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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화를 통해 풀어보는 인간과 사랑

서로 부대끼며 울고 웃는 인간사를 스크린에 담는 영화. 사람들은 영화에서 사랑을 읽기도 하고, 인간의 가치문제를 짚어보기도 한다. '사랑 다이얼로그'(효형출판 펴냄)는 영화 10편을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의 변화무쌍한 표정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답한 책이다. 사회학자인 저자 이윤희, 윤문무씨는 영화 속 사랑을 사회학적으로 풀었다. 영화 '화양연화'에서 남편의 불륜에 분노하던 여자 리첸은 다른 남자 차우에게 사랑을 느낀다. 자신의 사랑을 현실화하려면 남편의 불륜도 사랑임을 인정해야 하는 리첸은 남편에 대한 도덕적 우월감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포기한다. 사회적 자아의 목소리를 따르는 리첸과 차우의 사랑은 '봉인된 사랑'이다. '봄날은 간다'는 연인의 변심을 이야기한다. '변증법적 세계관'으로 보면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어제 떠오른 태양과 오늘 솟은 태양도 다른 것이다. 1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 하나하나의 사랑은 모두 결이 다르다. 384쪽. 1만4천원. '세상을 껴안는 영화 읽기'(윤희윤 지음, 문학동네 펴냄)는 영화 30편을 통해 청소년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 보려는 책이다. 인권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중증 장애인인 조제를 비장애인과의 경계가 무색할 만큼 당차고 능동적으로 그려 장애인의 홀로서기에 관한 물음을 던진다. SF를 통해서는 미지의 생명을 둘러싼 인권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가타카', '아일랜드'에는 유전자 복제와 생명윤리 논란을, '바이센테니얼 맨', 'A.I', '내츄럴 시티'에서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들을 통해 인간의 정의에 대한 의문을 짚어본다. 296쪽. 1만1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3.20 23:02

[꿈을 job는 당신] 문학평론가 되려면

"문학평론가에 왕도란 없다! 부단히 읽고, 쓰고, 토론하라."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문학평론의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평단에 정식으로 등단하지 않지만,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에서 활약하는 아마추어 평론가들도 많다.현재 우리나라에선 일간지 신춘문예나 「창작과비평」,「문학과지성사」 등 문예지 추천을 통해 등단하는 것이 통과의례. 문학평론가만을 따로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은 없다. 예전엔 김우창, 백낙청, 이상섭, 유종호, 김현씨 등 외국 문학을 전공한 평론가가 많았지만, 요즘엔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전공한 사람들이 '대종'을 이룬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공대든 의대든 전공이 무슨 상관이랴. 학력 제한도 없다.▲ 꼭 일간지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통해야 하나.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 우리 문단 현실이 꽤 폐쇄적이다. 문학은 '운명'이라고 본다. 신춘문예 심사를 할 때 모두가 인정하는 작품(평론)은 드물다. 문학 자체가 인간의 원초적 감수성을 다루기 때문에, 개인 대 개인의 '주파수'가 맞아야 한다. 심사위원이 누구냐에 따라 당선작이 바뀌기도 한다.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 문학에는 소설과 시 등 여러 분야가 있다. 문학평론가는 전 장르를 다루나.공식적으로 '문학평론가'라고 부르지만, 그 안에서도 평론가마다 전공 장르가 다르다. 시 평론을 쓰다가도 소설 평론을 써서 남들이 인정을 하면,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 전 분야를 아우르기도 하지만, 대개 자기 '장기'가 있다.▲ 문학평론가와 영화평론가는 다른가.매체 비평을 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국문과 대학원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영화 잡지에 영화 평론을 싣는 경우도 있다. 일종의 '투잡(two job)' 성격인데, 관심과 역량의 차이라고 본다. 보수적인 문단 현실상 여러 분야를 하면 인정을 안 하려는 분위기는 있다.▲ 문학평론가가 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왕도'는 없다. 대학원 국문과 현대문학 전공자들 중 문학평론가가 많은 이유를 톺아보라. 그들은 매일 문학 작품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을 한다. (자문 = 이희중 전주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03.20 23:02

