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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문화의전당 풍성한 첫 돌 잔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기획공연과 전시가 11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기획공연은 미술, 사진, 국악,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것이 특징이다. 신세대 흐름전(11∼24일 전시장) 성남훈 사진전(14∼24일 전시장)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초청공연(15일 연지홀) 정약용 프로젝트(19∼20일 연지홀) 영화 ‘에이미’(20일 야외공연장) 등 모두 5개.소리전당은 그동안 공연 전시의 유료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왔지만 이번 기획은 관객들이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 많은 도민들과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어 개관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신세대 흐름전은 지역 작가들과 서울작가들이 교류하는 장. 문예진흥원과 중앙공연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자리로 지역과 중앙의 단절을 극복, 지역성을 탈피하고 지역민들에게 주류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전시회다. 성남훈 사진전은 전쟁이 주는 상처와 핍박받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한달동안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카메라 앵글에 담은 작품들이다.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회와 가정 안에서 여성들의 피폐한 모습과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희망의 노래를 들려준다.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초청공연은 소리전당이 지역교류 프로그램 일환으로 기획한 첫번째 무대. 변성금 우석대 교수의 거문고 협연과 전인삼 전남대 교수의 판소리 협연이 있다. 정약용 프로젝트는 신유박해 때 생사를 달리한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3형제의 비극적 운명을 가슴아픈 형제애로 그려낸 연극. 지난해 문광부 전통연희극 개발공모 선정작품으로 다산의 삶을 단순히 그려내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말의 구성원리를 바탕으로 노래와 춤어 어우러진 새로운 극형식 ‘토리극’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개관 1주년 기념 특선영화 ‘에이미’는 도민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무료로 상영한다. 온 가족이 손잡고 감상할 수 있는 가족영화로 가을 밤하늘과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9.05 23:02

[도전!] 전주 신흥고 ‘연희패 살림반’

청소년 소리축제가 열린 지난 1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청소년들이 주최가 된 이 무대는 락과 댄스, 난타 퍼포먼스가 1시간 30분 가까이 이어지며 청소년들의 숨은 끼와 재기발랄함이 한껏 발산되고 2천여 관객들을 흥겨움에 젖어들게 했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 갈증은 공연 끝무렵 전주 신흥고 ‘연희패 살림반’이 등장하며 시원하게 풀렸다. 연희패 살림반이 풀어낸 우리 가락은 청소년소리축제의 본 취지, 락과 댄스·국악이 한몸을 이루는 무대를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소리축제 무대에 선 청소년팀은 모두 예선을 거쳐 선발됐어요. 락이나 댄스팀은 경쟁이 심했지만 풍물패나 사물놀이패는 지원한 곳이 거의 없었어요. 우리와 여고 풍물패 단 두곳 뿐이었죠.”우리 전통음악이 락이나 댄스 등에 밀려 또래 아이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연희패 살림반 회원은 문효준(18·북) 이기준(18·징) 이훈희(18·장구) 정규훈(17·북) 허상익(18·꽹과리) 홍진형(17·장구)군 등 6명. 모두 2학년 동기생들로 연희패 살림반 18기다. 동아리 명칭이 ‘옛놀이를 살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이들에겐 웃지 못할 입회 에피소드가 있다. 초등학교때 사물놀이를 했던 훈희군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동아리에 가입하자 나머지 5명이 ‘친구따라 강남 간’꼴로 줄줄이 훈희군의 뒤를 따랐단다.“취미삼아 가입했지만 우리 것을 알고 배우는 과정에 재미를 붙였어요. 연습할 때 장단에 푹 빠져들때면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사물놀이를 하다보면 평소 쌓였던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이들은 공부해야하는 평소엔 악기를 잡지 못하고 주말에만 3∼4시간씩 연습한다. 지난 3월엔 다른 동아리와 연습시간이 겹쳐 학교 강당을 넘겨주고 완산 청소년 문화의집에 둥지를 틀었단다. “동아리 활동을 성적과 연관시키는 선생님들의 편견이 아쉽습니. 공부도 중요하지만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취미 한가지는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들의 기본 장단은 웃다리가락. 선배들로부터 대물림된 가락에 변형을 가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장단을 만들어내고 있다. 친목을 도모하는 동아리인 까닭에 각종 대회에 출전, 입상한 경력은 거의 없지만 지난해 선배들이 이뤄놓은 신화(?)를 잇기 위해서다.“선배들이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는 사고(?)를 쳤다”는 이들은 10월에 있을 전주시 사물·풍물대회에 출전, 꼭 1등을 거머쥘 생각이다.상쇠로서 사물놀이를 이끄는 기분이 그만이라는 상익, 사물놀이 장단을 진중하게 잡아주는 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숨은 공로자’ 효준, 화려한 징채돌리기로 분위기를 휘어잡는 기준, 장구 리듬에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진형과 훈희, 그리고 평소 접하기 힘든 악기를 다뤄서 기분좋다는 규훈 등 6명이 빚어내는 흥겨움과 신명남이 무대를 넘어 객석으로 옮겨지고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9.05 23:02

