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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브랜드공연 '춘향' 제작진 새 진용, 대중·지역성 두마리 토끼 잡나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의 제작진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면서 향후 공연의 완성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품에 대한 기대와 함께 대중성과 지역성 또는 전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18일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상설공연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따르면 춘향의 총감독에는 김정수 전주대 교수를 필두로 연출 조승철(극단 하늘 대표), 음악 유장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등으로 새로운 제작진이 꾸려진다. 현재 연기무용음악 등 18명의 출연진을 선발했으며, 일부 배우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달 극작을 담당할 작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다는 방안이다. 특히 지난해 시연 공연에서 일부 지역 문화예술계가 지적한 지역인의 참여 확대를 위해 제작진의 90% 이상을 도내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로 구성했다는 게 추진단의 설명이다. 장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악뮤지컬로 하며, 전통적 색깔을 더해 음악의 경우 국악의 선율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다는 방침이다.하지만 관광상품으로서 재미적 요소에 중점을 둔 대중성과 전북의 브랜드공연라는 이름으로 지역성 또는 전통성을 대립적으로 여기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이에 대한 접점을 찾는 일이 완성도의 향배를 가늠할 전망이다. 주요 제작진이 초연 공연 때와 다르게 구성된 만큼 원작의 수정 방향과 폭에 따라서 작품의 변화와 함께 저작권 문제까지 얽히면서 난관도 예고됐다. 당초 오는 5월 말께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제작진 구성이 늦어져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공연의 기초인 대본의 수정 정도에 따라 시연 공연의 음악 활용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본을 대폭적으로 수정한다면 기존 음악을 편곡하는 대신 새로이 작곡하면서 이전과 다른 색깔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홍승광 추진단장은 대중성도 작품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며 지난해보다는 좀더 나은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중적인 요구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19 23:02

김정수 전북브랜드공연 ‘춘향’ 총감독 "대본 검토 뒤 문제점 개선 중점"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의 총감독으로 내정된 김정수 전주대 교수(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는 어깨가 무겁다고 운을 뗐다. 대중성과 지역성전통성을 한 작품에 녹여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그는 지난해 나왔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일단 대본을 면밀히 검토하고 공식적으로 임명이 되면 다른 제작진과 논의해 변화의 수위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소리를 전체적으로 내세우지는 않겠지만 전주적인 요소를 가미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밝혔다. 춘향은 국비 7억 원, 도비 7억 원 등 모두 14억 원의 예산으로 올해 7개월 이상 전북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지역에서는 유례가 없는 예산 규모와 장기공연인 만큼 흥행과 완성도 제고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그는 완성도가 높아야 재미가 있는 만큼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단 작품성을 먼저 염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마당창극으로 진행되는 한옥자원 활용 야간 상설공연의 경우 한옥마을의 관광객을 위한 작품으로 브랜드 공연은 그것과는 다르게 대표성과 예술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장기공연의 첫 시도에 대한 불안감도 내비쳤다.그는 7개월 이상 공연을 해야 하는 만큼 배우의 더블 캐스팅뿐 아니라 스태프도 대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배우 관리와 무대 장치의 영구성 등을 고려하면 예산이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북브랜드공연을 두고 일부 문화예술계가 지역 인사만을 고집하는 주장에 대해서 사실은 서울에서 온 제작진이 더 잘 만들 수 있겠지만 어느 관광지든 그 지역의 특색이 드러나야 한다며 우리가 더 낫다는 고집같아 보이지만 이보다는 지역에 좀더 애정을 가지고 이곳에서 계속 활동하는 사람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전북브랜드공연의 안착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그는 예술감독의 역할도 있지만 그동안 날카로웠던 갈등을 봉합하는데 노력하겠다면서 장기적으로 춘향을 지속할 지 다른 작품과 함께 레퍼토리화할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19 23:02

