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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예술대 장성식 교수(49·뮤지컬과)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회장 변인식)이 선정한 제23회 '올해의 최우수 예술인(연극연출가 부문)'으로 선정됐다. 전주시립극단 초대 상임연출자였던 장교수는 서울 KOPAC 극단 상임연출자를 역임했으며, 그가 연출한 '오이디프스 업·業·Karma'는 지난 8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대희랍연극제인 '세계희랍극페스티발'(Ancient Greek Drama 2003)에 동양권 최초로 초청 받기도 했다. 그와 함께 안무가 양선희 세종대 무용과 교수, 희곡작가 이강렬 중앙승가대 교수, 서양화가 이경조씨, 작곡가 허방자 숙명여대 교수, 연극평론가 심정순 숭실대 영문과 교수 등도 부문별 수상자로 뽑혔다시상식은 9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다.
이운룡 시인(66·전 중부대 국문과 교수)이 '2003대한민국향토문학상'을 수상한다. 한국지역문학발전협의회(회장 황하택) 주최하는 이 상은 향토문학에 무한한 애정을 쏟은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지난해 '풍경은 바람을 만나면 소리가 난다'(푸른 사상)와 '그 땅에는 길이 있다'(푸른 사상) 등 오랜만에 두 권의 시집을 선보이며 시창작 열기를 북돋웠다. 폭넓은 체험이 바탕이 된 삶의 흔적을 정감 어린 시선으로 담은 시집. 열린시창작회 대표이며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로 독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리는 '영원한 시인'으로 남는 것이 그의 바람. 시상식은 6일과 7일 이틀동안 전남 화순군 금호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역문학 전국 시도문학인 교류대회' 행사에서 열린다(6일 오후 2시). 이 날 시상식에서는 차범석 대한민국 예술원회장이 대한민국향토르네상스문학상을 수상하며, 부산 고광자 시인과 광주 희곡작가 함수남씨가 대한민국향토문학상 시상대에 함께 오른다. 한편 전국 각 지역의 문학인 5백여명이 참여하는 이 교류대회는 '문학의 위기상황과 지역문학의 과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각 지역문학 현황 소개, 선언문 채택, 시 낭송, 지역문학인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 062)226-3355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 제11회 목정문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목정문화상 운영위원회는 1일 심사위원회(위원장 최승범)를 열고, 문학부문에 김남곤 시인(66·한국예총 전북지회장), 미술부문에 서해대 이일청 교수(53), 음악부문에 전주시립합창단(지휘 구천)을 수상자로 선정했다.문학부문 수상자 김남곤 시인은 '시와 의식'에 시가 당선돼 등단, 농밀한 서정세계를 투영하는 시세계를 펼쳐왔으며, 시집으로 '헛짚어 살다가' '푸새 한마당' '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새벽길 떠날 때'와 수상집 '비단도 찢고 바수면 걸레가 된다'를 펴냈다.전북문학상·문예한국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일보 전무·한국문인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미술부문 이일청 교수는 전북미술협회와 전북예총 회장을 역임, 전북미술대전 운영위원장을 지냈으며, 현 한국패션뷰티학회 부회장을 맡고있다. 1975년 이후 다섯차례 개인전을 열고, 여러 미술전과 단체전에 2백여회 참여했다.음악부문의 전주시립합창단은 1966년 창단했으나 중단됐다가 1986년 재창단한 후 정기연주회·지역순회연주회·청소년을 위한 연주회 등 연간 50여회 연주회를 열며 이 지역 합창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매년 '메시아' '천지창조' '엘리야' 등 오라트리오 연속 기획을 통해 오페라를 재미있고 쉽게 소개, 오페라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2000년 취임한 제3대 구천 상임지휘자가 전주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다.문학, 미술, 음악 3개부문에서 전북지역 향토문화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들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지난 1993년 목정 김광수 선생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올해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주관하는 애향대상을 수상한 목정 김광수 선생은 무주 출신으로 전북도시가스(주)·대한교과서(주)·현대문학사 등을 경영하고 있다.수상식은 19일 오후 5시 리베라 호텔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지난해보다 5백만원 오른 창작지원비 1천만원이 주어진다.
