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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전통 미술을 만나다

시(詩)가 미술을 만났다. 글과 그림은 부채와 한 몸이 됐다. 전주풍물시동인회의 한지등 시화전과 전주전통부채연구회의 전주명사선면전. 두 이색전시회는 다양한 예술장르가 어우러져 또 하나의 문화언어를 만들어 내는 자리다. ◇ 시와 한지등불 어우러져...전주풍물시동인회 '한지등 시화전' 10일까지‘어느 세상에 가서/달빛 속에 묻힐까/우리/무슨 꿈결에 살까’(소재호 글) ‘어둠을 심지삼아/등불하나 밝히니/온누리 차오르는/그대 향기’(문금옥 글) 은은한 한지등의 빛과 어우러진 묵향, 그 안에 새겨진 향기로운 글. 전주풍물시동인회(회장 문금옥)의 한지등 전시회는 색다른 시화전의 멋을 전한다. 그동안 시와 그림전, 시와 사진전, 시와 음악의 만남 등 이채로운 시화전을 열어왔던 풍물시동인회가 올해는 시와 한지등의 만남을 시도했다. 문금옥회장은 “시와 등불은 소망하고 염원하는 것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며 “이러한 면에서 시와 등불과의 만남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풍물시동인회 회원들은 등에 얹을 시를 새로 지었다. 김남곤 김미림 김연 문금옥 박석구 박은주 박영택 박철영 소재호 신해식 심옥남 심의표 안평옥 우미자 유대산 유인실 이동희 임정희 장교철 장욱 정군수 정희수 조기호 조미애 진동규 최만산 최영시인이 글을 썼다. 글씨도 서예가들이 맡아줬다. 연묵회의 김승광 김용배 김혜겸 노금옥 유성하 정운염 조정희씨가 묵을 갈아 시의 깊이를 더했다. 한지등은 예원예술대 한지누리사업단 한지문화연구소의 송미령 책임연구원이 제작했다. 각각의 시에 맞춰 등을 디자인하고, 시를 얹은 뒤 전지공예로 문양까지 만들었다. 모두 3개월여의 시간이 투자됐다.문회장은 “한지등 시화전은 서예가와 한지공예가, 시인이 만난 의미있는 작업이 됐다”며 “여러 장르가 어울려 또 다른 언어를 만들어낸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미령씨도 “한지공예뿐 아니라 서예의 영역도 확장된 것 같다”며 “특히 한지공예의 경우 고부가가치의 컨텐츠를 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시와 서예, 한지공예가 어우러진 ‘지등 지등, 詩가 열리고’는 10일까지 문화공간 지담에서 열린다.◇ 어른들 가르침 부채에 담아전주전통부채연구회 '명사선면전' 20일까지전주전통부채연구회(회장 조충익)의 ‘전주명사선면전’은 옛 선조들의 문화를 재현해내는 전시다. 도내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각계 원로들의 글과 그림을 받아 부채에 넣었다. 조충익회장은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한 어른들의 가르침을 부채에 담아 전하기 위해 명사선면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진기풍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 이호석 성균관 중앙위 부위원장, 이상칠 전 전북도부지사, 황손 이석, 황병근 전북예총회장, 김남곤 전북일보 전무, 서정환 신아출판사대표,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 회장, 서승 전주문화원 원장, 김종량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본부장과 원로작가 박남재 진학종 권병렬 권경승 최종인 홍순무 이승백 송계일 이석주 김승방 문종권씨의 글과 그림을 받았다.조회장은 “선면전 부채의 살은 왕대나무로, 손잡이는 소나무를 사용했다”며 “진정한 푸르름을 되새기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일까지 전주시 대성동 죽전선자방에서 계속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8 23:02

[새로 나온 책]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

△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조선왕릉은 단순히 왕의 무덤이 아니다. 그곳은 풍수지리학 조경학 건축한 석조미술학 역사 정치 경제 행정은 물론 음식문화 제기 복식 의전 등 조선시대 생활문화를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조선사 종합박물관이다.남북한에 있는 조선왕릉은 모두 42개다. 북한에 제릉(태조비 신의황후)과 후릉(정종과 정안왕후)이 있고, 남한에는 홍릉(고종과 명성황후) 유릉(순종과 순명효황후 및 계비 순정효황후) 황제릉 등을 포함한 40개의 능이 있다. 왕릉의 문화유산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많은 왕릉이 훼손당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소재한 공릉 순릉 영릉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한성희(피주저널 편집부 차장)씨가 왕릉을 통해 문화재 훼손의 실태를 고발하고, 왕릉과 역사에 묻힌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 우리말 나들이문화관광부선정 ‘2006년 한국독서문화상’과 ‘2006 한글유공 대전광역시장상’ 수상기념으로 김우영씨가 엮은 책이다.백성을 가르치는 소리, ‘한글’에 관한 이야기와 외래어와 한문, 농촌과 음식, 사회, 가족과 관련된 각종 우리말이 실제상황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일러준다. 쉬운 듯 어려운 문장부호와 단위말의 쓰임새, 또 우리 일상어에 많이 침투해있는 일본말의 사용실태와 북한말과의 차이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은어사용의 심각성과 영어의 오남용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6.11.07 23:02

