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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문화유적' 강의 원광대 최완규 교수

‘금강하구를 거처 서해바다에 나아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군산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군산은 농경과 어로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가 꽃피었던 지역이고, 대외교역의 관문에 해당하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그 역할이 중요했다. 구석기시대부터 백제시대에 이르는 많은 문화유적이 산재된 것으로 미루어볼때도 군산은 인류 등장과 함께 끊임없이 문화활동이 이루어져 온 지역이다.’ 구석기부터 백제시대까지, 군산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0일 오후 2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군산지역의 문화유적’. ‘考古學으로 본 先史·古代의 군산’을 강의한 원광대 최완규 교수는 군산 지역에서 발굴조사된 유적들을 바탕으로 군산의 문화와 당시 생활상 등을 읽어냈다. “군산의 경우 1980년대 중반까지 이렇다할 유적의 발견이나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한 형편이었다”고 밝힌 최교수는 “군장국가공단 조성과 새만금 사업, 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서해안 시대를 맞아 최근 군산지역의 국토개발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구제발굴조사가 수반돼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성격의 유적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교수는 환경 변화에 따른 명확한 차이를 보이는 쐐기 구조 일면이 확인된 내흥동 구석기시대 유적을 그동안 논란이 돼온 쐐기층의 연대문제와 형성과정을 해결하는 귀중한 자료로 기대했다. 또 패총유적으로 대표되는 신석기문화는 서해안 요소와 금강 중상류의 내륙적인 요소, 남해안 요소까지 확인되고 있어 신석기문화의 지역성과 교류에 대한 연구의 기초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한시대 집자리와 분묘유적, 백제시대 석축묘들을 주목한 최교수는 “생활토기들을 통한 생활사 연구와 피장자의 세력을 짐작할 수 있는 묘의 유형과 위치 등을 고려, 군산지역 마한문화는 백제의 남진과 관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 ‘토요문화유산대학’ 강의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다음달 8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라북도 역사문물 특별전-군산전’과 관련,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24일 오후 2시에는 군산대 김태웅 교수가 ‘근현대 군산의 기억을 찾아서’를 강의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12 23:02

도립국악원 전정민 창극단장 사직.. 내부갈등구조서 비롯

도립국악원 전정민 창극단장(51)이 지난 달 30일 도립국악원을 사직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창극단장으로 임명된 이후 의욕적으로 창극단 활동에 나섰던 전단장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는 것. 전단장은 “당초 생각했던 단장의 역할이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며 “단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단장직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사직 이유를 밝혔다. 매 주 상설공연과 지역 순회 공연 등 잦은 공연을 하고 있지만, 정작 정기공연은 1회에 그칠 만큼 창극을 활성화 할만한 재정여건이 미흡하다는 것. 실제로 도립국악원 예술단은 해마다 공연 예산이 삭감되고 있어 소리의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는 창작활동이나 실험무대를 기획하는 등 의욕적인 창작활동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국악원 일각에서는 전단장의 사직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는 여론이다. 오래전부터 창극단 내부에 형성되어온 갈등구조가 원인. 판소리의 경우 계보가 뚜렷히 분류되는데다 도립창극단에서 오랫동안 터를 닦아온 일부 단원들과 전단장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30일 공연된 ‘흥부전’연습과정에서 발생했던 일부 단원들 간의 ‘심한 언쟁’은 전단장 사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전단장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표 제출은 창극단원들의 책임자로서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창극단 내부의 체계를 잡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밝혀 단원들의 언쟁이 계기가 되었음을 암시했다. ‘창극단장이 있는 자리에서 언성을 높여 다퉜던 두 단원’은 지난 주 경고 조치됐다. 전단장은 “전주가 고향이니 만큼 단원들과 좋은 무대를 통해 만났으면 한다”며 초빙교수로 활동하는 단국대에서의 후학양성과 개인 공연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도는 지난 10일 도정기인사에서 이호근 도립국악원장을 전북도 문화산업과장으로 전보발령하고, 오규삼씨를 신임 도립국악원장 직무대리로 승진 임명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7.12 23:02

