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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한국사랑' 결실 보는 日만학도

"일본인들이 한국 역사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그래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습니다."예순이 넘은 일본인 만학도가 한국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졸업장을 받는다. 고려대는 일본인인 이와타 스스무(65) 씨가 25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한국사학과 학사학위를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이와타 씨는 일본의 한 제조 회사에서 정년퇴임 한 뒤 2005년 홀로 한국으로 건너와 고려대에 입학했다. 언뜻 갑작스럽게 보이는 유학 결정에 대해 그는 "30년 전 박물관을 들렀다가 부여에서 출토된 백제시대의 미술품들을 본 순간부터 품어왔던 꿈"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와타 씨는 "양국의 고미술품을 나란히 두고 비교해보니 일본의 고대문화가 한국에서 유래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일본 문화의 뿌리인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꼭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매료된 이 일본인은 이후 30년 동안 2박3일, 3박4일 등 짧은 체류 일정으로 무려 77번이나 바다를 건넜다.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은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이었어요. 30년 가까이 미뤘던 꿈이니 그럴 수 밖에요."이와타 씨는 대학 4년 동안의 가장 인상깊었던 기억으로 삼별초의 항쟁이 있었던 진도로 답사간 것을 꼽았다. 그는 "현지에 와서 보니 일본에서 책으로만 볼 때보다 훨씬 커다란 사건이었다"며 "일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인데 한국에서 공부하고 나서야 이 사건이 당시 일본 정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타 씨는 공부하면 할수록 가까운 줄로만 알았던 양국의 거리도 새삼 멀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는 한국의 고대사는 물론 근대 한일관계의 역사도 제대로 소개해 놓은 책이 없다"며 "이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양국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진짜 `이웃나라'가 되려면 올바른 한일관계의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고 이를 인정하는 게 양국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와타 씨의 이런 생각은 졸업논문 주제인 `일제초 조선농업이주 일본인의 이주과정과 생활양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단순히 정치적인 변화만 살펴볼 게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서 두 나라 국민의 생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관점의 접근을 통해 이 시기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데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 학생들이 너무 신경 써 주고 많이 도와줘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며 "어떤 학생은 내가 아파서 결석하면 죽과 과일을 가지고 문병을 와주기도 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와타 씨는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뒤 28일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 한ㆍ일 근대사를 정확히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힘쓰겠다"며 "한국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고는 환히 웃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23 23:02

