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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예술의 경지

目送飛鴻하고 手揮五弦이라목송비홍 수휘오현눈으로는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내면서 손으로는 오현금을 뜯네.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시인인 혜강(惠康)이 쓴 〈형수재공목입군증시(兄秀才公穆入軍贈詩)〉의 한 구절이다. 오현금(五弦琴)은 순(舜)임금이 만들었다는 중국 전통의 현악기이다. 순임금은 오현금을 뜯으며 남풍가만 부르고 있어도 세상이 잘 다스려졌다고 한다. 법률이나 제도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지도자의 인격을 바탕으로 한 교화의 정치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혜강은 이 오현금을 타면서 눈으로는 기러기를 보낸다고 하였다. 이것은 도 무슨 얘기인가? 오현금을 타면서 오현금에만 매여 있는 사람은 오현금을 제대로 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오현금을 타는 기능은 남다를지 모르나 그가 타는 오현금에는 감정도 없고 철학도 없다. 오현금 소리 속에 자연과 우주를 담아내고자 하는 의지와 여유는 더욱 없다. 그런 오현금 연주는 '쟁이'의 오현금 연주일 뿐 중국적 의미의 예술로서의 오현금 연주는 아니다. 손으로는 오현금을 타면서 눈으로는 하늘 끝을 나는 기러기를 바라보며 그윽한 눈빛으로 기러기를 보내는 여유와,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예술이 된다. 이 때의 오현금 소리는 단순한 악기의 소리가 아니라 우주를 포섭하는 소리다. 예술은 죽어라하고 연습하는 기능의 연마가 아니라, 달관의 경지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예술을 자주 이야기하게 되는 이 가을에.送:보낼 송 鴻:기러기 홍 揮:손 저을 휘 弦:줄 현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4 23:02

산조예술제, 망자혼사굿 열려

“더 좋은 세상에서 백년해로하시길…”결혼 적령기에 교통사고나 지병 등으로 숨진 처녀·총각의 영혼을 짝지어 주는 전통 혼례 굿이 전주에서 열린다. 공개적으로 모집한 신청자(처녀·총각의 영혼)의 궁합을 맞춰 영혼 혼례를 시켜주는 ‘망자 혼사굿’. 지난 1980년대 몇몇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망자 혼사굿으로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했지만 이 전통 의례에 실제 망자 유족들의 신청을 받아 문화행사로 기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조예술제의 한 행사로 산조 생성기에 영향을 준 시나위 음악의 즉흥성을 찾아 산조의 원류를 찾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망자 혼사굿은 산 사람의 전통 혼례와 흡사한 형태로 진행되지만 혼례 치르기 전 망자의 원한을 풀어주는 씻김굿과 사망 당시의 나이를 그대로 적용해 궁합을 보는 것이 산 자의 혼례와 다르다. 짝을 맺어주는 기준은 사망 당시의 나이와 당골(굿을 주도하는 무당·전라도 지방의 세습 무당)이 맞춰보는 서로의 궁합이다. 궁합이 맞지 않으면 절대로 짝을 맺지 않는 것이 망자 혼사의 특징. 총 318위(남:281, 여:37)가 신청된 사상 초유의 행사에 짝을 맞춘 9쌍만이 혼례를 치르게 된 이유다. 당골을 맡은 진도 무당 채정례씨(78)의 사회로 약 1시간 동안 혼인식이 진행되고, 가족과 하객들이 술과 음식을 나누며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혼례식이 끝나면 망자 부부는 전주 한옥생활체험관 신방에서 새 이불과 술상 등을 갖추고 하룻밤을 보낸다. “망자 혼사굿은 공연이 아니라 죽은 자의 영혼을 달래고 살아 있는 가족의 한을 풀어 주는 전통 의식”이라고 소개한 산조예술제 박흥주 예술감독(45·굿연구가)은 이번 신청자 중에 26쌍의 짝이 맞춰졌지만 물리적인 조건으로 인해 모두 혼례를 치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인연을 찾지 못해 혼례를 치르지 못한 망자를 위해 해원굿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3 23:02

