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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민간주도 문화재단 설립 '삐걱'

민간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전북문화재단(가칭)'의 설립을 앞두고 독립성과 자율성의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출발부터삐걱거리고 있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분야별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전북문화재단'을 연말까지 설립해 문화정책 수립과 문예진흥기금 운용, 문화시설 운영, 문화예술단체 지원, 문화예술 교육사업 등을 펴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북문화재단 설립과 운영을 위해 도가 올해 15억 원을 출연하고 장기적으로 100억 원가량의 기금을 확보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민간주도라는 명분이 퇴색,민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도가 재원의 대부분을 책임지기 때문에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보다는 도의 정치적·행정적 논리에 따라 문화재단의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은 또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과 '전북 도립국악원',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등 기존 문화관련 단체들을 통합, 흡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벌써 관련 기관들의 반발을 사는 등 자율성 침해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연극과 영화, 무용 등 분야별로 자연스럽게 운영되고 있는 문화단체 및 기구들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할 가능성도 커 결국 문화재단이 '옥상옥'의기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효율성 확보는 물론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도민에게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단체들은 "재단을 설립해 문화정책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문화예술의 다양한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특히 문화관련 단체들을 통폐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18 23:02

불황 팝공연시장 '맞춤마케팅'으로 돌파

심각한 경제 침체로 문화계 곳곳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 팝 공연 시장도 마찬가지다. 고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형 공연은 거의 자취를 감췄고 관객 수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적인 공연기획사인 옐로우나인의 경우 지난해 3월까지 5개의 공연을 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에 2개밖에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다. 17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이런 와중에 관객 동원에 어느 정도 성공하며 불황을 이겨내는 공연이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공연은 매진을 시키는 성공까지 일궈내고 있다. 대표적인 공연이 지난달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그룹 스웰시즌의 공연이었다. 영화 '원스'의 주인공들로 결성된 이 그룹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화의 인기를 앞세워 2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6천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의 21일 공연도 매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8월 1천800석 규모의 멜론악스홀 공연을 매진시킨 므라즈는 공연장을 4천석 규모의 올림픽공원 올림픽홀로 바꿨지만 역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두 공연을 주최한 프라이빗커브는 라울 미동, 라세 린드, 정재형, 김광진 등 국내외 실력파 가수들이 출연하는 싱어송라이터 시리즈를 4월에 열 계획이다. 공연장은 800석 규모(세종문화회관 M시어터)라 다소 작은 편이지만 역시 매진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 록 밴드 트래비스, 오아시스를 비롯해 일본 록 그룹 엑스재팬의 공연도 사정은 비슷하다. 내달 1일 공연하는 트래비스는 전체 티켓의 80%가 예매됐고, 오아시스와 엑스재팬도 공연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티켓의 절반 이상이 팔렸다. 이처럼 최근 선전하는 팝 공연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은 대중 스타라기보다는 견고한 열혈 팬층을 확보한 뮤지션의 공연이라는 점이다. 프라이빗커브의 추나현 과장은 "많은 팬을 거느린 뮤지션보다는 음악을 좋아하고 잘 아는 분들이라면 꼭 찾을만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연은 구매력이 확실한 층을 공략하고 있다. 경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소비를 하는 20~30대 관객이 주요 타깃이다. 오아시스와 트래비스 공연을 기획한 옐로우나인의 홍희선 과장은 "경기가 어렵다 보니 공연 계약을 할 때 예전보다 훨씬 더 심사숙고하게 된다"며 "특히 구매력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공연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런 공연을 기획한 기획사는 적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환율 급등 때문에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이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 추 과장은 "주 관객이 20~30대인 만큼 티켓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와중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관객층 공략에 성공한 공연도 있다. 내달 13~20일 전국 투어를 펼치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공연이다. 이 콘서트의 서울 공연은 VIP석 가격이 22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 VIP석에 이어 16만5천 원의 R석 등 비싼 좌석이 먼저 팔려나가고 있다. 이 공연을 기획한 액세스엔터테인먼트는 "VIP석의 60% 이상이 기업에 팔리고 있다"며 "기업이 접대 비용을 줄이는 대신 문화마케팅에 비용을 지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불황이 팝 공연계의 거품이 꺼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관계자도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기획사 간의 경쟁으로 해외 뮤지션의 몸값이 턱없이 올라간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국내 직배 음반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들어보지도 못한 신생 기획사가 공연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거품을 키우는 바람에 튼실한 기존 기획사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이렇게 거품이 꺼지면서 뮤지션 개런티와 공연 가격이 합리적으로 정리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18 23:02

