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35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유년시절의 아픔, 솔직한 시어로 담은 손미자씨 '유년시절'

훌쩍 커버린 뒤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짓는 씁쓸한 미소, 삶의 부스러기들에서 읽혀지는 무채색 인생. 시집 '유년시절'을 내놓은 손미자씨(44) 시의 첫 인상이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유년시절, 손씨는 어려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애써 자신의 유년시절의 아픔에 주목했다.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글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좀더 솔직해지고 싶었는데, 나이 탓인지 쉽지 않더군요.”일상에서 글감을 찾는 손씨의 시에서는 자신의 유년시절, 딸 지수 이야기, 작가의 종교생활이 성찰의 단계를 거쳐 한층 정화된 시어들로 표현됐다.꾸미지않은 담백함이 묻어나는 시들, 무엇보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많은 날들을 보냈을 작가의 흔적들이 엿보인다. '할미꽃처럼' '청정 하늘에 떠도는 것' '원죄의 숨결' '염원을 위한 노래'의 4개의 장으로 나누어 학창시절 습작했던 시들과 95편의 시를 실었다."누구든 내면에 문학적 감성을 갖고 있다”며 수줍게 내놓은 첫 결실이지만, 시에 대한 손씨의 열정은 높다. 대학에서 가정교육을 전공하고, 문학의 깊이를 배우고 싶어 방송대학 국문학과와 원광대 사회교육원 시 창작반에서 다시 공부했을 정도.군산 출신으로 지난해, 해동문학 신인상을 통해 입문했으며 글쓰기·독서·논술교사로 활동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1.11 23:02

판소리가 있는 소설과 산문

'이 때가 어느 땐고? …. 입이 있어 말하는 짐승들이라면 서로 이르되, '대도무문(大盜無問)'의 시대라. 성군(聖君)이 나라를 열어 언필칭 연호(年號)를 선포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대도무문이야 어디 연호의 발꾸락 때만큼이라도 가당헐쏘냐?'(21세기문학 2002년 봄호, 이병천의 '반달곰뎐' 시작부분)소설가 문순태는 전남 광양 백운산 아래 한 농사꾼이 전라도 사투리로만 쓴 '오지게 사는 촌놈'(서재환·전라도닷컴)을 읽고 "꿈틀거리면서 뻗어 가는 사투리의 말 줄기가 우줄우줄 춤추는 것이 꼭 판소리 한 대목을 듣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소설이나 산문에서도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많다. 민중의 애환을 풍성한 입말로 대변해 온 소설가 이문구는 질박한 토속어를 유려하게 구사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빛낸 것으로 유명하다. 긴 문장이지만, 판소리 사설이 연상되는 끈끈하고 유장한 문체는 흥겨운 리듬과 절묘한 호흡으로 입에 착착 달라붙어 맛깔스럽다. 완주출신 소설가 유영국도 근대 민중들의 한 많은 삶을 판소리의 사설가락으로 걸쭉하게 우려낸 첫 장편'만월까지'를 통해 문장마다 판소리 가락이 농울 지는 듯, 밀도 높은 언어미학을 보여줬다. 최인석의 '방디기전'(민중)과 김지하의 '문학타령'(창작과비평사), 이병천의 '반달곰뎐'(21세기문학)은 판소리문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구어와 문어가 어우러지며 판소리 가락을 타듯 소리와 의미가 서로를 당기고 풀면서 깊은 사유의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특유의 문장은 독자에게 잠시도 긴장의 이완을 허락하지 않는다. 소리꾼 모흥갑 등 조선시대 마이너리티의 역사와 삶을 오롯이 되살린 '조선의 뒷골목 풍경'(강명관·푸른 역사)과 영화의 구성진 가락이 더해져 우리를 슬프게 했던 이청준의 단편 '선학동 나그네'(열림원)는 소리꾼의 족적을 쫓았다. 문화유산답사를 소재로 한 '주강현의 우리문화기행'(해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창작과 비평사) '답사여행의 길잡이'(한국문화유산답사회 편·돌베개) '내가 읽은 책과 세상'(김훈·푸른숲) 등에서도 판소리의 흔적이 찾아진다. 특히 곰삭은 문체로 한반도 땅 구석구석에 담긴 소리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합뉴스 전성옥 기자의 '판소리 기행'(㈔마당)은 너른 들녘에서 나오는 넉넉함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판소리 필독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1 23:02

이세일 시인의 유고시집 '훗날 누가 찾거든'