전주산조예술제, 무대위에 서는 사람들

오늘부터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제4회 전주산조예술제는 민간에서 주도하는 작은 음악축제다.(본보 9월 30일자 8면 보도) 기십억을 쏟아가며 치르는 대규모 축제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지만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알토란 같은 실력을 갖춘 국내외 연주자들이 참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 일본, 캐나다 등 5개국 30여명이 무대에 선다.이들은 전통산조와 가야금 산조, 해외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실험적인 산조의 모습을 공연과 이야기로 풀어낸다. ◇‥‥기(技)와 예(藝) 갖춘 명인들여러 주제를 늦은 장단에서 시작, 점차 몰아가며 어떤 정점에 이르도록 한 틀에 담아낸 산조는 아무 연주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 무대에는 산조의 깊은 맛을 우려낼 문화재급 연주자가 눈에 띈다. ‘외국인을 위한 전통산조’에 출연하는 원장형 강정렬 이세환 최선 명인과 ‘명인산조’에 나오는 김영재 명인 등 5명.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수석으로 있는 원장현 명인은 전주대사습대회 기악 부문 장원을 차지한 대금연주자. 82년부터 지금까지 세계를 누비며 대금산조 알리기에 앞장서왔다. 금현국악원과 함께 대금산조를 연주한다.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강정렬 명인은 친 고모이자 스승인 강순영씨에게 가야금을 사사했다. 신관용류의 산조를 채보하고 분석, 새롭게 정립했다. 도립국악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가야금 산조와 가야금병창을 들려준다.국립국악원 악장을 지내고 있는 이세환 명인은 거문고 산조를 선보인다. KBS국악대상을 수상한 이씨는 한음회를 창단, 국악저변 확대에 정진해온 국악인이다.김영재 명인은 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보유자 후보. 한국종합예술대학 전통예술원 교수로 있는 김씨는 해금 독주 및 즉흥곡을 창작할 정도로 해금산조에도 일가를 이뤘다. 명인산조에서 해금산조를 들려주고 미국인 제자 바이런과 함께 렉처콘서트에도 참가한다.최선 명인은 기악 연주자가 아닌 전통무용가.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 춤 보유자인 최씨는 현재 전북대와 원광대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산조실험성 주목한 외국 산조인산조의 실험성에 주목한 외국 음악인들의 참여도 돋보인다. 참가자는 많지 않지만 실력 만큼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조선족 김진씨와 일본 피아니스트 아키 타카세(Aki Takase), 그리고 중국계 미국인 바이런 오 용(Byron Au Yong) 등 3명.연변대 교수로 있는 김진씨는 북한에 유학 조선국립음악대학 민족음악학부에서 공부했으며 북한의 김광준 안기옥에게 가야금을 사사했다. 김씨는 명인산조에 출연 안기옥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고 북한의 산조음악에 대해 설명한다.독일서 활동하고 있는 아키 타카세는 10대 후반 재즈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재즈연주가로 남아있는 피아니스트. 남서독일방송국 선정 2002년 최우수음악가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독일비평가레코드상을 5차례나 수상했다. 재즈산조와 명인산조에 참가, 재즈피아노 산조를 선보인다. 바이런 오 용은 김영재 명인에게 해금산조를 사사한 미국인 작곡가. 전통음악과 전위음악을 절충하고 있는 바이런은 창작곡 ‘해금산조-김영재선생에게 바치는’을 연주하고 스승과 함께 ‘외국인을 위한 산조교수법’을 심도깊게 토론한다.◇‥‥ 화음으로 산조 말하는 연주단체올해 산조예술제에 참여하는 단체는 모두 3팀. 전주산조예술제에서 자체 조직한 시나위팀과 백제예술대학 재즈팀, 그리고 망자혼사굿을 여는 채정례 단골네.전주산조예술제 시나위팀은 조용석(대금·도립국악원 교수) 최병호(피리·전주시립국악단원) 장재환(타악) 황상현(타악) 최승희(아쟁) 오민정(해금) 조선옥(가야금·이상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 노선미(거문고·한옥생활체험관 직원) 등 8명이 참여한다. 백제예술대학 재즈팀은 실용음악과 교수 및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들. 캐나다 연주자들도 포함된 것이 이채롭다. 임인건 정재열 교수를 비롯해 벤 볼(Ben Ball) 신 드래빗(Sean Drabitt) 켄지 오마에(Kenji Omae) 등 5명으로 이들은 재즈산조에 참가한다.채정례 단골네는 무녀 채정례씨를 비롯해 바라지 함인천, 진도다시래기 이수자 강정태씨가 한팀을 이룬다.연주는 아니지만 전통무술을 선보이는 택견팀 ‘하늘땅 우리몸짓’도 참여한다. 익산과 정읍, 고창에서 택견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석환 오창현 나종춘 유대수씨 등 4명이 참여한다.◇‥‥명인 경지 꿈꾸는 젊은이들유파별 가야금 산조를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가야금 산조’에는 명인을 꿈꾸는 차세대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박희전(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악장) 송은숙(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이수자) 김정숙(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이수자) 이수진(국립국악학교 강사) 김귀자(한국예종 전통예술원 전문사 과정) 이주은(서울국악관현악단원)씨 등 6명이 출연, 각 유파별 가야금 산조를 연주한다.‘명인산조’에 출연하는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한 피아니스트 김연미씨와 바이올리니스트 정유미씨는 현대음악작곡가 안승필씨의 작품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산조’를 공연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3 23:02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이슬털이목

