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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극제] 9일 극단 '굴렁쇠'(강원) ‘아카시아 흰 꽃은...’

10.9(수) 연지홀극단 ‘굴렁쇠’(강원)‘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작가 이근삼, 연출 장규호)□ 작품내용도시 고지대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은퇴한 老배우 서일(김귀선 분)의 쓸쓸한 노후를 담담하게 엮었다. ‘한 老배우의 마지막 연기’를 부제로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노배우의 입을 빌려 진술하고 있다. 김밥장수와 보험설계사를 하며 딸과 함께 성실하게 살아가는 옆방과부, 다소 허황되나 결코 밉지 않은 연극동지 대광, 연극을 하겠다고 선언한 아들… 여러 인물이 교차하며 그에게 찾아온 시련들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건은 진행된다. 현역시절 주목받지 못하고 단역에 머물렀던 서일, 그는 자신의 비애와 은퇴 후에도 들러리나 서야하는 자신의 위치에 절망하고 있다. 1991년과 2000년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김귀선씨를 비롯해 박영미, 김태영, 김영식, 정경숙, 윤영은, 남호섭, 김영주씨가 출연한다. 부조리연극의 대표적인 작가인 이근삼씨의 작품. □ 극단 ‘굴렁쇠’1990년 꼭두극단으로 창단된 ‘굴렁쇠’(대표 김귀선·40)는 2년동안 7편의 아동극을 올렸고 1992년 ‘하나님 비상이에요’를 통해 성인극단으로 전환했다. 25명의 단원이 강원도 속초를 중심으로 ‘호적등본’‘서툰사람들’‘작은할머니’‘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등 주로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김대표는 “태풍 루사로 인해 준비했던 세트와 연습장이 물에 잠겨 고생이 심했다”면서도 “96년 우수작품상과 2000년도에 개인상을 수상한 저력을 살려 충실히 무대에 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연출 장규호씨“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세상에서 조연이나 단역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씁쓸한 이야기를 모노드라마처럼 엮었다”고 소개한 연출 장규호씨(53)는 “작품은 진지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무대를 압도하는 소외된 노배우를 통해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 가족관계, 시대상 등을 반영하며 답답하면서도 감동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아카시아 꽃의 향기처럼 진한 여운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9 23:02

[정양시인의 책으로 읽는 세상] 통쾌하고 쓰라린 구두쇠

- 채만식 '태평천하'의 윤직원우리 민담 속의 구두쇠 얘기는 누가 더 구두쇠인가를 경쟁하는 해학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담 속에 단편적으로 출몰하는 그런 구두쇠 얘기가 천민자본에 대한 미움과 야유를 강화하여 보다 대형화 된 것이 놀부 얘기라면, 우리 근대소설에서 그 놀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대표적 인물이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에 나오는 윤직원이다. 놀부는 삼강도 오륜도 모르는, "대장깐 불집게로 불알을 꽉 집어도 눈도 아니 깜짝일 "만큼 독하고 모질고 싸가지 없기 때문에 누구든 마음놓고 미워하고 비난해도 좋은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나라도 이웃도. 인정도 체면도 다 등진 채 오로지 제 돈 아끼는 일에만 매달려 사는 윤직원의 희한한 구두쇠 행각들도 결코 놀부에 뒤지지 않는다. 말버릇도 비슷하다. 제 재산을 축내려드는 사람이 하인이든 아들이든 손자든, 남자라면 모두 '잡아 뽑을 놈', 며느리든 손주며느리든 딸이든 애인이든, 여자라면 모두 '짝 찢을 년'이라고 군시렁거리는 것이 윤직원의 묵은 입버릇이다. 그는 일제가 수십만 병력을 동원하여 조선을 보호해주고 거리거리에 순사(경찰)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재산이 유지되는 것으로 믿는, 일제치하를 의심없이 태평성대로 여기는 사람이다. 놀부의 파산을 즐기는 판소리 청중들처럼 태평천하의 독자들은 탐욕 때문에 몰락하는 윤직원을 통쾌히 여긴다.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맘 놓고 비난하고 미워하면서 그의 몰락까지도 누구 눈치 안 보고 즐긴다는 것은 통쾌한 일임에 틀림없다. 윤직원이 일본을 고마운 나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오늘날 미국을 고마운 나라로 여기는 한국인들이 많다. 참 쓰라린 일이다. 풍자를 통해서 식민지적 여건을 극복하고 우리에게 그런 통쾌함과 쓰라림을 안겨주었던 채만식은 일제가 가장 껄끄러워했던 작가였다. 그 채만식의 일제말기 친일행적을 요즘 문제삼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역시 쓰라린 일이다. 채만식은 그 수많은 친일문인들 중 유일하게 자신의 친일행적을 고백·참회했던 사람이다.◇‥‥ 정양 시인은정양 시인의 ‘책으로 읽는 세상’이 매주 수요일에 게재된다. 현재 우석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필자는 김제 출신으로 동국대 국문과와 원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8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됐다.시집 ‘까마귀떼’ ‘수수깡을 씹으며’ ‘빈집의 꿈’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눈내리는 마을’ 등의 시집을 통해 바르지 못한 시대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자기성찰의 시세계를 농밀하게 반영해왔다. ‘두보시의 이해’ ‘한국리얼리즘 한시의 이해’등을 공역했으며 판소리에 대한 연구 작업을 모은 ‘판소리 더늠의 미학’도 함께 펴냈다. 필자는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책 속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의 현실과 역사를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감성적이면서도 명쾌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그의 책과 세상 이야기가 기대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9 23:02