△ 푸른 꿈을 위하여이봉희씨가 일상적인 삶의 작은 편린들을 모아 수필집을 펴냈다. 딸을 중국에 보내는 마음과 아들 장가 보내는 날, 어릴적 고향 이야기 등 작가 주변의 사소한 이야기들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공통 정서를 찾아내 섬세하게 표현했다. 신아출판사 펴냄/9천원△ 연탄도둑겨울이 되면 이 골목 저 골목으로 연탄을 실어나르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 서울 변두리 가난한 동네 상일동 아이들의 우정과 믿음을 이야기한 장편동화다. 성윤석씨의 글에 그의 아내이자 소설가인 김애영씨가 그림을 그렸다. 생각하는창 펴냄/7천5백원 △ 火中蓮성파시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지난 20여년간 성파시조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았다. 이번 사화집에는 1회 수상자 김교한·김상훈씨를 비롯, 서른여덟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성파시조문학상은 시조를 널리 알리고 시조문학인을 격려하고자 1984년 제정, 올해 20회까지 시상했다. 사화집 간행위원회 펴냄/비매품
나는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우리 단편을 좋아한다. 장편과 단편의 차이는 길이에만 있지 않다. 장편이 인물의 연대기 또는 사건의 시종을 지향한다면 단편은 인물과 사건이 흘러가는 예리한 시간의 단면을 포착하고자 한다. 사과를 설명하기 위해 사과나무의 생태와 사시 외양의 변모 다음에 사과를 보여주는 것이 장편이라면, 잘 드는 칼로 잘라낸 사과의 단편 또는 먹고 버린 사과 껍질을 보여주는 것이 단편일 것이다.그래서 어떤 이는 장편과 단편의 거리보다 단편과 시의 거리가 가깝다고 말하기도 한다. 장편이 며칠 동안 독자와 승부 한다면, 단편은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인 삽십 분을 두고 승부 한다. 그러니 나처럼 게으른 독자에게 단편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단편은 그 앞뒤의 잘린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고, 그 단면의 강렬하고도 선명한 인상을 각인한다. 그래서 시와 가깝다.19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던 나는 노점 헌책장수에게서 잡지를 사 보았다. 폐간되어 전설처럼 이름만 전해지던 계간지 '창작과 비평', '문학과지성'을 한 권에 천 원씩 사 모았다. 한 권에는 서너 편 실린 단편들을 나는 숙제처럼 읽었다. 황석영, 김주영, 서정인, 이청준, 조세희, 최인호 등의 빛나는 이름들이 거기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1920년대와 30년대의 단편을 대입 준비 삼아 읽은 적은 있었다. 이광수, 김동인, 나도향, 김유정 등의 작품들이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어지간히 읽었다 싶어 대학에 간 이후에는 다시 들추기 싫었는데, 이 무렵에 그 장성한 모습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이 40여 년 동안 우리의 단편 소설은 세계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소설의 본령, 즉 순정한 의미에서 리얼리즘을 깊이 천착한 사례라고 한다. 소설연구자들 중에는 이를 한국 현대 소설의 영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물론 이는 가난하고 남루한 우리 현대사가 낳은 아이들이다. 잘 사는 이들의 소설이 인간의 깊은 내면과 황당한 몽상을 탐사할 때, 우리 소설은 분단과 통일,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평등과 분배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를 선물이라고 하면 너무 잔인한 말이 될 것이다.우리 글판의 풍토에서 장편과 단편은 그 출생 과정이 많이 다르다. 장편은 적은 예를 빼면, 전작으로 즉 완성된 원고를 두고 작가와 출판사의 계약에 의해 출판된다. 그 대가로 작가는 일정 비율의 인세를 팔린 부수 비례하여 받는다. 이는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서적의 광고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우리 현실에서 이 방식은 상업주의와 야합할 여지를 필연적으로 갖게 된다.이에 비해 단편은 문예지의 청탁에 의해 잡지에 게재되며, 그 대가는 원고의 분량에 따라 받는다. 잡지에 실린 단편들도 나중에 단행본으로 출간되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유의할 차이는 단편의 경우 창작 당시 독자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울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생겨난다. 원론적으로 말해 독자에 대한 배려는 좋은 문학을 낳는 동기가 되겠지만, 대개 이 또한 타락하게 마련이다. 다수 독자의 상투적 취향에 얽매이지 않는 한 작가의 순수한 도전은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나는 우리 단편이 정말 자랑스럽다. 수업시간에 젊은이들에게 우리 단편을 소개할 때 기쁨을 감추기 어렵다. 살아 숨쉬는 사람들, 삶의 나쁜 조건과 부딪치는 사람의 아름다운 몸짓이 거기 있다. 가끔 나는 이 즈음 우리 영화의 융성이 전대의 이와 같은 소설에서, 그 탄탄한 미학적 기반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하곤 한다./이희중(전주대 교수, 시인)
시인 안도현씨(43)가 자신의 대표작을 엮은 시집 '빙선'을 지난 10월 일본에서 출간, 일본 언론과 문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빙선'은 안씨의 대표시 '얼음매미'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 초창기 시 '낙동강'을 비롯해 '바닷가 우체국' '고래를 기다리며' '모닥불' '그리운 여우' '오래된 우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등 그동안 발표된 일곱권의 시집에서 서른한편의 시를 모았다.일본 출판을 기획한 시인 한성례씨는 "초판 발행한 3천부가 거의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인간 본연의 정서를 아름답고 읽기 편하게 표현, 국경을 넘어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빙선'의 출판은 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 단행본 출간이 극히 드문 일본 현실에서 자비출판이 아닌 출판계약을 통해 발간돼 그 의미가 더 크다.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는 안씨는 지난해 중국과 대만에서 '짜장면' '연어'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새일본신문에 50회에 걸쳐 에세이를 연재(2002년 가을)하면서 일본 독자와 인연을 맺은 안씨는 올 봄 일본어로 '연어'를 발간했다. 안씨가 시집을 외국어로 번역 발간한 것은 '빙선'이 처음이다.
