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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극장 객석 기부 받습니다"

"오페라극장 2천171석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예술의전당이 대대적인 화재 복구공사를 끝내고 공식 재개관한 오페라극장의 객석을 이용해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2007년 화재로 손상된 오페라극장 복구 기금을 마련하고 안정적 운영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객석기부 2,171석'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캠페인은 기부자가 50만-200만원의 금액을 기부하면 기부자의 이름과 남기고자 하는 문구를 명함 크기의 명판에 새겨 객석 의자 뒤편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2천만원의 기부금을 받는 기업 홍보용 발코니석은 이미 기부가 완료됐다. 객석기부 캠페인에 현재까지 참여한 사람은 모두 152명으로 총 307석이 기부돼 5억4천여만원이 모였다. 기부자 가운데는 한국메세나협회 박영주 회장, 국회의원 고승덕 씨 부부,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 등 유명 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술의전당 측은 "후원금을 낸 기부자들의 명판을 객석에 부착하는 캠페인은 세계의 많은 공연장이 운용하는 기부금 모금 방식"이라면서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기부자는 소득금액의 15%, 법인의 경우 5% 한도에서 손비처리를 받을 수 있다. ☎02-580-1905.

  • 문화일반
  • 연합
  • 2009.03.09 23:02

"성공적인 축제 이끌겠다" 소리축제 조직위원 총회 열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 총회가 6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최됐다.총 35명의 조직위원 중 24명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는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조직위원장에 선출됐다.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김영배 김제지역자활센터장이 부조직위원장을, 이현범 변호사와 이동엽 전통문화사랑모임 이사장이 감사를 맡게 됐다.조직위원으로는 김완주 전북도지사,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김명수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유기상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김영진 전북도교육청 교육국장, 안세경 전주시 부시장, 김남규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장, 강원자 전북여성단체협의회장, 고병악 JTV전주방송 보도국장,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영배 김제지역자활센터장 부위원장, 김정수 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김정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김태중 전북도민일보 편집국장, 박영배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박정철 서울신문 투자개발실장,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 송영국 백제예술대학 퓨전공연예술과 교수, 신용문 우석대 국악과 교수, 신형식 전북민예총 회장, 양진성 임실필봉농악보존회장, 우종량 원광대 국악과 교수, 유인화 경향신문 문화1부장, 윤재석 국민일보 논설위원, 은희천 전주대 음악학과 교수, 이동엽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사장, 이복웅 전북문화원연합회장,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이재형 국립민속국악원장, 이흥재 전주영상정보진흥원장, 이림 전북전통차협회장, 정웅기 (사)마당 이사장, 정회천 전북대 한국음악과 교수, 조숙진 전북YWCA협의회장, 최동현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참여하며, 이 중 김명곤 김영배 이인권 김명수 유기상 김정수 선기현 신형식 이흥재 위원이 상임위원으로 활동한다.이날 사무처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총감독-부감독제를 예술감독-프로그래머-사무국장제로 바꾸고 프로그램팀, 행사진행 및 공연기획팀, 홍보마케팅팀 등을 두기로 했다. 예술감독에 김정수 전주대 교수, 프로그래머에 노재명 국악음악박물관장, 사무국장에 박지훈 전 경기문화재단 위원 등이 선임됐으며, 자문위원회와 연구위원회를 따로 구성하기로 했다.올해 축제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3월 말까지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6월부터는 본격적인 행사 준비와 홍보마케팅 등에 나설 계획. 서울 사무소를 설립, 대외협력 업무를 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예산은 도비 7억5000만원, 국비 4억원, 자체수입 2억5000만원 등 총 14억원 규모로, 실제 예산은 추경 등을 통해 좀더 늘어날 전망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09 23:02

[2009 전주세계소리축제] 떠나는 안숙선 전 위원장 "끝없는 사랑 베풀어줘 감사"

