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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27일 공연 하이라이트

-북유럽의 소리, 시벨리우스(소리전당 연지홀 오후 8시)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박태영)이 핀란드 국민음악의 창시자 시벨리우스의 작품세계를 조명. 교향시 핀란디아와 바이올린 협주곡, 교향곡 2번 등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씨가 협연한다. 백씨는 95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구르에서 입상할 정도로 시벨리우스 곡 해석력이 뛰어나다.-온누리합창제-종교합창(덕진예술회관 오후 7시)가톨릭과 기독교, 불교 등 각 교계 합창의 진수를 맛보는 자리. 가톨릭 전주교구 합창단(지휘 이준호)과 전주 필그림 합창단(지휘 박종의) 바라밀합창단(지휘 정상직), 그리고 바울교회 에바다 찬양대(지휘 김효성)이 출연한다. 이중 올해 불교연합 합창제에서 대상을 받은 바라밀합창단의 무대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불교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즐거운 음악회(전북예술회관 오후 7시)전북어린이오케스트라(지휘 김태선)가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숙한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중 파랑돌’과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뮤지컬 ‘캐츠’, 리차드 로저스 ‘사운드 오브 뮤직’등을 선보인다. 전주서곡초교 중창단과 소프라노 이정애, 바리톤 최관씨가 협연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이색공간-소리그림전 열리는 소리전당 국제회의장

연못소리가 바람에 나부낀다. 하늘을 나는 소리들은 서로 몸을 맞대며 또 다른 소리를 만들어낸다. 소리가 물에 둥둥 떠다닌다. 물고기처럼 물속을 헤엄치는 소리는 물과 소곤댄다.소리체험관과 어린이 소리축제가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축제의 흥이 곳곳에서 묻어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공간이 있다. 전시실과 중회의장 사이에 자리한 연못. 소리축제 시작과 함께 ‘소리그림 설치전’이 열리고 있다. 8월초 소리축제 조직위가 유치원협회와 미술학원협회에 의뢰, 공동작업한 그림 6백여장이 공중에, 물 속에 전시되고 있다. 유치원생들이 클래식부터 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듣고 느낀 소감을 그림으로 표현했는가 하면 ‘우는 소리, 웃는 소리’등 주제를 담은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것 같은 공간이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축제공간으로 탈바꿈한 것.부대행사 담당 이덕우씨는 “소리에 대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생각이 그림으로 잘 드러난 전시”라며 “올해 축제의 뼈대인 시민 참여형 축제의 본보기가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사고 위험성 때문에 연못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형 창을 통해 그림설치전을 감상해야 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7 23:02

[소리축제] 기고-우리 소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탐색

지난해에 이어 다시 소리를 만나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두돌을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사람의 목소리'에 큰 핵을 두고 한사람의 소리부터 합창들로 구성된 소리까지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소리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진동이라고 정의된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구촌 모든 곳에서는 각기 저마다의 환경에 맞는 소리들이 생성되어 언어화되었으며, 집단을 이루는 삶의 질서와 의식, 그리고 한 차원 승화된 감정의 표현을 위해서 그 소리들은 음악으로 발전하였다.21세기에 들어서 음악의 장르는 대중과의 호흡에 가까워지고 서로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특히 그 동안 소외되어진 숨은 음악들, 즉 종족음악과 민속음악의 재발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올해 소리축제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것은 '테마기획'인 '아시아 1인 구비서사요'와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이다. '구비서사요'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진 살아 있는 소리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해온 민속음악이랄 수 있다. 1인 극으로서의 색다른 언어와 몸짓, 표정, 의상 그리고 소리의 색채와 리듬, 음정의 신비함들을 비교해볼 수 있는 이 자리는 소리의 의미나 가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를 권하고 싶다. 우리의 판소리와도 흡사한 일인 극 중국의 '설창'은 설명과 노래를 번갈아 부르는 것이다. 설창은 한때 '소시민의 문예'나 '저속한 문예'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생동감 있고 해학적인 특성과 통속적인 내용, 한 두 사람의 간편한 연주 등의 특성으로 인해 지금은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장르다. 기타와 흡사한 모양의 현악기를 상아나 거북이로 만든 채로 연주하는 샤미센은 일본의 서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것. 사미센연주와 함께 노래보다는 대사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것이 '가타리모노'다. 올해 축제무대에 오르는 설창과 가타리모노는 우리의 '춘향전'과 유사한 내용을 가진 것들이어서 이들 삼국의 이야기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싶다.인도의 '가타'도 민요로 구전되어 온 것이다. 100가지의 방언과 13개의 공용어, 3천 3백만의 신을 숭배하는 힌두교를 가진 인도에서는 부처님의 공덕이나 교리를 노래나 글귀로서 찬양하던 '가타'가 만들어졌으며 세대가 바뀌면서 감상적, 영웅적, 낭만적인 내용을 가진 민요로 구전되어져 왔다. 낭송자가 입는 다채롭고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다.옛부터 몽골인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음악 '벤슨 울게르'의 연주자인 바자르잡 바야르막나이는 몽골 특유의 악기인 마두금을 전공한 사람으로 몽골인들의 다양한 전통소리를 보여준다.부르는 노래는 쉽게 바뀌어도 그 노래를 부르는 심성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소리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민족의 소리를 관심 있게 들어보고 그 특색을 느끼면서 소리로 세계 여행을 다녀온다면 즐겁지 않을까./윤전경(음악해설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최기우기자의 소리일기-정겨운 삶의 소리, 그리움

