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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특집]문화행사와 함께 즐기는 설 연휴

가족들과의 반가운 만남을 생각하며 찾은 고향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행사들로 더욱 따뜻하다. 팽이치기·굴렁쇠·널뛰기·윷놀이·새끼줄 꼬기 등으로 채운 민속놀이터는 설날 연휴 동안 문화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행사들. 전주 한옥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20일부터 이르게 시작하는 문화행사들은 설날에 절정을 이루고, 주말까지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그냥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한달에 두번 전통주를 빚고 매주 토요일 시음회를 가져온 전통술박물관이 넉넉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잔과 이제 막 부쳐낸 파전, 뜨끈한 국물을 대접한다. 술 있는 곳에 신명나는 풍물도 함께 한다.전주한옥생활체험관 마당에서는 설날 당일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떡국잔치가 열리고, ‘설맞이 윷놀이 경연대회’가 벌어진다. 1등한 가족에게는 자그마치 상금이 50만원.(참가비 1만원) 063) 287-6300△ 우리 선조들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박물관. 옛 어머니가 고운 한복을 입고 조용하게 미소 지을 것 같지만, 도내 박물관은 시끌벅적 신나는 새해맞이를 한다.2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은 ‘2004 작은문화축전’을 열고 설과 세시풍속을 재현한 행사를 벌인다. 23일에는 서예가 이용엽·정운염씨의 가훈써주기 행사도 연다. 063) 220-1005전주역사박물관은 지난해 ‘소원★은 이루어진다’에 이어 올해도 소원기원문을 항아리 타임캡슐에 저장한다. ‘내가 바라고 기원하는 2004년 잔나비해’. 지난해 다짐한 소원문을 개봉하고 올 한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뜻깊은 자리다. 설음식 나누기·새해 판화달력 찍어보기 등 설맞이 세시풍속 한마당도 풍성하다. 063) 228-6485~6△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전주명품관이 펼치는 ‘윌, 우리 설날은!’은 ‘보는 재미·만드는 재미·즐기는 재미·먹는 재미’를 동시에 선물한다. 연휴 첫날에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설맞이 잔치를 벌인다. 한옥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자리다.한지공예작가 정승희씨의 닥종이 인형전 ‘겨울이야기’와 전통 연·솟대·한지과자그릇 ·나무 목걸이 등 체험행사도 많다. 가족 민속놀이 경연은 웃음꽃이 넘치는 마당. 떡치기로 만든 쫄깃쫄깃한 인절미, 한 입 베어먹으면 입주변이 금새 시커멓게 변하는 뜨끈뜨끈한 고구마 구워먹기도 추억을 가득 담은 행사다. 특별행사기간(21일∼2월5일) 동안 3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오목대명품촌 사은품도 증정한다. 문화관광부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행사다.공예가 일곱명을 초대한 ‘7인7색’전은 3월 7일까지 열려 느긋하게 발길을 돌려도 좋다. 063) 285-5002△ 전주전통문화센터는 22일과 23일 이틀간 ‘갑신년 운수대통 설날 큰잔치’를 연다. 2004 설날 행사는 ‘소원축제’ ‘음식축제’ ‘부대행사’ ‘공연마당’ ‘전통공연’ 다섯가지 테마. 새해 첫날에는 아무래도 ‘소원축제’와 ‘음식축제’에 귀가 솔깃해진다. 갑신년 한 해 운수를 점쳐보는 토종비결(유료)은 재미를 넘어 자못 진지해지는 코너. 서툰 솜씨로 도전하는 ‘예쁜 가래떡 썰기 대회’·떡메치기 체험·야외 부뚜막에서 구워먹는 군고구마와 군밤 등 겨울 먹거리 체험에 ‘음식축제’가 배부르다.‘공연마당’에서는 갑신년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신명나는 재수굿 한마당과 흥겨운 풍물농악공연, 가슴을 울리는 타악그룹 ‘야단법석’의 기상천외한 퍼포먼스와 한국전통극연구소가 고전 ‘배비장전’을 각색한 가족 마당놀이 ‘애량야곡’이 열린다. 22일 한벽예술단의 창작타악 ‘흥’ 공연, 23일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 (전주시립국악단 김민영씨)와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는 차례상 차리기 강좌, 배워도 배워도 헷갈리는 한복 입는 법과 절하는 방법 등 예절 배우기는 ‘부대행사’다. 063) 287-7000△ 전주동물원도 설을 맞아 21일부터 25일까지 무료개방한다. 