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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막' 아시아태평양지부 부의장에 '재미' 이진행 연구소장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소장 이재욱)의 미디어 연구소장 이진행씨(33)가 세계공동체라디오방송연합 아막(AMARC) 아시아태평양지부 부의장에 선출됐다. 아막은 전세계 110개국 3000여 명의 회원들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 라디오 국제 연대체이다."지난해까지 일본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이번에는 한국이 했으면 한다는 여론이 있었어요. 재미가 각종 연구 사업을 하면서 라디오를 맡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주신 것 같습니다."아막에는 각 대륙별 지역 지부가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부에 소속돼 있다. 그는 앞으로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지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하면서, 동아시아 지역 공동체 라디오의 활동 반경을 어떻게 넓힐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현재 한국에는 7곳의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이 존재한다. 그는 "전국 각 지역에서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니 FM과 인터넷 라디오, 오프라인 라디오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공동체 라디오 방송은 노무현 정부 때 법안이 통과 돼 사업이 시작됐지만, 별다른 지원도 없고 새로운 방송이 열릴 수 있는 허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라디오 협의회나 한국 공동체 라디오 협회에 정책 제안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03 23:02

"日 관광객 전주방문 '맛'때문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2009 방한 관광 시장 분석을 내놓았다. 일본인 관광객은 645만명(2007), 689만명(2008), 782만명(2009)으로 매년 그 숫자가 늘고 있는 데다 국내 외래 관광객 점유율 중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 일본인 관광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 박인주 본보 문화센터장(43)은 예원예술대 석사 논문'IPA 분석을 통한 일본 관광객 유치 전략 연구'를 통해 전북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IPA(Importance-Performance Analysis)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다."지자체마다 문화관광을 중요시 여긴다고 하지만, 이를 계량적으로 분석해낸 자료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전북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려면, 아무래도 체계적인 전략과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논문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 중 기혼 여성(주부·은퇴자)이 많았으며,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널리 분포됐다. 그는 "전북은 첫번째 방문이 많았고, 아이러니하게도 방문 횟수가 높아질수록 이곳을 찾는 빈도는 더 낮아졌다"고 제시했다. 또한 서비스 중요도와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관광객들은 쇼핑과 체험, 공연·전시의 중요성은 높았던 반면 대중교통·음식점·숙박시설은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했다."놀랍게도 전주를 찾는 우선 순위가 음식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서울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어요. 전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는 게 이유였죠."그는 관광객들이 엔화 강세에 따라 도내 다양한 문화 상품에 대한 가격 만족도는 높았던 반면 일본인 종사원과 안내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고 밝혔다. 일본어 안내와 문화시설의 일본어 교육이 절실하다는 걸 알려주는 대목이다."일본인 관광객 유인 최우선 전략에 쇼핑과 전시에 중심에 둬야 합니다. 다양한 체험도 필요하구요. 숙박시설과 대중 교통도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03 23:02

시골 마을에 부는 '영화 열풍'

인구 3만여 명도 안 되는 장수군에 3D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 생겼다.군은 지난해 지역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6억을 확보, 공연장 한누리전당 일부를 보수해 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 전주, 남원 등으로 나들이를 나서야 했던 군민들은 '한누리 시네마'의 개관에 박수를 쳤다. 영화관(300㎡)은 2개관(일반관 36석·3D관 54석)에 대형 스크린, 고급 의자, 첨단 음향 시스템, 3D 상영장비를 갖췄다.시골 극장이라고 해도 도시 극장에 뒤지지 않는 엄선된 영화가 상영된다. 지난해 11월 첫 상영작 '스카이라인','이층의 악당'만 하더라도 관람객은 200여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전주·남원에서도 원정팬까지 생겨났다. '해리포터', '걸리버 여행기','조선 명탐정' 등 평균 500여 명이 관람했으며,'조선 명탐정'의 경우 관람객 800여 명까지 기록됐다.상대적으로 저렴한 관람료도 관람객 몰이를 돕고 있다. 일반 영화는 5000원, 3D 영화는 8000원에 불과하다. 군은 한누리 전당 전용 버스를 이용해 전체 8개면을 50%씩 나눠 순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관 일부 운영비도 부담하면서 운영은 주식회사 글로벌미디어테크에 맡기고 있다. 현재 개봉되고 있는 영화는 '라푼젤(3D)', '아이 엠 넘버 포','그대를 사랑합니다'.장재영 장수 군수는 "현재 전국 86개 군 지역에는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수용할 영화관이 없을 정도로 지역 내 민간 영화관 개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역의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자체가 투자비를 지원하고, 운영비는 관람객 수익으로 대신하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말했다.문의 063) 352-7050, hannuri.ccine.co.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02 23:02

