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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극찬한 것은 바로 복요리다.깊고 깔끔하다는 말, 먹어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복어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이맘때, 살이 찌는 초겨울부터 봄이 오는 무렵까지 살이 도톰하게 오르고 맛이 가장 좋다. 또 이맘때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많이 잡힌다. 무엇보다 복어는 ‘술꾼들’에게 최고의 해장국. 복어는 각종 아미노산, 무기질, 비타민과 단백질을 다량 함유함은 물론 지방성분은 거의 없는 건강 다이어트 음식. 또 알코올과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를 활성화 시켜 숙취해소와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1인분에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절반 가격에 제대로 속을 풀 수 있는 곳’이 있다.군산시 영화동의 복·아구 전문점 ‘덕수궁’(대표 최영택). 3년전 월명동에서 영화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가격을 절반으로 내렸다. 최대표(51)와 부인 김행자씨(47)가 주방과 홀을 오가며 인건비를 줄였다. 무엇보다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품질의 복을 공급받는 것도 이곳의 가장 큰 경쟁력. 최대표는 손질이 복잡한 복어를 직접 손질한다. 물론 비용절감차원이다. 손질을 마친 복어는 주방에서 부인에게 넘겨진다. 둘만에 확실한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저렴한 가격 때문에 ‘혹시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국물맛이다. 복어는 손질 과정에 손이 많이 가지만, 정작 요리는 간단하다. 복어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려내는 게 복요리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멸치와 새우,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은 확실히 다르다. 국물맛이 텁텁하지 않고 맑은 맛을 내는 비결이다. 주방에서 김씨만 요리를 하기 때문에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도 이 집을 찾는 이유중 하나다. 복요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구찜이나 대구찜, 아구탕 등도 다른 음식점보다 30%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먹을 수 있다. 최대표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값을 내렸지만 음식맛만은 뒤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맛은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부 둘만 일을 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다. 짧은 점심시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덕수궁 445-6661. /군산=이성각기자 (메뉴)아구탕·복탕 6000원대구볼찜 3만원(대)아구찜 4만원(대)복찜 3만원(대)<복어에 관한 몇 가지>해장용으로 즐겨 찾는 복어는 대표적인 겨울 생선이다. 알아두면 재미있는 복어의 특성들. 놀랐을 때 배가 갑자기 커지는데 이는 물 또는 공기를 들이 마셔 배를 크게 부풀린 것이다. 마시는 물의 양이 몸무게의 4배에 이를 때도 있다. 몸은 둥글고 긴 달걀 모양이서 헤엄치는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복어 한 마리는 성인 33명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맹독을 갖고 있다.복어가 해장에 좋은 특별한 이유는 간 기능을 강화하는 타우린이 많기 때문. 그래서 간장 해독과 숙취제거, 알코올 중독 예방에 효과가 있다. 복매운탕에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콩나물, 정장 작용이 있는 미나리까지 넣어 먹으니 좋을 수 밖에 없다.
“신왕초등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만 한 것이 아닙니다. 6-7개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이끌어가는 현장이자 마을 사람들의 연대감을 이어주는 끈이었어요.”이 학교에서 만난 김홍업운영위원장(49)과 김진업부위원장(47)은 학교를 끝내 못지킨 자괴감과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입학생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결코 학교를 포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김위원장은 초등학교 폐교로 마을 사람들이 안게될 상실감을 어떻게 회복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10년전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학교 통폐합을 둘러싸고 숱한 곡절을 거친 터다. 한해 387명까지 이르렀던 학생수가 줄어든 것은 80년대 초반부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신왕은 이미 여러해전에 문을 닫았어야 옳다. “저희 부모님대에 학교가 만들어졌어요. 학교를 지을때 부모님들은 땅을 일구고 바작지게로 흙을 나르면서 기꺼이 부역에 참여했습니다. 그 애정과 고생을 알고서는 학교를 포기할 수 없었지요.”큰아들부터 막내까지 삼남매 모두 ‘신왕’ 에 보냈던 김부위원장은 학교폐교를 앞세워 인터뷰를 하는 일조차 마뜩치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운영위는 전날밤 늦게까지 ‘언론사 취재’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폈다. “학교 문닫는 것도 가슴아픈 일인데 뭐 자랑이라고 여기저기 내놓느냐”는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교 폐교는 마을 사람들에게 절실한 문제였다. 신왕의 학군에 속해있는 마을은 8개. 무장면의 신촌 석동 과실재 만화리와 공음면의 신대 용수 양성 축동 등이다. 학교 운동회나 봄가을 소풍은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운동회날이면 이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돼지 잡고 음식 장만해 서로 나누며 잔치를 열었고 봄가을 소풍도 학부모들이 함께 했다.“마을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뜻있는 사람이 인수해야 하겠지요.” 학교 발전에 열정을 쏟아온 김위원장과 부위원장의 남은 소망이다.