베를린 '윤이상 기념관' 5월 문 연다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창작 공간이었던 독일 베를린 자택이 기념관으로 바뀌어 일반에 공개된다. 17일 윤이상평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매입한 윤이상의 베를린 자택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개ㆍ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5월께 공사를 완료하고 '윤이상 기념관'으로 새롭게 개관한다. 베를린 자택은 1971년부터 1995년 서거하기까지 윤이상 음악의 산실로, 그가 유럽 진출 후 작곡한 150여 곡 가운데 초기작 20여 편을 제외한 대부분이 이곳에서 완성됐다. 윤이상평화재단 측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창작공간으로서 원형을 유지해 방문객들이 윤이상의 작업실을 볼 수 있게하고 현대음악센터로서의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재단의 자택 매입 및 문화부 후원으로 이뤄진 개ㆍ보수 작업 등에 모두 10억원 가량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한국 유학생이나 현지 음악인들이 숙식하며 곡을 창작할 수 있는 게스트 룸도 갖추게 된다. 윤이상평화재단은 베를린 윤이상 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3월22일 금호아트홀에서 서울윤이상앙상블의 제 2회 정기 연주회를 연다. 서울윤이상앙상블은 한국에서 윤이상의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2007년 창단됐다. 내달 공연에서는 윤이상 실내악의 시대적 변화를 느낄 수 있는 1960-1980년대 작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윤이상평화재단은 또 5월 베를린에서 기념관 개관식을 겸해 베를린윤이상앙상블의 연주회를 열고, 6월에는 윤이상이 거쳐간 파리의 엥발리드에서 한국 출신 박지용이 이끄는 '파리 누벨 제네라시옹 앙상블'의 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18 23:02

[일과 사람]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임명된 라종일 우석대 총장

"무조건 관의 예산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기 보다는 자립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전주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도 임기 동안 재단의 자립 여건을 마련해 놓고 싶습니다. 아직은 재단이 초창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전주문화재단 2기 이사장에 임명된 라종일 신임 이사장(69·우석대 총장)은 "정부의 여러가지 일들을 해봤지만 개인적으로 맡아보고 싶었던 분야가 바로 문화였고, 또 관심도 많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80년대 말 90년대 초 동유럽 문화권이 갑자기 무너졌는데, 그것과 관련해 제가 논문 하나를 썼었습니다. 제목은 '부드러운 전쟁'이었는데, 곧 문화전쟁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군사력이나 이념이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면에서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죠."라 이사장은 "전쟁은 사람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며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평화도 사람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이고,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문화"라고 강조했다."문화로는 전주가 강국입니다. 하지만 문화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구조적인 것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즉, 기능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문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어떻게 하면 기능적으로 잘 쓰느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해외 거주자 중 전주 문화에 관심있는 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해외 교류를 활발히 해나가겠습니다."라 이사장은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최근에는 이사회 보다 운영위원회에 더 많은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며, 2기에서는 이사회는 큰 방향을 잡고 운영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직제 자체에 대한 논의 보다는 어떤 사람이 그 일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라 이사장은 외교통상부 영국대사와 일본대사를 지냈으며, 국가정보원 차장,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2.17 23:02

[문학] "'어린왕자' 책 제호 상표권 대상 안돼"

