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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패션협회·전통한지공예연구회, 워싱톤 한인연합회 초대전

현대문명의 빠른 흐름 속에서도 고고한 옛 숨결로 제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한지. 전주의 한지가 미국에 초대됐다.전주패션협회와 전통한지공예연구회가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미국 메이슨 디스트릭트 공원 전시실에서 ‘미국 워싱톤 지구 한인연합회 초대전’을 갖는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도서박람회에 참가했던 전주패션협회의 작품을 보고 ‘한인의 날’ 행사에 초청받은 것이다.전주패션협회는 한지로 만든 현대복과 고전복, 아트의상, 웨딩드레스 등 한지의상 50점을 선보인다. 현지 모델들과 함께 한지패션쇼도 열 예정. 최경옥(원광보건대) 이승옥(우석대) 이효진 교수(전북대) 전양배씨(전주패션협회 사무국장) 등이 낯설면서도 아름다운 한지의상의 멋을 선보인다.전통한지공예연구회는 김혜미자 기전여대 교수와 닥종이인형작가 신경자씨를 비롯 11명의 한지공예작가가 70여점을 소개한다. 반짇고리와 소반, 과반, 부채 등 생활 속 한지의 쓰임새를 보여주고, 지승·지호·전지공예 체험행사도 마련한다. 김혜미자 교수는 “한지는 다른 종이에 비해 화려하면서도 질기고 가볍고 따뜻해 유용한 재료였다”며 “우리 한지가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지의 다양함을 소개하기 위해 색지와 자연지, 엽서 등도 현지에서 선물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8 23:02

향토문화연구 심포지엄 삼성문화회관서 열려

지역문화진흥법(가칭) 제정을 앞두고 그동안 지방문화원이 수행해 온 역할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와 현재 하고있는 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제2회 향토문화연구 심포지엄 ‘지방문화원의 제도적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이 27일 오전 10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전북문화원연합회(회장 이복웅) 주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지방문화원의 역할과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지역문화 육성과 지방문화원의 역할’을 발표한 김경석 무주문화원장은 “전국문화원연합회는 지방문화원진흥법이 그대로 존속되길 바라고 있다”며 지방문화원진흥법 전체 조항이 지역문화진흥법(안)에 몇 개의 조항으로 흡수·통합되어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원장은 “지방문화원은 여타 문화예술 기간이나 단체와는 다른 고유의 활동 목표와 사업내용을 지니고 있다”며 “지역문화진흥법(가칭) 제정으로 인해 향토사의 조사연구 및 지역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문화재 발굴 등 지방문화원의 중요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예산지원제도를 비롯한 지방문화원 운영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홍성덕 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지역문화진흥법(가칭) 통과를 전제로 문화원의 활성화 방안과 안정기반 찾기도 중요하다”며 “지방문화원의 기존 역할을 체계화시켜 지역 의제를 설정하고, 자료관 설치를 통해 지역 공공기록물 보관, 역사·문화 편찬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변화의 시대 지방문화원의 진로’를 발제한 권삼문 경상북도 구미시청 학예연구사는 문화원 사업의 중장기계획 수립의 중요성과 전문연구인력 확충과 재생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층의 전문인력이 유입됨에 따라 중장년층 중심의 문화원 인적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열정이 모아져 지방문화원이 지역문화센터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주명준 전주대 교수는 “지방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발굴해 산업화 할 수 있는 콘텐츠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8 23:02