미국의 제 39대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는 재임기간 내내 실패와 시련의 연속이었고, 결국 그는 패배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백악관을 나와야 했다. 하지만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세계 평화의 전도사이자 집 없고 헐벗은 사람들의 후원자로 대통령 시절보다 더 멋진 '대통령 이후'를 보여 주었고, 지난 2002년에는 수십여 년 동안의 국제 분쟁을 중재하고 인권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이 책은 퇴임 후가 더 빛나는 대통령 지미 카터의 성장과정을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로 들려주는 자전적 에세이 이다.미국 남부 조지아의 한 시골 소년이 전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감동적인 기록들, 그리고 고향과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한 한 남자의 진지한 자기고백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에도 마음 속에 오랜 여운으로 남아있다./홍지서림전무
이 지역 출신인 이순주(법명 선조교무·전주시 서노송동)·최정배(경기도 광명시)·송순녀씨(김제시 금산면)가 '수필과 비평 제68호'를 통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씨의 당선작 '어머니의 밥상'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소재에서 짜임새 있고 탄탄한 한편의 수필을 빚었다”는 평을 얻었다. 이씨는 교무생활 28년째인 원불교 교역자. 참여자치전북 시민연대·사회개벽교무단 공동대표, 전북여성회 지도교무, 원불교 서전주교당 주임교무 등 바쁜 행보에서 발견한 서정이다. 행촌수필문학회·원불교문인협회 회원. 전주출신인 최씨는 '웃은 죄밖에'로 당선의 영예를 얻었다. 심사위원들은 이야기의 짜임새에 힘이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수상작에 담긴 '얼굴도 저만하면 밉상은 아니고,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웃음을 보이며 흥정을 해볼까, 하다가는 움찔했다'는 표현이 재미있다. 현재 광명중학교 교장. '도화 꽃이 지기 전에'로 당선된 송씨는 "글에서보다 실제 삶이 더 착하고 더 진실하며 더 겸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습작과정을 성실히 겪은 신인'이라며 수필에 임하는 자세가 단정하고, 슬픔을 참았다가 터뜨릴 줄 아는 인내력이 장점이라고 평했다.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 울타리에서 문학 세계를 공유하는 작가들의 글 모음집이 잇따라 발간됐다. 정읍문학회(회장 오세순)가 '정읍문학 제3집'과 수필과비평사(회장 라대곤)의 격월간지 '수필과 비평 제68호', 한국녹색시인협회(회장 김용옥)의 기관지 '시와 녹색 2003'(시와 산문사 펴냄). 동호인들의 시와 수필을 모은 책의 발간을 기다리는 마음들이 더 훈훈한 책들이다. '정읍문학 제3집'은 박재삼 시인이 엮은 특집 '미당 서정주'와 이 지역 원로시인인 진을주·채규판·김남곤 시인들의 시편을 '전북의 시인들'이란 테마로 엮었다. 김동 김용관 김병학 류동완 류승훈 박정희 이성재 이창현 주봉구 정상영 홍진용 윤영미 회원의 정성이 깃든 1백37편의 작품도 실렸다. 다른 기관지들과 달리 회원들의 시가 대부분 10여편씩 실려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수필과 비평 제68호'는 중견수필가 김애자씨의 신작 5편과 수필집 '숨은 촉'을 특집으로 다뤘다. 김우종씨는 작품론 '산촌 수필의 아름다움'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잊어 가는 풍부한 어휘를 적절한 자리에 동원함으로써 언어예술로서의 수필의 문학성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며 그가 이 시대 수필문단에서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 '다시 읽는 문제작'에는 수필과비평 출신의 김윤재·양미경과 에세이문학 출신 노현희의 작품을 선정했다. 전국문학인들이 참여하는 '시와 녹색 2003'은 '인간이 인간답게 지구와 공존공생하기를 희망'하는 녹색시인 38명의 시와 녹색수필가 7명의 수필이 담겨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김용옥 정희수 조경옥 이현애 시인과 김연주 양복임 이숙자 임숙례 소선녀 수필가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으로 휑휑한 시절, 정신의 칼날과 희망을 안겨주는 일의 맨 앞에 시인과 작가가 서야 한다는 서문에 담긴 글 '음풍농월하는 시인이 아니라 한줄기밖에 안 되는, 한 순간의 섬광으로도 눈떠 있어야 한다'는 울림이 새롭다.
