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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의 서예·한문 이야기] ⑩해서의 백미-창암 이삼만 선생의 글씨(2)

해서(楷書)의 백미(白眉)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 선생의 글씨(2)群鴻戱海, 雲鶴(鵠)遊天뭇 기러기들이 바다 위에서 노닐듯, 구름 같은 학이 하늘에서 놀듯.群:무리 군/ 鴻:기러기 홍/ 戱:희롱할 희, 놀 희/ 海:바다 해/ 雲:구름 운/ 鶴학 학/ 鵠:고니 곡/ 遊:놀 유/전북이 낳은 명필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 선생의 글씨이다. 앞서 본 연재 3회에서 말했듯이 창암 이삼만 선생은 중국의 서예와 다른 우리 고유의 민족 미감이 담긴 조선의 서예를 창작하려는 뜻을 가지고 이른바 '동국진체(東國眞體)' 즉 조선진체(朝鮮眞體:조선의 참 글씨)를 완성한 서예가이다. 추사 김정희와는 판이하게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의 서예를 창작하기 위해서 노력한 창암은 어쩌면 추사보다도 더 추앙을 받아야할 인물인지도 모른다. 추사의 예술적 성과는 탁월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었던 서예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모화적(慕華的: 중국을 사모하는)이다. 24세 때 생부 김노경(金魯敬)의 사행(使行)을 따라 함께 북경으로 가서 1개 월 여를 머무르는 동안 옹방강(翁方綱)을 비롯한 당시 중국의 유수한 학자, 서예가들과 교류를 트고 돌아온 추사는 그 후로도 서신을 통하여 끊임없이 그들과 교류하면서 당시 중국에 유행하던 '고증학(考證學)'과 고증학을 바탕으로 형성된 '비학파(碑學派:고대의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서예를 익히는 범본으로 삼기를 주장하는 파)'의 서예풍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사체'를 형성하여 중국 서예가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추사는 중국의 서예를 지나치게 숭상한 나머지 당시 조선진체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던 원교 이광사를 비롯한 조선의 서예가들을 혹독하게 비판하였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제주도 귀양길에 전주에 들른 추사는 이삼만을 불러다놓고서 '농필(弄筆:붓을 가지고 장난질을 함)하는 사람'이라고 핀잔을 주고 멸시하였는데 귀양 생활을 하는 동안에야 비로소 창암 서예의 진가를 이해하게 되어 귀양이 풀려 돌아오는 길에 창암에게 사과할 양으로 전주에 들렀으나 창암이 이미 작고하였으므로 이를 애석하게 생각한 나머지 창암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고 갔다고 한다.이제 우리는 중국의 서예와는 다른 우리의 서예를 꿈꾸며 조선의 진체를 완성하기에 이른 창암 이삼만을 보다 더 위대한 서예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창암 서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해서(楷書)체에는 조선의 멋이 더욱 물씬 풍긴다. 필자는 일찍이 창암의 해서를 평하여 "한국 여인의 하얀 버선코 같은 단아함과 청결함, 그리고 감추어진 듯이 스며오는 우수(憂愁)가 깃들어 있다."고 평한 적이 있다. 어디 그뿐이랴! 창암의 해서에는 허풍을 떨지 않는 조선 선비의 진솔함과 개결(介潔:굳세고 깨끗함)함이 들어 있고, 결코 넘치는 법이 없는 잔잔한 풍류도 들어 있다.오늘 소개하는 이 해서는 전주시 강암 서예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창암 해서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하다. 글 내용은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 사람 소연(蕭衍)이 위나라 때의 명필인 종요(鍾繇)의 서예를 평하면서 한 말이다. 종요의 글씨는 마치 떼를 지어 바다 위를 나는 기러기들의 비상처럼 비록 빽빽하지만 결코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구름 같은 학(원전은 '고니 곡鵠'이다.) 하늘에서 놀듯이 한가하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창암은 평소 이 구절을 쓰기를 좋아했는데 창암의 글씨가 바로 그러한 경지, 아니 종요 이상의 경지에 이른 글씨인 것 같다. 지금 전북 도립미술관에서는 창암 이삼만 선생 탄신 240주년을 기념하여〈창암 이삼만-물처럼 바람처럼〉전이 열리고 있다. 꼭 한 번 관람하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4.06 23:02