소소한 일상서 얻는 따뜻한 행복...박동수 수필집

‘사랑은 어제는 행복에 젖고 오늘은 외로움에 젖을 수 있다. 사랑은 여러가지를 번민하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의 끈을 놓지 않고 산다. 늘 내 가슴속에 간직하고 산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역사이고 나한테는 축복이다.’박동수씨가 수필집 「사랑 어제는 행복에 젖고 오늘은 외로움에 젖는다」(수필과비평사)를 엮었다. “수필이 그렇듯 개인적이고 가정적인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약간의 문학성을 가미했지만 수필은 수필이니까요.”수필집엔 12년전 독일에 있을때의 이야기가 많다. 홀로 1년동안 독일에서 지내면서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다.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는 마음이 솔직담백하게 담겨있다. “오래전 글이라 지금과 맞지 않는 내용도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있어 따뜻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수필집의 글들은 일상에 관한 것들이고, 저변에는 사랑이 흐르고 있어 공감이 깊다. 글쓴이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감동을 받는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1982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그동안 4권의 수필집을 엮었으며, 전북문협 전북수필문학회원으로 활동중이다.현재 전주대 대학원장으로 재직중이며, 17일 오후 5시 전주코아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7 23:02

[읽고 싶은 이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사람들은 “‘이것’만 되면 행복할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정작 ‘이것’이 이뤄졌을 때는 “그런데, 아니잖아”란 말을 하게 된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면,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왔던 새 자동차를 사면, 짝사랑했던 그 사람과 결혼에 골인하면, 목표했던 직장에 합격하면,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당연히 그럴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막상 그런 일이 일어나면 생각만큼 행복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김영사)에 따르면, 그 이유는 우리의 상상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새 자동차를 사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그 속에는 차 관리 비용, 퇴근길의 주차전쟁 등이 빠져있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대학에 떨어지거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시련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을 쓴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는 우리에게는 ‘심리면역체계’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하는 순간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고 말한다. 또한 행복을 지상 최대 목표로 삼고 행복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도 궁극적으로 행복해지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발달시킨 ‘정서적 면역시스템’ 때문이다. 어두운 극장에서 갑자기 밖으로 나오면 눈이 부시다가도 차차 적응해 가듯, 우리가 지닌 신체 적응 메커니즘도 새로운 상황에 놓이면 시간을 두고 뇌 스스로 그 상황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삶은 이렇듯 무엇에든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무엇엔가 적응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의 행복에 대해 예측할 때는 더욱 그렇다. 요즘 ‘행복’에 관한 책들이 많다. 그러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여느 책들과는 다르다. 심리학 교수가 되기 전 공상과학 소설가였던 만큼, 길버트 교수는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은 유쾌한 필치로 ‘행복의 지도’를 다시 그려준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한 이유, 위태롭게 흔들리는 구름다리를 건넌 후 만나는 여성보다 건너는 동안 만나는 여성에게 더 강한 성적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이 책 속에 숨겨져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07 23:02