[김병기의 서예·한문 이야기] ⑤추사 김정희의 글씨(2)

오늘은 추사의 작품 2점을 함께 보며 한문과 서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먼저 작품?'판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기로 한다. 이 작품은 추사가 작고하기 사흘 전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 유배 7년, 함경도 북청 유배 2년을 거친 후, 추사는 서울 남쪽 과천의 과지초당(瓜地草堂)에 머물며 시와 서예와 그림으로 만년을 보냈다. 이 때 추사는 유서 깊은 절인 봉은사를 왕래했는데, 때 마침 봉은사에서는 당시의 명승인 영기(永奇)스님(1820~1872)이 직접 베껴 쓴 화엄경을 인쇄할 목판을 완성하였고 그 목판을 보관할 집을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판전'이다. 이 판전은 1856년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에 완공되었고 완공에 맞춰 추사에게 현판을 청을 하였으니 추사는 작고하기 사흘 전인 1856년 10월 7일에 이 작품을 쓴 것이다. 이 작품은 추사의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명작이다. 졸박미(拙樸美:공교함의 극을 넘어 다시 서툰 듯 천진스런 경계에 든 아름다움)의 극치에 달하여 마치 어린 아이 같은 천진무구함이 넘치는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대해서는 역대 평자들의 칭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작품을 추사의 다른 작품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함께 봐야할 다른 작품이 바로 ?'畵法有長江萬里, 書勢如孤松一枝.'이다. '畵法有長江萬里'라는 말을 부연 설명하자면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는 만리나 되는 먼 거리를 흐르는 강물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한 화폭에 담거나 아니면 담은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구도와 원근법, 채색법, 명암법 등을 터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書勢如孤松一枝'는 '글씨의 기세는 마치 외로운 소나무 한 가지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바로 필획에 대한 요구이다. 서예 감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관점은 필획(한 글자를 이루는 각각의 획)과 결자(結字:각각의 필획이 모여 이루는 한 글자의 모양)와 장법(章法:각 글자가 모여 한 폭의 작품을 이룰 때의 구도 상의 어울림)인데 이들 3요소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필획이다. 필획이 제대로 살아있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서예가 될 수 없다. 필획이 살아있지 않은 결자와 장법은 무의미하다. 서예의 기세는 바로 필획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추사는 이 기세를 '소나무 한 가지'처럼 하라고 했다. 이는 바로 필획을 소나무 가지처럼 힘차고 질박하게 그으라는 의미이다. 이 '소나무 한 가지'라는 비유는 중국 남조(南朝) 양(梁)나람 사람 원앙(袁?)이 그의 저서《고금서평(古今書評)》에서 한나라 말기의 서예가인 최원(崔瑗)의 글씨를 평하여 처음으로 한 말이지만 추사는 그것을 원용하여 보다 더 절실한 비유로 활용하였다.자, 이제 다시 추사의 마지막 작품 '판전'을 유심히 살펴보도록 하자. 하나하나 필획들이 모두 기세 좋게 뻗어나간 조선 소나무의 질박한 가지와 닮지 않았는가? 추사는 그의 마지막 작품을 통해 그가 평소에 주장한 서예이론인 '書勢如孤松一枝' 즉 '글씨의 기세는 마치 외로운 소나무 한 가지와 같아야 한다.'는 말을 철저하게 실천한 것이다. 畵法有長江萬里 書勢如孤松一枝! 참으로 외워둠직한 한 구절이다. 특히, 예향 전북에 사는 사람이라면.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3.02 23:02

