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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악방송이 공동으로 기획한 산조의 밤에서는 이용구의 이생강류 대금산조, 허윤정의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허윤정이용구이태백김청만김태영의 시나위-허튼가락이 연주되었다. 19세기에서 태어나 20세기에 꽃을 피운 산조는 20세기 중반 이후 과정의 음악에서 완성의 음악으로 현대적 전승을 통해 선율이 고착되었다. 그럼에도 산조가 21세기에도 시대의 음악으로 남아있는 것은 예술가들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산조는 예술가로 하여금 평생을 바칠 수밖에 없도록 한다. 관객도 산조를 감상하는 동안은 한순간도 한눈을 팔거나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음악은 긴장의 세계로, 몰아의 경지로 안내한다. 산조의 밤이 특별했던 것은 예술가가 명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 이용구와 허윤정의 성장을 목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산조로 기억되는 이용구와 허윤정이 들려주는 완숙하고 묵은 성음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생강 한갑득 스승의 소리와 따로 또 같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산조가 어렵고 예술가를 겸손하게 만든다는 이들의 소회는 산조의 무게가 이들의 음악이 더욱 묵직해진 이유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이후 연주된 시나위-허튼가락은 여럿이 즉흥으로 구성하는 허튼가락이 흐드러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음악적 내공과 장인 정신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무엇보다 명인이자 이들의 스승인 김청만, 이태백과 후배이자 제자인 김태영의 조화는 대를 이어 전승되는 산조의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시나위를 위한 이태백의 철아쟁 선택은 금속성의 색채를 더해 시나위의 헤테로포니 위에 음색을 포개 올려 색채가 다채로운 시나위를 만들었다. 산조의 밤은 평생의 공력을 들여 지켜온 예술가들의 산조 열정이, 민속악의 한없는 깊이와 자유가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산조의 진수를 감상하기에 흡족할 뿐만 아니라 오래도록 기억될 공연이었다. 치열하게 음악 인생을 사는 최정점의 예술가들을 만난 호사가 다행히 현장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으로 전달되었으니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악방송의 존재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노복순 국악평론가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한국의 굿 시리즈를 기획해 또 하나의 공연사를 기록하며 무속문화에 관심 있는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았다. 민속신앙이었던 굿은 정치이데올로기와 맞물리면서 미신과 구습으로 치부되어 탄압과 억압, 천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전통문화의 근원을 굿 문화에서 찾으려는 시각이 고조되면서 굿, 무악, 무속 등은 전통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소환되었다. 소리축제는 굿 음악의 이러한 속성에 주목하여 서해안대동굿, 진도씻김굿, 강릉단오굿, 남해안별신굿, 동해안별신굿 5선을 무대에 올렸다. 한국의 국무, 김금화 만신을 중심으로 한 강신무의 연행이 일품인 서해안대동굿은 마을굿이지만 강신의 엑스터시를 맛볼 수 있는 작두굿을 실연하며 갈채를 받았다. 야단법석 신명의 잔치판으로 일관한 진도씻김굿은 당골과 반주 악사들의 예술적 수월성이 생산해 내는 한편의 라이선스 굿판이었다. 신성성과 신명성의 간극을 오가며 펼쳐지는 세기의 굿판은 길닦음에 와서야 진정이 될 정도로 연행자들의 무대 장악력과 예술성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독특한 장단과 고성의 무가, 익살과 해학이 가미된 재담과 춤을 펼친 강릉단오굿과 동해안별신굿, 정영만 일가를 중심으로 세습된 남해안별신굿은 각각의 독특한 세계를 담아내면서 굿 문화에 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한 쌍의 호랑이와 장독대로 굿판의 신성성을 상징화하며 축제로 들어온 한국의 굿 시리즈를 통해 몇 가지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한자리에서 다양한 형태의 무속문화를 만날 수 있었던 점, 굿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었던 점, 공연예술작품 생산에 있어 콘텐츠의 보고임을 재확인한 점이다. 치병, 기복, 점복 기능에서 비롯된 굿 문화는 의술과 첨단과학이 발달한 이 시대에도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 내야 하기에 유효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굿판이 이제는 실제 현장에서보다는 무대작품으로 문화 자본화되어가는 면이 적지 않다. 일본의 가온 마쯔리는 치병을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세계인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우리의 굿판도 원형이나 본래적 역할에 갇혀있기보다는 살아 있는 오늘날의 민속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축제는 끝났다. 