소리체험관 ‘한국의 소리 100선 감상’‘낙엽’이 우리에게 주는 아련함은 언젠가 책속에 끼워뒀던 은행나무잎에만 숨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실바실 낙엽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고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구르며 얕은 파소 소리를 낸다. 낙엽을 밟으며 걸으면 싸그락 싸그락, 뛰면 와스삭거리며 소리를 낸다. 또 낙엽을 싸리비로 쓸어내면 쓰싹 쓰싹한다. 쓸어 모은 낙엽을 태우면 연기를 내며 화드득 화드득 앙탈을 부린다. 우리가 무심코 스친 소릿결이다.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소리 100선 감상’. 소리체험관의 한 섹션으로 자리한 이 공간에선 ‘사계’‘향토’‘울림’‘향수’‘생명’을 주제로 고드름 낙수 소리, 시골장터 소리, 가시연꽃밭의 폭우소리, 몽돌이 파도에 휩쓸리는 소리, 빠가사리 우는 소리, 벼이삭 부딪히는 소리, 소 여물 먹는 소리, 어시장 경매소리 등 우리의 시끌벅적한 삶의 소리와 자연을 대표할 수 있는 생명의 소리·삶의 소리를 들려준다. 현란한 영상 시대. 그 속에서 소리들이 던지는 아담한 메시지에 귀기울이면 정겹고도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어느 촌로들의 모처럼 나들이. ‘시골 장터 아낙네들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그들 탓만이 아니다. 잠시나마 그들을 소외시켰던 복잡한 진공관과 오디오 시스템(소리체험관)은 이제 별다를 것 없는 플라스틱과 쇠붙이일뿐. 촌로들은 사람냄새 물씬 베어나는 그 소리들에 “저건 내가 잘 알지”하며 알은 소리를 한다. “논두렁 태울 때 하곤 달라. 후드득후드득 하는 것은 달집태울 때 나는 소리고… 째깐헌 나뭇가지를 태우면 호드득호드득 하지”“아니지, 한참 탈때는 화르르화르르 재재재재 허지, 바싯바싯 허는 것은 불 붙이면 그러는 것이고… ”그리운 소리, 진솔한 생명의 소리를 던져주는 ‘한국의 소리 100선’의 미세한 떨림은 마실나온 농부에겐 소리축제를 이해하는 또하나의 고갯짓이 됐다. 굳이 전시장을 둘러보지 않더라도 주변을 살피면 우리가 잊고 있는, 잃어 버린 소리들은 많다. 각박한 세상속 한 박자 쉴 수 있는 여유와 그 소리들을 소중하게 감싸안는 것.이 전시를 통해 소리축제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그런게 아닐까.그곳에 가면 눈을 감고 들어야 한다. ‘할아버지 잔기침 소리’에만도 잊은 기억들이 떠올라 다 감당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27 23:02

[소리축제] ‘감숙돈황예술극원’의 ‘돈황악무’(敦煌樂舞)