쌀쌀한 날씨라니 두툼한 점퍼로 무장하면 든든한 마음으로 갑신년 원숭이의 재롱을 한껏 즐길 수 있다. 063) 254-1426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렸을 적 생각이 새록새록할 그 길들. 전동성당과 경기전, 그리고 오목대. 동부시장과 동문사거리, 다시 성심여고 담벼락 작은 길까지.전주의 한옥마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물론 옛 멋은 그대로이다. 눈내리는 날이면 집집이 처마에 흰머리를 지고 있는 모습에서는 세월 지나 더 곰삭아진 정겨움으로 남아 있다. 옛 사람들의 숨결과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기억해내고 있는 한옥마을은 잊고 있었던 옛 이야기들을 새록새록 끄집어 안겨준다.문화공간들은 나들이 걸음을 붙잡고, 따뜻한 전통찻집과 국수집, 그리고 공예품전시관과 전통술박물관, 전통문화센터는 하루 해를 짧게 만든다. 부근의 오목대, 한벽당, 강암서예관까지 들르는 예정이라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지도 모른다.전통문화센터한벽루와 전주향교 사이에 있는 전통문화센터는 전주의 맛과 흥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천변을 거닐 수도 있다. 2백50석 국악전용극장(한벽극장)을 중심으로 전통혼례식장, 시민교육관, 찻집, 야외놀이마당 등이 있다. 전통찻집에서는 판매와 함께 차문화 생활화를 위한 다례강좌 등 체험교실이, 야외마당은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재현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전주공예품전시관 태조로에 자리한 전시관은 전주의 공예품을 체험·관광·쇼핑할 수 있는 곳이다. 공예관과 공예전문 갤러리인 기획관 뿐아니라 방문객들이 한지공예, 도자공예, 전통자수공예를 전문가들에게 배울 수 있는 체험관도 있다. 관광공예품과 생활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생활공예점과 전주공예의 깊은 멋을 감상할 수 있는 명인명장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옥생활체험관한옥마을 가운데서도 가장 옛스런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엣 선조들의 지혜와 기품, 생활의 멋을 한옥이라는 전통적 생활공간을 통해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옛 선비나 규수가 된 것처럼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랑채, 안채, 대청 등 기와집 3동으로 지어져 있고 온돌방에서 하룻밤 묵고 나면 맞는 아침밥상도 전통적인 조반상인 5첩반상이 준비된다. 단순 숙박의 의미를 넘어 전통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공간인 셈이다. 전통술박물관술익는 냄새를 맡으며 옛 선현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공간. 전통술 제조과정을 재현하고 직접 참여해보는 체험공간과 술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전시관. 이강주나 송화백일주 등 전주의 전통주를 비롯해 술을 만드는 도구, 담는 그릇, 술항아리, 잔 등을 전시해 놓고 있다.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특수 스피커 시설을 갖추고 있어 실제 술익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술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에 관련한 예와 문화를 알리는 공간이다. 포석정 모양으로 꾸며놓은 박물관 마당의 시음장은 흐르는 작은 물길 위에 술잔을 띄워 시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나를 세우겠다는 시를 읊었다는 곳으로 알려진 오목대, 나들이객들이 잠시 다리쉼을 할 수 있는 한벽루, 태조 이성계의 어용(그림)과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서고가 있는 경기전은 전주 한옥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전주의 문화유산들이다. 전동성당과 전주향교, 강암서예관 등도 오며가며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공간들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1.20 23:02