이제는 평가와 반성으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할 때다. 전북일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와 함께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 리뷰를 총 여섯 차례 싣는다. 김현준 음악평론가 음악은 마음을 여는 만큼 깊어진다. 앙상블을 이룰 때 특히 그렇다. 이 경우 연주자 개개인의 역량이 가장 큰 변수지만, 현실에선 그 장을 이룬 시스템의 효율성이 상수로 작용해야 한다. 10월 6일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일련의 젊은 음악인들이 2018 아시아소리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관객을 마주하고 섰다. 이정인, 서수진, 노준영 등 이름을 알린 국악계의 신성들도 포함됐다. 하지만 시선을 모은 건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연주자들이었다. 처음 협업에 임한 이들은 자신의 전통 악기로 공연에 임했다. 쑥국쑥국, 도라지, 어기여차 등 우리 민요의 모티프를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해냈다. 이 공연은 문광부가 주관한 문화동반자(CPI)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사업의 목표는 아시아에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전파하는 것.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음악 파트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문화동반자 사업의 구조적 난제가 근본적으로 음악의 성과를 제한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른 나라 음악인들이 국악의 우수성을 극히 일부라도 느끼려면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위해 연주자들에게 주어진 건 단 두 달. 그럼에도 이만큼의 성과를 만들어냈던 건 해외 연주자들과의 효과적인 협업을 이끌어내는 데 깊은 노하우를 가진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음악감독 장재효의 현실적인 선택과 집중 때문이었다. 그 안에서 연주자들은 잠재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아시아소리프로젝트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질적인 음악이 협업을 이룰 때마다 참신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실험과 도전의 무대를 기대한다. 그 결과가 기존의 틀과 다른 창작곡으로 이어지면 더 좋겠다. 음악은, 한옥마을을 산책하고 김치를 담그는 식의 체험만으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매우 예민하고 복합적인 문화다. 아직도 많은 음악 지원 사업들이 산술적 타임테이블을 먼저 만들고 뒤늦게 음악을 대입시킨다. 시스템이 음악에 맞춰야 한다. 그것이 옳은 지원이다.
사단법인 마당이 오는 20일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18과 한국 뮤지컬의 기념비적인 작품 지하철 1호선을 관람하는 마당기행을 떠난다. 참가자는 선착순 20명 모집이다. 지하철 1호선은 연변에서 온 여성 선녀를 통해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배우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황정민, 조승우를 배출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IMF 시절 한국 사회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은 21세기에 맞게 재탄생시키고자 4000회를 끝으로 중단했다. 최근 2019년 독일 초청 공연을 앞두고 10년 만에 돌아왔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제10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좋은 삶을 주제로 16개국 60여 개 팀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참가 신청은 마당 기획팀(063-273-4823~4) 또는 마당 홈페이지(http://jbmadang.com).
미주알고주알은 남의 일이나 사정에 대해 더럽고 은밀한 곳까지 까발리고 되뇌는 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은 아주 사소한 일까지 하나하나 따지면서 속속들이 캐고 드는 모양이나 얘기하는 모양을 가리키는 비슷한 말로 시시콜콜이 있다. 미주알고주알은 미주알과 고주알의 합성어다. 여기서 미주알은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으로 구린내가 나고 항상 지저분하다. 요즘처럼 휴지나 물로 닦아내는 게 아니라 지푸라기 등으로 대충 처리하던 시절엔 항상 불쾌하고 냄새가 나던 곳이기다. 고주알은 별 뜻 없이 운율을 맞추기 위해 덧붙인 말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사람 속의 처음부터 맨 끝 지저분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훑어본다는 뜻이다. 꼬치꼬치 캐는 것에 대하여 미주알고주알 캔다고 한다. 이 말 속에는 조금 끈질기고 치밀한 느낌이 곁들여 있다. 하여간 뿌리를 캐도, 잔뿌리까지 깡그리 캐 버린다는 생각이다.