"떠나기에는 아쉬움과 애정이 너무 많이 남아있지만, 소리축제의 더 나은 발전과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떠난다고 생각하겠습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소리축제와 함께 하는 동안 힘도 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속에서 우리 전통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됐습니다. 저와 소리축제에 대해 끝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6일 조직위원 총회를 끝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60)은 "전라북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예술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김명곤 전 장관에게 넘긴 만큼 소리축제가 세계 속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미 사퇴의사를 표명했던 안 전 위원장은 "그동안 소리축제에 대해 언급하면 와전되고 왜곡될까봐 조심스러웠다"며 "어찌됐든 1년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돼 죄송스럽다"고 전했다."그동안 안팎으로 소리축제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고,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도 소리축제가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올해 축제 예산이 많이 삭감돼 안타깝습니다. 도비가 줄어들고 나니 국비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안 전 위원장은 "자치단체가 얼마의 예산을 지원해 주느냐에 따라 외부에서 축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것 같다"며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축제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 축제 이미지도 높이고 외부 지원도 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올해 제 나이가 환갑입니다. 이제는 예술가로서 저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판소리 다섯바탕 사설 정리와 영문 번역 등 음악적으로도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안 전 위원장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큰 임무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소리축제를 고향에서 얻게 된 값진 보람과 추억으로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소리와 소리축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북 도민들이 소리축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달라"며 "이제는 조직위원장이 아닌, 국악인으로서 소리축제를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09 23:02

[2009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축제 김명곤 신임 위원장 "인재 적재적소 배치 안정적 운영"

"소리축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생력 없이 갑자기 만들어진 축제란 점에서 그 방향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소리축제 정체성에 대한 토론의 자리도 많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튼튼해 졌다고 봅니다. 예술성과 대중성, 세계성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습니다."전주세계소리축제 신임 조직위원장에 선출된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57)은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게 됐다"며 입을 열었다.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의 잔여임기를 이어 1년 동안 소리축제를 맡게된 그는 "빠듯한 일정인 만큼 새로운 시도로 놀라운 실적을 내는 것 보다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축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그동안 소리축제가 발전해 온 모습을 밖에서 지켜봤다면, 이제는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리축제를 들여다 보니 좋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소리축제가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무시하기 보다는 축적된 것들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그는 "주변의 기대가 높지만, 조직위원장 한 명의 역량만으로 축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계각층 특히, 전북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예술축제를 진행하는 데 있어 적합한 인재들로 전문시스템을 갖추려고 합니다. 그동안 총감독 한 명에게 지나치게 많은 역할과 책임이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예술감독-프로그래머-사무국장 체제로 변화를 주고, 그 성과가 괜찮다면 프로그래머를 한 명 더 두고 싶습니다."김위원장은 "자문위원회와 연구위원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돼 온 인상"이라며 "소리축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보다 실질적으로 운영, 축제에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올해 소리축제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해 축제가 부정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예산도 깎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도와 협력해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김위원장은 축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소리축제를 잘 살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직위원장 제의를 받고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고향에서 일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09 23:02

[문학]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예술작품

예술 전문 연구가가 아닌 비전공자의 눈으로 그림과 예술작품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낸 에세이들이 여러 종 출간됐다. 노동법을 전공한 법학자인 동시에 다양한 예술관련 책들을 펴낸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이번엔 '키스'의 화가 클림트에 눈길을 돌렸다. 저자는 '구스타프 클림트, 정적의 조화'(가산북스 펴냄)에서 주로 에로티시즘의 시각에서 다뤄지던 클림트를 '정적'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 역시 육체적 관능이나 열정적인 몽환이라는 시각에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자는 '키스'를 처음 만난 순간 "너무나 성스러운 사랑의 정신적 결합을 보는 것 같아 그 순수한 신비와 위엄에 압도되어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며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정적의 순간을 느꼈음을 고백한다. 저자는 이어 복제되어 술집과 어두운 카페 구석에 내걸린 '키스'에 대해 "'키스'는 상업주의적 본능을 철저히 절제하면서도 영원히 고귀하고 숭고하며 품위있는 사랑을 정적의 조화 속에서 추구하고 있다"며 '키스'와 마찬가지로 클림트의 모든 그림은 언제나 조용한 품위, 정적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 상징의 장식과 색채로 그린 초상화이자 풍경화, 그리고 우의화(寓意畵)라고 주장한다. 272쪽. 1만5천원.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시대의창 펴냄)은 제목 그대로 사회를 바꾸는 데 이바지한 예술작품들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장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의 지도자 마라(Marat)의 죽음을 묘사한 그림이다. 혁명의 지도자 마라가 암살자가 보낸 편지를 손에 쥐고 피가 고여 있는 욕조에서 죽어 있는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혁명의 상징이 되어 향불 연기가 피어오르는 교회 제단 등에 내걸리기도 했다. 또 1830년 프랑스 7월 혁명을 그린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타임지의 시사만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의 무혈혁명을 기념하는 그림으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비단 그림만이 세상을 바꾸는 예술은 아니었다. 칠레의 빅토르 하라는 노래로 혁명을 이야기했고 비틀스의 존 레넌도 음악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현했고 투쟁의 현장과 연대했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만화책 '내일의 죠',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어떻게 세상을 담아내고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했는지를 설명한다. 언론사 문화부 기자인 이유리 씨와 민주노동당 기획위원 등을 지낸 임승수 씨가 함께 썼다. 296쪽. 1만4천500원. '그림같은 신화'(아트북스 펴냄)는 월간 'PAPER'의 편집장인 황경신 씨의 미술에세이다. 화가 22명의 그림을 통해 그들의 삶과 내면을 이야기했던 에세이 '그림 같은 세상'에 이어 내놓는 그림 에세이로 16명의 신화 속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낸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재로 삼았다. 2007년 7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PAPER'에 연재했던 글들에 살을 붙인 것으로 16명의 신화 속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낸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사랑과 욕망, 슬픔, 외로움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보티첼리부터 19세기 영국화가 로세티와 워터하우스까지 예술가 67명의 작품 97점이 컬러도판으로 실려있다. 316쪽. 1만5천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그림 읽기 입문서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미술책'(휴머니스트 펴냄)도 출간됐다. 대학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한 뒤 뒤늦게 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김영숙 씨가 미술관에도 가보고 미술책도 봤지만 뭐가 감동적이고 뭐가 훌륭한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그림의 세계로 안내한다. '어떻게 그린 것일까','어떤 시대였을까','어떤 화가였을까','무엇을 그린 것일까'라는 네 가지 질문을 기본 포인트로 미술 사조와 그림 속 상황, 화가의 개인사와 심리, 도상학적 방법을 통해 그림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192쪽. 1만1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3.06 23:02