[꿈을 job는 당신] 문학평론가 이희중 전주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진화한 독자'입니다. 문학 독자 중에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한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본선 2라운드 경기가 한창이던 18일 오후. '시인, 비평가, 시연구자, 시교육자 등 여러 얼굴들'을 가진 이희중 교수(50·전주대 국어교육과)가 TV 수상기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마치 책을 정독하듯.'이 작품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라는 오만함(?)을 품었던 '뿔테 안경'의 청년은 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가 됐다. 87년 광주일보 '창간 기념 문예'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뒤다.'경상도(밀양) 사내'가 97년 아무 연고도 없는 전주에 왔을 때 안도현 시인은 먼저'같이 놀자'고 그를 꼬였다. 이씨는 전북작가회의가 내는 「작가의 눈」을 편집하면서 '김용택 형', '이병천 형' 등 좋은 문인들을 만나 전주에 동화(同化)될 수 있었다."평소에 좋은 시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깊이 읽어보면 아닌 경우도 있고,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시인이라고 재평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그는 "문학 평론은 자기가 아는 것을 자랑하거나 '말발'을 뽐내는 게 아니라 작품 자체를 꼼꼼히 읽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쪽 판에서도 어디를 통해 등단했느냐에 따라 모양 좋게 쳐주는 게 있다”면서 "'권위' 있는 중앙지나 문예지가 아니면 절반만 등단한 걸로 본다”며 전국 문단의 그릇된 '권위주의'를 꼬집었다.한동안 문단 안팎으로 비판 받았던 '주례사 평론'에 대해서도 에둘러 고충을 털어놓았다. "'표지 4'라고 해서 책 맨 뒤 겉표지에 싣는 평론이 있습니다. 일종의 '축사' 같은 것인데요. 가령 결혼식 하객으로 가서 '얘가 학교 다닐 때 누구랑 사귀었다'는 등의 얘기를 꺼내는 게 과연 적절할까요?” 평론가가 일방적으로 '단 소리'만 하는 것은 문제지만, '입바른 소리'가 언제나 옳은 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문학판에선 거북하면 아예 입을 다문다”고 덧붙였다.그가 문학평론가로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적은 언제일까."이문재 시인은 80년대 '시운동'을 통해 등단했습니다. 문학판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통로로 등단한 거죠. 그가 「2003년 소월시문학상」을 탔을 때 주관사인 '문학과사상사'가 이문재 시인 특집판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당시 길지 않은 글을 썼습니다. 나중에 사석에서 문재 형이 '지금까지 내 시 전체를 평론해 준 건 네가 처음이다'고 말했을 때, 의외였습니다. 이문재 형하고는 그 뒤로 막역한 사이가 됐습니다.”문학 평론이 단순한 책 안내서가 아닌 자기 형식과 문체를 가진 '독립적인 읽을거리'가 돼야 한다고 믿는 그는'아름답고, 차분하고, 속 깊은 글'을 썼던 유종호, 김현, 이상섭 등을 역할모델로 꼽았다."일단 작품을 열심히 읽어줬고, 문학 작품의 장점과 내부를 잘 분석해 사람들에게 보여줬습니다. 문장의 아름다움, 글의 논리적 완결성, 비평적인 문체 등이 다 본보기죠.”그는 "일부 평론가들은 문학 작품이 아닌, 자기 명예나 지명도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면서 "평론가는 잡지사로부터 청탁받아 쓰는 데 함몰되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책 단위의 평론집을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씨는 "문학 평론이 여느 직업처럼 '경제적 보상'을 해주진 않지만, 비단 책뿐 아니라 세상 만물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가볼 만한 길”이라고 말했다."쉬운 글로 쉬운 평론을 쓰고 싶다”는 그는 올해 안에 그동안 써놨던 글 중에서 발표 안 한 것들을 모아 평론집을 내 볼 계획이다.인터뷰 내내 깜빡거렸던 TV 수상기에선 "우리나라가 일본을 4:1로 꺾고 4강에 올랐다”는 '낭보'가 울려퍼졌다.

