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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예술이 끊임없이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비온 뒤 세상은 맑은 물로 눈을 씻어낸 것처럼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미당 서정주의 시문학관을 찾은 날이 그러했다. 시문학관은 문 닫은 학교를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었다는 간단한 정보로 접하기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묻어있다. 아이들이 뛰놀았을 운동장은 잔디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오래된 학교에는 의례 있을 법한 큰 나무, 퇴색한 교문 대신 모던한 사각의 조형, 그리고 교사였던 건물도 그대로를 지키면서 새로운 시멘트 구조물이 첨가되어 있다. 이 구조물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중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수평적인 시선을 높게 만들어 생경한 기분을 감돌게 만들었지만 한쪽에서 올라오는 담쟁이의 푸른 잎들이 그나마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시인은 아마도 이곳의 자연 환경과 더불어 자신의 감성을 키워냈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관 내부는 기획되지 않은 연출로 전시된 시인의 자취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 그나마 아쉬움을 덜어준 것은 미당 시문학관을 둘러싼 마을 곳곳에 펼쳐진 국화 밭이다. 동네 어귀에서부터 지붕, 담, 벽면을 이용한 벽화 역시 미술적 개입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주민들도 이 같은 문화적 행위의 결합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동네에 개입된 미술작업은 환경 미화의 1차적인 단순한 의미에 그쳐 더 이상의 의미 부여를 차단해버린다. 때문에 2차 3차 작업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부가시킬 수 있는 내용을 진전시켜가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창작자와 향유자, 그리고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네 주민이 함께 가꾸어나가는 공동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문학관은 한 작가의 유물을 보관하는 박물관적 성격에 그쳐서는 안된다. 예술성을 예술로서 소외되지 않게 끊임없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사실 이 곳 뿐만이 아니다. 우리 지역의 문화공간들은 좋은 조건들을 가지고도 제 기능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문화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우리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은 아닐까./구혜경·문화전문객원기자(미술사)