김병기교수의 ‘21세기, 한자는 필수다, 아직도 ‘한글전용’을...’

9일은 5백56회를 맞는 한글날이다. 한글의 참 뜻을 되새기고 우리 얼을 지켜나가자는 마음다짐을 새롭게 하는 이 기념일을 즈음해 오히려 ‘한글전용정책’의 문제점을 꼬집고 한자 사용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책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김병기 교수(48·전북대 중어중문과)가 쓴 ‘21세기, 한자는 필수다 - 아직도 ‘한글전용’을 고집해야 하는가?’. (도서출판 다운샘)이 책의 중심축은 ‘한글은 한자와 함께 쓸 때 더 빛나’므로 한글전용정책이 국한문혼용으로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아름다운 한글인 만큼 한글로 풀어 쓸 수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저자는 그러나 보조문자인 한자를 쓰면 쉽게 풀릴 문제들이 많은데도 인위적인 한글전용정책으로 한자사용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어리석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우듯 한자 역시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이 책은 한글전용 정책의 잘못된 역사적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한글전용정책은 학자연구나 학문적 진(眞)이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김교수의 분석. 저자는 해방직후 ‘한글 사용=애국 애족’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여기에 미국의 한국문화 지배의도가 교묘하게 맞아 떨어져 탄생한 것이 바로 한글전용정책이라고 강조한다. 한글전용이 올바른 정책이 아님에도 지금까지 이어지며 국민 대다수를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를 모르는 까막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김교수는 국한문혼용론과 한글전용론을 ‘근원적 진지함’과 ‘실용적 편리함’으로 각각 규정하고 “실용을 빙자한 한글전용정책에서 벗어나 근원적인 차원에서 우리 말과 글을 닦고 우리의 생각을 깊게 할 수 있는 국한문 혼용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서구인들이 한자문화권, 동아시아에 눈을 돌리고 있는 21세기는 한자가 필수로 다가오는 시대라고 규정하는 김교수는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한자 사용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이 책을 한 중문학자의 학문적 외도라고 폄하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김교수는 인문학자로서 한자를 제외하고 학문하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 지 실감했기 때문에 한글전용의 폐해를 지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현배 허웅씨 등 한글학자의 주장을 ‘유치한 산수놀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김교수는 언제든지 난상토론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중국문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교수는 서예비평가이자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암연묵회 부회장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 연구·기획처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탈장르인가, 탈본질인가’ 등 서예평론문 40여편과 중국시학과 미학에 관한 논문 10편이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9 23:02