지난해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던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왕자'에 대해 특허심판원이 상표권 등록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16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에 따르면 최근 특허심판원은 문예출판사 등 출판사 7곳과 출판사 대표 3명이 '어린왕자'의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 제기한 상표등록 권리범위 확인 심판결정청구에 대해 '어린왕자'가 상표등록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특허심판원은 "(어린왕자의) 확인대상 표장 사용은 그 서적의 내용이 '생텍쥐페리'의 창작소설을 번역한 동화인 단행본 서적에 사용하는 것임을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으며 이처럼 그 창작 저작물 내용 그대로가 수록된 단행본의 제호만으로 사용되는 확인대상 표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보통명칭 또는 관용상표와 같은 성격을 가진다"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어린왕자' 상표권 분쟁은 2007년 10월 '어린왕자'의 저작권을 가진 생텍쥐페리 유족재단(SOGEX)과 상표권 독점 사용계약을 맺은 디자인문구업체 아르데코 7321이 국내 출판사들이 출간한 '어린왕자' 책의 상표권 침해를 지적하면서 시작됐으며 이후 주요 서점에서 관련 책들이 무더기 반품되는 사태를 빚었다. 문제가 된 확인대상 표장은 '어린왕자'라고 한글로 쓴 제목과 'Le Petit Prince'라고 필기체 프랑스어로 쓴 제목, 어린왕자가 혹성에 서서 별을 바라보고 있는 삽화, 어린왕자가 초록색 망토를 입고 정면을 보는 삽화 등 4종이다. 출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안은 저자 사후 50년이 지난 공공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출판 활동의 권리에 대한 위협이며 지난 1957년 저작권법 제정 이후 50여년 동안 합법적이고 상식적으로 진행되어 온 우리 출판 산업과 문화에 대한 비문화적 태도"라며 "출판된 서적의 저작권과 상업용 상표권에 대한 혼동과 이해의 부족, 그리고 권리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2.17 23:02

전주문화재단 '제2기 운영위' 구성

전주문화재단 2기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운영위원회가 구성됐다.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은 16일 오전 최명희문학관에서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정관 및 직제 일부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전문위원회에서 명칭이 변경된 운영위원회에는 곽병창(우석대 교수) 김명성(전주KBS 보도국장) 김선희(우진문화재단 운영실장) 김완순(교동아트센터 관장) 신승원(서울디자인하우스 본부장) 신정일(길문화축제 대표) 신효균(JTV방송본부장) 안이영노(기분좋은QX 대표) 왕기석(국립창극단 수석단원)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 관장) 이병천(전북작가회의 회장) 이재운(전주대 교수) 이종민(전북대 교수) 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 원장) 최무연씨(전주예총 회장)가 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날 선임하기로 했던 운영위원장은 신설된 조항에 따라 이사장이 이사들 중에서 추천, 시장이 승인하기로 했다.기존 1국 1실 3팀(기획국, 정책연구실, 관리지원팀, 문화사업팀, 정책연구팀)이었던 직제는 1국 4팀(사무국, 관리팀, 행사지원팀, 문화사업팀, 정책연구팀)으로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정책연구실장이 관리팀장으로 격하되면서 몇몇 이사들과 당사자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그동안 재단 전반사항은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2기부터는 주요 의결사항만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나머지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이사들이 정관 등에 운영위원회의 역할이 명시돼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보강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2.17 23:02

[문학] 추도시 - 그 풀밭에

남들이 거의 붓을 놓고 사는고희도 팔순도 지나면서선생님처럼 많은 시를 쓴 시인이이 세상에는 없습니다옥돌처럼 옥양목처럼 다듬어진 시들갑오농민전쟁을 지리산을 뒤돌아보며활화산처럼 거칠게 이글거리는 시들선생님 쓰신 그 시들에는 도처에풀밭이 우거져 있습니다선생님처럼 풀에 매달려 시를 쓴 시인도이 세상에는 없습니다.전원적인 것만도 사회적인 것만도 아닌민중적 이미지를 표나게 덮씌우지도 않는서서히 그러나 영원히 성장하는 시간을 거느리며이 세상의 갈등과 고통과 허무를 가늠하고자 하는 그 풀밭은사람이 끝끝내 이겨먹지 못할 허무의 지평에촘촘히 돋아나는 그리움의 공간입니다숙명처럼 견디고 살던 소외감과 참담함을 비집고절망도 허무도 소외감도 이 세상의 그 무엇도마침내 이겨먹고야 마는 그런 풀밭입니다푸른 하늘과 그리운 풀밭이 너무 멀어서오솔길과 구수한 된장냄새와 군불 지피는 마을이 너무 멀어서헛되고 헛된 것들이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멀어서주워 온 아이 같은 소외감도 이제는 너무 멀어서금강이나 만경강이나 동진강 하구의 어느 풀밭에풋내 단내 살냄새 매움한 지상의 어느 풀밭에이웃 같은 형제 같은 친척 같은 잎을 달고마을에서 마을로 강으로 산으로 바다로 하늘로뿌리들이 줄기들이 넝쿨들이 아득하게 뻗어나가는먼저 간 사람들이 거기 다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풀밭에우리끼리 아무렇게나 주저앉아서가슴 속 쌓인 그리움들을 다 풀어놓고만 싶습니다- 정 양(석정문학회 회장) -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2.17 23:02