'모든 이를 위하여' 김추기경의 유산

세상의 모든 허물을 사랑으로 덮었던 김수환 추기경의 마음을 보여주듯 영원한 작별의 장례미사를 앞둔 20일 새벽 흰눈이 내려 세상을 덮었다. 평생 자신의 모든 것을 모든 이에게 나눴던 김 추기경의 사랑처럼 그 눈이 녹아대지에 젖어들면 새봄을 재촉하는 생명수가 되어 세상을 푸르고 밝은 색으로 채색할것이다. 고인은 사회 소외층이나 약자에게는 항상 다가가 손을 꼭 잡아주며 위로가 됐다. 불의에는 바른 소리를 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겸손했다. 독실한 가톨릭 사제였지만 자신만의 종교를 고집하면서 벽을만들지도 않았다. 김 추기경의 일생은 그랬다. 그가 가르침을 철저하게 지키고 따른 하느님의 곁으로 이제 떠났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감동했다. 20일 땅에 묻힌 그의 육신은 '공수래 공수거(空手來空手去)' 자체였다. 그러나그가 남긴 정신적인 유산은 대조적으로 큰 산과 같았다. 김 추기경의 삶과 죽음에서감동하는 우리 모두가 느끼는 공감대는 이런 점에서 비롯됐다. 우연인지 그가 신도를 구원의 길로 이끌기 위해 정한 사목 표어는 '모든 이를위하여'였다. ◇소외받는 이들의 벗..'낮은 곳을 향한 삶'경제 성장이 지상과제이던 1960-1970년대 추기경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1967년 5월 강화도 심도직물의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김 추기경의 건의로 천주교 주교회의는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교단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며 처음으로 대사회 메시지를 던졌다. 이후에도 동일방직 사건 등 유사한 노동 탄압 사례가 있을 때마다 추기경은 노동자의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철거민, 탄광촌, 장애인, 빈민촌 등 사회 소외층의 곁에는 늘 그가 있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믿음을 철저하게 따랐기 때문이다. 이날 정진석 추기경은 장례미사 강론에서 "김 추기경님의 사목 활동에서 우선순위를 둔 것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고비고비 양심의 소리..'민주화의 등불'인권과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김 추기경은 소신 있는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지않았다. 무시무시한 유신 체제가 막 시작된 1971년 그는 전국에 생중계된 미사의 말미에 박정희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방송이 중단된 적도 있다. 정국이 혼란할 때마다 그는 양심의 소리를 담아 용기있는 시국 성명을 발표했고권력의 폭주에 제동을 걸었다. 1974년 지학순 주교의 구속을 시작으로 1976년 명동 3.1절 기도회, 1978년 전주교구 7.18 기도회 등에서 사제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성명서와 강론을 통해 자유 언론과 인권, 민주회복을 강조했다. 그의 용기는 천주교와 정권과의 대립을 키우면서 교회 내부에서조차 정치 개입에 대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추기경의 행보는 계속됐다. 결국 1980년대 명동성당은 민주화 운동의 해방구 역할을 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모든 신자들에게 광주를 위한 특별기도를 요청했고 6.10 국민운동때에는 명동성당에 진입한 시위대를 강제 연행하려던 정부에 단호히 맞섰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시대의 어려운 고비 고비마다 민족의 양심이자, 우리의 마음 속에서 빛을 밝히는 등불이었다"고 평가했다. ◇벽을 허문 사회 통합의 리더십총 38만7천420명에 달한 명동성당 빈소 조문객은 가톨릭 신자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의 삶과 죽음에서 감동한 국민들은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어 그의 선종을 애도했다. 분열과 갈등에 화해의 다리를 놓아주고 화합과 평화를 추구해온 그의 리더십이죽어서도 힘을 발휘한 때문이다. 실제 조문 행렬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고 신앙의 구별도 없었다. 김 추기경은 평소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늘 열린 마음으로 대했다고 한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참다운 종교인이면서 종교간의 벽을 허물었던 분이다. 다른종교에 대해 늘 넉넉하게 마음을 열었다. 다종교사회인 한국이 별다른 종교분쟁 없이 지내온 것도 따지고 보면 그분의 덕이 크다"고 말했다. 남의 종교를 인정하는 넉넉한 마음은 모든 국민이 배워야할 귀중한 정신적 자산이라는게 최 관장의 평가다. ◇장기기증..사랑의 힘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을 향해 외쳤던 메시지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였다고 한다. 특히 그는 마지막 사랑의 실천으로 자신의 안구를 기증, 어둠 속에 살아온 사람에게 빛을 선사했다. 김 추기경의 안구 기증은 이제 사랑의 바이러스처럼 급속하게 퍼져 장기기증 단체에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가수 장윤정, 서인영, 박정아 등이 각막 또는 조직 기증 의사를 밝히거나 서약까지 마친 상태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죽음에 대한 자세 역시 귀감이 되고 있다. 정호승 시인은 "결국 추기경께서는 인간은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제일 중요한 사실을 온몸으로 남겼다. 그를 통해 자기 삶을 뒤돌아보고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진정한 신앙인..가톨릭 교세 확장의 주춧돌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맡은 30여년간 서울대교구는 눈부시게 교세를 확장해 48개 본당 신자 14만여명에서 197개 본당 신자 121만여명으로 8배나 넘게 불어났다. 그는 한국 사회 속에 천주교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려 노력하면서 한국 가톨릭의도약을 이끌었다. 서울대교구장에서 퇴임한 뒤에도 그가 쌓아놓은 훌륭한 신앙인의이미지는 천주교 교세 확장의 밑바탕이 됐다. 특히 1969년 고인이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서임된 일은 한국 가톨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인 첫 추기경이었고 당시 전세계 추기경 136명 중 최연소였다. 한국 교회가세계 교회에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조각가인 최종태 예술원 회원은 "살아 계실 때는 좋은 선배, 훌륭한 추기경이라고만 생각했지만 돌아가시고 나니까 테레사 수녀 같은 성자였다는 생각이 든다"고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20 23:02

[문학] 라종일 우석대 총장 '비빔밥이야기' 출판기념회

라종일 우석대 총장이 최근 4개 국어로 펴낸 창작동화 '비빔밥이야기' 출판기념회가 19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국내 재계와 정관계, 학계 인사, 주한 대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동신 전 국방장관, 이종찬 우당장학회 대표, 문희상 국회부의장, 추미애 국회의원, 신훈 금호아시아나그룹 부회장,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장, 유종필 국회도서관장, 이강래 국회의원, 이장한 (주)종근당 회장,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 권헌성 국제평화전략연구원 이사장, 김유은 한양대 교수 등 국내 인사와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조란 벨직 주한 세르비아 대사, 다카하시 레이치로우 주한 일본 총괄공사 이갈 카스피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 주한 대사 등이 참석했다.라종일 총장은 출판기념 인사말을 통해 "비빔밥에는 인간 사회의 갈등과 충돌을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교훈이 내포돼 있다"라며 "수많은 재료들이 밥과 함께 어우러지는 비빔밥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과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음식이다"고 비빔밥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이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축사에서 "4개 언어로 구성된 비빔밥 이야기는 국적과 인종, 성별, 그리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즐기는 유익하고 재미난 동화다"며 "이 책은 인간 삶의 과정에서 화해와 상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우리시대의 담론서이다"고 평했다.비빔밥 이야기는 빈부격차, 탐욕 등으로 분열된 마을사람들이 주인공 제제를 중심으로 힘을 합해 함께 비빔밥을 만들고 나눠 먹으며 화합을 다지고 마을에 닥친 재앙을 극복한다는 내용으로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로 동시 출간됐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9.02.20 23:02