“청춘으로 살다가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고희맞은 이운룡시인

“나는 책 한권 분량의 글이 모아지면 일단 책으로 엮어낸다. 그래야만 무겁고 칙칙했던 마음이 가볍고 개운해진다. 따라서 책을 내고 나면 다시 힘을 얻어 다른 글을 쓸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올해 고희를 맞은 이운룡시인. 그는 책 엮는 작업을 스물한번 반복했다. 스스로 ‘다작(多作)’도 ‘과작(寡作)’도 아니라고 했지만 이만하면 그는 다작시인이고 과작시인이다. 그의 왕성한 필력이 이를 증명한다.시인은 지난 여름 열한번째 시집 「산새의 집에는 창이 없다」를 내놓았고, 채 3개월도 안돼 또 한권의 책을 들고 나타났다. 평론집 「시와 역사현실의 명암」(신아출판사)이다. 사실, 평론집은 2001년부터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국내외 문학심포지엄과 세미나에서 발표한 주제문과 시평 등이 중심이고, 자전적 서사문도 실렸다. 고희를 맞아 그의 인생과 문단이력을 정리한 것이다. 시인의 인생여정을 훔쳐볼 수 있는 글을 부록으로 얻은 셈이다.시인이 시(詩)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때다. 학급문집에 글을 올리며 문학의 싹을 키웠다. 그러나 시인의 꿈은 제트기조종사였다가 양돈기업인으로 바뀌고 있었다. 전주공업고등학교시절에는 문학동아리를 결성해 시작활동에 열을 내기도 했다. 문학청년의 꿈은 신석정 이철균선생을 만나면서 깊어졌다. 시의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한 것은 전북대 재학시절, 김현승시인의 지도를 받으면서였다. 문단 등단의 길을 열어준 것도 바로 선생이다. 대학시절 맺은 인연은 그에게 문학활동의 지표가 됐다. 그가 열린시창작회를 만들고, 18년째 시를 지도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시창작활동의 지적토대를 김현승시인의 가르침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창작지도가 평론활동에 족쇄가 됐다고 털어놓았다.“본격적인 비평활동을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북은 문인의 절반이 시인일 정도로 시인이 많습니다. 인연들이 많아 시집 평설을 많이 썼지요. 본격적인 평론이 힘들었던 이유입니다.”대신 시작활동에는 유감이 없다고 소회한다. “능력의 한계라면 한계랄까, 시작활동에는 장애가 없었지요.” 둑방터지듯 봇물처럼 쏟아지는 영감을 열한권의 시집에 담아왔다.초창기 시는 자연서정을 주조로 했지만,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사회현실에 대한 저항과 고발 등 사회참여적 작품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근저에는 존재미에 천착하는 서정적 본질시에 천착하고 있다. “「산새의…」에 가장 정성을 기울였지요. 열댓번 수정해 내놓았으니까요. 완숙된 시라고 내세울 수 있어요. ”시인의 후학과 후배들이 선배의 문단 42년을 기념해 뜻깊은 자리를 준비했다. 전북문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열린시창작회원들이 마련한 ‘이운룡 문학 42년기념 문학축전’이 11일 오후 5시 전주웨딩캐슬에서 열린다. "세월은 쉬이 까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철들지 않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입니다. 죽기전까지 청춘으로 살다가 죽은 다음에야 늙고 싶습니다." 시인은 그의 바람처럼 지금도 청춘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7 23:02

문학과 공연의 어울림...전북작가회의 달빛문학마당

작가들이 무대에 선다. 문학이 중심이지만, 이들은 문학을 음악과 연극을 차용해 이야기한다. 독자와의 보다 긴밀한 교감을 이루기 위해서다.사)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임명진)가 마련하는 달빛문학마당이 ‘큰 들 가운데-붉어오다’를 주제로 10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에서 열린다. 지난해 시작한 달빛문학마당은 문학과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자리다. 작가들이 대중과 만나 문학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선 ‘땅’을 주제로 문학마당을 꾸린다. 또 지난해 주제였던 ‘사랑’의 연장선상에서 ‘이별’을 노래한다. 시와 소설이 만난 새로운 ‘극(劇)’에, 음악 마임 연극을 혼합한다. 문학과 공연과의 접목이다. 공연은 ‘프롤로그, 눈물-그리고 그예 고이다, 맺히다-심장으로 엮은 진주를 들고, 스미다-눈물로 지은 외투를 입고, 마르다-얼어붙은 대지에 다시, 에필로그’로 막을 내린다.김저운 정양 박성우 김유석 안도현 박찬 오창렬 복효근 박태건 한정화 박남준 박두규 유강희 문신 권오표 이경진 박남준 김명국 박형진 이용범 윤석정시인이 무대에 선다.가을밤, 달빛아래 문인들이 꾸리는 이색 문학행사다. 063)275-2266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7 23:02

[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조선구전민요집(朝鮮口傳民謠集)

김소운(金素雲, 1907∼1981) 편저의 ‘조선구전민요집’(영창서관, 1950, 값 3500원 송료 50원)을 입수한 것은 반세기 전의 일이다. 이리의 고서점에서 였다. 저때 나는 이리 농과대학의 ‘교양국어’를 맡아 출강하고 있었다. 이 책을 구입한 날, 나는 잠을 설치며 기뻐하였다.이 책에 앞서 김소운은 도쿄 다이이치쇼보(第一書房)에서 ‘언문조선구전민요집’(1933, 한정판 500부)를 낸 바 있다. 나는 이 책의 개정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국판 606면에 편저자의 ‘서’와 ‘개정서’(改定序)·목차에 이어 2375편의 민요를 지방별로 수록하였고, ‘관사색인’(冠詞索引)과 박목월(朴木月)의 발문이 들어있다.서문에서는 편저자의 민요관도 볼 수 있다. ‘민족이 있는 곳에 반드시 민요가 있다./유교문화나 시대환경에서도 민족성의 특질은 다대수 민중의 수호로 그들의 유일무이한 정서의 보금자리 민요속에 의연히 뿌리를 내두어 왔다./민요는 벌거숭이로 자라는 야생아이다./이것은 조선민족의 공동시집이다.’ 등등.2375편 수록 민요 중에는 전라북도의 208편도 들어 있다. 아쉬운 것은 군산·익산·전주·김제·고창·진안·남원·임실 지방외의 수록 민요가 없다는 것이다. 남원 민요 ‘우리 남원’ 한 편을 옮긴다.‘우리남원 좋다드니/무엇있어 좋다든가/광한루가 좋다든가/오작교가 좋다든가/영주각이 좋다든가/춘향나서 좋다든가/객사커서 좋다든가/아니라네 아니라네/우리나라 제일가는/산태밭이 많다해서/우리남원 좋다하네.’‘산태밭’의 산태는 삼태기를 일컫는 말이다. 들일에 많이 쓰인다. 남으로 ‘옥야백리’(沃野百里)를 이룬 남원의 여름지이엔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이기도 하다.김소운의 이 책 편저는 그의 20대의 일이었다. 놀라운 일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11.07 23:02

