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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즐거워서 지금까지 연습에 빠지지 않았다”는 태룡이. 태룡이는 가끔 깜빡 깜빡해서 그렇지 책임감이 있다. “집에서 연습 좀 해 오라”는 ‘꽃신’의 잔소리도 허투루 듣지 않고 노력을 많이 한다. “인형극을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은경이, 청림이는 다니던 학원까지 쉬며 인형극에 참여하고 있다. 종진이와 진욱이, 성구와 광용이, 그리고 성숙이까지. 모두 계북고사리인형극단 단원들이다. 지난해 9월과 11월 사이 여러차례 만듦공연을 펼친 계북고사리인형극단이 두번째 인형극 발표회 ‘찾아가는 꼭두잔치’를 열고있다. 계북면과 계북주민자치위원회 도움으로 평생학습동아리 활동으로 만들어진 계북고사리인형극단은 계북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만 단원이 될 수 있다. 연습시간을 정확이 맞추기 위해서다. 연기지도는 계북에 살며 마을로 마실가듯 이곳 저곳으로 공연을 다니는 인형극단 누렁소의 몫. 매주 수요일이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인형만들기와 연극놀이를 한다. 아이들에게 ‘꽃신’으로 불리는 지도강사 서해자씨는 “배역이 마음에 들어서 혹은 하기 싫어서 한참을 고집부리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저 마음에 드는 역할이 아닌,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주고 싶다”며 “공연을 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호되게 야단치며 연습시켰다”고 말했다. 극단의 인기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 사이에서도 높다. 조경미씨는 “공연이 끝나고 무대인사를 하는 아이들 표정을 보면 당당하고 뿌듯함이 있다”며 “극단 활동이 아이들에게는 인성교육이 되고 농사일에 지친 어른들에게는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장계면 문화복지관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계북고사리인형극단은 29일 계북면 매계마을회관, 11월 1일 번암면 주민자치센터, 2일 장수읍 군민회관으로 ‘찾아가는 꼭두잔치’를 이어간다. 공연은 무료.
불꽃을 피우고 스러져간 동학농민군. 이름없이 살아간 동학농민군의 혼이 파랑새처럼 되살아난다. 전라북도립국악원 예술단이 동학농민혁명 112주년 기념 특별기획공연 무용극 ‘파·랑·새’를 올린다. 26일과 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실험적인 무대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단의 스물여섯번째 정기공연은 무용단이 중심. 동학을 소재로 대사와 노래가 아닌, 음악과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극이다.도립국악원 예술단이 지역의 역사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전북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는 이번 작업은 10여년 전 문정근 무용단장이 읽은 유현종의 소설 ‘새야 새야’에서 비롯됐다. 문단장은 “동학농민혁명에 나가 소리없이 죽어간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알고 무엇을 꿈꾸며 자기 목숨을 버렸을까 생각해 봤다”며 “전북은 이 땅의 민주주의 기초를 싹틔운 하늘이 내려 준 지역”이라고 말했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정수 공연기획실장에게도 이번 작업은 특별하다. 다양한 소재를 무대화시켰지만, 개인적으로 동학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대형사건을 무대에서 형상화하기 위해 ‘장’이 아닌, ‘경’을 전환점으로 활용한 김실장은 “외형적 규모가 아닌, 그 안의 삶을 주목해 열두개의 경이 독자적인 완결성을 갖는 한편, 유기적으로 하나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무용극이라도 전쟁 등 역동적인 장면들은 표현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단원 수도 부족한 데다 남성 보다는 여성 무용수가 월등히 많아 여성적 춤으로 비중이 쏠렸다. 힘이 부족할까봐 깃발 등의 소품과 반복되는 동작으로 강한 이미지를 살렸다. 공연 시간은 1시간 20분. 60여명이 출연한다. ‘파·랑·새’ 관람 포인트 △ 현대적 색채 ‘파·랑·새’는 춤과 음악에 있어 현대적 느낌이 살짝살짝 묻어난다. 단원들 모두 봄부터 현대무용을 연습, 한국춤으로 풀어내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단원들은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이 아닌, 이제는 전통춤과 창작춤으로 구분지어야 한다”며 “현대무용이라고 해도 한국적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의 궁궐을 유희하듯 넘나드는 용들의 무대는 현대무용수들이 출연, 극의 볼거리를 더한다. 홍동기 계성원씨가 만든 음악은 이번 작품을 위한 창작위촉곡으로 한국음악 속에 현대적 느낌을 살려놓았다. 마지막 부분에 흐르는 음악은 혁명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극적이지 않도록 작곡,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이 비치도록 했다. △ 민중에 초점 ‘파·랑·새’에는 뚜렷한 주인공이 없다. 전봉준 등 한 개인에 초점을 둔 여느 작품과 달리, 민중 전체에 초점을 두고 당시 상황을 배경으로 풀었다. 전쟁보다는 전쟁이 주는 상처, 사건보다는 사건 속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문정근 무용단장의 살풀이와 사랑하는 연인, 희망을 상징하는 솟대, 어린 소녀의 등장으로 나타난다.