'찾아왔다 아무도/만나지 못한 채/떨어진 꽃잎 밟고/돌아갈 사람들//아, 돌아갈 사람들'('낙화' 부분)"허무의 이름으로 끝없는 고독 속에서 살았던” 이세일 시인이 이승에 남겨둔 서러운 시편들을 모아 유고시집 '훗날 누가 찾거든'(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시인은 200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졌지만, 시인과 20년 지기인 김동수 시인은 "어찌 보면 외로움의 갈증이 그를 이승에서 밀어내고 말았는지도 모를 일”이라며 '바다 한 복판에서/갈증으로 죽는 날이 올 것이다'는 시인의 시 '슬픈 예언'을 떠올렸다. 그는 "시인은 '귀천'의 천상병을 연상케 하는 무욕적인 삶을 살았다”며 고인을 '새처럼 자유로운 이방인'이라고 지칭했다. 시집에 담긴 유작 52편에도 바람과 물과 구름이란 소재를 통해 허무와 무상의 인간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 시집의 발간에는 허무를 뛰어넘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려 했던 시인의 의지가 바로 설 무렵 세상과 인연을 끊은 것을 아쉬워하는 서재균·오하근·김동수씨 등 문단의 선후배들이 앞장섰다. 고인은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해 입선했지만, 정치적 탄압으로 잡지가 폐간되자 그 후 산사를 찾아다니며 12년동안 투고하지 않았다. 1983년 다시 '시문학'을 통해 천료했으며 1980년대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풍남문학상(1992)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아웃사이더'와 '조용한 분노'가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1 23:02

[주제가 있는 책읽기] 책으로 만나는 판소리

"각 나라마다 비슷한 형태의 전통음악이 있지만 판소리처럼 보존이 잘된 음악은 없다. 그러나 음반이나 관련 서적이 턱없이 부족해 아쉽다”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음악인류학 연구자 키스 하워드 교수(47·런던대학)가 지적한 판소리의 현실이다. '판소리, 읽는 만큼 들리고 알게된 만큼 보인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 검색되는 '판소리' 관련서적은 50여종. 이중 절반쯤은 절판된 상태여서 실제로 나와있는 판소리 관련 책의 수는 훨씬 적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족한데다 학술적 연구 내용이 중심인 판소리 책을 찾는 층도 워낙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심을 갖고 보면 판소리 연구서로서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추임새 하듯' 쉽게 책장을 넘기며 판소리를 읽힐 수 있는 책이 적지 않다. 일반 독자들의 판소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문학동네·문학과지성사·창비 등 주류 출판사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출판계의 변화도 예고된다.현재 나와있는 판소리 관련 책의 저자 대부분 국문학 연구자들. 그중에서도 군산대 최동현 교수를 필두로 천이두(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이기우 (전 전북대교수) 정양(우석대교수) 김익두(전북대교수) 임명진(전북대교수) 등 이 지역 연구자들의 저술활동은 단연 돋보인다. 가람 이병기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판소리 연구는 국문학 전공자들에 의해 주도돼 문학적 접근이 많지만, 최근에는 음악·연극 등 공연예술 영역으로 확장되고있는 추세. 판소리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더늠·동편제·서편제·중고제 등 관련 개념들을 쉽게 설명한 '판소리의 세계'(판소리학회 편·문학과지성사)는 충실한 개설서의 면모가 엿보이는 책. 지난 달 전라북도가 펴낸 '전북의 판소리'(㈔마당) 역시 판소리의 미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전북과 판소리의 관계를 밝히고 판소리의 세계화 전망까지 판소리의 모든 것을 담아낸 충실한 개론서다. 전라문화연구소의 '판소리단가'도 판소리에 대한 보다 쫀쫀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책. 이들 모두 전문성과 필진의 글 맛이 적절하게 융화돼 읽는 재미와 소장할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 실기와 이론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판소리를 익힐 수 있는 과정을 소개한 '생활 판소리 교실'(이용수·유림)은 판소리 서른 대목을 엄선해 해설을 덧붙인 점이 이채롭다. 판소리 연구서이면서도 논문 모음집 수준을 넘어서는 책도 적지 않다. 최근에 발간된 '판소리, 그 지고의 신체 전략'(김익두·평민사)은 공연예술로서 특성과 가능성을 밝혀낸 책이 대표적인 예.판소리의 희곡적 특성을 탐색한 '판소리창본의 희극정신과 극적 아이러니'(홍순일·박이정출판사), 시인(詩人)의 감성으로 소리꾼의 더늠을 쫓은 '판소리 더늠의 시학'(정양·문학동네) 등 창조적 비평서들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판소리와 풍속화의 공유지점을 탐구한 '판소리와 풍속화 그 닮은 예술 세계'(김현주·효형출판)는 판소리는 시각적 감각체계를 풍속화에서 빌려왔고, 풍속화는 삶의 생생한 역동성과 율동적 구성을 판소리로부터 배웠다는 분석이 흥미롭다. 복간(復刊)이 그리운 책도 많다. 소리꾼 19명의 흔적을 쫓은 '판소리 답사기행'(이규섭·민예원), 사설을 세밀하게 기록한 '한국의 판소리'(정병욱·집문당), 사설 연구를 한층 더 총체화시킨 '판소리 사설 연구'(설중환·국학자료원), 1996년 당시 판소리 연구 동향이 엿보이는 '판소리의 세계'(천이두 외·한국문화사), 전북대 국어문학회에서 펴낸 '판소리와 국어국문학'(한국문화사) 등이다. 판소리해설가 최동현 교수의 '판소리 이야기'(작가)는 판소리 CD를 함께 엮어 2년전 복간된 이후 일반독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판소리가 있는 소설과 산문'이 때가 어느 땐고? …. 입이 있어 말하는 짐승들이라면 서로 이르되, '대도무문(大盜無問)'의 시대라. 성군(聖君)이 나라를 열어 언필칭 연호(年號)를 선포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대도무문이야 어디 연호의 발꾸락 때만큼이라도 가당헐쏘냐?'(21세기문학 2002년 봄호, 이병천의 '반달곰뎐' 시작부분)소설가 문순태는 전남 광양 백운산 아래 한 농사꾼이 전라도 사투리로만 쓴 '오지게 사는 촌놈'(서재환·전라도닷컴)을 읽고 "꿈틀거리면서 뻗어 가는 사투리의 말 줄기가 우줄우줄 춤추는 것이 꼭 판소리 한 대목을 듣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소설이나 산문에서도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많다. 민중의 애환을 풍성한 입말로 대변해 온 소설가 이문구는 질박한 토속어를 유려하게 구사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빛낸 것으로 유명하다. 긴 문장이지만, 판소리 사설이 연상되는 끈끈하고 유장한 문체는 흥겨운 리듬과 절묘한 호흡으로 입에 착착 달라붙어 맛깔스럽다. 완주출신 소설가 유영국도 근대 민중들의 한 많은 삶을 판소리의 사설가락으로 걸쭉하게 우려낸 첫 장편'만월까지'를 통해 문장마다 판소리 가락이 농울 지는 듯, 밀도 높은 언어미학을 보여줬다. 최인석의 '방디기전'(민중)과 김지하의 '문학타령'(창작과비평사), 이병천의 '반달곰뎐'(21세기문학)은 판소리문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구어와 문어가 어우러지며 판소리 가락을 타듯 소리와 의미가 서로를 당기고 풀면서 깊은 사유의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특유의 문장은 독자에게 잠시도 긴장의 이완을 허락하지 않는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1 23:02