[자연이 내게로 왔다] 이슬람 우리시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인기가수의 공연 전날 잠실운동장 앞에 장사진을 이룰 때 헤즈볼라 광장에는 이슬람 젊은이들도 며칠 전부터 텐트를 치고 지원에 나섭니다.”헤즈볼라 자살특공대 선발과정에는 수많은 이슬람 대학생들이 명예로운 죽음을 위한 선발전에 나선다. 고등학생 이하, 냉정을 잃을 만큼 복수심에 불타거나 가정을 부양해야 할 사람들은 제외된다.“이들이 가장 비참하게 생각하는 죽음은 미사일 폭격을 맞아 의미 없이 죽는 것 입니다. 어떤 의미 있는 방식으로 목숨을 던질까하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인 거죠.”우리사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한 이들의 행렬에 대해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처음엔 이 끔찍한 행렬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85%의 실업률에 허덕이며 내일이 담보되지 않은 현실과 자기나라에 침입해 있는 적에 대해 투쟁하지 않는 민족은 더 이상 민족이 아니라”며 이슬람에 대한 이해와 그에 앞선 우리들의 편견 깨기 강좌를 시작했다.미개, 야만, 전근대적, 호전성. 그동안 우리가 이슬람권 국가를 인식하는 편견들이다.한 손에는 코란을 들고 다른 손에는 칼을 든 종교로, 아직도 일부다처제가 시행되는데다 차도르와 여성할례로 여성의 인권은 고려되지 않는 나라로, 언제 고갈될지 모르는 석유만 믿고 한 없이 게으른 민족으로 우리사회의 이슬람 인식은 굳어져 왔다.이 교수가 말하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 깨기는 우선 이슬람이 아랍권의 종교가 아닌 아시아의 종교라는 데서 시작했다.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과 중국 회족 등 전세계 이슬람 인구의 70%가 아시아권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이슬람은 우리와 만km나 떨어진 사막 속의 동떨어진 종교가 아니라 우리와 인접한 종교”라고 말했다.종교적 차원에서의 접근 뿐 아니라 우리와 이슬람의 사회적 관계는 훨씬 더 가깝다.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70%를, 천연가스까지 합하면 연료의 90%를 이슬람 세계에 의존하고 있다.또 이슬람 세계의 건설현장은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 했다. 60~70년대 지리적 거리이상의 인식상 거리가 있던 한국에 100억불에 달하는 건설공사를 주고 이로 인해 연인원 100만 명 이상이 열사의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었다.한 낮 40도℃가 넘는 사막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국 근로자들의 모습은 아직도 이들에게 성실과 근면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이 당시 가졌던 한국에 대한 우호감은 이슬람권의 한국상품 선호로 이어졌다.이란의 경우 가전제품 시장의 67%, 신차 시장의 40%를 한국업체가 장악하고 있다.더 흥미로운 것은 이슬람에 부는 한류열풍이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가을연가’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종영 2주만에 재방영에 들어갔고 ‘대장금’은 현재 방영중이고 ‘해신’, ‘이순신’ 등도 방영 예정이다.이에 대해 아랍현지의 한 전문가는 “지난 10년간의 아랍사회 변화보다 겨울연가로 인한 변화의 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숨죽여왔던 아랍여성들이 채널 결정권을 둘러싸고 남편과의 다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또 석유밖에 없는 우리 인식과는 달리 이슬람 세계는 미래를 위해 변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2위 밀생산국으로 오는 2010년 세계최대 밀생산국을 목표로 하고 있고 리비아는 대수로사업으로 사하라사막의 녹지화를 계획하고 있고 아랍 지역의 95%가 도시화, 정지화 돼 있다.여성인권도 재선까지 해 결혼 후 남성이 여성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가족법을 개정한 터키의 여성수상, 부통령이 여성인 이란은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 수가 한국의 3배에 달하고 방글라데시도 90년대에 이미 여성 수상이 탄생했고 필리핀의 메가와티는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그럼에도 우리가 이슬람에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그동안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 세계와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으로만 이슬람을 바라봤을 뿐 우리의 시각은 없었다”며 “일부 이슬람 과격 테러분자들의 폭력행위가 이슬람 전체인 것으로 호도해 온 서구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6.11.06 23:02