다가오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전북지역 31운동 현장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주시립 완산도서관은 10일부터 27일까지 총 10차례 완산도서관(강연)과 전북 31운동 현장(탐방)에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1운동 100년의 기억, 전라도 길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31운동에 얽힌 역사 강연을 듣고, 역사 현장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0일에는 주명준 전 전주대 교수가 너희는 우리를 재판할 권리가 없다를, 11일에는 이영미 성공회대 교수가 트로트는 망국의 한을 노래했는가?를 주제로 강의한다. 12일에는 전주지역 31운동 현장을 찾는다. 이외에도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회장,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 회장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전주 외에도 군산, 익산, 남원, 임실 등 전북 31운동 현장을 탐방할 예정이다.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한 문화시설 완주풍류학교에서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대동놀이 판이 펼쳐진다. 대동놀이 축제 달래야, 기다려!는 위봉산성을 쌓기 위해 산으로 올라간 연인(가비)과 이를 기다리는 정혼녀(달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일탈과 난장의 놀이판이다. 이를 주제로 한 공연은 물론 전통문화체험과 잔치음식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완주풍류학교 관계자는 풍류학교의 정체성과 의미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낸다며 지역과 세대를 넘나드는 놀이판으로 완주 풍류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라고 말했다. 완주풍류학교는 올해부터 우석대학교 융복합문화콘텐츠연구소가 수탁 운영하고 있는 완주군 문화시설이다. 5월 상반기 상설공연을 시작으로 여름강습과 특별기획 공연을 마쳤다. 현재 하반기 상설공연이 진행 중이다. 문의는 063-241-7077.
안도 시인이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부위원장에는 박기범 전주대 국어문화원장이 선출됐다. 전라북도 국어문화진흥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전북 국어진흥회는 전북도가 도민 언어문화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올해 주요 사업으로는 한글을 만날 수 있는 전북도청 청사광장 조성과 방언사전 편찬이 있다. 공공언어 개선사업과 우리말 가꿈이 지원 사업 등 도민의 국어 운동 참여를 끌어내는 실천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 안도 신임 위원장은 전북문인협회 회장과 전북문학관 관장 등을 지냈다. 현재 전북일보에 매주 금요일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을 연재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소강춘 전 위원장이 국립국어원장으로 전보하면서 뒤를 잇게 됐다며 사명감을 갖고 전북의 국어 문화를 드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가 주최하는 제57회 전라예술제가 10일부터 14일까지 익산 배산체육공원에서 열린다. 올해 전라예술제는 제99회 전국체전 기간에 개최해 체육과 문화가 하나 되는 종합예술축제로 만든다. 빛나라 전라예술제 신나라 전국체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라예술제는 전북 10개 협회와 11개 시군 예총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다. 국악무용연극연예음악 등 5개 예술단체는 오후 2시와 7시 장르별 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오후 4시, 전북 주요 민속공연을 편성해 빈틈을 메웠다. 닷새간 김만경외애밋들노래, 영산작법, 익산 기세배놀이, 전주기접놀이 등을 선보인다. 전북 10개 시군 예총의 합동 공연과 익산 예총의 공연, 평양예술단과 익산참여연대 조은밴드의 초청 공연 등 다양한 공연도 이어진다. 또 건축가협회문인협회미술협회사진작가협회 등 4개 협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작품을 전시한다. 영화인협회는 오후 4시 CGV 익산점에서 <안시성>, <신과 함께2>, <미친 도시> 등 최신 영화 3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전국체전과 함께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10개 예술단체는 전국체전 문화예술나눔사업 일환으로 현장을 순회하면서 가훈 쓰기, 인증사진 찍기 등 재능기부 활동을 한다. 전북예총 임원들과 풍물단체인 타악공화국 흙소리는 현장 응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예총이 주최하는 제1회 한국예술문화대제전을 15~17일 익산솜리예술회관에서 병행 추진해 전라예술제의 기운을 이어간다. 전국 예술문화계 대표자가 참여하는 한국예총 전국대표자대회도 연계해 개최한다. 한국예술문화대제전은 전국 시도 17개 대표팀이 참가하는 전국 규모 경연대회다. 올해 국악 종목을 시작으로 내년 건축무용미술사진연극음악 종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예총 선기현 회장은 57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전라예술제는 전북 예술문화의 수준과 깊이를 평가하는 행사로 순수문화예술행사의 자부심이다라며 이번 전국체전 기간에 깊고 그윽한 예술의 향을 피워 함께하는 예술, 신명 나는 예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가 7일 폐막공연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3일 개막한 소리축제는 닷새간 태풍 콩레이의 경로를 따라 희비를 오갔다. 