허성철 〈전주를 기록하다〉사진집 발간…골목 풍경·정취 생생 묘사

전주 한옥마을 속의 슬레이트 건물. 한옥 기와가 주류를 이루는 곳에서 슬레이트 건물은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쌀 속의 뉘라 할까. 특히 슬레이트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그 자체로도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은 현실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주택개량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초가가 대부분 슬레이트집으로 바뀌었다. 그 슬레이트집들이 이제 다시 철거되는 운명에 놓였다. 전북일보 사진기자 출신의 사진작가 허성철 씨(52사진)가 전주 한옥마을의 슬레이트 건물에 주목한 이유다.그가 2년 만에 <전주를 기록하다> 2편을 사진집으로 펴냈다(씨앤씨월드). 1편이 전주의 변화상을 담은 어제의 기록이라면, 2편은 슬레이트 건물을 중심으로 한 전주한옥마을의 현재 기록이다. 그러나 이 현재의 기록도 조만간 역사가 될 것이라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른 한옥마을에서 슬레이트 건물의 존재는 미관상으로도 그렇고, 건강상으로도 철거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작가는 무심히 오가던 한옥마을 좌우로 한쪽은 오랜 삶의 터전인 슬레이트집들이 철거되고, 다른 쪽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한옥마을의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사진집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사진집은 한옥마을 주변 자만동길옥류길바람쐬는길 3부에 120장의 사진이 수록됐다. 오목대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전체적인 풍경에서부터 옥상에 걸린 목장갑, 지붕에 고사리를 너는 아낙네, 벽화마을, 골목을 누비는 자전거를 탄 아이, 김장하는 풍경들이 자만동길에 담겼다.옥류길에서는 슬레이트집이 철거되는 현장, 골목 철책에 묶인 자전거 등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한벽당에서 자연생태박물관과 승암사 앞의 천변 길을 따라 치명자산 주차장을 거쳐 색장동에 이르는바람쐬는길에서는 무심코 지나쳤던 옛 풍경들이 새삼스럽다.텃밭을 가꾸는 모습, 애완견과 산책에 나선 아저씨, 골목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는 노인, 벤치에 옹기종기 앉아 담소를 나누는 아주머니들, 지게를 걸머지고 계단을 내려오는 할아버지, 벽돌담돌담벽화가 그려진 담들 사이의 골목길이 이번 사진집에 수록됐다.작가는 사진의 가치는기록,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94년부터 전주를 기록했으며, 기록된 이미지들이 아직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을 때 사진의 판을 벌여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사진집에 실린 작품들은 24일부터 4월4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4.03.18 23:02

마당, 22일 부산·…우진문화재단, 내달 12일 서울 미술기행

도심의 문화와 예술을 향해 떠나는 문화기행이 잇따라 마련된다. 사회적기업 마당은 오는 22일 제152회 백제기행으로 예술과 문화을 도입해 공간과 공동체를 되살린 부산을 찾는다. 이번 기행은 부산의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거리를 만들고 있는 원도심의 창작공간 또따또가와 보수동 책방골목, 감천문화마을로 구성됐다. 현장 관계자들이 직접 강사를 맡아 운영 비법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문화기행의 참가자는 선착순 25명을 모집하며, 참가비는 7만5000원이다. 자세한 문의는 063-273-4823~4번.이와 함께 우진문화재단은 다음달 12일 개관전으로 간송문화전이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와 서울국제조각페스타가 열리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제159회 우진미술기행을 떠난다. 간송문화전은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국보 70호)과 상감청자운학문매병(국보68호), 혜원전신첩(국보135호) 외 국보 6점, 보물 4점 등 모두 80여점의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했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올해 ‘생각을 조각하다’는 주제로 조각의 전통성과 현대성, 친근함과 일상성 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이뤄졌다. 이번 우진미술기행의 참가비는 일반 4만5000원, 초등생 이하 4만 원이며 신청과 자세한 문의는 272-7223번.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18 23:02

'관광두레' 지역관광 대안될 수 있나

지역의 관광문화자원을 발굴·연계하는 ‘관광두레’사업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회적기업 마당은 19일 오후 7시30분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세미나실에서 ‘관광두레 사업, 새로운 지역관광 패러다임을 제시할까’를 주제로 수요포럼을 연다. 이날 이세영 문화저널 편집팀장의 사회로 김성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송광인 전주대 교수, 박종석 공정여행 풍덩 대표, 김상곤 부안 관광두레 PD, 박희축 무주 관광두레 PD, 정용주 김제 관광두레 PD, 박찬용 남원 관광두레 PD가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관광두레 사업이 지역에 끼칠 영향과 의미를 살펴보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는 방안과 새로운 관광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해 논의한다. 관광두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주민 참여형 관광사업이다.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기반으로 법인체를 만들도록 지원하며, 이 과정에서 관광두레 PD는 관광자원을 사업화하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문체부는 올해 전국 20개 지역과 23명의 관광두레 PD를 선발했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한 부안과 함께 김제와 남원, 무주가 대상지역이다. 이 지역은 3년간 관광사업 창출 멘토링과 홍보·마케팅, 지역특화 관광사업 모델 개발,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18 23:02