2002년은 한·중수교 10주년의 해. 소리축제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공연 마련했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음악과 춤의 원형을 화려한 의상과 정교한 무대장치로 복원한 ‘중국 감숙돈황예술극원’(甘肅敦煌藝術劇院· 단장 가오홍팅)의 댄싱드라마 ‘돈황악무’(敦煌樂舞)다. 27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돈황악무’는 돈황의 유서에서 발견된 유일한 악보를 충실하게 재해석, 총 70여명의 예인(藝人)이 무대에 오르는 대형 악무극. ‘돈황권자보’‘돈황곡보’라고도 불리는 이 악보는 현재까지 중국에 소장된 단 하나 뿐인 당 5개 뿐 아니라 지금까지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무음악 언어. 초기 9세기 중국 당 5대의 세습가무 음악인 비파 반주악보의 필사본으로 ‘돈황악무’의 발견은 20세기 초 고고학史에서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전체 품농(品弄), 경배악(傾盃樂), 급곡자(急曲子), 장사여인(長沙女引), 철금사(撤金砂), 이주(伊州), 수고자(水鼓子) 등 25곡이 담겨 있다. 주로 노래하는 기녀의 연주와 궁사연창, 궁사병창 무용으로 구성된 이 악보를 故 석진관(席臻貫·감숙돈황예술극원 前단장)선생이 시와 음악, 춤이 일체가 돼 독특한 형식으로 무대에 옮겨 이들의 공연은 “고전미와 현대미의 완벽한 결합을 구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쟁(箏·당 연회음악 악기), 훈(塤·토우악기), 목어(木魚·타악기), 당생(唐笙·생황) 등을 이용해 서막을 열 이 무대는 귀족과 무희들이 연주와 가무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합주도(合樂圖), 여러 종류의 당대 비파 연주와 함께 좁은 소매 춤을 통해 당시(唐詩) 중 ‘오랑캐 중 절반은 비파를 탈 줄 안다네’라는 대목을 재현하는 민악도(民樂圖), 돈황 고대의 다양한 악기를 이용해 독특하고 화려한 노래를 들려주는 서정곡(抒情曲), 하늘과 사람이 하나됨을 노래하는 천인합일곡(天人合一曲)으로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나전기법을 사용한 돈황의 대표적인 악기 5현(五絃)외에도 구적(勾笛), 횡적(橫笛), 소(簫), 봉수완(鳳首阮) 등 돈황벽화에서 발견된 악기 수십 종의 독특한 예술적 가치과 화려함을 확인할 수 있다. 1961년 창립된 ‘감숙돈황예술극원’은 대형 민족 무용극인 ‘비천’(飛天) ‘유유설우하’(悠悠雪羽河) ‘서량악무’(西凉樂舞) ‘능파무’(凌波舞) ‘당운호선’(唐 胡旋) 등을 선보이며 중국의 무대예술을 대표하는 공연단으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특히 대형 무용극 ‘실로화우’(絲路花雨)와 대형 악무극 ‘돈황고악’(敦煌古樂) 및 종합 가무극 등은 일본의 46개 도시에서 70회의 순회공연을 하는 등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 러시아, 터키, 미국,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루마니아 등의 국가와 홍콩, 타이완, 마카오 등의 공연을 통해 찬사를 받고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어린이축제 "심청아 나랑놀자" "호랑이님 나가신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기는 소리마을이랍니다”눈물이 너무 많아요(아쟁), 달빛 같은 소리(대금), 놀이판의 바람잡이(피리), 깊은 밤 그윽한 소리(가야금), 소리마을의 시인(소금), 알통소리(태평소)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 익살스런 모습으로 꾸민 배우들이 정갈하게 자리잡은 국악국악관현악단과 단원들이 연주하는 각종 국악기를 객석의 어린이들에게 일일이 소개하는 말이다.소리는 즐겁다. 소리잔치에 오면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우리 말로 들리고, 종이로 만든 인형도 또랑또랑 말을 한다. 올 소리축제가 만들어 놓은 또 다른 축제 ‘어린이 소리축제’의 볼거리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놀자’와 한지인형극 ‘호랑이님 나가신다’.28일까지 오전11시와 오후2시 하루 두차례씩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서 열리는 ‘심청아 나랑놀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어린이들을 위해 차려놓은 푸짐한 이야기 잔칫상이다. 심청이가 꿈을 꾸는 장면에서 시작되는만큼 음악동화의 큰 틀은 심청전이다. 여기에 별주부전과 백설공주·벌거벗은 임금님등 갖가지 세계 명작동화를 패러디,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했고 우리나라 설화도 섞어놓았다. 무대위를 종횡무진 누비는 배우의 익살스런 행동과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로 흥겹고 빠른템포에서 갑자기 느려졌다가 다시 빨라지는 우리 음악, 그리고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객석의 아이들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는다.또 한지인형극 ‘호랑이님 나가신다’는 전통문화센터에서 오전 10시30분에 시작, 축제기간 내내 동심의 세계를 꾸민다. 공연 첫날부터 연일 객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대단한 인기.인형극단 ‘까치동’이 지난 6월 전주 종이축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이후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으로 호랑이와 토끼가 등장하는 여러 편의 전래동화를 새롭게 각색했다. 호랑이가 토끼의 꾐에 빠져 곤란을 겪는 장면이 계속되지만, 숲속 동물들의 잔치로 끝을 맺는다. 전주의 특산품인 한지를 이용해서 만든 인형과 전래동화, 그리고 국악기를 이용한 배경음악이 한데 잘 어우러진다. 또 인형뿐만아니라 숲속의 바위와 나무·풀등 각종 세트도 한지로 만들어져 볼거리를 더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무대지만 함께 온 어른들이 봐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어린이 소리축제는 이밖에도 가족단위로 참가해서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전래동요와 놀이마당’을 비롯, 세계악기여행 ‘렉체콘서트’·전북어린이 오케스트라 공연등이 마련돼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8.27 23:02