첫날과 둘째 날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개막일이자 공휴일이었던 3일(개천절)에는 행사 장소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대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관객이 몰렸다. 개막공연 소리 판타지 역시 6개 나라 80여 명의 국내외 음악가들이 혼을 담은 협연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셋째 날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으로 인해 야외 3개 무대 공연과 부대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관객과 공연인의 안전을 고려해서다. 음악의집 특설무대, 편백나무숲 공연은 실내 로비 등으로 옮겼다. 아쉬움이 컸지만 하루 만에 무대를 옮기고 이를 홈페이지와 SNS, 현장에 실시간으로 공지한 점 등 축제 사무국의 대응 능력은 돋보였다. 이후 날씨 변화에 따라 야외 프로그램은 탄력적으로 정상화됐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해외공연팀은 다행히 모두 무대에 섰지만 국내팀, 특히 레드콘에 선정된 지역 음악인들이 태풍으로 공연을 하지 못해 무척 아쉽다며 영상 제작, 특별 무대 등 관객과 공연인 모두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 축제 총 관객수는 지난 6일 기준으로 10만 6000명이다.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유료 공연에 대한 객석 점유율은 84.4%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 세계 음악가들을 모아 선보이는 것에서 나아가 역량 있는 신진 예술가들을 키우고 지원하는 인큐베이터를 자처했다. 이들을 장기적으로 소리축제가 배출한 라이징 스타로 키워내겠다는 전략이다. 그 가운데 소리와 기악, 퓨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북 예술인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지역 신진 예술인들을 지원해 전북의 소리 고장 자부심과 명맥을 이어나가게 하는 것도 소리축제가 목표한 비전이다. 전 세계의 음악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그 안에서도 고유한 빛을 내는 전북 음악인들.판소리&플라멩코 프로젝트에 한국 대표 소리꾼으로 참여하는 정보권(소리), 2018 아시아 소리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소리꾼 이정인과 노준영(타악), 서수진(아쟁), 전라북도레드콘 음악창작소사업에 선정돼 소리축제에 서는 안은정(거문고), 4중주 실내악팀 콰르텟 아미고, 박동석(작곡) 등이다. 정보권은 지난 3일 개막공연에서 플라멩코 무용수 바네사 아이바르와 함께 판소리&플라멩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변화무쌍한 그의 타악 장단과 추임새에 맞춰 바네사 아이바르가 몸짓으로 가락을 만들어냈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우리 장단과 가락 자체의 국제성을 보여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흔치 않은 해외 협연 기회를 갖게 돼 무척 기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정 씨. 동시에 외국어 공부 등 해외 진출 준비에 대한 필요성도 느꼈다. 그는 개막공연을 앞두고 통역사가 있었음에도 공연자들 간 감정 교류, 공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가 직접적으로 안 돼 아쉬울 때도 있었다며 많은 자극과 다양한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며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해외 공연자와 함께 공연하는레드콘 콜라보 무대에서는 박동석 작곡가가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났다. 지난 3일 프랑스한국 동시대음악 듀오팀문고고와 박 씨가 이끌고 있는 가악 프로젝트팀이 만나 독특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아쟁, 거문고, 피아노 등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대중적인 멜로디에 문고고의 보컬 페데리코 펠레그리니의 거친 음색이 더해졌다. 3일 저녁 레드콘 단독 무대를 선보인 4중주 실내악팀 콰르텟 아미고는 대중적인 클래식 선율로 축제 첫날 밤의 낭만을 더했다. 이들은 우리 음악이 관객들의 일상에 배경음악처럼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전북에도 대중이 카페, 레스토랑에서 많이 듣는 뉴에이지 곡을 창작하는 음악인이 있으니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은정 거문고 연주자는 4일 재즈 플루티스트 앤더스 해그베르그와 협연했다. 안 씨는 새로운 예술인과 만나 그들의 것을 듣고 음을 섞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묘미라며 지역의 연주자로서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전북에서 열리고 또 멀리 가지 않고 전 세계의 음악 경향을 감상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8 아시아 소리프로젝트 공연자들은 축제 개막 전부터 도내 학교를 다니며 한국,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 전통음악을 알려왔다. 이들은 각국의 전통악기 표현을 살리고 조율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며 아시아권 전통예술을 잘 계승하고 새로운 전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6일 오후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더블스테이지)에서 열린다.