[판소리길라잡이] 성음

'성음'은 음질, 곧 소리의 특질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이것이 성음이라는 용어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이다. 음질은 비브라토(소리 자체가 가지고 있는 미세한 떨림), 성대의 움직임, 공명 기관에 의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의 질감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청각적 용어뿐만 아니라, 비브라토나 성대의 움직임, 공명 기관의 작용을 나타내는 용어까지도 이에 포함시켜야 한다. 판소리는 성음을 가지고 그 미감을 즐기는 예술이기 때문에, 판소리에서는 소리의 질감을 나타내는 수많은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통성, 철성, 수리성, 세성, 비성, 발발성 …… 등 일일이 그 수를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대부분의 용어들은 또 비유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용어들이 다 수집되어 정리된 적도 없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성음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들을 구분할 방법조차 찾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다.이들 중에서 가장 의미 있고 구별이 가능한 '성음'들은 떡목, 수리성, 천구성, 양성이다. 판소리에서 사용하는 목소리는 기본적으로 거친 수리성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판소리에서는 거친 소리이지만 상대적으로 맑은 소리를 천구성이라 하여, 가장 좋은 '성음'으로 친다. 천구성은 수리성에 비해 높은 음과 슬픈 선율을 표현하기에 알맞다. 남자 소리꾼으로서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충청도 서천 출신 명창 이동백이나, 임방울의 성음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자 소리꾼들의 소리는 대개 다 천구성이다. 아무래도 여자들은 거친 소리를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천구성이 좋다고 해서 맑은 소리일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맑으면 양성이라고 하는데, 깊이가 없기 때문에 가치 있는 '성음'으로 치지 않는다. 대체로 판소리를 이제 막 부르기 시작하는 사람들, 판소리 수련이 부족한 사람들이 내는 성음이 바로 양성이다. 또 수리성에서 너무 거칠어지면 떡목이라고 해서 역시 가치 있는 '성음'으로 치지 않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명창 정정렬은 떡목에 가까운 목소리를 지녔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저음으로 갖은 기교를 부리는 아기자기한 창법으로 대명창이 되기도 했다. 이 네 가지 '성음'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보면 떡목 - 수리성 - 천구성 - 양성 (거침 ← 가치 있는 성음 → 맑음)이 되겠다. /최동현(판소리연구가, 군산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9.05 23:02

[생활] 여름용품 손질 방법

아직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어느 덧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 삼베, 모시 등 여름침구류와 의류가 웬지 선뜩한 느낌을 준다.한 여름 땀과 습기 먼지 등으로 오염된 용품들은 잘 손질해 두어야 내년에도 새 것 처럼 사용할 수 있다. 찬바람이 불기 전에 여름용품을 하나 둘 정리해보자.△생활용품뭐든지 깨끗이 닦아 그늘에서 바짝 말려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워두는 분리형 에어컨은 중성세제를 탄 미지근한 물에 필터 등을 닦고 선풍기는 망을 떼어낸 후 날개를 분리해 역시 중성세제를 푼 물에 씻어 말린 뒤 다시 조립해 커버를 씌워 보관한다.삼베·모시 제품은 풀기를 없애지 않고 넣어두면 좀이 슬기 쉬우므로 쌀뜨물이나 묽은 비눗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풀기를 뺀 후 다시 비누로 손빨래 해 바짝 말린다. 습자지에 싸서 개어놓거나 방충제를 함께 넣어둘 것.여름 이불과 커튼 등도 장마를 지나면서 습기로 눅눅해진 상태이므로 햇살이 좋은 날 자주 꺼내 말려둔다. 오래도록 보관해둘 때는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끼워 큰 비닐봉지에 밀봉해 둔다. 발과 돗자리 등은 더러워진 부분을 세제 묻힌 걸레로 닦은 뒤 다시 마른 걸레로 닦아 그늘에 잘 말려 신문지를 덮고 둘둘 말아 보관한다. 대나무 소재는 세워서, 왕골 소재는 뉘어서 보관한다. 비스듬히 세워두면 휠 염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등가구는 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꼭 짠 물걸레로 닦아준 뒤 꼼꼼히 살펴 벌레 먹은 구멍이 있으면 살충제를 뿌려주고 매듭이 풀린 곳은 가구용 접착제를 발라 천이나 테이프로 묶어둔다. 방충망은 떼어내 비눗물로 먼지와 때를 닦아내고, 창에 고정된 망창은 스펀지에 세제를 묻혀 닦아낸 뒤 물걸레로 세제를 없앤다. 구멍이 나거나 손상된 곳은 비닐테이프를 붙여둔다.△여름 옷깨끗이 빨아 완전히 말려서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흰 옷의 경우 겨드랑이와 목 등 땀이 잘 배는 부분은 물에 알코올을 2∼3% 섞어 거즈에 묻혀 가볍게 두드려 준다. 세탁 후 산소계 표백제를 조금 넣어 10분 정도 삶아 깨끗이 헹궈 보관하면 다음 해에 꺼냈을 때 얼룩이 남거나 누렇게 변색되지 않는다. 니트나 가디건은 단추를 채우지 않고 팔을 안쪽으로 접어 습자지에 싸서 개어둔다. 길이가 긴 원피스는 옷걸이 2개를 이용해 걸면 끌리지도 않고 늘어남도 방지할 수 있다. 바지는 옷걸이 자국이 남지 않도록 호일이나 랩 심지를 끼우고 치마는 2장을 겹쳐 접으면 서로 쿠션역할을 해 형태가 망가지지 않는다.△여름 화장품선크림의 경우 잘만 보관하면 3년 정도는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뚜껑을 잘 닫은 뒤 비닐랩 같은 것으로 꼼꼼히 싸서 공기와의 접촉을 피하게 한 후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여름용 트윈케이크, 아이섀도, 블러셔 등은 원래 부착돼있는 셀로판지를 덮어둬야 수분증발을 막고 내용물이 깨질 염려도 없다. 내용물이 깨졌을 경우에는 스킨 한 두 방울을 떨어뜨려 눌러서 보관하도록 한다.△소품 및 액세서리샌들은 부드러운 솔이나 마른 헝겁으로 오물을 제거한 후 잘 말려 습자지로 싸서 방습제와 함께 넣에 상자에 보관한다. 밀집모자는 부드러운 솔로 사이사이 낀 먼지를 털어낸 후 옅은 비눗물에 살살 흔들어 빨고 샤워기로 헹궈 그늘에 말린다. 액세서리도 세척제로 깨끗이 손질한 뒤 물기를 완전히 말려 보관한다. 은 액세서리의 경우 전용 세척제나 치약, 담뱃재로 세척한 뒤 밀폐해 보관해야 산화하지 않는다.