전북 문예진흥기금 '심사기피제' 도입해야

올해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 심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기금 신청 단체 대표나 대표의 가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심사의 공정성이 흐려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전북도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1 문예진흥기금 지원 사업'의 심의 결과에 따르면 기금 신청 단체 대표(심의위 당연직 심사위원)와 단체 대표의 가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업은 무용 2건, 미술 2건 등으로 지원 금액은 총 4400만원이다. 하지만 단체에 소속된 지부의 사업까지 감안하면 무용 5건, 미술 10건 등 총 6800만원을 차지했다.도내 한 문화예술인은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지 않겠느냐"며 "신청자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식구 사업을 100% 공정하게 심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전북도는 지난 2006년 TF팀을 따로 꾸려 전라북도 문화예술기금 지원사업 운영제도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TF팀은 심사위원 선정에 있어 당연직(공무원) 심의위원을 없애는 대신 현장 예술가와 다른 지역 전문가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용역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전북도는 4년이 넘도록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심사에서도 당연직 심사위원으로 부지사와 도의원이 포함됐다가, 바쁜 일정으로 이들이 참석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최 권 전북도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지역 사회가 좁다 보니,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로 심사위원 구성에 어려움이 많다"며 "다른 지역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방식은 연극 부문에 한해 실시됐으나, 심사비 부담과 지역 문화계 현실을 잘 모른다는 점 때문에 접게 됐다"고 설명했다.도내 문화예술계는 문예진흥기금 심사를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많이 나오는 만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권고하는 '심사 기피제'를 도입해 심사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사 기피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심의위원 본인과 관련된 사업을 심사하게 되는 경우 이를 포기하는 제도다.또다른 문화예술인은 "이같은 잡음이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북도가 제도적인 보완도 해야 하지만, 기금 신청과 관계된 심사위원들도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스스로 고사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02 23:02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탄탄한 대본에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까지 따라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같지만, 빠져서는 안 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소품과 의상, 특수효과 등을 통해 극에 사실감을 부여하는 드라마 제작팀이다.EBS TV '극한직업' 2∼3일 밤 10시40분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배경을 만들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드라마 제작팀의 세계를 소개한다.모든 드라마 촬영장에는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들이 있다.바로 극 중 무대를 꾸며야 하는 소품팀이다.이들은 드라마의 배경이 최대한 현실감을 줄 수 있도록 밥그릇 하나, 수저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것은 물론 시대극을 찍을 때는 당시에만 있었던 제품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촬영이 끝나면 소품팀은 다시 바빠진다. 모든 소품을 챙겨 수량과 상태를 확인해야만 하기 때문이다.배우들을 극 중 인물과 동화시키는 작업은 의상팀과 분장팀, 무술팀의 몫이다.분장팀은 20대 배우를 80대 노인으로 바꿔놓기도 하고, 선한 눈빛의 배우를 야비한 인상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시대에 맞는 옷을 걸친 배우가 분장까지 마치고 나면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완벽하게 극중 인물로 변신하게 되는 것.유난히 액션신이 많은 사극이나 첩보물의 경우 무술팀의 어깨가 무거워진다.무술팀은 주연 배우가 다치지 않고 액션신을 촬영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액션이 필요하거나 대역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직접 연기자로 나선다.운동과 무술로 단련된 이들이지만 촬영을 하다보면 다치는 일도 다반사다.SBS TV 수목드라마 '싸인'처럼 범죄 현장을 다루는 드라마의 경우 특수분장팀의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범죄 피해자부터 부검대 위에 놓인 시신까지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야 하는 까닭에 만들어야 할 대상에 대한 지식과 함께 풍부한 상상력도 필수다.이밖에 현장을 정리하고 연기자를 대기시키는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FD들, 단 한 컷의 연기를 위해 몇 시간이고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보조출연자들도 명품 드라마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이들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1.03.02 23:02

道,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625건 선정

전라북도가 '2011 문예진흥기금'의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전북에서는 총 12개 장르의 625개 사업에 총 18억8000만원이 단체 및 개인이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이하 전북연극협회)의 '제19회 전북 소극장 연극제(예술창작역량강화)'가 2500만원으로 전북 지역 최고액을 차지했다. 뒤이어 전북연극협회의 '제13회 중국 강소성 문화청 교환 공연(문화예술교류활동)', 한국공예문화협회의 '제12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생활문화예술활동)',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의 「전북문단」(63~65호) 발간(예술창작역량강화)' 등은 각각 2000만원을 받게 됐다.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이하 전북무용협회)의 '2011 젊은 안무자 창작춤판(예술창작역량강화)가 1600만원,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의 '2011 창작무용대공연 군산 팔경을 찾아서 - 애기바위의 전설(예술창작역량강화)'와 극단 황토의 '완주군 삼례읍 번안·재창작 공연 제작(예술창작역량강화)'이 1500만원,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의 '제31회 한국미협 전북도지회전(예술창작역랑강화)'이 1200만원을 받는다.전북조각회(제5회 새전북 인물 만들기 대회),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전북지회(도민을 찾아가는 문화예술 강좌), 전북무용협회(제6회 전국 전주 풍남춤 페스티벌), 익산 W갤러리(예술공간지원사업), 진안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정미소가 꾸려가는 농촌 문화 운동), 경원아트홀(예술공간지원사업), 우진문화재단(제21회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극단 사람세상(길 위에 서다) 등에는 1000만원씩 지원될 예정.전북도는 올해 특히 문예진흥기금 신청자의 자부담 비율을 총 사업비의 30%에서 20%로 낮춰 문화예술단체와 개인의 부담을 줄이고, 창작 활동에 더욱 매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심사위원은 소재호 정군수 윤이현 임명진 오 현 김동수(문학), 김두해 김선태 김동헌 탁영환 이문수 김완순 안시성 노방환 안봉주 조창환 서홍식 박태평 김연익(시각), 지성호 김재원 오정선 정중실 김선옥 김정숙 김무철 박명숙 강남진 김정수 조민철 황미연 신용문 장준철 김 연(공연), 김선태 이정덕 정낙성 홍현철 서정애(다원)씨가 참여했다. 문의 063)280-3312, 4844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01 23:02