판소리에는 '목'의 종류가 많다. 목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발성의 기교를 가리키기 때문에, 임방울은 임방울 나름의 목이 있고, 김연수는 김연수 나름의 목이 있다. 그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러 가지, 아니 수십 가지의 목을 한 사람이 구사한다. 그러기 때문에 판소리에는 수많은 목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목이 만들어지고, 이름붙여지는 방식이 매우 재미있다. 내가 들은 목의 이름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는 이슬털이목을 들 수 있다. 이슬털이목에 대해 얘기해 준 사람은 박영선이라는 분이었다. 박영선 씨는 젊어서부터 우리 음악을 좋아하여 평생을 그 주변에서 보낸 사람이다. 어느 해던가 전주대사습대회이 열리고 있던 경연장에서 박영선씨가 나를 부르더니, "최교수. 이슬털이목이라고 아시오?"하는 것이었다. 이슬털이목이라니, 너무 예쁜 이름이었다. 나는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말이요, 신영채(1915-1955?)가 잘 쓰던 목인디, '으 으 으 으으으으으으' 이렇게 허는 것이오."하는 것이었다. 소리를 천천히 단계적으로 위로 올렸다가, 잘게 꺾어 주루룩 내리는 목이었다. "이게 있잖소. 거 여름날 새벽에 논에 갈 때, 나락에 이슬이 잔뜩 맺혀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바지 가랭이에 걸려서 능청거리다가 이슬이 주루룩 떨어지잖소. 그거, 바로 그것을 흉내낸 목이오. 참 좋은디, 요새는 거, 이런 목을 쓰는 사람이 없단 말여." 그의 얼굴에는 아쉬운 빛이 역력했다.나는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그 아름다운 이름에 감탄했지만, 다음에는 민중들의 창조의 방식 때문에 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리꾼들은 늘 생활 주변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했다. '방울목'·'튀는목'·'너는목'·'줍는목'·'펴는목' 등등도 그것이 어떤 것이건 간에 민중들의 생활과 활동의 내용이지 않은가. 아마 신영채는 어느 늦은 여름날 새벽, 논길을 가고 있었으리라. 잔뜩 내린 이슬에 바지가랭이를 적시며. 처음에는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기 바지가랭이에 걸려 능청거리는 벼 잎에서 주루루룩 떨어지는 이슬을 보았을 것이다. 순간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그는 그것을 음악으로, 그러니까 '이슬털이목'으로 형상화했으리라. 사실 모든 예술은 이렇듯이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러기에 서양음악은 서양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며, 당연히 그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것을 생활과 문화가 다른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고, 잘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최동현(판소리연구가, 군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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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10.03 23:02

[전국연극제] 3일, 극단 '동선'(경기) '꽃마차는 달려간다'

10.03(목) 연지홀극단 ‘동선’(경기)‘꽃마차는 달려간다’(작가 김태수, 연출 조성일)□ 작품 내용‘꽃마차는 달려간다’는 관을 만드는 공장이라는 색다른 배경에서 홀아비 순보와 딸이 벌이는 해프닝을 통해 가족간의 정을 되새겨 보는 것이 기둥줄거리다. 순보는 아내를 뒤뜰에 묻어둔 채 말없이 미소만 보이며 사라지는 아내의 영혼과 함께 살아간다. 그의 작업장에는 꽃다방 레지 미스문(김자영 분)을 비롯해 쉴 곳을 찾아 귀신들이 오가며, 순보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올해 17개 팀이 참가한 전국연극제 경기예선에서 ‘탄탄한 구성력으로 현대사회에서 옅어 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연기상을 수상한 김상규씨가 순보 역으로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성질이 괴팍한 순보에게 유일한 말벗인 중국집 주인 동춘(강성해 분), 선주를 사랑하기에 관공장에 취직한 달구(임천용 분), 동네 사진관 안기사(조현건 분), 순보를 새장가들일 계획으로 동춘이 데리고 온 정육점 주인 도여사(이주희 분) 등 우리네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 극단 동선성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극단 ‘동선’(대표 이주희)은 1982년 서울에서 활동하던 극단‘창조’멤버 조성일, 김명일씨 등 7명이 모여 창단됐다. 창단 초기 주로 옛 고전을 중심으로 작품성 위주의 공연을 펼쳤고 90년대 들어 극작가 오태석, 장진, 김태수씨의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택시드리벌’‘해가 지면 달이 뜨고’ 등 서민의 삶에 중심을 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대표 이주희씨는 “앞으로는 탭댄스를 이용한 창작극이나 고전과 현대를 접목한 창작극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연출 조성일 연출 조성일씨(45)는 “죽음은 결코 두렵고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 우리들 삶의 한 부분처럼 따뜻하고 애틋하다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여 극단에 달하는 경기지역에서 전국연극제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은 일. 올해 경기 예선대회에서 우수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조연출은 91년 ‘아버지의 바다’이후 11년만에 출전한 전국연극제 무대를 위해 준비도 철저히 했다며 기대를 보였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3 23:02