황혼기 수필가들 수필집 발간 활기

수필집 발간이 활발하다.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수필가들이 잇달아 작품집을 펴냈다. 월간 '순수문학'으로 등단한 김명옥씨('생명의 전화' 상담실장)는 61편의 수필을 모아 첫 번째 수필집 '입술만 그리는 女子(여자)'를 냈다. 일기를 쓰듯 현재 생활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글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답게 인간애와 생명존중 의식이 담겨 있다. 얼마 전에 사별한 "모든 일에 후원자였던 남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들은 가슴을 저리게 한다. 한국미래문학연구원, 전북수필문학회, 전북문인협회, 기린문학회 회원이다. 이상우씨(전북지방경찰청 정보통신 담당관)도 65편의 수필을 모아 첫 수필집 '자동차 시대에서 휴대폰 시대까지'를 냈다. 저자는 "가정·고향·사회생활·정신생활·자연을 소재로 각각의 흔적을 탐색했다”고 말했지만, 책은 제목처럼 시대성과 사회성이 작품에 내재돼 행간에 담긴 사회문제에 대한 탐색과 현장감각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전북경찰문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북기독교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회원이다. 일흔 네 살의 신인 수필가 이기우씨도 73편의 수필을 모아 '七十老談(칠십노담)'을 냈다. '나이 70이 넘은 노인의 환경은 인정에 외롭고 예에 민감하기 때문에 흔히 잘 삐친다'('노경의 정과 예'부분)는 고백이 살갑다. 간혹 글과 관련된 칼라사진들이 발견되는 탓에 책장을 넘기는 또다른 재미도 있다. 고희를 넘긴 2001년 '한국문인'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 책 모두 신아출판사에서 펴냈다. 값 각 9천원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1 23:02

전북여성영화제 단편영화 최우수상 장미경씨

"자전적인 얘기입니다. 제 영화에서 초등학생 여자 주인공은 엄마를 떠나보냈지만 실제 저는 엄마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가끔씩 엄마를 보내줄 것을 하는 생각이 듭니다.”제 4회 전북여성영화제 단편 영화 경선 공모에 '정거장'을 출품, 8일 폐막식장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미경 씨(우석대 영화학과 4년)는 어렸을 때 부모 이혼으로 인해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어렸을 때 온갖 작전을 써서 엄마를 붙잡는데 성공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어머니가 한 사람의 여성으로 여겨지면서 어머니를 떠나보내주었을 것을 하는 연민의 감정이 생겼단다.첫번째 연출에 첫 출품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아 기쁘다는 장 씨는, 지난 6월부터 준비해왔으며 디자인이나 조명 등 필름작업에서 선·후배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작품으로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학교 앞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여사장과 어린 딸의 이미지가 좋아 정거장의 주인공 배우역할을 부탁했고, 평소 자주 들르는 전주 한 자장면집 남자사장에게서 엑스트라 역 승낙을 받아 캐스팅이 수월하게 이뤄졌다고. "여주인공 경은이를 씩씩한, 약간은 성숙한 캐릭터로 그렸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시련은 있을 법한데 좌절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극복해내고 싶은 제 소망을 담았다고 할까요.” 상금으로 받은 제작지원금 1백만원이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장 씨지만, 그는 지금 또다른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의 메마른 삶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는 중이다."연출 분야 보다는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졸업 후에도 영화아카데미에 다닐 예정입니다.”어린 딸이 겪는 심리적인 면을 재치있게 묘사했으며, 특히 화장실의 닫혀진 문 장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엄마와 딸의 물리적 간극을 나타낸 것은 압권이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3.11.10 23:02