[최명표의 전북 작고 문인을 찾아서] ④전북시단의 개척자 유엽(1)

유엽(柳葉·1902~1975)은 전주 출신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언론인이자 학자이며 승려였다. 그의 본명은 춘섭(春燮)이고, 호는 화봉(華峰)이다. 그는 전주 신흥학교를 졸업한 후에 일본 와세다 대학 문과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유학중이던 1921년 김우진, 최승일 등과 극예술협회를 조직하여 연극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해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을 순회하며 상연한 조명희 원작 「김영일의 사」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는 한국연극사의 초두를 장식한 인물이며, 동시에 전라북도 연극운동의 창시자인 셈이다. 그의 동생 유춘이 전라북도 연극 발전에 이바지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유엽이 한국문학사에 남긴 업적은 그뿐이 아니다. 그는 1923년 11월 한국 최초의 시전문지 「금성」을 발간하였다. 동인은 양주동과 손진태, 백기만 등이었다. 그는 발간에 소요되는 경비를 조달하고 편집하는 등 이 잡지를 주도하였다. 지금까지 한국 시사에서 양주동이 주재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다. 유엽은 이 잡지의 창간호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었고, 2호의 편집인이었다. 그는 3호의 편집을 마무리하고 출판사에 넘길 무렵 부친상을 당하여 양주동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전주로 내려왔다. 그 탓에 편집인으로 자신의 이름을 올린 양주동은 출판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버렸다. 졸지에 「금성」의 편집인이 바뀌고 발행마저 중지된 것이다. 이런 줄 모르고 3년상을 마치고 가산을 정리하여 상경한 유엽은 망연하였고, 그 뒤로 소설 창작에 나섰다. 창간 후에 「금성」의 발행인은 이익상의 일본인 부인이 맡았는데, 그것은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통과하기 위한 조치였다.한국문학사에서 유엽의 공적이 길이 기억되어야 할 세 번째 이유는 최초의 서사시 '소녀의 죽음'(「금성」, 1924. 1)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 동안 최초작으로 거론되었던 김동환의 「국경의 밤」(1925)보다 앞선 것이다. 요새 들어 김동환의 작품에 나타난 서사성의 부족을 지적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유엽의 작품이 학계에서 공인될 날이 멀지 않다.네 번째로 그가 문학계에 남긴 공은 후진의 양성이다. 일찍이 「금성」을 통해 김동환을 발굴한 유엽은 일제 말기 해인사에 머물면서 많은 시인과 소설가를 길렀다. 그의 문하에서 나온 대표적인 작가는 시인 허민, 소설가 최인욱 등이다. 그는 「문장」 등에 이들을 데뷔시키고 문단 활동을 주선해주었다. 이 무렵 해인사에서 연이어 신춘문예에 다수 입상한 것은 온전히 그의 덕분이다. 다섯 번째로 유엽은 고향의 후배 작가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신흥학교 후배 시인 김해강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낸 것을 비롯하여 시인 김창술의 작품을 「금성」에 실어주었다. 유엽은 한국의 근대시단을 개척한 선구자답게 전라북도의 시단을 형성하는 일에도 깊이 관여하였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3.01 23:02