'들' '풀'을 사랑하던 시인 詩와 함께 잠들다

'들'과 '풀'을 사랑하던 시인. 엄혹한 시절,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노래하던 그는 민중의 힘을 여성적 언어로 감지한 시인이었다.작가란 아름다움으로 미칠 수 있는 존재. 이병훈 시인은 "미쳐야 시를 쓴다”고 말했다."그냥 술을 마시면 돼요. 적당히 취하면 두세 시간은 오롯이 시작에 매달릴 수 있지요.”'홍안소년'으로 불리던 그. 누구에게는 '손이 크고 따순 분'으로, 또 누구에게는 '군산의 터줏대감'으로 기억되던 시인이 지난 15일 오후 9시40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1925년 군산 옥산면 당북리에서 태어난 시인은 서당과 소학교를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였지만, 한국전쟁 후 우연하게 기자가 됐다. 1948년 군산신문사 기자를 시작으로 군산민보사, 삼남일보사, 군산매일신문사 등에서 사회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이후 제대로 된 시를 쓰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신석정 시인의 추천으로 1959년 「자유문학」에 시 '단층'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그에게 스승은 시를 쓰게 하는 힘. "좋은 작품을 쓰려고 일부러 생각하면 잘 안된다. 그럴 때면 선생님을 떠올린다”고 했던 그는 석정 선생의 삶이나 작품에 대해 쓴 연작시를 묶어 「변산고을에 흐르는 물은」을 펴내기도 했다.석정 선생 작고 10주기인 1984년에는 김민성 이기반 황길현 허소라 시인과 함께 석정문학회를 결성해 제1대 회장을 지냈으며, 2007년 석정 선생의 시정신을 기리는 '제1회 촛불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삶의 내면성을 파헤치고 피폐된 농촌의 휴머니스트를 추구해 온 시인은 1970년 발표한 첫번째 시집 「단층」 이후 「하포길」 「멀미」까지 세권의 시집으로 시 쓰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곤 했다.또한 그는 뿌리를 한 곳에 내리고 고향의 풍광을 지킨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48년 군산문학회 동인으로 작품 비평회 등 군산지역 문학동인의 근간을 마련했던 시인은 1990년대 부터는 군산문인협회 회장, 군산예총 회장, 군산문화원장 등을 지내며 군산 문화를 살찌우는 데 큰 기여를 했다.'제14회 전라북도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1973) 이래 '군산시민의장' 문화장(1976), '제1회 모악문학상'(1993), '제38회 한국문학상'(2001)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제1회 군산문학상'을 수상하면서는 "문학적 성과나 다른 의미로 주는 상이 아니라 문우들이 제정해 주는 우정의 상으로 알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듬 해 군산지역 문인들이 추진해 온 이병훈 시비 건립은 시비 세울 장소를 마련하지 못하고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2007년 가을 '제1회 촛불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집 내려고 준비를 다 해놨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활동력이 떨어진다”고 했던 시인에게 결국 2001년 발표한 「물이 새는 지구」가 마지막 시집이 됐다. "한 때 농사를 지었는데 환경문제에 이르렀다”는 시인은 늘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했다.17권의 시집과 1권의 수필집 등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지치지 않은 문학혼을 보여줬던 고 이병훈 시인의 장례는 전북문인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이동희 전북문인협회장, 집행위원장은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이다.빈소는 군산은파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석기(자영업) 문기(자영업) 민기(군산대 근무) 인기(전북도청 문화예술과)씨가 있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장지는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 선영 하. 063) 445-4445