[꿈을 job는 당신] 학예연구사 되려면

누가 학예연구사를 고리타분하다고 했던가.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 차원에서 박물관 및 미술관 신설을 장려하면서 유망한 진로로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 바로 학예연구사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잇는 일로 사명감과 성취감이 높지만, 정작 학예연구사가 되는 길은 만만치 않다. 전공분야에서의 경력과 연구성과는 물론, 관련 자료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서너개의 외국어는 필수다.박물관 학예사는 박물관에 보관된 각종 실물이나 표본, 자료, 문헌 등을 수집·보존하고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미술관 학예사는 예술작품 전시를 기획하는데, 주제에 따라 작가 섭외 및 작품을 선정하는 등 전시와 관련된 세세한 작업들을 하게 된다.명칭은 박물관과 미술관 모두 학예사로 통하지만, 경력에 따라 1, 2, 3급 정학예사 그리고 준학예사로 나눌 수 있다. 학사학위 소지자 중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하고 경력인정 대상기관에서 실무 경력이 1년 이상(전문학사는 3년)이 있으면 된다. 학사나 전문학사 학위가 없어도 준학예사시험에 합격하고 경력인정 대상기관에서 5년의 실무경력이 있으면 자격이 주어진다.실무경력은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 경력인정 대상기관에서의 비정규직, 일용직, 조교, 학예연구 자원봉사 경력까지도 포함이 되기 때문에 되도록 관련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또 3급 정학예사는 박사학위 취득자 중 경력인증 대상기관에서의 실무경력 1년 이상(석사는 2년), 준학예사 자격 취득 후 경력인정 대상기관에서 4년 이상 재직한 자를 말하며, 3급 정학예사 자격을 취득하고 재직경력이 5년 이상이면 2급 자격이 된다.2급 정학예사 자격을 취득하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국·공립박물관 및 미술관, 박물관·미술관 학예사운영위원회에 등록된 사립박물관·미술관, 대학박물관·미술관, 외국박물관 등의 기관 중에서 경력인증 대상기관에서 경력 7년 이상인 자를 1급 정학예사로 정하고 있다.참고=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go.kr), 박물관 및 미술관 준학예사 홈페이지(www.q-net.or.kr)