  • 문화일반
  • 구혜경
  • 2007.08.17 23:02

[전북문화의 발견] (1)고창 미당 시문학관

왕의 무덤,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흥덕서부터는 새길이 뚫려 우리는 양명한 기운이 넘치는 소요사 가는 옛길을 놓치고 장어집 즐비한 선운사 앞길도 그냥 지나친다. '눈물처럼 동백꽃 후두둑 지는 그곳'은 노랫말로 대신했다. 풍천장어가 난다는 작은 천을 오른쪽으로 돌아 미당시문학관 앞에 차를 멈춘다. 문학관은 폐교가 된 기와지붕 교실 몇 칸을 좌우익으로 거느린 노출 콘크리트 스타일이다. 광화문 처마선을 닮지 않은 직선 공간에 갇힌 미당께서 답답하다고 하지나 않으실까. 미당의 작은 체구와 달리 그의 사후 공간은 너무 헐렁하다. 냉방이 전혀 안 되는 전시실 벽에는 미당이 갈고 닦은 시편들이 초등학교 시화전처럼 똑 같은 액자에 굵은 신명조 30포인트 프린터 글씨체로 걸려있다. 미당이 생전에 입던 의상과 유물들 역시 어떤 테마가 없이 산재한 느낌. '또 하나의 정부'를 이루던 그의 유품들은 파천(播遷)에서 돌아온 정부의 유물이 아닌 아직도 임시정부 그대로라니. 그는 조그만 부족장이 아닌데……, 왕의 무덤을 들여다보는 내밀함이 없다. 우리는 그의 손때 묻은 유품들 속에서 <화사집>에 나오는 그 징그러운 절망 가득한 열정이나 <귀촉도>가 보여주던 유현함의 한 끝을 붙잡고 싶었다. 그런데, 권태로운 디스플레이. 탁월한 선곡은 조금 허름한 음악실도 귀한 자리를 만드는 법인데, 분명 비전문가의 솜씨다. 우리에게 미당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닌, 천 번을 외워 기슭에라도 다가서고 싶은 산인데 말이다. 응집력이 부족한 디스플레이 전시실 왼쪽 방 한 켠은 영욕의 공간이다. 말당 시대에 쓴 '제너럴 전'에 대한 송시와 가미가제 소년병을 위한 시가 붙어있다. 아프다. 그러나 한편으로 다행스럽다. 예술은 쾌락이 도덕성을 갖추고 승화된 것이라고 배웠는데, 어쩔거나. 안내를 하시는 미당의 애제자였던 김정웅(시인, 문화해설사)선생은 서운한 모습. 이 시들을 당장 치우라는 사람이 많단다. 아니라고, 이 액자 일곱 편을 치운다고 미당의 시적 업적이 각개격파 당하지 않는다고 선생을 달랬다. 선수들끼리의 공격적인 유머를 가진 안내를 바랐는데, 우리는 이미 너그러워질 준비를 하고 온 사람들인데, 미당과 말당 사이에는 해설만 있다. 2층에도 '미당 사단'이라 할 유품은 많았다. 16권의 초간 시집들과 사단장의 시를 연구한 장교들의 논문집에서 훈장까지. 아내와 아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그의 따뜻한 글씨는 서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한참 바래가고 있었다. 선생이 애용하시던 보오타이, 도리구찌와 베레모, 지팡이와 많은 파이프들을 보고서 우리는 그의 시가 주던 역동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말년에 기억력 강화를 위해 일일이 외우던 해외의 많은 영봉들의 사진은 그의 시와 겉돈다. 쇼핑 공간의 알뜰함에 길들여진 우리 눈에 이 전시공간은 권태로운 점빵 스타일이다. 우리는 단순히 과거회귀를 위해 이 문학관을 찾은 것은 아니다. 관능적 아름다움과 설움, 불안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와 시적 정부가 갖는 실체의 결합을 보러 온 것.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을 내뿜던 징글징글한 열망은 마티스 같은 현대적이면서도 원시적 색감을 가진 닫힌 방이 어울릴 텐데. 아니면, 모나미 153볼펜처럼 아예 단정하거나. 유리에 담긴 보료 깔린 미당의 작업공간은 그를 한가한 부르주아에 머무르게 하고 만다. 당신의 고독과 열정을 수렴하려면 그의 유품들을 압축해야 하고 컨셉에 맞게 재배치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필요하다. 문제는 사람이다 선풍기도 잘 돌아가지 않는 사무실에는 거북이 컴퓨터 한 대로 문학관의 홈피를 띠우고 있었다. 문광부와 군청의 예산은 어디다 쓰는지 에어컨도 없다. 남자직원 한분이 티백으로 된 국화차를 내어온다. 매년 11월 3일에는 시문학 축제가 벌어지는데 국화축제와 함께 백일장도 하고 시낭송회도 한다고. 이 널찍한 공간들이 문학반 아이들을 위한 캠프장이 되면 좋을 텐데. 문학관 옆 미당 생가. 지푸라기로 단장한 생가엔 <자화상>의 시처럼 작은 대추나무 한 주가 서있을 뿐. 마루엔 소실댁의 놋요강도 묶어놓은 깻대도 없다. 떫은 물이 들 감나무나 맨드라미도 타래박도 심어지지 않은 생가를 왜 복원해 놓았을까. 생가를 나오니 정면에 보이는 인현마을이 울긋불긋하다. 이곳에 사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붕과 담에 국화꽃과 주민들의 얼굴을 그려 넣는 작업을 했단다. 주민들의 얼굴은 민중화가 이종구 선생이 그린 얼굴에서 보여주던 고단함은 쏙 빠진 모습에 국화꽃에는 밝음만 가득 차 있었다. 시인의 세계가 오로지 국화꽃에 한정되는 느낌. 생가복원과 마을가꾸기, 결국 돈이 쓰임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닐까. 미술관이나 문학관에 가면 작품을 통해 우리는 힘을 얻는다. 문학관은 단순한 물품의 저장창고가 아닌 전략의 소산으로 감상하는 이의 예지와 전시하는 이의 내공이 힘겨루기를 하는 전쟁터이어야 한다. 하여 새로운 영감을 생성해 내는 공간이어야 하는 것. 그러나 이 시적 정부의 왕궁은 보는 사람을 방심하게 한다. 그리고 막판까지 반전이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사람이다. '어느 가시덤불 쑥굴헝에 뉘일지라도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하는' 이 질마재 언덕에서 먹고 자고 일할 배짱 있는 젊은 시인 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고 문제해결능력이 강한 큐레이터가 있어야 할 것. 최고의 시편들, 산과 바다가 지척인 수려한 풍광 등 이만한 문학관이 또 어디 있을 것인가. 미당시문학관, 새로 시작하여야 한다.(문학관 전화 063-560-2760)/신귀백(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신귀백
  • 2007.08.17 23:02

"서동요는 성행위 묘사 향가"