"눈이 아주 많이 내리는 나라. 어젯밤 그곳에서 왔어. (중략) 봄이 되면 눈과 함께 다들 푸른 하늘로 올라가. 그리고 겨울까지 기다렸다가 또 눈이 내리면 함께 내려와서 얼음집을 짓고 사는 거야”('눈의 여행자' p262) 12월 초입. 첫 눈이 늑장을 부리고 있다. 무량하게 퍼붓던 지난 겨울의 눈송이…. 태초의 빛깔을 지녔던 눈은 내리면서 녹고 그러다가 점점 회색 빛으로 변해 빌딩 숲으로 숨어버린 것일까. 소설가 윤대녕의 장편 '눈의 여행자'(중앙M&B)는 눈의 백색 이미지를 슬픈 운명이 담긴 수채화로 변화시켰다. 그동안 작가가 소설에서 끊임없이 변주했던 여행과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눈을 소재로 인간의 존재 의미와 숙명을 파헤쳤다. 잠깐 동안 제 형태를 보여줬다가 사라져버리는 눈처럼, 작가가 그린 슬픈 운명은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의 마디에서 잠시 제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져버린다. 작가는 올해 1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무대가 된 눈의 고장 니가타를 여행했다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 '나'의 여정은 날짜·호텔·거리 풍경까지 작가 자신의 것과 동일하다. 헌책방에 갈 기회가 있다면 황동규 시인의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민음사)을 찾아보면 어떨까.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편지'(1997)에서 시집에 수록된 시 '즐거운 편지'가 낭송되면서 한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만, 이 시집은 1975년 자비출판으로 시작됐다. 당시 활판 인쇄한 초판본이 비닐 커버에 싸여 있는 책은 엿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이 시집은 '연애시집'이 아니라 1950년대 살벌하고 막막한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다. '눈'을 주된 시어로 사용함으로써 차고 냉혹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이를 헤치고 나가야 하는 당대인의 고통을 함께 노래했다. 안도현 시인은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이 시집의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떠도는 눈발의 이미지였다. 땅에 내려앉지 못하고 바람에 휩쓸려 공중을 떠다니는 그 희끗희끗한 눈발은 자유와 평등에 목말라하던 동시대인의 내면 풍경을 대변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아이들에겐 대담한 색채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눈 오는 날 아이의 행동과 심리를 그려낸 '눈 오는 날'(글·그림 에즈라 잭 키츠)이나 첫 눈이 오기 전부터 눈이 다 녹고 봄이 시작될 무렵까지 계절의 변화를 포근하게 묘사한 '하얀 눈 환한 눈'(엘빈 트레셀트 글·로제 뒤봐쟁 그림)을 선물하면 좋다. 첫 눈에 대한 아이들의 기대, 하얀 세상의 아름다움, 새봄에 생기는 설레임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책이다. 도서출판 비룡소 펴냄. 부드럽게 내리는 눈송이를 떠올리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눈도 고집을 꺾겠지.
"클릭, 국내최대 문화유산정보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문화유산들을 실제로 답사하고 확인하는 작업은 일반인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특정한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맥락이나 의미를 모르는 것뿐 아니라 그 문화유산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 현실. 안방에서 관람할 수 있는 가상체험의 사이버박물관, 어린이를 위한 교육 동영상, 유물 및 민속 동영상, 58개 박물관 유물정보의 통합검색 등 살아있는 다양한 문화유산 자료를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문화유산 포털 사이트가 확대 개편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가문화유산 종합정보서비스(포탈, http://www.heritage.go.kr, 한글도메인명 '문화유산').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에서 2000년부터 시작한 이 종합정보서비스는 이번 개편을 통해 문화재청 및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지방박물관(11) 및 전시관(2), 공·사립박물관(20), 대학박물관(23) 등 총 59개 문화유산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22만 3천여건의 문화재 및 유물을 텍스트 및 이미지 등 51만 3천여건의 DB로 확대 구축,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전북 문단의 거목 백양촌 신근(辛槿·1916∼2003)선생의 삶과 예술세계를 기리는 시비가 29일 오전 11시 전주덕진공원에 제막됐다. 백양촌신근선생시비건립위원회(위원장 이기반)·백양촌문학상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김해성)가 주최한 자리. 시인이자 교육자·언론인으로 뚜렷한 자취를 남긴 고인의 생애와 문학을 영원히 기린 이 시비는 진기풍 강암학술재단 이사장과 전북예총 김남곤 회장, 전북문인협회 소재호 회장을 비롯해 라대곤·박금규·박만기·진동규·채규판·최동현·김용택·김해성 등 도내 문학인과 고인의 제자들, 유족들이 뜻을 모았으며 특히 고인의 제자인 전주고 36회 동창들은 제작 기금에 적극적으로 나서 큰 힘을 보탰다. 시비는 고인의 시 '강'의 전문이 새겨져 있으며, 전북출신 서예가인 성균관대 송하경 교수와 서울시립대 김창희 교수가 글씨와 새기는 작업을 맡았다. 특히 이 시비는 고인의 절친한 지인이자 이 지역 현대문학의 개척자였던 신석정·김해강·이철균 선생의 시비와 함께 덕진공원안에 나란히 놓여, 전북문학사를 빛냈던 문인들의 족적을 추모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당대를 호령하던 문학인들이 모두 모이셨다”며 "전주덕진공원이 새로운 문학성지로 떠오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 날 시비제막식에선 제15회 백양촌문학상 수상자인 정희수·전덕기 시인의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수상자들은 "백양촌 선생이 일깨워준 시의 혼을 가슴깊이 새겨 이 지역 문학의 발전을 위해 더욱 더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20여년 넘게 병상에 있으면서도 영원한 전북 문단의 큰 어른으로 존재했던 고인은 지난 6월 1일 88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한국이 배출한 또한명의 음악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전주 독주회가 30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이유라(18)는 세계가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유망주. 열살 때 세계적인 공연기획사 'ICM'과 전속계약, 역대 최연소 계약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열세살때 미국 National Public Radio가 선정한 '올해의 데뷔 연주가상'을 수상했고, 카네기홀의 2002∼2003시즌 솔로이스트로 선정됐다. 2000년 미국 카네기홀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최근까지 뉴욕 볼티모어심포니·클리블랜드심포니·워싱턴내셔널오케스트라·디트로이트심포니·샌프란시스코심포니·노르웨이 베르겐필하모닉 등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실내악 팀과의 협연을 통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이유라는 전북일보사가 주최하는 이날 연주회에서 타르티니의 소나타 '악마의 트릴', 남성적인 중후한 선율의 브람스 '소나타 제3번',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제1번, 차이코프스키 왈츠-스케르 등을 낭랑하고 힘있는 활놀림의 매력적인 연주로 들려준다. 피아노반주는 모스크바 컨설바토리를 졸업한 안미현씨다.