  • 문화일반
  • 이화정·김준희
  • 2009.03.20 23:02

[생활과 건강] 갱년기 증후군

50세를 전후한 시점에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며 밤에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고 심지어 불면증까지 오는 증후가 나타나면서 때로는 온몸이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면? 대체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갱년기 증후군이라 한다.의학의 발전과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여성이 일생의 1/3을 월경이 없어진 이후 즉 폐 경이후에 생활해야 하므로 의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갱년기증후군이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갱년기에 접어들면 난소기능이 감소돼 여성들이 생식능력을 잃게 된다. 여성들의 갱년기는 50세를 전후로 5~10년간을 말한다. 이 시기에는 월경이 없어짐과 동시에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총괄해서 갱년기증후군이라 한다. 이때 사용되는 갱년기증후군은 병명이라기보다는 증상을 모아놓은 증후군이다.갱년기증후군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이 주된 원인이며, 환경적인 요인이나 사회·문화적·정신적인 요인 등이 갱년기증후군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원래 사람은 얼굴이나 가슴은 차고, 아랫배나 손발은 따뜻한 '상한하열(上寒下熱)' 상태여야 하는데, 갱년기에 접어들면 생식기능이 허약해져서 열이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상체는 열이 나고 하체는 차가워지는 '상열하한(上熱下寒)'의 병적인 상태가 되므로 갱년기증상이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다산하거나 소파수술 등을 많이 해 발생하는 신허(腎虛), 간열(肝熱), 심열(心熱)등을 갱년기증후군의 원인으로 본다.갱년기는 모든 여성이 나이게 들게 되면 겪게 되는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수월하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갱년기증후군으로 심한 고통을 겪는 사람도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많이 끓인 사람들, 아기를 많이 낳았거나 유산을 많이 시킨 사람들,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사람들, 호르몬제를 많이 복용한 사람들, 일찍 월경이 없어졌거나 질병으로 자궁을 들어낸 사람들이 갱년기증후군을 흔히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갱년기증후군은 시기에 따라서 급성기, 아급성기, 만성기로 나눌 수 있다.급성기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많이 나며 불면증 등의 혈관운동계 증상과 정성에 변화가 생기며 불안하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기억장애 등의 신경내분비계 증상이 나타난다. 아급성기에는 성기가 위축되고 오줌소태가 생기며 성교시에 통증이 나타나는 등의 비뇨생식계 증상과 피부가 위축되고 요실금이 나타나며 관절통 등의 결체조직의 이상이 나타난다.만성기에는 뇌졸중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병이 발생하기 쉽고 골다공증, 퇴행성변화와 같은 근·골격계 증상이 나타난다.이에 대해서 양방에서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사용되고 있는 반면, 한방에서는 한약치료와 침 치료 및 약침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이러한 갱년기증후군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점을 알아두는 게 좋다. 갱년기는 기분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갱년기가 정상적인 생리현상의 일부임을 염두에 두고 항상 마음을 젊게 하여 즐거운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규칙적인 일상생활과 충분한 운동이 필요하다. 짜고 매운 음식, 동물성 기름, 당분이 많은 음식은 적게 섭취하고 단백질이나 칼슘,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고 술과 담배는 되도록 금하며 6개월이나 1년마다 부인과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김태희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부인과)▲김태희 교수는우석대학교 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장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인과 교수대한한방부인과학회 이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3.20 23:02