전북수필문학회 제13대 회장에 공숙자씨

전북수필문학회 제13대 회장에 공숙자씨(63)가 추대됐다. 전북수필문학회는 지난 11일 여산재에서 열린 2004년도 정기총회에서 공씨를 회장으로 추대하고, 선산곡·김은실씨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공회장은 “농사짓는 마음으로 회원들이 잘 일궈온 텃밭에 물도 주고 김도 매며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수필문학의 발전과 회원들의 공감대 형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 2000년 8월까지 교직에 재직했던 공씨는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수필이 당선돼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전북여류문학회 회장·대표에세이동인 전국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수필·전북여류문학회·대표에세이·표현·전북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수필집으로는 ‘그늘을 날지 않는 새’ ‘마음밭 갈무리’가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운영위원에 국중하 김순영 김학 라대곤 박동수 박성숙 박성옥 박영희 소재호 이동희 이창옥 진동규씨가, 감사에 김갑순 이한기씨가 선임됐으며 주간은 진원종씨, 편집위원은 김은숙 조미애 이남구 김재순 정군수 김사은씨가 선임됐다. 임기는 2년. 이날 정기총회에는 회원 37명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1.17 23:02

200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성황'

200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5일 오후 3시 우석빌딩 7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수상자들의 가족과 선·후배 문학인들이 대거 참여한 이 날 시상식에서는 올해 신춘문예 당선자인 김성구(수필)·최영두(소설)·문신씨(시)가 상패와 상금(소설 2백50만원·시 1백50만원·수필 1백만원)을 수상했다. 허소라 심사위원장(군산대 명예교수)은 "응모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작품수준은 고르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라며 "당선작과 응모작들을 통해 변화된 시대를 읽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전북일보 서창훈 사장은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더 큰 믿음을 주는 문학의 잔치, 진실성을 필요로 하는 이 시대에 참된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며 당선자들은 이번 수상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문학의 장을 펼쳐달라고 부탁했다. 전북문인협회 소재호 회장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문학은 온 몸을 던지고 삶 자체를 바치는 작업”이라며 "당선자들은 지금부터 문학과의 한판승부를 전개한다는 마음으로 창작에 몰두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선자들은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늘어 부담이 되지만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글을 쓰는데 최선을 하겠다”며 "전북일보와의 귀한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았던 임명진(전북대 교수) 안도현(시인) 김병용씨(백제예술대 교수)와 김남곤 전북예총회장을 비롯해 이기반 이운룡 김용옥 공숙자 장화자 이병천 조미애 소영자 조기호 김동수 이연희 심옥남 서철원 한정화 송희 박태건 장창영 등 문인들과 가족 친지 80여명이 참석해 당선자들을 축하했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1천1백92편(시 882편, 소설 67편, 수필 243편). 지방신문에서 주최한 신춘문예라는 한계를 벗고 대구·인천·강원·부산·충북 등 다른 지역 응모자 비율이 75%를 넘어선 것이 한 특징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1.16 23:02

