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문화따라잡기] 인터넷에 불어온 복고열풍
우주공간이라는 화려한 무대와 다양한 테마를 앞세워 수많은 숭배자를 낳았던 ‘스타크래프트’(starcraft). 그 아성에 무례하게 도전장을 내민 건 세련된 비주얼 영상으로 무장한 ‘다아블로’나 ‘리니지’가 아니다. 보기에도 민망할 만큼 어수룩한 디자인과 고리타분한 색채의 ‘벽돌깨기’나 ‘갤러그’ 등 추억의 게임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인터넷에 불어온 ‘복고’는 속도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이버공간을 느린 걸음으로 야금야금 잠식해가고 있다. 비단 게임만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패션, 동영상광고 등 사이버 문화 콘텐츠 전반에 새롭게 재림한 복고콘텐츠의 위력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복고열풍은 올해 초 급속히 팽창, 네티즌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특히 키덜트(Kidult)의 등장은 ‘닭과 계란’의 관계를 형성하며 사이버 복고 열풍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 ‘쫀듸기와 아폴로를 먹으며 갤러그에 빠져있다’고. 달고나 쫀듸기 쫄쫄이 아폴로 무지개ABC 꽃가마… ‘불량식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불량식품만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과 회원이 2백여명에 달하는 ‘무지개 불량식품’ 동호회 등 약 40여개의 불량식품 동호회도 활동중이다. 콩알탄 갤러그 부루마블 구슬 새총 공깃돌 색칠공부… 그 시절 놀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장난감과 게임도 왕년의 인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달력은 틀림없는 2002년 9월 4일이다. 인터넷에 복고 바람이 불면서 복고 상품과 문화 행사가 쏟아지고, 열풍이 거세다. 심지어 ‘그 시절’을 떠올리지 못하는 1∼20대 젊은 층에게도 ‘그 시절의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Kidult)는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칭한다. 2∼3년전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옷 등에 향수를 느껴 이를 다시 찾는 20∼30대 성인층이 생겨나면서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등장했다. 키덜트 식별법은 간단하다. 방의 진열장이나 사무실 책상 혹은 컴퓨터 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이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이나 메카닉이 최소 한두 개 쯤은 서 있다면 바로 키덜트인 것. 이처럼 이들은 구매력이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백화점, 완구점, 영화관, 인터넷 쇼핑몰 등에 키덜트를 겨냥해 제작된 캐릭터 의류, 액세서리, 장난감, 만화영화 등을 통해 이들의 출현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고 키덜트들은 1960년대~80년대에 유행했던 장난감, 로봇, 캐릭터, LP판 등을 자신의 기호에 따라 수집한다. ‘추억’이 유행의 한 코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제품들이 이색 상품의 대명사 자리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로보트 태권V가 탄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회자되고 관련 상품이 나오고 있는 건 키덜트 때문으로 보여진다. 키덜트의 특징은 무엇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 대신 유치할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의 삶이 날로 각박해지면서 어릴 적 감성으로 돌아가 정서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추구하는 일부 어른들의 욕구가 디지털 문화와 맞물리면서 출현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키덜트 상품의 인기도 복잡한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거나 인생을 재미있게 살려는 성인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 것은 어른이 되서 디지털 시대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향수를 느끼기 위한 것이다. ■ 오락실의 감소와 고전 게임의 재등장PC방이 늘어나면서 전자오락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20002게임산업연차보고서는 지난 2000년 2만5천3백41개에 달하던 오락실이 지난해 1만3천5백40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불과 1년 사이에 1만여개의 오락실이 문을 닫은 것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 PCB(비디오 기판)게임은 국내 오락산업의 한 축을 형성했다. 특히 1998년말 뮤직·댄스 시뮬레이션 게임기인 DDR(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오락실은 전국 2만5천여개로 급증,‘한 집 건너 오락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재 전국의 오락실은 2∼3년 사이 무려 50% 이상 급감한 상태다. 이처럼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오락실의 빈자리는 PC방이 메우고 있다. PC와 온라인게임의 등장은 오락실로 향하던 이들의 발길을 PC방으로 돌리게 했고, 따라서 사용자가 줄어든 오락실용(아케이드)게임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게된 것이다. 98년과 99년 대학 복학생들 사이에서 불어온 바람은 스타크래프트였다. 약속장소도 당구장과 술집에서 PC방이 대신했고 술을 마신 뒤에도 이들의 걸음은 PC방에서 ‘스타 한판’으로 마무리 됐다. PC방을 통해 게임산업은 다양한 컨텐츠와 디자인으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을 통해 고전 게임도 다시 고개를 들어 네티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10여년 전 만해도 ‘게임’은 오락실에서만 가능했다. 컴퓨터가 있는 가정에서도 구하기 어려워 5.25인치 디스켓으로 간신히 Copy해서 즐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요즘 화려한 3-D그래픽으로 도배한 유명 게임회사에서 내놓는 게임들보다 그 당시 그래픽도 사운드도 형편없었던 그런 게임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임의 재미란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것. 당연히 고전 게임을 꼽을 때에는 개인적인 시각이 개입될 여지가 다른 어느 경우보다도 많다. 그래도 게임의 고전을 8탄까지 출시하는 저력을 보여준 코에이사의 ‘삼국지 시리즈’나 ‘워크래프트’, 도시건설 시뮬레이션의 시초라고 불리울 수 있는 ‘심시티2000’등의 게임보다 ‘테트리스’‘벽돌깨기’‘미로찾기’‘보글보글’‘마작’ 등과 같은 50원짜리 동전과 도스(DOS), 5.25인치 디스켓을 먼저 연상하게 하는 게임들이 일상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이색적인 일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무선인터넷으로도 살아나고 있다. 일부 이동통신회사의 ‘추억의 오락실’코너에 마련된 갤러그, 퍼즐버블, 틀린그림찾기, 문패트롤, 인베이더 등 예전 게임들은 전체 다운로드 횟수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복고 게임인 갤러그의 경우 월간 다운로드 수가 3만건에 육박한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키덜트들의 파워는 복고바람 등과 맞물려 앞으로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벽돌깨기, 지뢰찾기, 미로찾기, 소코반, 테트리스, 보글보글, 마작, 스네이크, 넷바둑, 장기, 오목, 체스, 테트리스, 고도리, 다크세이버 등 수십여개의 고전게임을 자바와 플레쉬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사이트 △ 게임골드 http://www.gamegold.co.kr△ 고전게임 모음사이트 http://www.oldgamebox.net △ 게임포탈사이트-기가멜닷컴 http://www.gagamel.com △ 인터넷 게임마을 http://gamevil.com △ 386고전게임 http://www.386game.wo.to△ 고전게임대빵 http://www.oldgamedaebbang.wo.to△ 고전게임 마스터 http://www.ogmaster.wo.to △ 호야의 게임나라 http://oldgamenara.gg.ro△ 조운의 고전게임 http://soulnet.wo.to △ 송운의 고전게임 http://oldpcgame.w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