7일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더블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공연 대한민국 국악 앙상블 대열전은 축제 속의 축제이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대구시립국악단,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등 국내 국악관현악단 6개가 3시간여에 걸쳐 때론 경쟁하고, 때론 화합하면서 진지하고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은 진도씻김굿 중 고풀이, 길닦음 등 지역적 특색이 한껏 묻어나는 작품을 준비했다. 대구시립국악단은 관악합주곡 보허자-푸른 걸음을 걷다, 태평소 능계굿거리 가락을 모티브로 작곡한 달을 꿈꾸는 소년 등을 연주한다. 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관현악곡 축제, 경기 민요 뱃노래를 놀이적 음악으로 변주한 신뱃놀이 등을 들려준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초연한 숙훌별곡(School 별곡)을 선보인다. 동요 학교 종이 땡땡땡을 바탕으로 국악곡 영산회상과 시나위가 형성된 길을 따라가 보며 만든 곡이다. 폐막 공연의 마지막은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장식한다. 2016년 정기연주회 위촉곡 약무호남, 시무국가, 2018년 신춘음악회 위촉곡 꽃눈 내리는 날로 음악적 넓이와 깊이를 보여준다.
전주세계소리축제 부대 행사 명인의 사랑방과 월드뮤직 워크숍은 무대 위에서만 봐왔던 음악가들의 예술과 삶을 무대 밖에서 더 가까이, 더 생생히 접하는 특별한 기회다. 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명인의 사랑방은 한평생 전통예술을 지켜온 명인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다. 올해는 남해안 별신굿 대사산이(악사 중 경력자질이 되는 사람) 정영만 명인을 초대했다. 정 명인은 5세 때부터 조부에게 무가, 피리, 징 그리고 지화 만드는 법을 전수했다. 고모할머니에게 무무와 무가를, 아버지에게 무구 제작법을 배우면서 남해안 별신굿의 모든 부분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다. 또 월드뮤직 워크숍은 낯설지만 신선한, 다르지만 매력적인 월드뮤직을 더 가까이 이해하는 시간이다. 올해는 앤더스 해그베르그-멜로딕 멜란지, 2018 아시아소리프로젝트, 라이제거&실라, 어쿠스틱 트랜스포머, 앗싸 등 해외 실력파 음악가들이 관객과 만난다. 5일 음악의 집에서는 앤더스 해그베르그-멜로딕 멜란지, 오송제 편백 숲에서는 2018 아시아 소리프로젝트와 라이제거&실라를 만날 수 있다. 6일 오송제 편백 숲에서는 어쿠스틱 프랜드포머, 7일 오송제 편백 숲에서는 앗싸가 기다린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매해 색다른 기획으로 어린이들을 맞는다. 올해는 전시와 공연을 통해 어린이들의 숨겨진 감성과 오감을 깨운다. 판소리체험놀이터 소리 판타지는 축제 기간 국제회의장 전시장 1층에서 운영한다. 깊은 바닷속으로 꾸며진 공간 안에서 어린이들은 용궁을 배경으로 풍선 옷을 입고, 가면과 탈을 직접 써볼 수 있다. 심청가와 관련해 배를 이용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천연염색으로 손수건을 만들기도 한다. 이 밖에 흥보가의 박 타기, 춘향가의 옥살이, 적벽가의 활쏘기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을 주제로 다채로운 체험이 펼쳐진다. 어린이 소리축제는 어린이들을 위한 소리극, 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으로 채워진다. 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어린이소리극 말하는 원숭이, 국제회의장 전시장 1층 메인홀에서는 아동청소년연극집단 무동의 스토리 씨어터 시르릉비쭉할라뿡을 공연한다. 6~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는 극단 마루한의 문짝 인형극 꼬마 장승 가출기, 국제회의장 전시장 1층 메인홀에서는 체험예술공간 꽃밭의 미디어 상상놀이극 거인의 책상이 이어진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리듬과 선율을 느끼면서 본인들의 음악적 끼를 표현하는 걸 보고 음악은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구나하고 느꼈습니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소리 판타지 출연진이 3일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 출연 소감을 밝혔다. 타악그룹 동남풍의 조상훈 씨와 라이제거-프란예-실라 트리오의 에른스트 라이제거 씨는 음악은 어디에서나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소리축제를 통해 하나 되는 기쁨을 강조한 말이다. 