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유치 경쟁이 뜨겁다. 최종 후보지로 충남 아산시와 충남 예산군, 전북 남원시 등 세 곳이 선정되었다. 자치단체별로 세미나도 열고 토론회도 개최하면서 각자 지역의 장점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진정한 지방시대의 시작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정책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하면서 왜 남원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이 왜 남원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거로는 후보지의 대부분이 국유지로 부지 매입비 없이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국도 및 고속도로, 철도의 교통 여건이 양호하며, 타 교육기관과의 연계성이 좋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더해 다른 관점에서 남원에 설립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전국에 경찰행정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대략 98개교 정도이다. 이 중 수도권에 17개교, 충청권에 23개교, 경상권에 33개교, 전라권에 19개교, 강원제주권에 6개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라권에서도 경찰업무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경찰관이 되려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후보지 세 곳 중 아산과 예산은 모두 충청권으로, 충청권에서는 이미 충주시에 중앙경찰학교가 있다. 청년의 기회균등에 대한 공정을 말하고, 지방의 균형 발전을 논하면서 제2중앙경찰학교 마저 충청권으로 간다면 전라권에 있는 청소년과 소멸 위기의 지방자치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줄 것이다.
둘째, 제2중앙경찰학교를 중앙경찰학교가 있는 충청권에 유치한다면 거리상 인접하여 제2중앙경찰학교가 마치 중앙경찰학교의 부속기관으로 인식될 수 있다. 제2중앙경찰학교는 기존의 교육방식이나 교육체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를 들면, 최근 경찰관 업무 중 중요한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 자치경찰의 본격적인 실행 및 확대에 대비한 지방 자치 시대에 걸맞은 자치경찰 교육프로그램 개발, AI 등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소 설치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경찰학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경상권과 전라권의 중심에 있는 남원에 설립함으로서 거리 상 분리를 통한 부속기관의 이미지도 개선하고, 중앙경찰학교와 차별화된 미래 지향적인 신개념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최근 트랜드에 따라 교육기관을 교육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경찰관들을 위한 휴식과 충전의 장소로 활용하여야 한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고의적 자해(자살)로 숨진 경찰관이 113명이나 된다고 한다. 갈수록 악화되는 근무환경에 잠시라도 쉼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에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하면서 자연과도 어우러지고, 가족들도 와서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지역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상의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 중 남원시가 가장 적합한 입지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남원시 뿐 아니라 전라북도의 미래를 위해 시민단체, 언론, 도민 모두가 남원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송재영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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