[흐름]천연염색으로 사계절을 나는 공예가 천성순씨

완주군 구이면 항가리에 있는 공방 ‘예사랑’. 이름도 예쁜 이 공방은 천연염색으로 사계절을 나는 공예가 천성순씨(42)의 작업 공간이자, 누구에게라도 열려있는 전시장이다. 허름한 슬레트 지붕에 황토벽의 단층 건물, 널찍한 마당이 전부지만 세상의 신비스러움을 안고 있는 온갖 빛깔들이 이곳에서 생명을 얻는다. 예사랑은 전주의 반경을 벗어나 서울의 인사동까지 이름나있는 공방이다. 당초에는 한지상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천연염색 상품들이 더 이름을 빛낸다. 천연염색에 눈길 돌리지 않던 시절부터 온갖 풀과 꽃과 나무를 대상으로 염색을 시도해온 천씨가 철저하게 체득해 얻어낸 천연염색 상품들은 소박함 속의 아름다움이 생명이다.“자연으로부터 빌려온 것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천연염색의 의미예요. 자연으로부터 얻어낸 온갖 소재들이 아름다운 빛깔을 얻어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 동반하는 일은 언제나 가슴 설레이는 일입니다.”염색에 눈을 뜬지 10여년. 스승은 따로 없다. 염색에 관한 자료를 찾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 그는 염색 기법을 익히기 위해 옛 책과 자료를 모으고 발품팔아가며 사람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으나 또한 쉬이 지치지 않았던 것은 그의 곁에 늘 든든한 동료가 있었던 덕분이다. 남편 류명상씨. 자연에 심취해 자연과 하나된 삶을 꿈꾸었던 남편은 3년전 세상을 떴다. 깊어진 병에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남편은 천연염색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남편은 스스로 익히고 얻은 기법을 신뢰했어요. 천연염색의 생명은 약초를 제대로 감별하는 좋은 한의사처럼 풀의 약성을 가려내는 능력에 있다고 확신했죠.”쪽이나 잇꽃, 치자, 황련, 감 등 친숙한 소재부터 이름 생소한 풀과 나무와 꽃은 모두 그의 실험대상이다. 염색대체물을 탐구하고 개발해냈던 남편의 고집스런 작업이 모두 그에게 맞닿아 있는 셈이다. 그의 천연염색은 특별하다. 많은 공예가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바래지는 특성을 천연염색의 결점으로 꼽아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 들지만 그는 “바래가는 빛깔의 정체야말로 자연의 힘이다”고 말한다. 모든 식물이 염색의 소재지만 사시사철 그의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은 황토. 예사랑의 천연염색 주종목 역시 황토염색에 의한 생활소품들이다. 일찌감치부터 남편과 머리 맞대고 개발해낸 상품 수십종. 감물들인 우리옷이나 누구나 탐낼만한 생활용품들, 장식품들은 쓰임새에서 뿐 아니라 섬세한 바느질 공력까지 더해져 상품의 격을 한껏 높인다. 예사랑의 천연염색 상품은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추세로 보자면 천연염색상품 대중화는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천연염색에 생을 걸었던 남편이 앞서간 지금, 천씨는 혼자지만 예사랑은 변한 것이 없다. 시도 때도 없이 들고나는 손님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녹차 향도 그대로다. 222-7424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1.16 23:02

[흐름]천연염색가 한병우씨

자연 안에 깊숙이 숨겨진 빛깔을 찾아내는 작업. 조금만 빨라도 지나치기 쉽상이고 조금만 느려도 놓치기 쉬운, 천연염색가 한병우씨(39·‘솔비’ 대표)는 매일매일 그 빛깔을 찾아 나선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정보통신업계·그래픽 디자인·웹 디자인 등 디지털로 무장한 채 보낸 8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벗어던지고, 한씨가 아날로그식 천연염색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것은 올해로 4년째. 임실 오수 하남리의 산자락 밑에서 어머니가 직접 베를 짜고 치자물을 들이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에게 천연염색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인터넷 자료와 많은 책들을 독학하고 수없이 염색작업을 하면서 깨우친, 스스로 몸으로 체득한 소중한 것들이다. “1년에 3백일 정도 염색에 매달린다”는 그의 주 종목은 식물염색. 벌레집과 분비물로 끓여내는 동물염색도 간혹 하지만, 그는 깊은 맛이 느껴지는 갈색 계열의 밤껍질 염색과 황금색이나 올리브색을 만들어내는 양파껍질 염색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천연염색을 한다고 하면 생활한복을 입고 야외의 넓은 공간을 떠올리지만, 저같이 작업하는 사람은 좁은 공간이 좋아요.”그는 스무평 남짓한 공간에서 모든 작업을 이뤄낸다. 염료를 끓여서 색소를 추출하고, 염색하고 건조까지 전통방법을 고수하다보니 대량으로 할 수 없을 뿐더러 혼자 작업하는 그에게 넓은 공간은 오히려 버겁다. 염료로 쓰이는 쑥이나 양파껍질, 밤껍질 등은 시골 장터에서 약재는 보통 약재상에서 직접 구한다.대부분의 천연염색가들이 작가로부터 시작해 사업으로 그 영역을 넓혀 나가지만 한씨는 천연염색을 사업으로 시작했다. “감각은 현대적이고 심플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기본으로 장기적인 생명력있는 작업을 위해 호원대 산업디자인과에 편입했다. “대충 대충하는 어머니들 간 맞추기식이 아닙니다. 전통방법을 철저하게 고수하지만 그것을 과학적으로 정리하는 것이죠.” 한씨 작업의 특징은 계량화. 눈대중 손짐작으로 하는 것은 그에게 맞지 않는다. 그의 보물 자료들을 살짝 엿보니 빛깔 좋게 물든 천마다 원료와 매염제, 농도 등을 나타내는 숫자들이 깨알만하게 적혀있다. 색깔의 작은 차이도 소홀히 않고 실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자료화하다보니 어느새 요즘 유행어대로 머리 속에서도 색깔을 그리게 됐단다. “화학염색은 색깔이 예쁘지만, 천연염색은 산뜻하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그는 정성이 들어간 만큼 보여지는 것이 천연염색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업이 더 커지더라도 염색과 디자인 부분만은 직접 하겠단다. ‘천연염색’이라는 말에 한 템포 느린 여유로운 삶이 그려지지만, 그는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작업실에 들어선다. 9시부터 2시까지 꼬박 염료를 끓이고 5시까지는 염색을 하고 천을 널어 그늘에서 건조시키는 작업. 정확하고 부지런한 그래서 제대로 빛깔을 찾아내고야 마는 고집스런 천연염색가의 하루다. 241-7826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1.16 23:02

