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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품 전주에 있다

빌딩이 높아 백남준 비디오아트가 들어섰다고? 故 백남준씨가 남긴 900여점의 작품중 도내에 유일하게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주시 중노송동 대우빌딩 로비의 비디오아트 ‘현실과 고전과의 조화’. 이 작품이 전시된 배경이 재미있다.지난 1994년 7월 완공된 대우빌딩은 건축허가 단계에서부터 건물 높이에 관심이 많았다. 시의 경제력과 도시발전의 모습을 고층건물의 마천루로 과시하고 싶었던 전주시는 대우건설측의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오자 인근의 빌딩보다 높게 지어줄 것을 요구했고, 때마침 전주를 방문한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바로 이웃한 삼성생명 빌딩보다 고층으로 올릴 것을 주문했다. 그래서 건립된 것이 지하 5층 지상 17층. 건물신축후 건축비용의 1%를 건축물 미술장식품 구입에 사용해야 한다는 건축물에 대한 미술장식제도에 따라 대우건설측은 조각품을 구입해 설치한 후 시에 건물사용허가 승인신청을 냈다.이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장명수 전주문화재단 이사장에 따르면 시 건축심의위원회에서 건물규모에 비해 미술작품 구비가 부족하다며 사용허가를 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건물 사용허가를 받기 위해 대우는 백남준씨의 작품을 추가로 설치했다. 윤한성 대우빌딩 관리사무소장에 따르면 김우중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백남준의 작품을 좋아해 그룹 빌딩 여러곳에 그의 작품을 설치했으며, 전주 대우빌딩도 그 중 한곳이 됐다는 것이다. 60여개가 넘는 모니터와 형광램프, 태국서 가져왔다는 불상집 등을 하드웨어로 구성된 작품은 당시 1억5000여만원에 구입했으며, 대우건설과 대우증권의 공동소유로 되어있다.비디오아트는 1997년까지는 20여분 분량의 비디오가 하루 세차례 상영됐지만 이후로는 전원이 켜지지 않고 있다. 로비가 협소한데다 화면이 어지럽다는 일부 시민들의 반응에다, 건물이미지 관리에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관리사무소측의 판단 때문이다. 또 작품이 난해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배경도 있다. 비디오아트에는 작품명과 작가를 소개하는 이름표가 없다. 빌딩을 드나드는 이들은 물론 관리인들조차 이 작품이 백남준의 것인지 모르고 있다. 관리소장만이 유일하게 작품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관심밖에 놓여 있었다. 작가의 죽음으로 10여년만에 전원을 켠 ‘현실과 고전과의 조화’. 깐깐한 건축심의 덕분에 전주시민들도 거장의 작품을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2.02 23:02

JIFF 디지털영화 차별성 한계점 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표방하고 있는 ‘디지털 대안 영화제’가 더이상 차별성이 없으며, 디지털이 일반화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해 새로운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관광부(장관 정동채)가 사단법인 영화인회의 부설 한국영상산업정책연구소에 의뢰한 ‘국제영화제 평가시스템 개발 및 2005년 국제영화제 평가’에서 전주영화제는 디지털화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선도한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영화제작과 배급방식에 있어 디지털이 대중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디지털로 영화제 성격을 차별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전주영화제만의 새로운 특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국제영화제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평가는 각 영화제마다 정체성과 차별성을 지니고 국제영화제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개선시켜 나가기 위한 것.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 부산국제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광주국제영화제,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서울필름&넷페스티벌 등 문광부에서 3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국제영화제 7개를 대상으로 했다. 4개 평가영역(현장 실사, 관객 참여도, 회계 관리, 영화제 정관), 46개 평가항목에 따라 부산영화제가 ‘가장 우수한 영화제’로 선정됐으며, 전주영화제는 여성영화제와 함께 ‘우수한 영화제’로 평가됐다.전주영화제는 프로그램의 적절성과 높은 좌석점유율, 영화제 조직 운영의 적절성 측면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지원을 통해 상영되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세계의 감독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형태로 전주영화제의 독창적인 역사성을 축적하고 있으며, ‘디지털 스펙트럼’과 ‘한국단편의 흐름’ 등은 새로움과 다양성 추구하는 영화제의 ‘자유·독립·소통’ 슬로건에 적합한 사업내용으로 평가받았다.또한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에 달하며, 신인감독이 연출한 작품과 독립영화의 비중이 높고 소외계층을 배려해 한글자막을 제공하는 등 전주영화제가 산업적·문화적 측면에서 한국영화 발전에 높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객 만족도 측면에서는 여성, 부산, 필름&넷에 이어 4위에 머물렀지만, 방문 권유 의향과 전반적인 만족도 문항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총 관객수는 부산에 이어, 평균 좌석 점유율은 여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효율성 평가에서는 전주영화제가 가장 효율적으로 지원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전체적인 수입구조에서 보조금 의존 비율이 높아 협찬·광고수입·입장수입 확대를 위한 노력이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영화제 행사 기간과 관련, 지역 축제와 같은 기간에 열려 영화제 관객들에게 전주 문화를 전하는 측면은 긍정적이나 영화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평가가 나와 영화제 시기에 대한 논의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2.02 23:02