[책과 세상] 새로나온 책

◇‥‥ 흔들리는 침묵조미애 시인(전주 중앙중 교수)의 두번째 시집. 자연의 만물과 그 속에 숨어있는 우주의 속삭임을 하나 하나 읽어내 고운 시어로 엮어냈다.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재들에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들이 돋보이며 가을 내음을 물씬 풍기는 서정성도 따스하게 다가온다.‘저렇게 말라버린 전주천처럼 날로 오염되어 투명하지 못한 나의 詩’(‘가을의 前奏曲’ 중에서)처럼 자신의 시세계를 끊임없이 반추하는 작가정신을 읽는 재미도 있다. (문학마을사)◇‥‥ 어머니, 허리를 펴시지요현실적인 삶의 애환을 서정성을 표현한 작품. 박만기 전북문인협회장이 펴낸 세번째 시집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소외이웃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자신의 인생여정에 대한 회감 등이 잘 드러나 있다. 매화 동백 연꽃 풀꽃 등 이름만 말해도 은은한 향기가 풍길 것 같은 한국적인 꽃들을 소재로 한 잔잔한 시심은 세상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자연 앞에서의 겸허함’을 노래하고 있다. (신아출판사)◇‥‥ 발길 머문 그곳이 내 마음의 쉼터올해 환갑을 넘긴 김남옥씨가 지난 30년동안 써온 사연(시)들을 묶어 펴낸 시집. 작가 스스로 ‘시 아닌 시’라고 표현한 작품들에는 슬플 때, 괴로울 때, 쓸쓸할 때, 외로울 때 풀어내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둔 사연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담겨있다. ‘비가 좋아서’ ‘나무로 깎아 만든 인형을 보며’ 등 시작(詩作) 당시의 상황을 시 말미에 적어, 독자의 감정이입을 돕는 것도 이채롭다. (신아출판사)◇‥‥ 내장문학 제20집한국문인협회 정읍지부 내장문학동인회(회장 김희선)가 펴내는 동인집. 송동균 시인의 작품 ‘그리움’과 ‘인어’를 초대석에 실었고 김동필 정태진 최규환 이한기 김종욱 고광식 박경춘 남근영 신경숙 이현승 김상선 김희선 박근후 이종철 고옥음 등 회원들의 작품, 시와 수필을 담았다. ◇‥‥ 지구문학 가을호‘제1회 고구려·발해 및 항일유적지 역사탐방’을 특집을 엮었다. 김정오 이명철씨의 르뽀와 진을주 이준주 안혜경 홍경숙 이종숙씨의 시, 홍재숙씨의 수필, 양가현 조경민 이세나 김영낭 이하나 김무중씨의 산문이 담겼다. 지난 6월 한반도를 붉게 물들였던 ‘2002 FIFA 한일월드컵’을 테마특집으로 다뤘다. ‘명인 명작을 찾아서’에서는 강준형(시) 이광복(소설) 박연구(수필)를 탐구했다.◇‥‥ 첫사랑 그 마음으로현역시인 117명의 대표시, 사랑시, 등단시, 여행시와 뒷이야기들을 ‘시안시회’(회장 이승하)에서 책으로 묶었다. 강인한, 류인서, 오탁번, 황희순 등의 대표시와 창작배경, 김선태, 손정순, 정서리 등의 등단작과 습작시절, 공영구, 이창수, 홍경임 등의 사랑시와 뒷이야기, 고경희, 신해욱, 전동균 등의 여행시와 시작노트, 강유환, 배영애, 이은림 등의 산문이 수록됐다. 이 지역에선 이동재, 오창렬, 이병초시인이 참여했다. (모아드림)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9 23:02