[흐름]천연염색 생활 상륙기

어느날 문득, 우리 생활속에 아름다운 빛깔이 쏟아져 들어왔다. 빨주노초파남보의 색채로만은 표현되지 않는 그 신비한 아름다움의 세계는 우리 마음을 온통 앗아가버렸다. 강렬하거나 은은하게 배어나는 빛깔들. 생활 곳곳에서 작은 소품이 되어 삶에 향기를 전하는 이 빛깔의 정체를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천연염색'과 천의 만남. 작은 열쇠고리에서 온갖 패브릭 소재까지, 목도리부터 아름다운 생활한복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변신한 천연염색의 생활속 상륙기를 만나는 일은 즐겁다. 애기똥풀, 꼭두서니, 며느리밥풀, 달맞이꽃…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자연이 천에 곱게 터내려앉아 사람과 함께 숨쉬기 시작했다. 자연을 안은 사람들은 자연을 입기 시작했다. 홍화에서는 선명한 붉은 물이, 쪽에서는 짙푸른 남색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흘러내릴 것 같다. 이름 만큼이나 고운 자연의 빛깔들이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 아름답지만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멋을 자아낸다.세상의 온갖 신비로움은 대개 자연의 근원이 되는 것들이다. 어떤 논리나 과학적인 분석으로 설명되어질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를 만났을때 우리는 다시 삶의 의미, 그 본연을 생각하게 된다.자연의 옷을 입은 생활소품들 한조각 한조각씩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동안 사람의 마음과 마음도 이어진다. 서로 다른 모양과 색상의 조각들이 모인 조각보는 하나의 문양이 되기도 하고, 벽에 걸면 그대로 장식품이 되기도 한다.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은 몸에 좋은 황토나 숯으로 염색한 제품이 인기다. 천연염색한 기저귀는 뽀송뽀송한 아기 엉덩이를 위한 것. 은은한 쑥 향내가 풍겨오는 일상복은 몸에 좋은 기운을 전달한다. 원피스·겉옷 등 일상복의 종류도 다양하고, 여유있게 품을 넉넉하게 만들어 활동하기 편하다.실크에 치자로 염색해 노란빛을 띄는 은은한 스카프는 고상한 멋이, 오베자로 염색한 회색 계열에 조각보로 포인트를 준 넥타이는 세련된 멋이 풍긴다. 땀 흘리는 상대방에게 살짝 건네는 손수건은 그 사람의 센스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천연염색으로 물든 핸드폰 악세사리나 명함 케이스, 필통 등은 센스가 엿보인다. 식탁에 멋을 더하는 러너나 창가의 발은 집안의 따뜻함을 더해주고, 찻잔 받침이나 다포의 고운 염색물이 찻잔 속의 차까지 같은 색으로 물들일 것만 같아 조심스럽다.섬유의 씨줄과 날줄 사이로 파고드는 천연염색은 말그대로 ‘물들이기’다. 오염된 물이 스스로 깨끗해지는 정화작용을 하듯, 천연염색한 상품들은 원료들의 자연치유력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그 힘으로 세상을 물들인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4.01.16 23:02