편안히 쉬시옵서서 - 계원 선생 영전에 부쳐

계원(桂苑)선생님이 미수(米壽)에 운명을 달리 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무심했던 게으름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언제 한번 찾아뵙는다 하면서 영전에 서고 말았습니다. 대서예가이신 계원선생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20여년 전 기자와 서예가로서의 만남이었지만 곧바로 연극인과 후원자로 모양이 바뀌었지요.1984년부터 수년 동안 선생님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돈을 매년 연극협회에 주셨습니다.선생님의 둘째아들인 ‘병석씨가 연극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고 말씀하사면서 “알아서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왜 도와 주시느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순수 예술 활동 중에 가장 열악한 환경이 연극 같아서 도와 줄 터이니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덧붙이셨습니다.그러나 저희 연극인들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당부 말씀을 어기고 ?계원 연극상?을 제정 했습니다.지금은 ?전북연극상?이라고 이름이 바뀌었습니다만 10여년동안 계속된 계원연극상은 많은 지역 연극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아 주셨으며 사기를 높여 주셨습니다. 어디 그뿐이었습니까. 손수 지어 주신 보약 또한 적지 않습니다. 연극인들은 어디 조금만 아프면 맡겨 놓은 양 동양당 한약방을 들락거렸지요,그 자비하신 은혜에 만분의 일도 보답치 못한 채, 영전 앞에 용서만을 청하는 연극인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매년 시상식 때마다 한민서화회 식구들과 함께 참석하시어 용기와 희망의 덕담을 남겨 주시고 같이 어울려 기뻐하시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풍남제때 사재를 들여 ?전국서화백일대상전?을 창설 하시고 서예 대중화에 진력하시면서도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셨으며 언제 어디서나 겸손으로 일관하신 계원선생님!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서단의 중심부에 서 계시면서도 독특한 서체를 자랑하시지 않으셨던 계원 선생님. 전주시민의 장(88년)마저도 어렵게 드릴 수 있었던 기억도 되살아납니다. 이제는 후회만 남을 뿐, 가까이 다가설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언제나 후덕하시고. 자상하고, 인자하셨던 선생님의 체취를 간직하고 선생님처럼 곧은길을 가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편한이 쉬시옵서서. /문치상(전 전북도립국악원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2.01 23:02

전주문화재단 닻 올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이 8일 개청식을 갖고 본격 출범한다. 지난해 11월 창립총회를 열고 장명수씨를 이사장으로 선임한 전주문화재단은 그동안 재단설립허가절차를 밟고, 직원을 채용하는 등 재단출범 제반작업을 마쳤다. 사무실은 옛 서노송동사무소를 리모델링했다. 문화재단은 올해 문화재단 내부 역량강화와 지역 문화관련 데이터베이스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앞으로 재단 활동을 위한 인프라구축 차원에서다. 또 지역 문화진흥을 위한 문화계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시민문화예술 향유 활성화 프로그램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전주지역 문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이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일도 맡는 등 지역 문화계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명수이사장은 “전주문화재단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장기적인 로드맵은 개청식에 앞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밝힐 예정”이라며 “문화재단은 전주 문화예술계의 동반자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문화역량 강화와 진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시가 출연한 문화재단 기금은 5000만원이며, 올해 사업예산은 5억원이 수립됐다. 개청식은 8일 오후 2시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문화재단 사무실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2.01 23:02