[전북 문화, 젊은 스타일] ④발레리노 김명규

발레리노 김명규(23·유니버셜 발레단)는 몸으로 시(詩)를 쓴다. 키 178㎝, 몸무게 65㎏. 반복 훈련으로 근육만 남은 마른 몸이지만, 뼈 3000 마디를 모두 움직여 춤의 황홀함을 이야기한다. 3월 공연을 앞두고 있는 '돈키호테'에서는 집시 대장을 맡았다. 집시 대장은 거침 없이 온 몸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짐승남'(짐승처럼 거친 남자의 신조어). 지난해 국제 콩쿠르에서 '코리안 비스트'(Korean Beast·한국에서 온 짐승남)라는 애칭도 얻었다. 체공시간이 긴 높은 점프 덕분이다.독일 베를린 콩쿠르 그랑프리, 동아무용 콩쿠르 그랑프리, 이탈리아 로마 콩쿠르 금상,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 지난해 '김명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등 릴레이'는 매일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만 빼고 발레만을 위해 산 결과물이다."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니, 날고 기는 얘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베를린 콩쿠르에 앞서 대학 2학년 때 처음으로 나간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 콩쿠르에서는 예선 탈락했어요. 국제 무대 벽이 높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죠. 두고 봐라. 내가 다음엔 제대로 보여준다. 이런 오기가 생겼어요. 어렸을 때부터 지는 걸 정말 싫어했거든요."전주 출생으로 본래 '슛돌이'였던 그는 중학생 시절 유소년 축구 대표팀에 몸을 담았다. 하지만 일본 팀과의 경기에서 진 뒤 호되게 벌을 받는 장면을 본 어머니는 무용을 권유했다. 그 때 만난 첫 스승이 염광옥 정읍리틀발레단 단장이다."기본기가 없어 고생했는데, 정말 '엄마처럼' 지도해 주셨어요. 발레 시작한 지 일주일 밖에 안된 상태에서 전주예고 무용과 시험을 봤는데, 남자는 저밖에 없어 미달로 들어갔죠. 하늘의 뜻이었던 것도 같아요(웃음)."그도 처음엔 몸매가 드러나는 '쫄쫄이'를 입어야 하는 발레가 싫었다. 한국무용은 지루하고 느렸고, 현대무용은 난해했다. 하지만 전주예고 1학년 때 무용 콩쿠르 구경을 갔다 발레에 꽂혔다. 고교 시절 매일 발을 꺾고 다녔고, 심지어 장롱 속에 발을 넣은 채로 잤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진학 후 최고의 발레리노가 되겠다는 욕심은 더욱 커졌다. 모래 주머니를 양 발에 차고, 잘 때 다리를 '쫙' 벌리고 잤을 만큼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계속됐다.이같은 혹독한 훈련 외에도 끊임없는 다이어트는 몸을 만드는 동시에 마음을 조각해 나가는 일이다. 연습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목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피자·햄버거·치킨 가게를 그냥 지나치는 일은 고역이다."살이 정말 잘 찌거든요. 요즘엔 연습량이 워낙 많으니까 안찌긴 하지만…. 못 참을 것 같은 날은 일부러 가게들이 없는 어두운 길로 다닙니다.(웃음)"발레를 배운 지 7년 만에 이원국·김용걸·김현웅을 잇는 한국 발레리노의 기대주로 성장한 데에는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공도 컸다."교수님이 늘 저한테 해주시는 말씀이 있어요. '국립발레단 주역인 (김) 현웅이는 너보다 더 못했고, 더 늦게 했다고. 그러나 성장했다고.' 외국 것을 우리 몸에 가장 알맞게 만들어 한국 무용수들이 가진 신체적, 기능적 재량을 펼칠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정말 신 같아요, 신."그가 인내했던 시간, 앞으로 견뎌야 할 고통을 듣고 있노라면, 발레가 아름답고 신비한 것으로 비춰지는 건 대단한 착각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발레가 주는 황홀함, 꿈에 대한 열정을 쉴새 없이 이야기했다."학교 다닐 때는 콩쿠르 입상이 전부였어요. 하지만 발레단에 오니까 더 복잡한 고민을 하게 돼요. 예술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어떻게 하면 관객을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발레를 더 알릴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요."지난해 국제 콩쿠르 수상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미국 워싱턴발레단 , 캐나다 벤쿠버 발레단 등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은 그는 당분간 국내 발레단에서 기본기와 경험을 더 쌓고 싶다고 했다. 한국 발레가 세계 최고로 인정 받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아쉽게도 국내는 발레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열악합니다. 더 많은 발레단이 만들어져서 누구나 발레를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직업 발레리노가 돼도 봉급은 많지 않아요. 결국 더 나은 춤을 추게 되는 것은 관객의 박수죠. 계속 춤을 추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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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1.02.28 23:02

젊은 춤꾼들의 '우아한 몸짓' 기대하세요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2011 우리춤 작가전 - 젊은 춤판'과 '2011 우리춤 작가전 - 신인 춤판'의 주인공을 발표했다.'2011 우리춤 작가전 - 젊은 춤판'은 김새별 신진아 임유진(한국무용) 설륜성 윤지애(현대무용) 박소영(발레)씨가 선정됐다.김새별(남원시립국악단 상임 단원)씨는 남성적인 여성 무용수와 여성적인 남성 무용수의 만남과 사랑·재회를, 신진아씨(널마루무용단 단원)는 미완성인 인생을 살아가는 군상의 모습을, 임유진씨(통예술단 '혼' 단무장)는 첫사랑의 순수한 기억을 무대에 내놓는다. 설륜성씨(전북대 강사)는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윤지애씨(현대무용단 사포 단원)는 기다림의 지혜를 배우는 자아를 표현한다.박소영씨(전북대 체육학과 박사과정)씨는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에 쉽게 순응해 버리는 모순적인 모습을 담는다. 6명의 젊은 춤꾼들은 10월과 12월 3명씩 나눠 공연을 갖는다.'2011 우리춤 작가전 - 신인 춤판'에는 한국무용 김민경(31·우석대 졸업)씨, 현대무용 서혜연(27·전북대 졸업) 문지수(24·원광대 졸업), 발레 강요요(25·우석대 졸업)씨가 초청됐다.5월 29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이들의 무대를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가장 젊은 춤의 유형을 만나보게 된다.우진문화공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젊은 춤꾼들의 무대를 마련해왔다. 2005년부터 '우리춤 작가전'을 부활, 1990년대 춤 공간으로서 우진문화공간의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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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1.02.28 23:02