20여년 찍은 풍경 전시… 사진작가 고준석 작품전

"사진하는 사람은 부지런해야돼요. 같은 사물이라도 빛에 따라 달라보이니, 시간을 잘 맞춰서 부지런히 찍으러 다녀야죠.”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하는 것들이 그가 만든 사각 프레임 안에서는 순간의 모습 그대로 살아있다. 사진작가 고준석씨(63·전주 진북문화의집 관장), 그는 사진을 '빛을 통해 예술을 창조하는 작업'이라 말한다.얼마전 발간한 '카메라 길잡이(신아출판사·1만5천원)' 출판기념과 함께 고관장은 장애인 돕기 사진 전시회를 13일까지 전북학생회관 전시실에서 열고있다.전국의 산과 들을 찾아다니며 인상깊은 풍경들을 담아낸 서른여섯점의 작품들이다. 장애인들의 고통과 세상에서 받는 소외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고관장은 전시 작품 판매수익금을 장애인 돕기에 쓸 예정이다. 1980년대 전주농고 재직 중 동료교사의 권유로 사진을 시작, 20년만에 자신의 이름으로 여는 첫 개인전과 첫번째 책. 막상 사람들 앞에 내놓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는 사진과 함께한 지난 20년 세월이 헛되지 않았나보다며 미소를 짓는다.'카메라 길잡이'는 사진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카메라 원리부터 고난위도 테크닉까지, 사진 촬영의 이론과 실제를 깊이있게 담은 책.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직접 찍은 130여컷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정읍 출신인 고관장은 김제자영고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한국사진작가협회, 전북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1.10 23:02

판소리 세계문화유산 등재…전문가와 동호인들에게 듣는다

● "엄청나게 좋지요. 국가경사 아닙니까. 가슴이 벅찹니다” 지난 7일 전해진 판소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소리꾼과 판소리 동호인, 연구자에게 큰 기쁨이었다.판소리에 대한 예찬은 활기가 넘쳤고, 이제 판소리를 제대로 보존하고 한편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형시키는 대중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열어가야한다는 의견도 높았다.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등록과 관련해 "소리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역할은 전북에 있다”며 소리의 본 고장 이미지를 탄탄히 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판소리연구가이자, 판소리의 대중화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 "전주가 가진 판소리의 역사와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우리가 먼저 앞장서서 가꾸고 지켜야 한다”며 기쁨 못지 않게 우리에게 안겨진 과제와 책임을 강조했다. ● 탁월한 음악성과 예술성, 교훈적 요소까지 두루 갖춘 판소리"때늦은 감이 있으나 판소리가 세계 문화유산에 공인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전주세계소리축제 천이두 위원장은 "세계 각 나라마다 고유 구비서사요가 있지만, 판소리만큼 서사 밀도의 수월성과 음악성, 예술성이 뛰어나진 않다. 특히 교훈적 요소들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것은 탁월하다”고 판소리 예찬론을 펼쳤다."젊은 친구들의 관심이 많지 않지만 나이가 지긋해지고 삶의 지혜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소리가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천위원장은 "이러한 특징을 판소리가 가진 깊이와 연륜, 은근한 멋과도 관련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연명창(도립국악원 교수)도 "이제 세계의 판소리가 되었다”며 "소리꾼들이 더 활발하게 목청을 틔울 테니 우리 음악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고 들뜬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판소리 다양한 예술적 실험, 학술연구 더해져야판소리 예찬과 함께 제기되는 문제는 역시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작업. 도립국악원 김정수 상임연출은 "소리축제 등 소리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변형 프로그램과 문화상품 개발에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연구자들이나 현장 예술가들의 구체적인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며 판소리의 다양한 예술적 실험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지난해 8월부터 '판소리 사설의 대중화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전북대 국문과 임명진 교수도 "세계 무대에서 공인을 받음으로써 이제 판소리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되었다.”며 책임론을 강조했다. "세계문화유산이라면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뿐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접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 그는 판소리 연구작업이 활기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 판소리 창작 작업이 새로운 시대 흐름 수용새로운 판소리의 개발에 대한 요구도 컸다. 김정수 연출은 "판소리가 2백여년전 민중들의 삶을 대변하는 예술장르였다면, 지금의 소리는 21세기 한국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생명력이 있을 것”이라며 새 판소리에 대한 끊임없는 창작작업의 필요를 강조했다. 도립국악원 이순단 교수도 "시대에 맞는 여러 소리들이 나와야 소리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변하는 시대상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창작 판소리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0 23:02