소리문화전당 문화 MVP 5개 단체 선정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선정하는 문화MVP(Most Valuable Presenter)에 ‘인형극단 까치동’ 등 5개 공연단체가 선정됐다.소리전당의 문화MVP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공연기획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기획사업이다. 전년도에 전당 시설을 대관, 사용한 단체 중 기획이나 진행능력 작품 완성도와 예술성 등을 평가해 우수했던 단체를 선정, 새해 무료 대관 등의 혜택을 준다. 문화MVP에 선정되면 대관료면제와 3년동안 대관심사시 우선권 부여, 소식지와 전당회원들에 홍보 등을 지원한다. 작품발표에 필요한 시설부터 홍보에 이르기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올해에는 지난해 소리전당서 공연한 556개 작품을 대상으로 공연기획안으로부터 공연결과까지를 다면 심사한 결과 연극부문에 ‘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과 클래식에 ‘에보니아이보리(대표 백희영)’와 ‘필하모닉스트링오케스트라(리더 김홍연)’, 국악부문 ‘오감도(대표 안태상)’, 무용에 ‘해오름창작예술원(대표 전영선)’ 등 5개 단체가 선정됐다.한지인형극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인형극단 까치동은 지역연극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작품발전가능성과 관객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퓨전국악그룹 오감도는 창조적이고 실험적으로 풀어내는 국악대중화 활동이 돋보였으며, 해오름창작예술원은 몸짓과 육성 마임이 어우러지는 굿의 무대가 전통적인 해학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클래식 분야에 선정된 에보니아이보리와 필하모닉스트링오케스트라는 꾸준한 정기연주회로 클래식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으며, 특히 협연자와의 조화를 탁월하게 이뤄내는 연주단으로 평가됐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2.01 23:02

한국문화예술위 '2006년 문예진흥기금 지원대상' 발표

도내 문화예술인들에게 중앙의 문예진흥기금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가 발표한 2006년 문예진흥기금 지원대상에 전북에서는 (사)호남오페라단을 비롯 문화예술단체 및 예술인의 35개 사업이 선정됐다. 총지원금은 3억8천2백만원 규모. 전년도 24개 사업에 2억원 보다는 늘었지만, 올 전체 문예진흥기금 사업비가 1180건 179억7500만원임을 감안하면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수혜 규모는 미미한 셈. 전체 사업 건수에서 2.9%, 지원금에서 2.1%가 전북 문화예술인들의 몫으로 집계됐다.정책 측면에서 지역적 배려와 함께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올 문예진흥기금은 문학, 시각예술, 음악, 무용, 연극, 전통예술, 다원예술, 문화일반 등 8개 분야에 총 5304건이 신청됐으며, 1180건이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평균 지원금은 1천5백23만원으로 전년대비 26%가 증액됐다. 소액다건의 지원을 개선하고 집중지원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지난해 비해 지원신청이 40.5%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증액이나 지원정책 개발이 정비례하지 못해 지원재원의 확충과 지원정책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올해 전북지역에서는 (사)호남오페라단(창작오페라 ‘동녘’ 2천5백만원, 20년사 발간 및 창작오페라 책자발간사업 1천5백만원)과 (사)전주세계소리축제(축제 개최 1천만원, 워매드 소리페스티벌 2천5백만원),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제24회 학생전국대회 1천만원, 제32회 전국대회 1천만원)가 2개 사업이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올해는 특히 전통예술을 발표하고 전승·보급하는 활동이 많은 지원을 받았다. (사)마당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1천만원), (사)악성옥보고기념사업회 ‘제3회 악성 옥보고 거문고 기행’(1천만원), (사)김제예총 ‘제8회 전국농악경연대회’(9백만원), (사)군산판소리보존연구회 ‘제5회 군산전국국악경연대회’(8백만원), 강령탈춤보존회 ‘강령탈춤과 장애어린이가 함께하는 전통예술문화체험한마당’(8백만원), 오감도 ‘국악의 세계화를 위한 오감도’(1천만원), 임실필봉농악보존회 ‘서울로 간 마을굿’(1천만원),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칠월백중 전주기접놀이’(8백만원), 판소리더늠회 ‘제3회 더늠의 멋’(1천만원), 남원농악보존협회 ‘남원농악 원형 발표회’(7백만원), 혼불기념사업회 ‘판소리 눈대목 혼불 제작사업’(1천5백만원), (사)고악기연구회 ‘공후·배소 복원연주회’(8백만원) 등 올 한해도 국악 관련 사업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공공작업소 심심&싸인 ‘남부시장 애니메이션 프로젝트’(6백만원), 오궁리미술촌 ‘전국 문닫은 학교 연합 예술제’(1천만원), 프로젝트그룹 동문의 ‘낡은 그대성의 도시 군산’(6백만원) 등 미술 분야에서는 미술의 공공성을 고민하는 작업에 지원이 이뤄졌다. 「전북문학지도」 제3권 발간에 5백만원의 지원금을 따 낸 (사)전북작가회의는 회원 개개인의 활약도 돋보였다. 시인 박태건 장창영씨와 소설가 정도상 최기우씨가 각각 1천2백만원의 지원금을 받게돼 창작집 발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제시아리랑문학관(1천만원), 미당시문학관(1천5백만원), 혼불정신선양회(5백만원)도 전국문학관 운영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공모해 선정됐다. 개인으로서는 소설가 김병용(1천5백만원), 시인 윤석정(1천2백만원), 조각가 채우승(1천만원), 소리꾼 정회석씨(8백만원)가 선정됐으며, (사)전북연극협회는 중국 강소성 문화청 교류 공연에 1천4백만원을, (사)전북민예총은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과의 교류 공연에 1천만원을 지원받게 됐다.김병익 위원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2006년도 기금사업 지원신청 안내가 지연돼 심의 결과발표가 늦어졌다”며 “지원요청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좋은 예술활동을 전적으로 지원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2.01 23:02