흙냄새 나는 풍경들. 한국 도자문화의 맥을 찾는 전통가마축제다. 첫 해 축제 콘셉트나 프로그램 구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도화지(陶花地) 전통가마축제’가 두번째 판을 벌인다. 28일부터 29일까지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 도화지 도예문화원(구 상월초등학교).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컨텐츠산업진흥회(이사장 이병로)가 여는 가마축제는 20m 길이의 전통가마에 불이 들어가는 가마진입식을 시작으로 흙이 가마 안에서 하나의 도자생명체로 완성되는 1박 2일 동안 진행된다. 생각지 못한 멋스러움을 전통가마에서 얻어내듯, 가마축제에서도 전시와 체험, 워크숍과 시연행사, 공연 등 다양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작업 노하우를 공개하는 워크숍과 시연행사. 뜨거운 불에서 녹은 유약 위에 재와 톱밥, 검은 연을 먹이는 현대방식 ‘락구소성’과 평지에 도자기를 놓고 주변에 나무 장작을 쌓아 불을 피워 토기를 구워냈던 전통방식 ‘노천소성’을 비교해 보는 등 전통과 현대도자의 다양한 성형방법에 관한 워크숍이 진행된다. 전북지역 현대공예작가 50인전인 ‘Now’와 전북도자기조합 회원전도 가마축제 안에서 펼쳐지며, 우리 춤과 소리가 서양의 악기와 어우러지는 감동이 있는 공연도 마련됐다.직접 흙을 만질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도자기, 토우 등을 만들어보는 도자공예체험과 가을걷이 농촌문화체험, 가족대항 도자기 만들기 대회, 사랑의 커플 물레대회 등은 지난해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린 인기 프로그램이다. 축제의 넉넉함도 있다. 28일 저녁과 29일 점심식사는 무료로 제공되며, 축제 기간 선착순 500명에게는 호박죽을 먹고 도자기 그릇을 가져갈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전주역사실Ⅱ’(조선시대·문화예술)에 활용할 유물을 구입한다. 구입대상 유물은 조선왕조실록, 정여립, 임진왜란, 전라감영, 판소리·음식·전주한지·서화 등 문화예술 관련 유물. 개인 소장가(종중 포함)와 문화재 매매업자 및 법인 등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은 27일까지 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 구입유물 선정과 가격 평가는 역사박물관 예비평가위원회와 유물평가위원회가 담당한다. 문의 063) 228-6485~6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가 ‘이등병의 편지’로 ‘제24회 전국연극제’에 나간다.‘이등병의 편지’는 일제시대 강제징병돼 이국의 땅에서 돌아오지 못한 김백식과 남겨진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올해 ‘제22회 전북연극제’에서 명태가 최우수상을 차지하며 전북 대표 자격을 얻게됐다. 24일 아하아트홀에서 시연회를 연 최경성 대표는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을 정극으로 다시 다듬었다”며 “소리없이 잊혀져 가는 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짚어보고 그들의 핏줄을 이어받은 우리가 이 나라 이 땅에서 풀어내고 만들어가야 할 역사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3시 전북도청 정문에서 출정식을 갖는 명태는 27일 오후 4시와 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2006∼2008 전북도 문화예술진흥기금 심의위원회가 구성됐다. 심의위원들의 임기 만료에 따라 새롭게 위촉된 위원은 김무철(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원) 김영채(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 김완순(사단법인 한지문화진흥원 이사) 김재원(전주대 음악과 강사) 라대곤(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류경호(전북연극협회 회장) 문철상(군산예총 부지부장) 백옥선(예원예술대 객원교수) 이강원(전주기전대학 겸임교수) 조석연씨(고악기연구회 대표) 등 10명. 전희재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이상문 도의원은 당연직으로 참여하게 됐다.이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문예진흥기금지원 대상사업 선정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단 한번이라도 열매를 맺어본 은행나무는가지 끝을 뿌리 쪽으로 숙일 줄 알지단 한번이라도 열매를 떨구어본 나뭇가지는제 출렁임의 각, 이별의 크기를 알지단 한번이라도 가을은행을 주워 본 사람은열매 맺는 일이 얼마나 구린가를 알지. - 동인지 <두릅나무의 눈물은 끈적끈적하다>에서열매 맺는 일이 얼마나 값지고도 힘든 가를……이 작품은 매연 첫 행 ‘단 한번이라도-’로 시작하여 ‘-알지’로 끝나는 극히 간결하면서도 다분히 선언적인 틀로 짜여져 있다. 