[생활과 건강] 잘못된 당뇨병 상식들

신문, 방송 등 언론보도와 당뇨병학회의 노력으로 이제 당뇨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에 의해 혼돈을 가져와 당뇨병 관리를 어렵게까지 만든다. '당뇨병에 대해 알려진 잘못된 상식'을 가진 당뇨인 4명의 생각을 바로잡아 건강하고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기회로 만들어보자.당뇨인 A씨 : "당뇨 있는 사람이 인슐린주사를 맞으면 갈 데까지 간 것이라네."당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약을 먹다가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의사들이 인슐린주사를 맞자고 했을 때 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는 끝장에 맞는 주사가 절대 아니다. 인슐린은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하다가 필요한 경우가 끝나면 먹는 약으로 바꿔줄 수 있는 치료의 한 방법이다. 임신을 한 경우,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당뇨 초기에 혈당이 아주 높이 올라간 경우에는 반드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고 이 상황이 끝나면 경구약제로 바꿔서 혈당조절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보완적인 방법이니 너무 꺼리지 말 일이다.당뇨인 B씨 : "인슐린을 맞으면 음식은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네."당뇨인 A씨가 인슐린을 너무 무서워한 반면, 당뇨인 B씨는 인슐린을 너무 믿는 분이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약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 인슐린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인슐린이 당을 떨어뜨리는 정도도 입으로 먹는 약과 같이 한계가 정해져 있다. 인슐린을 맞아도 인슐린이 떨어뜨릴 수 있는 정도보다 음식을 더 먹게 되면, 오히려 당이 더 올라가버리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마음대로 먹으려면 인슐린 양을 그만큼 늘려야 되고 그렇게 되면 인슐린에 의한 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 몸 안의 당은 없앨 수 없고 적당한 수치로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하므로 결국은 인슐린을 맞더라도 운동과 식사조절을 반드시 같이해야 한다.당뇨인 C씨 : "당이 높은 사람은 상처도 낫지 않고 수술도 못한다네."당뇨인에게 있어 상처가 좋아지지 않고 오래가는 것은 혈당조절을 제대로 안 한 경우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혈당조절을 엄격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뇨가 있어도 임신해서 건강한 아이를 잘 낳고, 당뇨가 있는 응급환자도 아무런 문제없이 수술 받고 건강한 몸으로 퇴원한다. 따라서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 당뇨인에게 "당뇨 때문에 수술을 못한다거나 상처가 오래간다"고 하는 병·의원은 피하면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의료인이 더 많으니까.당뇨인 D씨 :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죽는다네."당뇨가 있다는 것이 사람의 평균 수명을 단축하는데 결정적인 문제는 결코 아니다. 우리 속설에 병이 하나 있으면 오래 산다는 '일병장수(一病長壽)'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병 없이 오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원하지만 수명이 길어진 요즘, 그렇게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에 주의하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아 오히려 천수를 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한 세상 살면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원치 않는 당뇨병을 갖게 되었다고 코 빠트리고 조상 탓, 세상 탓을 한들 당뇨병은 좋아지지 않는다. 차라리 당뇨병을 '원수'가 아닌 내 몸에 찾아온 '손님'으로 생각해서 같이 살다가 당뇨병 때문에 죽지 않고 늙어서 죽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 봄에 활기찬 운동하나를 시작해 볼 일이다. /박태선 교수(전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 내과)▲박태선 교수는전북대 의대 졸업·의학석사전남대 의학박사Eastern Virginia Medical School Diabetes Research Institute 연구전임의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대한당뇨병학회, 대한내분비학회 간행위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3.20 23:02

[음실의 비밀] (26)양배추

주부들이 늘 부엌에 두고 가족의 건강을 챙긴다고 해서 '부엌의 상비약'이라고 불리는 양배추.소화기 계통의 환자나 위가 약한 사람에게 강력 추천되는 채소다. 더욱이 양배추는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타임지」가 10대 건강 식품 중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건강하게 살을 빼기에 안성맞춤. 해외에서도 일찍부터 케이트 윈슬렛,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양배추를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고 있다.양배추는 칼슘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흡수가 빠르다. 혈액 응고작용이 있는 비타민K를 비롯해 미네랄, 식이성 섬유도 풍부해 자연치유력 있는 채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피부와 점막 같은 조직이 헐어서 짓무르는 것을 막아 주는 자연적인 항궤양 식품.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라이신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 건강식으로도 '딱'이다.양배추는 90% 이상이 수분이다. 양배추 1통의 칼로리가 22㎉, 즉 밥 2숟가락 정도로 칼로리가 매우 낮다. 그래서 배부르게 먹어도 부담이 없다.풍부한 섬유질로 식사량을 줄이면서 겪기 쉬운 변비도 예방한다. 비타민 U로 위장을 보호해 세포의 신진대사를 돕고, 면역성을 높일 수 있다. 체내에 쌓여 있던 혈액 속 노폐물과 지방 제거를 촉진시켜 몸이 가뿐해지도록 돕는다.다이어트할 때 흔히 겪는 짜증이나 예민함도 문제없다. 양배추의 트립토판이라는 성분이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돕기 때문.양배추의 최고 섭취법은 익히지 않고 먹는 것이다. 담백하면서도 씹을수록 달짝지근해 생으로 즐겨 먹는 이들이 많다. 양념과 함께 먹을 경우 버무려 놓으면 숨이 죽어 아삭한 맛이 떨어진다. 먹을 만큼만 준비해 먹기 직전 양념에 버무려 먹는다. 바깥 쪽의 짙은 녹색 잎과 뿌리 부분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므로 버리지 말고 샐러드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소화 기능이 약해 생으로 먹기 힘들거나,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고 싶을 땐 삶거나 쪄 먹는다. 양배추를 삶으면 각종 영양 성분이 물 속에 우러나므로 국으로 끓여서 물까지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 삶거나 찔 때 나는 냄새를 없애고 싶다면, 식초를 약간 넣으면 해결된다.식초에 절인 양배추 초절임은 여름철 입맛을 돋워주는 데 그만이다.위가 약한 사람은 케일과 양배추를 갈아서 즙을 내 아침저녁으로 마시면 좋다.강판에 갈아 마시거나, 적당한 크기로 썰어 물 1컵과 함께 걸쭉하게 갈아 마신다.겨울철에는 뿌리 부분을 밑으로 가도록 통째로 신문지에 싸서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칼로 자르면 상하기 때문에 한 장씩 떼어내 먹는 것이 좋다.자른 단면은 랩으로 싸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보관한다.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우울한 양배추 풍년을 맞았다. 재배면적이 늘고, 날씨가 따뜻해 양배추가 과잉 생산된 것. 많은 양이 산지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지자체에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농가 재배면적 70% 이상을 일괄구매 추진하기로 했다.건강도 챙기고, 농민에게 희망을 안기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3.20 23:02