고창 무장면 만화리 신왕초등학교를 찾아가는 길. 지난 겨울, 폭설 피해의 흔적은 농촌마을 곳곳에 남아있었다. 여러번 길을 물어 찾아간 신왕초등학교는 쓸쓸했다. 질퍽하게 젖은 넓은 운동장이 더 을씨년스러웠다. 온기 없어진 학교 건물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주 낮게 들려왔다. 전교생이라고해야 10명. 지난해부터 입학생이 없어 2학년 유경이가 막내다. 경한이와 병남이 민경이 민이 현진이 미주까지 6학년 여섯명 아이들이 졸업하고나면 4명 아이들만 남는 이 학교는 올해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남은 아이들은 무장과 공음초등학교로 두명씩 사이좋게(?) 나누어 옮겨간다. “농어촌의 현실속에서 폐교는 이미 여러해전부터 예상되어 왔지만 정작 폐교가 정해지고나서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는 고영태 교장(56)는 교장으로 승진해 처음 부임한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 마음 편치 않다고 말했다. 개교 30년 역사 추억속으로 사라지다신왕초등학교는 올해 도내에서 폐교되는 3개 초등학교 중 하나다. 10여년전부터 통폐합 대상으로 꼽혀왔지만 주민들의 ‘학교지키기’에 대한 열정으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왔다. 더이상 버틸 수 없겠다고 판단한 것은 지난해. 1학년 입학생 맥이 끊어진 현실에서 주민들의 욕심만 앞세울 수 없게 되면서부터다 고교장은 눈물 머금고 폐교를 받아들이는 의견서를 교육청에 제출하면서 학부모들은 못내 안타까워했다고 들려주었다. 안타깝기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5학년생이 없어 4학년과 6학년을 맡고 있는 박성우교사(37)는 “학교를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고교장과 박교사, 2학년과 3학년을 맡고 있는 신동현교사(28)는 폐교가 결정된 지난해 초부터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신왕 30년의 기록. 마지막 졸업식을 앞두고 발간된 ‘여시뫼봉의 얼이 담긴 신왕교육 30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100여쪽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책으로 묶여진 이 기록은 70년대 중반, 먼거리를 걸어다니지 않고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돼 행복해하는 마을 주민들과 지금은 30-40대 중년이 된 어른들의 어린시절이 담긴 빛바랜 흑백사진부터 26회까지의 632명 졸업생 명단까지, 이 학교의 크고 작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자료를 찾고 사진을 수집하느라 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다”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어릴 적 꿈을 가꾸었던 초등학교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서로 사랑하고 위하며 지냈던 10명 신왕아이들신왕 아이들은 그동안 2개 교실로 나뉘어 수업을 받았다. 학생수가 줄어든 이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수업 환경이다. 득주는 4학년이지만 같은 학년이 없어 6학년 누나 형들과 함께 공부했다. “친구가 없어 재미 없었겠다”고 말을 붙였더니 “형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았다”고 했다.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 2·3학년 3명도 다르지 않다. 싸움 꽤나 했을법 한데도 서로 형제같이 지내는 학교 분위기 덕분에 아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할 줄 알았다. 전교생 투표로 회장이 된 전병남군(6학년)은 “어차피 중학교에 입학하면 학교를 떠나야 되지만 늘 이 자리에 있을 것 같은 학교가 없어진다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런 것 있잖아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자기 다녔던 학교에 장학금도 주고 또 찾아오기도 하고... 그런 것도 하고 싶었는데, 이제 못하게 되었잖아요.”키는 작지만 야무진 병남이에게는 폐교의 의미가 특별했다. 눈물바다된 마지막 졸업식16일 오전 10시. 신왕초등학교 2층 급식실을 꾸며 만든 졸업식장은 끝내 울음바다가 됐다. 개교 30년 역사를 접는 농촌 초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지켜보려 찾아온 마을 어른들과 학부모들, 각계 인사, 취재진까지 모두가 아쉬워하는 졸업식에서 고 교장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비록 신왕은 없어지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늘 세상을 도와가면서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농촌의 아름다웠던 초등학교 하나가 이제 이름을 잃었다.
열차를 타고 Kashi - Urumqi카스에서 트루판 까지 가는 기찻길은 드넓은 타클라칸 사막의 북쪽 끝, 천산 산맥을 따라 갑니다. 사막과 산이 만나는 경계선은 천산의 물을 공급받아 드문드문 오아시스 형태의 마을이 나오고 간혹 가다가 모래사막이 나오면 철길 옆으로 이상한 구조물을 만나게 됩니다. 1m 미만의 대나무 종류의 가는 나무로 발을 엮어, 몇 겹의 울타리를 벌집처럼 철길을 따라 세워 놓은 것인데요, 워낙 규모가 장대하여 이 울타리를 보면 한숨이 다 나옵니다.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이곳에 쌓여서 더 이상 철길을 덮지 말라는 뜻인데...그곳에 쌓이는 모래를 퍼내고 관리하는 일이 끔찍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자는 이국의 정취에 젖어 있는 동안, 현지 사람들은 모래와 사투를 벌이고 있겠지요.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숙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사막화가 되는 땅을 막기 위해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있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들고...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여 황폐화가 가속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거라는 건 누구나 다 알면서 당장 먹고사는 문제 앞에 내일을 생각할 틈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4시 49분, 정시에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1등 침대칸은 달랑 나 혼자 탄 듯합니다. "머야 이거... 2등칸은 표가 없다면서 혹시 매표원이 장난 친 거 아닐까?" 궁금해서 옆 칸에 건너가 보았습니다. 정말 빈자리가 없이 사람이 꽉 찼습니다. 여기가 더 재미있을 텐데... 22시간을 혼자 머하고 노나? "비포 선 라이즈"를 꿈꾼 내가 바보였습니다. 중국 열차에서 쥴리 델피를 만날 확률은 로또 복권 당첨 될 확률보다 희박할 겁니다. 만난다 해도 말이 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진짜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시원하게 창 밖 풍경을 즐기고 싶은데 모든 창이 뿌옇습니다. 사막을 달리는 열차의 차창이 깨끗하리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 된 것입니다. 