  • 문화일반
  • 김남희
  • 2002.09.05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같은 길, 다른 생각

天下同歸而殊塗하고 一致而百慮라천하동귀이수도 일치이백려천하의 일은 결국 한 곳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그 곳에 이르는 길은 서로 다르고, 사람들의 생각은 결국 일치하게 되지만 일치점에 이르기까지 생각하는 방도는 다 다르다.《역경(易經)》〈계사(繫辭)〉下전에 나오는 말이다. '塗(칠할 도)'는 '途(길 도, 방도 도)'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사람에게는 보편적 사고와 보편적 삶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비록 다른 길을 가지만 결국 도달점은 같고 비록 생각은 다르게 하지만 종국에는 일치점을 찾게 된다. 그런데 세상에는 도달점이 같지 않고 생각에 일치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집안도 그런 집안이 있고 사회도 그런 사회가 있다. 한 집안의 구성원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일치하는 지향점 내지는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없을 때 우리는 그런 집안을 일컬어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다. 그런 집안은 결국 망하고 만다. 만약 사회에 그런 보편적 일치점과 지향점이 없다면 그 사회는 혼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리 다양화의 시대요, 개성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한 사회와 한 국가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는 있어야 하고 그 이념과 가치에 대해서 국민이 공동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는 '민족의 통일'이라는 공동의 지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도 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통일 비용'을 들먹이며 굳이 통일을 해야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을 내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왠지 딴 나라 사람 같은 생각이 든다. 다양함도 좋지만 공동의 가치는 지켜져야 '콩가루'신세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歸:돌아갈 귀 殊:다를 수 塗:칠할 도, 길 도 致:이를 치 慮:생각 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9.05 23:02

[생활영어] I'd like to confirm my reservation.

I'd like to confirm my reservation.예약을 확인하고 싶은데요.A: Hello. Landon Hotel. May I help you?안녕하십니까. 런던 호텔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B: I'd like to confirm my reservation.A: What's your last name, please?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B: It's Carter. C-A-R-T-E-R.카터입니다. C,A,R,T,E,RA: You're staying with us on the 10th and 11th. Is that right?10일과 11일에 머무르시기로 되어있군요. 맞습니까?B: That's right. Thank you.맞네요. 감사합니다.여행의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미리 예약하는 것은 필수이지만, 여행을 앞두고 예약 사항을 확인하는 것도 외국 사람들의 습관입니다. 이렇게 확인까지 끝나고, 호텔에 도착하면 Front Desk에 가서 이름을 대고 예약했음을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방이 정해지고 숙박카드를 작성합니다. 호텔에 들러 치르게되는 이러한 절차를 Checkin(체크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호텔을 나갈 때, 요금계산을 하는 것을 Checkout(체크아웃)이라고 합니다.기억해둘 만한 표현* I'd like to check a room reserved under the name of Carter.카터라는 이름으로 한 예약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I need to change my reservation.예약을 변경하고 싶은데요.* I'd like to cancel my reservation for Friday.금요일 예약을 취소했으면 해서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9.05 23:02