뮤지컬 스타 꿈꾸는 당찬 시골아이들

“촌에서 왔다고 얕보지 말아요. 우리에게도 꿈이 있어요.”시골 아이들이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학교 안에서는 내로라하는 ‘무용수’이지만, 여건상 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가 아쉬웠던 ‘변방의 아이들’이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았다. 강지원 박지승(1년) 김예은(2년) 신주영(4년) 김푸름 설향민 우진희(6년) 등 7명. 모두 순창중앙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자체 제작을 통해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무대에 올릴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에 출연할 아역 배우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한 학교 아이들이 무리지어 뮤지컬 오디션에 참가하기는 이례적인 일. 모처럼 지역 예술가와 어린이들로 만들어지는 뮤지컬 공연 소식은 항상 대형 무대를 꿈꿔왔던 이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인 연기자와 아역 연기자 등 총 40명의 출연진 가운데 10명의 어린이를 선발하는 ‘오즈의 마법사’ 오디션에 순창중앙초 아이들을 포함해 도내 각지에서 40명의 어린이들이 모여들었다. 4대1의 경쟁률. 이들에게 뮤지컬은 낯설고 버거운 도전이다. 특히, 뮤지컬은 고사하고 전문 무용학원 한번 기웃거리지 않은 이들은 방과후 무용 특기적성반 출신들. 이들이 단체로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을 두고 학교 명성을 내건 ‘전시적 효과’나 엄마의 ‘치맛바람’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소리전당에서 ‘오즈의 마법사’ 출연진 오디션 공고를 내자마자 학교측에서는 부랴부랴 오디션 참가팀을 꾸렸다. 무용을 특기적성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는 순창중앙초로서는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아무리 경험도 좋지만, 아이들의 자발적인 욕구 없이는 오디션 참가는 불가능한 일. 교내 학생 3백82명 가운데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으로 무용을 배우는 19명을 대상으로 참가 의사를 묻고, 학부모의 면담을 거쳐 최종 7명의 오디션 참가자들을 발탁했다. 김봉식 교장은 “아이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학교의 몫”이라며, “큰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희망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학교와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순창중앙초는 지역내에서 무용 명문으로 통한다. 일선 학교의 형식적인 특기적성교육과는 달리 모범적인 학습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무용을 특기적성교육으로 실시해온 지 올해로 5년째. 특히, 지난해 최재희씨(30·전주시립무용단 단원)가 무용 지도를 맡게되면서부터 각종 대회 출전 횟수가 늘더니 학생들의 실력도 부쩍 향상됐다. 순창중앙초가 무용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 올해 수상경력만 해도 제16회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제6회 초중등부 무용경연대회 금상, 제6회 논개추모 무용대회 금상, 제15회 우석대 총장배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 뮤지컬에 도전한 것도 최씨의 역할이 컸다. “뮤지컬은 무용 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요구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최씨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무대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꿈도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28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형황축(兄況祝)-兄으로 된 글자

입(口)으로 지도하는 사람(?)이니 맏 형, 어른 형(兄)물이 점점 불어나서 위험한 상황을 하물며 형(兄)이 모르겠는가 에서 상황 황, 하물며 황(況)신(示) 앞에서 형(兄), 즉 연장자가 비니 빌 축, 축하할 축(祝) * 示(보일 시, 신 시)<참고> ①兄 맏 형, 어른 형 (elder brother, adult)兄弟(형제) 형과 아우. 難兄難弟(난형난제)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 동생이라 하기도 어렵다’로, 둘 사이의 우열이나 정도의 차이를 판단하기 어려움의 비유. * 弟(동생 제), 難(어려울 난)②況 상황 황, 하물며 황 (situation, moreover)近況(근황) 요 사이의 형편. 盛況(성황) 성대한 상황. 況且(황차) ‘하물며’라는 뜻의 접속 부사. * 且(또 차), 近(가까울 근), 盛(담을 성, 성할 성)③祝 빌 축, 축하할 축 (pray, celebrate)祝福(축복) ‘복을 빎’으로, 앞날의 행복을 빎. 祝賀(축하)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뜻으로 인사하는 것. * 福(복 복), 賀(축하할 하)<본 란의 학습요령> 순서대로 읽으며 이해한 다음, 제목을 중심으로 외고, 제목을 보면서 각 글자의 어원과 쓰인 예까지 떠올려 보십시오. 그래서 어떤 글자를 보면 그와 관련된 글자들을 모아서 만든 제목이 떠오르고, 제목을 보면서 각 글자들의 어원과 쓰인 예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이미 그 글자에 대해서는 박사가 되신 것입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10.27 23:02