그러나 외형상 단순 건조해 보이는 이 6행 속에는 시인 나름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 명제가 담겨져 있어 보인다. 이 시를 굳이 3등분하자면 서론, 본론에 해당하는 1~2연이 은행나무에 대한 타설적(他說的) 진술임에 반해, 결론이라 할 수 있는 3연에 이르러선 ‘가을은행을 주워본 사람은-’, 즉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각적 진술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다시 세분화하자면 ‘맺어본 → 숙일줄’(1연), ‘떨구어본 → 이별의 크기를’(2연), ‘주워본 → 얼마나 구린가를’(3연) 등으로 도식화 할 수 가 있다.첫 연에서 열매 맺은 가지가 자연스레 휘어지는 원리를 원용해, 마치 새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가 절대자 앞에 머리 숙여 감사기도를 드리는 이미지, 또는 인격이 구비된 사람이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는 겸양의 모습을, 2연에서는 소명을 다 마친 후 어쩔 수 없이 제각기 자연과 영원속으로 귀속해야 하는 우주의 섭리를, 3연에서는 농익은 은행열매가 구리듯, 완성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들고 희생이 따르는지를 잘 밝혀주고 있다.가을이 또 눈을 감으려는 이 때 꼭 은행나무 아래가 아니라 할지라도 제 소임을 다 마치고 유서도 없이 기꺼이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저 낙엽들을 보며 한번쯤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것도 무익하지 않으리라 싶다./ 허소라 (시인)
사단법인 한국서가협회 전북지회(지회장 김진회)가 주최한 ‘제9회 전라북도 서예전람회’에서 이양옥씨(51)가 대상을 차지했다. 수상작은 행·초서 부문에 출품한 성경구. 우수상은 한글 부문 정명화(52), 한문예서 부문 김점철(59), 문인화 부문 권병규씨(53)가 수상했다. 총 402점이 출품된 올 전람회는 특히 한글서예가 양적·질적으로 돋보였다는 평가다. 김진태 심사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대회 진행을 위해 특선작 이상은 현장휘호를 통해 선정했다”며 “한문과 한글작품이 고르게 출품됐으며, 한글서예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었지만 문인화는 더 많은 수련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수상작 전시는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시상식은 25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열린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상=이양옥(행·초서) △우수상=정명화(한글) 김점철(예서) 권병규(문인화) △특선=김경옥 김정원 김정자 김학천 김현자 김희임 나인경 박경하 안승옥 오성선 이강석 이계자 이옥주 이홍자 채영숙 최영식(한글) 강성연 강행덕 구병운 김경자 김 란 김원정 김재엽 김형자 남궁세창 문만식 문성원 박성석 소원석 송무홍 신행근 양덕표 예병기 유계숙 윤민순 유병일 윤완진 이덕래 이미숙 이영숙 이정섭 이채영 장우균 전철자 조천형 진미화 진태섭 최성술 최영란 최재규 최정숙 한선희 홍정희 황호원(한문) 고영자 고정희 김수연 김순자 김인숙 유칠환 정남주 조윤 최명호(문인화)
전주의 소리, 전주시립국악단과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차례로 연주회를 펼친다. 전주시립국악단 ‘협연의 밤-젊은 소리’(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와 전주시립교향악단 ‘말러교향곡-거인’(27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국악을 전공하는 대학생들과의 만남인 ‘젊은 소리’에는 류호선(가야금, 우석대 4) 정효섭(가야금, 전북대 4) 진민진(아쟁, 부산대4) 강민하(피리, 전북대4) 문용우(대금, 우석대3) 김은혜씨(해금, 우석대3)가 함께한다. 국악단과 선율을 주고받으며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연주를 들려줄 예정. 상임지휘자 신용문 우석대 교수가 지휘한다. 교향악단은 140회 정기연주회에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을 내세웠다. 연주시간은 50분. 교향곡 중에서는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지만, 아름답고 힘찬 곡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케스트레이션 편성은 대규모지만, 모든 악기가 가요풍 선율로 교묘하게 어울린다.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아 연세대 교수가 협연하며, 김용운 상임지휘자가 지휘한다.