[사이버문화따라잡기] 인터넷에 불어온 복고열풍

우주공간이라는 화려한 무대와 다양한 테마를 앞세워 수많은 숭배자를 낳았던 ‘스타크래프트’(starcraft). 그 아성에 무례하게 도전장을 내민 건 세련된 비주얼 영상으로 무장한 ‘다아블로’나 ‘리니지’가 아니다. 보기에도 민망할 만큼 어수룩한 디자인과 고리타분한 색채의 ‘벽돌깨기’나 ‘갤러그’ 등 추억의 게임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인터넷에 불어온 ‘복고’는 속도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이버공간을 느린 걸음으로 야금야금 잠식해가고 있다. 비단 게임만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패션, 동영상광고 등 사이버 문화 콘텐츠 전반에 새롭게 재림한 복고콘텐츠의 위력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복고열풍은 올해 초 급속히 팽창, 네티즌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특히 키덜트(Kidult)의 등장은 ‘닭과 계란’의 관계를 형성하며 사이버 복고 열풍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 ‘쫀듸기와 아폴로를 먹으며 갤러그에 빠져있다’고. 달고나 쫀듸기 쫄쫄이 아폴로 무지개ABC 꽃가마… ‘불량식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불량식품만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과 회원이 2백여명에 달하는 ‘무지개 불량식품’ 동호회 등 약 40여개의 불량식품 동호회도 활동중이다. 콩알탄 갤러그 부루마블 구슬 새총 공깃돌 색칠공부… 그 시절 놀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장난감과 게임도 왕년의 인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달력은 틀림없는 2002년 9월 4일이다. 인터넷에 복고 바람이 불면서 복고 상품과 문화 행사가 쏟아지고, 열풍이 거세다. 심지어 ‘그 시절’을 떠올리지 못하는 1∼20대 젊은 층에게도 ‘그 시절의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Kidult)는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칭한다. 2∼3년전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옷 등에 향수를 느껴 이를 다시 찾는 20∼30대 성인층이 생겨나면서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등장했다. 키덜트 식별법은 간단하다. 방의 진열장이나 사무실 책상 혹은 컴퓨터 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이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이나 메카닉이 최소 한두 개 쯤은 서 있다면 바로 키덜트인 것. 이처럼 이들은 구매력이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백화점, 완구점, 영화관, 인터넷 쇼핑몰 등에 키덜트를 겨냥해 제작된 캐릭터 의류, 액세서리, 장난감, 만화영화 등을 통해 이들의 출현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고 키덜트들은 1960년대~80년대에 유행했던 장난감, 로봇, 캐릭터, LP판 등을 자신의 기호에 따라 수집한다. ‘추억’이 유행의 한 코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제품들이 이색 상품의 대명사 자리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로보트 태권V가 탄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회자되고 관련 상품이 나오고 있는 건 키덜트 때문으로 보여진다. 키덜트의 특징은 무엇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 대신 유치할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의 삶이 날로 각박해지면서 어릴 적 감성으로 돌아가 정서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추구하는 일부 어른들의 욕구가 디지털 문화와 맞물리면서 출현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키덜트 상품의 인기도 복잡한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거나 인생을 재미있게 살려는 성인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 것은 어른이 되서 디지털 시대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향수를 느끼기 위한 것이다. ■ 오락실의 감소와 고전 게임의 재등장PC방이 늘어나면서 전자오락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20002게임산업연차보고서는 지난 2000년 2만5천3백41개에 달하던 오락실이 지난해 1만3천5백40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불과 1년 사이에 1만여개의 오락실이 문을 닫은 것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 PCB(비디오 기판)게임은 국내 오락산업의 한 축을 형성했다. 특히 1998년말 뮤직·댄스 시뮬레이션 게임기인 DDR(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오락실은 전국 2만5천여개로 급증,‘한 집 건너 오락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재 전국의 오락실은 2∼3년 사이 무려 50% 이상 급감한 상태다. 이처럼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오락실의 빈자리는 PC방이 메우고 있다. PC와 온라인게임의 등장은 오락실로 향하던 이들의 발길을 PC방으로 돌리게 했고, 따라서 사용자가 줄어든 오락실용(아케이드)게임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게된 것이다. 98년과 99년 대학 복학생들 사이에서 불어온 바람은 스타크래프트였다. 약속장소도 당구장과 술집에서 PC방이 대신했고 술을 마신 뒤에도 이들의 걸음은 PC방에서 ‘스타 한판’으로 마무리 됐다. PC방을 통해 게임산업은 다양한 컨텐츠와 디자인으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을 통해 고전 게임도 다시 고개를 들어 네티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10여년 전 만해도 ‘게임’은 오락실에서만 가능했다. 컴퓨터가 있는 가정에서도 구하기 어려워 5.25인치 디스켓으로 간신히 Copy해서 즐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요즘 화려한 3-D그래픽으로 도배한 유명 게임회사에서 내놓는 게임들보다 그 당시 그래픽도 사운드도 형편없었던 그런 게임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임의 재미란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것. 당연히 고전 게임을 꼽을 때에는 개인적인 시각이 개입될 여지가 다른 어느 경우보다도 많다. 그래도 게임의 고전을 8탄까지 출시하는 저력을 보여준 코에이사의 ‘삼국지 시리즈’나 ‘워크래프트’, 도시건설 시뮬레이션의 시초라고 불리울 수 있는 ‘심시티2000’등의 게임보다 ‘테트리스’‘벽돌깨기’‘미로찾기’‘보글보글’‘마작’ 등과 같은 50원짜리 동전과 도스(DOS), 5.25인치 디스켓을 먼저 연상하게 하는 게임들이 일상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이색적인 일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무선인터넷으로도 살아나고 있다. 일부 이동통신회사의 ‘추억의 오락실’코너에 마련된 갤러그, 퍼즐버블, 틀린그림찾기, 문패트롤, 인베이더 등 예전 게임들은 전체 다운로드 횟수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복고 게임인 갤러그의 경우 월간 다운로드 수가 3만건에 육박한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키덜트들의 파워는 복고바람 등과 맞물려 앞으로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벽돌깨기, 지뢰찾기, 미로찾기, 소코반, 테트리스, 보글보글, 마작, 스네이크, 넷바둑, 장기, 오목, 체스, 테트리스, 고도리, 다크세이버 등 수십여개의 고전게임을 자바와 플레쉬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사이트 △ 게임골드 http://www.gamegold.co.kr△ 고전게임 모음사이트 http://www.oldgamebox.net △ 게임포탈사이트-기가멜닷컴 http://www.gagamel.com △ 인터넷 게임마을 http://gamevil.com △ 386고전게임 http://www.386game.wo.to△ 고전게임대빵 http://www.oldgamedaebbang.wo.to△ 고전게임 마스터 http://www.ogmaster.wo.to △ 호야의 게임나라 http://oldgamenara.gg.ro△ 조운의 고전게임 http://soulnet.wo.to △ 송운의 고전게임 http://oldpcgame.wo.to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9.0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접시로 폭포수를 어찌 받으랴