개막 공연의 국내 출연진인 김수연 명창과 김일구 명인은 소리축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서울에서 내려와 전주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됐다는 김일구 명인은 대도시가 아닌 전주에서 전 세계인이 함께 음악 축제를 여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월드뮤직과의 앙상블 등 매해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높여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닥락성민속공연단(베트남), 오도 앙상블(프랑스), 메시크 앙상블(터키) 음악가들은 자국의 전통음악을 선보이는 데 대한 설렘과 뿌듯함을 표현했다. 메시크 앙상블의 페리룬 파리스 씨는 신에 대한 경외를 담은 터키의 수피음악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의 판소리처럼 다른 국가의 전통음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뜻깊다고 했다. 특히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는 판소리플라멩코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한 네덜란드 플라멩코 비엔날레의 예술감독 에르네스티나 코르네리아 씨는 판소리와 플라멩코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관객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퍼포먼스라는 것도 공통적이다라며 판소리와 플라멩코 콜라보로 소리축제에 참여하게 돼 꿈을 이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산조의 밤은 산조 명인들이 출연해 민속 음악의 깊이를 선보이는 무대다. 올해는 국악방송과 공동 기획으로 진행한다. 또 국악사 70년, 연봉(延峰)에게 길을 묻다는 오직 국악인으로 한길만을 걸어온 연봉(延峰) 김일구 명인의 예술세계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자리다. △산조의 밤 대금 연주자 이용구는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통해 청을 넘나들며 표현하는 호쾌한 성음과 애절한 슬픔을 전한다. 장구 연주자 김청만 명인이 함께한다. 이어지는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는 백낙준-박석기-한갑득으로 이어진 가락이다. 박석기 명인의 25분 가락에 자신이 짠 가락을 더해 오늘날 연주하는 70여 분 길이의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허윤정 명인이 거문고 연주를, 이태백 명고가 장구 반주를 맡는다. 또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 기획한 시나위-허튼가락은 이용구(대금), 허윤정(거문고), 이태백(아쟁철아쟁), 김청만(장구) 명인이 총출동해 성음놀이와 장단놀이, 가락놀이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태백은 철아쟁 연주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6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국악사 70년, 연봉(延峰)에게 길을 묻다 김일구 명인과 그가 길러낸 제자 등 총 108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공연이다. 김일구 명인은 판소리도 하고, 아쟁가야금거문고 연주도 한다. 자신의 국악 인생 70년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나 진배없다. 소리꾼 김일구로서 김청만 고수의 북 장단에 맞춰 판소리 광대가를 열창한다. 아내인 김영자 명창, 아들인 김도현 전북도립국악원 단원, 며느리인 서진희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은 춘향가 중 어사 상봉 대목을 소리한다. 소리꾼 24명이 부르는 연봉가도 이어진다. 또 김일구류 아쟁산조라는 갈래를 정립한 아쟁 연주자 김일구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는 거문고 연주자 유영주와 아쟁거문고 병주를 연주한다. 아쟁 연주자 70명이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연주하는 명장면도 연출된다. 한갑득류 거문고산조와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기도 한다. 그리고 김일구 명인의 대북 장단 아래 아쟁 연주자 70명, 소리꾼 24명이 액맥이, 남도뱃노래를 펼쳐 보인다. 6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는 전북의 훌륭한 소리 역사를 잇고 새로운 미래의 전통을 제시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리축제의 방향성과 올 프로그램의 특징을 들어봤다. - 올해 소리축제는 전북과 해외 국악인들의 협업이 눈에 띄는데요. 