[소리축제] 한밤의 유혹, 온누리 콘서트

깜깜한 어둠의 커튼이 드리워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23일 밤 소리축제 전야제의 감동과 여운이 26일 밤에도 이어졌다. 전야제가 합창과 세계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소리축제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면 26일 무대는 우리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인기가수와 전통국악그룹이 출연, 우리 소리를 현대화하고 서양음악과의 하모니를 모색한 ‘온누리 콘서트’. 밤 늦게 시작한 콘서트는 숨쉴 틈 없이 이어지며 객석을 메운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흥을 던져줬다.이날 무대의 절정은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작은 거인’김수철의 만남. 꽹과리 징 북 장구가 엇갈리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사물놀이와 일렉트릭 기타가 절묘하게 접점을 찾아냈다. 김수철이 펼쳐내는 신들린 듯한 기타산조는 사물놀이 가락과 하나되며 우리 전통음악의 현대화와 대중화의 길을 제시했다. 사물놀의 세계화를 내세우는 김덕수씨의 격정적인 손놀림에서 나오는 장구소리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덩실거리게 만들었다.최소리와 밴드 ‘자유인’은 “기’와 ‘번민’, ‘히로시마의 기억’을 연주했고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은 피리 3중주 ‘매마리’와 국악가요 ‘칠갑산풀이’ 등을 풀어냈다. 콘서트의 끝을 장식한 출연자의 합동공연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내며 우리 소리에 담긴 혼과 숨결을 일깨웠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7 23:02

[소리축제] 국제학술세미나 “아시아 구비서사요의 비교연구”

오리엔탈 문화의 근원적인 갈래를 형성하는 한국, 인도, 중국, 일본, 몽골의 구비서사문화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동양연극학회와 판소리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학술세미나 ‘아시아 구비서사요의 비교연구’.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학술세미나는 판소리와 형식과 내용이 유사한 ‘아시아 구비서사요’의 실제와 이론을 확인, 구비서사요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자리가 됐다. 고승길 교수(중앙대, 동양연극학회 회장)는 ‘아시아 서사적 노래극의 다양성과 특수성’에 대한 기조발표를 통해 “판소리는 한국 고유의 공연예술이라기 보다 아시아 여러 지역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서사 공연예술의 한 갈래”라며 “판소리의 기원과 형성과정, 전승방향에 대해 기본 성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고대사 연구적 관점 등의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이번 세미나의 의미를 밝혔다.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바로 구비전승 문화. 글보다 말이 더 쉽고 편한 매체에 해당하는 것처럼 구비문화가 기록문화보다 많은 것도 보편적인 현상이다. 김학주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중국희곡학회 회장)는 “설창의 성격이나 연출방식은 판소리와 같은 계열”이라며 “판소리가 중국 전통적인 설창의 면모를 지금의 중국 설창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주제발표를 통해 “즉흥연기를 통해 청중에게 민담을 사설하는 인도의 보파”(수네라 카스리왈 교수·델리대)나 “헤이안(平安) 시대 맹인 승녀가 혼자 비파를 연주하면서 읊은 것이 유행돼 시작된 일본의 가타리모토”(무카이 요시키 교수·向井芳樹, 同志社大學), “산문과 운문을 섞은 형태로 서술하며 1인극이나 소극장 형태의 볼거리인 몽골의 벤슨 게르”(달란타이 체렌소드놈 교수·몽골과학원) 등 각국의 구비문화가 다양하고 폭넓게 소개됐다.토론에는 박전열(중앙대), 정원지(전북대), 박원길(단국대), 장진호(대경대), 강춘애(동국대), 이정재 교수(서울대) 등이 참여했다. 서울대 서대석 교수는 “각 민족의 본원적인 소리를 통해 문화의 차별성과 독창성을 배우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하고, “이웃 국가들과 예술 교류를 통해 자양분과 전망을 얻고 한국 예술의 전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27 23:02