[패션과 문화]패션문화 일궈낸 양장점

유명한 '영화의 거리'를 지날 일이 생겼다. 거리를 걷고 있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가로등, 보도타일과 잘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한 해질녘이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보다 한참 전 보았던 시장통의 양장점 모습이 떠오르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젊은이들이야 알 리가 없겠지만 과거의 패션을 주도해 왔던 양장점은 90년대 들어서부터 거의 없어지고 도심 변두리나 시골에서 가끔 눈에 띨 뿐이다. 양장점에서는 고객이 디자인과 소제를 먼저 주문한다. 브랜드나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는 고객의 디자인 선택권이 없거나 차선에 불과하다. 디자이너가 먼저 소개와 디자인을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나 양장점이나 고객의 개성이 사이즈를 맞추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양장점 제품이 디자이너 브랜드제품으로 바뀌면서 따라오는 변화의 차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가격의 차이를 만질 것이고 어떤 이는 디자인을 또 어떤 사람은 제품의 캘리터를 이야기 할지 모른다. 그러나 양장점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떠오른 것은 바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문화가 많이도 변해오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양장점에서 옷을 맞춰 입었던 시절에 우리의 문화수준은 그 정도였다. 그 당시 디자이너는 사회적으로 사치품을 만들어 내는 직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2000을 훌쩍 넘긴 지금 우리사회에서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패션에만 국한 되는 말이 더 이상 아니다. 웹디자이너나 헤어디자이너에서 애완견 디자이너까지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가치가 필요한 곳이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쓰여 지고 있다. 핸드폰이나 거리의 가로등 그리고 쌀 포장지등 디자인을 이야기 하지 않은 곳이 없고 디자인을 이야기 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어둠만을 밝히는 기능의 가로등에서 사람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가로등의 예술성은 단순히 감성으로 느껴지는 것 이상의 가치를 주고 있다. 보기에 좋고 기분이 좋아져 사람이 모이게 되면 경제적 부가가치가 자연히 높아지게 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영화의 거리'를 만들어낸 공무원이나 설비를 했던 사람이나 모두 디자이너인 셈이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배네치아 수상도시만은 못할지 모르나 거리 전체를 사람과 어울리게 디자인한 디자이너들의 가치는 에펠탑 못지않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사실 그 탑 앞에 섰을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 앞에 섰다는 생각 외에 다른 느낌을 이야기한 사람은 많지 않다.우리의 문화적 예술적 수준이 높아진 것 이상으로 디자인과 디자이너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풍부해 졌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에 양장점에서부터 시작한 패션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것을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의 생활에서 디자인을 일상으로 이야기하게 하고 눈으로 보는 심미안을 높여 왔고 사치하고 평가 받았던 부가기치를 만들어 온 직업군이 바로 패션 디자이너였다. 인터넷과 컴퓨터가 머지않은 미래를 지배할 것 같지만 아직도 어린 소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중의 하나가 패션디자이너라 한다. 디자인은 어떤 상품에 부가가치를 주어 경쟁력을 더하게 한다. 디자이너가 많아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부가가치가 커지고 경쟁력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영화의 거리와 소녀들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본다./유춘순 디자이너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1.16 23:02