전승공예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예술적 안목과 철학이 집약되어 있다. 또 지나온 시대의 문화와 혼이 담긴 소중한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전승공예가들은 바로 이러한 민족문화의 정체성과 선대들의 업적을 잇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전라북도 전승공예연구회(회장 김종연)의 열번째 작품전이 2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린다. 10주년을 기념해 9월말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시를 가진데 이은 두번째 자리다. 이번 전시에도 합죽선 침선 한지공예 소목 전통악기 목칠 등 17개분야 20여명의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이기동(합죽선) 최온순(침선) 홍춘수(한지) 유배근(한지발) 김혜미자(한지공예) 고수환(국악기) 조석진(가구) 한경치(합죽선) 김옥수(석공예) 김선자(매듭) 장정희(자수) 김창진(옻칠) 전경례(자수) 고태봉(벼루) 김종연(목조각) 서명관(창호) 천성순(천연염색) 박순자(침선) 안시성(옹기) 명인·명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던 이슈들이 ‘2001∼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종합평가 및 발전방안 공청회’에서 집중논의됐다. 전북도가 주최지만 전주시 행사로 오해(?)받고 있는 ‘소리축제 분산개최’, 소리 고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두 행사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소리축제의 동시개최’, 전통음악의 종합적 활용방안을 위한 ‘소리축제·소리전당·도립국악원 예술단 통합’. 심각한 갈등이 예견되는 이슈들이다.#1. 전주, 남원, 고창 분산개최축제 명칭으로 인해 외지인들은 소리축제 개최권자를 전주시로 생각한다. 그러나 소리축제는 광역자치단체인 전북도가 주최하는 행사. 도가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해 전북의 가장 특징적인 자원인 판소리를 축제로 만들었지만, 개최지를 전주로 한정함으로써 광역권 축제로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은 늘 있어왔다. 근래에 들어서는 판소리가 발전한 지역을 축제 공간으로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있다. 분산개최를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축제 기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군을 순회하면서 연희하는 ‘무빙페스티벌’(Moving Festival) 둘째, 소리축제의 독립된 프로그램을 남원과 고창으로 이전해 개최하는 방안 셋째, 남원과 고창에서 이미 추진되고 있는 판소리 관련 축제를 소리축제 기간 동시개최하는 방안 넷째, 소리축제 기간을 ‘전북소리주간’으로 선포하고 시·군 소리프로그램을 심사해 배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분산개최는 현재 축제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2. 소리축제, 대사습놀이 동시개최소리축제와 대사습놀이 동시개최는 각각의 축제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사습놀이가 판소리 중심으로 운영되며 그 내용이 공연예술제적 성격이 강하므로 시기를 소리축제 기간으로 이전, 동시개최하자는 것이다. 국악전문가 영입이 필요한 소리축제와 기획적 마인드가 필요한 대사습놀이 조직위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을 전제로 하지만, 통합을 강행할 경우 오랜 역사를 지닌 대사습놀이보존회 역할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의견쪽이 더 우세다.#3. 소리축제, 소리전당, 도립국악원 예술단 통합소리축제가 장기적으로 소리전당과 결합하고 도립국악원 예술단이 소리전당과 통합돼야 한다는 의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 단체의 통합적 관리방안으로 도에서 직접 관리, 전북문화예술위원회 관리, 소리전당에의 통합 등이 제안됐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관리 주체에 따라 효율성의 정도가 달라지고 구성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최선의 시나리오로 제안된 방안은 소리전당이 1∼2년간 소리축제와 연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조직적 적응을 유도한 다음 통합을 이루고, 소리전당과 도립국악원 예술단과의 통합은 단기적 통합보다는 협조 가능한 일을 조금씩 확대시켜 장기적으로 분위기가 개선된 다음 통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2001∼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종합평가 및 발전방안 공청회’가 24일 오전 10시 전북도청에서 열렸다. 전통생활문화원형구축 및 응용기획전문가육성사업단(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BK21사업단)이 맡은 이번 평가는 올 축제에 대한 외부평가인 동시에 지난 6년 동안 소리축제의 문제점과 성과를 짚어보고 종합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 축제는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통합입장권 시스템이 축제의 대중성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의미는 있었지만, 장소의 적합성과 프로그램 편성 및 운영, 주민 인식 및 홍보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다. 