[소리축제] 공연장 밖 이야기

◆ 아쉬움 남는 전통음식명품관도내 14개시군을 대표하는 음식 18가지를 선보이고 있는 전통음식명품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미흡한 운영으로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 소리축제를 앞두고 2주일만에 급하게 설치돼 편의시설이 부족한데다 방역시스템 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편을 느낀 소리축제 관객과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가족과 함께 음식명품관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본사에 전화를 걸어 “가족과 함께 모처럼 나들이에 나섰으나 명품관과 공예품 전시관 사이에는 각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오물로 악취가 진동하고, 바닥도 질퍽한 상태여서 언짢았다”며 좀더 쾌적한 시설을 갖춰 타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음식의 명성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느냐고 제보했다. 특히 그는 “여름철인만큼 위생은 물론 방역을 철저히 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정상권 홍보사업부장은 “아침 저녁으로 방역활동을 펼쳐 해충 구제에 나서고 있다”며 “여름철 위생 관리를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2002전주세계소리축제 공연 티켓 발급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면서 관객들의 짜증을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매하더라도 좌석권으로 교환하는 등 시스템이 복잡한데다 소리축제 조직위와 인터넷 예매 주관대행사와의 연계성 미흡으로 현장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26일 현재 티켓 예약률은 총 1만4천3백92석(초대권 제외)중 60% 정도. 나머지 40%에 달하는 티켓은 현장판매가 이뤄져 관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티켓판매율도 높여야 하지만 조직위와 티켓 발매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티켓파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지 못해 현장판매의 효율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더욱이 예약까지 하고 공연장을 찾은 일부 관객들은 좌석번호가 겹쳐 자리를 내줘야 하는 황당함을 겪어야 했고 대다수 예매관객들은 예매권을 임시매표소에서 좌석권으로 교환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지난 25일 공연을 관람한 백모씨는 “좌석 번호표가 겹치는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느냐”면서 “인터넷 예매분을 무시하고 현장에서 표를 판매하는 주먹구구식 운영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무료공연에 대한 초대권 배부 방식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소리축제 조직위가 아는 사람들에게만 초대권을 나눠주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구입방법 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소리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불만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인터뷰-전래동요·놀이 지도강사 편해문씨

“놀이와 노래를 매개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앉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전래동요와 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전래동요 지도강사 편해문씨(33). 아동교육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전래동요 모음집 ‘동무동무 씨동무’와 ‘가자가자 감나무’의 저자다.“옛날에는 놀이속에 늘 노래가 함께 있었다”고 설명한 그는 “실놀이와 실팽이·제기만들기 등을 통해 옛날 아이들이 즐기던 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토·일요일 전래동요·놀이 마당에는 참가자들이 몰려 진행시간을 1시간가량 늘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지역 교사들이 고장의 옛 노래와 놀이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옛 아이들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놀이를 했는지, 그리고 이같은 노래와 놀이를 요즘 어린이들이게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소개할 생각입니다”그는 놀이와 함께하는 전래동요 지도교사와 프로그램 진행자 양성을 위해 27일·29일 두 차례에 걸쳐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사·학부모등을 대상으로 전래동요 워크숍을 진행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인원제한 없이 열린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안동대에서 민속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어린이도서연구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겨레문화센터 어린이 노래·놀이 강좌도 맡고 있다.전북의 각 군지역을 비롯, 전국 곳곳을 돌며 옛 아이들의 노래와 놀이를 채록해 온 그는 조만간 이같은 작업을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인터뷰-감숙돈황예술극단 총예술감독 쉬치

“전주의 관문에서 맨 처음 보게된 월드컵경기장의 웅장함에 많이 놀랐습니다. 또 소리문화의 전당에 들어서면서 북소리 등 다양한 악기소리가 주변을 맴돌고 있어서 전주가 전통문화의 도시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숙돈황예술극단의 예술총감독 쉬치씨(60·許琪). 일본, 러시아, 리투아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 터어키, 네델란드, 홍콩뿐아니라 북녘땅에서도 공연을 펼치는 등 1백여회가 넘는 해외공연을 펼친 그이지만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돈황악무’를 “전형적인 중국 민족의 바람, 민족의 감정이 녹아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번 공연에서 “돈황벽화를 통해 고증된 악기들”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또한 당나라 시대를 그대로 재현해낸 의상, 리듬, 언어 등을 단지 오래된 옛것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감숙성 문화연맹 부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쉬치 총감독은 중국 문화부의 창작1등상, 문화창작극상, 20세기 중국인 최고무용작품금장상, 돈황문화예술상, 금비천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진 중국의 일급 연출자다. 그는 이번엔 다른 국가에서의 공연 일정 때문에 떠나야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각 지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펼치며 돈황예술을 알리고 한국의 다양한 악기들도 접하고 싶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인터뷰-캐나다 이누이트족 티나와 베키