고창문화원 '판소리 성지 순례 체험 프로그램' 마련

‘어전광대가 되려면 고창 신재효 문하를 거쳐와야 한다.’판소리의 이론가이자 개작자, 후원가였던 동리 신재효(1812~1884). 그의 업적은 수많은 명창들을 고창으로 불러들였고, 이들 속에서 새로운 명창을 배출하기도 했다.고창문화원(원장 이기화)이 고창을 판소리의 중심으로 키워낸 신재효의 뜻을 이어 ‘판소리 성지 순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판소리를 전공하는 국악인들을 대상으로 1년에 1번 이상 수련을 열고, 발표회로 국악 대중화를 모색하고 창작 작업을 통해 판소리 성지로서 고창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는 기획. 광대가 아니면서도 판소리에 심취해 자신의 집 사랑방을 개방해 놓고 전국의 예비 명인명창들에게 소리를 가르쳤다는 신재효의 업적을 현대적으로 재현한다는 의미도 담고있다.올해 시범적으로 추진되는 판소리 성지 순례 첫 손님으로는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재학생 80명과 강사 20명이 초청됐다. 15일부터 24일까지 판소리와 관련된 유적·유물을 순례하며 판소리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집중적인 산공부에 들어간다. 성지 순례를 통해 새로운 예술혼을 다짐하게 될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젊은 국악인들은 23일 오후 4시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판소리성지순례 기념 국악한마당’을 연다. 전북대 김원선 교수 지휘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사물놀이, 관현악 ‘거리’, 창과 관현악 ‘여명’, ‘아름다운 인생’, 모듬북 협주곡 ‘타’ 등 한바탕 신명으로 고창을 울린다. 고창문화원 정정원 사무국장은 “동절기(1월∼2월)와 하절기(7월∼8월)로 나눠 매년 전국 대학의 국악 전공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라며 “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중흥 업적을 기리고 판소리 성지로서 고창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문의는 063) 564-2340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12 23:02

지역특성화 문화발굴 육성 대토론회 전주관광호텔서 열려

획일화 규격화되어가는 문화 속에서 지역의 특수한 문화적 정체성을 찾고 창의력 개발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9일 오전 10시30분 전주관광호텔에서 열린 ‘지역특성화 문화발굴 육성을 위한 대토론회’. 전국문화원연합회 전북도지회(지회장 이복웅)가 주관한 대토론회에서는 지역 문화 정체성 확립을 위한 문화원의 역할과 도내 문화자원을 경쟁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논의가 주요 화두였다. ‘특성있는 지역문화의 실제와 방안’을 발표한 이기화 고창문화원장은 “지역문화의 진흥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지역문화의 탐구와 지역 정체성이 조성된 바탕 위에 고유문화의 영역계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 내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독특한 지역문화사업 창출,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충족 증대, 향토고유의 지적재산 형성 등 각 문화원이 해당지역 지역문화 중심센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노상준 남원문화원장 역시 “지역 정체성 확립에 대한 지역민의 열망이 강해지고 있고 오래전부터 전국 문화원에서 ‘내 고장 바로 알기 사업’이 특화사업으로 전개되고 있는만큼, 정부가 문화원을 지역 정체성 확립의 주체로 내세워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지방화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각 시도마다 지역음식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주종재 군산대 교수는 향토음식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향토음식과 관련된 문화적 행사, 프렌차이즈화, 조리법의 표준화, 편의식품화 등 전북 음식문화의 산업화 전략을 주목했다.그밖에도 김복현 익산문화원장이 ‘백제문화권에 있어서 익산의 위치’를, 박순호 원광대 교수가 ‘전라북도 민속자료조사와 보존방안’을 발제해 눈길을 모았다.이날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지역특성화 문화발굴 육성을 위해서는 먼저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상윤 전북도민일보 논설위원, 천형균 전 군산대 교수, 채수환 호원대 교수, 김영애 전북중앙신문 기자, 김경석 무주문화원장, 설동찬 순창문화원장, 김원철 부안문화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10 23:02