이거 우짜면 좋노~. 통창이라 창을 열 수 없습니다. 답답해서 미칠 것 같군요. 화장실에 갔다가 획기적인 발견을 했습니다. 환기를 위해 작은 창 일부가 아래로 45도 쯤 열리는 겁니다. 이곳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200mm 망원은 거의, 28mm 광각은 절반가량 피사체가 잡힙니다. 얏호~~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이 사진들을 찍었습니다.^^ 차가 설 때 복무원에게 물통을 빌려 걸레를 빨아 창을 닦았더니 웃으면서 거들어 주더군요. 다음 날 아침 복무원이 내 칸의 차창을 비눗물로 닦아주었습니다. 바깥 풍경 보기가 한결 나아졌네요.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리리라!"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고... 밤이 되니 외로움만 남습니다. 넓은 침대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한계상황에 도달하여 차라리 흔들리는 버스라면 좋겠다는 배부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라 낚시질이나 하자. 누군가 불러줄 사람을 만날 거란 기대를 하며 옆 칸으로... 또 다음 칸으로... 세 번째 칸에서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이 제법 큰 역에서 차가 정차할 때 맥주랑 안주를 잔뜩 사왔습니다. "야 잘됐다. 내 방은 텅텅 비었는데 거기 가서 마시자." "어딘데?" "저 쪽 란워" 일등칸에 못 간다며 손을 졌습니다. "괜찮아... 내가 가서 문 열어 놓을게 5분 후에 와라. 아무도 없어~ ." 중국 친구들은 일등칸에 와 있다는 자체가 맘에 걸리나 봅니다. 맥주를 한 병 들고 복무원에게 가서 친구들과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문을 열어놓고 떠들었더니 복무원이 웃으며 그냥 지나갔습니다. 어차피 빈칸인데 제지를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그 때부터 중국 아이들도 괜찮다는 걸 알았나 봅니다.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20일 이상 술을 굶었더니 맥주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좋다~~ 비싼 일등칸을 제대로 활용하여 흐뭇하고...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 외롭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이 밤이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열차 여행은 이래서 좋습니다. 음악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타슈쿠르칸에서 들었던 그 노래... 아~ 정말 좋습니다. 복무원에게 뛰어가 이 노래 제목이 머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칭장 꽁위엔 - "靑藏高原" 역시...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티벳을 뜻하는 장족의 노래입니다. 이 사진의 장소에서 "청장고원"을 들을 때의 느낌을 머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침 해가 떠오르는 창밖의 풍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밤새 차가 천산 산맥을 넘어 왔나 봅니다. 고도가 3,200m로 올라 와 있더군요. 혼자 이 길을 간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저걸 꼭 기억해서 가져가야 하는데... 눈에 넣고 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풍경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열차가 지그재그로 산을 돌아 내려와서 아까 본 풍경을 다시 한 번 더 볼 수 있습니다. 문틈으로 내다보면서 닥터 지바고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저 멀리 군용 탱크를 실은 열차가 보일 때 그 생각이 더 짙어졌습니다. 이 차가 서면 분명히 붉은 기를 단 열차가 지나갈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아침 식사는 언제나 좋습니다. 묽은 흰죽 한 그릇, 달걀 하나, 만터우 한두 개, 김치 닮은 야채 한 접시. 느끼함하고는 거리가 먼 담백한 아침식사입니다. 간편하고 값도 싸고, 위에 부담도 없고... 이런 아침은 늘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겁니다. 우루무치를 들렀다가 트루판을 거쳐 란저우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트루판을 먼저 들르고 우루무치에 가서 란저우로 직행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조삼모사, 어차피 똑 같은 코스입니다. 어제 밤 일행들이 건너왔습니다. 한 시간만 지나면 트루판에 도착한다고... 카스역에서 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술안주로 먹다 남은 죽순을 김치 삼아 함께 먹었습니다. 들고 온 과일과 과자도 나누어 먹고,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트루판에서 내릴 때 배낭을 들어주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 덕분에 심심치 않게 잘 왔고, 중국 여행의 시작부터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흡혈형사 나도열(감독 이시명/출연 김수로/액션코미디)=루마니아 모기에 물린 비리형사가 성적으로 흥분만 하면 흡혈귀로 변한다. 못생긴 여성을 보면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비애를 아는가. 만년조연이었다 주연으로 수직상승한 김수로의 영화.△백만장자의 첫사랑(감독 김태균/출연 현빈 이연희/드라마)=10대들은 열광하고, 아저씨들은 심드렁해지는 전형적인 하이틴로맨스. 일명 ‘발렌타인데이’영화지만 현빈의 매력에 힘입어 쉽게 간판을 내리지는 않을듯.△뮌헨(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출연 에릭 바나/드라마)= 스필버그 특유의 영화적 상상력과 매끄러운 연출이 어우러져 ‘작가주의 블록버스터’의 전형을 보여준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스필버그=SF대가’를 신봉하는 관객에게는 지루하다는 평가가 대세.△폭풍우 치는 밤에(감독 스기이 기사부로/애니메이션)=비를 피해 산속 오두막에 뛰어든 어린 염소와 늑대의 비밀친구이야기.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보기에는 눈높이가 높은듯.△게이샤의 추억(감독 롭마샬/출연 장쯔이 공리 양자경/로맨스)=헐리우드 드림팀이 만든 평범한 감성드라마. 화면의 색감 만큼은 찬사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왕의 남자(감독 이준익/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드라마)=자세히 영화를 보면 부안과 고창 등 전북특유의 풍광이 느껴진다. 겨울극장가를 넘어, 이제는 한국영화의 지존이 됐다.△투사부일체(감독 김동원/출연 정준호 김상중/코미디)=‘DANGER’표지판은 ‘당거∼’, 패스포트는 여권이 아닌 양주이름! 무식한 조폭의 힘을 보여주마.△치킨 리틀(감독 마크 딘달/목소리 잭 브래프·조안 쿠삭/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명가 디즈니의 첫번째 컴퓨터그래픽 장편이다. 그래도 디즈니만의 질감은 여전히 유효.
