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특집]문화행사와 함께 즐기는 설 연휴
가족들과의 반가운 만남을 생각하며 찾은 고향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행사들로 더욱 따뜻하다. 팽이치기·굴렁쇠·널뛰기·윷놀이·새끼줄 꼬기 등으로 채운 민속놀이터는 설날 연휴 동안 문화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행사들. 전주 한옥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20일부터 이르게 시작하는 문화행사들은 설날에 절정을 이루고, 주말까지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그냥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한달에 두번 전통주를 빚고 매주 토요일 시음회를 가져온 전통술박물관이 넉넉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잔과 이제 막 부쳐낸 파전, 뜨끈한 국물을 대접한다. 술 있는 곳에 신명나는 풍물도 함께 한다.전주한옥생활체험관 마당에서는 설날 당일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떡국잔치가 열리고, ‘설맞이 윷놀이 경연대회’가 벌어진다. 1등한 가족에게는 자그마치 상금이 50만원.(참가비 1만원) 063) 287-6300△ 우리 선조들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박물관. 옛 어머니가 고운 한복을 입고 조용하게 미소 지을 것 같지만, 도내 박물관은 시끌벅적 신나는 새해맞이를 한다.2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은 ‘2004 작은문화축전’을 열고 설과 세시풍속을 재현한 행사를 벌인다. 23일에는 서예가 이용엽·정운염씨의 가훈써주기 행사도 연다. 063) 220-1005전주역사박물관은 지난해 ‘소원★은 이루어진다’에 이어 올해도 소원기원문을 항아리 타임캡슐에 저장한다. ‘내가 바라고 기원하는 2004년 잔나비해’. 지난해 다짐한 소원문을 개봉하고 올 한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뜻깊은 자리다. 설음식 나누기·새해 판화달력 찍어보기 등 설맞이 세시풍속 한마당도 풍성하다. 063) 228-6485~6△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전주명품관이 펼치는 ‘윌, 우리 설날은!’은 ‘보는 재미·만드는 재미·즐기는 재미·먹는 재미’를 동시에 선물한다. 연휴 첫날에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설맞이 잔치를 벌인다. 한옥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자리다.한지공예작가 정승희씨의 닥종이 인형전 ‘겨울이야기’와 전통 연·솟대·한지과자그릇 ·나무 목걸이 등 체험행사도 많다. 가족 민속놀이 경연은 웃음꽃이 넘치는 마당. 떡치기로 만든 쫄깃쫄깃한 인절미, 한 입 베어먹으면 입주변이 금새 시커멓게 변하는 뜨끈뜨끈한 고구마 구워먹기도 추억을 가득 담은 행사다. 특별행사기간(21일∼2월5일) 동안 3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오목대명품촌 사은품도 증정한다. 문화관광부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행사다.공예가 일곱명을 초대한 ‘7인7색’전은 3월 7일까지 열려 느긋하게 발길을 돌려도 좋다. 063) 285-5002△ 전주전통문화센터는 22일과 23일 이틀간 ‘갑신년 운수대통 설날 큰잔치’를 연다. 2004 설날 행사는 ‘소원축제’ ‘음식축제’ ‘부대행사’ ‘공연마당’ ‘전통공연’ 다섯가지 테마. 새해 첫날에는 아무래도 ‘소원축제’와 ‘음식축제’에 귀가 솔깃해진다. 갑신년 한 해 운수를 점쳐보는 토종비결(유료)은 재미를 넘어 자못 진지해지는 코너. 서툰 솜씨로 도전하는 ‘예쁜 가래떡 썰기 대회’·떡메치기 체험·야외 부뚜막에서 구워먹는 군고구마와 군밤 등 겨울 먹거리 체험에 ‘음식축제’가 배부르다.‘공연마당’에서는 갑신년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신명나는 재수굿 한마당과 흥겨운 풍물농악공연, 가슴을 울리는 타악그룹 ‘야단법석’의 기상천외한 퍼포먼스와 한국전통극연구소가 고전 ‘배비장전’을 각색한 가족 마당놀이 ‘애량야곡’이 열린다. 22일 한벽예술단의 창작타악 ‘흥’ 공연, 23일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 (전주시립국악단 김민영씨)와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는 차례상 차리기 강좌, 배워도 배워도 헷갈리는 한복 입는 법과 절하는 방법 등 예절 배우기는 ‘부대행사’다. 063) 287-7000△ 전주동물원도 설을 맞아 21일부터 25일까지 무료개방한다. 