[우리학교자랑] 군산 흥남초등학교

‘책은 멀고 컴퓨터는 가깝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을 가까이 하는 자녀를 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컴퓨터 뿐이다. 어린이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갖게 할 비법은 없을까. 학부모들의 이같은 마음을 헤아려 어린이들을 책의 세계로 잘 안내하는 학교가 있다. 군산 흥남초등학교(교장 황현택)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이 학교는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중점을 두었다. 그 하나가 ‘신나라 독서회원제’다. 학생들로 하여금 독서 회원이라는 소속 의식을 갖게 한다는 취지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4만여권의 장서를 마음껏 읽게 하는 혜택이 부여된다. 독서량과 독서 활동에 따라 1급에서 9단까지 ‘급수’가 매겨진다. 올 2천5백여권의 우량 신간 도서를 구입해 어린이들이 식상해 하지 않고 새로운 책들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새로 구입한 도서 가운데 25%를 교과 학습 관련 도서로 구성해 학교도서관 자체가 학습 정보의 창구와 토론 장소로 활용되게 했다.독서 도우미제를 운영하는 것도 이학교의 자랑. 전문 사서가 없는 실정에서 학급당 2명씩 총 32명의 학부모로 독서 도우미를 구성했다. 학부모들은 매주 두차례씩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 대출부터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서 권장, 독서 지도까지 맡고 있다. 독서 도우미제 운영과 함께 자연스럽게 학교도서관이 개방돼 지역문화센터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어른이 곧 아이의 스승’이기에 어른들의 책읽기 활동 자체가 아이들의 독서에 산교육이 될 수 있다고 학교측은 판단했다.“좋은 도서관은 어떤 것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학생들이 알고자 하는 많은 정보가 있고, 학생들이 스스럼 없이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만들어져야지 않겠습니까.”황연택교장은 특히 독서회원제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활동이 왕성해진 것이 무엇보다 보람이라고 했다.아이들이 독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의 반응 역시 고무적이다. 한 학부모는 지난 여름방학중 도서관을 찾는 아이를 대견스럽게 생각하며 학교 홈페이지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학부모는 책읽는 어린이의 마음이 곧 풍요롭고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며 학교측의 꾸준한 관심과 독서지도를 바랬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10.09 23:02

[우리학교자랑] 남원 사매면 용북중학교

남원시 사매면에 자리잡은 용북중학교(학교법인 춘강학원). 전 학년을 통틀어 학생수 70여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학교인 이 학교 학생들은 다음 주부터 시작될 캐나다 어학연수에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구경도 쉽지 않은 이 학교 학생들이 지구 반대편 캐나다까지 어학연수에 나서는 것은 올 초 부임한 류정수 이사장의 강력한 ‘세계화’ 의지때문이다. 사매중학교 설립자인 고(故) 류광현 이사장의 아들이기도 한 류 이사장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경쟁의 대상은 이제 모든 지구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어학실력을 키우고 세계화 사회에 적응,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학연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경비전액인 6천여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1차 캐나다 어학연수 대상은 1학년 전원인 16명. 연수기간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이다. 모든 학생들이 무료로 외국 어학연수에 나서는 것은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학생들은 캐나다 벤쿠버에 도착해 일주일 동안 현지 캐나다 학생들과 함께 영어로 수업을 받고 현지인들의 집에 나뉘어 숙박을 하며 이국생활을 엿보게 된다. 또 1박 2일로 인근 도시인 빅토리아를 둘러보고 시내 쇼핑과 영화관람·야외 체험학습도 할 예정이다. 1학년반장 이보름 학생은 “외국 어학연수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보다 넓은 사고를 가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용북중학교는 사업성과에 따라 내년부터 점차 전 학년으로 어학연수를 확대할 계획이며 생활영어 교육을 위해 내년부터는 원어민 교사를 채용, 학년당 1주에 5시간 이상 영어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용북중학교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연말에는 3학년 전학생인 26명이 2박3일간 북한 금강산 견학에 나선다. 역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고 위해 학교에서 속초까지의 교통비를 제외하고 전 경비를 학교측이 부담할 생각이다. 황의백 교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분단의 현실을 일깨우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함양시키기 위해 금강산 견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금강산 견학 역시 장기적으로 모든 학년으로 확대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고무시키는 것은 또 있다. 학교측은 밝고 명랑한 학교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시골학교로는 드물게 최신 통학버스를 구입, 장거리 통학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돕고 있으며 디지털 피아노와 디지털 캠코더 등을 마련해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적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낡은 교사와 강당·재래식 화장실을 철거하고 학교를 최신시설로 뒤바꾸었다. 내년부터는 전산실과 전자정보실·과학실 등이 포함된 정보과학관과 멀티미디어 및 음악 영상감상이 가능한 문화관·체육관 등을 신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류 이사장은 “국제화와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사교육이 필요없는 학교중심교육을 실현해 전국의 모든 우수 인재들이 몰려드는 최고의 학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02.10.0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달아보고 재어 보아야