전통은 늘 생물처럼 살아 움직일 때, 또 다른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전통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작은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의 다양한 음악가들과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이러한 흐름과 파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시도와 변화를 통해 지향하는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우리 전통예술은 이미 민초들의 삶과 일상을 위로하는 푸진 서민들의 문화에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와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우아하고 품위를 갖춘 고품격 문화예술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소리축제는 이렇게 품위를 갖추게 된 전통예술이 우아하게 정해진 순서에 따라 최종 목적지인 참신한 현대의 보존을 향해 나아가는 축제입니다. 이를 지향점으로 삼아 선진(善眞)한 문화적예술적 성과에 매진하는 매혹적인 로컬문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 전통음악세계음악을 조명하는 방식은 더 깊어지고 섬세해진 것 같습니다. 몇 년 간 노하우도 쌓였고, 해외 네트워크도 훨씬 두텁고 다양해졌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전통음악을 더 깊고 그윽하고 품위있게 들여다보고 그것이 갖는 가치와 매력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또 월드뮤직을 통해서는 새로운 실험과 시도, 융합의 경향들을, 전통음악은 더 깊고 세밀하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매년 축제 현장을 누비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해가 갈수록 참 어려운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늘 새로운 생각들을 해야 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소리축제는 특히 더 전문적이고 새로워야 합니다. 감성을 소비하는 축제를 넘어, 이유와 명분, 가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보람으로 버팁니다. 관객들이 가장 큰 힘이고 지지세력입니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당 옆 오송제 편백숲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올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올해 소리축제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5개 한국의 굿 음악을 조명했다. 단순한 무속행위를 넘어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잇는 전통 문화예술로 평가 받는 굿. 음악의 한 요소로서도 높은 완성도와 숭고함이 느껴진다. 지난 3일 첫 번째로 선보인 서해안배연신굿에 이어 진도씻김굿(4일 오후 6시), 강릉단오굿(5일 오후 6시), 남해안별신굿(6일 오후 3시), 동해안별신굿(7일 오후 3시)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음악의 집에서 이어진다. 진도씻김굿(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은 화려하고 신명나는 놀이판의 성격보다는 종교적철학적인 숭고함이 묻어난다. 이승에서 풀지 못한 망자의 원한을 씻어주고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씻김굿은 춤과 노래로써 산자와 죽은 자를 잇는다. 죽음을 향한 인간의 초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이 된다. 음악적으로 피리와 대금, 해금, 장고, 징으로 구성된 삼현육각반주가 특징이다. 노래는 홀로 부르거나 선창하면 이어 받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구성이 세련되면서도 아름답다.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가 말살됐던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던 강릉단오굿(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은 천년 역사와 삶이 녹아있는 민중 신앙의 핵심이다. 