삼국유사에 수록된 신라 향가 14수 중 하나인 서동요(薯童謠)는 여성 상위 성행위를 묘사한 가요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어학 전공인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정우영(鄭宇永.53) 교수는 16-17일 경북 안동 소수서원에서 열리는 2007년 여름 구결학회 제35회 전국학술대회 발표논문 '서동요 해독의 두어 문제'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정 교수는 이 논문에서 신라 진평왕 딸인 선화공주(善化公主)가 밤마다 남몰래 '안고 가는' 물건으로 가사에 보이는 ''이라는 글자를 '알'을 의미하는 '卵'(란)이라는 글자의 이체자(異體字)로 해석하면서, 이 경우 알은 "불알"이라고 주장했다. 이체자란 모양은 다르지만 발음과 뜻이 같은 글자를 말한다. 그는 각 판본이나 연구자에 따라 극심한 견해 차이를 보이는 ''이라는 글자가 卵에 대한 이체자일 가능성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의하면 현재 관련 연구자와 일반에 가장 널리 통용되는 조선 중종 7년(1512) 경주부(慶州府) 발간 이른바 정덕본(正德本) 삼국유사에는 卵에 해당하는 이체자가 일부 마모되는 바람에 확실히 자형(字形)을 알 수 없으나 최근 공개된 조선 초기 삼국유사 판본에서는 글자가 완연하며, 나아가 같은 텍스트에 사용된 같은 글자의 전후 문맥을 고려할 때 卵의 다른 글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어 정 교수는 서동요가 이런 '알'을 선화공주가 '안는'(抱) 행위는 여성이 남성 위에 올라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알을 품는 형상에 비유해 남녀간 성행위 장면을 묘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 교수는 서동요를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해 두고(=시집가 두고) 밤에 닭이 알을 품듯이 서동 서방의 불알을 안고 나서 궁궐로 돌아간다"는 정도로 해독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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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7.08.17 23:02

6.25전쟁 유적 근대문화재 된다

유엔이 인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6.25 당시 50여만 명의 신병을 양성한 제주도 구 육군 제1훈련소 등 6.25관련 유적이 대거 근대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과 국방부 관계자 등은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방유적 문화재 등록 추진 회의'를 열고 6.25전쟁과 관련된 유적 10-15곳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 김성범 근대문화재과장은 "그동안 6.25유적 등 국방관련 유적은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에 힘쓰고 유적에 명예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정훈기획관실 양찬기 중령도 "군과 관련된 유적이 문화재로 지정돼 널리 알려지고 과학적으로 보존된다면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1차 검토대상이 된 유적은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제주도 구 육군 제1훈련소, 서울 연희고지, 경남 통영의 추봉ㆍ용초 포로수용소 등 11곳이다. 선정기준은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라 1958년 이전에 건설ㆍ제작ㆍ형성된 국방관련 유적 가운데 역사ㆍ문화ㆍ사회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를 지닌 유적을 대상으로 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전쟁 중 전사한 유엔군이 안장된 곳으로 유엔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역이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터키 등 11개국 장병의 유해 2천300여 구가 봉안돼 있으며 기념공원 내 예배당은 건축가 김중업 씨가 세계 각국 용사들의 종교를 고려해 현대적이고 독특한 방식으로 설계해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문화재청은 10월24일 '유엔의날'에 맞춰 유엔기념공원을 우선 등록할 방침이다. 제주도 구 육군 제1훈련소는 일본군이 사용하던 시설을 인수해 1951-1956년 전방에 배치할 신병을 교육한 곳이다. 현재 훈련소 정문의 기둥과 지휘소 및 막사 등이 남아있다. 서울 연희동의 연희고지는 1950년 서울탈환작전 당시 북한군의 최후방어선으로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는 서울탈환작전의 성패를 결정지었다. 추봉ㆍ용추 포로수용소는 북한군 포로 가운데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포로를 선별ㆍ수용한 곳으로 막사 잔해와 감옥, 급수지와 보급창고, 지휘부 등이 남아있다. 경북 김천의 부항지서 망대는 경찰과 주민이 협력해 북한군과 전투를 벌인 하단폭 3.7m, 높이 8m 규모의 망대로 북한군과 교전 중 경찰관 5명이 사망한 곳이다. 이밖에 파주 설마리전투비(영국군참전기념비), 철원 암정교, 포천 국군벙커, 왜관철교 등 6.25관련 유적들이 등록문화재 등록 후보로 선정됐다. 회의에 참석한 이재 한국국방문화재연구원장은 "논란의 여지가 적은 유적부터 등록하되, 차츰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맥아더 동상 등 문화재적 가치는 높지만 논란이 많은 유물도 문화재 등록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9월까지 현지조사를 마치고 올해 안으로 문화재위원회 심의 및 등록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8.17 23:02