판소리 집대성 자료 한눈에…고창군, 동리 신재효 유품 도록 출간

고창군이 조선 후기 판소리 여섯마당을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의 유품 도록을 출간했다.도록에는 신재효 선생이 동리정사에서 집대성한 판소리 여섯마당의 다양한 사설본, 선생의 문화 예술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서화와 고문서, 연못과 정자에서 시우들과 어울려 풍류를 즐기며 썼던 각종 시와 간찰, 족보·행록·호적단자·교지·절목 등 고문서, 각종 생활유품 등 민속자료들이 체계적으로 도판 해설되었다.동리 신재효는 판소리 여섯마당 집성자, 이론가, 후원가, 지도자로 추앙되고 있으며, 국내 존경받는 지식인 100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신재효는 천석꾼이었으나, 스스로 검소하고 담박한 것을 받드니, 고아하고 소박함이 마치 시골 노인과 같았다. 일찍이 여러 광대들을 불러 모아 문자를 가르치고 비속하고 조야함이 심한 것을 고쳐서 그들에게 때때로 익히게 하니, 이에 원근의 배우고자 하는 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동리정사는 신재효를 중심으로 숙식을 같이하며 자연스럽게 판소리를 교육·수련·공연·평가했던 판소리학교였다. 개인의 생가를 넘어서서 공적인 의미를 갖는 ‘한국 판소리 공연과 교육의 산실’로서 문화공동체 역할을 수행했다.군 관계자는 “이와 같은 동리 신재효의 판소리 활동과 문화적 업적은 각종 연구논문과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소개됐으나, 이번에 동리 신재효 유품 도록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 출간했다.”며 “이번 도록이 신재효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성규
  • 2014.03.14 23:02