  • 문화일반
  • 도휘정·홍성오
  • 2009.02.17 23:02

봄나들이 사진 촬영 준비해볼까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봄의 생동감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는 시기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번 주 '끝물' 추위가 끝나면 겨우내 서랍 속에 넣어뒀던 사진기를 꺼내 들고 나들이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사진 나들이 장소와 사진 마니아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봄철 사진촬영 기법 등을 소개해본다. ◇서울 근교의 사진 나들이 장소 =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 위치한 두물머리는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와 황포돛배 나루터 등으로 사진 마니아들에게 유명한 장소다. 특히 이른 새벽의 물안개는 사진의 신비감을 더해줄 수 있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의 허브아일랜드는 20만㎡규모의 허브 전문 식물원으로 다양한 꽃이 가득하기 때문에 접사 촬영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프랑스 남부 마을의 이름을 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프로방스 마을은 화사한 색의 유럽풍 집들이 자연경관과 어울리며 사진 나들이에 적합한 장소다. 주변에 독특한 디자인의 문화예술 박물관들이 밀집해 있는 헤이리 마을과 파주 출판단지가 가까이 있다는 장점도 있다. 봄에 어울리는 원색의 화려한 색감을 찾을 수 있는 장소로는 놀이공원이 좋다. 서울랜드와 에버랜드 등에서는 매년 봄꽃과 관련된 축제를 열어 사진 촬영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서울에서는 서울숲과 청계천, 삼청동, 양재동 꽃시장, 여의도 공원, 고궁 등이 쉽게 사진 촬영에 나설 수 있는 장소다. ◇봄 사진, 어떻게 찍어야 하나 = 봄철에는 대체로 햇볕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사진의 대비가 높아 자연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얻기 쉽다. 봄철에는 햇볕이 강하지 않는 오전이나 일몰 전에 사진을 촬영하거나 약간 흐린날 촬영하는 것이 좋다. 앙상했던 겨울의 풍경과 달리 새록새록 한 봄날의 풍경을 마주하다 보면 의욕이 앞선 나머지 너무 많은 주제를 담기가 쉽다. 그러나 너무 다채로운 풍경과 소재를 담게되면 사진이 산만해지는 단점이 있다. 봄에는 꽃이나 곤충을 접사로 촬영할 경우 측광을 중앙부 중점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SLR 카메라는 이러한 측광 모드를 하나의 버튼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콤팩트 카메라는 메뉴 화면에서 설정을 변경해줘야 한다. 또 콤팩트 카메라에 내장된 장면 모드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장면 모드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카메라 설정을 최적화시켜 놓은 자동 세팅 모드다.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콤팩트 카메라는 인물 모드, 접사 모드, 풍경 모드, 야경 모드 등 봄나들이에 필요한 장면 모드를 갖추고 있다. ◇봄나들이용 카메라는 = 봄나들이에 어울리는 카메라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풍경 사진에 강한 광각 렌즈를 탑재한 카메라, 꽃이나 곤충 사진에 적합한 접사 기능이 뛰어난 카메라, 그리고 사용자 입맛에 맞게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 하이엔드급 카메라다. 니콘의 COOLPIX S710은 35㎜ 카메라 환산으로 광각 28㎜부터 망원 101㎜까지 촬영이 가능한 줌렌즈를 탑재해 풍경 사진에 적합하다. 또 유효 화소수 14.5 메가픽셀의 고화소에 '고속 연사 모드'로 초당 12장까지 고속 연사 촬영이 가능하다. 파나소닉의 루믹스 DMC-FX180 역시 35㎜ 카메라 환산으로 28㎜에서 100㎜까지 촬영이 가능하고 14.7메가 픽셀의 고화소가 장점이다. 이외에도 캐논의 익서스 860 IS, 후지필름의 Finepix F100fd 등이 광각을 지원하는 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곤충이나 꽃을 접사로 촬영하기 위해서는 접사 기능을 갖춘 콤팩트 카메라를 사용해야 한다. 소니 사이버샷 DSC-T700은 1㎝ 근접 촬영이 가능하고 대형 3.5인치 엑스트라 파인 LCD 터치스크린을 갖춘 게 특징이다. 내달 출시될 니콘의 COOLPIX P90도 1㎝ 근접 촬영이 가능하고 다양한 앵글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틸트식 액정 모니터를 탑재하고 있다. 캐논 익서스 870 IS, 파나소닉 루믹스 LX3도 근접촬영에 손색이 없다. DSLR 카메라에 못지않은 성능을 갖춘 하이엔드급 카메라에는 니콘의 COOLPIX P6000과 캐논의 파워샷 SX1 IS, 올림푸스의 SP-565 UZ, 소니의 사이버샷 DSC-H50, 코닥의 이지쉐어 Z1015 I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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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16 23:02