윤석화 "실망 안겨드려서 죄송"...홍콩 출국

허위 학력을 홈페이지를 통해 고백한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16일 "제 자신을 속이고 저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서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 홍콩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홍콩에서 당분간 머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연출을 맡아 내년 2월 올리기로 한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공연은 현재로서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고백한 계기에 대해 "박정자 선생님의 권유로 고백하게 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영성수련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을 했는데 서울에 오기 전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의 (학력 위조) 얘기를 남편에게서 듣고 마음이 굉장히 불안했다"면서 "그러다 영성수련 첫 날 거짓의 옷을 벗으라는 말씀을 듣고 기도를 통해 용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마음이 주저앉기 전에 빨리 얘기를 하고자 했고 기자들을 불러모으는 것도 그렇고 해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됐다"면서 "막상 용기를 내고 보니 제가 미련했고 바보 같았다는 걸 알게 돼서 자책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의 학력위조 수사와는 무관하다"면서 "학력을 갖고 사문서를 위조한 적도 없고 그걸로 어디서 월급 한 번 받아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대 수료'라는 프로필이 허위라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 그는 "뉴욕대(NYU)에서는 20학점 정도 들었고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는 100학점 정도 이수했지만 85년 초 한 학기를 남겨두고 친정 극단인 민중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공연을 위해 귀국하는 바람에 마치지는 못했다. 수료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의 홈페이지 프로필에는 '뉴욕대 수료'라고 해놓은 뒤 아래에 영문으로 New York University가 아닌 'The City College of New York'(뉴욕시립대)로 표기가 돼 있다. 그는 또 "하버드 드라마 인스티튜트에서 연수를 한 것은 맞다"면서 "6개월 코스였는데 당시 에이콤 윤호진 대표가 '아가씨와 건달들' 공연을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4개월 반 정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은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은퇴할 자격이 있나요"라면서 "그냥 이제껏 살던대로 제 삶을 살겠다. 내 자신을 다시 용서하고 보듬어주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8.17 23:02

'학력위조' 유명인사들의 공통 '거짓말'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14일 "이대에 다니지 않았다"며 거짓 학력을 고백하는 등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위 위조 사건 이후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이들에게서는 "명문대에 다니다 그만뒀다"고 주장하고, 검증이 어려운 외국에서 '학력세탁'을 거치는 등의 공통된 '거짓말'을 발견할 수 있다. ◇"명문대에 다니다 그만뒀다" =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명문대' 타이틀은 버리기 힘든 유혹이다. 학력 위조 파문에 휩싸인 인사들 중 상당수가 국내 명문대 중퇴를 내세우며 그 만한 대학을 나올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사정상 다니지 못했다는 점을 은근히 과시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 그는 서울대 미대를 중퇴한 뒤 미국으로 가서 1994년 캔자스대에 들어갔다고 말해왔으나 서울대에는 입학한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화여대 측은 김씨가 입학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연극배우 윤석화씨 또한 이화여대 생활미술과를 1년 다니다 그만뒀다고 주장해 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창하씨도 서울대 미대 합격 후 수원대 경영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울대 미대 입학 사실이 없고, 수원대는 학부 과정이 아닌 경영대학원 연구과정을 1년 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증 어려운 외국서 '학력세탁' = 외국 대학 학위가 국내 대학에 비해 검증하기가 어렵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을 이용한 것도 공통점이다. KBS라디오 '굿모닝 팝스' 전 진행자인 이지영씨는 영국 브라이턴대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언어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고 알려졌으나 자신의 학.석사 학력이 허위임을 시인했다. 그는 고향인 전남 광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영국에서 랭귀지 스쿨과 기술전문학교를 각각 1년 정도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도 캔자스대에서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캔자스대 경영대학원과 예일대에는 입학한 사실조차 없었다. 캔자스대 또한 3학년을 끝으로 학부를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는 미국 퍼시픽 웨스턴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으나 이 대학이 비(非)인가 대학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창하씨도 미국 LA뉴브리지대 순수미술학과 졸업 학력에 대해 "뉴브리지대에 적을 두었던 것은 사실이나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 혼동하기 쉬운 학교명도 활용 = 윤석화씨의 경우 이화여대 재학이 허위로 밝혀진 것 외에 '뉴욕대 수료'라는 프로필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홈페이지 프로필에 '뉴욕대 수료'라고 해놓은 뒤 아래에 영문으로 New York University가 아닌 'The City College of New York'(뉴욕시립대)로 표기를 해 '뉴욕 시립대를 다녀놓고 뉴욕대라고 한 것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혹을 샀다. 그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뉴욕대(NYU)에서는 20학점 정도 들었고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는 100학점 정도 이수했지만 마치지 못했다. 수료는 아니다"라고 뒤늦게 밝혔다. 영화감독 심형래씨 또한 자전 에세이집 저자 소개란에 '고려대 식품공학과 졸업'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1977년 고려대 식량개발대학원에서 1년 과정의 농업기술연수과정과 93년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고위자연자원정책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8.17 23:02