우리와 비슷한 얼굴의 티나(25)와 베키(22). 얼음의 나라 북극, 누나부트 지방에 살고 있는 이누이트족인 이들은 한국이 처음이다. 모든 것이 신기하지만 무엇보다 99년 유럽으로부터 독립한 이누이트족을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마음이 설레인다.“우리가 살고 있는 누나부트 지방과 이누이트족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잖아요. 우리 해외공연이 동족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그래서 항공료와 체재비만 받고 전주를 찾은 티나와 베키는 이누이트족의 전통소리인 ‘트로트 싱잉(Throat singing)’을 매일 소리전당 연지홀 정원마당에서 선보이고 있다. 트로트 싱잉은 ‘목에서 뿜어나오는 소리’로 가사가 없이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는 창법. 바람소리와 아기달래는 자장가 소리, 갈매기와 거위 소리 등 수천년 전부터 선조들이 불러왔던 그들의 종족음악이다.“유럽인들이 누나부트 지방을 점령하면서 트로트 싱잉이 2세대 동안 금지됐어요. 그래서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엔 트로트 싱잉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고향을 위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트로트 싱잉을 접하기 시작했다는 그들은 트로트 싱잉 전수자를 찾거나 그들이 출연한 방송을 통해 트로트 싱잉을 배웠다고 소개했다.아직 배우는 단계임에도 직접 창작하는 등 열정을 쏟고 있는 이들은 지난 1년동안 일본과 동유럽 순회공연을 하며 이누이트족과 누나부트를 알리고 있다.“소리축제에서 다양하면서도 인상 깊은 종족음악을 접하게 돼서 기쁘다”는 이들은 축제기간동안 접한 한국의 문화와 전통소리를 귀국후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인터뷰-유쾌한 록커 김수철

유쾌한 로커 김수철(46). 인기가수에게 있을 법한 도도함(?)이 그에겐 없다.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도 ‘지금 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께요.”라고 친근하게 말한다. 인터뷰 도중 열렬한 팬이라며 조심스레 말붙이는 30대 여성에게도 “사인받으시게요?. 이리 주세요.”라며 환하게 웃는다.옆집 아저씨의 너털웃음을 떠올릴 정도로 다정다감한 그가 소리축제 ‘온누리 콘서트’에서 신기에 가까운 기타산조로 관객들의 혼을 빼앗았다.“제가 ‘소리’에 관심이 있잖아요. 또 오랫동안 국악과 양악의 접목을 시도해온 가수라는 점에서 소리축제와 가수 김수철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우리 소리를 탐구하는 소리축제의 주제가 마음에 쏙 든다는 그는 “국악은 지루한 옛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그가 우리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로커로서 활동을 본격화한 80년대 초반. 80년 영화 ‘탈’제작에 참여하면서 ‘우리 음악을 알아야겠다’고 판단, 국악을 접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우리 소리에 대한 공부와 다양한 실험을 통한 음악작업을 시작, 영화 드라마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국악의 대중화를 모색했다.“가요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우리 것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서양악기지만 우리 소리를 표현해볼 생각으로 기타산조를 시도해봤어요.”86년 아시안게임 전야제를 통해 독특한 기타산조를 처음 선보인 그는 88서울올림픽과 98년 김대중대통령 취임식, 그리고 2002한일월드컵 개막식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행사를 통해 끊임없이 연구해온 기타산조의 세계를 펼쳐냈다. 다음달이면 월드컵 음악과 기타산조를 담은 그의 앨범이 발매된다.‘서편제’ ‘태백산맥’ ‘축제’ 등 여러 영화음악에 국악을 활용하며 ‘우리 소리의 현대화’에 앞장섰던 그는 천재적인 음악가로 비쳐지지만 천재성보다는 노력이 뒤받침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요즘도 하루 3∼4시간 기타를 잡을 정도로 과거의 인기에 연연, 자기계발에 소홀하는 자만함을 그에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최근 국악은 잠시 접었어요. 한동안 떠나있던 가요계에서 한번 더 목청을 높여보려구요. 그렇다고 국악을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최근 발표한 새음반 ‘팝스 앤 록(Pops & Rock)’이 인기를 끌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것이 그의 설명. 정규음반으로는 ‘팔만대장경’이후 5년만이자 가요 독집 음반으로는 12년만 이란다. 새음반 발표소식을 각 언론에서 가만 놔둘리 없다. “요즘 나 뜨고 있어요”라며 몸이 두개라도 모자란다는 그는 98년부터 직접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홈페이지(www.kimsoochul.com)에 한번 들러줄 것을 당부했다.죽을 때까지 음악에 정열을 쏟을 것이라는 그의 바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7 23:02