[생활과 건강] 두통

사람은 살면서 반드시 겪게 되는 고통이 몇 가지 있으니, 그 중에 하나가 두통이다. 살면서 머리 한번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두통은 그 양상도 다양해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듣고 있노라면, '지끈지끈' '욱신욱신'하다는 표현 이외에도 '터질 것 같다' '머리를 싸맨 것 같다' '맥이 뛰는 것 같다' '웅웅거린다' '텅빈 것 같다'는 호소도 듣게 된다.두통이 생기는 위치도 다양하다. 머리 전체가 아픈 경우도 있고 머리꼭지, 뒤통수, 앞이마, 양쪽 이마가 아프기도 하고, 눈이나 귀가 함께 아프기도 한다. '모자를 눌러쓴 것처럼 아프다'는 표현도 종종 듣게 되는데, 한의학적으로 볼 때, 담(痰)이나 습(濕)으로 인한 두통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과도한 신경을 많이 쓴 경우에는 측두부를 지나는 경락인 담경(膽經)을 따라서 옆머리 쪽에서 통증이 흔하게 나타나게 된다.다른 병도 마찬가지겠지만 질병명이 아닌 두통은 발병 원인을 찾아서 다스려야 한다. 그렇다면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두통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몇 가지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보자.첫째, "두무냉통(頭無冷痛), 복무열통(腹無熱痛)"이라는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머리는 가급적 서늘하게 하고, 배는 따뜻하게 하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다. 머리는 컴퓨터로 이야기하자면 CPU에 해당한다. 중앙처리장치이다. 내장, 신체의 각 부분에서 모인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중앙처리장치이다. 과열된 머리를 위해서 냉각팬을 돌려주고, 쿨러를 달아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둘째, 과도하게 신경을 쓰고 머리를 혹사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라. 무엇인가에 집착하고 신경을 쓰다보면, 담화(痰火)가 만들어지고 이 때문에 두통이 나타나게 된다. 운전대만 잡으면 끼어드는 차들과 교통체증에 수시로 화가 치밀어 오르는 분들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조금 놓아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붕대사(一鵬大師)라는 분은 "머리를 돌려보라. 그곳에 청산이 있다. 마음을 한번 돌리면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변한다"라고 하셨다고 한다.셋째, "통즉불통(通則不痛)"이라는 말을 기억하자. 순환이 되면 아프지 않다는 말이고, 두통에 침을 놓는 목적도 교통장애가 발생한 교차로에 해당하는 경락을 소통시켜서 통증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부분을 손가락 끝을 이용해서 꾹꾹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머리 아픈 세상이다. 요즘 뉴스는 왜 그리 자극적인지, 신문을 펴기가 두렵다. 글로벌 경제 위기, 청년실업, 주가, 환율, 연쇄살인, 정치 현실 등등의 뉴스를 접하면서 답답함이 앞서는 것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공통된 심정이 아닐까?산골에서 평생을 농사를 짓는 노인과 40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늙은 소와의 우정, 그리고 이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객이 찾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요즘처럼 머리 아픈 복잡한 세상일수록, 사람 살아가는 따뜻한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장인수(우석대한방병원 한방2내과 과장)▲ 장인수 교수는한의학 박사제2회 대한한의학회 학술상 등 수상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우석대한방병원 한방2내과 과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2.20 23:02