[모집]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수강생 등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수강생 모집 = 접수 21일까지. 교육기간 9월 3일부터 12월 15일까지 총 15주. 장소 전북대 평생교육원 103호 강의실. 문의 288-0022. △전주시민미디어센터 프리미어 프로 편집교육 = 영상편집 초보자를 위한 편집교육. 교육기간 21~24일. 수강료 3만원. 문의 282-7942. △산야초 발효액 강좌 =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 마련하는 생태음식강좌. 산야초발효액과 효소에 관한 이론 및 실습 등을 병행한다. 교육기간 9월1일부터 12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장소 전주한옥생활체험관. 교육비 17만5000원. 문의 287-6300 △문화유산해설사회 문화유산 답사 = 전북 문화유산 해설사회가 마련하는 8월 문화유산답사. 일정 28일. 장소 해남 대둔사와 미황사 등. 참가비 2만5000원. 문의 011-653-7903 △전북문화원연합회 답사 = 일정 25일. 장소 고창 고인돌군과 고창읍성 등. 참가비 무료. 문의 287-5509 △전라예술가요제 참가자 모집 = 한국연예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하고 한국예총 전북연합회가 주최하는 전라예술가요제 참가자 모집. 참가자격 20∼60세 남·녀. 참가곡 가요 기성곡. 접수기간 24일까지 한국연예협회 전북지회. 예선 26일 전주777클럽, 본선 9월9일 오후 4시 군산 은파유원지. 문의 254-6015△최명희청년문학상 원고 접수 = 혼불기념사업회와 전북대신문사가 주최주관하는 제7회 최명희청년문학상 작품 공모. 접수기간 31일까지. 대상작품 고등부와 대학부 시(3편 이상)와 소설(1편이상, 70매 내외). 접수처 전북대신문사 편집국. 문의 270-3536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7.08.17 23:02

[전시속으로]한일교류전 여류구상작가전 등

한일교류전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라북도와 가고시마현 양 지역 미술인들의 열세번째 교류전. 올해는 가고시마 작가들이 전주로 초대됐다. 가와사키 노부코 등 가고시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 23명의 작품과 전북지역 작가 89명의 작품이 한데 전시된다. 서양화 한국화 조소 공예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선보인다. 오픈식은 18일 오후 6시. 여류구상작가전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93년 창립한 여류구상작가회의 열여섯번째 그룹전. 김숙경 김정미 김화경 노정희 문영선 백금자 신은아 안영옥 윤미선 윤완 정미경 최분아 황나영씨가 참여하고 있다. 화폭의 구성이 섬세하고 색상이 따뜻한게 특징. 5인 사진전25일까지 익산 백강아트홀이준구 강경희 김기영 김종관 신길수의 사진전. 산과 바다 꽃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를 거시 또는 미시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전우진개인전29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전북대에서 서양화와 영상산업공학을 공부하고, 런던 킹스턴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한 전우진씨 개인전. 재생과 부활의 이미지를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뉴미디어아트다. 혼불전9월30일까지 갤러리 공유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을 미술작품으로 되읽었다. 나인하 김영란 유미옥 김철규 유기종 박순자 최희경 최영문 이은혁씨가 혼불의 한 스러운 아름다움을 평면과 설치로 깊이있게 풀어냈다.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7.08.17 23:02

'2007소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 32개팀 선정

오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2007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린지페스티벌’에 한옥마을예술단 유토 등 32개 팀이 참가한다.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16일 ‘2007소리프린지페스티벌’ 참가팀을 발표했다. 프린지페스티벌 참가팀 공모에 응모한 총 120여팀 가운데 새로운 창작활동과 자유로운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팀 32곳을 선정했다. 곽병참 총감독은 “올해 소리프린지페스티벌에는 ‘소리, 몸짓’을 표현한 댄스팀과 퍼포먼스팀의 지원이 여느해보다 많았다”고 밝혔다.소리프린지페스티벌 참가팀은 다음과 같다. 한옥마을예술단 유토, 고명구 솔뫼 무용단, 이리북초등학교 소라산 꿈나무, 흙소리, 샘골아그들, 사랑니 국악실내악단, 음악그룹 나비야, 해금실내악단 수요회, 해금연주자 김정훈, SCM DANCE THEATER, 신승명 밸리댄스 아카데미, 오은미 밸리댄스 아카데미, Gypsy Fever, 고스트윈드, 하이미스터메모리, 윤여규, 보드카레인, Plastic Age, 더스티 블루, 아이러닉 휴, 밴드 내일, 직장인밴드 월남뽕, 소레기탄, 넘버원 코리안, 올프랜즈윈드앙상블, 소프라노스, 리듬앤씨어터, 프랙탈, 재즈피아, 제프박, 익산 시립합창단 뮤지컬팀, 전북교육청어린이합창단 등.‘2007소리프린지페스티벌’은 소리축제 기간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대 (구)정문 까치마당, 전북도청 야외공연장 등 전주시내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8.17 23:02