쌀쌀한 날씨라니 두툼한 점퍼로 무장하면 든든한 마음으로 갑신년 원숭이의 재롱을 한껏 즐길 수 있다. 063) 254-1426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렸을 적 생각이 새록새록할 그 길들. 전동성당과 경기전, 그리고 오목대. 동부시장과 동문사거리, 다시 성심여고 담벼락 작은 길까지.전주의 한옥마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물론 옛 멋은 그대로이다. 눈내리는 날이면 집집이 처마에 흰머리를 지고 있는 모습에서는 세월 지나 더 곰삭아진 정겨움으로 남아 있다. 옛 사람들의 숨결과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기억해내고 있는 한옥마을은 잊고 있었던 옛 이야기들을 새록새록 끄집어 안겨준다.문화공간들은 나들이 걸음을 붙잡고, 따뜻한 전통찻집과 국수집, 그리고 공예품전시관과 전통술박물관, 전통문화센터는 하루 해를 짧게 만든다. 부근의 오목대, 한벽당, 강암서예관까지 들르는 예정이라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지도 모른다.전통문화센터한벽루와 전주향교 사이에 있는 전통문화센터는 전주의 맛과 흥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천변을 거닐 수도 있다. 2백50석 국악전용극장(한벽극장)을 중심으로 전통혼례식장, 시민교육관, 찻집, 야외놀이마당 등이 있다. 전통찻집에서는 판매와 함께 차문화 생활화를 위한 다례강좌 등 체험교실이, 야외마당은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재현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전주공예품전시관 태조로에 자리한 전시관은 전주의 공예품을 체험·관광·쇼핑할 수 있는 곳이다. 공예관과 공예전문 갤러리인 기획관 뿐아니라 방문객들이 한지공예, 도자공예, 전통자수공예를 전문가들에게 배울 수 있는 체험관도 있다. 관광공예품과 생활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생활공예점과 전주공예의 깊은 멋을 감상할 수 있는 명인명장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옥생활체험관한옥마을 가운데서도 가장 옛스런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엣 선조들의 지혜와 기품, 생활의 멋을 한옥이라는 전통적 생활공간을 통해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옛 선비나 규수가 된 것처럼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랑채, 안채, 대청 등 기와집 3동으로 지어져 있고 온돌방에서 하룻밤 묵고 나면 맞는 아침밥상도 전통적인 조반상인 5첩반상이 준비된다. 단순 숙박의 의미를 넘어 전통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공간인 셈이다. 전통술박물관술익는 냄새를 맡으며 옛 선현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공간. 전통술 제조과정을 재현하고 직접 참여해보는 체험공간과 술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전시관. 이강주나 송화백일주 등 전주의 전통주를 비롯해 술을 만드는 도구, 담는 그릇, 술항아리, 잔 등을 전시해 놓고 있다.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특수 스피커 시설을 갖추고 있어 실제 술익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술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에 관련한 예와 문화를 알리는 공간이다. 포석정 모양으로 꾸며놓은 박물관 마당의 시음장은 흐르는 작은 물길 위에 술잔을 띄워 시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나를 세우겠다는 시를 읊었다는 곳으로 알려진 오목대, 나들이객들이 잠시 다리쉼을 할 수 있는 한벽루, 태조 이성계의 어용(그림)과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서고가 있는 경기전은 전주 한옥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전주의 문화유산들이다. 전동성당과 전주향교, 강암서예관 등도 오며가며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공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