[문학소식]양복규 칼럼집 '굴뚝속의 호롱불' 출판기념회

△ 양복규 출판기념회동암학원 양복규 이사장 칼럼집 ‘굴뚝 속의 호롱불’ 출판기념회가 30일 오후 1시 동암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다. 동서고금의 사례들을 모아 현실에 적용, 교훈을 담아냈다. 1999년부터 펴낸 7권의 책을 1질로 묶었다. 문의 063) 223-5553△ 전북작가회의, 2004년 우수문학사이트 지원사업 선정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김용택)가 ‘2004년도 우수문학사이트 지원사업’에 선정됐다.전북작가회의는 27일부터 11월 말까지 홈페이지(http://writer.jeonbuk.kr)를 통해 문학지도와 작가소개를 진행한다. 일반인들이 홈페이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면 작가들이 답글 형태로 문학지도를 하고, 국내외 신문기사나 논문 등에 실린 작가들에 관한 정보를 게재해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할 계획이다. 이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인터넷 상의 문학 환경을 개선하고 문학창작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으며, 전북작가회의는 5백만원의 지원금을 받게됐다. △ ‘전북지역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의 이야기’ 출판기념회기독살림여성회가 7년여 동안 도내 위안부 생존자 6명의 증언을 기록한 ‘전북지역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의 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29일 저녁 7시 전주 아중문화의집 2층 문화공연장.출판 의의와 경과보고, 영상물 상영, 위안부를 위한 평화공연이 펼쳐지며, 아중문화의집 로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과 엽서판매전도 열리고 있다. 문의 063) 241-1123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10.27 23:02

박희주 시인 시집 '네페르타리'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가 가장 사랑했던 왕비 네페르타리. 아직까지 서있는 람세스 2세의 석상 발등에는 네페르타리가 조각되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네페르타리는 사나운 풍파에 지워지지 않고 람세스 몸으로 더 깊이 새겨진다.지난 5월 암으로 아내를 잃은 시인 박희주씨(46)가 슬픈 사부곡(思婦曲)을 부른다.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펴낸 두번째 시집 ‘네페르타리’다.“내가 쓴 시가 나를 위로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나를 위한 시작 활동인데, 나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아내가 시의 소재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요.”투병하는 아내의 지친 모습을 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안타까움, 그리고 아내의 빈 자리를 술로 달랬던 어리석음…. 그러나 박씨는 슬픔을 에너지 삼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읽어낸다. 아내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행간에서 부터 느껴지는 제1부와 제2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 제3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살아있는 제4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은 제5부 등 일상성을 바탕으로 한 50편의 시가 실려있다. 특히,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짙게 배여있는 ‘옛날 옛날에’는 1백93행의 호흡이 긴 장편시다.임실에서 태어나 전북대를 졸업한 박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생활하고 있다. 1996년 문학21을 통해 등단했으며 2002년 첫 시집 ‘나무는 바람에 미쳐버린다’를 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7 23:02

이창규 교수 '미술이야기3' 펴내

‘구석기 시대 원시인들은 원시적인 무기 밖에 사용할 줄 몰랐기 때문에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면밀히 관찰해야 했다. 자연스레 그들이 남긴 벽화는 뛰어난 묘사력으로 생동감이 넘치고, 색상, 형태 등 작품성도 뛰어났다. 원시시대 미술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현실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현대미술인들은 미술을 창조하는 것이 자신의 기쁨이기 때문이다.’98년과 2002년에 이어 ‘미술이야기 3’을 펴낸 이창규 원광대 서양화과 교수(60). 그는 “미술은 시간 속에서 제작되므로 거기에는 당시대의 역사가 배어있다”고 강조했다.“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술을 ‘정신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미술이 작가의 마음과 정신, 또 당시대적 배경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역사와 미술의 만남인 이 책은 지난해 부터 1년여간 도내 일간지에 연재했던 ‘이창규 교수의 미술이야기’를 모아 엮은 것. 프랑스, 에스파냐, 이집트 등 세계 미술 답사여행을 통해 얻은 풍부한 미술 이야기들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양하게 펼쳐진다. 고흐와 ‘고갱의 의자’, 프리다 칼로와 ‘깨진 기둥’ 등 작가와 작품의 연관성에 관한 고민도 흥미롭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7 23:02