●공연아중문화의집, 토요가족극장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아중문화의 집 2층 문화공연장. 전주 아중문화의 집(관장 임병용)이 12월 토요가족극장 테마로 '멋진 왕의 다양한 모습'을 마련했다. 상영작은 '라이온킹Ⅰ'(6일), '이집트 왕자Ⅱ'(13일), '미녀와 야수Ⅱ'(20일), '백조왕자'(27일) 등 네 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이다. 특히 '이집트 왕자Ⅱ'는 전편이 모세를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던 것에 반해 부제로 단 '요셉 이야기' 그대로 요셉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요셉의 목소리는 벤 애플렉이 더빙하였으며,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마크 해밀도 더빙에 참여해 주목을 끈 애니메이션이다. 29일은 '악의군단과 맞서 싸우는 우리의 드림팀'을 테마로 한 11월 토요가족극장의 마지막 상영작인 '슈퍼특공대-저스티스 리그'. 관람료는 없다. 문의 063)241-1123 △ 뮤지컬 '알라딘과 요술램프'29일과 30일 오후 12시·2시·4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아동극 전문극단'가람'이 마련한 가족뮤지컬. 마법의 요술램프, 궁전의 신하 자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알라딘, 아름다운 공주, 램프의 요정 지니…. 익숙한 내용이지만 뮤지컬로 만나는 이들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011-271-9534△ 2003대학가족감사 송년음악회12월 1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전주대학교 주최. 테너 체자레 골리니·소프라노 마리아 크리스티나 베라르도·바리톤 빠올로 스텍끼 등 세계 정상의 이태리 성악가 3명과 김용진·송미희 등 전주대 교수들이 무대에 선다. 063)220-2015/2123△ 군산시립교향악단 제42회 정기연주회12월 2일 오후7시 군산시민회관. 베토벤교향곡·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회의 네 번째 여정. 베토벤 교향곡 4번과 7번을 들려주며, 피아니스트 나지영씨(K.T&G앙상블 단원)와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063)450-6312△ 해설이 있는 판소리 106·10712월 2일과 5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시민교육관 경업당. 성창순 명창 문하생들이 마련한 '심청가' 눈대목. 광주시립국극단 정선심씨(2일)가 '곽씨부인 유언하는 대목'을, 방윤수씨(5일)가 '범피중류' 대목부터 '화초타령'까지를 들려준다. 063)280-7006∼7△ 자활연극 '통북어전'12월 3일 오후 2시·5시 전북예술회관.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전북지부(지부장 김영배)와 극단 배우세상(대표 김갑수·배우)이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기획한 무대. 어느 자활후견기관 재활용 작업장을 주 배경으로,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현실과 삶의 의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063)283-3617/9003△ '가을의 노래' 12월 4일 오후 7시 30분 전북예술회관. 전북대 음악학과 이은희 교수와 전북대 음악학과와 대학원 재학생들로 구성된 예성아카데미의 여섯 번째 성악발표회. 오페라 아리아 등 친숙한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016-9866-3815△ 판소리 유네스코세계무형유산걸작 선정 기념공연6일 오후 3시 소리전당 모악당. 오정숙·조소녀 등 명창과 도립국악원·전주시립국악단·남원국립국악원·정읍시립국악단·전주전통문화센터 등이 함께 힘을 모았다. 063)280-3324△ 이승철 콘서트 6일 오후 4시·7시 30분 삼성문화회관. 치명적인 중독성과 강한 흡입력의 보이스를 가진 가수 이승철이 준비한 오감만족 전국투어콘서트. 새롭게 라인업한 빅밴드 '황제'와 함께 '樂 syndrom'을 타이틀로 했다. 게스트 린애. 063)255-1234 △ 전주남성합창단 제7회 정기연주회7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모악당. 이번 공연에서는 친숙한 가곡과 영화음악, 가요 등을 들려준다. 지난 96년 창단, 자영업자와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아마추어합창단. 