  • 문화일반
  • 백세리
  • 2009.03.06 23:02

[꿈을 job는 당신] 전주국립박물관 학예연구사 이종철씨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이나 유물을 수집·보존하는 일을 하는 학예연구사. 요즘 인기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분임유물전시차관보'라는 직함으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학예연구사(이하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이종철씨(39). 박물관의 유물관리 업무를 학예연구실장과 나눠 맡으면서 다소 '낯선' 직함을 갖게 됐다."학예사는 전시기획이나 유물관리, 교육 등을 하는데, 그냥 볼 때는 간단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유물도 가만히 넣어둔다고 보존되는 게 아니죠. 소독하고 늘 보관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이씨는 "전시가 기획되면 유물 대여부터 이관, 구입, 경우에 따라서는 복원에도 관여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라며 차분히 자신의 일을 소개했다.주 5일 근무로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학예사들도 바빠졌다. 이씨 역시 최근 업무량이 많아져 시간을 쪼개 쓰고 있는 처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년에 한두번 하는 특별전이 전부였지만, 요즘은 적게는 2번에서 많게는 10번 이상 기획전이 열린다."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이라 밤샘근무도 잦아졌어요. 덕분에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줄고 마음 놓고 취미 활동 한 번 못하지만, 보람은 있죠. 사실 쉬는 시간이 있어도 가족들과 다른 전시에 가서 보고 배우는 게 휴식이에요."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늘 현장에 있는 고고학자를 꿈꾸며 공부하다 우연히 도전한 학예사 시험에 합격해 지금껏 이 길을 걷고있다. 그는 "자신만의 목표 실현도 할 수 있고, 또 배운 지식을 활용하면서도 널리 알릴 수 있어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최근에는 박물관들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면서 학예사들의 활동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그동안 학예사라면 고고학이나 역사학 전공자들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은 동양사나 서양사, 공예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인력도 많이 요구되고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고고학에 대한 열정 하나로 선택한 일이라 후회는 없지만 일을 하다보면 좋은 일도, 궂긴 일도 있기 마련. 특히 전시에 포함된 메시지가 자신의 사상이나 틀에서 벗어난 내용이라며 항의해 오는 관람객들을 만날 때면 난처하다. 또한 공무원 특성상 자신과 맞지 않은 일을 맡아야 할 때도 있다. 이씨는 "그럴 때면 연구자로서 폭넓은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정체성을 잃거나 실수를 하게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꿈이요? 고고학자로 성공하는 거죠!"문화재나 유물을 매개체로 관람객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즐겁다는 이씨. 박물관이 어떤 곳이고 학예사들이 어떤 열정으로 일하는 지를 잘 알기에 그는 박물관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 문화일반
  • 도휘정·백세리
  • 2009.03.06 23:02

[생활과 건강] 지방간

지방간이란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침윤을 일으켜 간이 비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의 구성 성분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3~5% 이내지만, 임상적으로는 10~50%의 지방을 함유할 때 지방간이라고 한다.대표적인 원인은 음주가 가장 많으나, 술을 전혀 마시지 않더라도 비만, 당뇨병, 간장의 지방 대사를 방해하는 약물의 중독, 또는 결핵이나 골수염 등의 만성소모성질환에서도 올 수 있다.음식물로 섭취된 지방이 간으로 들어오면 리포단백질과 결합해 온 몸에 분포하게 되는데, 오랜 음주로 간 기능 저하시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알콜의 독성 때문에 리포단백질의 생성이 어려워져 간에 들어온 지방이 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게 된다. 쌓인 지방은 활성산소와 반응해 독성이 강한 과산화지질로 변화, 미세한 담도와 혈관의 흐름을 저해해 알콜성 간염과 알콜성 간경변(레넥간경변)으로 진행된다.지방간의 진단을 위해서는 간이 나빠질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간의 모양을 보는 초음파 검사(또는 CT, MRI 검사)가 필요하다.지방간의 증상은 대부분 무증상이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대개는 간의 증상 보다 오히려 소화기 증상에 가깝게 나타난다. 가끔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불쾌감, 오심, 구토, 황달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알콜성 지방간은 심한 음주 후 극심한 피로가 나타난다.치료법으로는 비만, 당뇨, 약물 복용 등으로 생긴 지방간의 경우 그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등을 먼저 제거하면 점차로 개선되며, 음주가 원인인 지방간도 금주와 운동, 소식을 하게 되면 쉽게 회복된다.알콜성 지방간의 치료시 원인이 술이므로 반드시 금주가 전제되지 않으면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은 지방이 많은 음식(기름진 음식, 동물성지방)을 가급적 먹지 않도록 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열량을 소모시켜 체중감소와 더불어 영양섭취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 또한 간장의 각종 대사를 촉진시키기 위해 비타민, 무기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녹황색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식사조절 없이 운동요법으로만 지방간을 개선하는 것은 무리다.운동은 규칙적으로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대략 하루 30분 이상을 일주일에 3~5회 약간의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한의학에서 지방간은 간의 습담(濕痰), 습열(濕熱), 어혈(瘀血)의 대사장애로 간창(肝脹), 간실(肝實)등의 범주에 속하며, 지방간의 한방치료는 음주가 과도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간화와 습열의 형태로 간에 쌓여서 번열, 흉민, 복통, 황달등의 증상을 보이며 더불어 설태(舌苔)가 노랗고 맥이 빠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 열을 내리고 습을 제거하여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는 치료법을 사용한다.또한 평상시 과도한 열량의 음식을 많이 섭취해 소화기능이 무력화된 경우 그 병리적 산물로 습담이 생겨 간에 쌓이게 돼 권태감, 피로감, 몸이 무거운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습담을 제거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알콜이 원인이 돼 간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오심,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지방간에는 대금음자나 갈화해성탕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지방간에 도움이 되는 한방약물로는 택사, 하수오, 황정, 시호, 울금, 산사, 연교, 결명자, 양파 등이 이용되나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이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까운 한방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중요하다. /서의석 교수(우석대 한방병원 한방제1내과장)▲서의석 교수는원광대 한의과대학 졸업, 원광대 한의학박사우석대학교 부속 전주한방병원장 역임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부교수 및 부속한방병원 한방제1내과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3.06 23:02