"서정주시인 행적 가장 잘 압축" 캐리커처 작가 안중걸씨

“예상보다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14일과 15일 전시장에서 캐리커처 이벤트도 진행했는데요. 관람객들이 인물들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지난 14일부터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초대전 ‘캐리커처로 보는 한 시대의 다른 삶 항일과 친일’의 캐리커처 작가 안중걸(46)씨. 그는 개막일에만 전주에 머물 계획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광복절까지 전주에서 지냈다. “원래는 광복 60주년 기념 전시로 기획했는데요, 인물선정에 어려움이 많아 두해나 늦어졌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일본을 오가며 항일과 친일 인물 40인을 선정했습니다.” 인물선정 이후에도 작품화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항일인물들의 자료가 거의 없었어요. 행적뿐 아니라 사진도 남아있어야 했는데 너무 없더군요. 신문에 실렸던 손톱만한 사진을 보고 캐리커처로 그리기가 사실은 어려웠습니다.” 그는 관람객들에게 “친일인물들을 더 잘생겼기게 그렸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감정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자료가 빈약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항일인물들의 사진은 대부분 감옥에 있던 당시의 초췌한 모습들이 대부분이더군요.”인물들의 특징뿐 아니라 그들의 행적까지를 한 장의 캐리커처에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40인의 자료를 수차례 되살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서정주시인의 캐리커처가 마음에 듭니다. 그의 행적이 잘 압축됐다고 생각해요. 반면 소설가 김사량은 정말로 형태도 알아보기 힘든 쬐그만 사진 한장만 있더군요. 가장 힘들게 그린 작품입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는 문학 학술 교육 종교 여성비행사 등 5개 분야의 항일 친일 인물 40인을 그렸지만 앞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또 전주에서의 첫 전시에 대해 타 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전국 순회전시도 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안씨는 ‘세계축구스타 70인 캐리커처전(2002)’ ‘독립운동가 31인 캐리커처전(2005)’ ‘독일월드컵 태극전사 캐리커처전(2006)’ 등을 열었다.한편 '캐리커처로 보는 한 시대의 다른 삶 항일과 친일'은 전주역사박물관이 주최하고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가 주관한다. 9월 16일까지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8.17 23:02