[김용택의 거리에서] 시인 박정만 추모의 밤

"1987년 6월과 8월 사이에 나는 500병 정도의 술을 쳐 죽였다. 그 속에는 꺼져 가는 불티처럼 겨우 명맥만 붙어 있는 나의 목숨도 묻어 있음에 틀림없었다….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 생각들이 한꺼번에 난마(亂麻)처럼 얼크러져서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밀려왔다가 밀려나갔다…. 그리하여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에 따라 머릿속에서 들끓는 시어의 화젓가락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한 편을 쓰고 나면 또 한 편의 시가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1987년 8월 20일 경부터 9월 10일까지 사이에 나는 물경 300편 가까운 시를 얻었다."위 글을 박정만 시인의 글을 옮겨 온 것이다. 박정만 시인은 정읍 산외면 상두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이었다고 한다. 세상과 적응 하지 못한 시인들이 많았다. 천산병도 그랬고, 박봉우도 그랬다. 김남주도 그랬고, 이광웅도 박영근도 그랬다. 그들이 살기에 세상은 너무나 살벌하고 적대적이고 투쟁적이고 너무 '자본주의 적'이다. 자유로운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그들은 시를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유마저 박탈당했던 시대가 있었다. '한수산 필화 사건'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80년대 작가 한수산은 소설 한 대목 때문에 남산에 끌려간다. 요즘 누구를 만나느냐는 고문을 이기지 못해 그냥 박정만 시인을 만난다고 했다. 한수산과 박정만은 그리 친분이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박정만은 그렇게 하여 정말로 억울하게 남산에 끌려 가 고문당했다. 고문 후유증에서 잠시 벗어난 시인은 어느 날 그렇게 시가 찾아와 300여 편의 시를 썼다.박정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난 2월26일 전주 경기전 부근 한 막걸리 집에서 그를 추모하는 조촐한 밤을 가졌다. 그와 친분이 있었던 분들이 모여 그를 추모했다. 시인의 추모다운 소박하고 정답고 따사로운 밤이었다. 이 강산에 봄이 오고 있다. 이 시대에 시가 어디에 소용이 되는지 모르겠다. 시인! 참 쓸쓸하나, 그러나 시인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봄밤을 뒤척이며 시를 쓰고 있다는 것은 세상 어딘가에 인간(?)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이 매몰찬 시대에 시인을 추모하는 밤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아직 눈물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김용택(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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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8 23:02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30)김제 요촌동 '신당동 옛날 떡볶이'

서울 신당동 떡볶이 원조는 마복림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 마 할머니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무렵 동네 중국 음식점 개업식에서 자장에 떨어뜨린 떡을 먹고서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소스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차별화된 맛과 저렴한 가격은 궁핍했던 그 시절 정서와 딱 맞아 떨어졌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가게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개천이 흐르던 다리 위 연탄 화덕에서 시작한 마 할머니 떡볶이는 급기야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만들어냈다.김제시 요촌동 '신당동 옛날 떡볶이' 소스는 까만색이 아니다. 고추장과 춘장 비율이 15:1로 알려진 신당동 떡볶이와 달리 춘장이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춘장이 들어간 신당동 떡볶이가 고소하고 달다면, 요촌동식(?) 떡볶이는 얼큰하고 달지 않다.주인장이 손수 구입한 우리 쌀 100%로 만든 가래떡이 주 재료이며, 화학 조미료와 설탕은 일절 쓰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심심하다' 혹은 '개운하다'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식사 시간이면 가게 밖까지 줄 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모듬 떡볶이 1인분이 3000원, 라면·오뎅(어묵)·계란·당면·수제비·쫄면 등 사리는 1000원씩이다. 손님 중 십중팔구는 사람 수에 관계없이 모듬 떡볶이 1인분에 다양하게 사리를 추가해서 먹는다.아주 매운 걸 원한다면 조정도 가능하며, 남은 국물에 김가루 뿌린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 행여나 '무슨 사리를 넣을까' 따위의 고민은 필요 없을 듯하다. 주인장 정영순 씨(59·여)가 친절하고, 신속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본의 아니게 전주·익산·군산 지역에 편중되었다고 자평하는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는 이번 3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동쪽으로 전주와 완주, 북쪽으로는 익산과 군산에 끼어 어정쩡한(?) 신세를 면치 못하는 김제의 맛집 두 곳을 연달아 소개하며, 그 아쉬움을 달래 봤다.다음주부터는 '김병대의 식탐일기(웰컴 투 복마전)'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맛에 대한 더욱 풍성하고 솔직한 내용으로 지면을 채울 것이다.▲ 메뉴: 모듬 떡볶이 1인분 3000원, 각종 사리(라면·계란·오뎅·당면·수제비·쫄면) 1000원, 공깃밥 1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명절 연휴 쉼)▲ 김제시 요촌동 184-25 (김제 중앙초등학교 사거리 부근)▲ 전화: 063-544-7973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2.25 23:02