소리축제 6년 동안의 평가는 콘셉트 및 프로그램, 예산 및 재정, 홍보·마케팅·상품화 등 세 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 콘셉트 및 프로그램송영국 연구원(백제예술대 교수)은 “초기에는 ‘소리’의 개념정립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면서 정체성 시비가 일었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소리축제 조직위가 판소리를 기반으로 세계의 전통음악과 소통하기로 하면서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됐다”고 분석했다. 진명숙 연구원(전북대 문화인류학 박사과정)은 프로그램에 있어 소리축제의 독자적 작품 개발, 창작물의 지속적인 사후공연과 타지역 순회 공연 등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연구원은 “과거 소리축제가 직접 작품 개발에 나선 적도 있었지만 이후 조직위 교체와 운영 미숙으로 지속적인 공연마케팅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며 “소리축제가 전북의 소리를 발굴해 세계에 알리는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조직위가 축제 기획의도와 주제에 적합한 작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대프로그램의 확대도 논의됐다. 예산의 급격한 감소로 부대프로그램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부대행사를 통해 대중화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음악예술제에 축제성을 더하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 예산 및 재정 진명숙 연구원은 “안정적 예산 확보가 축제 안착에 있어 가장 선행되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년간 소리축제의 예산편성은 항상 불안정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축제 기간과 공간의 규모, 해외 및 국내 공연의 배치, 부대행사 등을 감안할 때 소리축제 적정예산은 30억원 남짓”이라고 말했다30억원대의 예산은 현재로서는 도비 60∼70%, 자체수입 30∼40%가 적합하다는 분석. 올해 시도한 통합입장권 방식이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2005년부터 자체수입률이 10%에서 20%대로 올라서는 등 소리축제의 경쟁력 확보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가의 안정적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사연구비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진연구원은 “소리축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발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발굴 및 작품조사를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지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송영국 연구원 역시 “축제를 준비하고 공연을 섭외하고 출연자를 찾는 과정도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해마다 소리축제 예산이 줄어든다 해도 전체 예산의 10%는 축제를 위한, 미래를 위한 투자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홍보·마케팅·상품화 홍보·마케팅·상품화에 대한 평가는 조직 내부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창현 연구원(전북대 BK21사업단 연구교수)은 부족한 홍보 인력과 마케팅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인원 대비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홍보업무의 우선 순위를 판단치 못해 홍보시기를 놓치거나 홍보매체 배치의 적정성 등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마케팅 전문인력이 부족해 소리축제 이미지를 각종 다양한 캐릭터 및 문화상품으로 형상화 또는 산업화하지 못하고, 공연행사를 적극적으로 판촉하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도 최근에서야 시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관련 제안 중 관심을 모은 것은 ‘소리스케이프’(soriscape)의 장소상품화. 문연구원은 “소리축제와 연계되는 특정공간의 장소브랜드를 ‘소리스케이프’라는 개념으로 명칭하고,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과 독특한 전통예술을 판촉도구로 이용해 장소상품화하는 전략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사단법인 전주영상위원회가 AFCNet(Asian Film Commission Network,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에 가입했다.2004년 설립된 AFCNet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필름커미션 및 촬영지원기구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아시아지역을 영화·영상물 촬영하기 편리한 환경으로 조성하고 제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단체. 현재 8개국 28개 영상위원회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 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AFCNet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인정받은 전주영상위는 “AFCNet 가입을 통해 로케이션 지원서비스의 해외영역을 확장하고 브랜드 ‘전주’를 홍보하며 국내·외 영상위와의 정보교류를 통해 대외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영상위의 국제단체 가입은 2003년 AFCI(세계영상위원회) 가입에 이어 두번째다.