[전문가 제언] 전북, ICA 한국총회를 준비하자

2011년 10월 스페인에서는 아주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세계기록문화에 관한 세계기록관리협의회(ICA, International Congress on Archi ves) 가 톨레도에서 개최되었는데, 바로 이 총회에서 2016년에 열리게 될 제18차 총회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되었다. 본선에 오른 최종 경쟁자는 현존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과 외규장각 도서를 가져간 프랑스였으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조직인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Internatio nal Council on Archives)는 1950년 발족되었고, 전 세계 195개 국가에서 1,500여 회원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기록관리 분야 최대 국제기구이다. 세계기록관리총회는 올림픽과 같이 매 4년마다 열리며, 기록관리 관련 국가기관은 물론 전문 학회·협회, 단체 및 개인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2016년 9월 중 1주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총회를 통해 조선왕조실록, 직지심경, 훈민정음 등 한국의 우수한 기록문화 전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전자기록관리 등 IT 분야의 강점을 집중 부각한다면 유관산업의 육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회행사에는 195개국 3,000여명에 달하는 기록 관련 인사의 참석으로 숙박, 음식업, 관광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읍에서 지킨 조선왕조실록‘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는 말처럼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는 일은 사건 생산과도 맞먹는 작업이며 후세에 남겨야 하는 책무가 있는 만큼 중요하다. 기록을 보존하는 일 또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우리 고장 정읍에는 역사 기록물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던 선조들의 유명한 기록 관리의 역사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소멸될 뻔한 위기에 처한 〈조선왕조실록〉을 몸소 지켜낸 선비들의 이야기는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는 정신적 자산이 되었다. 그간 정읍은 칠보출신의 안의와 손홍록이 중심이 된 ‘조선왕조실록지키기’의 역사는 기념관건립 등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행사나 문화기념사업에 관한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역사 드라마의 소재로 충분할 만큼 다이나믹한 그들의 행보는 내장산의 단풍에 가려 아직도 조용하기만 하다. 어느 여행전문가는 전북지역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 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역사는 바로 “민초들이 자진해서 당시 가장 중요한 역사책인 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역사”라고 주장했었다. 필자도 여기에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전북인의 상징’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왜냐하면 제 몸 하나 간수하기도 어려운 전쟁 중에 정읍의 선조들만큼은 후손들을 위해 기록을 지키려했고 이런 역사는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대 이전의 세계사 속에서의 기록은 그 시대 지배층의 역사로 인식될 뿐이었지,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할 소중한 가치로 인식되지 않았다. 더욱이 민초들이 자진해서 벌인 사료 보호 활동은 세계기록관리의 역사를 훑어봐도 찾아보기 힘든 예일 것이다. 그럼 이러한 소중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의 후손으로서 할 일은 그 가치에 어울리는 기념을 찾아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전주사고~내장산~묘향산‘기록관리인의 길’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역사적 사실을 기리는 행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의 규모나 초청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선조들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는 경건한 예를 갖추고, 당시 선조들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면서 걷는 답사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 선조들이 걸었을 그 길, 애국애족의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르고 내렸을 등성이들을 따라 걷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은 전주 사고에서 출발하여 정읍 내장산 그리고 아산, 황해도 해주 그리고 강화도와 평안도 영변 묘향산 보현사에 이르게 된다. 즉 당시의 안의와 손홍록의 길을 답사코스로 개발하여 학생들과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걷는다면 ‘조선왕조실록로드’가 되는 것이다. 물론 북한지역의 답사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의 역사문화의식 함양’을 취지로 북한의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할 북한지역의 답사를 요청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이슈가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의외의 대북협력의 성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코스를 2016년 세계기록관리총회의 주요한 행사의 하나로 건의해서 ‘기록관리인의 길’이라 명명, ‘소중한 역사를 지킬 줄 아는 한국인의 정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소중한 역사를 기리는 상을 만들어야 한다. 기록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학자나, 기록관리 수준을 증진시킨 전문가에게 주는 가장 명예로운 상으로 ‘안의 손홍록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문맹률을 줄이는 데에 노력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유네스코의 세종대왕상처럼 기록관리에 관한 최고의 상을 수여하자는 것이다. 이는 2016년 이전이라도 정읍에서 시작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회 때는 수상타이틀이 바뀌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한옥마을이다. 하지만 최근 상업화되어 전통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지적이 많다. 갈수록 전북을 대표할만한 콘텐츠의 개발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렇다. 한옥마을이 단순히 한옥과 전통의 지역이 아니라 바로 세계적인 기록문화의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정읍에서 신선한 새 싹을 틔워 보내주자. △정읍-전주-전북도 사업단 꾸려야지금부터 준비하면 올해는 한옥마을의 전주사고를 시작으로 6월 22일 정읍 내장산에 조선왕조실록이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작은 답사행사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사람들, 전북인’을 상징하는 행사를 정읍에서 전주와 함께 치른다면 가장 한국적인 지역 전북을 상징하는, 가장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기념행사는 바로 2016년 세계기록관리총회에 정읍의 스토리가 반영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러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업의 추진주체이다. 정읍시는 완판본의 고장 전주시 그리고 도와 협력하여 또 하나의 한류인 한국의 기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특별한 사업단을 빨리 꾸려야 할 것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4.03.13 23:02