[김병기의 서예·한문 이야기] ④추사 김정희의 글씨(1)

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두부, 오이, 생강, 나물 등 푸성귀라도 풍족하게 삶아 놓고우리 부부와 아들딸과 손자 손녀들이 함께 모여 앉으면........烹:삶을 팽/ 豆:콩 두/ 腐:썩을 부/ 瓜:외 과/ 薑:생강 강/ 菜:나물 채/ 會:모일 회/ 妻:아내 처/ 兒:아이 아/ 孫:손자 손이처럼 한 쌍의 대구(對句)를 쓴 작품을 '대련(對聯)'이라고 한다. 본문의 양편에 쓴 작은 글씨를 일러 '협서(脅書)'라고 한다. 큰 글씨로 쓴 본문을 척추로 보고 양편의 작은 글씨는 척추의 양 편에 자리한 갈비뼈로 보아 '갈비뼈 협(脅)'자를 사용하여 협서라고 한 것이다. 협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것은 촌사람이 누릴 수 있는 첫 번째 즐거움이자 최고의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말(斗)만한 황금도장을 찬 고위 관직자로서 사방 1장(丈) 넓이의 밥상머리에서 식사 시중을 드는 첩이 수백 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능히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농(古農)을 위하여 쓰다. 과천에 사는 71세의 노인이.(此爲村夫子第一樂上樂. 雖腰間斗大黃金印, 食前方丈侍妾數百, 能享有此味者幾人. 爲 古農書. 七十一果.)"추사는 1856년(철종 7년 병진) 71세 되던 해 10월 10일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 작품에는 71세 때 추사의 만년 거주지인 과천에서 썼다는 관기(款記:낙관한 기록)가 있으니 이 작품은 작고하던 해에 쓴 최 만년작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협서의 내용을 통해서 볼 때 만년의 추사는 득도(得道)의 경지에 들었던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욕심을 버리고 그저 두부, 오이, 생강나물 등 푸성귀라도 풍족하게 삶아 놓고 우리 부부와 아들딸과 손자 손녀들이 함께 모여 앉으면, 그것이 바로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고 한 추사의 말이 가슴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제주도 귀양생활 7년과 함경도 북청에서 보낸 1년의 귀양살이가 추사를 그렇게 득도의 경지에 이르게 했을 것이다.이 작품은 획과 결구와 장법 모두 공교의 극을 넘어 다시 천진한 자연으로 돌아간 상태를 보이고 있다. 깨부수듯이 운용한 거친 파필(破筆)과 자유로운 결구로 쓴 글씨이지만 그 안에 예서(隸書)의 법이 다 들어 있다. 크게 쓴 본문 글씨와 작은 글씨의 협서도 매우 잘 어울린다. 게다가 협서를 "大烹豆腐瓜薑菜"라고 쓴 폭에다 다 몰아 쓰고 "高會夫妻兒女孫"구를 쓴 폭에는 삐뚤빼뚤하면서도 깔끔하게 '七十一果'라고 관기만 쓴 예술적 감각 또한 대단하다. '七十一果'의 '果'란 '과천 사람'이 주된 뜻이지만 '果'에는 '성과(成果)', '과실(果實)'이라는 뜻도 있으니 '七十一果'는 '71년을 살면서 나름대로 71년 어치의 성과를 이룬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과일로 치자면 71년 동안을 익어온 사람'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추사의 재치가 돋보이는 관기이다. 협서의 마지막에 '고농을 위하여 썼다'는 뜻의 '爲○古農'은 古農 앞에 한 칸을 비웠는데 이는 고농이라는 사람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고농이 정히 누구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이 작품은 글 내용도 좋고 글씨도 빼어난 명작이다. 이 작품을 감상한 오늘은 우리도 재물욕, 명예욕, 향락욕 등을 다 벗어버리고 푸성귀라도 풍성하게 차린 밥상 앞에 가족 모두 맑은 문화의식을 가지고 모여 앉아 보면 어떨까? 높은 문화는 담백한 곳에서 자란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2.23 23:02