[자연이 내게로 왔다] 흙냄새 맡는 즐거움 '얘기 보따리' 풀어내

사회과학서적 출판으로 유명한 ‘도서출판 소나무’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자연학교에 관한 책을 만들던 것이 인연이 돼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된 안철환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 위원(44).현재 경기도 안산시에서 1500여평의 ‘바람들이 농장’을 회원들과 함께 일구고 있는 안씨는 소아마비 2급 장애인 이지만 올해로 9년째 주말농장을 가꾸고 있는 도시농업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주말마다 농장회원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안씨는 이번주 2006 초록시민강좌에서 전주시민들에게 살아있는 흙냄새를 맡는 줄거움을 선보이고 귀농운동과 함께 건전한 소비행태에 대한 자신의 얘기를 풀어갈 것이다.농도인 전북, 농민은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현실에서 안씨와의 만남은 농업과 농촌, 그리고 도시를 둘러싼 고민의 폭을 더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2006초록시민강좌 여섯번째 강좌에서 쓰나미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아체를 비롯한 세계구호현장을 중심으로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라는 강연을 할 예정이었던 박노해 시인은 긴급구호활동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레바논 지역으로 떠나면서 부득이하게 전주시민들과의 만남을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해 왔습니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6.11.06 23:02

[미당문학제]노란 국화꽃 옆에서 시심도 울었나 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을 기리기 위한 ‘2006 미당문학제’가 3일부터 4일까지 노란 국화꽃이 일렁이는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관과 선운산관광호텔에서 재단법인 미당시문학관과 고창국화축제제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3일 관내외 문학계 인사와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 문학제는 ‘미당 시 낭송대회’ ‘문학 강연’ ‘미당 백일장’ ‘질마재 여인 부안댁 선발대회’ 등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또 부안면에 사는 김갑성씨(60)는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질마재 문학현장 답사’에 나섰다. 김씨는 미당 자서전에 등장하는 ‘부안댁’의 손자이다.특히 제6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시 ‘모래 여자’의 작가 김혜순(51)씨가 3일 문학제에 참석, 문학인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4일 선운산관광호텔 연회장에선 미당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박태상 교수(방송통신대)의 진행으로 김재홍 교수(경희대), 정종 명예교수(동국대), 이 경 시인, 윤재웅 교수(동국대) 등이 나서 미당의 유소년 시절의 기억과 학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한편 미당문학제 백일장 수상자는 △대상=주소희(광주시) △일반부 장원=신표균(대구시) △학생부 장원=조연희(고창북고) 김혜원(아산중) 박지혜(고창초) 등이다. 시낭송대회 수상자는 △대상=한은희(고창북고) △금상=김희관(흥덕중) △은상=임택희 주소희 △동상=김희정(고창북고) 최성열(해리중) 조연희(고창북고) 등이다.

  • 문화일반
  • 김경모
  • 2006.11.06 23:02

영국 신사가 본 전주 "한옥 잘 보존된 아름다운 도시"

3일 낮, 낯선 영국 신사가 한옥마을 거닐고 있었다. 오래된 한옥들. 낮은 담장, 낡은 지붕의 처마 끝마다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워릭 모리스 주한 영국대사(58)였다. 그를 전주로 이끈 것은 80여년 전 한국인과 한국의 문화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려놓은 영국의 여류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2007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꼭 보고 싶다며 최근 임기를 1년 연장해 화제가 됐던 그가 오랜만에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났다. 단 한명의 통역관만이 동행한 소박한 외출이었다. “30년 전 전주에 왔었을 때, 그 때 전주는 작은 도시였어요. 시간이 흘러서인지 전주도 많이 커진 것 같아요. 하지만 서구화가 되어 이미 비슷해진 대도시들과 달리, 전주는 여전히 고요하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입니다.”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키스전 관람을 위해 전주에 온 그는 “도심 밖 아름다운 풍경 속에 도립미술관이 위치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사실 영국보다는 미국과 일본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봤을 때 영국에서도 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영국 대사로서 전북도립미술관이 영국의 작가에 관심을 가져준 것에 감사드립니다.”농부와 과부, 아낙네와 노인에서부터 왕실공주와 정치인, 양반댁 규수에 이르기까지 키스의 시선은 한국의 인물들을 과장이나 폄하 없이 간결하고 진솔하게 그려놓았다. 일본과 중국의 문화도 그렸지만, 그가 남긴 글은 키스가 한국에 대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모리스 대사는 “외국 서양화가가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을 그렸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컬렉션”이라며 “영국과 관련된 문화적 교류들이 좀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키스가 세상을 떠난 후,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전시는 이후 국립현대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으로 이어진다. 2만여명이 다녀간 도립미술관의 엘리자베스 키스전은 지방 미술관이 작가를 발굴하고 조명해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다. 키스의 작품을 감상하고, 모리스 대사는 전주에서 한국을 다시한번 느꼈다고 했다. “한옥은 오래 됐으면서도 참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역사와 전통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에 대해 설명하자, 그는 “정책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방 자치단체가 전통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 속에 전통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06 23:02

['겨레말큰사전'편찬 전주토론회]"겨레말은 겨레의 시작이자 끝"