남성 특유의 통주저임적인 사운드와 부드럽고 다이나믹한 음성을 선사한다. 063)226-4026●전시△ 제6회 전라북도 서예전람회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사단법인 한국서가협회 전북지회가 주최하는 제6회 전라북도 서예전람회 입상작 및 초대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대상 수상자 온혜자씨의 문인화를 비롯, 한글·전서·예서·행서·초서 등 다양한 서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063) 232-0044 △근대로 오는 길목12월 7일까지 전주 솔갤러리.솔갤러리의 연말 기획전. 겸재 정선의 우중조어도, 소치 허련의 괴석도, 우암 송시열의 서간, 추사 김정희의 예서, 창암 이삼만의 대표작 등 근대 이전의 서화부터 현대미술의 거장인 김기창 이응노 천경자 박생광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285-0567 △ 유봉희전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섬유공예가 유봉희씨의 세번째 개인전. 닥죽 황토 등 새로운 소재의 결합으로 다양한 쓰임새를 돋보이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문화상품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224-9160 △ 행복+12월 1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전북대학병원. 전북대학병원이 불우환자를 돕기위해 유명작가 초청전 '행복+'를 연다. 도내 미술대학 교수들을 비롯, 국내 유명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정서 안정에 도움되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동양화 서양화의 수준높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이길명 神殿12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신갤러리. 젊은 조각가 이길명씨의 두번째 개인전. 모두가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은 돌들로 세운 신전 '행복을 기원하다', 하늘을 나는 배트맨이나 스파이더 맨을 연상시키는 '영웅이 되다'등 작가의 발랄한 시선이 담긴 재밌는 전시다. 063) 643-2545
시인 안평옥과 작곡가 김삼곤. 소리꾼 고상덕·서춘영과 성악가 김동식·김선식, 대중가수 미즈 문. 익산시립합창단과 Holy Cross합창단. 클라리넷과 대금. 서양 타악기와 우리 악기인 쇠. 국악가요와 대중가요…. 다양한 만남을 시도했던 칸타타 '한국의 4계, 24절기의 노래'(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이해와 화합을 통해 조화를 선보이려 했던 무대는 충분히 흥미로웠지만 감동은 그에 못미친 듯 했다. 출연자들의 자연스럽지 못한 표정과 무대매너, 연주자들의 잦은 실수, 경쾌하지만 지루했던 24개의 전곡(全曲), 유달리 많았던 현악기 음색. 그래서 객석에서 자아내는 얕은 숨이 잦았을까. 영상을 무대 중앙에 배치해 시선을 집중시켰지만 정작 끊김이 잦고 흐름이 빨라 시와 24절기의 정취를 녹록하게 보여주려 했던 주최측의 의도가 살아나지 못했던 것도 아쉽다. 무대에 선 이들의 소통은 시도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고 매끄럽지 못한 호흡은 연습부족의 혐의(?)를 갖게 했다. 소리꾼과 성악가가 부르는 곡의 차별성은 드러나지 못했고, 서로의 결합도 곳곳에서 흠이 보였다. 이런 저런 아쉬움이 적지 않았지만 우리네 절기에 따른 풍경을 시와 노래로 표현한 것이라든지, 5명의 이색적인 창자의 결합 등은 돋보이는 시도였고 관객과의 소통에도 어느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공연과는 달리 문학인·음악인 등 예술분야의 '이웃사촌'들이 객석의 상당부분을 채웠던 때문만은 아니다. 노래가 끝나는 순간마다 관객들의 박수로 객석은 훈훈했고, 모처럼의 나들이에 감명을 받은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장르만을 고집해왔던 예술인들에게는 다른 장르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의미도 크다. 오케스트라의 첫 지휘봉을 잡았다는 지휘자는 공연 내내 들뜬 표정과 행동을 굳이 감추려들지 않았다. 24편의 시(대본)를 쓴 시인의 설레임도 다르지 않았을것 같다. 피날레가 끝난뒤 무대에 오른 시인과 작곡가의 쑥쓰러운 듯, 그러나 환한 웃음으로 즐거워하는 풍경은 부러움을 살만큼 좋았다.