미리보는 '2011 전주대사습'…홍성덕 이사장에게 듣는다

전국 최고의 국악 명인·명창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올해 새롭게 변신한다.홍성덕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65)은 22일 "대회 기간에 '전주 국악의 해'를 선포하고, 전주 덕진예술회관이 아닌 전주 한옥마을에서 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대사습 장원 출신인 명창들의 입체창과 풍물, 가야금병창 등이 어우러지는 전야제도 올해 전주 MBC의 생방송으로 중계된다"고 밝혔다.'전주 국악의 해'는 대사습놀이를 매개로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그가 2006년 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때에도 시도된 바 있다. 그는 "대사습놀이가 전주 단오제와 함께 열리면서, 대사습만의 독자성이 없어졌다"며 "국악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사습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전영술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사무국장이 별세한 뒤 2개월 넘게 사무국장 자리가 공석이다. 대사습대회가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사무국장을 빨리 채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켰던 분이 떠난 뒤 마음이 헛헛해 적임자를 못찾고 있다"며 "젊고 역량있는 사람을 뽑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다시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또한 지난해 일본 동경에서 열린 '전주대사습놀이 일본대회'가 준비 과정이 미흡해 참여자들이 적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과 관련해 이번에는 홍보를 강화해 내실있게 꾸려보겠다고 했다. 이어 11월에는 호주 스테이트 씨어터에서 판소리 장원들과 함께 공연'춘향이'를 올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세계로 널리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2.23 23:02

'창극연출의 역사적 전개…' 논물 발표한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

"창극과 연극은 비슷한 구석이 참 많습니다. 창극은 토종 뮤지컬, 한국형 오페라나 마찬가지죠. 창극의 바탕인 판소리의 작품성은 셰익스피어의 명작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창극만큼 음악성 자체로 승부하는 분야가 없어요."류경호 전북연극협회 회장(49)이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논문으로 쓴 '창극 연출의 역사적 전개와 유형에 관한 연구'는 궁극적으로 연극 인생과 맞닿아 있다. 그도 처음에는 "나도 한국 사람이니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오페라 접근하듯 창극 연출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가 맞닥뜨린 것은 전혀 새로운 공연 미학이었다."연극판에서 뒹굴다 보니, 한계에 부딪쳤어요. (판)소리에 대한 이해가 낮았고, 문학적 소양도 부족하다고 느꼈고…. 하지만 창극이야 말로 우리의 말과 어감에 잘 맞는 장르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특히 배우의 기량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화 될 수 있어 그만큼 연출의 폭이 넓습니다."그는 이 논문을 통해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창극 연출의 유형을 정리해 새로운 창극 연출 방법과 원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창극 연출가들은 그간 신파극이나 사실주의 신극에 의거한 연출 기법을 여과 없이 사용하고, 서구 무대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습니다. 아직도 오페라나 뮤지컬, 전통 가무악극 사이에서 창극의 정체성이 무엇이고,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못찾고 있죠."그가 시대별로 정리한 창극 연출은 판소리 명창 주도형, 신극 지향 연극인 주도형, 판소리 지향 연극인 주도형, 음악극 전문가 주도형이다. 그는 "신극 지향 연극인 주도형 연출은 대사가 많고 소리가 적었던 창극에 대한 반성으로 음악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연출의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며 "하지만 오락적 기능과 흥미만을 추구한 연출은 결국 창극을 쇠락하게 만들었다"고 했다.그는 음악극 전문가 주도형 연출은 최근의 경향이기는 하지만 우리 고유의 음악극 형식을 정립하려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작곡가의 역할 부각, 서양 악기의 혼용, 상징적 무대의 활용 등을 접목시켰으나 역사적 사건이나 설화 소설 등에서만 작품 소재를 찾으면서 현대인의 감각을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도 했다.그는 창극이 안고 있는 문제점 가운데 동시대적 주제의 발굴과 작품 소재의 다양화, 전통극의 개방성을 도입한 무대 개념의 정리, 반주음악과 소리의 균형·조화 등을 지적하면서 창극이 전환기적 실험에 머물지 않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창극 연출은 이제 우리의 전통을 좀 더 쉽게 만나고 전통과 함께 숨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악보·소리·대사 등을 기록하고 분류하는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죠. '제 3의 연출 방법'에 대한 논의가 또다른 연구를 통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2.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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