전북청년미술상 선정방식 공모심사로 전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업을 꾸준히 주목하면서 창작의욕을 북돋워온 전북청년미술상의 수상자 선정방식이 공모제로 바뀌었다.전북청년미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건용)는 운영위원이나 청년미술상 수상자들의 추천을 받아 심사, 수상자를 선정했던 기존 방식 대신 대상 작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모심사제를 도입,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추천을 받아 심사할 경우 역량있는 숨은 작가를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는 등 청년미술상 제정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 운영위원회의 설명. 운영위는 “기존 선정방식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것을 유도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단순히 작품집이나 포트폴리오에 의존하지 않고 최종 후보자에 오른 작가들에 대해서는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작업과정을 긴밀하게 들여다보는 철저한 심사과정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2002전북청년미술상 공모는 전북에서 5년 이상 거주한 만 40세 미만 작가면 장르 구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근 3년간의 작품사진 및 전시자료, 기존 작업에 대한 작가·작품론(A4용지 1매 내외)를 제출하면 된다. 10월 24일까지 전주 얼화랑으로 접수하면 되고 27일 결과를 발표한다.올해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5백만원과 함께 수상작가 초대전 개최 특전이 주어지고 2003 마니프 국제아트페어 초대 자격도 부여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3 23:02

[문화가] 전주영상위 직원모집,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 전주영상위 직원 모집전주영상위원회가 직원을 공개, 채용한다. 모집인원은 2명이며 분야는 기획홍보담당과 로케이션지원담당이다. 기획홍보는 영상산업과 영화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 능력을 갖춘 사람이면 가능하고 경력자를 우대한다. 로케이션지원은 전주를 비롯한 전북 지역정보와 영화에 대한 지식이 밝고 영상촬영장비를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3일부터 8일 오후 6시까지 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으로 방문하거나, 우편((560-100)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470-4), 이메일([email protected])접수해야 한다.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을 거쳐 심사하며 17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문의는 063-286-0421◇‥‥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 감각으로 패러디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5일과 6일 오후 4시·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열린다.이탈리아계 갱단 제트단과 푸에르토리코 이민 2세로 조직된 셔크단이 뉴욕 뒷골목 웨스트 사이드의 주도권을 놓고 대척하고 있는 동안 댄스파티에서 만난 제트단 리더 토니와 셔크단 두목 베르나르드의 여동생 마리아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레오나드 번스타인의 음악으로 유명하며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안무가 돋보인다.‘오페라의 유령’의 주역 류정한과 김소현, 그리고 뮤지컬 스타 이정화씨 등이 출연하며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250-5300∼1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3 23:02

조각가 권석만-사진작가 정주하씨, 2002화랑미술제 참가

2002 화랑미술제가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2일 개막됐다. 화랑협회가 주최한 화랑미술제는 우리나라 최대의 미술견본시장. 올해는 전국에서 72개 화랑이 참여했다. 전북에서는 전주 서신갤러리가 조각가 권석만씨와 사진작가 정주하씨를 추천, 유일하게 참여했으며 한국화가 조현동씨가 서울 나화랑의 추천으로 참가했다. 군산 출신인 권석만씨는 서울대 미술대와 이태리 피사 아카데미, 중앙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시 건축 내면의 집짓기 연작을 통해 조각의 특수한 미학의 이미지를 표현해온 그는 자신의 노동력을 함축해 보여주는 독특한 형태의 조각들을 치밀하게 조립한 기하학적인 작품을 내놓는다. 사진작가 정주하씨는 백제예술대 교수로 재직중. 2002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돼 왜곡과 단절 파괴 등으로 규정되는 한국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을 관심을 모았던 그는 중앙대 사진학과에서 공부했으며 독일 퀼른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번 전시에는 '서쪽 바다'를 비롯, 풍경을 통해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특징적인 이미지의 작품을 전시한다. 조현동씨는 전통에 대한 재해석으로 한국화의 현대화를 실험해온 작가. 채색화를 주로 내온 그는 이 전시에도 꽃이나 어패류 같은 구체적인 대상을 통해 '리얼리티의 개념화'를 극대화시킨 작품을 전시한다. 한지에 채색의 효과를 한껏 살려낸 형식이 다양한 이미지를 끌어내는 것이 특징. 원광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남원에 작업실을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10.03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변산(邊山)과 동량재(棟樑材)