도시 공공 디자인 사회 통합에 목표 둬야

그가 주장하는 바는 새 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요, 과거로 회귀하자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앞으로만 치닫는 것으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도시·문명·문화·공동체'에 관해 성찰해보자는 것이다.17일 원광디지털대학에서 열린'천년 전주 화요 시민 강좌'에 초대된 민중화가 임옥상씨(59·문화우리대표)는 세상을 캔버스로, 사회를 캔버스화 하고픈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삶의 터전에 관한 관심으로 옮겨졌어요. 오지랖이 넓다는 얘기도 듣지만, 비전문가의 식견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도시는 작은 공동체고, 관계의 집합체예요. 갈아엎고, 덧씌우고, 새판을 짜는 개발논리로 일관하는 현재의 분위기에선 도시와 사람들 간의 발전적인 관계 함수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그는 디자인에서 토리(土理), 수리(水理)를 예로 들며 흙과 물의 이치대로 사람·삶·생명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 디자인은 사회의 통합·화해에 방점을 찍는 형태여야 한다는데 주목했다."뉴타운 뉴타운 하지만, 한국말로 풀어쓰면 새마을 아닙니까. 낙후되고 폐쇄된 공간을 깎고 부수는 개발논리가 도시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길이 복원되고, 사람과 자연이 교호하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일이 먼 것 같아 속상할 따름입니다."또한 임씨는 도시 환경을 미화하기 위한 페인팅 벽화가 경쟁적으로 그려지는 점도 제고돼야 한다며 안료나 접착제가 인체에 해로운 물질로 돼 있고,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 조건에서는 흉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어 그는 "주민과 지자체, 전문가 집단이 협치로 공공 디자인을 고민해야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일상이 문화고, 문화가 곧 일상인 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3.19 23:02