權, 然後知輕重하고, 度, 然後知長短이라권, 연후지경중, 도, 연후지장단저울질을 해본 연후에야 가벼운 지 무거운 지를 알 수 있고, 자로 재어 보아야 긴 지 짧은 지를 알 수 있다. 《맹자》〈양혜왕〉상편에 나오는 말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저울로 달아보지 않고서는 무게를 알 수 없고, 자로 재어보지 않고서는 길이를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끔 달아보지도 않고서 무게를 판단하고 재어보지 않고서 길이를 속단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저울의 추와 자의 눈금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아주 못된 짓이다. 세상을 재는 저울과 자가 바르지 못하면 세상은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된다. 선과 악을 재는 저울과 자가 바르지 못하여 강도가 선량한 시민으로 둔갑하고 선량한 시민이 강도로 몰리게 된다면 그런 사회를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는가? 이러한 까닭에 진시황 같은 폭군도 천하를 통일하자 도량형부터 바로잡아 전국이 동일한 기준으로 달고 잴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다. 세상을 바른 자로 재어 보지 않으면 부정이 싹트고 자신을 바른 저울로 달아보지 않으면 태만해 진다. 그래서 세상이나 개인이나 늘 달아보고 재어보는 게 필요하다. 요즈음 초등하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학력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교육부와 그에 반대하는 전교조와의 논쟁이 뜨겁다.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어서 그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겠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분명한 점 한 가지는 달아보아야 가벼운지 무거운 지를 알 수 있고 재어보아야 긴 지 짧은 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權:저울 질 권 輕:가벼울 경 重:무거울 중 度:잴 도 短:짧을 단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9 23:02

[전국연극제] 지역 넘나들며 펼치는 연극사랑

매일 오후 6시 참가극단의 환영식이 펼쳐지는 소리전당 놀이마당 무대엔 극단관계자 외에도 전북도 1개 실·국과 도내 중·고교 연극팀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올해 연극제에 참가한 극단과 자매결연을 한 덕분이다. 그동안에도 전국연극제에 참가한 극단과 개최 도시의 공무원들이 결연을 맺어 지역 극단들이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종종 있었지만 개최시·도의 중·고등학교와 참가 극단이 결연에 나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참가 극단들과 결연한 중고등학교는 공연 관람은 물론 개별적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관심을 모은다. 극단 ‘성터’(충남)와 ‘ING’(전주여상)의 결연을 시작으로 ‘처용’(대구)은 ‘이데아’(한별고), ‘앙상블’(대전)은 ‘모악’(전주예술고), ‘동선’(경기)는 ‘ID’(유일여고), ‘푸른가시’는 ‘딴숨’(사대부고), ‘청춘’(광주)은 ‘날빛’(중앙여고), ‘입체’(경남)는 ‘하늘눈’(성심여고), ‘백운무대’(전남)는 ‘하제’(호남제일여고)가 이미 결연을 맺었고, ‘굴렁쇠’(강원도)는 ‘나루지기’(근영여고), ‘인토’(인천)는 ‘since1996’(전여고), ‘청사’(충북)는 ‘야누스’(이리고) 등이 결연할 계획이다. 지난 2일 ‘동선’(경기)팀과 결연을 맺은 유일여고 ‘ID’의 김응용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이렇게 기뻐할 줄은 몰랐다”며 “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교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道에서도 소방본부, 공무원교육원, 농업기술원, 복지여성국, 경제통상국, 자치행정국, 국제협력실, 환경보건국 등이 참여,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현호 공연지원실장은 “단순히 일회적인 만남이 아니라 프로와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지역을 넘어 연극이라는 매개로 교류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의미를 밝혔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8 23:02

[전국연극제] 8일, 극단 '백운무대'(전남) '이(爾)'