[생활과 건강] 신학기 어린이 스트레스

새로운 아이들이 취학하고 학년이 바뀌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맘때면 늘 생각나는 아이가 있다. 4학년이 되면서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지 않으려 했던 사내아이였다. 아이는 내게 오기 전에 소아과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4학년짜리 아이가 위내시경 검사까지 받았으니 정말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해 본 셈이었다. 아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곤 했다. 복통 때문에 학교를 쉬면, 아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생글생글 웃고 왕성한 식욕까지 보이곤 해서 엄마를 당황하게 만들었다.아이에겐 함께 통학해 오던 형이 있었는데, 형이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이제는 같이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이전까지 줄곧 반장을 했던 아이는 4학년이 되면서 반장을 맡지 못했다. 바뀐 담임선생님은 예전 선생님과 달리 우람한 체구의 무서운 남자선생님이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아이는 학기 초부터 의기소침했고 학교 가기를 싫어했다. 다행히 아이는 놀이치료를 받으면서 복통을 비롯한 증상들이 호전되어 이후 별 탈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많은 아이와 부모에게 신학기는 힘겨운 시기이다. 낯선 교실에서 낯선 선생님과 친구를 대하는 것도 버거운 데다 다른 가족구성원들도 바쁘고 힘든 시기라서 아이에게 적절한 관심을 주지 못한다. 평소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라면 그 스트레스는 배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적응하지 못할까봐 부모도 노심초사하는데, 행여 이런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달된다면 아침에 엄마와 떨어지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일단 다음과 같이 대처해보면 어떨까.우선,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다는 증세를 호소하면 무조건 꾀병으로 몰아 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른들도 그렇듯이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기저기 아플 수 있는데, 가장 흔한 증세가 두통과 복통이다. 반면 그런 증세를 보일 때마다 학교를 빠지는 것은 아이의 증상을 악화시킬 소지가 있으므로, 일단 병원에서 필요한 검사를 한 다음 학교에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하던 아이가 수업을 다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칭찬과 격려를 듬뿍 해주자. 예를 들어, "우리 길동이가 커서 이렇게 학교에 잘 다녀오니까 엄마는 정말 기쁘다"라고 하거나, "배가 아픈 데도 참 씩씩하게 다녀오는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준다. 학교가 싫다고 아이가 호소하면 강압적으로 다그치지 말고 그 이유를 차분히 물어본 다음, "엄마도 예전에 참 힘들었어. 다른 아이들도 너와 비슷할 거야"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아울러 아이가 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학년에 사귀었던 친구를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만날 수도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새로운 친구를 초대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바뀐 담임선생님에게 아이의 특성을 미리 이야기해주고 함께 상의하는 것도 아이의 적응에 도움이 된다.아이 문제가 자꾸 고민이 되더라도 침착함과 자신감을 잃지 말자. 일단 우리아이가 처한 상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의 조언을 구해보자. 만약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박태원(전북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박태원 교수는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 의과대학원 석사 및 박사미국 예일대학교 부속 소아연구센터 연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국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회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2.20 23:02

[음식의 비밀] (22)매생이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 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른데 그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조선시대 정약전은 매생이를 이렇게 묘사했다. 하지만 매생이를 꽁꽁 뭉쳐 둔 모습은 머리채를 잘 빗어올린 어여쁜 색시의 뒤통수 같다. 물에서 나는 이끼인 매생이. 2월까지가 제철인 별미다.위 건강에 좋고,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데다, 간장 기능까지 높여주는 건강 지킴이 음식이다.매생이는 철분과 칼륨, 단백질 등이 가득 있는 데다 그 특유의 향과 맛으로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애용돼 왔다. 식물성 고단백 식품으로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피를 맑게 해 숙취에도 제격이다.비릿하지 않은 해초류의 신선한 향과 담백한 뒷맛에 빠지면 절대 잊을 수 없다.매생이는 고가다. 채취 과정이 정성 그 자체이기 때문. 전남 강진이나 장흥의 청정한 물가에 어민들이 엎드리다시피 해 양손으로 쳐 둔 발에 모인 매생이를 올올이 거둔다. 한 나절은 거두어야 양이 모일 정도다.재래시장에서 어른 주먹 크기만한 모양으로 다듬어 뭉치(재기)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생이가 풍작을 이루면서 한 뭉치에 3000원 정도에 판매됐으나, 최근 수요가 늘면서 3000~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매생이를 요리하려면, 먼저 맑은 물에 씻은 후 일일이 손바닥에 올려놓고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하지만 자주 씻을수록 매생이 특유의 향이 사라진다. 바로 사다가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신선하다.손이 많이 가는 게 흠이라면 흠. 매생이를 어떤 음식에 넣어도 오감을 먼저 움직이게 한다.매생이는 파래·김에 비해 냄새와 질감이 섬세해 주로 굴과 함께 넣어 시원하게 국으로 끓여 먹는다.굴을 넣어 맑게 끓인 물에 한 줌 풀어도 맛깔스럽고, 매생이를 넣어 반죽한 수제비나 칼국수도 별미다.떡국에 매생이와 참기름을 더해 넣으면 찰떡궁합.하지만 매생이를 끓일 때는 불이 너무 강하면 금방 녹아 버리기 때문에 약한 불에서 조리해야 한다. 주로 국으로 끓여 먹는데 되직하게 하면 죽이 되고, 묽게 끓이면 국이 된다.매생이를 넣은 반죽에 생굴을 넣고 튀겨 낸 '매생이 굴 튀김'은 바삭바삭한 맛이 살아있다. 매생이가 튀김옷에 녹색 그물처럼 퍼져 있어 먹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들게 한다.매생이, 굴, 날치알을 넣어 두꺼운 돌솥에 담아 내오는 '매생이 굴밥'은 삭힌 고추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는데, 조합이 잘 어울린다. 맵고 자극적인 일반 돌솥비빔밥에 비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맛이다.매생이를 얼음 크기로 뭉쳐 얼려 두었다가 라면 끓일 때 하나씩 넣어 '매생이 해장 라면'을 끓여먹는 마니아도 있다. 한겨울에만 구할 수 있는 매생이를 냉동 보관해 1년 내내 이용하는 것.매생이를 서양메뉴와 접목해도 오묘한 맛을 살릴 수 있다. 이름하여 '매생이 파스타'. 매생이는 오징어, 버터나 치즈 등 개성 강한 식재료에 절대 눌리지 않는 데다, 바다의 짠 맛을 간직해 소금 간은 적게 하면, 향긋한 바다향이 나는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옛날엔 매생이국을 '미운 사위 국'이라 불렀다. 매생이 결이 아주 가늘어 덩어리진 매생이를 모르고 먹었다간 숨어있던 열기로 입안이 헐기 쉬워서다. 딸에게 소홀히 한 사위를 골탕 먹이기 위한 장인·장모들의 입맛에도 매생이 국이 '딱'이었던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2.20 23:02