[소리축제] 인터뷰-‘기악의 명인명가’ 김무길 명인

“기악 연주자는 자신의 악기에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혼을 담은 연주만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습니다.”25일 밤 전주전통문화센터 국악전용극장에서 열린 ‘기악의 명인명가’에 출연한 김무길 명인(60·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 어느덧 환갑에 이른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들린 듯한 손놀림으로 거문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한 그는 기악 산조의 핵심을 감정이입이라고 말했다.이날 한갑득류 산조를 선보인 그는 이날 가야금에는 없는 굵은 줄 ‘대현’과 가는 줄 ‘유현’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흐드러진 산조가락으로 한벽루를 물들였다. 거문고와 아쟁 병주, 판소리도 선보인 그는 또 제자들과 함께 민요 ‘새타령’을 한번도 끊지 않고 12분 동안 연주, 객석을 메운 관객들의 넋을 앗아갔다.“거문고를 잡은 지 벌써 35년입니다. 묵직한 거문고의 음에 느낀 매력이 평생을 거문고에 매달리게 한 것 같습니다.”67년 한갑득 선생을 통해 거문고를 처음 접한 그는 70년 신쾌동 선생에게 거문고 산조를 사사했다. 제1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에서 장원하며 명인의 반열에 오른 그는 거문고 산조를 ‘가사없는 판소리’와 같다고 소개했다. 우리 음악이 정에서 동으로 움직이듯 거문고 산조도 손가락을 통해 마음속 음악세계를 표출하는 장르라는 것이 그의 설명.판소리 명창 박양덕씨와 연을 맺은 국악부부로도 유명한 그는 요즘 남원 운봉의 고남초교 폐교부지를 사들여 국악수련원을 짓고 있다. 후진양성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공사를 시작한 지 한달 정도 됐어요. 건물 2개동에서 1개는 소극장으로, 나머지는 수련장으로 활용할 겁니다.”거문고 명인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스승으로 변모하고 있는 가야금에 대한 그의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7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하늘을 우러러

仰不愧天하고, 俯不愧人하며, 內不愧心하라앙불괴천 부불괴인 내불괴심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안으로 자신의 마음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라당나라 때의 문장가인 한유(韓愈)가 쓴 〈여맹상서서(與孟尙書書)〉에 나오는 말이다. 사실은 한유 이전에 이미 맹자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었다. 맹자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중 그 두 번 째로서 "仰不愧於天, 俯不 於人" 즉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 땅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한유는 맹자의 말에 "內不愧心"이라는 말 한 마디를 더 보탠 것이다. 참 쉽지 않은 말이다. 누가 감히 양심에 비추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이 말이 너무나도 쉽게 쓰이고 있다. 문제가 있어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인일수록 이 말을 거의 입버릇처럼 쓰는 것 같다. "저 이 사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보통 사람이예요"를 연발하던 '그 사람'은 결국 영원히 씻지 못할 부끄러움을 안고 교도소에 다녀왔고, '양심에 한치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고 골목에 서서 큰 소리를 치던 '그 사람'도 교도소에 다녀왔다. 그리고 그 후에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큰 소리를 치던 사람은 오래지 않아 거의 다 구치소를 향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의혹을 살 만한 일은 추호도 없다. 만약 의혹이 밝혀진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큰 소리를 친 사람이 또 나타났다. 지켜볼 일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은 그렇게 함부로 쓰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仰:우러러 볼 앙 愧:부끄러워 할 괴 俯:숙일 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7 23:02