[생활과 건강] 피부

우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의 여러 장기는 각각 그 기능을 하고 있다. 심장은 혈액을 공급하고 신장은 소변을 만들고 위장관은 영양을 섭취하고, 이런 식으로 각 장기가 제마다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피부는 무엇을 하기 위해 있는가를 물어 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온혈동물인 우리 인간이 체온을 보존하고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피부는 꼭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신의 피부가 병에 들면 그 환자는 생명이 위독하게 되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피부는 생명보존 말고도 심장, 신장, 위장관 등 내부 장기에 비하여 아주 독특한, 또 하나의 인간 활동에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그것은 바로 사회 활동 기능이다. 피부에 질환이 발생하면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사람을 만날 때 당사자들은 미처 의식하지 못하지만 상대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뇌도 아니고 심장도 아니고 바로 피부다. 그래서 피부병에 걸리면 가려움증이 있든 없든 우선 다른 사람 앞에서 창피하다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피부질환은 미용에 관계되므로 돈이 있고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결코 그렇지가 않다. 이는 마치 사랑은 부자들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사랑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우리가 극히 하찮게 여기는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면 누구나 걱정을 한다. 탈모환자들 중에서는 일반인들도 잘 아는 남성형, 여성형 탈모증도 있지만, 두피와 안면을 비롯하여 전신의 털이 솜털마저 전부 없어져, 사람이 마치 개구리와 같이 매끈하게만 보여 세상을 심히 비관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게 있다.또 건성피부 역시 건조한 봄철에 증상이 악화돼 고생하는 사람들부터 아예 피부가 말린 굴비껍질처럼 또는 마른 소나무 껍질처럼 타고나서 결혼 생활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환자들의 마음은 미국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단지 미국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을 장애인으로 인정해 여러가지 혜택을 주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아직 버림받고 있다는 것이 차이다.정말 피부가 없다면 그렇게 많은 화장품 가게와 목욕탕도 당연히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머리털과 손톱, 발톱도 전부 피부에 속하니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제품과 직업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그 많은 각종 샴푸, 린스, 염색약, 메니큐어, 이용원, 미장원 등도 피부가 없다면 다 필요가 없게 된다. 우리 몸에서 최고 중요한 장기라고 생각되는 심장이나 뇌를 위하는 사업체들보다 피부를 위하는 사업체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도대체 피부가 무엇이길래 피부를 가꾸는 직업인이 이렇게도 많은가 정말 놀랍다.이는 앞서 말한 대로 피부가 인간의 특징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 중에서 주인의 관리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이 피부다. 고난 받는 사람의 대명사가 된 구약성경 욥기의 주인공 욥이 걸린 병이 바로 피부병이었다. 사탄이 인간 욥에게 여러 가지 질환 중 피부질환을 준 것은 이 피부병이 욥에게 육체의 고통뿐 아니라 욥의 체면과 자존심과 인간관계를 심히 황폐화 시키는데 가장 적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임철완 교수(전북대학교병원 피부과)▲임철완 교수는전남대 의과대학 졸업, 전남대 의학 석사·박사대한피부과학회 회장 역임대한모발학회 감사대한피부병리분과위원회 위원장대한모발학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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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3.06 23:02