김소영 명창(㈔한국국악협회 완주지부 지부장)이 29일 오후 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동초제 심청가'완창 발표회를 갖는다. 올해 3월 시작한 국립극장의 판소리 완창발표회 마지막 무대다. 동초제는 서편의 아련함과 동편의 웅장함을 아울러 재창조된 소리. 동초 김연수 선생의 수제자인 오정숙 선생으로부터 동초제를 물려받은 그는 1992년 흥부가를 시작으로 춘향가·심청가·수궁가 등 동초제 완창무대를 꾸준히 올려왔다. 오랜 수련을 바탕으로 벽을 찌를 듯한 공력의 수리성을 구사하면서도 여류명창의 고운목을 함께 갖추고 있다는 평. 1987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문에서 장원을, 1993년 남원춘향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동초제 이수자다. 고수는 주봉신·김형태. 문의 02)2274-3507
제35회 강암연묵회전(회장 김규완)이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전주 강암서예관에서 열린다.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1968년 연묵회로 창립했으며 강암 선생이 작고한 이후 강암연묵회로 개명(2001년)했다.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80여명. 이미 우리 서단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모두 20∼30년씩 글씨를 써와 이미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회원들은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법고창신' 정신을 잇고 있다.올해 전시에는 56명이 출품했다. 서체의 정통을 따른 획의 흐름이 전통적 조형성을 창출하고, 40대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필법 시도는 현대적 조형성을 표출하고 있다. 먹과 어울린 담채의 밝은 색들이 자아내는 부드러움도 서예를 새롭게 만나게 한다. "강암 선생님과 함께 시작한 연묵회가 제자들의 열정으로 36년 세월을 이어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회장 김규완씨는 "각자가 경향이 다르고, 회원 모두 오랜 수련을 닦아 서예의 정갈한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암연묵회는 대만 감람제와 이문연의전을 통해 동양의 서예계와 교류하는 등 국제적 활동의 폭도 넓혀놓고 있다. 전시 개막일인 29일에는 완주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재직중인 회원 김진돈씨가 금석학을 주제로 강연한다.
영화제작열기가 뜨겁다. 전북에서 잇따라 촬영되는 대형영화들과 전주독립영화협회·씨네마팩토리 등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영화제작 단체와 동아리뿐 아니라 우석대·전주대·예원예술대·백제예술대 등 대학의 관련학과에서도 영화 제작이 활발하다. 특히 매년 수십 편의 영상물을 제작하는 우석대 영화학과는 풀뿌리 영상인력을 만들어내는 지역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우석대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습니다” 14일 오후 9시 우석대 예체능관. 십여명의 학생들로 분주하다. 자판기 앞에서 그럴싸하게 폼을 잡은 남과 여. 삼단받침을 한 카메라와 마이크 대, 작은 모니터. "액션” "컷” "NG” 연출의 한마디에 움직임은 더 숨가쁘다. 영화과 영화촬영실습 현장. "닫힌 건물에서 한 쌍의 남녀에게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을 겁니다” 연출을 맡은 장아람군(3년)은 새벽에 필름 편집작업을 하다 느꼈던 감정을 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단다. 극의 형식을 위해 '사랑'이란 코드를 삽입했다. 촬영기간은 일주일에서 한달 반 가량. 시나리오 작업에서 시사회까지는 한 학기를 온통 영화에 쏟아야 한다. 이들의 촬영은 수업을 대신하는 것이지만 표정은 지루하지 않다. 스스로 구상하고 만드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잖아요”(장윤희·4년) "자기만의 시선을 잡을 수 있죠.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한 송이 꽃에 주목했다면 그 화면은 아름답게 보일 것이고, 화려한 곳에서도 반대편에 있는 아픔을 그릴 수 있잖아요”(윤경호·2년) 자신의 생각이 담긴 자기만의 영토를 영상이란 매체로 담으려는 것. 영화과 김영혜 교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정체성 찾기에 가장 관심 있다”며 "내용은 대개 학창시절의 추억과 꿈을 그린 작품에서 현실인식과 사회문제로 변해 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매 학기마다 디지털워크숍과 필름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이들은 1997년 단편 '피아노는 왜 미성년자 관람불가인가'를 시작으로 해마다 15∼20여편의 영상물을 쏟아내고 있다. 뮤직비디오·뮤직드라마·비디오 단편·디지털 단편극영화·디지털 다큐·16mm단편 등 장르나 포맷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이론·기술 공부와 현장실습이 더 필요하다고 아우성이지만, 적극적인 태도와 독특한 발상이 발휘된 작품들의 성과는 만만치 않다. 전주국제영화제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초청되거나, 전주시민영화제·VJ영상작품콘테스트(JTV 주최) 등 각종 대회에서 좋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전북여성영화제에서 거둔 성과는 탁월하다. '홍성례씨의 열 세 번째 아이'는 장려상을, '기름에 빠진 물'과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연이어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최우수상도 장미경양(4년)의 첫 연출작품인 '정거장'. 그는 "디자인이나 조명 등 필름작업에서 선·후배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작품으로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촬영현장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선후배의 발길이 잦았다. 3년전부터 촬영관련 기자재를 꾸준히 갖추고 있고, 수백 만원에 이르는 제작비 전액을 학교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들의 큰 지원군. 다른 대학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다. 영화과에서 기획·운영하는 수요영상제·우석청소년영화제 등 행사들도 학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한껏 업그레이드하는 장치. 그러나 이들은 "작품을 공개 상영할만한 계기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김교수도 "학내 촬영여건은 좋지만 전북지역의 영상 활성화는 아쉬운 면이 있다”며 "산학협동 형태의 프로덕션이 생겨야 한다”고 설명한다. 2001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짧은 역사는 이들이 개척해야 할 몫.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이 적어 아쉽지만 자신들이 후배를 이끌어줄 선배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이고 독특한 발상을 소유한 학생들이 끊임없이 영상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노력이 좋은 열매를 맺고 있고, 학교의 지원도 활발합니다. 앞으로 전북영상산업을 이끌 인력들은 이곳에서 탄생할 겁니다” 우석대에서 시작될 풀뿌리 영상인들의 모습이 한껏 정겹다.