87년전, 한국을 특별히 사랑했던 영국 판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 그는 자신의 저서 「동양의 창」에서 한국을 "나를 특별히 사랑한 곳"으로 표현했다. 그에 대한 한국의 사랑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마련한 '푸른 눈에 비친 옛 한국, 엘리자베스 키스전'에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1919년, 한국을 방문했던 키스는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의 풍경과 인물을 수채화와 판화로 담았다. 금강산 등 명승지와 원산의 밤풍경 같은 풍경 등을 비롯해 농부 과부 아낙네 노인 등 소시민으로부터 왕실공주 정치인 학자 양반댁규수 무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또 설날풍경, 혼례, 장례 등 생활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남겨 1920년을 전후로 한 시기의 생활풍습까지 보여준다. 그의 그림은 흔히 서양작가들이 동양에 대해 보였던 과장이나 폄하없이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오히려 애정이 묻어난다. 그가 그림마다 기록해놓은 글을 보면 한국을 바라본 그의 눈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전해진다.전시에는 한국을 주제로 한 전작 60여점 중 수채화와 판화작품 3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30여점은 영상으로 담았으며, 중국과 일본을 대상화한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작품들은 재미교포 송영달씨와 미국 오레곤대학 조든 슈니처미술관, 김갑중, 이충렬씨에게서 대여받았다. 이스트 캐롤라이나대 교수를 지낸 송영달씨가 객원큐레이터로 참여해 전시구성을 다채롭게 했다.지난달 29일 개막한 ‘키스전’에는 지난 22일까지 1만1900여명이 다녀갔다. 가족관람은 물론 학생 단체관람 발길도 이어지고,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 관람객과 미술관 관계자들도 꾸준하다. 키스전이 1920년 서울에서의 전시 이후 한국에서의 전시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이 전주전시 이후 전시를 열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도록도 인기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이전 전시에 비해 5배이상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운하 도립미술관 전시담당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품이 작은데다 1920년대 것이라서 관람객들이 고루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며 “전시장을 찾는 이들은 작품도 세심하게 감상하지만, 키스가 기록했던 그림설명도 꼼꼼하게 읽어보는 등 매우 열중해서 감상한다”고 설명했다. 최효준 관장은 "키스의 작품은 1920년 서울에서 한차례 전시가 이뤄진 이래 이후 일본 미국 유럽등지에서 순회 전시됐었다"며 "전시를 통해 한국의 생활과 문화 풍습을 세계에 알리는데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관장은 또 "키스는 당시 한국인과 문화에서 단순하면서도 미려하고, 강인하면서도 평화로운 미의식을 찾아내 작품에 담아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도민들도 우리의 문화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5일까지 계속된다.
“하앗따, 머, 그런 말도 못허고 산다요? 입은 뒀다 머에다 쓸라고. 말이사 바로 말이지, 새참이라고 어디 애들 장난맹이로 한 숟구락씩 엥게주먼, 그께잇거 머, 한 볼때기 깨물고 말 것도 없는디.""말이 그렇다 그거이제 머. 무신 못헐 소리 했간디? 내가 서방 없는 년이라고 성님이 나한티 외나 막말을 허싱만.""그랬다고 또 숭을 바? 그러먼 자개들은 왜 숭잽힐 일을 허능고?""쌀이 없어어, 돈이 없어? 옷이 없어어. 대관절 머이 아숩다고 있는 전답 다 팔어다 베실이라고 하나 얻드니, 무신 존 꼴을 보능고이? 어디 조께 봅시다." (혼불 중)전라도는 소문난 예술의 고장이다. 이 땅에서 발원한 시인과 작가의 수가 헤아리기 어렵고, 작품속 배경도 지천이다. 이렇듯 문학활동이 활발한 전라도를 두고, 그 이유를 넉넉한 자연환경과 함께 전라도 말을 드는 이들이 있다. 표현이 유독 발달한 전라도 말이 문학적 풍성함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이사장 고은)가 ‘전라도의 말(言), 전라도의 얼(魂)’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남과 북의 말과 글을 집대성해 통일국어대사전인 「겨레말큰사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편찬사업회에서 한국의 얼을 새기는 작업 일환으로 전주에서 전라도 말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전라도 언어의 보고(寶庫)로 꼽히는 최명희 소설 ‘혼불’속의 언어와 다양한 문학작품속의 표현을 통해 전라도 말의 가치를 집중 조명해본다. 편찬사업회가 특정 지역의 말을 소재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토론회는 11월3일 오후 4시30분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이 함께 자리를 마련한다. 홍윤표 겨레말큰사전남측편찬위원장이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의 의의 및 현황’을 소개할 예정이며, 이태영 전북대교수가 ‘전라도의 말(言), 전라도의 얼(魂)’을 주제로 발제한다. 전라도 언어학의 권위자인 소강춘 전주대교수와 서정섭 서남대교수도 토론자로 참여, 전라도 말의 특성을 분석한다. 토론회에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며, 전주한옥마을 팸투어도 하며 전라도 생활문화도 체험해 본다.