이(爾) 8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극단 백운무대(전남 대표)연출 조석주 / 작가 김태웅연산군과 장녹수, 궁중 우인 공길과 장생 등 4명의 얽키고 얽킨 사랑과 우정,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연산(권력)을 둘러싸고 공길과 녹수는 대립관계에 놓여있다. 공길이 연산을 꿈으로 이끈다면 녹수는 연산을 현실로 이끈다. 더욱이 공길은 ‘남자 아닌 남자, 여자 아닌 여자’로 연산의 사랑을 받는다면 녹수는 ‘진짜’여자로서 연산의 총애를 받는다. 공길은 연희로 녹수를 궁지에 빠뜨리고 녹수는 음모를 꾸며 공길을 사면초가에 몰아넣는다.이 와중에 공길과 진한 우정을 나누는 장생은 진정한 광대의 길을 외치며 공길에게 권력(연산)을 탐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결국 공길을 둘러싼 장생(예술)과 연산(권력)의 갈등이 증폭된다. 연산에 희생된 장생을 보고 정신을 차린 공길은 비단 도포를 벗고 연산을 비난하는 놀이를 벌이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다.폭군으로만 비쳐진 연산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이 묘사되는 등 연산의 새로운 면모도 극적 재미를 더한다.-극단 백운무대91년 12월 ‘토끼와 포수’를 무대에 올리며 창단한 ‘백운무대’는 직장인들로만 구성된 아마추어 극단. 리얼리즘 구현을 목표로 내세운 이 극단은 ‘실수연발’ ‘요지경’ ‘만선’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 ‘이성계의 부동산’ 등 해마다 2편 정도를 마련, 19회 정기공연을 마쳤다. 스탭을 포함한 단원 40명이 모두 직장인들이라 연습시간이 많지 않지만 전남지역 극단 중에서는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는 단체다. 전남연극제 우수상을 네차례 수상했으며 올해에는 창단 11년만에 처음으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전국연극제에 출전했다.-연출 조석주“작품 스케일이 커서 부담되지만 우리 극단을 전국에 알리는 무대인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남기겠습니다.”지난해부터 백운무대를 이끄는 대표이자 ‘이’를 연출한 조석주씨(39). 그에겐 이번이 첫 연출작품이다. 백운무대 창단때 부터 무대에 서온 연극배우인 그는 이번에도 비중은 높지 않지만 ‘윤지상, 우인’등 두 배역을 소화한다. 대표·연출·배우 등 1인 3역을 하는 셈.연극판의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한 그는 “옛 광대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연극인들이 되새겨야 할 진정한 배우의 길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8 23:02

따뜻한 소리무대, 정을 나누는 ‘2002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우리 이웃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만들어 함께 정을 나누는 따뜻한 무대. 지역의 음악인들이 관객들을 위해 음악을 선사하고 풀벌레 소리가 초가을 어둠을 적시듯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뜨락의 선선한 가을바람으로 더욱 정겨운 ‘2002 가을날의 뜨락음악회’.올해로 여섯번째 맞는 이 음악회는 문화저널을 발간하는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주최하는 자리. 98년부터 뜻을 함께 하는 시민들의 후원과 정성으로 만드는 음악회로 터닦음해온 이 자리는 지친 이웃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함께 사랑과 어려움을 나누는 의미가 살갑게 다가오는 무대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역시 지역에서 갈고 닦은 기량으로 꾸준한 활동을 벌여온 예술인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위한 정감있는 음악을 선사한다. 특히 올해 무대에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연주자들이 눈길을 끈다. 모이즈 플루트 앙상블과 혼성트리오 ‘JOY(조이)’, 트럼펫 연주자 로버트 리, 자연을 노래하는 한치영·태주 부자, 소리꾼 배옥진, 국악실내악단 ‘한음사이’. 우리 음악의 신명남과 포크송의 추억, 그리고 고운 흙피리 소리를 선사할 출연자들은 더러는 관객들에게 친숙하지만 이 무대를 통해 새롭게 만나는 출연자들이 관심을 모은다. 모이즈 플루트 앙상블은 정기연주회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온 플루트 연주자들의 단체. 영화 ‘스팅’과 ‘타이타닉’주제곡으로 친숙한 만남을 갖는다. 통기타 가수 3명으로 구성된 혼성그룹 ‘조이’와 재미교포 프럼펫 연주자 로버트 리는 주목을 모으는 사람들. 조이는 ‘고귀한 선물’ ‘산까치야’ ‘바다새’등으로 진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노쓰 파크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트럼펫 연주자 로버트 리는 트럼펫 퍼포먼스라는 이색 무대를 연출한다.활발한 음악 활동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오카리나 연주자 한태주는 아버지인 가수 한치영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흙피리의 영롱한 소리와 함께 자연의 생명성과 향기로움을 노래로 표현한다.조소녀 명창을 사사한 젊은 소리꾼 배옥진씨는 ‘배 띄워라’와 ‘열무김치’ 등 국악가요의 흥겨움을 전해주고 국악실내악단 한음사이는 ‘마지막 선물’과 ‘사랑하는 사람들’ 등 가을과 사랑을 대금과 가야금 선율의 어울림으로 연주한다. 올해는 특별한 손님도 무대에 오른다. 김용택 시인의 마음분교 제자인 서창우군과 김다희양이 초대돼 직접만든 아름다운 동요를 부른다. 클래식과 재즈, 포크, 창작음악 등 매년 색깔을 달리하며 우리 생활에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무대로 자리잡은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가을 정취를 몸과 마음에 담고 싶다면 11일 오후 7시 국립전주박물관 뜨락을 찾으면 된다. 누구나 무료로 초대된다. 문의 273-4823∼4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8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복과 재앙