[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청구영언」(靑丘永言)

「청구영언」은 영조4년(1728), 김천택(金天澤)이 엮은 가집(歌集)이다. ‘청구’는 우리나라의 이칭이요, ‘영언’은 노래를 일컬음이다. 노랫말이 흩어져 없어질 것을 걱정한 김천택의 투철한 국학의식(國學意識)에서 편찬된 우리말 가집이다. 「청구영언」에는 8종의 이본이 있다. 그 중, ‘김천택의 원고본으로 믿어서 좋을 만한 것’은 1948년 「조선진서간행회」에서 활자본으로 낸 「청구영언」이다. 500부 한정판이었다. 나는 이 중 ‘제165호’를 보배롭게 간직하고 있다. 이 책에는 580수의 노래(歌曲·時調·歌辭)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3편을 추스려 본다. ① 재 너머 성권농(成勸農) 집에 술 익단 말 어제 듣고/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타고/아희야 네 권농 계시냐 정좌수(鄭座首) 왔다 일러라 (鄭澈) ② 동짓달 기나긴 밤 한허리를 버혀 내여/춘풍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어론님 오신날 밤이어드란 구비구비 펴리라 (黃眞伊) ③ 노래 삼긴 사람 시름도 하도 할사/일러 다 못 일러 불러나 푸돗던가/불러서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申欽)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취향에 의한 것이다. 580수 노래의 작자는 ‘유명인으로부터 이름없는 시골의 부녀자에까지’ 이르러 있다. 그 읊조린 바 내용도 다양하다. 가히 우리 선인들의 지(知)·정(情)·의(意)가 담겨있는 가집이요, 시집이라 말하여 좋을 것이다. 그 어느 경우이든, 앙앙불락(怏怏不樂)하지 않은 선인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다. 우리 겨레는 한(恨)도 풍류로 다스렸다. 「청구영언」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1.31 23:02

[키워드-300자 책읽기] 기행서

독서가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간접체험이다.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을 책을 매개로 편안하게 얻을 수 있다. 특히 기행서는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담뿍 손에 쥘 수 있다. 게다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혀준다. 잃어버린 여행가방 (박완서 지음, 실천문학사)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작가 박완서. 그의 기행산문 12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남도와 하회마을, 섬진강 벚꽃길과 쌍계사를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와 인간과의 교감을 담은 글, 작가의 개인적 체험과 역사적 사연이 담긴 기행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에디오피아와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기록, 초자연적인 외경의 마력 앞에서 자기 존재를 되묻는 티베트와 네팔 여행기 등을 4부로 나눠 엮었다. 눈앞에 펼쳐지듯 선명한 풍경과 그 뒤에 숨은 진경까지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저자의 독특하고 즐거운 글맛이 여행길의 긴 여운을 더해준다. 글 마다 인생이란 긴 여정에 대한 거장의 묵직한 철학이 담겨있다.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희망과 치유의 티베트·인도 순례기) (정희재 지음, 샘터)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곳이 티베트와 인도다. 여행가이자 자유기고가인 저자가 중국의 점령을 피해 인도로 망명한 티베트인들의 정착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소개한 에세이집이다. 티베트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망명하기까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떠나는 탈출 여행. 이 과정에서 많은 티베트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인 병을 얻는다. 그래서 이 여행을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모험'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티베트 탈출여행에 동행했다. 중국의 여행허가서 없이 티베트를 들어가 곳곳을 둘러본다. 마치 잠행처럼 여행하며 그녀가 바라본 티베트의 현실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흑백사진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다영이의 이슬람 여행 (정다영 지음, 창작과비평사)평범한 여고생이 겨울방학을 이용, 가족과 함께 이슬람으로 배낭영행을 다녀왔다. 가족이 다녀온 곳은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터키와 이집트. 13억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 지역이다.이들 지역은 세계의 핵폭탄이라 할 만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의 보복전은 끊이질 않고,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곳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지는 오래다.다영이 가족은 세계사 교과서를 들고 이슬람지역을 찾았다. 지금은 위험천만한 곳이지만 한때 세계사의 중심이 됐던 지역이다. 가족은 이곳에서 요르단 서안지역 예리코와 헤브론 등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곳들을 찾아보고, 현재 그곳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국제기구 사람들도 만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이슬람을 전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1.31 23:02