제4회 전북여성영화제 성과와 과제

제 4회 전북여성영화제는 지난 8일 저녁 7시30분 전북대 문화관 건지아트홀에서 폐막식에 이어 단편영화 경선의 최우수상작인 '정거장'을 상영하는 것으로 3일간의 막을 내렸다.전북대 문화관 건지아트홀과 한솔문화공간에서 국내외 여성 관련 영화 39개 작품(단편 경선 공모작 14편 포함)이 선보였던 이번 여성영화제는, 프로와 아마추어 그리고 급진과 보수가 공존하면서 이 지역 영화팬들에게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했다.여성영화제를 주최한 전북여성단체협의회 유유순 회장이 개막식에서 밝혔던 "영화속에서 세계 각국의 여성들과 만나고, 영화 속에 투영된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여성문제를 좀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인사말처럼.◇ 어떻게 진행됐나 영상매체를 통한 파급력과 효과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주최측은 이번 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부터 두 여성 사회자를 등장시켜 자매애를 통한 이끔, 즉 멘토링을 보여주려했는가 하면 전북여협 주최로 지난 9월 열렸던 전북여성합창대회 대상팀인 순창군 초롱합창단을 무대에 서게 해 주부 등 일반여성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또한 39개 작품을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세계여성영화 부문을 비롯, 한국 영화부문, 다양한 시선- 국내외 단편영화 부문, 1318 소녀 이야기, 단편경선 공모작, 전북여성영화제의 여성영화아카데미 제작지원작 등 6개 섹션으로 나눠 상영함으로써 주제의 집중도를 높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비록 전주지역으로 한정됐긴 하지만 주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영장소를 한솔문화공간과 건지아트홀 두 곳으로 분산한 점도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진다.올해로 세번째 치른 단편 경선 공모는 전북여성영화제의 커다란 성과물로 인정받을만 하다. 첫해 출품작이 4편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 17편에서 올해 14편으로 증가했으며 이들 출품작의 수준 또한 괄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의 평이었다. 가히 전북지역 여성감독을 길러내는 창구로서의 역할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짚고 넘어가기그러나 이번 영화제 기간에 무엇이 여성영화인지, 여성영화제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해보고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기성 영화감독과의 만남이나 여성영화 관련 세미나가 전혀 마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여성영화제의 일환으로 지난 여름 처음 마련했던 전북여성영화 아카데미가 전북지역에서 페미니즘 시각을 갖춘 여성영화 인력을 배출하고 페미니즘 인식을 확산하는데 어느정도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영화제 기간에 이를 담아내는 장의 마련이 필요했다.1999년부터 3회를 치르는 동안 시도해왔던 여성영화 관련 포럼이나 감독과의 대화 등은 급진적인 여성영화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큰 힘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2회때 처럼 도내 시군을 순회하면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멀리 내다보고 지속해야 할 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여성영화제의 궁극적인 목적이 남녀 평등사회 구현에 있기 때문이다.또한 상영시간 편성을 다음 영화제에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지난 6일 개막식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상영된 여성영화 아카데미의 제작 지원작(서울여성재단에서 1백50만원 지원) 세편은 평일 오후에, 그나마 아마추어 작품이어서 일반인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이들 작품을 중간에 편성해서 상영하는 방안, 영화제 기간을 늘리거나 일요일과 평일 늦은 시간까지 상영하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전북여성영화제의 모태가 된 서울여성영화제에 의존도 또한 이번에도 개선 과제로 남았다. 단편영화 조차 서울여성영화제와 단편 배급사 인디스토리가 제공한 작품들로만 한정돼 다양한 맛이 덜했다. 서울여성영화제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이 지역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전문가들은 전북여성영화제가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배급의 선을 다양화하고, 단편 경선에 전북지역 단체들의 작품을 포함시키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번 영화제 단편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조화림 전북대 교수는 "지역 여성의 실태에 정통한 시각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 여성운동단체들과 연계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서의 여성영화 제작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전북여성영화제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력과 조직에 있다. 영화제의 안정적인 진행이나 체계적인 준비, 운영을 위해 일정 기간 상근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래머를 두는 등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번 영화제 인력은 전북여협 사무국장 김경진과 간사 박혜정 정소영 그리고 3명 단기 스텝, 6명의 자원봉사자가 전부였다. 물론 도내 여성관련 학자 실무자로 구성된 실행위원과 여협이사들이 또다른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영화의 질과 직접 연관이 있는 기술적인 면을 담당할 전문 스텝이 없어서 올해도 이 부문을 오창환 전주국제영화제 기술자막팀장과 김정석 전주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에 기댔다.여성영화제가 여협의 한 행사로서의 부속 개념이 아닌 독립된 개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화제를 위한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전문성을 갖춘 기획단을 구성해야 한다.영화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고정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이번에도 여성부에서 1천8백만원과 전북도에서 7백만원 그리고 각 기업체에서 협찬을 받아 모두 3천여만원 이내에서 치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3.11.10 23:02

KBS전주 전국 특별생방송 '판소리, 세계무형유산 선정'