[함께 떠나요] '육지속 섬' 경북 봉화 고선 계곡

떠나야 할 시간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한꺼번에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여름은 ‘휴가철’로 이름이 바뀌었다. 모처럼만에 떠나는 휴가인 만큼 남들과는 달라야 하지않을까. 이번에는 ‘육지 속 섬’으로 불리는 경북 봉화의 오지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을 켜야 하는 문명의 오지는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봉화는 여전히 전국 최고의 오지다. 봉화읍을 벗어나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휴대전화 신호가 약해지다가 불통되는 지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포장도로가 속속 뚫리면서 봉화에서도 오지마을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포장도로 끝자락에 이어진 좁은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의 발길이 드문 오지마을을 운 좋게 만날 수 있다. 이들 오지마을은 이름난 계곡은 아니더라도 ‘와~’ 하는 탄성이 나올만한 깨끗하고 조용한 계곡을 어김없이 끼고 있다. 하긴 오지마을로 가는 여행은 '시간여행'이다. 21세기에 살면서 20세기의 추억을 찾아가는 타임머신 여행인 셈이다.봉화군 소천면 고선리의 고선계곡을 찾았다. 봉화읍에서 36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태백 쪽으로 난 35번 국도로 접어들어 10여 분 달리면 고선계곡 쪽으로 난 좁은 길을 찾을 수 있다. 이정표는 없다. 고선계곡 안쪽에는 아직도 10여 가구가 띄엄띄엄 살고 있다. 고선계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100여 리 원시림을 따라 이어지면서 청정계곡의 진수를 보여준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예부터 이 계곡에는 9마리의 말이 한 기둥에 묶여있는 구마일주(九馬一柱)의 명당이 있다고 하여 ‘구마동계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길은 계곡을 따라 10여㎞가 이어진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지만 오지마을 초입까지는 시멘트포장이 돼 있다. 계곡에는 서너 곳의 펜션형 민박집이 들어서 있다. 한참을 가도 인가가 나오지 않아 인근밭에서 일하는 촌로에게 길을 물었더니 ‘이제 초입’이라며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고 일러준다. 하긴 오지마을로 가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산자락 곳곳에는 허물어진 옛집의 흔적을 볼 수 있다.5㎞쯤 들어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방향으로 3㎞를 더가면 고선계곡이라는 친절한 표지판이 있다. 여기서부터 보이는 계곡은 아직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었던 탓인지 고적하기 그지없다. 수량도 풍부하다. 아무 곳이나 자리를 잡고 발을 담그고 있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10여 분을 더 올라가자 조선임업개발주식회사 주재소 터가 나왔다. 며칠 전 세워진 비에는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주재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이곳은 ‘춘양목’으로 불렸던 금강소나무가 원시림을 이뤘던 곳이다. 일제는 이곳에 춘양목 벌목을 위한 주재소를 세워놓고 수백 명의 조선인 벌목노동자를 동원, 남벌했다. 아니나 다를까. 간혹 산 위에서 목재를 가득 실은 낡은 트럭을 두 차례나 맞닥뜨리는 바람에 그 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섬뜩함을 느꼈다. 고선계곡 위쪽의 국유림에서 벌채한 목재를 실어나르는 트럭이었다. 계곡 최상류 쪽은 국유림관리지역이라 자동차가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나 걸어가는 것은 가능하다. 국유림 쪽에도 2가구가 살고 있다. 석포면의 반야분교에 가면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200년 이상 된 ‘춘양목’을 볼 수 있다.아래쪽에서 2만여㎡의 산지에 양배추 등 고랭지채소를 재배하는 김춘학씨(51)를 만났다. 양배추밭 한쪽의 집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집을 지키고 있었다. “점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없어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게 좋아요”가족들을 대도시로 보내놓고 혼자서 농사를 짓는 김 씨는 ‘적적하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종일 일을 하고 돌아오면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도 말했다. 계곡으로 내려섰다. 시원한 계곡바람이 불어왔고 물은 차가웠다. 조금 전 느꼈던 더위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바깥세상과 3, 4도 이상의 기온차가 났다. 폭염경보까지 내려진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듯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냉기가 올라와 춥기까지 했다.여름 한철 ‘민박집’ 간판을 내걸고 있다는 다른 집을 찾았다. 마당에는 땔감으로 해놓은 나뭇단이 가득했다. 여전히 땔감으로 군불을 지피는 모양이었다. 집주인은 “여름에도 몇 사람 찾아오지 않는데 뭘 물어볼게 있다고…”라며 낯선 사람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았다.오지마을을 체험하려면 고선계곡 외에 석포면의 반야계곡도 괜찮다. 반야계곡은 석포면소재지에서 7km정도 동쪽으로 더 들어가면 노루목이 나오는데 이 재를 넘어서 만나는 마을이 반야마을이다.△ 봉화의 또다른 ‘맛’…은어솔잎구이·봉성돼지숯불구이 ‘일품’첩첩산중 봉화지만 먹을거리는 풍부하다.가을에는 춘양목 송이가 유명하지만 요즘은 은어가 제철이다. 소나무 숯불에 은어를 구워서 솔잎을 얹어먹는 은어솔잎구이는 일품으로 꼽힌다.봉성면에 가면 돼지숯불고기거리가 있다. 청정지역에서 기른 암퇘지고기를 도톰하게 썰어 소나무숯불에 구워내는 ‘봉성돼지숯불구이’는 봉화에서만 맛볼 수 있다. 소나무숯불에 구워 테르펜성분이 스며든 돼지고기는 쫄깃한 맛뿐 아니라 성인병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1인분 5천 원. 봉성숯불식육식당(054-672-9130), 태영식당(054-672-9803) 등. /글·사진=매일신문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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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8.17 23:02