늙고 지친 53세 카사노바의 삶에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1900년 전후 오스트리아의 학문과 예술을 풍미했으나 시대의 질투 탓으로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소설가 겸 극작가 아르투르 슈니츨러(1862∼1931). 임규정 군산대 교수(49)가 아르투르 슈니츨러의 1918년 작 「카사노바의 귀향」(신아출판사)을 한국어로 옮겼다. “왜 철학자가 소설을 번역했는지 궁금해 하실 겁니다. 유년시절에 장안의 화제가 됐던 카사노바 일대기를 열독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바람둥이 카사노바 상이 오랫동안 박혀있었는데, 성장하고 철학자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카사노바가 18세기 유럽을 풍미했던 시대의 반항아, 자유사상가, 인문주의자, 과학자, 수학자, 소설가, 음악가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몇년 전 우연히 1920년대 미국에서 한정본으로 발표된 슈니츨러의 「카사노바의 귀향」을 운좋게 구했다는 임교수. 그는 “카사노바의 이야기가 심미적 실존과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다루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화려했던 젊은 시절의 매력이 사라진 53세의 카사노바. 이 책은 늙고 지친 카사노바가 겪는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임교수는 “늙은 카사노바는 슈니츨러 자신이며, 바로 우리 자신의 초상”이라며 “한때 일세를 풍미했지만, 더이상 자신의 무대를 찾을 수 없는 카사노바의 삶에 짙은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카사노바와 관련된 것들을 소개해 그에 대한 세간의 악의적이고 통속적인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슈니츨러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간결한 문체와 담백한 줄거리, 탄탄한 구성 등 독자를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잠기게 만드는 슈니츨러 문학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1.31 23:02

김해강·서정주·채만식 친일행적 재평가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낼 ‘친일인명사전’에 오를 문인으로 발표된 해강 김대준(1903∼1987). 그러나 문학사 재정리를 전제로 한용운, 이육사, 윤동주 등의 시와 함께 김해강의 시가 항일 저항시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이운룡씨는 「전북PEN문학」 제4호를 통해 “피압박 식민지의 한 시인으로서 일제 탄압에 맞선 해강의 울분에 찬 민족 감정은 반일 저항시를 쓸 수 밖에 없는 역사와 시대의 자연스런 요청이었다”며 “민족 탄압을 극복하려는 신념이 관통하고 있는 해강의 시를 제껴놓고 친일로 몰아부치는 것은 역사발전의 소모”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1920년대 해강의 반일저항의 시가 일제의 정치적 경제수탈에 의해 조선인의 생활이 궁핍하게 된 현실을 고발·비판한 것과 침략 강권에 굴종할 수 밖에 없었던 민족의 굴절된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일제 만행을 폭로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전북PEN문학」 제4호는 (사)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지회장 김동수)가 펴낸 것으로, ‘친일문학인 시비에 대한 가늠’을 특집으로 엮었다. 이복웅씨는 ‘채만식의 인생과 문학’을 통해 “친일적 발언과 글은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마땅하지만, 친일청산과정에서 채만식의 순수문학이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도 묻어버리는 것은 한국문학의 손실”이라며, 채만식의 순수문학은 문학인의 몫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당 서정주에 대하여’를 발표한 김정웅씨는 “미당은 친일의 대가성 없이 왜정에 아부하지 않고 오직 살기위해 몇 편의 글을 썼을 뿐”이라며 “미당시문학관을 성급하게 철거하거나 폐쇄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말했다. ‘작고문인 추모’는 최진성 시인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고, ‘이 지역의 원로문인’에서 만난 최승범 시인은 반가움을 더한다. 전북펜클럽 회원들의 신작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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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6.01.31 23:02

[책과 사람] 「물음표와 열쇠의 이미지」펴낸 한성수씨

“특수기호나 도표 등도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생략과 은유, 상징 등을 써서 예술로서의 가치를 높이면서 시의 범위도 확장시키고 싶었습니다.”‘?’ ‘V’ ‘B’와 같은 기호들도 그 안에서는 시어로서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네번째 시집 「물음표와 열쇠의 이미지」(신아출판사)를 펴낸 시인 한성수씨(68). 그동안 일상적인 것에 머물렀던 그의 시는 예술과 철학적 의미에 가까워지기 위해 낯선 표현들이 많아졌다. 한씨는 “상징과 은유가 많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의 시는 ‘마음밭에서 무언가 낚아내다가 어느날 건져올린 것’. 신과 자연, 인간, 이 세가지가 얽혀있는 삶의 사연을 읽어내려는 노력은 ‘빛과 소리로 태어난 생명의 시’를 쓰게한다.지난해 ‘제7회 백양촌문학상’을 수상하며 ‘제2세 삶의 가치관 정립을 위해 모범적 질서를 보여주는 이상지향적 모랄을 모색해 주목을 끌고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 그는 올해부터 시로 담아냈던 이상을 현실로 실천하기로 했다. 가족들과 함께 빛샘봄솔 사랑장학회를 발족하는 것. 올 새학기가 시작되면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에게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한씨는 완주 출생으로 연세대와 우석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9년 「전북문학」에 ‘한’을 발표하며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시인협회, 세계시문학,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갈대숲문학회 회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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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6.01.31 23:02