빛에 새겨진 아름다운 자연

"만규형(한국화가 송만규)은 붓그림은 안하고 왜 이거 하느냐고 묻대요. 사실 평면 그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김은주 큐레이터가 내 일터에 와서 이작품으로 이 전시를 추천했죠. 문종이에 비춰지는 빛을 보면서 편안한 빛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민중화가 이근수(45·전북민미협 회장)씨가 '빛그림'을 소재로 한 첫번째 개인전 '꽃줌'을 열고 있다. 그에게 작품은 또 하나의 꽃. 관람객들이 작품(꽃)을 통해 아름다운 삶으로 열매를 맺길 바라는 뜻에서다.그는 자신의 '빛그림'을 두꺼운 종이에 문양을 새겨 빛의 그림자를 찍어내는 판화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종이에 새겨진 꽃 해 달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이 빛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다."'빛그림'을 1999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빛에 색을 입히는 그림이자 몸을 더하는 조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둥글면서도 섬세한 선은 달항아리에서 힌트를 얻었죠."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총 49점. 스스로를 '그림 그리며 살아가는 그림쟁이'라고 말하는 그는 대학 시절 기독교사회운동연합에서 활동했고, 95년 전북민미협을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개인전은 안해도 민미협 전시라면 전국 어디에서 열리든 다 참여해왔다.그는 "사람과 사람의 얼굴 사이에 1㎜도 안되는 실이 가로막고 있어도 답답하지 않느냐"며 "미술은 사회를, 사람을 숨통 트이게 해주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생명운동이나 평화운동, 통일운동이 다 한 줄기라고 생각한다"며"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져주는 것이 바로 좋은 미술"이라고 했다. 그는 조만간 또 다른 개인전을 열어볼 생각이다. 거기서도 삶을 아름답게 하는 미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근수 빛그림전 '꽃줌'=6~12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 문화일반
  • 황주연
  • 2011.04.06 23:02

[김용택의 거리에서] 고은

언젠가 서울에 문학상 시상식장을 갔다.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고은 선생을 만났다. 새마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양복에다가 새마을 모자를 삐뚜름이 쓴 모습이 웃겼다. 인사를 했더니, 다짜고짜 나를 데리고 프레스센터 뒷골목으로 끌고 갔다. 백숙 일인분하고 맥주 한 병 스리고 소주 한 병을 시키고 나더러 맥주를 자기는 소주를 마시자고 했다. 다 먹고 나서 선생은 나에게 "야 용택아, 이이 해봐." 하며 자기 이빨을 내게 들어 내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 내 이빨에 고춧가루 끼었냐." 한다. 내가 "아니요." 그랬더니, "너도 이이 해봐." 내가 "이이" 했더니 "야, 이빨에 고추 가루 끼어 있으면 쪽팔리잖아. 자 가자." 하며 내 팔을 잡아 다녔다. 팔 힘이 짱짱해서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얌마, 뭘 봐."80년대 나는 전주 여상회관에서 고은 선생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지리산에서 막돌아 오신 선생은 양복이 없어서 시인 이운룡 선생의 옷을 빌려 입고 주례를 섰다. 주례사로 내 시 한편을 읽고는 훌쩍 가버리셨다. 고은 선생이 주례를 선다는 것을 관계기관에서 알았는지, 전경들, 경찰서 형사들, 전라북도 교육청, 임실교육청, 도 다른 기관원들이 어찌나 많이 결혼식을 경호하고 점심을 먹어버린 바람에 축의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며 우린 웃는다.언젠가 군산에서 비행장을 지나 하재까지 차를 같이 타고 간 적이 있다. 군산대학에서 하재까지 가는 동안 그는 울었다. "야, 종환아 용택아 저 들판 봐라. 저 장항 굴뚝 봐라. 저게 내 시였다. 내 시였어. 저 지푸라기 깔린 들판 봐라. 저게 역사다. 역사여. 하재 앞 저 황금빛 바다 봐라 저 파도를 타고 피난을 갔다. 저게 내시다." 그는 울었다.지난 추운 겨울날 선생은 방송국 좌담의 일로 전주에 오셨다. 정말 추운 날이었다. 아내가 선생에게 꽃다발을 사다 주셨다. 방송 촬영 내내 꽃다발을 손에 들고 다니셔서 젊은이들이 선생에게 손 시려우니 꽃다발을 달라고 하니, 선생은 "아녀, 이 건 내 순정이여." 하며 끝까지 꽃다발을 들고 다녔다. 그가 지난 주 전북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녁 늦게까지 같이 밥 먹고 술 마시며 놀았다. 그와 놀다 보면 나는 내 삶 내 시는 시시해지고 하찮아진다. 삶도 죽음도 그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세상을 훨훨 나는 시인 고은, 그가 시다./ 김용택(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4.04 23:02