무녀가 노래를 하면 악사들은 기이한 고성을 지르는 바라지(장단 반주)를 하면서 흥을 돋운다. 타악과 무녀의 노래와 춤, 악사들의 기성이 하모니를 이루는 독창적인 굿 음악이 만들어진다. 남해안 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은 굿 의식과 함께 무용, 음악, 음식, 연극 등이 어우러진 수준 높은 종합연희의 형태다. 가장 강렬한 것은 각종 악기가 불협화음인듯하지만 합을 맞추는시나위. 타악 합주만으로 빠르게 시작되다 관현악과 타악 합주로 느리게 이어진 후 타악 합주만으로 빠르게 연주하다 마친다.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던 바닷사람들을 위한 민속 신앙, 동해안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무악과 무가가 세련되고, 다양한 춤과 익살스러운 재담이 많아 다른 지역 굿보다 놀이적 성격이 강하다. 굿판을 통한 삶과 죽음의 기원, 놀이와 예술, 기량과 신명이 강렬하고도 경외스럽다.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의 내일을 짊어질 젊은 소리꾼들의 무대다. 올해는 김은석, 진민구, 오단해, 이성현, 최잔디 등 5인이 관객 앞에 선다. 김은석은 적벽가 중 동남풍 비는 대목부터 새타령 대목까지 소리한다. 특히 자신 있는 부분은 조자룡 활 쏘는 대목. 각종 대회에 나갈 때마다 부르는 곡이다. 그의 굵고 남성적인 성음이 적벽가의 웅대한 기상과 잘 어울린다. 3일 오후 4시 오송제 편백 숲, 고수 전준호. 진민구는 흥보가 중 놀부 심술 대목부터 첫째 박 타는 대목까지 들려준다. 그가 부르는 박록주제 흥보가는 재담적인 부분보다 예술적인 요소가 많다. 올해는 고(故) 성창순 명창의 제자가 세 명 포함돼 있는 데, 진민구도 그중 한 명이다. 5일 오후 4시 오송제 편백 숲, 고수 최효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과 동대학원을 마친 오단해는 졸업 후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월드뮤직 트리오 상생에서 활동해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성창순 명창에게 배운 춘향가 중 어사 상봉 대목부터 더질더질 대목까지 부른다. 6일 오후 1시 오송제 편백 숲, 고수 이우성. 이성현은 4세라는 어린 나이에 판소리를 시작했다. 7세 때 흥보가, 19세 때 춘향가, 22세 때 수궁가를 완창했다. 2015년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에서 흥보가를 불렀던 그는 수궁가 중 우리 수궁 별천지 대목부터 끝까지 소리한다. 7일 오후 1시 오송제 편백 숲, 고수 추지훈. 올해 유일한 여자 소리꾼인 최잔디는 최막동 설장구 명인의 손녀이자 최연자 명창의 조카로 3대째 국악의 대를 잇고 있다. 7세 때 판소리에 입문해 15세 때부터 성창순 명창 문하에서 소리 공부를 했다.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부터 심봉사 눈 뜨는 대목까지 들려준다. 7일 오후 4시 오송제 편백 숲, 고수 장재영.
전주세계소리축제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의 오늘을 책임지는 중견 소리꾼들의 무대다. 올해는 김경호, 김세미, 박성희, 장문희, 김수연, 강경아 명창이 농익은 정통 판소리를 보여준다. 김경호는 아버지인 김일구 명창으로부터 물려받은 박봉술제 적벽가를 들려준다. 그는 명창의 자제답게 좋은 목을 가졌다. 단단하면서도 위엄 있는 남성적인 판소리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고수 조용수. 김세미는 동초제 춘향가를 부른다. 그는 외할아버지인 홍정택 명창에게 수궁가를, 오정숙 명창에게 춘향가심청가흥보가를 배웠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서 갈고닦은 연기력으로 세련된 너름새를 자랑한다. 5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고수 박종호. 박성희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소리꾼이다. 이번에 부를 소리는 전정민에게 물려받은 미산제(박초월의 호) 수궁가다. 곱고 부드러운 목으로 전정민 판소리의 특징을 잘 살려 부른다. 6일 오후 1시 소리전당 모악당, 고수 신문범. 장문희는 이일주 명창의 조카로 어려서부터 이일주에게 적벽가를 제외한 판소리 네 바탕을 이어받았다. 구성진 목, 서슬, 힘찬 발성을 장기로 삼는다. 이번 무대에서 들려줄 소리는 동초제 심청가이다. 6일 오후 4시 소리전당 모악당, 고수 조용수. 김수연강경아는 스승과 제자 사이로 함께 미산제 흥보가 전 판을 부른다. 김수연은 박초월, 성우향 명창 등에게 소리를 배웠다. 현재 안숙선과 함께 우리나라 여창 판소리를 대표하는 소리꾼이다. 강경아는 김수연의 제자이다. 젊은 패기와 힘이 넘치는 소리를 자랑한다. 7일 오후 3시 소리전당 모악당, 고수 조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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