맛있는 글쓰기 밀어주고 끌어준다

전북문인협회 제27대 회장에 진동규씨가 당선되는 등 전북 문학계가 신년을 맞아 새틀짜기에 분주하다.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올해 새 수장을 맞은 전북문협 산하 단체만도 두 곳. 시인 이윤상씨(53)가 익산문협을, 수필가 임상기씨(47)가 김제문협을 이끌게 됐다. 수필가 선산곡씨(56), 아동문학가 양봉선씨(48), 수필가 이연희씨(47)가 각각 회장에 취임한 전북수필문학회와 전북아동문학회, 전북수비문학회에 이어, 전북여류문학회는 시인 김영씨(47)가, 문예가족은 수필가 최정선씨(65)가 회장으로 꼼꼼한 살림을 맡게됐다. 새롭게 바뀐 회장들은 문학이 중심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회원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이윤상 익산문협 회장은 “모든 예술이 정신적인 부분을 다루기 때문에 문인들도 글 쓰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회원 모두가 공부하는 문인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상기 김제문협 회장 역시 “문화가 상품이 되는 시대, 작가 개개인도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며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좋은 상품, 좋은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학상 격상과 창작지원금 제정으로 회원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북아동문학회 첫 여성회장인 양봉선 회장은 “무엇보다 회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학상 시상과 창작지원금이 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임상기 김제문협 회장 역시 김제문학상 제정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원 간 친목을 다지고 모임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중요과제로 떠올랐다. 1941년 창립됐지만 20여년이란 공백기가 있었던 문예가족. 최정선 문예가족 회장은 “초창기 회원들이 전북 문단에서 원로 역할을 하고있는 요즘에 이르러 모임이 흩어질 염려는 없지만, 분기마다 모임을 열고 문학 워크숍을 통해 모임을 탄탄하게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성격에 맞춰 모임을 특화시키는 활동도 돋보인다. 전북여류문학회 경우 산부인과 관련 특강을 마련할 계획이며, 전북수비문학회는 세미나를 통해 문학에서 수필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익산문협은 안동문인협회와의 교류, 서동축제 전국중·고등학교 백일장 등을 통해 외부 활동에 적극 나선다. 물론, 동인지 발간과 문학기행은 기본적인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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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6.01.31 23:02

“미국,한국만 식민지 취급”…영화계,26일 ‘문화국치일’

영화인들은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이 발표된 26일을 ‘문화 국치일’로 규정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자주적 외교와 대등한 한미관계를 기반으로 출범한 참여정부가 국민과 영화인의 믿음을 배신하고 미국의 오만불손한 통상압력에 굴복하여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을 발표했다”고 격분했다. 안성기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국제법이 보장하는 스크린쿼터제도를 협상시작의 전제조건이라며 146일을 73일로 줄이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은 문화를 제외하고 FTA를 맺어왔는데 미국이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식민지 국가에서나 가능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영화계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는 대신 예산지원을 통해 한국영화 발전을 꾀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을 두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국영화 점유율 59%라는 수치는 사실상 몇몇 대규모 상업영화에서 비롯된 것이고,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다양한 작은 영화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것. 즉 문화패권을 움켜 쥔 할리우드의 유통 배급 독점을 견제한 장치가 풀린 상태에서 엄청난 예산지원으로 수십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해도 극장에서 상영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연평균 100여편씩 제작되던 멕시코 영화가 1994년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한 후 자국 자본으로는 겨우 5편만 제작되는 사례를 들며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신우철 영화인협회이사장은 “그동안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스크린쿼터제를 지켰고,한국 영화가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받아 만개하고 있는 시점에서 스크린 쿼터를 축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스크린쿼터로 이익을 보는 이들은 결국 미국의 영화업자일뿐”이라고 말했다.영화인들은 또 스크린쿼터 축소 주장 진원지에 주한 미국상공회의소가 있고 ‘타임워너’라는 굴지의 할리우드 영화사가 주요 회원으로 속해 있음을 예로 들며,이들이 경제통상정책을 좌우한다고 주장했다.대책위는 “한류는 월드컵 4강에 버금가는 자긍심을 갖게 했고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데,정부가 설 연휴를 하루 남겨두고 기습적으로 이렇게 축소발표를 하다니 참담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2월1일 비상총회를 가진 후 이날부터 7일까지 철야 농성을 벌이고 8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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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키
  • 2006.01.27 23:02