김용택시인의 풍경일기 '화우엽설'

화(華) 우(雨) 엽(葉) 설(雪).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이처럼 명료한 상징어로 표현한 한자가 또 있을까. 김용택시인(56, 임실 덕치초등학교 교사)이 다시 새로운 산문집으로 독자들에게 왔다.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늘푸른소나무)라 이름 붙여진 네권의 산문집이다. 계절별로 각각 따로, 또는 함께 엮어진 이 책은 예쁜 장정에 사진작가 주명덕씨의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시인의 글은 삶의 노정에 놓여있는 섬세하고 소소한 일상. 어린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고,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나고, 시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오랜 세월 삶의 흔적이 아름다운 추억과 풍경으로 다시 살아나있다. 시인의 글쓰기가 맞닿은 지점은 역시 섬진강. 고향마을과 가족과 몸담고 있는 섬진강변 학교와 아이들이 있는 시인의 글은 삶과 따로 가지 않는다. 모든 글의 추억은 온전히 그 자신 삶의 진지한 추억으로 부터 생명을 얻는다. 체험하지 않거나, 보고 느끼지 않고 쓰여진 글이 없으니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과 일상은 나즈막하거나 혹은 눈부시거나 각각의 존재, 꼭 그만큼의 의미와 가치로 독자들의 마음을 깨운다.‘누구를 만나야 인생이 아름다울까 ’를 묻는 시인의 봄(華)을 지나면, 여름비 내리는 숲에는 어느새 ‘당신이 왔고’(雨), 낙엽 떨어지는 가을, ‘사람은 무엇으로 자라는가’(葉)를 생각하다보면 눈오는 겨울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그래서 행복했던 삶(雪)을 들려준다. 네권 산문집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2-3년동안 쓰여진 근작들이다. 더러는 아주 오래전에 쓰여지고서도 발표되지 않은 글들이지만 그들 사이에 시간의 간극은 없다. 시인의 삶에 철저하게 밀착되어 있는 까닭이다.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작은 일상들을 때로 가슴 시리게, 때로 웃음지으며 만나다보면 문득, 평범하기만한 우리의 일상도 이렇게 아름다울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작고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이 더 크지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일상의 가치를 잊고 살고 있어요.”시인의 말처럼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작은 존재들에 새롭게 눈뜨게 된다면 세상은 또한 새로워지지 않을 수 없겠다. ‘아! 달이라도 떠보라지. 달빛에 빛나는 저녁 이슬들을 그대들은 보았는지? 발등에 떨어지는 저녁 이슬로 그대들의 발등을 적셔는 보았는지? 달빛으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걸어라. 흐르는 물을 따라 꽃길을 걸어라. 그대들이 휘어잡고 있는 두 손아귀의 모든 것들을 놓고, 홀로 걸어라. 그 강 길을, 흐르는 강물을 곁에다 두고 강물과 함께 걷는 삶의 행복함을 맛볼 것이다.’-천담리 가는 길-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4.10.27 23:02