溪澗豈能留得住리오, 終歸大海作波濤리니.계간기능류득주, 종귀대해작파도.골짜기의 폭포수를 어떻게 멈추게 할 수 있겠는가? 마침내 바다에 이르러 큰 파도를 이루리니.당나라 때의 시인인 이침(李 )이라는 사람이 쓴 〈폭포련구(瀑布聯句)〉라는 시에 나오는 말이다. 쏟아지는 폭포의 물을 붙잡아 둘 수는 없다. 많은 양의 물에다가 쏟아지는 기세까지 더하게 되었으므로 그 물은 흐름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당당한 기세로 멈춤이 없이 흐르는 물은 마침내 큰 바다로 흘러들어 대해를 뒤흔드는 파도가 된다. 폭포의 물이 폭포의 물일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양'의 물과 쏟아지는 '기세'는 다름이 아니라 실력이다. 흐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실력이 있기 때문에 도랑물처럼 흐르다가 말라버리거나 겨우 소택지(沼澤地)에 머무르고 마는 게 아니라 넓고 넓은 바다에 이르러 온 바다를 뒤흔드는 파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대학인 전북대학에 신임 총장이 취임했다. 40대 후반의 젊은 총장이다. 진정한 실력으로 폭포수 같은 힘을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그리하여 폭포수가 바다에 이르듯 전북대학이 세계로 나아가 인류의 공영에 이바지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총장을 중심으로 모든 교수와 행정직원과 학생이 뜻을 바르게 세우고 실력을 무기로 삼아 정정당당하게 도전한다면 분명 전북대학은 일류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폭포수가 폭포수일 때, 접시로 폭포수를 담아두려 하는 어리석은 무리들은 저절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도록 하자. 溪:시내 계 澗:골짜기 간 豈:어찌 기 留:머무를 류 終:마침내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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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9.04 23:02