4월말이면 전주가 다시 영화세상이 된다. 벌써 일곱번째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0년 첫발을 내디뎠을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수 있을까’했던 JIFF가 이제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됐다. 그만큼 연륜과 애환을 켜켜이 쌓았다. ‘필름 인’은 JIFF가 시작하기 전까지, JIFF의 뒷얘기들을 들춰보려고 한다. 1999년으로 되돌아가본다. 당시 전주시는 영상도시를 만들겠다고 팔소매를 걷어부쳤고, 그 일환으로 ‘영화제개최’를 꺼내들었다. 지난 50∼60년대 ‘아리랑’과 ‘피아골’‘선화공주’등을 앞세워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전북영화사를 되살리겠다는 밑그림이었다. 이는 당시만 해도 고(故) 탁광 선생이 생존해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리랑을 만들고 전국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을 땐가. 충무로에 나서면 우리를 보고 수근거렸어. 전주촌놈들이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여”라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던 탁광 선생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영화제에 앞서 열렸던 공청회에서 “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나이 어린 조직위관계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던 탁광 선생은 아쉽게도 제1회 JIFF가 열리기 몇달전 영면하셨다.당시 전북일보는 일년에 걸쳐 전주영화계의 역사를 재현하는 등 JIFF의 이론적 토대를 그려가는데 애를 썼다. 우석대도 재정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그 약속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당시 부산영화제와 부천영화제에 이어 세번째 국제영화제를 표방했던 JIFF는 ‘또하나의 국제영화제’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전혀 다른 또하나의 영화제’로 바꿔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를 위해 꺼내든 게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대안’과 ‘디지털’이었다. 초대 조직위원장은 최민씨가, 프로그래머는 김소영·정성일씨가 맡았다.
△파이어월(감독 리차드 론크레인·출연 해리슨 포드 폴 베타니·액션스릴러)1978년 개봉했던 ‘스타워즈’에서 건방지면서도 얄밉지 않은 핸솔로선장이 해리슨 포드다. 그 이후로도 40년 가까이 꾸준하게 자신의 이미지와 명성을 지키고 있는 배우가 해리슨 포드다. ‘긴급명령’‘패트리어트게임’에서 처럼 사려깊고 부성애가 넘치는 CIA전문가, ‘인디애나존스’의 열혈학자, ‘에어포스원’에서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슈퍼맨 대통령까지, 그의 필모그래프는 참신하면서도 안정적이다.‘파이어월’도 해리슨 포드를 위한 영화다. 지적인 중상류층에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슈퍼맨으로 변신한다.은행전산망을 지키는 컴퓨터 보안전문가인 잭(해리슨 포드)이 상대해야하는 악당은 은행강도. 악당들은 직접 은행을 터는 대신 잭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잭에게 “은행 전산망을 해킹해 1억달러를 빼낼 것”을 요구한다. 잭은 자신이 완벽하게 구축한 철옹성 보안시스템을 스스로 뚫어야 한다. 이제 해리슨 포드와 악당들의 숨막히는 두뇌게임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딸이 사용하는 MP3플레이어를 이용해 컴퓨터 보안망을 뚫는 모습이 인상적이다.하지만 해리슨 포드도 ‘헐리우드영웅’으로 살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 듯하다. 이제 예순중반에 접어든 그는 후반부엔 곡괭이를 들고 몸싸움에 나서지만 다소 힘이 부쳐보인다. IT강국에서 살아서인지 ‘해킹’에 대한 신선도도 떨어진다. 그렇다라도 해리슨 포드의 관록액션은 무엇보다 바꿀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해리슨 포드의 필모그래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12세 이상 관람가.