운보의 집 정상화 '미궁속으로'

시설 분립 및 불법 개.보수, 이사 간 소송 등으로 수년째 파행운영 중인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가 무산돼 앞으로의 사태 흐름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운보문화재단, 운보의 집 정상화대책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들을 초청, 이날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상화대책위가 18일 밤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 정상화대책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사진 구성 등 사태를 어물쩍 봉합하려는 형식적인 행사에 들러리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운보문화재단은 이에 따라 20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진을 구성한 뒤 문화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사회 성립 여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다.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이 말년 작품 활동을 위해 1984년 낙향해 지은 운보의 집 사태는 재단 내부에서 터졌다. 재단이 문화부 승인 없이 운보의 집 내 운보 생가, 미술관 등을 불법으로 개.보수한 것이 문제가 돼 지난 2007년 검찰 수사가 진행됐는가 하면 이사진간 불협화음이 발생해 일부 이사들이 업무수행을 부당하게 한다며 백 모 이사장 등을 상대로 법원에 직무집행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던 것. 지역 예술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정상화대책위는 이 과정에서 이사 대부분의 임기가 지난 2005년 10월로 만료됐는데도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법원이 백 이사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김동연 청주예총 회장을 관선 이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문제가 봉합되는 듯했으나 정상화대책위 등은 "재단 이사들이 파행운영의 책임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며 이사진 전원 교체, 충북도에 관리권 이양 등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이후 재단은 백 전 이사장 등 3명을 제외하고 6명의 새 이사진을 구성해 지난해 8월 문화부에 승인 신청을 했으나 문화부는 연말께 이사회 개최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이를 반려한 뒤 다시 절차를 밟아 줄 것을 요청했다. 운보의 집은 재단 이사진 구성과 함께 또 하나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운보의 집의 복잡한 소유관계로 인해 생가, 미술관, 공방, 사무실, 주차장 등의 건물과 토지 중 과거 ㈜운보와 사람들이 관리하던 공방, 주차장 등이 2005년 11월 경매로 H씨에게 넘어가 시설이 분립돼 있는 것. 운보 관련 콘텐츠 및 라이선스 사업을 하려다 재단 측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한 H씨는 당시 "재단이 권리(저작권)만 쥐고 있다"며 주차장 등에 '금줄'을 설치하는 등 반발한 바 있다. 도청 관계자는 "재단이 이사회를 열어 임원진을 구성하고 이를 문화부가 승인하면 외형적으로는 정상화의 틀을 갖추는 셈이지만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20 23:02