아낌없이 주는 스승의 마음, 전북교단 풍성한 문학결실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전념해야 하는 교육자들이 다른 일에 몰두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특히 정신적 고뇌와 열정을 불태워야 하는 창작세계는 더욱 그러하다. 교육열정 못지 않게 글쓰기에도 치열함을 보이고 있는 문인 선생님들이 가을 결실을 선보이고 있다. 소재호 교장(완산고)의 시집 ‘용머리 고개 대장간에는’과 정성수 교사(익산 성당초등)의 교육시집 ‘나무는 하루 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강대택 전 교장(외궁초등)의 동시집 ‘나무의 노래’와 산문집 ‘교육에 희망을 걸고’등 4권이 잇따라 출간됐다.교단에서 느꼈던 사제관계와 소회, 그리고 제자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바라는 스승의 간절한 마음이 배어 있어 스승과 제자들이 책과 책으로, 글과 글로 만나는 또 하나의 교육현장인 셈이다.‘용머리 고개 대장간에는’(신아출판사)은 소재호 교장의 두번째 시집. 84년 구상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첫 시집 ‘이명의 갈대’을 펴낸 소교장은 이번 시집에서 자연물에 대한 경외와 일상생활의 재미를 시어로 엮어냈다. 꽃과 새는 세상을 밝게하고 사람살이는 노곤하기 보다는 희망어린 삶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좌절보다는 꿈을 심어주는 듯하다.남원 출신인 소교장은 전주시문학회, 전북문인협회, 전북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등나무의 노래’(아동문예)는 지난 8월 정년퇴임한 강대택 전 교장이 펴낸 동시집. 초등교육을 위해 평생을 바친 강 전교장이 ‘동심에 비친 세상사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을 때면 뉘우친 마음’을 담아낸 글이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알맞은 동시들은 잠시 잊고 살았던 양심을 되살아나게 하고 메말라가던 인정을 훈훈하게 감돌게 한다.‘교육에 희망을 걸고’(도서출판 공익사)는 강 전교장의 산문집. 강 전교장이 그동한 신문을 비롯해 잡비,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발표한 글을 모았다. 일기 독서감상문 편지 축사 인사장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교육에 희망을 걸고 40년을 걸어온 그의 발자취가 담겨 있다. 전주와 진안, 무주 등에서 교직생활을 해온 강 전교장은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풀꽃 아동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나무는 하루 아침에 자라지 않는다’(인문사)는 정성수 교사의 교육시집. 나무가 하루 아침에 자라지 않듯 교육도 기다림의 세월을 거쳐야 하고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는 정교사의 교육철학이 담겼다. 교사생활 30여년 동안 발표해온 글을 묶은 이 시집에는 교사들의 한 없는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 있어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비로소 아이들이 환해질 것이라는 정교사의 소리없는 외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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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2.09.04 23:02

[책과 세상] 새로 나온 책

◇‥‥노령 2002 초가을호전주문화원(원장 김광호)에서 발행하는 기관지. 심포지엄 ‘관광전북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논의됐던 내용이 ‘테마기획 관광전주’로 실렸다. ‘부창부수’코너에는 강신재 전북대 교수와 박영자 의원 부부의 글이 정감을 더한다. 수십전 전 일을 회상하는 ‘그때 그 시절’에는 전병림 김한봉 박진수 박만기 장화자 조미애 반상석 양득수 김영설 이정옥씨가 참여했다.◇‥‥전북문학제리 탐린슨 호원대 교수의 ‘죽림의 일곱번째 게으름뱅이’를 비롯해 강언덕 김선경 박문석 배환봉 양경화 오동준 최승범씨의 시가 실렸다. 석정선생의 ‘비사벌초사일기 26’과 최승렬의 ‘재미있는 전주방언 3’이 연재됐고 김정복 김준영 조규화 최재범씨의 산문도 담겼다. ◇‥‥우리가 꽃갑(甲)이라네광주여고 동기동창생, 박양자 신광자 윤숙림 이부림씨가 함께 펴낸 수필집. 올해 환갑을 이들이 인생에 대한 차분한 관조와 명상, 그리고 경륜을 담아냈다. “회갑이 모든 일에 마침표를 찍는 종착역은 아니다”라는 이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 애증을 초월한 투명한 시선으로 열린 세상을 바라본 결실을 펼쳐보인다. 일상 생활에서 겪는 일과 여행기, 그리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던 여고시절 등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한글사)◇‥‥진공청소기 김남일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축구스타로 떠오른 ‘그라운드의 진공청소기’김남일 선수(전남 드래곤즈)의 모든 것을 수록한 책. 김남일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과정, 김남일 신드롬, 인터넷 네티즌의 열화같은 펜레터 등이 담겼다. 월드컵 전후로 알려지지 않았던 에피소드도 웃음을 자아낸다. 1백92쪽 모두 칼러. (서음출판사)◇‥‥시안자연을 인식하는 하나의 코드 ‘나비와 잠자리’의 원형을 탐구하는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남상호 안대희 이남호씨가 나비와 잠자리의 생태와 생명력, 한시와 현대시에 나타난 나비와 잠자리를 분석했다. 오탁번씨의 ‘지용시의 이름 짓기와 시적 고도’가 정지용 탄생 1백주년 기념 논문으로 수록됐다. 제9회 시안신인상에 당선한 박춘석 시인의 ‘어느 사진작가의 고백’ 등도 실렸다.◇‥‥에세이문학 가을호특집 ‘정약용의 산문 세계’으로 박무영의 ‘다산의 인간과 문학’과 정규복의 ‘다산 정약용의 현실주의 문학’을 다뤘다. 지난 6월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웠던 붉은 감동을 물결을 고스란히 옮긴 수필 3편을 ‘월드컵을 주제로 한 에세이’에 실었다.에세이문학 창간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창간호부터 79호까지의 총목차와 작가별 작가목록을 부록으로 제공했다.◇‥‥왕후의 남자소설가 강병상씨가 고려시대 왕실의 비밀을 파헤친 역사소설. 고려 4대왕 광종부터 7대왕 목종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로 불릴 만한 헌애왕후와 김치양의 사건을 다뤘다. 고려시대 왕실의 비밀을 낱낱이 들추어내 당시 정치현실과 요즘의 정치현실을 비교하는 재미가 남다르다.(도서출판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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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9.04 23:02

김승규시인의 신작 '그림자와 더불어'