"라인댄스, 모두 건강해지는 춤…고향에 정착하게돼 기뻐"

"라인댄스를 내 고향에 뿌리내릴 수 있게 돼 얼마나 기쁜 지 몰라요. 내가 동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라인댄스 하면서 더 젊어졌어요. 전 도민이 다 하면 좋겠다 싶어요. 라인댄스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전북인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웃음)"2일 완주 우석대 태권도 교육관에서 열린 '한국라인댄스협회 전북지부(회장 이혜희)·전주시지부 창단식'에서 만난 '한국 현대 무용의 대모'인 육완순 한국라인댄스협회 회장(77)은 '라인댄스(Line Dance) 예찬론'을 펼쳤다. '라인 댄스'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 춤에서 비롯 돼 파트너 없이 경쾌한 스텝 위주의 동작을 반복하는 춤. 그는 라인댄스가 모든 세대가 건강해지는 춤이라고 했다."2006년 미국에서 열린 현대무용 관한 세미나에서 이화여대 체육대 학장하시던 분을 우연히 만났어요. 몸이 아프셨는데, 건강해지셨더라구요.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라인댄스를 추천하는 거에요. 대뜸 물었죠. 라인 댄스가 뭐에요?"뭐든지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는 세미나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라인댄스를 배웠다. 직접 춤을 춰보면서 모든 세대에게 유익한 춤인 지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제자에게 일주일간 강습을 받은 뒤 그는 2007년 25년간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현대무용진흥회 부설 단체로 한국라인댄스협회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춤으로 건강 관리를 하자는 게 목표가 됐다."협회를 더 키우려면 사단법인으로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근데 일부 사람들이 라인댄스를 자꾸 스포츠 댄스와 혼동하는 거에요. 스포츠 댄스는 남녀가 예의를 갖춰 추는 사교 춤이죠. 하지만 라인댄스는 나이와 장소에 관계없이 혼자 추는 생활춤이에요."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한국 현대 무용에 있어 창작의 기관차 역할을 해왔다. 전주 출생인 그는 "춤 추면 다 기생되는 줄 알던 시절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춤을 배우기 위해 가출까지 감행했다"며 "그것이 바로 전북의 예술가 정신"이라고 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원과 마사 그레이엄 무용학교에서 배운 뒤 1963년 귀국해 당시 신설된 이화여대 무용학과 교수가 된 그는 수축과 이완을 강조한 마사 그레이엄류의 무용이 한국에 뿌리내리게 한 주인공. 그는 "결국 남의 예술을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예술을 해야 한다"며 "그게 지금까지 자신을 버티게 한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4.04 23:02

[김병대의 거꾸로 쓰는 식탐일기] ⑤전주 토박이만 아는 '초저가 맛집'