禍兮, 福之所倚요, 福兮, 禍之所伏이라화혜, 복지소의 복혜, 화지소복재앙, 그곳은 복이 깃들기 시작하는 곳이고, 복, 그곳은 재앙이 잠복해 있는 곳이다.노자 《도덕경》58장에 나오는 말이다. 뜻밖의 재앙이 닥쳤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사실 이미 닥친 재앙은 더 이상 재앙이 아니다. 재앙은 곧 극복을 의미하고 극복은 바로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의미하므로 재앙은 더 이상 재앙이 아니라, 재앙이 머문 그곳은 이미 행복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복이 쏟아져 들어올 때면 우리는 그 복이 영원히 자신과 함께 할 줄로 알고서 그 복을 누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복이 넘쳐나는 그곳은 이미 재앙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음지가 양지된다'는 말도 있고, '부자가 3대를 잇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이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장차 부자가 되고 부자는 항상 부자일 것으로 생각하여 돈을 함부로 쓰기 때문에 점점 가난해 지는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아니다. 세상이 도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따라 세상은 그렇게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포기하지도 자만하지도 말아야 한다. 항심이 필요하다. 아무나 몇 대를 이어가는 명문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복을 아끼며 소중하게 지킬 때에만 그 복을 대대로 지키는 명문가가 될 수 있다. 명문가를 꿈꾼다면 무절제하게 쓰는 아이들 군것질 용돈부터 단속하도록 하자.禍:재앙 화 兮:어조사 혜 倚:기댈 의 伏:엎드릴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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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8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신선(神仙)

坐有琴書便是仙이라.좌유금서변시선앉은자리 주변에 금(琴:악기)과 책이 있으면 그게 곧 신선이다.《채근담》에 나오는 '坐有琴書便成石室丹丘(자리에 琴書가 있으면 그곳이 곧 신선이 사는 곳이네)라는 말을 7언 句로 변형시킨 것이다. 어제 살펴본 "心無物欲乾坤靜"구절의 짝이 되는 구절이다. 요즈음이야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음악과 독서를 즐길 수 있지만 예전에는 음악과 독서를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극히 일부분의 사람만 주위에 악기와 책을 준비해 둘 수 있었다. 일반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귀한 책과 악기를 곁에 두고서 즐길 수 있었으니 가히 신선이라고 할 만 하다. 그러나, 악기와 책을 주변에 두고 늘 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해서 다 신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의 경지를 알고 책의 깊이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솔바람 소리와 같은 자연의 음악을 통해서도 우주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책에 실린 말씀 한마디를 통하여 세상을 환히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신선이 될 수 있다. 경지를 모르는 채 쌓아두는 것만으로 신선이 될 수 있다면 악기 수집가와 책방 주인은 이미 열 번 혹은 백 번쯤이나 신선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요즈음엔 책도 악기도 장식품으로 쌓아두는 사람이 많이 있다. 이른 바 '서재(書齋)'를 꾸미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서재는 꾸밈의 대상이 아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앉아 있는 곳, 그곳이 곧 서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坐:앉을 좌 琴:거문고 금 便:곧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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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10.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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