출판진흥기구 심의기능 있어야 하나

출판산업 지원을 위한 법정 진흥기구 설립 필요성이 출판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출판진흥기구 설립을 위한 공청회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상영관에서 열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정갑영)이 주관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출판진흥기구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으나 출판진흥기구의 기능 등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광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출판진흥기구 설립 및 운영방안' 발표를 통해 출판진흥기구의 설립 방식으로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과 기존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이하 간윤)의 기능을 전환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정 실장은 간윤의 기능을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할 경우 심의 규제는 대폭 축소해 출판진흥기구 내 별도의 위원회로 존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기존의 심의를 통한 소극적 출판진흥에서 적극적인 출판진흥으로 전환한다는 취지에서 원칙적으로 심의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사회적 규범 유지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법적 필요성을 고려해 일부 분야는 심의가 계속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이어 출판진흥기구의 이름으로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을 제안하면서 2009년 정기국회에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2010년 초 출판진흥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출판진흥기구에서는 심의 기능을 분리해야 하며 출판진흥기구는 출판진흥과 함께 독서진흥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연구원은 "간윤의 주요 임무이던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한 유해 간행물 심의가 출판진흥과 짝을 이루도록 설계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가 있으며 모순적"이라면서 "청소년 보호목적에 따라 심의가 필요하다면 관련 단체 등의 자율 심의 기능에 맡기거나 보건복지가족부로 기능이전을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로운 진흥기관은 출판진흥 외에도 독서진흥을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며 차제에 진흥기구의 명칭부터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아닌 '한국출판독서진흥원'으로 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이용준 대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의 간윤이 법정기구이고 출판진흥기구로서의 기본골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간윤을 출판진흥기구로 전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1년 반 동안 간윤의 심의위원으로 활동한 이 교수는 "과거의 간윤이 이념적인 서적을 중심으로 출판물의 자유로운 발행과 유통을 가로막은 시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요즘 간윤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 모습을 탈피해 많은 변화를 보였고 많은 출판 및 독서진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심의 기능과 관련해 "아직도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에게도 유해한 간행물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강력한 심의 기능을 가진 부서를 출판진흥기구 내에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공청회에는 이 밖에도 부길만 동원대학 광고편집과 교수가 '출판산업의 실태 및 출판진흥정책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으며 박영률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책담당상무이사, 이성구 한국출판인회의 미래출판연구소장, 안찬수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출판진흥기구 설립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20 23:02

[꿈을 job는 당신] 바리스타 되려면

바리스타(barista)는 이탈리아어로 '바에서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탈리아어로 바(bar)는 카페(cafe)를 뜻한다. 바리스타는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 커피 만드는 전문가만을 가리키며, 좋은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 머신을 완벽하게 활용해 고객 입맛에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낸다.바리스타 개념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 커피전문업체인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차용하면서 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바리스타가 직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직접 바리스타가 돼 커피전문점을 창업하는 일도 많아졌다.▲ 바리스타가 되는 길커피 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이제는 커피전문점에서 파트타임 직원 하나를 뽑더라도 바리스타 훈련을 거친 사람을 선호한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기술에 따라 그 맛이 결정되기 때문.반드시 자격증을 취득해야 바리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관련 업계에 취직할 때 유리하다는 점에서 자격증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엔 국가공인 자격증이 없다. 민간기관인 '한국커피교육협의회'(공식카페·cafe.daum.net/kcea)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하면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이 주어진다.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커피 선진국에도 바리스타는 있지만, 바리스타 자격증은 없다. 예전부터 커피를 마셔온 이들 나라에는 커피를 추출하는 전문가가 많고, 자연스레 이들을 바리스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초보 바리스타가 알아야 할 것들첫째, 좋은 학원을 선택하라.이론과 실습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찾아라. 바리스타는 지식인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학원들이 생기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설을 갖췄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론을 익혔으면, 그 이론을 바탕으로 수많은 실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둘째, 좋은 스승을 찾아라.나의 평생 직업을 바리스타로 정했다면, '배움이 있는 직장'을 찾아라. 일은 좀 힘들더라도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현장 경험이 많다고 해서 좋은 스승이 될 수는 없다. 커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탐구하고 서로 의논하며 겸손함을 잊지 않는 바리스타를 만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르침을 받아라.셋째,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하라.초보 바리스타라면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처음 직장을 구할 때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바쁜 곳을 찾아라. 한 잔이라도 더 추출할 수 있는 곳을 찾아라. 몸은 힘들겠지만, 실력은 빠르게 상승된다. 하루에 10잔 정도 뽑는 매장과 하루에 100잔 정도 뽑는 매장이 있다. 경력과 상관없이 실력의 격차는 엄청날 것이다.넷째, 커피 앞에서는 겸손하라.커피는 기호식품이다. 진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 연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 자판기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가 다른 사람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진정한 바리스타라면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세심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한다. 바리스타는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마음도 같이 판다는 것을 잊지 말자. 출처: 다음 카페 바리스타(baristar)/cafe.daum.net/baristar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02.20 23:02

