 대통령상), 황성규(플룻, 전남대교수), 정회천 (가야금, 전북대교수·전 국립창극단단장), 이태백(아쟁, 목원대교수), 김호윤(장새납, 연변가무단 1급단원) 등 정상급 명인 명창 6명이 나란히 함께 한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이들 협연곡을 포함, 올해 도립국악원 위촉초연곡인 ‘희노애락’까지 9곡을 이틀에 걸쳐 발표한다.첫날 공연에는 국악관현악합주곡 ‘새’와 장새납 협주곡 ‘풍년맞이 기쁨’(김호윤), ‘처녀총각’, 창과 관현악 ‘춘향가 중 적성가∼방자 분부 듣고’(윤진철),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 협주곡’(정회천), ‘희로애락’을 선보인다. 이튿날에는 ‘쟈스민’, ‘박종선류 아쟁산조 협주곡’ (이태백), 플룻 협주곡 ‘무용 환상곡’(황성규), ‘신아리랑’, 창과 관현악 ‘심청가 중 범피중류’(안숙선), ‘희로애락’ 등이 준비돼 있다. ‘희노애락’을 비롯해 중국 작곡가의 곡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한 ‘쟈스민’, 북한의 장새납 협연으로 올리는 ‘처녀 총각’, ‘풍년의 기쁨’ 등은 초연곡. 윤진철 명창의 ‘창과 관현악’도 편곡된 이후 이번무대에서 처음 발표된다. 관람은 무료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1.22 23:02

무료 공연 '모닥불 아침이슬' 25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 전국 순회공연 중인 연극 ‘모닥불 아침이슬’이 25일 오후 3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사단법인 열린문화(이사장 김성수·성공회대학교 총장)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마련한 무료 연극 공연.전국 7개 도시를 선정, 지난 10일부터 순회 공연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주 공연은 전국 순회 마지막 무대다. 제8회 서울연극제 희곡상 수상작인 ‘모닥불 아침이슬’(작가 윤조병·연출 임경식)은 탄광 막장에 갇힌 다섯 명의 광부가 생사를 넘나들며, 가족과 연인 등 세상의 온갖 인연과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려는 인간 본래의 모습을 처절하면서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열린문화는 지난해 연극배우 김갑수씨가 한국자활후원기관협회와 공동으로 전국 10개 도시를 돌면서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저소득층의 애환을 담은 무료 연극 ‘통북어’로 큰 호응을 얻은 것에 착안,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순회공연을 기획했다. ‘새 삶의 꿈 함께 나눠요’라는 구호 아래 발족된 열린문화는 전국적인 단체로, 도내에서는 김영배 김제자활후견기관장이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정호영 한일장신대 교수, 문윤걸 문화기획평론가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1.22 23:02

'이정직 학술대회' 김제시 문화예술회관서 열려

김제 백산 출신의 학자이자 서예가, 문인화가였던 석정 이정직(1841∼1910). 송재 송일중으로부터 비롯된 전북 서단의 맥은 석정에 이르러 비로소 커다란 맥을 형성하며 절정에 이르렀다. 20일 오후 1시 김제시문화예술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석정 이정직의 학문과 예술’을 조명하는 학술대회. 사단법인 한국서예문화연구회(이사장 이은혁)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석정을 철학과 문학, 예술 부문으로 나누어 집중 연구한 시도로 관심을 모았다.최영성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석정 이정직의 학문정신과 경세사상’에서 “석정의 학문은 고학(古學)이라 일컬어도 좋을만큼 존고정신(尊古精神)으로 일관되어 있다”며 “그러나 ‘고’가 단순히 과거의 전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 옛 것에 의탁해 지금의 잘못을 비판하기 위한 이상의 제시”라고 밝혔다. 그는 “존고정신은 학문 뿐만 아니라 문학, 역사, 사상, 예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그의 정통주의적 학문관 내지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철학 분과에서는 ‘석정 이정직이 서양철학을 최초로 도입하고 요약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석정 이정직의 문유(文遊)와 시 특성 고찰’을 발표한 이월영 전북대 교수는 “석정은 시서화삼절(詩書畵三絶)이라 불리는 만큼, 시에서는 그림의 경지를 그림에서는 시취(詩趣)를 추구한 것 같다”며 “회화성이 두드러지고 심미적인 이미지를 남겨 그림의 경지와 시의 경지를 동일시했다”고 말했다.구사회 선문대 교수 역시 “석정은 호남이라는 지방예단에서 주로 서적과 독학으로 시서화삼절론을 체계화시켰다”며 “역사적으로 호남에서 활동했던 예술가로서는 창작과 이론에서 시서화삼절론을 갖춘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진준현 서울대 교수는 석정의 문인화를 “오원 장승업, 소치 허련, 몽인 정학교 등의 작품을 참조해 문인화의 오랜 전통을 체득한 후, 독창적인 화풍을 확립했다”고 분석했다.이번 학술대회는 동학농민운동 때 석정의 저서가 불타버려 자료가 희귀한 데다 한국 서단에 남긴 업적에 비해 학계의 연구가 부족했던 실정에서 더욱 의미있는 자리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2 23:02