[열린마당] 국·한문 혼용, 꼭 필요하다 - 김형중

세상이 짧은 시간에 너무나 혼란스럽고 화려하게 바뀌어가면서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언어생활과 문자활용 습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인기 있는 연예인이나 개그맨들이 줄여 쓴 말들은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가 갸우뚱해지거나 바보스럽게까지 느껴진다. 학생들이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그림처럼 만들어진 문자는 그 출처가 어디고 국적이 어딘가 하고 때로는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한다.4000년 전에 만들어진 한자(漢字)는 인류가 창안한 수많은 문자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문자(文字)다.한자(漢字) 문화권은 중국과 대만을 비롯해서 싱가포르, 베트남, 일본, 한국 등이 속해 있다. 이 나라들은 오랜 세월 수준 높은 문자문화(文字文化)를 영위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서구 물질문명에 밀려 시련을 겪고 있다.19세기 청나라는 국력이 쇠퇴해지고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대혼란에 빠졌다. 이에 청나라에서는 '배우기 어렵고 쓰기에 까다로운 한자와 한문 사용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문자개혁운동이 시작됐다. 결국 1958년에 중국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음문자(音文字)가 제정됐고, 1964년에는 간체자(簡體字)가 제정되기에 이르렀다.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조차 그 기조가 흔들리게 된 셈이다.이처럼 '편리'라는 이유로 '불편하거나 하기 싫은 일'들을 피해가면 언젠가는 전통의 계승이 파괴되고 문화의 질적인 저하와 정신적인 척박이 초래될 수 있다. 인위적인 변화와 모색이 큰 흐름을 역행해 가면서 시나브로 오류를 범해갈 때 문명과 문화는 그 뿌리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이는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일이다.인간들이 만든 발명품 중 가장 위대한 것은 '문자의 창제'라고 할 수 있다. 문자는 편리한 생활도구와는 달리 인간의 사고와 정신적인 활동, 언어, 역사,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록의 수단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최대 공로자인 셈이다.우리는 세계 문자 중 유일하게 창제 시기를 알 수 있는 소리글자 훈민정음과 시각적 문자인 한자를 함께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문해(文解)능력은 부끄럽게도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는 몇몇 힘 있는 사람들, 서양교육을 받고 교육정책을 입안한 사람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어문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글 전용은 큰 불편 없이 말하고 읽는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의 문해능력을 떨어뜨리는 족쇄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한글전용 어문정책은 하루 빨리 폐기하고, 국한문혼용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한자어는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알다시피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사용해온 역사성, 사회성, 문화성, 철학성을 지닌 우리말이다. 고유어로 분류되는 한자어는 우리의 생활감정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에 그 만큼 호소력이 크다. 한 나라의 국어에는 풍속, 습관 또는 역사를 같이하는 공동 운명체의 구성원들이 감지(感知)하는 정서가 함유되어 있는 것이다.한글과 한자는 상호 보완, 수백 년 동안 우리 나랏말로 토착화 되었다. 이제까지의 편협된 생각들을 바꿔 국한문혼용의 절대가치성을 인식, 조상들의 얼을 제대로 이어받아야 한다./김형중(전북여고 교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3.18 23:02

전주문화예술교육연구단 '허브-전주프로젝트' 추진

'지역 청소년과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기초 조사가 절실하다''연구모임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전주문화예술교육공동연구단(대표 채성태·송상민)이 체계적인 지역문화 예술교육 프로그램인'허브-전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으로 2009년~2010년까지 추진되는 지역문화 날개달기 사업.채성태 대표는 "지난해 전주반월초교의'꾸러기가 떠나는 다문화 프로그램', 장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다문화공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역·학교의 현실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여단체들과 밑그림부터 함께 그려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송상민 대표는 "추진 단체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짜 놓고 그대로 실행하면, 기존과 다를 것이 없다"며 "결국 인적자원이 힘이기 때문에, 참여 단체들과 협의하면서 소외계층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짜고, 연구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기초 조사, 워크숍 등을 통해 연구보고서를 발행하고, 대안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번 프로젝트엔 노송동·삼천·인후지역아동센터, 교육청 방과후 지원센터, 푸른안과, 국립전주박물관, 소극장 판 등이 함께 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3.18 23:02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세계와 소통하다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한국 서단 안팎으로 '소통'을 시도한다.지난 10년이 서예의 대중화에 힘 써 온 시간들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그 위에 학문성과 예술성을 쌓아 한자문화권 정수로 서예의 뿌리를 더 견고하게 해야 할 시기. 서예비엔날레가 전환기를 맞은 시점에서 김병기 전 연구처장(전북대 중문과 교수)이 총감독에 새롭게 임명되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최승범 조직위원장은 "한자문화권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가 서예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서예의 본래 정신을 지켜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며 "서예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노력하면서도 바탕에는 서예의 전문성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올해 주제인 '소통'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정한 것. 이제 서예를 주목하기 시작한 서양문화권과의 만남과 서단의 각기 다른 계파들 간의 교류를 의미한다. 김병기 총감독은 "내적으로는 서예계 각 유파간의 소통은 물론, 여러 예술 장르 사이의 소통을 도모하고 외적으로는 서구의 예술인들과 소통을 시도하고자 한다"며 "내적으로는 서예 자체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외적으로는 전북의 서예, 한국의 서예가 세계를 향해 진출하는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올해로 7회째인 서예비엔날레는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등에서 열린다. 전주천에 깃발서예를 내걸고 축제 공간도 확장시킬 예정. 조직위원회 내부 작가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 1500여명의 작가가 25개 행사에 참여할 전망이다.▲ 서단 유파 정리 및 교류 시도올해 주제인 '소통'의 정신을 구현한 전시는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한자 서예전'과 '서방에서 싹트는 서예 바람전'이다.'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서예술을 선도하고 있는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의 서예를 유파별로 비교한다. 아직 계보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 서예를 예술적 특징을 지닌 유파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유파간 교류가 거의 없는 일본 서단에서 특히 화제가 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 탐색과 서양에서의 서예 맹아 동향에 대한 탐색'과도 연계해 책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다.'서방에서 싹트는 서예 바람전'은 한국서예의 세계화를 모색하는 전시로, 서양에서 일고 있는 서예술에 대한 관심을 살펴본다. 15개국 작가들이 참가할 예정.▲ 서예의 가능성 탐구올해 처음 열리는 '한국 대학서예의 동향전'은 국내 대학 서예과에서 이뤄지고 있는 서예 교육의 양상을 진단하고 서예학 전공 대학원생들의 작품 경향을 볼 수 있는 기회다.비엔날레가 열리는 해마다 신인작가 발굴·육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공모전 수상작 전시가 이뤄지며, 2007년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양성주씨의 초대전이 마련된다.현대과학과 전통서예를 결합해 개발한 컴퓨터를 이용한 서예 교육 프로그램 '컴퓨터와 함께하는 신래e-필', 음악과 무용이 함께하는 서예퍼포먼스 및 시범휘호 '필가묵무'도 기획됐다.한국 서예의 본향인 전북이 세계 서예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지향점을 모색하는 '전북서예의 새로운 모색전'도 열린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18 23:02