△쏘우2(감독 대런 린 보우즈만·출연 도니 월버그 샤니 스미스·공포스릴러)성공한 공포영화들은 몇가지 특징이 있다. 주로 폐쇄공간에서 사투가 벌어지고, 눈을 움찔 감아야할 만큼 하드고어여야 한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반전이 곁들여져야 한다. ‘쏘우2’가 그렇다. 지난 2004년 기발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제작비(120만달러)의 100배에 달하는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쏘우’의 속편이다. 전작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더 잔인해지고 더욱 기발해졌다.형사 에릭(도니 월버그)은 희대의 지능적 살인마 ‘직소’(언론과 경찰이 붙여준 별명)를 예상외로 쉽게 체포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직소는 에릭의 아들을 포함한 8명을 자신만이 아는 밀실에 가둬둔 채 게임을 제안한다. 신경독가스를 뿜어져 나오고, 해독제를 찾지 못하면 2시간 안에 죽는다. 흘러나오는 독가스를 마시면서 직소가 숨겨놓은 단서를 찾아 헤매는 8명의 인질들은 아비규환에 빠져들고, 이런 처참한 모습은 모니터를 통해 에릭에게 중계된다.영화는 또 잔인하기까지 하다. 사지가 싹둑 잘려나가고 수천개의 주삿바늘이 몸에 꽂히는가 하면, 인질들은 살기 위해 제 몸의 일부를 스스로 훼손한다.‘쏘우2’를 보기 위해 해야할 일이 있다. 충격적인 반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영화를 보기 전까지 눈과 귀를 막아야한다. 이미 인터넷포털에는 ‘쏘우2’의 스포일러들이 올려져 있다.“게임의 룰은 ‘당신과 내가 앉아서 그냥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 그 룰만 지킨다면 아들은 무사해”라는 직소의 대사가 힌트가 되겠다. 속편에 이어 3편이 예고되는 등 ‘쏘우’는 저예산 호러시리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감독 김정우·출연 최성국 신이지난해와 올해 대박을 터트린 ‘동막골’‘왕의 남자’에서 보여주듯, ‘톱스타 영화’시대가 한물 간 느낌이다. 대신 개성 넘치는 조연배우들이 제 몸을 사리지 않은 채 주연으로 나서는 사례가 잇따른다. 올해 들어서도 ‘썬데이서울’의 봉태규나, ‘흡혈형사 나도열’에 이어 ‘구세주’에서는 최성국과 신이가 조연에서 주연으로 격상했다.전형적인 코미디영화인 ‘구세주’에선 작품성이나 개연성을 따지면 안된다. 그냥 허리띠 풀고 웃어주면 그만이다. 천하에 둘도 없는 ‘날라리 바람둥이’ 정환(최성국)이 한 여자로 인해 개과천선한다. ‘구세주’는 한마디로 철없는 남자 길들이기다. 처음에는 남자가 여자의 구세주였지만, 나중에는 여자가 남자의 구세주가 된다. 정환이 대학시절 MT에 갔다 익사직전에 빠진 ‘폭탄녀’은주를 구해준다. 은주는 이때부터 정환에 대한 애정공세를 퍼붓는다. 몇년이 흘러 여검사가 된 은주는 양손에 쌍둥이 아들을 데리고 정환의 집에 나타난다. 결혼식 직후 은주는 정환의 군기반장이 된다. 최-신 환상콤비의 코믹연기에다 김수미, 박원숙, 백일섭 등 중견배우들의 녹록치않은 감칠맛 연기까지 더해 관객들을 까무라치게 한다. 특히 은주의 유모로 분하는 김수미는 메가톤급 웃음펀치를 날린다.오직 웃음을 쥐어짜내기 위한 영화인 만큼 간혹 억지설정이나, 억지웃음을 유도해도 모른 척 넘어가야 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전주종이문화축제’가 ‘전주한지문화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한지 중심 축제로 성격을 강화한다.전주시는 “그동안 종이축제 프로그램 대부분이 한지 중심으로 이뤄져 축제 타이틀과 프로그램이 불일치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전주한지의 역사성과 전주에서 진행되는 각종 한지 관련 사업, 축제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한지축제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위원회 임기가 완료되는 올해 말 사단법인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한지공예가와 한지생산자 등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조직위를 꾸릴 예정이다. 5월 1일부터 7일까지 경기전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06전주한지문화축제’ 슬로건은 ‘전주 한지 미래를 연다’. 교육·체험형, 산업형, 예술형 행사로 축제 방향을 정한 올해는 전주한지 전통관, 전주한지 현대관, 백인백색 ‘미래의 빛, 평화의 벽’, 한지상품 기획 초청전, 한지특허상품 초청전이 신설된다. 축제를 통해 전주한지를 소재로 한 상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평소 작가와 관람객 모두 수동적인 게 아쉬웠습니다. 뮤지엄 샵 운영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작가와 관람객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어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전북도립미술관에 뮤지엄 샵 ‘갤러리 디프’를 오픈한 표영용씨(42). 전북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개인전을 세차례 치른 그가 ‘미술 거간꾼’으로 나선 것은 ‘미술의 소통’을 위한 것이다. “미술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회화는 판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원화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인테리어 소품 액자보다 가격이 저렴한 디지털판화는 대중성 확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거죠.”그림을 디지털화해 프린트하는 디지털판화는 인테리어 소품의 반 값이다. 디지털판화로 회화의 판로를 찾는 것은 그의 중점사업. 조병철 조헌 김신교 등 도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10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그는 “3월 중 오픈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디지털판화의 판매를 활성화시키고 판매 수익의 일부는 작가들에게 주식으로 배당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립미술관 뮤지엄 샵은 전북에서는 미술 전문서적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표씨는 “미술가들이 지역에서는 전문서적 한 권 구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뮤지엄 샵에 작가들이 필요로 하는 이론서를 갖춰놓는 등 작가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 역할도 하겠다”고 덧붙였다.뮤지엄 샵 규모는 25평 정도. 디지털판화, 도자공예, 섬유공예, 액세서리 등 22명 작가의 작품과 미술 서적, 다이어리 등이 판매되고 있다.