[음식의 비밀] (24)주꾸미

바다에 침몰한 채 800∼900년을 잠자던 태안선을 발견한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주꾸미였다. 주꾸미를 잡으려던 어부가 통발로 주꾸미를 걷어올렸고, 수만 점에 이르는 청자를 적재한 '보물선'이 발견됐다.딱딱한 물체 속에 잘 숨는 주꾸미를 잡기 위해 소라 껍데기 수백 개를 '미끼' 삼아 개펄에 드리웠던 것이 청자를 빨판으로 끌어당겨 온몸을 덥고 있었던 것.'주꾸미 청자'는 이렇게 탄생됐다.주꾸미가 별미로 대접 받은 것도 아주 최근이다. 낙지가 싸고 흔했던 시절, 주꾸미는 못 나고 맛이 없는 낙지의 사촌에 불과했다. 겨울에서 봄 사이 배고픈 시절 서해안 어촌에서나 먹던 천덕꾸러기였던 셈이다. 서식처인 서해 연안 갯벌이 심각하게 오염되자, 깨끗한 환경에 익숙한 낙지는 오염을 견디지 못하고 갯벌을 떠났다. 그러지 않아도 비쌌던 낙지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꾸미로 젓가락을 돌렸다. 낙지만큼 감칠맛 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담백한 주꾸미를 재발견했다.주꾸미는 아미노산, 철분 등이 풍부한 스태미너식. 특히 간을 정화해 피로를 풀어주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반면 지방은 1%도 되지 않아 살찔 염려도 없다.5월 산란기를 앞두고 3∼4월에 잡히는 주꾸미는 흔히 머리로 아는 몸통에 알이 가득 차는데, 이 알이 별미다. 잘 데친 주꾸미 몸통을 입안에 쏙 넣어 씹으면 물컹하게 터지는 속살, 입안 가득 먹물이 터지고 쌀알 같은 알이 씹힌다. 쫄깃쫄깃 씹는 맛이나 영락없는 찹쌀이다.주꾸미 다리를 잘게 썰어 다진마늘·풋고추·당근 등과 함께 버무려 참기름과 소금에 찍어 먹는 주꾸미 회는 술안주거리로 많이 즐기는 메뉴.쫄깃한 주꾸미와 갖은 야채를 고추장에 볶아내는 것도 맛있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샤브샤브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끓는 물에 채소, 버섯 등과 함께 주꾸미를 통째로 넣으면 여덟 다리가 '꽃 피듯' 쫙 퍼지고 황갈색이던 몸색깔이 선홍빛으로 바뀐다. 이 때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항암작용이 있다는 먹물과 밥알 같이 생긴 주꾸미 알의 쫄깃함과 고소함을 즐길 수 있다. 살짝 데쳐야 부드럽다.주꾸미를 집에서 요리해 먹고 싶다면, 밀가루나 소금 등으로 문질러 씻어야 한다. 미끈미끈한 성분이 밀가루에 묻어 나와 깨끗해진다.신선하다면 동그란 부분의 내장을 그대로 익혀 먹어도 된다. 먹고 싶지 않으면 칼집을 내 내장을 도려내고 알은 그대로 둔다.볶거나 무칠 때에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친 후 양념해야 질지 않고 겉물이 돌지 않는다.일부 미식가들은 시뻘겋게 맵게 볶은 주꾸미를 매운 카레에 찍어 먹기도 한다. '이열치열'로 오히려 덜 맵고 부드러운 맛이 나기 때문이라나. 부드러운 달걀찜과 곁들이면 매운 맛을 중화시켜 궁합이 잘 맞다.마지막으로 주꾸미를 제대로 요리해 주는 맛 집 몇 군데를 알고 있다면 '박사'라는 호칭은 물론이고 계산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것이다. 인기도 몸값도 많이 오른 덕분에 주꾸미의 평화로운 삶은 이제 과거가 됐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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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3.06 23:02