한국영화발전기금 4천억원 지원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한국영화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4천억원 규모의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영화계에 지원할 계획이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27일 발표한 영화계 지원대책에서 국고 2천억원과 영화상영관 입장료에 5%의 부가기금을 통해 얻어지는 2천억원으로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고는 2007-2008년에 걸쳐 지원하고 영화상영관 모금은 관련법 개정절차를 거쳐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영화진흥기금은 비주류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에 대한 제작 지원을 비롯해 현재 10여개관에 불과한 예술영화 전용관을 100개관까지 늘려나가는 등 예술ㆍ독립영화의 배급ㆍ상영부문에 적극 지원키로 했다. 정동채 장관은 "영화산업에 4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은 한국영화가 현재의 실효적 쿼터인 106일(146일에서 40일을 감경한 일수)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영화산업에 1천500억원을 지원한 것이 오늘날 한국영화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면서 "현재의 소극적 시장보호 차원의 정책을 넘어 국내 영화산업을 국가 핵심산업이자 수출 주력산업으로 자리잡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천억원의 영화발전기금을 활용해 ▲해외진출 전략센터 운영과 해외 공동영화 제작지원 ▲디지털 시네마 기술표준 확립과 기술기반 구축 ▲영화 현장인력 처우개선과 재교육 등의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정지원 방안 외에도 제작ㆍ배급사와 극장간의 수익분배율 개선, 영화제작 투자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영화계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조속하게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6일 한국영화 의무상영 제도인 스크린쿼터를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해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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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6.01.27 23:02

[즐거운 명절 설] 설 연휴 문화나들이

짧은 설 연휴에 황금같은 주말까지 겹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러나 짧은 연휴라도 알차게 보내는 방법. 설빔 차림으로 가족들과 함께 문화나들이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신광섭)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에 가면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의 역사를 조명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 국립전주박물관크게 고고실과 미술실, 민속실, 기획전시실로 나뉘어진 국립전주박물관은 두달 전 민속실을 개편했다. 새로 꾸며진 ‘민속실’은 전북의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주제별로 전시되고 있다. 특히 17세기 이후 전주에서 인쇄와 출판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점을 주목해 ‘전북의 인쇄와 출판문화’를 독립된 섹션으로 구성해 놨다. 설 연휴 동안 쉬지않고 개관하는 전주박물관은 박물관 마당에서 ‘작은문화축전’을 펼치기도 한다. 28일에는 무료입장할 수 있으며, 연휴 동안 한복을 입거나 3대가 함께 오는 가족 관람객에게는 기념품도 선물한다. 063) 223-5651 △ 전주역사박물관천년고도 전주의 역사를 담아내는 전주역사박물관은 ‘전주역사실’을 새롭게 개관했다. 공간의 제약과 경제적인 이유로 이번에는 고려시대까지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지만, 전주 역사를 전주인의 시각과 지역 입장에서 구성한 것이 큰 특징이다. 근래 들어 전주에서도 구석기 시대 유물이 발견되는 등 지역 역사가 앞당겨진 점을 고려해 ‘구석기 시대의 전주’를 따로 구성하고, 견훤과 후백제에 대한 역사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후백제시대의 전주’를 꾸며, 그동안의 편협한 역사 인식의 폭을 넓혔다. 063) 228-6485△ 전북도립미술관모악산 품에 안긴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미술로 본 한국근대’전과 ‘2006 빛나무 새해맞이’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로 본 한국근대’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한국미술의 100년’전을 축소한 것. 1900년대 초부터 1960년대 까지 한국미술의 흐름을 사회·문화사적 맥락에서 조망할 수 있다.도립미술관은 28일만 정상개관되고, 29일과 30일은 휴관한다. 063) 222-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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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6.01.27 23:02