"친구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공부에 도움이 되는 학용품, 따뜻한 옷과 모자, 덮고 잘 수 있는 이불, 쌀이나 그 밖의 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좋아요.” 독주회를 갖는 연주자라면 꽃다발을 받고 싶을테지만 30일 오후 6시 전주한솔문화공간(서신동 E마트 맞은편)에서 플룻독주회를 여는 장한나양(전주용흥초 6년)은 마음의 꽃다발만 받겠단다. 한나는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여는 주인공. 지난 6월 플룻 선생님인 윤현숙씨(30·전라북도어린이오케스트라단 지도교사)가 '플룻으로 듣는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한 콘서트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무대다. "연주를 통해 제 또래 친구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 너무 기뻐요” 한나와 같이 예쁜 마음을 가진 친구들은 또 있다. 이번 무대에 함께 서는 김해리(플룻·서곡중 1년) 박제원(플룻·전북외국인초 6년) 김한결(마린바·김제용지초 6년) 등 전라북도어린이오케스트라단에서 만난 음악친구들. 한나는 마음도 예쁘지만 연주실력도 만만치 않다. 플룻을 배운지 이제 겨우 2년째지만 전북대·원광대·예원대에서 주최한 콩크루에서 1·2위를 차지했고, 전라북도 어린이 대음악제 관악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얼마 전엔 전주시 예능부문 어린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어린 연주자로서는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드비엔느의 '콘체르토 4번 1악장'을 비롯,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에 의한 판타지'와 비제의 '미뉴에트 아를르의 여인' 부분,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갈대피리의 춤' 등 8곡을 들려준다. 한나는 피날레를 장식할 영화 스팅의 테마곡은 플룻보다 작은 악기인 피클로로 연주한다며 꼭 들어줄 것을 권한다. 남을 돕고 싶은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연주회에 꼭 올 것이라고 믿는 한나는 "앞으로도 의미 있는 연주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한다.
도내 유일의 교원양성 특성화 대학으로서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은 전주교육대학교는 21세기 교원양성 종합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조성 사업이 최근 속속 성과를 내면서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올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43개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발전계획 추진실적 평가에서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5억6천여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받게됨에 따라 발전과 도약의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전주교대는 이번 평가에서 대학의 기능분화 및 연계체제 구축 실적이 특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대학측은 교육부 평가에서 받은 인센티브를 대학 발전계획의 일환인 연구·연수 확대 지원과 환경개선 사업에 투자, 숙원사업을 해결할 계획이다.이 대학은 또 다음달초 종합교육관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며, 교육대학 발전계획에 따라 교사교육센터 설립과 전자도서관 구축등 각종 현대화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으로서의 위상도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다.이용숙 총장은 대학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 바로 도내 초등교육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며 초등교육 발전이 지역 발전의 초석이라는 신념 아래,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성원과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대학 건학이념은 '참'·'사랑'·'새로움'이다. 참은 진리탐구, 사랑은 고매한 인격과 양식, 새로움은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창조성을 지향하는 이념이다. 전주교대는 2007년까지 중·단기 발전계획을 마련, 첨단 강의실 구축과 학습매체 확충등 교수·학습여건 개선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특히 캠퍼스내 정보통신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2007년까지 17억원을 들여 전자도서관을 구축하고, 대학종합정보시스템 구축과 교육정보환경 개선사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특수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자도서관이 완공되면 전국의 모든 교대 도서관을 전산망으로 연결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원양성 중심대학으로서 체제를 정비하고, 교육청과의 연대를 통한 교원수급 및 연수의 효율성 신장을 꾀하는 등 교원 종합양성체제 구축 계획도 세워졌다.또 초등교육 종합지원센터로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영재교육 프로그램 확대·학습부진아 교육지원 등 꿈나무 교육센터로서의 역할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유서깊은 문화예술의 고장으로서 전통놀이교육·전통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초등 전통 문화교육 지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학생복지와 장학금, 그리고 1백%에 이르는 취업률도 전주교대만의 자랑이다.도내 대학중 학비부담이 제일 적은 곳으로 알려진 이 학교는 장학금 수혜율도 전체학생의 55%에 이르고 있다. 또한 타 지역 출신 여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기숙사는 1999년에 신축된 건물로 총 2백32명의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