황순원을 추모하며...소설가 안영씨 여섯번째 소설집

중견소설가 안영씨(64)가 여섯번째 작품집 ‘가슴에 묻은 한 마디’(한국소설가협회)를 펴냈다. 표제작은 문학의 스승 황순원선생을 향한 추모의 뜻을 담은 작품이다. 소설가 황순원에게 무작정 편지를 띄우고 답장이 오지 않으면 문학을 포기하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을 겪었던 작가에게 황순원은 ‘내 문학의 아버지’다.‘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행복만들기’‘피어리어드’를 비롯한 여덟편의 소설이 묶인 이 책은 문학의 길에 첫 발을 내딛었던 때를 그리워하며 펴낸 것이어서 작가에게도 더욱 의미 있다. ‘피어리어드’는 스승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던 작품. 어디에도 발표하지 않았던 것을 함께 엮었다. 안씨의 글쓰기의 힘은 그리움이다. 사제의 정을 나누었던 황순원에 대한 그리움은 가슴에 묻은 한 마디 ‘아버지’로, ‘만인의 어머니 성모’에 대한 종교적 그리움은 ‘어머니’로 상징한 작가는 삶의 이야기를 잔잔한 그리움으로 담아낸다. 일상을 바탕으로 다소 허구적 요소들을 양념처럼 가미해 낸 이 책은 소설보다 수필같은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전남 광양 출신으로 전주풍남초와 전주여중·고 등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전주에서 6·25를 만나 부모를 잃은 아픔 때문에 전주를 더욱 사랑하고 못 잊어한다”는 작가는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가슴에 묻은 한 마디’ ‘너의 깊은 마음 안에’ 등 이번 작품 곳곳에 전주의 풍경들을 넣어두었다.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제39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7 23:02

전북대 특강서 책읽기 강조한 소설가 신경숙씨

신씨들이 모여살았던 정읍의 집성촌. 반듯한 오빠들을 위로 셋씩이나 두었던 종가집 넷째 딸은 ‘안 보이는 존재’였다. 무엇을 하고 싶어도 말로 요구할 수 없었던, 뭐든 눈치를 봐야했던 아이가 세상의 시선을 받는 소설가가 됐다.소설가 신경숙(41). “사람들이 많은 자리는 피하는 게 나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평하는 그가 전북대학교 초청으로 이 시대 젊은이들 앞에 섰다. “글을 쓰는 일이란 이미 누군가에게 잊혀졌거나 누군가를 잊어본 마음 연약한 자가 의지하는 마지막 보루 같다”고 피력한 적이 있는 그는 ‘나의 문학, 나의 인생’으로 학생들과 대화에 나섰다. (26일 오후 2시 전북대 진수당 2층 일반회의실)“작가로서 70%는 어린시절 공기와 고향에서 보고 경험했던 것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내 고향, 내 마음의 풍경과 잔상은 또래 동료작가들과 비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열여섯이 되어 집을 떠났던 신씨에게 고향 정읍은 항상 가고싶은 곳, 늘 그리운 곳이다. 어린시절 예수병원이 있던 전주는 ‘아버지가 아프면 낫게 해주는 곳’이었으며, 한편으로는 ‘책이 많은 곳’이었다. 그에게 고향은 서울 생활의 통풍 역할, 작가로서 근원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책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가 만난 몇 권의 책 이야기를 하겠다”는 그가 추천한 책은 의외로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였다. 그는 비극성에 대한 원망과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로 의식이 한 단계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사람을 통해 느끼지 못하는 것들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어요. 간접과 직접이 균형을 맞추며, 실제라면 감당하지 못할 것들도 책을 통해서라면 흡수할 수 있지요.”그의 고등학교 시절은 소설 ‘외딴방’과 겹쳐졌다. “너는 소설을 쓰는 게 어떻겠니”라며 ‘실천문학’ 창간호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선물했던 야간 고등학교 선생님. 글을 쓰고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소설가’라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해준 선생님은 그가 1985년 ‘겨울 우화’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았을 때 “네가 정말 소설가가 됐니”라며 놀랐다고 했다.“작가가 되고나서 남이 쓰는 작품과 내가 쓴 작품을 어떻게 구분 지을까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방법은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쓰거나 남들과 다른 고유한 문체를 지니는 것이었죠.”화려하고 세련된 문체.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 보다 관찰력을 중심으로 묘사와 행간의 리듬을 살린 문체 중심의 소설을 쓴다”고 고백했다.“소설은 내가 쓰지만, 마침표는 읽는 사람이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끝맺음이 애매한 것들이 많아요.”겸연쩍어 하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내는 그는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권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7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선원광극(先元光克)