邊山自古稱天府러니 好揀長材備棟樑이라변산자고칭천부 호간장재비동량변산은 예로부터 하늘나라 창고로 불릴 만큼 물산(物産)이 풍부한 곳이니 좋은 재목을 잘 골라 두었다가 나라의 기둥으로 써야겠다.고려시대 시인인 이규보(李奎報) 선생이 읊은 부안의 변산에 관한 시의 한 구절이다. 이규보 선생은 젊은 시절에 한동안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목재를 채취하는 채목관을 지냈다. 따라서 당시에 이규보 선생은 좋은 목재를 채취하러 부안에 자주 왔다. 그때 변산을 두고서 쓴 시가 바로 이 시이다. 전북의 수도인 전주(全州)를 왜 전주라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중문대사전》에는 "생선과 소금, 해운의 편리함이 있고 번성함에 있어서 전라도 지역의 으뜸이기 때문에 전주라고 부른다(漁鹽舟楫之利, 繁盛爲全羅之冠, 故云全州)"고 되어 있다. 전주는 농·임산물이 풍부함은 물론 내륙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생선이나 소금도 풍부하고 수상교통도 편리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완벽한 고을이라는 의미에서 '전주(全州)'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암행어사 박문수가 전국을 다 돌아보고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부안을 지목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농토도 있고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서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고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안! 이규보 선생이 말한 '장재(長材)' 즉 '좋은 목재'는 단순히 나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동량(棟樑)도 단순히 나무 기둥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가의 기둥이 될 인재를 말함이다. 부안에서 인재가 많아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稱;칭할 칭 府;창고 부 揀:가릴 간 棟:집 동 樑:기둥 량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3 23:02

제21회 전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 개최

제 21회 전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가 1일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광장에서 농악과 사물놀이 등 24개팀 4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전북도와 한국예총전북지회, 순창군의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날 대회에는 김남곤 전북예총회장·김학곤 국악협회 전북도지회장·강인형 순창군수·이길영 순창군의회의장·김병윤 도의원 등 각급 기관단체장이 참석했다.이날 대회에는 판소리를 비롯 부채춤·민요·가야금 병창·박복남 전북도 무형문화재의 초청공연과 함께‘제43회 한국민속예술축제’의 전북대표 출전팀인 순창군 금과면 들소리단의 농요 공연등이 진행돼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대회수상자 일반부 2개팀(대상·최우수상)은 내달 30일 개최 예정인 ‘제20회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경연대회 결과는 다음과 같다.◇일반부 △대상 완주농악단 △최우수상 군산굿패 천지음 △우수상 남원농악단 △장려상 임실농악단·정읍농악단·부안농악단·순창농악단·익산농악단·전주한빛농악단 △지도자상 정읍농악단 윤귀섭·순창농악단 박현용 △개인연기상 고창농악단 이양규·임실농악단 최호인 ◇학생부 농악 △대상 용지중 △최우수상 금성초등 △우수상 관촌초등 △지도자상 용지중 윤영평 △개인연기상 관촌초등 김성경 학생 ◇학생부 사물놀이 △대상 고산고 △최우수상 군산여상고 △우수상 번암중 ·회현초등 △장려상 옥천초등 △지도자상 고산고 손현배 △개인연기상 금지중 신석진 학생 △특별상 계화중