모두는 아니지만 중앙 일간지나 공중파에서 소개하는 전주 맛집은 실상과 상당 부분 다를 수밖에 없다.한정된 지면과 시간 문제도 그렇지만, 이미 이름난 곳이나 지역에 정통하다는 지인들의 입김(?)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물론 지역 외식문화에 어두운 처지에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전주를 주말 여행지로 결정하는 데 이런 불완전한(?) 정보가 밑천이 된다고 생각하니 한마디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2~3년 전부터 거의 릴레이식으로 보도되는 전주 자장면과 생뚱맞은 생선탕 기사를 보면서 틈틈이 정리해 둔 곳들을 소개한다.◆ 맛있는 보통 자장면 '오후청'돼지고기를 갈아 넣은 유니(유미) 자장면이라 불려도 시원찮을 보통 자장면이 '오후청'의 대표 메뉴다.무엇보다 저렴하다(3500원)란 이유로 맛을 양보하거나 적은 양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비주얼(visual·외양)만 강조하다 정작 따로 노는 재료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자장면들에 '좋은 예'가 되는 곳이다. 유니(유미) 자장면이란 메뉴가 따로 있긴 하지만, "보통 자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인장의 말에서 은근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영업시간: 정오~오후 7시 30분(연중무휴)▲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497-1(원각사 부근)▲ 전화: 063-229-3395◆ 김치찌개 일품 '중앙식당(신중앙식당)''중앙식당'은 큰 건물들 사이로 자연스레 생긴, 분위기 있는 골목 백반집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때그때 장만한 촉촉한 곁 음식과 보글보글 끓는 구성진 김치찌개가 이곳이 전주임을 각인한다.음식점 부근 '전주 웨딩거리'에서는 이미 구내식당이나 다름없는 곳으로 가격 경쟁력(1인당 4500원)도 충분하다. 주방 쪽 벽면에 붙은 '공깃밥 추가시 1000원'이란 문구는 있으나 마나…. 손님들이 아무때나 셀프(self)로 밥을 꺼내 먹고, 실제 내가 계산할 때도 추가한 공깃밥 값을 받지 않았다.알림 문구는 극소수 얌체(?) 손님들 때문에 붙인 듯하다.▲ 영업시간: 정오~오후 8시(일요일 휴무)▲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3가 30-1('시집가는날' 골목)▲ 전화: 063-232-4259◆ 얼큰한 해장라면 '대성식품'번화가에서 시간도 아끼고, 초저가로 즐길 수 있는 라면 전문점이 '대성식품'이다.겨우 테이블 다섯 개가 놓인 좁은 공간이지만, 1800원부터 3000원 사이의 가격대에 10여 종류 이상의 다양한 라면을 고를 수 있다. 콩나물·고추·묵은 김치가 들어간 얼큰한 해장라면(1800원)과 수제비·만두·떡을 넣은 울트라라면(3000원)이 제일 인기다. 점심시간은 거의 만석(滿席)이며, 멸치·무·바지락으로 우려낸 국물과 함께 나오는 매콤달콤한 비빔국수도 별미다.▲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토요일엔 오후 3시까지)▲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1가 104-26(전북예술회관 옆 우리은행 골목)▲ 전화: 063-284-1486◆ 1인당 3500원 백반 '순자씨 밥줘''순자씨 밥줘'는 최순자 할머니가 전주 남부시장 2층에서 운영하는 소박한 보리밥집이다.자작하게 끓여낸 강된장에 갖은 나물과 들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먹는 뷔페형 식단이 1인당 3500원에 무한정 리필(refill·되채우기)된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뚝배기 찌개가 따로 나오는 등 곁 음식도 짜임새 있다. 3500원짜리 보리밥이 주는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슬며시 웃돈을 놓고 가려는 손님들과 '순자씨' 사이에 벌어지는 아름다운 해프닝-추격전-은 심심찮게 화제가 되곤 한다.▲ 영업시간: 오전 4시 30분~오후 9시▲ 전주시 전동 295-4(남부시장 2층)▲ 전화: 063-282-2168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4.01 23:02

한국라인댄스협회 전북·전주지부 창단

'라인 댄스(Line Dance)'는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춤이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 춤에서 비롯 돼 파트너 없이 경쾌한 스텝 위주의 동작을 반복하는 춤. '한국 현대 무용의 대모'인 육완순 선생(한국라인댄스협회 회장)이 2006년 국내에 도입한 라인댄스가 전북에도 뿌리를 내린다. 한국라인댄스협회 전북지부·전주지부가 4월 2일 오후 2시 완주 우석대 태권도 교육관 3층에서 창단식을 갖는다.이혜희 한국라인댄스협회 전북지부장(전북대 무용과 명예교수)는 "전국 대학과 문화센터, 복지관에서 필수 강좌로 자리잡은 게 바로 라인댄스"라며 "전국에서 활동하는 라인댄스 강사만 4000명이 넘는다"고 했다."오히려 전북에 라인댄스가 뿌리 내리게 된 것은 늦은 감이 있어요. 공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많은 인원이 신나게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더 큰 인기를 얻고 있거든요."라인댄스는 미국의 민속춤이기도 하지만 룸바, 삼바, 재즈, 발레, 힙합 등 현대적인 다양한 장르의 춤을 재밌게 엮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라인댄스가 대중화 되면 한국 현대 무용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그는 "김경주 한국라인댄스협회 전북지부 사무총장을 주축으로 지도교육팀, 교사연수팀, 사회일반팀, 기획홍보팀을 꾸려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에게 라인댄스를 널리 보급할 예정"이라며 "훈련받지 않은 사람도 무용수가 될 수 있고 일상의 어떤 움직임도 무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전북도 교육청, 전주시, 우석대 실용무용지도학과가 후원한 이번 창단식에는 라인댄스 수강생들이 참여해 화려한 공연을 펼친다. 완주 삼례여중·완주 우석대·전주 산너머복지회관 등에서 활동하는 라인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나이를 불문한 역동적인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31 23:02