소(牛)처럼 어진 사람은 먼저 일을 하니 먼저 선(先)하늘과 땅 사이(二)에 사람이 원래 으뜸이니 으뜸 원, 원래 원(元) * 二(‘두 이’나 여기서는 하늘과 땅의 모습)불( )을 들고 사람이 주위를 비치니 빛 광(光) * [(불 화(火)의 변형]오래(古) 참은 사람이 능히 이기니 이길 극, 능할 극(克) * 古(옛 고, 오랠 고)<참고> ①先 먼저 선 (ahead) 先輩(선배) (같은 분야에서 지위, 학력 등이 자기보다) 앞선 사람. * 輩(무리 배)②元 으뜸 원, 원래 원 (principal, first, root)元祖(원조) ‘원래의 조상’으로, ㉠첫 대의 조상.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한 사람. 元金(원금) (이자를 제외한) 원래의 액수. * 祖(조상 조, 할아버지 조), 金(쇠 금, 금 금, 돈 금, 성씨 김)③光 빛 광, 경치 광, 은혜 광 (light, a scene, favor) 光復(광복) 잃었던 빛(국권)을 도로 찾음. 榮光(영광) 빛나는 영예. * 復(회복할 복, 다시 부), 榮(꽃 영, 영화 영)④克 이길 극, 능할 극 (win, overcome)克己(극기) ‘자기를 이김’으로, 자기의 욕심?충동?감정 등을 이성적인 의지(意志)의 힘으로 눌러 이기는 것. 克服(극복) ‘이겨서 복종시킴’으로, (어려움을 굴함이 없이) 능히 견딤. * 己(몸 기, 자기 기), 意(뜻 의), 志(뜻 지), 服(옷 복, 먹을 복, 복종할 복)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10.26 23:02

전북여류화가회 11회 전시회

이번주 도내 미술계는 여류화가들의 바쁜 움직임이 돋보인다.넓은 화폭을 섬세함으로 채우며 동시에 자유분방한 필치로 독자적인 양식을 확보한 이들의 작품은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찾아낸 대상에 대한 이해가 있다.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북여류화가회의 11회 전시회는 전북의 자연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율동감이 느껴지는 조심스런 붓터치부터 힘이 전해지는 과감한 표현까지, 작가들은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전북의 풍경들을 다양하게 해석해 놓았다.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들이 모인 전북여류화가회는 지역 여류화가들의 활동 기반을 다지고, 전북 여성미술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창립한 단체. 정영숙 회장은 “이 시대 여성으로 태어나 자신이 하고싶은 활동,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행복”이라며 “우리가 살고있는 이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린 근작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소개했다.이번 전시에는 정영숙 김금자 김영민 방순덕 안순덕 이건옥 김정희 김미화 김영남 장향숙 서혜연 이정란 양혜경씨가 참여했다.대부분 풍경을 소재로 하면서도 작가마다의 주제의식이 다양한 형식으로 담겨 있다.원광대에서 동문들이 모인 ‘원색전’의 열두번째 전시는 ‘그림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며 해답을 얻고자했던’ 작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흔적으로 남아있다. 원색회 역시 서양화 전공자들의 모임. 김숙자 박경숙 신세자 유혜인 이순자 임복례 주정희 최현옥씨가 참여했다. 한 울타리에서 공부하며 서로의 변화와 발전을 함께 해 온 이들이다. 풍경과 정물, 여인 등 여성의 서정성이 발휘된 작품들이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6 23:02