[문학] 강암 선생의 위대함 재발견

어려운 시대를 살면서도 철저하게 전통에 바탕을 두고 붓을 들어온 선비 서예가. 5체에 능하고 다양한 장르의 문인화까지 격 높게 그려낸 강암 송성용 선생(1913~1999)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다. 그 사이 한국 화단은 많이 변화했지만, 강암 선생의 정신과 '강암체'는 푸르게 살아있다.강암 서거 10주기를 맞아 「강암 송성용 시문」(미술문화원)과 「강암 송성용 행장」(미술문화원)이 출간됐다.시문은 강암이 종외조인 김병기 전북대 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했으며, 행장은 강암의 맏아들인 송하철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이 정리했다. 「강암송성용서집」 「강암천자문서」 「강암묵적」 등 강암과 관련돼 이미 세상에 나온 것들이 강암의 예술세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이 두 권의 책은 강암 선생의 삶과 정신,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특히 시(詩)나 기(記), 묘갈명(墓碣銘), 편지 등 강암이 남긴 시문을 본격적으로 번역한 것은 이번이 첫 시도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강암 선생은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에도 그냥 보내지 않고 반드시 한 부를 베껴서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강암의 성공을 그의 작품에서 찾지만, 강암의 위대함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품에 앞서 선생의 생활 속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며 "선생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문을 남겼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번역은 현대적으로 했다"고 전했다.강암에게 있어 예술과 생활은 다르지 않았다. 강암 선생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 인품을 갖출 때 비로소 최고 경지의 예술이 창작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평생을 군자로 살기 위해 노력해 왔다."일제에 대한 항거로 해 온 보발을 굳이 하루아침에 버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해방 후에도 두발과 의복을 바꾸지 않았던 선생이 친구들이 장난으로 상투를 잘라버리자 다시 머리가 길 때까지 대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 예술에 있어서는 언제나 겸손해 영운 김용진 선생에게 보낸 편지에는 "저 성용은 먼 시골구석에 사는 까닭에 견문이 매우 좁아서 이른바 먹을 가지고 장난치는 고루한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고 적고 있으며, 이름을 널리 알린 뒤에도 검소한 생활을 하며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다."저는 부모님 잘 모시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몸의 병이 아직 떨어져 나가지 않은데다가 일상의 잡다한 일로 인해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라고는 한달에 5~6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접때 형과 함께 책상을 나란히 하고 공부하던 때가 너무나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제 처지로 인하여 내일은 오늘보다 더 공부할 수 없게 된다면 저는 필경 소인배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공부에 대한 강암의 강한 의지와 열정 역시 시문 곳곳에 나타나 있다.27일 오후 2시 전북예술회관에서는 강암 10주기 추모제가 열린다. 「강암 송성용 시문」과 「강암 송성용 행장」 발간과 관련해 김교수의 특강이 마련되며, 선생의 제자들로 구성된 강암연묵회의 전시도 이날 개막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3.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