2004소리축제, 세부 프로그램 공개

2004소리축제는 판소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흐름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안숙선)가 8일 오전 11시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축제의 세부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판소리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지금까지 논란이 되어 온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올해 특징. KBS국악관현악단, 남원국립민속국악원, 현대무용단 사포, 미국 재즈 뮤지션 이안 라쉬킨밴드, 전주시립합창단, 전주시립교향악단 등 여러 단체와 교류를 통해 극, 춤, 재즈, 합창,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된다. 도립국악원 3개 예술단이 꾸미는 개막공연 '열려라, 천년의 소리'에서는 다섯바탕 눈대목으로 판소리의 생성과 변화 과정을 형상화한다. 국내·외 초청팀들이 축제 기간 호흡을 맞춰 구성할 폐막공연 '소동ㆍ소통!'에서도 도내 젊은 소리꾼들을 앞세울 계획이다. 판소리 명창명가, 완창판소리 다섯바탕, 창작판소리 사습대회 등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전북대·전남대 등 6개 대학이 참가하는 전국대학창극축제와 이덕인·정유숙씨 등 창작판소리 운동을 하는 소리꾼들을 초청한 창작판소리 큰잔치를 신설했다. 특히 대학창극축제는 젊은 창극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고, 각 대학간 교류를 활발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올해 전체 프로그램은 해외 12개국 1백60여명을 포함해 5개 분야, 44개 팀, 9백60여명. 전야제와 개·폐막공연, 프린지 축제 참가자들까지 합하면 1백40여개 팀이다.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홍보와 마케팅 기간을 늘리기 위해 예년보다 2개월 앞서 프로그램을 확정했다"며 "올해 축제 폐막식 때 내년 소리축제의 윤곽을 알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7.09 23:02

[한익수의 디지털 포토]디지털

디지털사진이 우리 생활 속에서 젊은층과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 미래의 디지털은 우리 생활 속에서 밀접하게 작용하며 특히 레져 문화 속에서 디지털사진은 우리 삶 속에 이미 정착해 있는 것이라 본다.멀리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가 늘 손에 쥐고 있는 모바일폰은 디지털의 상징처럼 우리들 생활에 익숙해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모바일폰이 카메라를 장착하여 이미지를 생성하는 메카니즘 속에서의 상품화를 구축하고 있으며 고화질 해상도의 상품이 브랜드별로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모바일폰은 작은 개념의 사진을 우리 생활 속에 자리 매김 하면서 사진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그러나 아직 모바일폰 카메라는 렌즈와 메카니즘의 한계성으로 인한 작은 개념의 이미지 일뿐, 섬세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을 느낀다.이렇듯 디지털 카메라는 일상의 레져 문화나 행사 문화속에 꼭 필요한 요소로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디지털 카메라는 기존의 아날로그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사용하기에 편리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이라는 생소한 메카니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하여 디지털사진을 어렵게 생각하는 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하지만 미래의 우리 생활과 문화속에 디지털사진은 필요 불가결한 선택이다.우리가 모바일폰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실용화 하였듯이 디지털 카메라도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매김 하리라 본다./한익수((주) 디지털포토 DPN 대표이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7.09 23:02

2004 부안영화제, 다음달 12일부터 3일간 열려...