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김용윤)이 16일 신춘음악회를 열고 새해 연주활동의 시작을 알린다.겨우내 움츠렸던 마음과 몸에 기운을 북돋우고 신나게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음악으로 길잡이에 나선다.신춘음악회는 봄노래로 꾸린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왈츠’서곡으로 시작, ‘봄처녀’ ‘님이 오시는지’ ‘강건너 봄이 오듯’ 등 봄의 서정을 노래한 가곡을 선사한다. 오페라의 주옥같은 아리아도 선곡했다.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마음 열리고’ 투란토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등을 들려준다.소프라노 유미숙,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손성래, 바리톤 강기우씨가 초청됐다.16일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퓨전국악그룹 오감도. 창단 1년여만인 2004년, 문예진흥원이 주최한 전국창작국악경연대회 기악부문 1등을 차지한 오감도는 수상을 계기로 ‘지방에서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증명해냈다. 오감도가 이번엔 ‘지방에서도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룹 첫번째 앨범을 내기 위해 곡을 만들고 녹음자를 선정하고 기기를 구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역에서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어 도전했다. 더디겠지만 모든 과정을 지역의 역량으로 해보려는 시도다. 준비가 충분하면 시행착오가 적다는 것을 이미 그룹 창단때 경험한 터다.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룹 오감도. 오감도의 음악은 안태상(36)대표의 이력과 닮아있다. 안대표는 대학시절 아쟁과 해금을 공부했다. 그러나 국악기는 대학시절로만 그쳤다. 중학교부터 잡았던 기타에 대한 미련이 더 컸다. 그는 지금도 스스로를 기타리스트로 소개한다. 대학 졸업후 줄곧 밴드를 이끌었다. 90년대 말에는 전주 덕진동에서 라이브밴드활동을 했다. 전주지역에 라이브클럽문화를 조성한 이가 바로 그다. 밴드음악과 국악과의 접목은 대학때부터 꿈꿨던 일이다. 지역에 국악 인프라가 풍부하고, 또 자신이 몸담았던 분야였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실험적인 일이라 재미있을 것도 같았다.퓨전국악그룹 결성 준비에 들어갔다. 전자악기와 국악기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만들었다. 국악공연장을 돌며 연주자도 물색했다. 현재 함께 활동하는 조송대(태평소 피리) 조용오(대금 소금) 백은선 (가야금) 박종석(타악) 그리고 객원으로 참여하는 장윤미(해금) 권형준(드럼) 김경호(노래) 모두 당시에 그에게 ‘찍힌’ 연주자다. 국악연주자에 건반(장인욱)과 베이스(윤시양) 그리고 기타를 더했다.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감도’라는 이름을 걸고 미리 써 둔 5곡으로 첫 연주회를 연 것이 2003년. 퓨전국악그룹의 등장은 지역 문화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전주국제영화제와 풍남제 소리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단골 초청되는 가 하면 창작국악경연대회 수상을 계기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국악축전 등의 무대에 섰고 KBS국악한마당과 EBS스페이스 공감의 주인공도 됐다.오감도의 연주는 실험적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대중적이고 보편적이다. 누구나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악기와 국악기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곡을 쓰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국악이든 전자음악이든 모두 음악이니까요. 물론 악기의 호흡이 다른 건 사실입니다. 그것은 연습을 통해 해결합니다.”오감도의 연주곡은 모두 그의 손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10여곡의 창작곡이 있다. 편곡해둔 것까지 합하면 20여곡이 그룹의 연주 레퍼토리다. 한결같이 밝고 경쾌한, 행복을 전하는 곡들이다.연주는 밴드악기를 베이스로 깔고 국악기는 솔로로 내세운다. 그의 설명처럼 모두 실력자여서 곡의 분위기를 십분 살려낸다. 즉흥연주로 빛을 내기도 한다. 올해는 무척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이달말 전북대학병원 작은 음악회에 서야 하고, 3월에는 우진문화공간 초청연주회도 갖는다. 정기연주회는 5월말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가질 예정이다. 앨범도 만든다. 관련 인프라가 척박해 어렵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녹음자와 함께 녹음방법 등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빠르면 연말안에 나올것 같다. 그는 그룹 준비때나 지금이나 퓨전국악이 경쟁력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적인 음악 모델중 하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주자로 작곡자로 그룹리더로서의 역할은 버겁지만 지역의 음악적 토대를 풍성하게 일구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고 즐겁다.