농촌에서 태어나 이순(耳順)이 넘도록 농사에만 전념해온 농부시인이 뚝배기 같은 농촌생활을 고스란히 담은 시집을 펴냈다. 김승규 시인(62)의 ‘그림자와 더불어’. (시조문학사)99년 ‘모양성과 박꽃’에 이어 펴낸 두번째 시조집. “소를 그리려다 개를 그린 느낌”이라며 시집에 대한 겸손을 잊지 않은 그는 지게도 지고 소도 몰며 농사를 지으면서 평생을 살아온 농부다. 그는 농촌의 평범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들, 자연과 인간사, 전원생활 등을 시어로 형상화했다. ‘툇마루’ ‘강촌의 봄’ ‘춘설’ ‘까치설날’ 등에서는 전원의 맑고 밝은 대자연속에서 흙과 더불어 바르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의 순박한 농심이 묻어난다.‘산록이 태양 아래 부황드는 보리밭/끼니를 장만코자 풋바심 보리 타작/아낙네 적삼 사이서 종달새 우짖는다…’(‘망종’ 중에서)세시풍속과 꽃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도 각별하다. ‘망종’이나 ‘처서’ 등 세시풍속을 소재로 한 작품 행간에는 절기에 민감한 농부들의 생활정서가 읽혀진다. 생경하지만 친근한 사투리도 곁들여져 계절의 변화에 발맞춰 따라가는 농가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모양성이나 도솔산, 그리고 구시포해수욕장 등 고창의 유적지를 담은 시에서는 그의 애향심을 느낄 수 있다.고창 무장 출신인 그는 전북문인협회 전라시조문학회 전북시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시 문학대상과 노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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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2.09.04 23:02

기자출신 소정현씨의 '클린 에어'

‘산소가 부족해∼.’얼마전 인기를 모았던 광고 문구였지만 멀지않은 미래에는 인스턴트 식품처럼 포장용기에 담긴 공기를 사고 파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20세기 들어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기오염은 그야말로 파죽지세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대기오염의 실상과 파장, 그리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전 전주일보 기자 소정현씨(40)가 쓴 ‘클린 에어(Clean Air)’.(신아출판사)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대기오염은 비가시적이고 미세한데다 복잡해 그 파장을 분석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오염 대책 마련에 있어 사후약방문은 소용없어 실생활에 적용하기 쉬운 대처방안들을 안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대기 오염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각종 대기 오염물질의 통제 연구 등을 비롯해 공기오염과 질병·사망률 상관성을 설명했다. 또 오염된 실내공기로 인해 발생하는 ‘빌딩증후군’ 등 실내공기의 오염 실상과 가정에서도 쉽게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유해성에 대해 경고했다.청정 산소가 인체에 주는 순기능을 강조한 저자는 개발 보다는 환경보전에 우선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전북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초록별 대붕괴 시나리오’ ‘Y2K 디지털 노아대홍수 상·하’ ‘노아방주 미스터리’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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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2.09.0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썩지 않는 물

流水는 不腐하고 戶樞는 不 라.유수 불부 호추 불두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문의 지도리에는 좀이 슬지 않는다.《여씨춘추(呂氏春秋)》〈계춘기(季春紀)〉의「진수(盡數)」조에 나오는 말이다. 호추(戶樞)란 지도리 즉 여닫이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구멍을 파서 문짝의 뾰쪽한 고리를 끼워 넣은 부분을 말한다. 이 부분은 문의 여닫음으로 인하여 늘 마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좀과 같은 해충이 서식할 수 없다. 흐르는 물도 마찬가지이다. 늘 헌 물이 흘러가고 새 물이 흘러 들어오는데 썩을 틈이 어디에 있겠는가? 어디 물뿐이랴.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이다. 기나 혈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는 사람은 건강하다. 순환하기 때문에 사기(邪氣:사특한 기운)가 정체해 있을 틈이 없으며 사기가 정체해 있지 않으니 몸은 건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순환이 잘 될수록 힘을 가진 나라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순환해야 할 부분은 너무 정체되어 있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오히려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경향이 있다. 순환이 안되어 사기(邪氣)의 정체가 가장 심한 분야는 정치분야이고 너무 빨리 변하고 바뀌는 것은 아파트와 교육정책과 장관인 것 같다. 외국에서는 아파트의 수명이 적게는 7∼80년, 길게는 100년 이상이라는데 우리나라 아파트의 수명은 20년이 채 안되고 장관의 임기는 1년이 채 못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교육정책은 '조령모개' 그 자체이다. 물 흐르듯이 균형 잡힌 순환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腐썩을 부 戶:지게문 호 樞:지도리 추 :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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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9.03 23:02