‘헤어져도 헤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늘 그리움의 빛깔로 가슴속 가득 묻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사랑에 물든 당신을 위한 책, 사랑시 모음집 「헤어져도 헤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휴먼&북스)이다.문학평론가 하응백씨가 사랑시들만 골라 묶은 이 책은 절판된 시집 「헤어져 있어도 우리는 사랑이다」 「그대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즐거운 편지」에 실렸던 시들을 다시 뽑은 것이다. 마치 떠났던 연인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우리가 헤어진 지 오랜 후에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잊지 않겠지요 오랜 세월 귀먹고 눈멀어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알아보겠지요’(이성복 ‘입술’ 中) ‘내 마음 안에서나 밖에서나 당신이 날 것으로 살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끝이 있는 것이 되고 싶었습니다.’ (황동규 ‘소곡3’ 中)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만났고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남는다’ (박태일 ‘빗방울을 흩다’ 中)사랑은 어떤 말로도 정의하거나 설명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했지만 그 사랑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 가르칠 수도 배울 수도 없다. 사랑때문에 힘들다면, 이 책을 펴라. 신경림 시인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주 특별한 효용이 있다”며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마음이 허전할 때, 여기 실린 시들을 한번 암송해 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따뜻한 바람이 가슴으로 불어들어올 것이다. 황동규 시인은 “사랑은 옆에서 보면 유치해 보일지라도 당사자가 되면 늘 가슴 저리는 것”이라며 “절실하게 와닿는 사랑노래가 있으면,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은 모두 특별하겠지만, 시로 표현된 사랑은 더욱 특별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사랑은 삶을 쓸쓸하게도 하고 황홀하게도’ 한다. 그 사랑이 얼마나 끈질겼으면, 헤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도 사랑에는 시작과 끝이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허수아비 옷자락에/바람은 매달리고//고독도 긴세월/체념처럼 어리는데//한마리/까치울음이/겨울벌판을 쓸더라’(허수아비)한국예총 익산시지부장으로 활동하는 신길수씨가 다섯번째 시조집 「허수아비」(도서출판 한맘)를 냈다.시조집은 ‘따라가는 소리’ ‘수련과 금붕어’ ‘억새’ ‘갈대와 바람’ 등 4부로 나눠 100여편이 수록됐다. 자연을 소재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삶의 깨달음도 담고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편집해 시조와 사진이 상생작용을 일으킨다. 신씨는 “어차피 인생은 의미를 두고 가는 것”이라며 “억겁을 지나도 남을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시조집을 통해 묻고 싶었다”고 책머리에 밝혔다. 익산화인다사우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43년째니, 시를 쓰는 일만은 이미 통달했어야 마땅한데, 나이들수록 감정의 여운이 무디어가는 때문인지 더욱 힘겹고 어려워짐을 변명에 붙인다.”최종규시인이 일곱번째 시집을 내놓았다. 「흘러가는 저 강물에」(월간문학 출판부)196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40년이 넘는 시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역부족임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치열한 시 정신으로 알찬 삶을 살고자 항상 노력해 왔지만 한권의 시집이 마무리되는 순간부터 언제나 허전함을 느끼곤 한다. 이는 내 삶과 시가 아직도 보다 진지하지 못하여 마음속의 빈 공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 변죽만 겨우 메우는 때문이 아닐까 자성해본다”새 시집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예사로이 보아 넘기지 않았다. ‘시간속에서’ ‘공간속에서’ ‘지평속에서’ ‘사계속에서’ ‘바람속에서’ 등 5부로 정리한 시집은 시간의 쓰임에 따른 희로애락,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지만 극복해야 할 존재로서의 공간, 의식 깊은 곳에 자리한 고향에 대한 애정,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과 순환, 세계 곳곳에서 체험한 문화적 충격을 시인의 언어로 담고 있다.심상운시인은 최시인의 시편들이 “천진한 감각과 무위의 언어들로 교직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시”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기분이/참 좋다//마음대로/몸을 움직일 수 있어서/더 좋다//어렵고/힘든 일/괴로움 따라도//내 뜻대로/쓸 수 있는/감사한 하루//오늘도 건강하여/나는/참으로 행복하다’(매일다짐)최시인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출발을 시도해 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9집 10집에서는 보다 알찬 시의 세계에 살고 있음을 내보일 작정이다"고 다짐한다.