  • 문화일반
  • 남융희
  • 2002.10.02 23:02

[전국연극제] 연극사 기록 남기는 작업 앞장선 최성진 팀장

제20회전국연극제가 한창인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 로비에 마련된 ‘전북연극자료전’‘무대의상초대전’‘무대세트모형초대전’과 연지홀 ‘전국연극제20년자료전’ 등 올해 연극제에서 선보이는 전시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특별하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연극사를 되돌아보는 150여점의 포스터와 사진전의 기획부터 수집, 코디, 관리까지 도맡은 주인공은 최성진 전시팀장(29). 준비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뿌듯한 보람으로 잊은지 오래란다. “단지 지난 연극사가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고 역할을 깨닫는 귀중한 자리가 되어 기쁩니다.”이번 작업을 통해 사적 자료를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 깨달았다는 그는 올해 연극제의 모든 프로그램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매일 공연된 작품과 찾아온 이들을 디지털로 저장해 인터넷을 통해 올리는 것. “지금은 소중함을 몰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도 중요한 자료였음을 깨달을 겁니다”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추억에만 존재하는 연극사의 흔적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뼈져리게 느꼈던 그로서는 자료 보관과 기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익산 출신인 그는 지역을 지키는 연극인이 되기로 마음억었다. 관심있는 분야는 공연기획과 무대 연출. 올해만해도 오페라‘유쾌한 미망인’(대구 그랜드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조연출, 판소리오페라 ‘진채선’(전주소리오페라단)의 무대연출, ‘한 여름밤의 꿈’(전주시립극단)의 조연출, 그리고 뮤지컬‘종이새’(극단 하늘)의 배우 등 각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한일장신대 신학대의 ‘한빛극회’ 단원으로 활동한 그는 우석대 연극영화과를 졸업, 지금은 동국대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2 23:02

[사이버문화따라잡기] 웹진(3)대학 언론의 풍속도

아날로그식 학내 언론에 그쳤던 대학가 공론이 인터넷 매체 ‘대학 웹진’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대학 웹진은 학내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인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와 문화를 담고 있는 온라인 잡지. 기존 학내 신문·교편·방송국·헤럴드의 인터넷 사이트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대학 웹진은 온라인 상에서 학내 신문보다 다양하고 때론 과격하고 파격적인 내용으로 독자를 잡아끈다.다루는 내용 또한 학내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시사, 미디어 비평, 문화비평 등 다양하다. 경계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이들은 기성언론에 도발적인 도전장을 냄과 동시에 같은세대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곳은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시사 웹진 ‘DEW’(dew.ewha.ac.kr), 부산대 여성주의 웹진 ‘월장’(home.pusan.ac.kr/~wallzang), 서울대 인터넷 뉴스 ‘SNUnow’(www.snunow.com), 창원대학교 ‘함우리’(http://webzine.changwon.ac.kr),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문화비평 웹진 ‘Eye-C’(www.eye-c.net), 항공대 진보 웹진 ‘화’(hwa.jinbo.net), 국민대학교 웹진 ‘디코’(http://www.dikozine.com) 등 수십개에 이른다. 학생들 사이에 온라인으로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는 문화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그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 시사 웹진 ‘DEW’대학 웹진의 선두주자는 1999년 6월 창간호를 낸 ‘DEW’다. 시사웹진을 표방한 DEW는 “20대가 느끼는 시사, 20대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을 찾고자 하는 바람 속에서 제도권 언론들이 소홀히 하거나 미쳐 발견하지 못한 세상의 틈새에 있는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을 20대의 순수한 눈으로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편집장과 기자들이라고 해야 ‘00학번’과 ‘01학번’의 여대생 십여명. 하지만 이들의 시각을 단지 낮은 학번들의 어린 생각으로 치부한다면 곤란하다. 4년여에 걸쳐 총 40여회를 쉬지 않고 발간해왔다는 역사만 봐도 그렇다. 이번 9월호에는 비 인기 종목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을 취재한 ‘스포츠 강국의 꿈?’이나 주민등록제의 인권침해 여부를 다룬 ‘주민등록증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처럼 기존 언론에 가려 보도되지 않은 이슈를 자유롭게 다루고 있다. 또한 ‘죽지 않는 노병, 맥아더 다시 보기’를 통해 50년이 지난 지금, 맥아더를 영웅이라 칭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고 있다. □ 여성주의 웹진 ‘월장’지난해 창간된 부산대 여성주의 웹진 ‘월장’은 창간호에 ‘도마 위의 예비역’이란 기획특집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기사는 학내뿐 아니라 예비역과 현역, 남성과 여성의 열띤 논쟁을 불러 일으켜 교내 서버를 다운시키기도 했다. 이들의 사규(?)는 ‘여성의 목소리여! 치마를 걷어 부치고 가부장제의 담을 뛰어넘자!’. 어느 분야에서건 반페미니즘적 요소가 있다면 날카롭게 메스를 들이밀고 자유롭고 당당하게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여성주의 언론이 필요한 이유를 “국정교과서의 남성 우월적 시각을 용인하고, 여성정치인은 희귀한 남성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시각은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결국 진정하게 남녀가 동등한 인격체로, 성별로 인한 어떠한 구애도 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호에 다룬 특집은 ‘성매매, 쾌락과 인권의 함수관계’. 그 속에서 ‘여대생의 눈으로 본 성매매’, ‘공창제 옹호의 허와 실’, ‘가출청소년을 범죄로 내모는 곳’. ‘성매매방지특별법?’ 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6명의 여대생의 대담 ‘화나고 짱나는 말세의 성매매천국, 고마 환골탈태 해뿌라’에서는 원조교제를 다루는 매스컴의 허와 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 대학웹진의 아쉬움과 무한한 가능성대학 웹진은 기존 학내 언론과 차별되는 신선한 문화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엄청난 파급력과 독자들과의 쌍방향성 등 대학 웹진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종이 매체보다 비용은 적게 들지만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문을 닫는 경우가 꽤 있는 것. 또한 대학 재학시절에 발행하기 때문에 취재와 웹편집을 병행할 수 있는 후배들을 양성하지 못하면 주축 멤버들의 졸업과 함께 문을 닫고 마는 것이다. 초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한양대 언론정보학과 웹진 ‘언론세상’과 명지대 진보 웹진 ‘명지꼬뮨’, 한림대 언론정보공학부 웹진 ‘컴온컴’이 올해 초 폐간된 예다. 또한 자체 서버를 구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교측 서버 상태에 따라 웹진의 생존 여부가 달렸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우석대 정동철 교수(컴퓨터 공학부)는 “현재 대학 웹진은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리기까지의 초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서울대 문화예술 웹진 ‘미인’(plaza.snu.ac.kr/~meein)은 대학 웹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사람과 사회를 보겠다’며 서울대 미학과 학생들이 주축돼 창간된 ‘미인’은 점차 문화예술 네트워크로 점차 틀을 깨면서 이제는 문화예술포털 사이트 ‘두아’(www.dooa.net)로 다시 태어났다. 진중권씨 등 서울대 미학과 출신 선배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화평론가 성기석씨(32)는 “현재 웹망을 통해 활동중인 수십 개의 대학 웹진들의 모습만으로도 이들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전북지역 대학에 눈에 띄는 웹진이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흔히 모래알로 표현되는 요즘 대학생들의 개인주의적 속성도 인터넷 민주주의의 공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학생다운 도전의식, 사회를 보는 비판의식이 살아있는 대학 웹진. 세상을 향한 열린 언론으로 성장 가능성은 끝이 없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2 23:02