임진왜란 '청주성 탈환' 재현한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빼앗긴 성을 처음으로 다시 찾은 전투인 '청주성 탈환'이 재현된다. 청주시는 시민이 청주성 탈환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는 9월 6일 의병과 승병이 왜군과 전투를 벌여 청주성을 되찾는 역사적 장면을 재현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청주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몇달만인 1592년 7월 왜군에 빼앗겼으며 의병장 조헌, 박춘무와 승병장 영규대사가 의병, 승병 3천500여명을 규합해 그해 8월 2일 탈환했다. 임진왜란 초기 승승장구하던 왜군에 빼앗긴 성을 의병 등이 되찾기는 청주성 탈환이 처음이다. 청주시는 청주성 탈환을 재현하기 위해 1억원의 예산을 세워놓았으며 충북 예총과 충북 민예총 등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은 뒤 오는 25일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 승병 등의 복장, 무기 등을 제작하고 많은 인원을 투입해 청주성이 있던 성안길 주변 등에서 의병과 왜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장면 등을 연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청주성 탈환 재현이 좋은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1920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청주 줄다리기'도 같은 날 재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청주 줄다리기는 전국적으로 규모가 큰 줄다리기로 유명했으나 일제에 의해 강제중단된 이후 88년 만인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 문화의 달 행사'의 일환으로 재현했다. 지난해 줄다리기는 4t의 볏짚을 이용해 150m 길이의 초대형 줄을 만들고 1천4명이 줄꾼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성을 탈환한 음력 1592년 8월 2일을 당시 양력을 기준으로 한 9월 6일에 재현행사를 갖기로 했다"며 "앞으로 매년 청주성 탈환 행사를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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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16 23:02

시네마테크 지원놓고 영진위-업계 갈등

독립영화 지원책을 놓고 대립하던 영화진흥위원회와 독립ㆍ예술 영화계가 이번에는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 정책을 놓고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전국 시네마테크의 협력체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일 영진위로부터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을 오는 3월부터 현재의 비공모 방식에서 공모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시네마테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예술영화전용관과 달리 비영리를 원칙으로 고전 영화와 예술ㆍ실험 영화를 보유하고 상영하는 공간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시네마테크 운동이 지역별로 활발히 일어났으며 2002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창립된 이후에는 영진위가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줄곧 장소 임대료와 기자재 구입ㆍ유지비 등을 지원해 왔다. 영진위와 협의회는 매년 3월 계약을 갱신해 왔으며 작년의 경우 영진위는 이 사업에 4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영진위가 지원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는 것은 모든 위탁사업에 대해 공모제를 시행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영진위 관계자의 말이라고 협의회는 전했다. 영진위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협의회측은 영진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질의서를 보내며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자체가 협의회와 역사를 같이하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시네마테크전용관들이 협의회에 소속돼 있는 상황에서 굳이 위탁 방식을 공모제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에는 현재 서울아트시네마와 문화학교 서울 등 전국 8개 시네마테크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의 김홍록 사무국장은 "재계약을 1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공모제로 전환한다는 통보를 받아 답답하다"며 "혹시 사업자 선정이 안 되면 앞으로 1년간 계획하고 있는 20~25개 가량의 상영회가 차질을 빚게 되며 당장 극장 임대료와 장비 대여비ㆍ유지비 등 운영비 마련도 막막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영진위 실무자는 '어차피 사업을 위탁운영할 만한 주체가 협의회 외에 없으니 형식적으로 공모를 진행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공모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영진위가 다른 사업자를 염두에 두고 갑자기 공모제로 전환하는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 측의 이 같은 반발은 작년 5월 강한섭 위원장의 취임과 함께 출범한 4기 영진위가 내 놓았던 독립ㆍ예술영화 관련 정책에 대한 불만의 연장선에 있다. 3기 영진위는 당초 내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을 건립하려고 했지만 4기 영진위는 이 사업의 규모를 무리하게 키우다가 결국 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따내지 못했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성영화의 배급을 지원하는 다양성영화 마케팅지원 제도도 폐지해 독립영화인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전의 독립ㆍ예술 영화 관련 논란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진위는 시네마테크를 둘러싼 논란에도 그다지 성의있게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영진위의 김종호 영상문화조성팀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특별히 영진위의 입장을 밝힐만한 게 없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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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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