KBS전주방송총국(총국장 오태수)은 10일 오후 1시 10분부터 오후 4시까지 KBS 1TV를 통해 '특별생방송-판소리, 세계무형유산 선정'을 전국으로 생방송 한다. 지난 7일 밤 10시 유네스코에 판소리가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고 그 가치와 세계화 작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특집방송이다. 이번 특집방송은 1부 특별토론 '세계로 가는 판소리'(오후 1:10-2:00)와 2부 앙코르 다큐멘터리 '명창의 길, 득음'(오후 2:00-2:55), 3부 앙코르 공연물 '오정숙 명창과 제자들의 춘향가'(오후 2:55-4:00) 등 3부로 나눠 구성됐다. 1부는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 선정으로 본격적인 세계화의 첫걸음을 내딛은 판소리의 가치와 세계화 작업을 위해 필요한 준비 등을 학계와 명창들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 2부 '명창의 길, 득음'은 치열하고 험난한 소리길을 선택한 명창들의 삶과 득음에 이르는 길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우리나라 최초로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소리꾼의 음성과 판소리의 과학성을 분석한 영상물이다. 3부 '오정숙 명창과 제자들의 춘향가'는 전주대사습놀이가 배출한 첫 번째 명창이자 우리 소리판의 원로인 오정숙 명창과 제자들이 한 무대에서 춘향가를 완창 하는 '명창명가'의 무대다. 김영두 PD는 "이번 무형문화유산 선정으로 우리 민족의 소리 판소리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번 방송을 통해 판소리의 본향으로서 전북의 역할을 다시 한번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10 23:02

판소리, 세계무형유산 지정

‘판소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가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약칭 세계무형유산)에 선정됐다. 유네스코는 지난 2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64개 나라에서 신청한 64종목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세계무형유산 심사위원회를 갖고 7일 오후 2시(한국시각 7일 오후 10시), ‘판소리’의 무형문화유산 등록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 2001년 1차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된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와 제1호인 종묘제례, 종묘제례악 이후 두 번째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문화다양성과 지역정체성의 정수로서 가치가 있음에도 소멸위기에 처한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 세계 19개국 19개 종목을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 국가의 역할과 국제적인 협조체제 등을 규정하는 한편 이를 위한 재원조성 방안도 강구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 등록으로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을 비롯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판소리 보호와 육성을 위한 공동의 책임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등록은 2000년부터 전북도의 주도하에 문화재청·외교통상부·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함께 추진해왔다. 전북도 유기상 문화관광국장은 “이제 판소리는 국가에서 직접 관심을 갖고 보존·보호·육성할 것이다. 전북은 소리의 본고장인 만큼 판소리의 문화상품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창작판소리 제작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번 등록을 축하하는 소규모 ‘소리잔치’를 열 계획이다. 세계무형유산에 등록되면세계무형유산에 등록되면 한국전통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무형유산을 보존·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무형유산 관리 책임기관의 꾸준한 모니터링을 받으며, 유산의 보존 및 보존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업을 하거나 위험이 발생한 경우 행정·기술·재정 지원을 받게된다. 세계무형유산의 보존·재현·증진을 위해 마련된 ‘세계무형유산 선언서 실행지침’에 따라 유네스코로부터 보조금과 전문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유네스코 회원국의 기금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특별상 후보 자격도 주어진다.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종묘제례악에 이어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에 등록됨으로써 유네스코가 지정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모두 13개가 됐다. 세계유형유산에 창덕궁, 수원화성, 석굴암·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 종묘,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이, 세계기록유산에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등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08 23:02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새 걸음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판소리. 전승과 함께 대중화의 과제가 우리에게 안겨진 판소리는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판'과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즐기는 놀이이자 예술. 소리꾼은 하나지만, 판은 다수의 행위자가 동참해야만 이루어진다. 그래서 판소리는 끊임없이 청중을 만나며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형성(形成)의 예술이다. 판소리는 박제화된 예술이 아니라 시대를 따라 변모해나가는 살아있는 예술이다.판소리를 대화창·분창 형태로 변화시키고 무대화해 새로운 공연형태를 창조해낸 1백여년전 창극(唱劇)의 태동처럼, 판소리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시대를 위한 일탈(?)을 추구하고 있다. 근래들어 이 지역의 판소리의 대중화를 위한 변화는 보다 새롭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기획한 '판소리 명창명가'나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득음의 길-완창발표회', 전주전통문화센터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판소리 대중화를 향한 탄탄한 걸음. 명창들의 소리에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이거나 명창들의 바디를 엮은 무대와 영문자막시연 등은 판소리를 일반인에게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새로운 통로다. '해설이∼'는 귀명창들의 동호회 '더늠'을 탄생시켰다. 객석 청중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더늠은 10여년 전 판소리 연구자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판소리고법연구회'나 도내 예술인들이 중심이었던 '판소리회'의 맥을 잇는다. 판소리 다섯 바탕이 아닌 새로운 소리세계를 찾아 나서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주산조예술제는 3년전 동네 대소사나 사랑방 등에서 판을 살리던 소리광대인 '또랑광대'를 발굴, 전국무대를 활보하고 있다. 소리축제도 올해 창작판소리 사습대회와 판소리 사설 창작공모를 통해 또 하나의 판을 열었다. 판소리에서 확장된 창극의 다양한 시도도 돋보인다. 창극자체나 창극의 소재가 됐던 작품들이 오페라나 음악극 등으로 탈장르화 되고 있는 현상은 판소리가 지닌 청각적인 즐거움을 벗어나 연기와 무용의 시각적인 재미에 독특한 발상을 더함으로써 총체적인 종합예술극으로 거듭나려는 또다른 몸짓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한 정통창극과 소리꾼의 족적을 탐색한 '비가비 명창 권삼득''가왕 송흥록', 판소리의 특성을 오페라 양식에 얹어낸 '진채선', 그리고 '정읍사''협률사''시집가는 날''만복사저포기' 등에는 판소리를 공연예술로 정착시키기 위한 이 지역 예술인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전주대사습놀이·남원춘향제 전국판소리대회·전국고수대회 등 소리꾼과 고수를 찾는 대회들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성장하고 있다. 정양(우석대) 최동현(군산대) 김익두(전북대) 임명진(전북대) 전정구(전북대) 등 학계의 연구작업도 판소리 발전에 탄탄한 역할을 한다. 특히 지난 8월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에서 낸 판소리총서의 첫 결실인 '판소리단가'와 지난 달 전북도에서도 판소리와 전북의 관계를 모색한 논문집 '전북의 판소리'는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꼽힌다. 전북도립국악원·남원 국립민속국악원·남원시립국악단·고창 동리국악당의 국악교육도 대중화의 첨병이다. 그러나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는 국악계의 가장 큰 과제. 1960년대 중반부터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돼 왔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은 아직 생소하다. 근래 판소리의 세계 진출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되고는 있다고 해도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으로 대접받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국내사정도 마찬가지. 판소리의 '판'을 여는데 아직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08 23:02