[꿈을 job는 당신] 바리스타 김성진씨

매일 익산에서 스쿠터를 타고 커피전문점인 전주 스타벅스 매장으로 출근하는 김성진씨(24).'놀면서 일하자'가 신조인 그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대학만 네 번 옮긴, '별종' 바리스타(barista)다. 언뜻 당돌해 보이는 그가 커피를 만드는 이유는 의외로 소박(?)했다."손님한테 커피를 내주며, 밝은 모습 한 번 더 보고 싶어서요."전주에 오기 전 스타벅스 서울 역삼동 예지점에서 일했던 그는 2004년 겨울 처음 커피에 '미쳤다'."처음엔 주변에서 다 반대했어요. 남자가 커피 탄다고요."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커피하면'다방 커피'가 먼저 떠오르던 시대. 우리나라에서 바리스타란 직업은 그 이름만큼이나 낯선 것이었다. '사내대장부'가 하기엔 다소 경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그런데도 여태껏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리스타는 '커피 전문가'"라는 믿음 때문이다.바리스타는 커피 제조에서부터 손님에게 커피를 건네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6개월을 하든 5년을 하든 '아르바이트' 취급을 한다."업주들은 최고 재료를 쓰는데 왜 손님이 없냐며 바리스타 실력을 탓하지만, 알고보면 업주 마인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인식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바리스타가 5년 넘게 일해서 매니저급이 돼도 150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죠.""바리스타는 마인드가 먼저고 기술은 그 다음"이라고 여기는 그는 "커피 맛은 바리스타가 얼마나 커피 머신과 재료를 청결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말했다."예전 모 업체에 갔다가 하루종일 청소만 해주고 그만뒀어요. 껍질 벗긴 과일을 이틀, 사흘 뒤까지 쓴다고 생각해 봐요. 양심상 같이 일 못하죠."그는 일본 만화 '바텐더'를 인용, 최고의 서비스를 설명했다. "처음 온 손님은 단골처럼 대하고, 두 번째 온 손님은 친구처럼 대하고, 세 번째 온 손님은 가족처럼 대하라"."바리스타는 나이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산다"고 믿는 그는 "바(bar)에서 앞치마만 두르면, 그 전에 감기가 걸렸든 우울한 일이 있었든 사람이 180도 바뀐다"고 말했다.문득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평가하는 '길다방' 커피맛이 궁금했다."자판기 커피요? 아트(art)죠. 커피 둘, 설탕 둘, 프림 하나 반. 우리나라에 커피를 보급한 일등공신이죠. 300원짜리 커피가 주는 행복 그거 무시 못해요."그는 "때로는 자판기 커피나 편의점 와인이 아무 '직업 의식' 없는 바리스타나 바텐더가 만들어주는 그것보다 더 맛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올해 그의 꿈은 '2009 코리아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 코엑스에서 '카페쇼'와 함께 열리는 이 대회는 예선이 8월, 본선이 11월께 있다.그는 "심사위원들 기준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면서도, "평가 방식을 하나로 정한 건 아쉽지만, 대회 도전이라는 목표가 있으면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커피를 만드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김준희
  • 2009.02.20 23:02

韓日누리꾼 '다케시마의 날' 찬반 격돌

하나로드림의 인터넷포털 하나포스닷컴이 실시 중인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대한 찬반투표가 한일 누리꾼 간의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하나포스닷컴에 따르면 지난 12일 '독도가 달린다'(dokdo.andu.hanafos.com) 페이지에서 시작한 다케시마의 날 찬반투표는 지난 17일 오후 3시까지 9천여 명의 누리꾼이 참여해 반대가 90%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갑자기 일본 누리꾼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저녁 7시 기준으로 5만 5천485명이 투표에 참가해 74%(4만 1천548명)의 찬성률을 나타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전세가 역전된 것. 총 투표자 가운데 일본지역 IP가 4만 1천323명에 달했고, 이 중 4만 1천236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일본 누리꾼들이 몰표를 던진 것. 이에 대해 하나포스닷컴 관계자는 "일부 일본 누리꾼이 야후 재팬의 게시판 등에 찬반투표 페이지를 링크하고 나서 대거 몰려든 것 같다"면서 "일본 누리꾼들이 시간당 1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투표 결과가 역전되자 국내 누리꾼들의 참여 속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국내 누리꾼들은 참여를 독려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나포스닷컴은 독도 지키기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독도가 달린다' 페이지를 열었고, 이 페이지에서는 다케시마의 날 찬반투표를 비롯해 독도 레이서들과의 5㎞ 달리기 참여하기, 다케시마의 날 제정 항의 온라인 1인 시위 참여하기 등의 코너가 운영 중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19 23:02