'상촌회' 열한번째 전시회

세월이 더해질 수록 한 길을 걸어오며 느낀 것들이 만만치 않을텐데, 원로작가들은 말이 없다. 대신 그들이 꺼내놓은 자리에는 더욱 고요하고 깊어진 그림이 있다. 원로작가들의 모임 ‘상촌회’가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한번째 전시회를 열고있다. 참여작가는 김홍 하반영 이복수 박남재 황소연 조윤출 오주현 이승백 홍순무 박종남 김윤태 김용환 김연주 김영성 장령 정정애 임대희씨. 전북 서양화단의 터를 일궈온 이들은 풍경과 정물을 통해 자연에 담긴 서정성을 보여준다. 이름만으로도 지역 화단의 든든한 힘이 되고 있는 원로작가들이다. 세태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세계를 화폭에 실현하는 작업에 성실하게 몰두해온 작품들이어서 느낌도 각별하다.상촌회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중에 창립회원인 이복수선생을 잃는 슬픔을 안았다. 24일 새벽 세상을 떠난 고인의 빈 자리는 그의 작품 ‘풍경’이 채우고 있지만, 허전함과 쓸쓸함은 크다.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멀게 느껴지는 예술의 길”에서 “먼 길을 한걸음 두걸음 슬기롭게 내디뎌 가겠다”는 상촌회의 다짐이 있는 전시.원로들의 열정이 식지 않는 근작들이 소개된 전시회가 올해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26 23:02

극단 초인 창작극 '기차' 27·28일 소리문화전당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를 인간에게서 치유 받고, 상처를 준 인간까지 감싸안는 ‘기차’의 따뜻한 이야기.극단 초인(대표 박정의)의 창작극 '기차'가 27일과 2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된다.기차표를 잃어버려 기차 밖으로 쫓겨난 마술사 부부가 앵벌이 남매를 만나면서 벌이는 해프닝. 기차표 살 돈을 구걸하고 나선 마술사 부부는 포주로부터 학대받는 앵벌이 남매를 구출하고 ‘포주’에게도 따뜻한 사랑을 베푼다.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마임과 무용, 저글링, 텀블링, 마술 등 '몸의 언어'로 풀어내는 이야기 전개가 신선하다.저글링을 비롯해 손가락 골무마술, 풍선색깔 바꾸기, 종이로 눈 날리기 등 마술사 부부가 펼치는 다양한 볼거리는 연극의 또다른 재미. 포주로부터 고통받는 앵벌이 남매를 위로하고 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마술사 부부의 어설픈 매직쇼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모든 인간을 포용하는 극적 설정이다. '기차'는 '마임이나 무용, 아크로바틱(곡예)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새로운 무대언어를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지난해 창단된 극단 초인의 첫 작품이다. 27일 저녁 7시 30분, 28일 오후 5시. 입장권은 1만원(청소년 5천원). 문의 063)270-8000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26 23:02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서울나들이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서울 무대에 선다.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유산을 발굴·복원하고 전통예술의 원형을 보급하기 위해 사단법인 마당이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지역 무대에 올린 지 13년. 29일 저녁 7시30분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전라도 명인들의 춤과 가락, 그 신명의 무대가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가(歌)·무(舞)·악(樂) 분야의 숨은 명인과 무형문화재 법통을 잇고 있는 전라도 명인들의 격조높은 춤과 소리를 총망라해 놓은 무대. 민살풀이 춤의 명인 장금도, 서편제 소리의 대가였던 이날치의 손자로 지난 84년 도내 최초 도지정 무형문화재에 오른 명창 이일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병창 예능보유자 강정열, 일명 '개꼬리 상모'라 불리는 상쇠의 부들상모놀이를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유명철(전라좌도상쇠춤), 감칠맛 나는 농악이 일품인 나금추(전라우도상쇠춤), 호남 우도농악인 영무장(영광·무장·장성) 농악의 계보를 잇는 고창농악의 정창환·박용하(고깔소고춤)옹,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잇는 김무길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초대됐다. 도립국악원 교수들로 구성된 시나위팀도 합류한다. 이번 서울공연을 기획한 김승민 실장은 "전라도 문화의 뿌리와 힘을 확인시키기 위한 무대로 내로라하는 지역 명인 명창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지난 13년동안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통해 발굴 또는 복원된 우리의 소리와 몸짓을 지역을 넘어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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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태성
  • 2004.10.2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