전북대 박물관 복합문화공간 확대

전북대 박물관이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임을 넓힌다. 올해 전시, 연구, 문화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공간 활용도와 지역민과의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전북대 박물관은 오는 21일‘제주 그리고 봄’특별 사진전을 필두로 도내 문학 잡지, 종교 관련 유물 전시를 이어간다고 11일 밝혔다. 타 지역과의 연계 및 교류를 위해 제주관광공사와 공동주최로 21일 박물관 1층에서 제주도의 자연과 섬 문화를 담은 사진전을 연다. 모두 5개 주제로 나눠 제주의 산·바다·길의 사계절, 오름과 주변의 범섬·비양도 등의 풍광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사진작가 오희삼이 렌즈에 담은 꽃의 향연을 통해 봄의 기운을 전한다. 이어 다음 달에는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소장품으로 구성한 전시가 열린다. 잡지 ‘전북문학’과 표지 사진, 삽화 등을 선보여 도내 문학사를 한눈에 보고 인문학의 향수를 추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5월에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맞춰 성서 및 성물 특별전으로 이스라엘의 토기와 주화 등 6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한글날 기념 한글 생활사 자료 전시회와 기증·기탁 유물 전시가 계획됐다. 다음 달과 10월에는 박물관 앞마당에서 예술대학 재학생의 기량을 뽑내는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13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무료 영화 상영도 진행한다.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길 위의 인문학’사업을 실시한다. 지난해에 이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문학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옛 책, 우리 문화를 품다’라는 주제로 박물관이 소장한 고문서와 교과과정을 연계해 지역 출판문화와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살피는 과정이다. 올해 신설한 ‘나는 박물관 큐레이터다’는 박물관의 기능과 역할을 배우고 유물 감상법 및 전시 기법, 모의 전시 체험 및 모형 제작 등으로 이뤄진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12 23:02

3. 세상에, ‘젖꼭지탕’이라굽쇼? - '왕족탕'은 어디서 왔고 '우두탕'은 또 무엇인가

전통 음식 중 하나인 탕(湯)은 오래 끓여서 진하게 우려낸 국을 가리킨다. 탕의 종류는 주로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에 이른다. 생선으로 끓이는 탕만 해도 아구탕, 조기탕, 내장탕, 우럭탕 등이 있다. 메기탕이나 빠가탕은 민물고기를 쓴다. 옛날에 임금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 드셨다는 용봉탕(龍鳳湯)은 본디 잉어와 닭을 함께 넣어 끓였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잉어 대신 자라를 쓰기도 한단다. 뱀탕과 만세탕은 포획 자체가 법으로 금지된 파충류가 주된 식재료이므로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기로 한다. 돼지고기로 끓이는 것으로는 순대국밥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경상도 지역의 돼지국밥도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탕 중의 으뜸은 갈비탕, 꼬리곰탕, 우족탕, 설렁탕, 도가니탕, 곰탕, 소머리국밥 등과 같이 소의 고기나 뼈를 넣고 끓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식당 입구를 들어서다 보니 그런 탕 이름이 위아래로 가지런히 적힌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저절로 걸음이 멈춰졌다. 가운데 적힌 세 가지 탕 때문이었다. 꼬리탕은 꼬리곰탕으로 금방 연결이 되었다. 왕족탕도 생소하긴 했지만 족을 보니 그게 우족탕임을 알 것 같았다. 잠깐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 옛날 왕족(王族)이 자기네들끼리만 모여서 먹던 탕인가, 아니면 왕족(王足)으로 끓인 탕인가? 그 아래 적힌 우두탕에서는 고개가 저절로 갸웃거려졌다. 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그 우두(牛頭)가 소머리를 가리키는 말임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그게 여인네들 젖꼭지를 이르는 한자말 유두(乳頭)로 보였던 것이다. 유두탕, 젖꼭지탕.식당 안으로 들어서면서 카운터에 서 있는, 얼굴이 동그랗고 앞이마가 훤한 60세 전후의 주인 남자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저 우두탕이라는 게 혹시 소머리국밥 아닌가요? 그랬더니 그 남자, 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거, 사람들이 자꾸 소머리국밥이라고들 하는데, 그건 어디 촌구석 장터에서나 쓰던 말이라서 내가 바꿨죠. 도대체 소머리국밥이 뭡니까? 품격 떨어지게.내 식당이니 내 맘대로 이름 좀 바꿨기로서니 당신이 나서서 무슨 상관이냐는 투의 대답에 묻는 쪽에서 오히려 머쓱해지고 말았다. 그 우두탕인지 유두탕인지를 한 그릇 맛나게 먹고 이빨을 쑤시면서 식당을 나오다가 메뉴판 앞에서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다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쓰고 불러 온 꼬리곰탕, 우족탕, 소머리국밥을 두고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름을 적어 붙여서 사람을 헛갈리게 만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두탕이라고 이름을 바꾸면 주인 말대로 식당의 품격이 정말로 높아지기는 하는 걸까.언어, 특히 어떤 대상의 명칭은 본디 역사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붙은 말은 그대로 잘 어루만져서 쓰면 그만인 것 아닌가. 그게 옳은 거 아닌가. 그걸 굳이 이런 식으로 바꿔야 했는가. 다른 건 몰라도 우두탕 만큼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메뉴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슬그머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었다. 이 식당 주인은 분명히 뛰어난 언어적 리듬감과 시각적 센스를 갖춘 사람이겠다. 메뉴판도 세 글자씩 꼭 맞추어서 제작하고 싶었던 거겠다. 소머리국밥이 눈에 제일 거슬렸겠지, 다섯 글자나 되니까. 그 흔한 도가니탕이 메뉴에 없는 것만 봐도 틀림없겠다. 아니다. 진짜 이유는 딴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까 그 주인이 강조했던 것처럼 이 식당만의 독창적이고 품격 있는 음식문화를 창달하고 싶었던 거겠다. 그러니 소머리국밥이라는 이름이 사람들 입에 아무리 친숙한 말이어도 그걸 무시하고 우두탕을 고집하는 거겠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다 보니 맨 위에 적힌 갈비탕이 눈에 확 들어왔다. 동시에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식당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아까 그 주인한테 그 말을 전해주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요, 기왕 고치기로 한 거, 이참에 갈비탕도 이름을 좀 품격 있게 바꾸면 어떨까요? 가령 늑골탕 같은 식으루다가요. 그냥 이빨이나 열심히 쑤시기로 했다. 우석대 교수*글의 내용 중 식당 주인과의 대화 부분은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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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2 23:02