어두운 곳 끌어안은 여린 시선, 박성우시인 첫 시집 '거미'

이제 서른을 갓 넘긴 젊은 시인 박성우씨(31·원광대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2000년 ‘거미’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뒤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현대시동인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시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가 첫 시집을 내놓았다. ‘거미’.(창작과비평사)젊은 시인으로는 드물게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시편들이 빼곡하다. 체험을 바탕으로 쓴 ‘그늘진 이야기’지만 그 아픔과 속아림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시가 가진 미덕이다.“가난 체험을 절실하게 다루기 보다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미적으로 형상화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그 체험이 사회에 대한 이러저러한 요구나 태도로 비쳐지고, 문학성을 훼손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표어나 구호로 전락하기 쉬운 참여시로 흐르는 것을 경계했다는 그는 풍요의 상징이었던 80∼90년대 지난한 가난과 슬픔으로 찬 가족사를 맛봐야 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칠순이 다 되도록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청소부로 일하는 어머니, 가난한 집 아이들이 대개 그러하듯 그러한 처지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그와 그 누이들, 그리고 생계와 학업을 위해 봉제공장에서 고단한 노동에 빠져야 했던 그의 모습이 시의 행간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봉제공장에서 2년간 일했을 때 주위에서 ‘글쓰려고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어요. 하지만 저에겐 그게 생계였습니다. 지난함 속에서 나온 아픔과 외로움, 슬픔, 분노 같은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 쳐 시가 나온 셈입니다. 다만 그 감정을 내면 깊숙이 받아들여 묵묵히 견디는 자세와 문학정신을 되새겼습니다.”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시들도 가장 힘들 때 쓴 작품들이어서 더 애착이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 ‘보름달’과 ‘초승달’ ‘콩나물’에는 자신의 지친 마음과 세상을 향한 분노가 담겨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쓸쓸하고 지루한 날’들이지만 견뎌나가야 한다는 것을 달관한 것 처럼.들뜨거나 과장된 포즈가 없는 시쓰기가 돋보이는 그의 바람은 시를 통해 어두운 곳을 바라보고 보듬어주는 시인이 되는 것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0.02 23:02