한옥마을 공예공방촌이 문을 열었다. 공예공방촌은 전주시가 전통공예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시설로 전통공예인들에게는 전통문화상품 개발과 전시를 위한 공간이며,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민간위탁된 기존 문화시설과 달리, 시설임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각각 1, 2단지 운영을 맡게 된 한지문화공간 지담(紙談)과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이의식씨(52)가 15일 오후 3시 개관식을 열었다. 대지 1천68㎡, 건물 307㎡에 각각 한옥 3동(작업실, 창고, 전시·판매실)으로 구성된 공예공방촌은 1단지는 한지등 전문공방으로, 2단지는 옻칠공예 전승관으로 운영된다. △ 1단지 한지문화공간 지담“한지등의 쓰임과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현대인의 생활소품과 인테리어 소품으로 한지등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전통 한지등을 대표상품으로 개발하면서 점차 한지공예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겠습니다.”한지문화공간 지담의 공방은 전국 최초의 한지등 제작·판매·체험공간이다. 차종순 소장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한지등 전문 제작공간으로 전문성과 비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자체 브랜드 ‘지담’을 개발하고 한지등·한지공예 교육 프로그램, 한지상품개발과 공예인 네트워크 구축이 공방의 주요사업. 전주시 인증 ‘한지장인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무형문화재 승격 사업을 추진, 지역 공예가들을 지원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천년한지포럼과 지담 갤러리, 예원예술대 부설 한지문화연구소 등 민·관·학 연계를 통해 전문가들의 인력을 활용하고 한지공예 발전의 구심체를 마련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한지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세계적 명소로 자리잡고 싶어요.”스탠드, 샹드리에, 벽등, 인테리어 등 한지등 중심으로 구성된 공방은 한지 고유의 멋이 살아있으면서도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적합한 한지 문화상품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2단지 이의식 공예공방촌“예전에는 전주에 옻칠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공방을 맡게됐다고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는 옻칠공예를 알리는 데 욕심을 부리고 싶어요.”40여년 동안 옻칠 인생을 걸어온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이의식씨(52). 전주시 팔복동에서 ‘행촌칠공예’를 운영하고 있지만 옻칠공예의 맥을 잇고 그 폭을 넓이기 위해 한옥마을에 또하나의 공간을 마련했다. “옻칠은 짧은 시간에 되는 작업이 아닙니다. 일반인들 대상으로 체험도 하겠지만, 전문가를 길러낼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중심에 내세울 생각입니다.”이씨는 “방습·방열이 좋고 살균 효과가 있어 유럽에서는 옻칠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가격과 대중화에 대한 고민은 기능성에 대한 연구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보석함, 접시, 주전자, 그릇 등 실용성 위주의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이씨는 전시와 전주 브랜드 ‘온’ 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4월 전주와 서울에서 여는 첫 개인전을 통해 옻칠공예의 예술성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2006전주시민영화제’ 경쟁섹션인 온고을섹션 상영작 15편이 최종확정됐다. 지난달 23일 출품마감된 총 35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한 예심위원들은 소재가 다양하고 풍부해졌지만 주제를 끈질지게 탐구하려는 노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예심위원들은 “주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영화적으로 표현했는가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심사를 했다”며 “‘디지털’과 ‘동시대’에 대한 관심을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본선진출작으로 선정된 15편의 작품은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메가박스전주에서 열리는 시민영화제를 통해 상영되며, 대상 ‘JCFF Spirit’를 비롯 온고을상 ‘도발, Attack’ ‘프론티어’ ‘영화, 날다’ 등의 시상과 제작지원을 받게된다. /도휘정기자 본선진출작은 다음과 같다.△ 나의 가족(진영기) △ 시암(장일식) △ 장마(함경록) △ 만사형통(이진우) △눈부신 오후(백윤식)△ 삼류영화처럼(최수용) △ 그 남자의 집(최현경) △ 탈의(손철승) △ 어떤 하루(이승원) △봉숭아꽃물(서연) △ 루트2(장희민) △ 시장의 맥(최계열) △ 마녀를 접거나 구기지 말아요(박지혜) △ 파라다이스(조일연) △ 많이 아프거든요(이슬기)
‘2006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이 지난해 565편 보다 300여편 증가한 888편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총 523편이 출품된 한국영화는 지난해 비해 38% 늘어난 수치며, 해외출품작은 지난해 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48개국 365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영화제 경쟁부문인 ‘인디비전’과 ‘디지털스펙트럼’은 심사를 거쳐 상영작이 선정되며, 총 385편이 출품된 한국 단편영화는 전문 비평가 4인의 심사를 거쳐 ‘한국 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에서 상영된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꼽히는 레슬리 파나스와 클라우스 캉기써가 전주에서 첼로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의 첼로학도들에 거장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한다. 첼로 전공자뿐 아니라 음악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소중한 기회다.미국 보스턴음대 교수로 재직중인 레슬리파나스는 평양 윤이상음악제에 초청됐던 연주자다. 평양음악대학에서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첼로를 지도하기도 했다. 차이코프스키 뮌헨 제네바 등 국제콩쿠르를 두루 석권했으며, 뉴욕필 보스턴 모스크바 교향악단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했다. 남북한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연 첫 첼리스트다.클라우스 캉기써는 독일 퀼른국립음악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역시 국제 콩쿨을 두루 섭렵했으며,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과 협연한 실력자다. 독일 최고 실내음악 축제 예술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마스터클래스는 15일과,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다. 15일에는 레슬리 파나스가 지도하며, 27일부터는 클라우스 캉기써가 지도한다.마스터클래스에는 첼로를 공부하는 청소년 및 대학생, 일반인 등이 참가할 수 있다. 직접 레슨을 받을수 있으며, 청강생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한편 레슬리 파나스는 18일 소리전당 유스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가지며, 클라우스 캉기써는 3월 4일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첼로독주회를 연다. 270-7815