노란 깃발이 펄럭이던 부안 거리가 영화로 축제의 깃발을 날린다. 끊나지 않은 투쟁. 반핵투쟁을 통해 민중들의 힘을 과시했던 부안 주민들이 영상이미지로 환경-생명-생태, 그리고 자치의 끈을 다시 잇는 자리다.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2004부안영화제(조직위원장 고길섶). 반핵투쟁의 자발적인 ‘주민 주체’와 ‘주민 참여’의 정신이 영화제로 이어진다.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해오면서 성장한 영상과 영화문화, 퍼블릭 액서스들로 성장한 부안 주민들이 영화제를 통해 부안과 부안 밖의 소통을 시도한다. 반핵 촛불집회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은 영상물 보기. 주민들의 투쟁모습을 담은 영상물은 그들로 하여금 관객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투쟁을 바라보게 했다. 영상물은 반핵투쟁의 문화적 동력이자 공동체적 감동으로 교감되는 새로운 문화였고,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구였다. 반핵 투쟁을 영상으로 담아온 부안 핵폐기장대책위 소속 반핵영상팀을 주축으로 지난 5월 부안영화제 조직위원회가 꾸려졌다. 올해 처음 열리는 부안영화제는 새만금 반대운동과 핵폐기장 반대운동에서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찾는다. 이미지를 통해 보는 생명문화. 부안영화제는 부안의 환경을 지키는 것은 부안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슈 ‘환경-생태-생명-자치’에 대한 이미지 운동과 지역적 삶의 접근법으로서 영화제를 열고, 지역 영상문화와 교육·영상활동가 등 인프라 구축과 자발적인 주민 참여 문화축제로서 영화제를 기대한다. ‘특별기획영화’ ‘주민제작영화’ ‘국내외영화’ ‘야외영상이벤트’ 네 섹션으로 나뉘는 올해 상영작은 30여편 규모. ‘생태환경’과 ‘사회적 이슈와 운동’이라는 두 개의 테마를 주목, 모든 영화를 무료상영한다.핵폐기장과 새만금 문제를 다룬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기획영화’ 섹션은 부안영화제의 핵심 이미지운동이다. 새만금 문제를 다룬 이강길 감독의 다큐영화 ‘어부로 살고싶다’, 핵폐기장 문제를 다룬 한범승 프로그래머의 다큐멘터리 ‘노란 카메라’와 열린전북참소리와 사진작가 허철희씨의 작품을 통해 부안 주민들의 처절하고 질긴 투쟁의 이유와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주민제작영화’는 ‘주민 참여’라는 부안영화제의 성격을 대표한다. 영상미디어교육센터가 실시하고 있는 미디어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부안의 실질적인 현안을 담아낸다.‘국내외영화’ 섹션은 생태환경과 장애인, 여성, 비정규직 등 사회적 이슈를 폭넓게 소개한다. ‘야외영상이벤트’는 영화제 관객들을 촬영·즉흥편집해 마지막날과 이후 촛불집회 때 상영하는 ‘꿩먹고 알먹고, 멸종하라!’와 해학적 비판을 그림과 소리로 이미지화한 최병수씨의 ‘부안민중방송국’이 진행된다.영화제 기금마련을 위한 판매행사와 학생 걸게그림, 반핵·새만금투쟁 사진 전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리고, 영화제 마지막 날에는 포럼 ‘생명문화를 보다(14일 오후 2시, 장소 미정)’를 마련했다. 고길섶 조직위원장은 “영화·영상문화가 척박한 지역에서 새만금과 핵폐기장 반대운동 과정에서 영상이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며 “환경이라는 큰 틀 안에서 새만금과 핵폐기장을 다시한번 이슈화시키는 효과도 있겠지만, 찬반을 떠나 그동안 활동 모습을 통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길을 찾아보는 성찰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고위원장은 “영화와 부대행사를 통해 그동안 투쟁에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즐기는 주민들의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화관 하나 없는 지역 여건에서 첫 영화제를 준비하는 조직위는 많은 고민과 부담을 안고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상영장 확보와 열악한 재정. 부안군이 조직위의 부안예술회관 사용을 불허하면서 아직 상영장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며, 영화제의 1천5백여만원 예산 역시 후원비로만 충당할 예정이어서 우려의 소리가 높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08 23:02