[소리축제] 취재 뒷이야기

숨가쁘게 뛰어다닌 아흐레. 2002전주세계축제는 끝났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적지 않다. 특별취재팀으로 소리축제 현장에 있었던 본사 기자들의 취재수첩에 담긴 ‘못 다한 이야기’를 정리했다. ◇‥‥올해 최고의 악재는 ‘날씨’지난해 소리축제의 일등공신은 청명했던 하늘. 올해 최고의 악재는 ‘찜통더위’와 ‘잦은 소나기’‘태풍 루사’. 축제를 3일 남겨둔 30일 오후, 태풍북상 소식에 건물 안으로 옮긴 안내소와 티켓부스 등으로 축제 현장은 너무 일찍 파장분위기를 보여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공연단은 공연만 하고 돌아가면 끝? 공연단이 객석에서 다른 팀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축제는 함께 즐기는 것. 공연이 끝났다고 곧 돌아가 버린다면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그리고 그들의 기억에 소리축제는 어떻게 남아 있을까. ◇‥‥모두가 함께 즐긴 마오리족의 생일잔치공연시간외에도 소리전당 곳곳에서 무리를 이뤄 흥겨운 자리를 연출했던 뉴질랜드 마오리족. 특히 일반인들과 함께 어울렸던 팀원의 생일잔치는 오래도록 기억된다. 마오리족과 한국인이 하나가 돼 ‘관광버스’를 연상시켰던 그 시간은 공연보다 더 흥겨웠다. ◇‥‥‘소리아리랑’을 찾아라전북을 대표하는 아리랑이라던 ‘소리아리랑’은 개막식 피날레를 장식한 이후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조직위는 “전야제와 폐막제를 비롯해서 소리축제 공연장에서 소리 아리랑을 배우고 부를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공연·전시장뿐아니라 조직위 홈페이지나 관련 홍보물에서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 심지어 일부 자원봉사자와 스탭들은 ‘소리아리랑이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손발 안맞은 기획구조의 허점이 가져온 결과다. ◇‥‥축제 홍보사절단, 보니푸에리는 어디에 소리축제가 시작되기 전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보니푸에리 소년 합창단’이 축제가 시작된 후 자취를 감췄다. 축제기간동안 공연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크게 실망했지만 보니푸에리는 전야제와 개막공연에만 참가하고 27일 출국한 것. 관객들은 소리축제를 함께 하지 못하는 홍보사절단은 그 역할이 반감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예매한 관객만 손해? 대부분 만원사례를 보였던 소리전당 명인홀. 표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된 후에는 표를 관리하는 일이 허술해 무단횡단 하듯 공연장에 들어가는 관객들이 많았고 이에 인터넷 등을 통해 유료 표를 구입한 관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통역은 언제쯤 오나요?티벳 나왕케촉의 기자회견장. 티벳어가 아닌 서툰 영어로 답하는 나왕케촉보다 더 서툰 영어를 보여주던 통역. 영어인지 티벳어인지 통역자가 나왕의 서툰 발음을 일부러 따라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웠을 정도여서 담당자는 다른 통역잘르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일부 서툰 통역자들 때문에 실력있는 통역자까지도 싸잡아 수준을 의심 받기도 했다.◇‥‥‘고급스런 난장’ 명품관전북을 대표하는 음식을 모아놓았다는 명품관. 풍남제의 ‘난장’에 익숙한 시민들과 ‘명품’이란 단어를 주의 깊게 본 시민들의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엔 ‘전북 대표 음식마당’이라고 풀어서 이름을 정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 아니냐는 반응이 주류. 찌는듯한 날씨로 음식을 즐기기 어려웠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 결국 날씨의 악재가 이부분에서도 작용한 것.◇‥‥마오리족의 개런티 ‘이색’13명 모두 직장인으로 구성된 뉴질랜드 마오리족. 이들의 개런티는 각자의 직업에 따른 일당으로 계산. 함께 공연했지만 개개인의 직업에 따라 받는 몫도 다른것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일부 단체의 아쉬운 프로근성일부 국내 공연단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헐렁한 복장으로 나오거나 회견이 시작한 뒤에도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 줄곧 성실한 답변을 보였던 외국 참가단과 큰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프로의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CD판매 짭잘한 수입 건진 미지의 소리팀‘샤르그뷸뷸’과 ‘시사이’ 등은 CD를 판매, 비싼 가격에도 구입하려는 이들이 많아 짭짭한 소득을 얻었다. 또 CD뿐아니라 벨라루스의 민속품을 함께 판매한 ‘그람니스키’는 축제가 막바지에 이르자 50%, 80%까지 세일, 먼저 물건을 구입한 이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낯뜨거운 속옷바람축제 초반, 더위는 사람들의 마음을 노곤하게 한 듯 곳곳에서 마오리족과 아프리카 원주민을 흉내낸 복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노인층뿐아니라 일부 축제 담당자들마저 상의 단추를 서너 개씩 풀어헤치거나 아예 러닝 셔츠차림으로 현장을 횡보, 뒷이야기를 남겼다. ◇‥‥앙드레 김은 어디에‘돈황악무’의 의상과 화려한 무대를 감상하겠다고 티켓을 예매, 지난 달 초부터 화제가 됐던 앙드레 김은 관람은 커녕 전주에 오지도 않아 결국 해프닝으로 그치고 말았다./소리축제특별취재팀, 정리=최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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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2.09.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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