“언어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마음과 만나지 않으면 언어는 없는 것입니다. 언어의 체험으로부터 인간이 되었고, 타인의 마음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언어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겨레말큰사전」편찬을 위한 전주토론회 참석차 3일 전주를 찾은 고은(74)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은 언어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겨레말은 겨레의 시작이고 끝입니다. 겨레 전체의 쌀이자 물입니다. 겨레말이 없으면 겨레는 죽습니다. 그러나 겨레말에 위기가 왔습니다. 그동안에도 겨레말은 수차례 변화를 겪었지만 현재 당면한 상황은 이전의 것들과는 견줄수 없는 변화입니다. 이전까지 써온 겨레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말을 붙잡아야 합니다. 그것을 살려야합니다. 겨레말큰사전편찬은 바로 겨레말을 살리기 위한 작업입니다.”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것은 그가 그동안 보여준 신념과 무관치 않다. “나에 대해 얘기할때 ‘민족’ ‘통일’을 함께 거론하는데, 이 부분에 큰 오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영혼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역사문제에, 민족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오늘 이 땅에 살고 있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나는 우리 민족의 운명이 이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역사는 발전하기 마련이니까요. 김구선생이 말씀하신 ‘한없이 높은 문화’에 대한 절절한 향수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의 완성된 역사, 하나의 조국은 반드시 만들어질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민족의 문제에서 해방돼 자유한 개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민족의 문제에 내 목을 내놓겠습니다.”고은 시인은 자신은 하나되는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러한 가치를 후배들에게는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전의 조상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거나 훈계하지 않았듯이 나도 우리의 가치를 후세대에 요구하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의 탈민족화와 개인주의를 문제삼기도 하는데 나는 그들은 그 시대의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의 활동은 후세대들이 보다 잘 살게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그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노벨문학상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노벨문학상이 내 이마에 붙은 기호처럼 됐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유난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노벨상을 갈망하면서도 문학상을 탈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환경부터 만들면서 노벨상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고은 시인은 토론회를 마친후 사전편찬위원들과 한옥마을 팸투어를 가졌다. 가람선생 생전에 술 받으러 다녔다는 양사재도 둘러봤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6 23:02

['겨레말큰사전'편찬 전주토론회]전북, 국어국문학사 위상 높다

"…모국어는 우리 삶의 토양에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품고 길러 정신의 꽃으로 피워주는 씨앗이다.…나는 「혼불」을 통하여 순결한 모국어를 재생해보고 싶었다. 전아하고, 흐드러지면서, 아름답고, 정확한 모국어의 뼈와 살, 그리고 미묘한 우리말 우리 혼의 무늬를 어떻게 하면 복원할 수 있을까.…춘향전이나 심청전 같은 우리식 고유의 이야기 형태를 살리면서 서구 전래품이 아닌 이 땅의 서술방식을 소설로 형상화하여, 기승전결의 줄거리 위주가 아니라, 낱낱이 단위 자체로서도 충분히 독립된 작품을 이룰 수 있는 각 장(章), 각 문장, 각 낱말을 나는 쓰고 싶었다…"(최명희, 「리브로」1996년 27호) 지역의 언어가 모여 한국어를 이룬다. 다른지방의 말이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처럼 전라도의 언어도 이 지역이 가지는 역사와 전통과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지난 3일 오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사장 고은)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이 공동으로 최명희문학관에서 개최한 「겨레말큰사전」편찬을 위한 전주토론회에서는 ‘전라도의 말(言), 전라도의 얼(魂)’이 집중 조명됐다. 이태영 전북대교수는 전북이 국어국문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고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글학자와 문인, 그들의 작품 등을 사례로 들었다. 장수출신의 정인승박사는 조선말큰사전 편찬 주역이며, 여산출신인 이병기선생도 대표적인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로 조선어학회활동을했다. 정읍사는 백제의 유일한 시가이며,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가사도 정극인이 지은 상춘곡이다. ‘만복사저포기’는 김시습이 지은 한국최초 한문소설집 「금오신화」에 수록된 5편중 하나이다.남원은 동편제로 대표되는 판소리의 고장이며,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고대소설인 ‘열녀춘향수절가’와 ‘흥부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전주는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을 찍어낸 고장이다. ‘열녀춘향수절가’ ‘심청전’ ‘홍길동전’ 등 23종의 한글고전소설이 찍어졌다. 풍자문학의 대가인 채만식은 풍부한 방언 어휘를 구사했으며, 최명희의 ‘혼불’은 민속어와 남원 방언의 보고다. 전북에서 사용하는 일상어는 윤흥길의 소설속에 담겼으며, 신경숙의 소설에는 정읍방언이 수채화처럼 구사됐다. 어린시절의 전라방언은 이병천의 소설에 담겨졌다. 신석정 서정주 고은 김용택의 시도 전라도의 말을 기반으로 탄생한 것들이다. 이교수는 아주 다양한 소설과 시들이 전라도의 말을 가지고 전라도의 얼을 노래했다고 설명했다.전라도는 말의 자료도 풍부하다. 완판 방각본 고소설과 판소리 사설 등은 19세기초부터 20세기초까지 약 100여년의 전라도 말의 현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이태영교수는 이러한 자료들은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많은 자료로, 당시의 생생한 방언현상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홍윤표 겨레말큰사전 남측공동편찬위원장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의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 민족이 고유한 문화를 창조해 내는 것은 그 민족이 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보이고 있는 갈등은 언어가 다른 민족이 보이는 이민족간의 극심한 갈등이 아니라 국제적인 관계나 이념적인 문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남과 북의 언어는 문법구조나 음운체계는 차이가 없지만 어휘에서 부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은 남과 북의 인적교류나 문헌교류가 단절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남과 북의 어휘를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남과 북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요체이며, 남과 북의 어휘를 모아 서로가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일이 남북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홍위원장은 “언어통합이 곧 민족통일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06 23:02