윤석화 "실망 안겨드려서 죄송"..홍콩 출국

허위 학력을 홈페이지를 통해 고백한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16일 "제 자신을 속이고 저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서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 홍콩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홍콩에서 당분간 머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연출을 맡아 내년 2월 올리기로 한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공연은 현재로서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고백한 계기에 대해 "박정자 선생님의 권유로 고백하게 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영성수련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을 했는데 서울에 오기 전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의 (학력 위조) 얘기를 남편에게서 듣고 마음이 굉장히 불안했다"면서 "그러다 영성수련 첫 날 거짓의 옷을 벗으라는 말씀을 듣고 기도를 통해 용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마음이 주저앉기 전에 빨리 얘기를 하고자 했고 기자들을 불러모으는 것도 그렇고 해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됐다"면서 "막상 용기를 내고 보니 제가 미련했고 바보 같았다는 걸 알게 돼서 자책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의 학력위조 수사와는 무관하다"면서 "학력을 갖고 사문서를 위조한 적도 없고 그걸로 어디서 월급 한 번 받아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대 수료'라는 프로필이 허위라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 그는 "뉴욕대(NYU)에서는 20학점 정도 들었고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는 100학점 정도 이수했지만 85년 초 한 학기를 남겨두고 친정 극단인 민중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공연을 위해 귀국하는 바람에 마치지는 못했다. 수료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의 홈페이지 프로필에는 '뉴욕대 수료'라고 해놓은 뒤 아래에 영문으로 New York University가 아닌 'The City College of New York'(뉴욕시립대)로 표기가 돼 있다. 그는 또 "하버드 드라마 인스티튜트에서 연수를 한 것은 맞다"면서 "6개월 코스였는데 당시 에이콤 윤호진 대표가 '아가씨와 건달들' 공연을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4개월 반 정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은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은퇴할 자격이 있나요"라면서 "그냥 이제껏 살던대로 제 삶을 살겠다. 내 자신을 다시 용서하고 보듬어주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8.16 23:02

아이 그림처럼 순수하게...박향숙의 그림

"어린 시절을 보낸 돈암동 돌담길, 초등학교 뒤 산동네, 넓게만 보였던 집 근처 교회당과 공터가 내 그림의 근원입니다"일본에서 활동 중인 화가 박향숙(39)의 그림은 아이가 크레파스로 휘갈긴 그림처럼 천진난만하다. 미술대학에서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았지만 원근법을 무시한 채 사물을 평면으로 표현하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사물을 화면 한가운데 놓는 아이들의 그림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22일 시작되는 박향숙의 개인전 '일기 속의 풍경'에서는 1990년대부터 요즘까지 차츰 변해온 작가의 그림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우환이 올해 3월까지 교수로 재직했던 도쿄의 다마 미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박사학위까지 딴 그는 스승 이우환의 조언을 받아들여 그림에서 "모범생의 이미지를 벗겨내려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그린 그림처럼 사물을 면이 아닌 선으로 표현하고 색을 섞기보다는 단순한 원색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교회, 고래, 꽃, 물고기, 기와집, 어린왕자가 살던 별, 만돌린 등 기억 속의 정다운 사물을 화면에 리듬감있게 그려넣어 색을 음표처럼 사용했던 스위스 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장식을 훌훌 털어버리고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간직하고 내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림에 공감을 하고 구입하는 소박한 컬렉터들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최신작은 알록달록 색깔의 비눗방울 덩어리, 선조들의 조각보를 연상시키는 격자무늬 등을 입체로 만든 설치작품이다. 9월4일까지. ☎02-739-4937.

  • 문화일반
  • 연합
  • 2007.08.16 23:02

음악과 태극기가 수놓은 감동의 무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밤 시청 앞 서울광장이 음악과 태극기로 뒤덮였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날 서울 광장 특설무대에서 광복 62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어 시민 2만여명과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음악회는 서울시향이 광복 60주년을 맞은 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마련한 무대였다. 올해 '브람스 스페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서울시향은 이번 행사에서도 다양한 브람스의 곡들을 들려줬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으로 문을 연 음악회는 브람스 교향곡 제2번 1,4악장과 경쾌한 선율의 브람스 헝가리 무곡 제5번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무엇보다 이날 관심을 끈 것은 작년 리즈 콩쿠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협연 무대였다. 리즈 콩쿠르에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으로 우승을 거머줬던 그는 이날 콩쿠르 이후 처음으로 협주곡 중 3악장을 연주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서울 광장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젊은 피아니스트의 열정 넘치는 연주에 박수갈채와 환호로 화답했다. 김선욱의 협연에 이어 영화 배경음악으로도 잘 알려진 브람스 교향곡 제3번 3악장의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고, 소프라노 이하영이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이'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아리아를 선사했다. 장엄하고 웅장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4악장에 이어진 순서는 62년 전 광복의 환희와 메아리를 재현하는 무대였다. 시민들이 흔드는 태극기로 객석이 뒤덮인 가운데 서울시향과 서울시민합창단이 광복절 노래와 아리랑을 연주했다. 마지막 곡 애국가에 이르자 정명훈은 지휘봉 대신 태극기를 흔들며 지휘에 나섰고,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이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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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7.08.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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