[소리축제] 특별기고-바디

'바디'라는 이 예쁜 이름은 판소리의 전승계보와 관련하여 쓰인다. '바디'는 '받다'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그런데 '바디'는 '제'보다는 작은 개념이다. 그래서 동편제니 서편제니 하는 '제' 속에 여러 개의 바디가 존재하게 된다. '바디' 대신에 '판'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바디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판소리는 전승예술이다. 서양의 예술음악처럼 어떤 작곡가가 갑자기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앞선 시대의 어떤 사람으로부터 배워서 이어가는 예술이란 뜻이다. 그래서 전승예술인 판소리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소리가 같다. 그런 소리들을 한 데 묶어 '바디'라고 한다. 송만갑 바디니 정정렬 바디니 하는 것들은 송만갑이나 정정렬로부터 전승 받아서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소리들을 한 데 묶어 가리킬 때 쓰는 용어이다.그러면 판소리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스승에게 배운 대로만 소리를 해왔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같은 스승한테 똑같은 소리를 배워도 각자 개성이 있어 소리는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그 중에서도 보다 스승의 소리에 가까운 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배운 대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다 창조성이 강한 소리꾼들은 아무래도 배운 대로만 부르려고는 하지 않는다. 도대체가 남이 하는 대로만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기 때문에 소리꾼들도 그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소리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해서 판소리에서의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 된다. 만약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판소리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소멸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판소리사에서 이름을 떨치는 대명창들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소리를 개발한 사람들이다. 송흥록이 그렇고, 송만갑이 그렇고, 정정렬, 임방울, 김연수 등이 다 그런 명창들이다.이렇듯 창조성이 강한 소리꾼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소리는 처음으로 만든 사람의 이름을 붙여 "누구누구 바디"라고 부른다. 이렇게 자기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개척한 사람들이 진짜 명창이다. 진짜 명창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오게 된다. 그래서 일가(一家), 곧 한 무리의 소리꾼 집단이 형성된다.과거에는 이러한 바디의 생성이 훨씬 다양하고 많았다. 그래서 판소리사에서 이름이 거명되는 명창들의 소리는 다 각기 개성이 있었다. 판소리 이외에는 장시간 동안 듣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지금처럼 사제지간의 소리의 동일성이 크지 않았던 듯하다. 그래서 각기 개성 있는 소리로 소리를 했던 것이다. 전기 8명창이니 후기 8명창이니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판소리는 쇠퇴를 면치 못하였다. 그러다 보니 있는 것도 제대로 이어가기 힘들게 되었다. 소리꾼들은 스승의 소리를 그대로 배우기에 급급하였다. 그래서 현대 판소리를 '사진 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처럼 스승의 소리와 똑같은 소리라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바디의 생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 임방울과 김연수, 김소희, 박초월, 박록주, 박동진 이후에는 새로운 바디가 생성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그만큼 판소리가 전승의 활력을 잃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의 명창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소리의 세계를 개척하여 새로운 바디에 필적하는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이들이 더 창조성을 발휘하여 자신의 소리를 인기 있는 바디로, 그리고 미래의 판소리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최동현(군산대 교수, 판소리 연구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6 23:02

[소리축제] 이색공간-이시카와현 소개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2002한일월드컵 이후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고 진전된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2002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열리고 있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 마련된 ‘이시카와현 소개전’. 지난해 전북도와 이시카와현이 교류협정을 맺은 뒤 이시카와현에서 ‘전라북도 소개전’을 열었던 전북도가 그 답례로 이시카와현을 소리축제에 맞춰 초대, 소개전을 갖는 자리다.이시카와현은 일본 내에서도 공예가 뛰어나고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지역. 일본 전통문화의 향을 오롯이 머금고 있는 이시카와현의 문화와 예술, 산업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나무결에 섬세한 줄무늬를 넣는 ‘로구로(녹로)’기법을 통해 제작한 야마나카 칠기를 비롯해 화려한 도예솜씨가 엿보이는 금박유리접시, 옛일본인들의 외출복으로 쓰인 카가 유우젠, 그리고 천의 앞뒤가 똑같아 실끊기 등 보수가 용이한 카가자수 등 다양한 공예품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이시카와 현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쌀과 맑은 물로 빚어내는 전통술과 민속놀이개 등 산업분야 제품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야마이 히데키 이시카와현 관광과장은 “지역 전통문화를 유지·계승하려는 점에서 전북도와 이시카와현을 닮은 꼴이 많다”면서 “이번 자리가 전북도민들에게 이시카와현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6 23:02

[소리축제] 26일 하이라이트

-심청아 나랑 놀자(소리전당 연지홀 오전11시·오후2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여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기발한 상상력으로 여러가지 동화를 패러디,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 심청전을 큰 틀로 잡고 별주부전과 백설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등 세계명작동화와 우리나라 속담, 설화를 적절하게 엮어냈다. 이야기가 입체적이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흥미진진한 소재가 이어져 창의력을 자아낸다.-안숙선의 춘향가(전통문화센터 오후 8시)내로라 하는 명창들의 원숙함이 빚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자리. 춘향가 적벽가 흥부가 심청가 수궁가 등 다섯바탕이 펼쳐지며 그 첫번째 무대에 안숙선명창이 선다. 남원출신으로 강도근 김소희 정광수 박봉술 성우향을 사사했으며 남원 춘향제 전국명창대회에서 장원을 수상,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오랫동안 국립창극단 단장을 지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있다.-온누리콘서트(소리전당 야외공연장 오후 8시)한민족의 옛 소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 서양음악과의 긍정적인 하모니를 모색하는 무대. 김수철 밴드를 비롯해 김덕수 사물놀이, 최소리와 밴드 자유인, 퓨전 국악그룹, 연합풍물패의 대동한마당 등이 펼쳐지며 국내 크로스오버 국악을 일별한다.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김수철의 기타 산조가 어우러져 전통음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시도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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