전북의 중요무형문화재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첫 해. 김연수 정광수 명창과 함께 고창 출신 김여란 김소희 명창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여란 명창은 정정렬제 춘향가 수제자로 정정렬 바디 특유의 부침새와 시김새를 잘 구사했으며, 청아하고 애상적인 성음을 내는 김소희 명창은 '하늘이 낸 소리'라는 평을 받은 타고난 소리꾼이었다.옛부터 판소리를 탄생시키고 명창을 키워내는 곳으로 유명한 전북에는 판소리사에 큰 업적을 남긴 무형문화재가 많다.'화려한 목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서슬이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던 수궁가 보유자 박초월 명창(1967년 지정), 엄청난 공력의 소리와 일상적인 재담으로 서민적 채취가 느껴지는 소리를 완성한 흥보가 보유자 강도근 명창(1988년 지정) 역시 남원 출신 중요무형문화재다. 2003년 현재 판소리 분야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는 8명. 그러나 명창들의 뒤이은 작고로 이지역 국가지정무형문화재는 완주에 동초각을 짓고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오정숙 명창이 유일하다. 재밌는 극적 구성, 정확한 사설과 발음으로 유명한 김연수 명창의 판소리 다섯바탕을 타고난 목과 독공으로 이어받은 오명창은 1991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김연수제 춘향가 보유자가 되었다.전라북도가 지정하는 지방무형문화재로는 홍정택 이일주 김유앵 최승희 정미옥 조소녀 민소완 이순단 최난수 강행선 유영애 박복남 명창 등 모두 12명. 모두가 이지역에서 자기 소리를 연마하며 오랜 세월 이어온 소리 대물림에 힘쓰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1.08 23:02

판소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되기까지

우리 민족의 대표적 문화유산 '판소리'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에 등록됐다. 판소리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 작업이 시작된 2001년부터 유력한 후보군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이미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등록이 확정되기까지에는 알려지지 않은 추진과정과 국가간 경쟁 또한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등록을 위한 심사에서 경쟁한 세계무형유산들은 65개국의 65종목. 이번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은 지난 달 17일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총회에서 올해 안건으로 채택된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따른 것이다.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은 인류의 문화다양성과 지역정체성의 정수로서 가치가 있음에도 멸실 위기에 처한 다양한 무형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국가의 역할과 국제적인 협조체제 등을 규정하는 한편 이를 위한 재원조성 방안도 강구하도록 하고 있다. '판소리'의 문화유산 등록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전라북도의 주도로 문화재청·외교통상부·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함께 추진해왔다. 2001년 6월과 9월 '판소리 세계문화유산 등록추진에 따른 정책간담회'와 11월 '판소리의 예술성과 세계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했고, 지난해 6월 14일 판소리 등록과 관련한 자료들을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도의 역할은 컸다. 도는 지난해 2월 유네스코 전북협회와 함께 판소리를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등록하기 위한 신청서 작성과 사진첩 제작 등을 도맡았고, 사전·사후 홍보계획 수립은 물론 지난 10월 전북과 판소리의 관계, 판소리의 세계화 방안을 모색한 논문집 '전북의 판소리'를 발간하는 등 주도적으로 앞장서 왔다. 외교통상부도 지난 6월 멕시코·페루·가나 등 3개국의 심사위원들을 초청해 판소리의 우수성을 홍보했고, 문화재청은 10월 초부터 현지에 담당자를 파견해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또 이번 심사에는 동국대 임돈희 교수가 참여,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한국은 2년전에 이미 지정된 문화유산이 있어 현지에서 기등록국가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한국측 대표단이 일본·중국 등과 연대해 추가지정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는 후문이다. 안숙선씨 등 전북출신 명창들이 가진 영문자막이 있는 판소리 완창 공연도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1.08 23:02