‘올해 내 나이 일흔이 된다. 옛날에는 일흔까지 살기가 어려워 고희(古稀)라고 했던 모양이다. 회갑(回甲)까지도 흔치 않은 일이라서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부모님의 환갑잔치를 떡 벌어지게 차려 드렸다. 일가친척 다 모이고 동네 사람 다 모여서 거하게 먹고 마셨다. 내가 도회에서 살아서 그런지 아니면 전국적인 현상인지 근래 들어서는 회갑잔치를 갖는다는 것이 오히려 쑥스럽게 생각하는 눈치다.’전북대와 한양대,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김상태 국문학박사가 고희를 기념해 수필집을 엮었다. 「정겨운 친구들」(수필과 비평사)“대학을 정년퇴임하면서 「선생님,우리 선생님」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했다. 은사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내 작은 정성이기도 하지만, 그 분들에 대한 희미한 기억도 지워지면 영영 어둠속에 묻혀버릴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고희의 나이에 왔으니 지난날 정겹게 사귀었던 친구들과의 일을 회상해 볼까한다.”그의 친구들은 그와 한평생 더불어 살아온 이들이다. 요즘처럼 직업과 취미의 다양함에 따라 잠시 만났다 헤어지는 ‘신유목민’의 친구가 아니다. 참다운 벗, 우정을 생각케 하는 따뜻한 이들이고, 옛 시절 우리 부모님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삶의 모습도 보여준다. 유년의 동네·학교 친구들, 첫사랑, 청년기에 만났던 젊음의 친구들, 문학기행을 다니며 현장에서 만났던 이들 등 그와 마음을 나누었던 ‘친구’들이 글속의 주인공이다.“내가 친구들에 대해 쓰는 것은 모두 그와 함께 있었던 지난날들이 그립고 아쉽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랍니다.” 혹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조금은 용서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교육은 미래의 삶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지만, 지금 여기의 교수·학습 그 자체가 행복해야 한다. 교육이 무엇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교육이 목적이 되는 교실 모습이 ‘교실예술’이다. 배우는 즐거움과 가르치는 즐거움이 충만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취를 느끼는, 감동적인 교육의 향유가 ‘교실예술’이다.구정태 교육학박사는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학생들을 도와주는 개성존중의 자아실현 교육과, 푸른 꿈을 가꾸고 착한 마음을 기르며 밝은 웃음이 피어나게 학생들을 안아주는 사랑과 정성의 휴머니즘 교육”을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교육을 ‘교실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즐거워 하는 것은 교사의 가슴속에서 진정으로 가르치는 것을 최고의 가치와 보람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탤 것이 있는데, 교사가 배우는 것을 즐거워 하는 일입니다. 교사가 배우는 것은 학생들을 이치로 설득하기 위해서이며, 그 이치를 먼저 배워서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그가 다시 엮은 「교실예술」(신아출판사)은 교육이론과 학교에서의 교육실제를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무엇보다 교육자로서의 도덕적 품성과 전문적인 능력의 배양을 강조하고 있다. 책은 교육의 본질, 학생과 교사의 역할 및 위상, 학교교육에서 강조해야할 교육적 가치, 교실풍경, 교수학습, 교직생활, 교육행정 등 학교교육과 관련한 제반 내용을 꼼꼼히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책을 다시 엮은 것은 장래 교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책을 통해서나마 학교교육을 사전 체험케 하고, 교육학자와 행정가들에게는 비전과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여행견문이 되고, 현직 교원들에게는 자기장학과 교내장학자료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완주 봉동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전북대와 전주교대 전북대 강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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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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