[문학] 중견 男시인 나란히 신작시집

등단 20년 안팎의 중견 남성시인 두 명이 나란히 신작시집을 냈다. 박철(49) 시인의 '불을 지펴야겠다'(문학동네 펴냄)는 연시(戀詩)집 '사랑을 쓰다' 이후 2년 만에 내는 시집이다. 시인 특유의 담백하고 건조한 어조로 노래한 시편 가운데에는 시 쓰기에 대한 잔잔한 성찰이 담긴 시들이 눈에 띈다. "나는 외롭게 긴 글을 한 편 써야겠다 / 세상의 그늘에 기름을 부어야겠다 / 불을 지펴야겠다 / 아름다운 가을날 나는 새로운 안식처에서 그렇게 / 의미 있는 일을 한번 해야겠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 서설이 내리기 전 하나의 방을 마련해야겠다"('불을 지펴야겠다' 중)"내 선배들은 이 나이에도 / 징역살이를 했다 지금도 / 옳은 일을 하다가 감옥에 갈 일은 많다 / 그러나 나는 방 안에 처박혀 / 몇 편의 시를 쓴다 그때 내 나이에 선배들은 / 얼마나 나의 이 외로운 밤을 그리워했을까"('기러기' 중)'시인의 말'에서는 획일화된 요즘 시에 대한 쓴소리를 덧붙이기도 했다. 시인은 "무슨 선집이니 수상집이니 보내온 시집들의 글들이 모두 한 모양새와 그 목소리인 사태에 답답함을 느낀다"며 "이유인즉슨 등단한 지 몇 해 되지 않은 성실한 젊은이들이 모모한 자리에 죄다 들어앉아 있다보니 온통 글편들이 그 모양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116쪽. 7천500원. 박찬일(53) 시인은 '하느님과 함께 고릴라와 함께 삼손과 데릴라와 함께 나타샤와 함께'(문학에디션 뿔 펴냄)라는 긴 제목의 시집을 다섯 번째 시집으로 들고 왔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하느님'으로 명명한 '실재'에 대해 치열하게 탐구한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원하나이다 //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 하늘을 마음이라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 땅을 마음의 얼굴이라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 얼굴을 바꾸려면 하느님을 바꾸어야 한다고 / 하고 싶은 것입니다 // 거울에는 일그러진 모습뿐입니다."('하느님을 바꾸어야 한다' 중)문학평론가 엄경희는 해설에서 "박찬일의 시는 마음이 아니라 정신이 아픈 시"라고 평했으며 김석준 시인은 추천사에서 "박찬일의 시말은 의미의 의미이고, 초월의 초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00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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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3.05 23:02

전주역사박물관에 옛 책 61점 기증한 송정식씨

"언젠가 TV에서 '진품명품'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박물관'이 떠올랐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전에 내가 소유하던 물건이 어딘가에 잘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기증이 시민들한테도 모범이 되고 자식들에게도 교훈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최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에 옛 책 61점을 기증한 송정식씨(72·전주시 효자동). 전주사범학교를 나와 2000년 전주우전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송씨는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고서들이 후손들을 위한 교육자료와 연구자료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5년 전 돌아가신 아버님이 한학자셨습니다. 부안향교 전교를 지내셨고, 우아동 기영경로당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한문도 가르치셨죠. '패성시사'라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평생 책을 모으셨는데, 많이 없어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책들을 박물관에 기증하게 됐습니다."송씨가 기증한 옛 책들은 2002년 역사박물관 개관 당시 민화 300여점을 기증했던 고 김철순 선생에 이어 가장 많은 분량이기도 하지만, 학문적으로도 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대표적인 유물로는 태인에서 발간한 방각본으로 공자와 72제자간의 문답을 기록한 「공자가어(孔子家語)」, 문관(文官)과 음관(陰官)의 가계를 기록한 「문음팔세보(文陰八世譜)」, 한방서로 신체 각 부분에 대한 특징을 밝히고 그 부분에 생기는 질병과 치료법을 쓴 필사본 「삼의경험방(三醫經驗方)」, 음양오행설에 의거해 일상생활의 길흉을 가리는 책인 「증보참찬비전천기대요(增補參贊秘傳天機大要)」 등이다. 이외에도 조선중기 서예가인 한석봉이 쓴 글을 탁본해 놓은 「석봉서첩」, 조선 말기 대표적인 성리학자 기정진이 보낸 안부편지를 모은「노사유고(蘆沙遺考)」 등 학술적으로 연구 가치 높은 유물들이 포함돼 있다.송씨는 "개인이 유물을 관리하다 보면 도난이나 망실, 훼손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증이 곧 유물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물 기증은 그 자체로서 매우 뜻깊은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2007년부터 자칫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에 대해 '1가구 1기증' 운동을 펼치고 있는 역사박물관 측은 "송씨의 기증으로 기증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올 4월 기증·기탁 전시실을 재개관하면서 송씨 기증 유물 중 일부를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05 23:02