전주를 전통문화 중심도시로 선언하라

사람이 먹고 살만해지면 족보를 챙긴다. 조상들의 산소도 돌보고 뒤늦게 고향도 찾아보게 마련이다.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를 경제적 여유의 부산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성장하면서 자아가 싹트면 누구나 자기 존재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것이다. 사춘기의 방황은 이런 자기정체성 확립을 위한 몸부림 바로 그것이다.나라나 민족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제도적인 안정권에 들어서면 정체성 확립에 나서게 된다. 단순한 무력의 우열에 의해 나라가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시키고 싶어 한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것을 믿고, 믿게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건국에 관한 신화나 서사시는 그러한 욕구의 산물이다. 로마 아우구스대제 시절의 『이니드』가 그렇고 조선 세종조의 『용비어천가』가 그런 '뿌리 찾기'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런 시기를 우리는 흔히 문예부흥기라 부른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 나라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다 보니 문예가 중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6~7세기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침으로써 대서양의 해상권을 장악하였다. 그러나 해적국가라는 이미지를 쉽게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엘리자베스 1세의 문화정책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19세기 말 '영국학'(the English)의 대대적인 붐 조성도 문화적 열등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배려였다. 식민제국의 오명을 유구한 전통문화를 앞세워 희석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영국의 역사가 재정리되고 '영문학'이 새삼 공식학문의 영역 속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은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그 극적인 표출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망발'이라 하겠다.20세기 초 세계의 최강국으로 우뚝 선 미국이 펼친 '미국학'(the American Studies) 붐 조성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역사와 전통문화가 일천한 미국이기에 이 일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현재 집요하게 '동북공정'을 펼치는 것도 이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겠다.우리는 어떠한가? 정신문화원이나 민족문화추진위 등이 구성되고 최근 '한국학' 관련 부분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예들로 볼 수 있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의 고조도 바람직한 경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구체적 구심점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주가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선언하며 나서는 것은 바로 그 구심점이 되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역이 국가가 마땅히 추진해야 할 과제의 일부를 수행해 나가겠다는, 역할분담의 다짐을 하고 나선 것이다.다행스러운 점은 전주가 그런 역할을 감당할 역량이나 조건을 가장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풍부한 전통문화 자산은 말할 것도 없고 주민들의 관심이나 의지 또한 대단하며 지자체 전주시의 정책방향 또한 확고하다. 전주 주변의 생태환경도, 급증하고 있는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통문화와 생태체험을 엮은 테마 문화체험의 풍성한 자원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다. 민족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문화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인 것이다. 또 정책의 구체적 추진은 현장, 그것도 가장 바람직한 여건과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전북지역이고 전주라는 점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망설일 일이 아니다. 좌면우고도 그쯤 했으면 됐다. 국가의 최우선 과제임이 확인되었으며 그것을 실현시킬 의지와 역량도 점검되었다. 전주를 전통문화중심도시로 선언하라. 그리하여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택적 예산 지원을 보장하라. 그래야만 '어글리 코리안'의 오명을 벗고 당당한 문화민족으로 세계인의 친구가 될 수 있게 된다. 준비가 잘된 곳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지역혁신이요 균형발전을 기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정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판단과 결정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이종민(전주지역혁신협의회 문화영상분과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7.08 23:02

[삶의향기]내 마음속 그대 있음에

설레임으로 또 하나의 아침을 맞으며, 물안개 피는 냇가를 향해 걷는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뒤에서 밀고 가는 정겨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 산책길에서 가끔 마주치지만 오늘도 코끝이 찡하다. 나란히 걷고잇는 남편에게 눈길을 보낸다. 남편도 무언의 눈길을 준다.노부부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P교사이다.어느 날 우연히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엇다. 그는 3년 넘게 중풍으로 고통받는 아내를 위해 일반 병원과 한방 병원을 넘나들며 지성으로 간병했다. 자연히 집안 살림을 도맡게 되었다. 전에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사람이 무슨 허리며 다리가 아프냐고 아내에게 핀잔을 주었다, 직접 살림을 맡아보니 주부의 일이 힘들고 어려움을 체험했다.아내의 수고와 땀과 피와 눈물을, 너무나도 당연시하고 무시해버렸던 일을 뉘우쳤다. 어려운 일은 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 일이다. 썩은 생선을 몇 번 산후에야 생선고르는 법을 알게 되었다.가품이 들면 살고 있는 집의 지대가 높아서, 새벽 한 시가 되어야 겨우 수돗물이 나왔다. 물 받고 빨래하다 보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출근하기도 한다. 아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갇혀 있는 듯이 보여도,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묵묵히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P교사의 인고와 사랑 앞에 숙연해졌다. 집안일, 자녀 뒷바라지, 아내 병간호에 승진도 뒤로 미루어야 했다.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게 되었다. 아내를 지성으로 돌보는 그의 모습 속에 고통과 아픔이 있지만, 자기를 뛰어넘는 숭고한 사랑과 진실이 있다. 용기를 가지고 주어진 길을 책임지며 부단히 걸어가는 한 사람의 참 모습이 아름답다."나 XX은 XX을 아내로 맞아 내게 있는 모든 것과 부귀와 영화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당신곁에 있겠습니다. 언제나 사랑하고 아낄 것을 맹세합니다.”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함께 맹세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쉽게 망각한다. 요즈음에는 어려울 때나 아플 때는 곁에 있지 않고 약속을 소홀히 여기며 떠나 버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노인 부부를 만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주님 아직도 제게 주실 허락이 남았다면 주님께 한 여자가 해드렸듯이 눈물과 행운의 미끈거리는 검은 모발로서 저도 한 사람의 발을 말없이 오래오래 닦아주고 싶습니다.-김남조의 '아침기도'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부부의 인연을 내 마음의 작은 서랍 속에 소중히 간직하며 그대 있음에 삶이 풍요로웠음을 깨닫는다./장정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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