주5일근무제 종교계에도 파장 예고

내년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도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에 분주하다.주 5일 근무제가 사회 문화 분야 뿐 아니라 종교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종교계는 주 5일 근무가 내면의 문제를 천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의 전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상 걸린 개신교 주로 일요일에 신앙 집회를 열고 있는 개신교는 주 5일 근무에 비상이 걸렸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미국과 유럽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이야말로 교회 중심이 아니라 신도 중심의 사역활동을 펼치고, 신도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해서 주 5일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다.도심 교회를 중심으로 개신교는 도시를 떠나는 신도들의 발길을 교회로 돌리게 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벌써부터 일요일 세차례의 주일 예배 가운데 한번을 금요일로 옮긴 교회도 등장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예배를 보는 교회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편으로는 교인들을 신앙적으로 성숙하게 하면서 영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수준높은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는가 하면, 봉사활동에 역점을 두어 신도들의 영적 성숙도와 소속감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교역자 가운데는 하이패밀리나 한국가정사역연구소 등 여러 연구소가 제공하는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연수받고, 이를 교회 현실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대형 교회는 농촌에 전원교회를 세우거나 기존의 농촌교회와 자매결연을 서두르고 있다.△약간은 느긋한 불교계 대체로 불교 사찰이 주요 경승지에 있어서 특별한 시설투자나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없이도 도회지를 떠난 시민들의 눈과 발을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그렇지만 불교계도 절의 도농 자매결연, 새로운 신행 프로그램의 개발, 성직자 교육, 예배 및 예불시간 변경, 주말 수련회, 산사 체험, 템플 스테이 등 각종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직지사 등 유명 사찰들은 마음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둔 숙소를 마련하는 등 사찰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가정사역에 중점 둘 천주교천주교전주교구는 영성 개발, 가정사역, 부부관계 향상, 부부 혹은 부모 자식간 내적 치유 등 프로그램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주말 도시밖으로 떠나는 신도의 발길을 도심의 성당에서도 잡을 수 있도록 주일 성수교육이나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연구 중이다.한편 인천교구는 신자들이 거주지 성당에 소속되도록 한 속지주의를 떠나 어떤 성당에서고 신자들이 각종 신앙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시골의 공소를 묵상과 휴식에 이용할 수 있는 영적 펜션 개념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영성훈련 강화 방향의 원불교원불교는 중앙총부 차원에서 지난 9월 열었던 주 5일 근무제와 원불교 교화 방향 심포지엄에서 마음공부 등 영성훈련을 강화하고, 교도들에 대한 서비스를 늘리며, 봉사활동을 더욱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생활 속에서의 실천, 생활 속에서의 깨달음을 강조하는 원불교인 만큼 우선 전국 각 자치단체마다 1개소 이상씩 있는 교당에 '참나'를 발견하는 열린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일반 시민이 참선이나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당을 개방한다. 전국의 명승지나 성지에 위치한 14개 훈련원에서는 마음공부와 관련한 11개 프로그램을 상설해, 가족 혹은 단체가 수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같은 4대 종교 외에도 천도교와 증산도 등도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3.11.08 23:02

2004년도 천주교전주교구장 사목교서 연수

2004년도 천주교전주교구장(이병호 빈첸시오) 사목교서 연수가 교구내 각 본당 사제 및 수도자들과 사목위원,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오후 2시 전주 중앙성당에서 있었다.이 자리에서는 2004년도 사목교서를 '아버지의 눈으로 가정을 바라보고, 아들의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며, 성령의 힘으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합시다'로 발표했다.가정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재 우리 모습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 본래의 설계도를 다시 찾아내어 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보자는 취지 아래 결정된 것.김영수 사목국장 신부는 지난 5년 동안 교구 교세 통계 현황을 보고하면서 영세자가 늘고 본당의 선교운동이 활성화하고 있으며 레지오마리애 등 단체들의 선교의식이 강화되고 소공동체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교세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서전주지구가 지난해 선교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최우수 선교지구로, 또 신태인 성당이 최우수 본당으로 선정됐으며, 전주지역의 아중 호성동 삼천동 서신동 용머리 우림 전동 평화동 덕진 솔내성당을 비롯해 군산 지곡성당과 김제 만경선교본당, 임실 쌍교동성당이 각각 우수 본당 표창을 받았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3.11.0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