[패션](상)올바른 이미지 연출방법

"옷을 잘 못 입은 여성을 보면 사람들은 그녀의 옷에 주목하지만, 옷을 잘 입은 여성을 보면 사람들은 그녀라는 사람에 주목할 것이다”라고 프랑스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말한바 있다. 인간은 유사 이래로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의식하고 그것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해왔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이미지를 자신의 내부에 잠재한 여러 자질들과 조화시켜 외적으로 훌륭하게 연출하는 것은 중요한 삶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인간만큼 다양하고 많은 요소를 갖춘 존재도 없다. 인간은 성별? 연령? 직업? 역할? 인물? 체격? 음성? 종교? 취미? 기호 등의 각양각색의 다른 요소를 갖고있어 이 모든 것들이 결합되어 타인에게 보이는 각자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미지 메이킹이란 대인지각시에 자신의 이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복과 화장, 헤어스타일은 물론이고 표정?말씨?매너?행동 등을 잘 조화시켜 타인으로 하여금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할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 진정한 의미의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잘못되고 추한 것을 감추고 덮어서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잠재된 아름다움을 개발하고 잘 나타내는 방법을 찾아 최상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자기 이미지를 향상시키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바르게 알아야 한다. 머릿속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그려볼 때, 일상에서 자신의 이미지는 스스로에게 바라는 이미지들과 상당한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보이는 가와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가 사이에서의 균형과 조화가 관건이다.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와 본래 모습을 잘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내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매력을 찾아내고 자신감을 가질 것을 이미지 컨설턴트는 권한다. 자신감과 행복감만큼 얼굴을 빛나게 만드는 것은 없다. 사람은 자신이 작정한 만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말고 행복해 지겠다고 결심할 것. 또한 새로운 일과 사물에 호기심을 가질 것, 어린아이들처럼 하루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것 등 마음을 자유롭게 갖는 것이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찾는 방법 중 하나라고 이미지 컨설턴트는 권장한다. 가장 자기다운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므로. 그러면 우선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의상에 대해 살펴보자. 의상을 통해 성공적인 이미지를 이끌어내는 데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TPO(시간ㆍ장소ㆍ경우)에 맞는 센스 있는 복장을 하면 된다. 자신이 속해있는 직장이나 활동분야에 따라 남의 눈에 띄는 옷을 입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단정한 스타일이 어울릴 수도 있다. 또한 액세서리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고 복장 이미지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액세서리가 의상이나 착용자와 어울리지 않으면 아예 하지 않음만 못하다. 스카프나 모자 등도 액세서리와 마찬가지로 별로 어울리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 문화일반
  • 서유진
  • 2004.01.16 23:02

[오목대]문화산업의 오해

문화산업이 영화, 광고, 음반, 게임 등 대중예술산업을 의미하는 용어로 한정하여 쓰여져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문화가 21세기의 산업적 희망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충족을 어느 정도 이룩함으로써 점차 정신적인 충족을 위한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신적인 충족을 위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영화, 게임처럼 너무 한정된 산업에 매달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만을 문화산업이라고 표현하여 이들이 마치 문화산업의 전체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이다. 문화산업이란 말 그대로 문화를 산업화한 것이다. 즉, 다양한 문화적 영역을 산업화한 부분이 문화산업이다. 그렇다면 문화가 정신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문화산업도 이러한 정신적인 영역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을 문화산업이라고 해야한다. 즉, 어떤 상품에서 물질적인 속성보다 문화적인 속성이 보다 근본적인 가치로 판매될 때 그것은 문화상품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문화산업이다. 따라서 문화상품은 일반상품보다 더 많은 감각, 언어, 공감, 동일시, 관음, 즐거움, 가치 등의 정신적 내용을 자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문화산업이란 대량복제적 문화상품(책, 잡지, 신문, 음반, 방송, 영화, 캐릭터, 인터넷 등)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연행(공연, 노래, 댄스, 축제, 이벤트), 직접 제작한 작품(미술, 조각, 공예, 기념품, 디자인, 사진), 구경 및 체험(미술관, 박물관, 유적지, 테마파크, 향토음식) 등도 포함한다. 이들이 모두 문화산업인데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산업을 도모하면서 대량복제적 문화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대량복제적 문화산업에서는 서울집중이 아주 높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고, 각종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고, 마케팅을 잘해야 하고, 시장이 가까이 있어야 유리하다.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이 부분에서 이제까지 지방에서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 이에 비해 나머지 문화산업은 중앙집중이 덜 하고 지방에서의 성공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문화산업을 너무 한정시켜 영상과 게임에만 매달리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문화산업도 심각하게 고민해 성공한 가능한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1.15 23:02