제9회 전주인권영화제 폐막

‘인권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영화여 앞장서라!’18일부터 20일까지 전북대 합동강당과 전북대 UBS 공개홀에서 열린 전주인권영화제(조직위원장 송경숙 남춘호 김승환)가 폐막했다.전북평화와인권연대가 주관한 인권영화제는 올해로 9회째. 이번 인권영화제는 사회의 수많은 인권 문제를 우리 삶의 문제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특히 올 한해 인권 문제의 쟁점이 됐던 전쟁, 국가보안법, 성적 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 등을 영상으로 고민하고 고발한 것은 중요한 성과였다.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개막작 ‘프락치’를 비롯해 ‘국가보안법 철폐 프로젝트’, ‘경계도시’ 등 관련 작품들이 소개됐고,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병역 거부를 선언한 현역 이등병을 다룬 ‘708호 이등병의 편지’가 폐막작으로 상영됐다.주목받았던 기획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60년 동안의 고독’과 시베리아 삭풍회 회원들의 ‘전쟁 피해자 증언회’. 일제에 의해 강제징병됐다 소련군 포로로 잡혔던 시베리아 삭풍회 회원들의 고독한 투쟁과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이밖에도 감독과의 대화가 세차례 마련돼 인권 침해 사례를 전했으며, 이라크 전쟁에 동의하고 있는 부시, 블레어, 노무현을 민중의 법정에 세워 심판하겠다는 ‘전범민중재판운동’ 기소인 모집과 ‘대안생리대’ 홍보 판매도 관심을 모았다. 기획을 맡은 전준형씨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 문제들을 영화제를 통해 제법 잘 드러낸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그러나 관객 층이 젊은 층으로만 한정, 관객 폭을 넓히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영화제 시기를 앞당겨, 덕진공원이나 삼천둔치로 찾아가는 야외상영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인권영화제는 지난해 보다 1백50여만원 줄어든 3백여만원의 자체 예산으로 치러졌다. 모두 26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됐으며, 5백여명의 관객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남춘호 조직위원장은 “인권영화제는 인권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영화와 접목시키려는 시도였다”며 “우리 사회가 겪고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영화를 통해 논의하는 것은 ‘인권’을 우리가 스스로 채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1.22 23:02

[종교소식]불교학연구기금 지원대상 선정

- 한국불교학연구기금 지원대상 선정한국불교학연구기금(상임대표 법상 스님)은 올해 첫 지원대상자로 박사논문분야에 전북대 철학과 이창구, 고려대 사학과 박윤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조경철씨를, 원전번역분야에 동국대 인도철학과 김성철씨를 각각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각각 7백20만원과 1천5백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다.한국불교학연구기금은 지난 9월 (재)선학원의 분원장 20여명이 중심이 돼 불교소장학자 지원과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한국불교학연구기금 수여식은 오는 23일 서울 우이동 보광사에서 열린다.-설교뱅크 ‘미자립교회 돕기’ 찬양콘서트 목회 정보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지난 2001년 발족된 ‘설교뱅크’(회장 이동춘 목사·익산갈릴리교회)가 23일 오후 7시 익산시민문화회관에서 ‘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한 찬양콘서트’를 연다.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번 콘서트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명 여성찬양사역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수익금 전액은 도내 미자립교회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문의 063) 852-9910 - 천주교인보회 ‘독거노인 무료급식 자선음악회’사회복지법인 천주교인보회 인보노인종합복지관(관장 박문자·박베네딕다)은 ‘수녀들의 찬양과 함께하는 따뜻한 겨울나기’라는 주제로 오는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독거노인 무료급식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연다. 인보성체수도회(총원장 박영란·쟌다크) 소속 13명의 수녀들이 성모 마리아를 찬양하는 카치니의 곡 ‘아베마리아’를 시작으로, 1부는 가수 안치환과 2부 수원교구 현정수신부와 이노주사의 무대로 꾸며진다. 이날 공연에는 지난 67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출신 우요셉신부(부산 봉래동 성당 주임신부)도 무대에 선다. 글로리아 스트링 오케스트라(지휘 은희천)가 협연하며, 전주시립합창단(지휘 구천)의 성가도 함께한다. 문의 063) 284-0295-CBS전북방송 소년소녀합창단 정기연주회 CBS전북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30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제8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윤영문 지휘, 최경아 반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군산부부 합창단, 하늘노래 합창단, 베드로 중창단이 찬조 출연한다. 문의 063) 281-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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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11.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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