[문학] '유쾌한 인문학 강좌' 봄바람 타고 세상밖으로

직장 생활에 매여 살다가 문득'배부른 돼지'가 돼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 잡힌 당신.퇴근 뒤 「서양미술사」 「장자이야기」 등을 뒤적이다 50쪽을 넘기지 못하고 슬쩍 밀어넣기를 몇 번째.인문학을 재밌게 배우고 싶었지만, 어쩐지 딱딱해서 손이 안 갔다는 불만은 이제 접어두자.전북대 쌀·삶·문명 연구원(단장 이정덕)과 전주시평생학습센터(센터장 김민수)가 '유쾌한 인문학 강좌'로 맛있는 밥상을 차렸다. 철학, 역사, 사회학, 경제학, 예술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내공을 갖춘 연구자들이 강사로 초청됐다.17일부터 1탄'신화를 찾아 떠나다-신화 속의 삶'을 주제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신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사랑에 목숨걸고, 배신과 이간질을 일삼으며, 욕망에 휘둘리고, 광기와 폭력이 난무하는 신화를 읽고 이해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이면에 숨겨진 지혜와 교훈을 찾아갈 예정.단군신화에서 인간은 신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이상향을 꿈꾸는 존재다. 반면 기독교적 세계관에선 실낙원의 의식, 고향을 상실한 이들의 유배지로 인식된다. 신화를 통해 동·서양 의식 체계를 읽어내는 다른 세계의 관문으로 안내하기도 한다.한국 고전문학을 전공한 정인혁 쌀·삶·문명 연구교수를 비롯해 철학을 전공한 이해경 쌀·삶·문명 연구원, 신화연구가인 김원익씨가 1탄을 맡았다.'한국의 신화를 찾아서(17일)''한국 신화의 주인공은 남성?여성?(24일)''한국 신화, 문화로 다시 태어나다(31일)''땅과 하늘의 만남, 서양 신화(4월 7일)''재창조되는 신화의 생명(4월 14일)''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인간유형& 애니어그램(4월 21일)'외에 충남 공주 답사로 이어지는 마지막 강좌'곰 처녀를 찾아서'까지 강의 내용이 알차다.이정덕 전북대 쌀·삶·문명 연구원 단장은 "인문화의 관심을 대중화시키고, 연구성과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시민강좌에 중심을 뒀다”라며 "농업 생산량이 농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밥상 문화가 생태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수박 겉핡기식이 아니라, 대중 강좌를 통해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인문학 지형도를 그려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단장은"지역사를 통해 한국사, 동아시아사로 확장시키기 위해 동아시아 문명을 깊이 이해하는 대학원 수준의 강좌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2탄'걷고 싶은 길, 돌아보는 문명(5~6월)'에 이어 3탄'상징과 염원의 세계, 불교미술(7~8월)'4탄'동아시아 대중문화, 길을 묻다(9~10월)'5탄'밥상문화의 향연(11~12월)'6탄'역사의 엔진·문명의 축대, 농업(내년 1~2월)'등 일년내내 주경야독 가능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한편,'유쾌한 인문학 강좌'수강생은 16일까지 선착순으로 60명을 모집한다. 수강료 1만원. 문의 241-1123.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3.05 23:02

명동예술극장의 숨겨진 비밀

오는 6월 초 재개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명동예술극장(옛 명동국립극장) 건물은 긴 역사만큼이나 숨은 사연도 많다. 당초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 메이지좌(明治座)라는 이름으로 건립돼 주로 일본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사용됐다. 건축주는 일본인 이시바시(石橋良祐)였고 건축가는 다마타(玉田橘治)였다. 해방과 함께 '국제극장'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서울시가 접수하면서는 시공관(市公館)으로 개명, 집회나 공연시설로 사용됐다. 1957년에는 다시 명동예술회관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국립극장 역할을 맡아 연극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1962년 결국 명동 국립극장이라는 이름을 달게됐다. 그러나 1973년 남산에 국립극장이 들어서면서 폐쇄됐고 1975년에는 당시 대한투자금융에 팔려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노후화로 당시 건물 소유주인 대한투자금융이 신사옥 신축을 추진하면서 해체 위기까지 갔다. 이에 문화예술계에서는 1960-1970년대 명동을 '예술의 거리', '낭만의 거리'로 불리게 한 주역인 이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정부는 2003년 이를 매입했다. 이제 이 건물은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명동예술극장이라는 이름의 연극 전용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그동안 보존을 주장해온 김정동 목원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3일 재개관을 앞둔 이 건물의 숨겨져있던 비밀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명치좌는 1930년 일본 도쿄(東京) 아사쿠사의 유명 극장인 오가츠칸(大勝館)을 그대로 베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평면도까지 디자인이 똑같다"며 "명치좌의 설계자였던 다마타가 오가츠칸의 설계자에게 허락을 받았는지 여부는 알수 없지만 짝퉁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전 우연히 오가츠칸의 평면도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 "1940년대까지 조선에서 활동한 다마타의 또 다른 설계작품인 국도극장(1936년 건립돼 이미 해체된 건물)도 베낀 혐의가 농후한 건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그렇더라도 건물의 보존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특히 도쿄의 오가츠칸은 이미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배우 출신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명동예술극장의 개관을 기념해 개관작인 '맹진사댁 경사'에 카메오로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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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3.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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