[즐거운 명절 설] 설 연휴 민속놀이

설이다. 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새해 첫날, 설날을 ‘선날’이라고 해 삼가고 조심했다고 한다. 새로운 시간질서에 익숙하지 않은 새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날을 테마로 한 전통문화행사는 흥겹고 신이 난다. 이번 설에도 지역의 많은 문화공간에서 전통문화행사를 준비했다. 한옥마을에서는 전통문화센터와 술박물관 한옥생활체험관 우석대전주한방센터가 설 민속놀이마당을 연다. 이웃한 전주박물관과 역사박물관도 나란히 명절 나들이객 맞을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새 건물로 이사한 전북도청도 설 연휴동안은 도민들을 위한 놀이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전주시내 곳곳에 마련되는 전통문화체험장은 설의 의미와 전통놀이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가족과 함께 참여하면 더욱 좋을 놀이마당이다.◇한옥마을 한옥마을 설 맞이 문화행사는 전주전통문화센터가 가장 풍성하다. 전통문화센터는 설맞이 기념행사를 ‘소원축제’ ‘음식축제’ ‘부대행사’ ‘공연마당’ 등으로 전통 생활문화를 아우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소원축제는 소원빌기와 재수부적나누기 가훈써주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음식축제는 떡국나누기와 가래떡썰기 체험프로그램이 중심이 되며, 공연마당에서는 한벽예술단의 특별공연과 무형문화재 초청 이리농악 공연도 열린다. 팽이치기와 굴렁쇠 널뛰기 등을 할 수 있는 민속놀이터도 마련되며, 가족특선 애니메이션 ‘월래스와 글로밋 걸작선’영화상영도 이뤄진다.28∼29일 이틀동안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전통주(酒)에 관심이 있다면 전주전통술박물관을 찾아보면 좋겠다. 술박물관에서는 설 연휴기간동안 전통가양주와 소주내리기 시연 및 시음행사를 진행한다. 술을 직접 빚어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맞았던 가양주 문화를 체험하고, 집에서 내린 소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술 시음회 및 시연행사는 28일 하루종일, 29·3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은 색다른 설 행사를 준비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설 행사를 연다. 28일 오전 10시부터 한옥체험관 마당에서 가래떡자르기 씨름대회 장기자랑 한옥숙박체험 등을 한다.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도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에 특별한 한방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맞이 체험행사를 기획했다. 28일부터 30일까지 전통공예 만들기와 다도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들기체험은 한방향낭주머니 한방비누 한방화장품 만들기와 한방약족탕 체험 등을 한다. 허준과 장금이가 입었던 전통의상도 입어볼 수 있으며, 건강나이도 알아볼 수 있다. 또 설 연휴동안 한방문화센터를 찾는 이들에겐 본인의 사상체질과 체지방분포를 무료로 검사해준다. 센터 광장에는 윷놀이와 재기차기 놀이기구도 마련해둔다.◇박물관설 연휴동안 박물관도 활기가 넘친다. 가족 관람객을 위한 놀이행사를 풍성하게 준비하기 때문이다.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28일부터 대보름인 2월12일까지 ‘설·대보름 맞이 작은문화축전’이 열린다. 조상들이 즐겼던 민속놀이와 풍습을 재현·체험하는 행사가 이 기간동안 지속된다. 박물관 뜨락은 민속놀이마당으로 변신한다. 제기차기 유객주 투호놀이 등 9종의 민속놀이기구가 준비된다. 맷돌 도량형 학독 절구 등 선조들의 생활도구체험장도 뜨락에 마련되며, 한해의 소원을 담은 소지끼우기행사도 열린다. 박물관 기획전시실에는 복조리 짚신 삼태기 등 조상들의 생활문화를 엿볼수 있는 민속공예품이 전시된다. 전주박물관은 28일부터 30일, 3일동안 한복입장객과 3대 동반가족 관람객에 기념품을 증정한다. 29일은 무료개방하며, 정기휴관일인 30일에도 문을 연다.전주역사박물관도 연휴기간동안 전승 민속놀이를 중심으로 한 세시풍속 체험마당을 벌인다. 박물관 체험실과 마당을 허리줄다리기 윷놀이 투호놀이 굴렁쇠놀이장으로 꾸민다. 영화상영도 준비되는데, 28∼30일 오후 2시부터는 ‘엘리시움’을 4시부터는 ‘고구려 평양성’을 상영한다. 가족방문객들에 가족 사진도 촬영해준다.◇전북도청전주시 효자동에 새 청사를 마련한 전북도청도 설 나들이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 연휴기간동안 도청사 광장과 대강당, 홍보관 등을 개방한다.도청사광장은 민속놀이터다. 28∼30일 오전 10시부터 널뛰기 투호놀이 굴렁쇠굴리기 연날리기 등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가훈도 써준다.대강당은 연휴기간 매일 오후 2시면 영화상영관으로 꾸며진다. 도내에서 촬영된 영화중 3편을 엄선했다. 28일에는 군산의료원 등지에서 촬영한 ‘말아톤’을, 29일에는 고창 학원농장 메밀밭이 등장하는 ‘월컴 투 동막골’, 30일에는 전주 전동성당과 순창 장구목 등지서 촬영한 ‘태극기 휘날리며’를 상영한다.전북도 홍보관과 관광안내소, 갤러리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1.2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