대합창단의 감동 맛보세요

100여명의 합창과 60여명의 오케스트라. 전주시립합창단(상임지휘 구천)이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엘리야’로 대합창의 감동과 흥분을 전한다. 6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82회 정기연주회. ‘오라토리오’(oratorio)는 종교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독창·합창·관현악을 위한 대규모 악곡을 뜻하는 말. 구약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보다도 ‘엘리야’의 존재를 극적인 인물로 본 멘델스존은 섬세하고 세련된 선율에서 나아가 더욱 강하고 박력있게 작곡했다. 갈멜산에서의 바알선지자들의 울부짖음, 과부와 엘리야의 대화와 아들이 살아나는 장면, 호렙산에서 하나님이 임하시는 부분 등은 특히 극적 효과가 뛰어나다. 구천 지휘자는 “멘델스존의 우아함과 아름다운 선율이 대부분의 아리아와 천사들의 노래에서 유감없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독특한 색채감과 화려한 화성의 관현악 반주는 ‘엘리야’가 낭만주의를 대표할 만한 합창곡으로서 모습을 갖추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는 소프라노 김방술(울산대 교수) 알토 최미란(고양시립합창단 수석) 테너 김명현(신라대 겸임교수) 베이스 전기홍(서울시립대 교수) 등 국내 유명 성악가들과 협연해 더욱 특별하다. 대구시립합창단(상임지휘 이병직)도 전주시립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전주시립합창단과 현대 한국 창작음악이나 무반주 합창음악 등 한국 합창곡 개발에 주목해 온 대구시립합창단이 만들어낼 하모니도 기대를 모은다. 반주는 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 김용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06 23:02

"정읍은 한국 신종교 운동의 메카"

자생한 한국의 신종교 운동 가운데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동학(천도교)과 증산 계통 교단, 그리고 원불교. 동학군이 관군과의 전투에서 최초의 승리를 이끈 곳이 황토현이고, 동학혁명의 영웅인 전봉준이 태어난 곳도 정읍이다. 증산교의 교주인 강증산은 당시 고부에 속했지만 지금은 정읍에 속한 덕천면에서 태어났으며, 정읍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김제 등지에서 자신의 가르침을 폈다. 현재 우리나라 신종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원불교를 세운 박중빈이 태어나고 창교를 한 곳은 정읍 바로 밑인 영광군이다.4일 오후 2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국립전주박물관 ‘문화유산대학’. ‘정읍과 한국의 신종교 운동’을 주제로 강연한 최준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는 “정읍이 중심이 된 이 지역들은 19세기 말부터 일어난 한국 신종교 운동의 메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왜 정읍이라는 크지 않은 지역이 한국 신종교 운동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아직 학계에선 일치된 견해가 없다”며 “정읍에서 한말을 대표하는 위대한 종교가들이 태어나고 자신들의 뜻을 펼치게 된 데에 정읍이라는 지역의 특정한 요소가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대단한 관심거리”라고 덧붙였다. 최교수는 보천교와 정읍이 호남 우도 농악의 본산으로 불리는 것과 연결시킨 해석도 내놓았다. 보천교가 한국의 중요한 민족문화인 농악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는 것. 최교수는 “증산의 고제 중 하나인 차경석 역시 농악 혹은 풍물을 적극 수용하고 권장했다”며 “이는 증산이 농민들의 음악인 농악을 좋아하고 높이 평가했으며, 차경석은 자신이 움직일 때 농악대에 취타대 같은 역할을 맡기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경석은 악단 구성을 100여명까지 올려 대규모의 농악단을 조직했으며 서로 기예를 겨루게 하는 굿을 자주 여는 등 농악에 전폭적인 지원을 했는데, 이 때 정읍의 농악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호남 우도 농악으로서 체계가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06 23:02