2주년 맞은 익산시 여성친화도시

대한민국 1호로 지정된 익산 여성친화도시가 지난 26일 2주년을 맞았다. 그간 여성친화도시가 '여성만을 위한 도시'로 오인 돼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는 여성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여성을 '이용한' 도시정책이다. 여성의 시각과 감수성을 시정에 반영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다. 지난 2주년의 성과는 여성친화도시로 가는 길이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도시라는 공감대일 것이다. 익산 여성친화도시의 성과와 나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하이힐 뒷굽 안 끼는 보도 블록 등 마련줄이 길게 늘어선 여자 화장실의 칸 수를 늘리기, 공간 감각이 무딘 여성들을 위한 넓은 폭의 여성 전용 주차 공간 확보, 여성 콜택시 운영….익산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불안, 불쾌, 불편을 제거하는 '동사형' 정책이다. 시는 화장실, 주차장, 귀가길, 콜택시, 어린이집, 일자리 지원, 아파트, 공원 등 여성이 익산에서 생활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여성이 보행하기 편리한 보도 블록과 여성 이미지 표지판 및 보안등을 설치한 여성 친화 시범거리가 그것이다. 시청과 읍·면·동사무소에 여성 화장실 시설 개선과 함께 여성 주차장도 지정·운영하고 있다. 배산택지개발지구를 여성 친화적인 구역으로 만들고 여성(약자)이 보행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인증제'를 도입해 도로와 공원, 건축물 등에 우선 적용하고 있다.▲ 야간 시간 연장 보육 시설 운영조한혜정 연세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아이를 기르기 힘든 사회가 되면서 결혼 제도조차 유지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그만큼 여성들이 아이 낳기가 겁나는 사회가 됐다는 뜻이다. 익산시는 일하는 여성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보육, 취업문제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풀어내고 있다. 시는 일하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늦게까지 맡길 수 있도록 시간 연장 보육 시설 87곳(오후 7~12시)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또한 보육시설에 난방비, 유지 보수비, 운영비, 보수 교육비 등도 지원한다. 시는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위한 취업 지원도 돕는다. 익산 여성새일지원본부를 통해 자격증 취득과 재교육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독려하는 것이다.김강희 익산시 여성친화정책과 실무관은 "유능한 여성 인력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경제 회복에도 일조하는 일"이라면서 "보육 환경의 개선과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지원이 이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농업인도 통장 갖기 운동익산시은 도·농 복합형 도시다. 익산이 다른 여성친화도시와 다른 대목이다. 익산시는 농촌 여성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져 '여성 농업인 출하 통장 갖기'와 '농지 부부 공동 소유 사업'을 제안했다. 대다수 농장 소유주가 남성으로 돼 있어 노동력을 제공한 여성들은 권리 행사에 한계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는 여성 농업인이 각종 사업을 신청하면 가산점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농지 부부 공동 소유제'는 세금 부담이 과제로 남았다. 시는 국세청에 부부 공동 명의 농지에 세금을 부과하지 말자는 건의안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안으로 취득세, 등록세만이라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정책 제안을 고려중이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 유도 관건정책 진화의 대전제는 시민들의 적응력이다. 시의 노력에 시민들의 호응도 높아져 1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여성 친화 서포터즈를 구성해 여성친화도시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어린이와 여성 안전·여성 일자리·여성친화적 도시 환경·여성 인권 보호·평등 가족 모둠이 구성, 현장 조사를 통해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 고위직 공무원의 보직 관리도 신경써야 할 부분. 서울시처럼 능력 있는 여성에게 빠른 속도로 고위직 간부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턱을 넓히는 방안이다. 이를 현실화시키면 양성평등을 이뤄나가는 도시로 다시 한 번 앞서나가게 될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3.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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