연극·미술계, 신진 예술가 '후려치기'

전주시내 A극단은 지역 연극계에서 착취의 대명사다. 공연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자 신입 단원이 2년 남짓이면 탈퇴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1년 반 가량 A극단에 있었던 B씨는 첫 3달 동안 당초 약속했던 금액의 반절을 받았다며 이후에는 달마다 차등적으로 10만 원씩 상승분을 받아 최고 80만 원까지 올랐지만 공연 비수기에 고통 분담을 이유로 다시 첫 달 받았던 금액보다도 적은 금액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과거 A극단에 있었던 C씨는 개인 통장을 극단에서 관리하는 만큼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극단은 연간 여러 지원사업을 수행하지만 정작 단원에게는 동정심으로 호소하며 일당 수준의 돈을 지급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표면적으로 활발한 운영을 하는 모습에 신진 예술가들이 몰려 악순환이 끊이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술계에서는 벽화작업을 착취 행태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미술전공자 D씨는 지난해 여름 전주에서 수행한 벽화작업의 경우 알선자에게 예산 규모를 300만 원으로 듣고 시작했는데 일을 마치고 나니 실제 지급한 비용은 130만 원이었다고 말했다.한옥마을 인근 벽화마을 조성에 참여했던 E씨는 벽화작업은 위험 부담이 많고 시안 작업만 2주가 걸린다면서 당시 일한 대가로는 통상 일당으로 250만 원을 책정해야 하지만 결국 돌아온 돈은 100만 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작업의 상당수는 지역 선후배가 하청의 하청의 관계로 얽히면서 계약서 없이 일을 진행해 악화되곤 한다고 덧붙였다.신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후려치기가 물의를 빚으면서 이를 근절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사회에서 인맥을 이용해 열악한 예술활동을 강요하는 관행이 악순환으로 작용, 예술인의 복지는 물론 지역 예술계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문화예술의 토대를 형성하는 인적 자원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신진 예술가의 창작력을 뒷받침하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 등의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제 수행자에게 적절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아 인력 유출에 따른 문화예술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술전공자 F씨는 일을 마무리하고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면 행정이나 일을 맡긴 선배들이 지급을 미루거나 협박하곤 한다며 후배가 선배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일 자체가 금기시되면서 역시 우리도 후배들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쓰려는 구조가 굳어지는 만큼 이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한국연극협회 전주시지부 회원인 G씨는 어느 극단이 문제가 있는지 대부분 알지만 실상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극단을 나오는 후배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공연단체인 예술공장의 박영준 씨는 같은 팀원이면 똑같이 받으며 그만큼 노력하도록 만들기 위해 n(엔)분의 1을 기치로 내걸었다며 청년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지속적인 예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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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14.03.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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