전북건축가협회 신영무 회장 재추대

사단법인 전북건축가협회 신영무(61·호원대 교수) 현 회장이 제19대 지회장으로 재추대됐다.지난 12일 저녁 6시 전북건축가협회는 회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정기총회를 열고, 신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으며 부회장에는 문창호(군산대 교수)·박형권(건축시공사 대표)·엄주호(건축사)씨를 선임했다.지난 18대에 이어 2년간 또다시 건축가협회를 이끌게 된 신회장은 “건축학회·건축사협회·건축가협회가 각각 성격은 다르지만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작년에 결성한 3단체 연합의 교류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건축을 일반인과 거리가 먼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아쉬웠다”는 신회장은 ‘건축문화 대중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건축설계워크숍’을 부활시키며, 지난해 처음 시도한 ‘전북건축문화포럼’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함께 열린 건축가협회 전주지부 임원선출에서는 전주대 강대호 교수(48)가 제3대 전주지부장에 선출됐다. 강지부장은 “개개인 모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건축가들의 힘을 집결시켜 건축시장에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주시와 규모·역사적 배경·건축적 정서와 특성이 비슷한 해외 도시들과 교류, 경험과 실력을 공유할 수 있는 자매결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년. 사무국장은 건축사 조창호씨가 맡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1.15 23:02

감정 살려 읽어주면 작품이해 큰도움

방학을 맞아 약간은 여유가 생긴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읽혀야 도움이 될까.아이가 어릴 때는 책을 잘 읽어주었던 부모들도 아이가 초등학교 2∼3학년만 되면 책을 고르는 것, 읽는 것 등을 아이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다.전주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이창순 회장은 책을 제대로 읽히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양선숙 서울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가 강조하는 어른들이 잘 못 알고 있는 어린이 도서지도에 관해 소개한다.△그림책은 언제나, 평생 곁에 있어야 할 책이다.그림책이라고 해서 꼭 유아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은 학년을 가리지 않고 꼭 필요하며, 좋은 그림책은 시대와 연력을 초월하여 어른들도 공감하고 감동하는 책이다.그러나 아이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는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은 질투의 화신이 벌이는 이야기처럼 여겨져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으므로 피하고, 역사 만화도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에 읽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학교 들어가기 전에 그나마 조금 책을 읽어주던 엄마들도 애가 크면 혼자 읽으라고 한다. 누군가 감정을 조금이라도 넣어서 생생하게 읽어주면 아이는 온전하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책은 반드시 단계별로 읽을 필요가 없다.책을 고를 때 발달 단계에 맞아야 한다는 것은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읽기 능력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학년별 권장도서목록은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할 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세계명작과 위인전세계명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단순히 고전을 뜻하는 세계명작 보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정서와 가치관을 담은 20세기 명작을 다양하게 읽혀야 한다.아주 구체적인 사실 얘기가 없고 고민한 흔적도 없는 영웅이야기는 현실성이 없다.△한권을 다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보통 단편집이라고 하는 책 속에는 짧은 동화 6∼8편이 들어 있다. 그 중에 대표작품이나 아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것만 반복해서 읽어도 좋다. 또한 장편은 하루에 조금씩 나눠 읽는다.△독후감을 써야 한다?단 한 줄을 쓰더라도 살아있는 내 느낌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쓸 것을 강조해주면 된다. 또 띄어쓰기, 맞춤법 등을 지적하지 말고 자유롭게 쓰도록 한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4.01.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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