"한국에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대한민국 국민에게 '돈'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우리나라에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MBC 'PD수첩'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리나라에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묻는 질문에 '돈'이라는 대답이 5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의 능력'이라는 응답이 47.1%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에 살면서 돈이 있으면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24.9%로 가장 많았다.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어서'(15.2%)라는 응답은 두번째로 많았다. 응답자의 40% 가량이 돈을 단순히 경제적인 수단이 아니라 삶 전체를 풍요하게 할 수 있는 '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자들이 부자가 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부모를 잘 만나서'(31.3%), '투자를 잘해서'(28.3%), '끊임없는 자신의 노력'(22.7%) 순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자신의 노력보다는 태생적 혹은 투자를 잘해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는 '부모를 잘 만나서', 40~ 50대에는 '투자를 잘해서', 60대 이상에서는 '자신의 노력으로'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 연령별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본인 능력이 부족해서'(44.3%), '사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25.2%) 등의 대답이 많았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9.0%), '운이 없어서'(5.1%) 등 개인 능력보다 외부적 요인을 지적한 응답도 40% 가량이었다. 10월26일 실시된 이번 전화설문조사는 국내 30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신뢰도 95% 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3.7%이다. 'PD수첩'은 7일 700회 특집 제2편 '돈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설문조사 내용과 함께 불평등을 낳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돈'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6.11.06 23:02

[休+48] '쫄바지' 전·성·시·대

패션계에는 지금 80년대가 화두다. 패션은 20년을 주기로 되풀이된다는 속설도 있으니 이 말대로라면 2000년대의 한 가운데에 놓인 지금 80년대 스타일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80년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스타일은 풍성한 상의와 슬림한 하의를 매치시키는것이었다. 일명 'Y-룩'으로 불리는 이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해줬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쫄바지'로 불리는 레깅스다. 이 레깅스가 80년대 패션의 부활과 함께 올해 최대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봄·여름 시즌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면서 덩달아 뜨기 시작한 레깅스가 가을·겨울이 되도 수그러들지 않고 더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것.엉덩이를 가리는 헐렁한 니트나 미니스커트는 물론, 무릎 길이의 스커트나 원피스, 심지어는 바지 속에도 매치되면서 스타킹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이처럼 레깅스가 뜨면서 출시되는 상품도 더욱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검정이나 회색 등 단색 뿐 아니라 화려한 색상의 줄무늬 레깅스도 출시되고 있으며 길이도 무릎에서 발목을 덮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소재도 일반적인 나일론부터 시작해 울저지나 니트, 심지어 고가 캐시미어까지 사용되고 있다.80년대 유행했던 레깅스는 최근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레이어드 룩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리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는 만큼 소화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레깅스를 효과적으로 코디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롱 니트와 레깅스 = 레깅스는 엉덩이를 가리는 긴 상의와 함께 입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코디법이다. 헐렁한 스타일의 롱 니트 뿐 아니라 엉덩이를 가리는 긴 셔츠와 코디해도 좋다.이처럼 긴 상의와 매치할 경우 허리가 길어 보이는 것이 단점. 이를 보완하려면상의 위에 넓은 벨트를 매 포인트를 주거나 짧은 재킷을 겹쳐 입으면 된다. 이너웨어나 스타킹처럼 보이기도 하는 레깅스는 자칫 성의 없는 코디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상의나 신발 어느 쪽이든 한 곳에 힘을 줘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발목 부분에 덧입는 워머 등의 액세서리를 이용해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스커트와 레깅스 = 스커트에도 스타킹 대신 레깅스를 입으면 트렌디한 차림을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온성도 한결 높아진다. 미니스커트는 물론, H-라인 스커트나 원피스처럼 포멀한 착장에 코디하면 가벼운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스타킹 위에 짧은 레깅스를 덧입어도 세련된 레이어드 룩을 연출할 수 있다.◇바지 속에 레깅스 = 좀 더 과감하게 바지 속에 레깅스를 입어도 스타일리시한느낌을 줄 수 있다. 무릎 길이의 짧은 바지는 물론 7부 혹은 9부 길이의 통바지 속에 레깅스를 입어도 된다. 레깅스를 입을 때는 옷과 동일 계열 색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점은 기억해 두자.◇길이에 따라 다른 분위기로 = 레깅스는 길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여성복 구호의 원은경 과장은 "종아리 길이의 레깅스는 경쾌한 느낌의 캐주얼 룩에 어울리고, 발등을 반 덮거나 고리 형태로 변형된 긴 디자인은 무릎 길이의 스커트와 어울려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말했다.긴 레깅스를 걷어 올려 입어도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하지만 레깅스를 짧게 입었을 때에는 긴 길이의 레깅스를 입었을 때 만큼 실루엣이 날씬해 보이지는 않는다. ◇신발은 어떤 걸 고를까 = 레깅스에 꼭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굽이 없는 플랫 슈즈, 하이힐, 앵클 부츠, 롱부츠 등 어느 것과도 어울려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발레슈즈 형태의 굽이 없는 구두를 선택하면 한결 우아해 보이며 종아리를 덮는롱 부츠를 신으면 다리가 가늘면서 길어 보인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6.1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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