'전주 팔미' 사라져 아쉬워…'맛의 본향' 되찾았으면

「전주야사」에 따르면 전주엔 사불여설(四不如說)이 있었다. 뛰어날 법 하지만, 오히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네 가지를 말한다. 양반이 아전만 못하고, 아전이 기생만 못하며,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 소리는 맛에 비할 바가 못 돼, 전주 음식만큼 뛰어난 것은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17일 원광디지털대학에서 열린'천년 전주 화요 시민 강좌'에 초대된 최승범 시조시인(78·사진)은'전주의 음식문화'를 주제로 오감을 움직이는 음식기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1984년 잡지 「식생활」 편집장이었던 소설가 김상렬씨가 음식에 관한 글을 주문했습니다. 일본에선 한창 유명 작가들이 음식에 관한 글을 썼지요. 한 번 해보자 싶었습니다. 12장 짜리 글 두 편씩 썼는데, 당시 원고료가 7600원이었어요. 그 돈으로 전국을 분주하게 발품 팔면서 3년간 맛기행을 다녔습니다."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겠지만 오감을 움직여 숟가락을 들게 만드는 곳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가 앞섰다고 평가했다. 맛깔스러우면서도 담백한 전주콩나물국밥과 전주비빕밥을 예로 들며, 수입산 식재료와 입맛을 평준화시킨 조미료, 손맛의 오랜 공력 없어져 본연의 맛을 잃었다며 아쉬워했다."콩나물국밥의 경우 어떤 곳은 오징어와 꼴뚜기를 넣어 씹히는 맛이 있었고, 또 어떤 곳은 고추를 바셔 넣을 수 있도록 해 매콤하게 때론 담백하게 먹는 맛이 있었지요. 음식은 먹는 사람도 거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야 맛있습니다. 자기가 초를 치고, 겨자를 넣어 먹는 냉면도 마찬가지지요."이어 파라시(음력 8월에 나오는 감), 열무, 담배, 호박, 모래무지, 게, 황포묵, 미나리 등 '전주 팔미'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난들난들해서 끊어지지 않도록 한 황포묵이며, 기리봉 밑자락에 불을 놓은 자리에서 기른 시원한 열무 맛이 그립다는 것.그는 '전주 팔미'를 대신할'신 팔미(비빔밥, 콩나물국밥, 전주 백반, 돌솥밥, 순두부찌개, 감자탕, 칼국수, 순대국밥)'가 지정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주가 자랑할 수 있는 맛인가에 관한 고민이 선행되야 할 것 같다며 맛의 본향인 전주의 명예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다음 '천년 전주 화요 시민 강좌(3월 17일)'는'전주, 창조도시로 거듭나라'를 주제로 민중화가 임옥상씨가 초대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2.19 23:02

한옥마을에 '전북예절원' 둥지…"예를 다하는 마음가짐 중요"

"예절을 제대로 배우면 대인관계가 원만합니다. 대인관계 근본은 바로 부모 자식 관계죠. 그래서 효(孝)를 백행의 근본이라고 합니다. 서로 예를 갖추면 얼굴 붉힐 일도 없고, 감정 사나워질 일도 없으니, 가정을 행복하게 꾸리고 싶다면, 예를 다하는 마음가짐부터 갖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전북예절원(원장 전인주)이 3월 전주 한옥마을에 둥지를 튼다. 경제 한파로 정신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지만, 인의예지를 지켜나가기 위한 교육을 실천하는 전인주 전북예절원 원장(69·사진)이다."7년 전 기전여대에서 특별강사로 초청돼 예절교육을 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었던 내용을 편하게 얘기했죠.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게만 여길 줄 알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예를 갖추도록 반성을 채근하고, 바른 소리 하는 일이 쉽진 않지만, 보람을 느끼는 일입니다."그는 '잔소리' 하고 싶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며 언어 예절을 예로 들었다. 아내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거나, 부모님 이름 뒤에 '께서'가 아닌 '가'의 조사를 붙이는 일은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통 예절 중에 큰 절과 평절을 구별할 줄 모르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양손을 공손히 모아 무릎을 꿇어 손등에 이마를 대면 큰 절이고, 덜 숙이면 평절이다. 특히 여성이 큰 절 할 때 한 무릎을 세우고 앉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지만,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전통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전주는 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훌륭한 인품을 갖추는 일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 해도 한참 걸려요. 가정 불화, 청소년 문제 해결책은 정신문화를 바로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전북예절원 제4기 수강생은 한국의 예의 문화 총론을 가르치는 기초 이론반, 생활 예절을 교육하는 중급반, 배례법과 다도 실습 등 공통 예절을 가르치는 고급반, '작명례' '함싸기' 등 가정의례가 중심이 되는 전문반으로 꾸려진다. 3월 10일 전북예절원 개관과 동시에 개강식이 열릴 계획.성인 남녀 누구나 선착순으로 120명을 지원받는다. 수업은 매주 월·화요일 오전반(10∼12시)과 오후반( 2∼4시)으로 나눠 진행된다. 문의 063) 286-6433, 010-3161-9448.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2.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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