새로나온 책

-문예연구 제34호특집기획으로 ‘문학과 성’을 다뤘다. 인간의 성문제를 언어로 문자화 한 문학작품을 통해 그동안 이어졌던 성담론의 여러 양상을 살폈다. 텍스트로부터 하이퍼텍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접근한 작품분석도 흥미롭다. 이보영 김정매 송명희 최명표 변화영 류현주 안미영씨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지역문학의 현장에서는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과 수필가의 작품을 묶었다.-전북문단 제37호전북문인협회(회장 박만기)에서 펴내는 기관지. 이기반 이동희 시인의 글,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의 갈구’와 ‘시정신의 표상과 서정의 즐거움’을 특집으로 실었다. 박만기 시인의 세계론을 살핀 이운룡 중부대 교수의 평론과 정주환 수필세계를 탐구한 평론가 장세진씨의 평론도 다뤘다. 시와 시조 수필 소설 아동시와 동화 등 회원들이 작품도 함께 했다. -수필과 비평 제61호한국수필문학사를 집중연구하고 방대한 자료 섭렵을 통해 수필문학 이론을 정리한 손광성씨의 ‘수필문학의 반성과 혼돈의 질서화’를 특집으로 마련했다. 손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호소하며 안이한 자세로 수필문학을 대하는 작가들이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유명을 달리한 수필계 원로 정봉구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추모특집도 실렸다. 한상렬 조홍식 김시헌 변해명 은옥진씨 등이 정봉구의 문학과 인생을 탐구했다.-가을나그네한국시조시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환씨의 두번째 시조집. 삶의 애환에서 우러나오는 소박하고 투영한 시어들이 구김없이 담겨있어 정겹다. 시들시들 생기 잃어가는 삶에 옹달샘 물같이 맑고 시원한 청량함을 던져준다. 논산이 고향인 김씨는 93년 시조문학에 천료, 등단했으며 시조집 ‘고향길’이 있다.(오늘의 문학사)-문래동비둘기근대화의 지나간 흔적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회한을 비둘기를 통해 보여주는 동화.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인 문래동 철공장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원주출신으로 ‘일과시’동인으로 활동했던 손준영씨가 글을 쓰고 2년전부터 그림책 그리는 일을 시작한 오진숙씨가 그림을 맡았다.(여우오줌)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0.02 23:02

[전국연극제] 2일, 극단 앙상블(대전) '엄마'

10.02(수) 모악당극단 ‘앙상블’(대전)‘엄마’(작가 김현묵, 연출 이종국)□ 작품 내용‘엄마’는 폭군으로만 알려진 연산의 심리구조를 파고들어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은 어머니가 사약을 먹다 남긴 피적삼을 보고 망연자실해 있는 연산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내내 피의 숙청이 이어진다. 어머니인 폐비에게 사약을 갖고 간 이세좌의 두 팔을 베어내고 두 눈을 멀게 하고 성종의 후궁을 그의 아들로 하여금 죽게 한다. 피를 본 연산은 성욕이 극에 달해 녹수를 품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인간의 모순이 두려워 비구니들이 사는 정업원으로 가 몸을 의지한다. 연산은 폐비의 그리움을 피의 악행으로 대신하지만 모성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증폭돼 자신이 어미가 되겠다며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 결국 광기가 극에 달한 연산은 녹수를 죽이려하나 오히려 그녀의 손에 죽고 만다. 김정훈, 이영숙, 유치벽, 강애란, 이상락, 강미영, 이상운, 김현아, 정준영, 김현미, 정미금, 이보인, 한혜경, 구진순, 정진이, 강재원씨 등이 출연한다. □ 극단 앙상블극단 ‘앙상블’(대표 이종국)은 1984년 대전문화방송 성우들을 주축으로 창단됐다. 지방연극제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8회대회를 시작으로 참여한 전국연극제에서도 10회, 14회, 17회 등 4회에 걸쳐 출전,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한 관록 있는 극단이다. ‘낙랑가라전’‘문례기’‘한방사람들’‘늙은 코메디언 이야기’‘통일 익스프레스’ 등을 올리며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대표는 “앞으로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의 극을 통해서 극단 앙상블의 예술세계를 더 넓히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 연출 이종국연출 이종국씨(55)는 지역 연극계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35년째 대전을 중심으로 배우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스스로 연출보다는 배우로 불리길 원하는 그가 3번째 연출한 작품이 바로 ‘엄마’다. “그는 폭군이었지만 아직까지 200여편의 시가 남아 있을 만큼 고달픈 내면을 시에 의지했다”고 밝히는 이씨는 “연산은 그만큼 고독하다. 결국 이 작품은 폭군 연산이 아니라 한 고독한 인간을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작품의 부제는 ‘슬픈인간, 시인 연산이야기’. 또한 극적 전개를 위해 엔딩을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0.0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