“말주변이 없다”는 작가 다섯이 나란히 섰다.말주변이 없다는 것은 아직 자신의 그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굳이 작품에 대한 설명이 없어도 ‘그림의 조건’은 성립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문화MVP 지원 프로그램 전시부문에 선정된 ‘그림의 조건-회화에 관한 6인의 대화’가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오픈식이 열린 11일. 갑작스럽게 수술을 하게 돈 이정웅씨를 제외하고 윤철규 문지웅 서용인 최광호 신명식씨 등 참여작가가 만났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매체 실험과 개념적 구호가 넘쳐나는 시대, 붓과 캔버스만으로 정직하게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이들. 30∼40대 서양화가라는 점 이외에도 서씨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개인전을 치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유대수 책임기획자는 “미술언어가 다양해 지고 있지만 전통적 방식이랄 수 있는 회화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작가들과의 좌담회가 담긴 자료집을 전시 기간 중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캔버스 안과 밖, 화면과 질료의 문제, 이미지의 재현과 해석의 문제, 대화와 소통의 문제가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회화에 의지하며 걸어온 여섯 작가들의 작업을 훑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주어진 그림의 조건은 무엇일까. #1. 윤철규 vs 문지웅사실적인 인물과 변형된 인물. ‘그리고 싶음’에서 비롯되는 윤씨의 그림과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파생되는 폭력과 억압의 문제를 다루는 문씨의 그림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향토적 서정주의’로 지칭되는 지역적 화풍에 근거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을 선보이고 있는 윤씨. 불확실한 미래, 결혼에 대한 고민 등으로 두통에 시달리던 때를 그린 ‘치통’, 한 때 자신이 좋아했던 ‘그녀’ 등 그의 작품에는 고백이 담겨있다. ‘폭력’을 화두로 꺼내든 문씨는 “정형화된 하나의 스타일은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성의 폭력, 자본의 폭력, 권력의 폭력을 거칠고 힘있게 표현해 냈다. #2. 이정웅 vs 서용인두 작가는 가느다란 선을 부각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회화의 평면성을 강조한 단색조의 화면에 책을 절단해 이어붙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이씨. “크고 넘치는 소재를 찾았던 과거에서 이제는 좀더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소한 일상을 찾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서씨는 보이는 것과 인식하는 것이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경으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드로잉만을 보여주거나 일러스트처럼 조각난 면구성을 통해 하나의 대상을 다양한 위치로 변출해 냈다. 전시장 그림이 눈높이 보다 낮은 것은 현재 회화의 위치를 고민했기 때문이다.#3. 신명식 vs 최광호정밀묘사라는 가장 원초적인 회화 방법론에 기대어 있는 두 작가. 정밀하고 섬세한 필력은 대상 그 자체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식의 부재와 이미지의 상실을 나타냈다”는 신씨는 두 개의 다른 이미지가 하나의 시선 안에 들어와 의지에 의해 선택되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식의 대립과 선택적 해석, 이해와 기억에 대한 의문이다. “회화의 본질은 재현의 과정을 통해 작가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다”는 최씨. 화면 전체를 뒤덮은 천의 굴곡을 통해 그는 현대인의 관계를 뒤돌아보고 있다.
전주 치명자산일대를 국제성지화하기 위한 국제세미나가 내달 열린다.전주시와 천주교 전주교구는 오는 3월 18일, 성심여고강당에서 주한로마교황청대사관과 주한외교관, 천주교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명자산 국제성지화를 위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토론회에는 Rev.Gilles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순교자관 관장과 조광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장 등 국내외 천주교 관계자들이 주제발표나 토론자로 참여한다.이들은 ‘전주지역 성지개발을 위한 프랑스성지 사례연구’, ‘치명자산의 역사 문화적 의미와 발전 방향’ 등의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회를 벌여나갈 예정이다.특히 토론회참석자들은 이후 치명자산과 초록바위, 서천교, 숲정이(순교지), 초남리성지 등을 돌며 전주지역 천주교성지의 국제화성지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치명자산은 1801년 신유박해 때 호남지역에 천주교를 최초로 전파하다 순교한 유항검(아우구스티노)의 아들 중철(요한)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등 유씨 일가족 7명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시는 치명자산 등 전주지역의 유서깊은 천주교성지와 한옥마을, 오목대, 이목대, 전주천 등 관광명소를 결합, 국제적인 종교성지로 구축해나갈 방침이다.향후 5000억정도가 투입되는 전주 종교성지화사업에는 천주교는 물론 기독교성지까지 포함되는 가운데 현재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역용역중에 있다.시 관계자는 “치명자산 등 천주교성지는 동양에서 최대규모다”며 “이를 국제성지화해 국제적인 종교관광지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향전」의 춘향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할머니로부터였다. 예닐곱살 때가 아니었던가. 할머니께서는 박석고개(博石峙)에서 살다 시집도 못간 채 죽은 한 추녀(醜女)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게 「춘향전」이라는 말씀이었다. 남원의 광한루 경내에 ‘열녀춘향수절각’이 세워진 것은 1931년, 내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나는 여덟살때의 사월 초파일, 할머니의 손을 잡고 30리 길을 걸어 남원의 ‘춘향제’를 처음으로 구경한 바 있다. 지금도 저때의 일이 눈 앞에 삼삼하다. 그 후, 교과서에 나오는 한 부문이 아닌 「춘향전」을 단행본으로 통독한 것은 30대에 들어서였다. 김사엽(金思燁) 교주본 「춘향전」(학원사, 1962)에 의한 것이다. 이 책의 원본이라고 할 「열녀춘향수절가」를 구해 갖게 된 것은 뒷날의 일이다. 84장으로 된 이 책은 전주 ‘완서계서포’(完西溪書鋪)에서 19세기 후반에 낸 목판본이다. ‘고소설의 백미’로 이본(異本)도 많고 판소리·창극·영화화 된 바도 많거니, 「춘향전」의 해설이야 덧붙일 것 있으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몇 대문을 들어본다. 춘향과 이도령이 원앙새처럼 노니는 대문은 건너뛰기로 하고, ① ‘불경이부(不更二夫) 이 내 마음 이 매 맞고 영 죽어도 이도령은 못 잊겠오’ ② ‘금동이에 아름다운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金樽美酒千人血) /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玉盤佳肴萬姓膏) /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燭淚落時民淚落) /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가 높았더라(歌聲高處怨聲高)’ 만을 들기로 한다.①에서는 춘향의 매운 절개를, ②에서는 부패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춘향전」은 중·영·불·독·일·노어(露語)로도 번역·간행된 바 있다. 춘향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겐 어느 이본으로든 한번쯤 「춘향전」의 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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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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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