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32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첼리스트 송영훈 전주 무대 5일 소리전당 연지홀

냉철한 열정이 살아 숨쉬는 차세대 주역. 첼리스트 송영훈(31)이 전주 무대에 선다. 5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인간적인 따스함과 진실함으로 첼로 세상을 여는 그가 '로맨틱 첼로로의 초대'로 낭만적인 가을밤을 연출한다. 이번 무대에서 이태리의 전형적인 기악양식을 표현한 '보케리니', 시적 서정성이 돋보이는 '슈만', 근대 에스파냐 음악에 민족정신을 담아낸 '그라나도스', 자유전능한 독특한 신념의 소유자 '스크리아빈' 등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CF를 통해 친숙한, 첼로의 거장 '피아졸라'의 탱고도 선사한다. 이날 연주회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예술전문사 현영경이 첼로와 호흡을 맞춘다. 서울 태생인 송영훈은 5세때부터 첼로를 시작, 11세 나이로 서울 시향과 협연해 국내 음악계에 데뷔한 뒤 각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아왔다. 줄리아드 음대에서 '최고 예술상 리더십'을 수상한 그는 유럽으로 건너가 영국 왕립 음악원 콩쿠르 대상 등 세계 유명 콩쿠르를 석권했고, 활약상을 인정받아 지난 2002년에는 한국의 문화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의명(한양대 교수), 김경아,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연주단체인 '뉴아시아현악4중주단'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쳐, 지난 2002년 해체된 금호현악4중주단의 활동을 재개하면서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05 23:02

뮤지컬로 여는 가을의 예향

올 가을은 유난히도 뮤지컬 공연이 풍성하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뮤지컬부터 초호화 캐스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의 뮤지컬이 전주에 몰려온다. 6일 국내 최고의 휴먼 희극 뮤지컬로 손꼽히는 '시집가는 날'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전주 관객들을 맞는 뮤지컬은 3개. 덕분에 10월 둘째주는 뮤지컬 애호가들에게 황금기같은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집가는 날(6일과 7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뮤지컬로 보는 '맹진사댁 경사'. 전통 결혼제도의 모순과 양반 사회의 위선을 풍자한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가 뮤지컬 '시집가는 날'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예술단(총감독 신선희)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3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무대. 2회 공연된다. 고대 설화 '뱀 신랑'을 희곡으로 엮어 43년 발표한 '맹진사댁 경사'는 세도 가문과 사돈을 맺어 위세를 부리고 싶은 맹진사가 자기 꾀에 넘어가 훌륭한 사위감을 잃는다는 내용. 박만규가 극본을 쓰고 이종훈이 연출한 '시집가는 날'은 흥행 위주의 작품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이라기보다 '오페레타' 형식으로 제작되는 이번 무대는 한국 공연계를 이끌어온 김재건(참봉), 최창수(맹노인)가 서울예술단 앙상블과 함께 수준 높은 희극작품을 선사한다. 작곡가 김대성과 체코 출신 데니악 바르탁이 공동 편곡한 동·서양 음악의 조화가 돋보인다.△브로드웨이 42번가(8일 오후 8시, 9일 오후 4시·8시, 10일 오후 3시·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지난 80년 초연 당시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안무상을 수상하며 20년 넘게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작품. 3일동안 총 5회에 걸쳐 막이 오른다. 양희경, 박해미, 전수경, 황정민, 김미혜, 이승철, 최효상 등 국내 뮤지컬 사상 최고의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오리지널 뮤지컬 대작이 넘쳐나는 기현상 속에서 이처럼 많은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이례적인 무대.특히 새롭게 리바이벌한 '뉴버전' 무대로 기대를 모으는 이번 공연에서는 두 개의 턴테이블 위에서 10여명의 배우들이 춤추는 '싱크로나이즈드 댄스' 등을 추가, 전작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빠른 템포로 관객을 압도한다. 경쾌하고 정확하게 떨어지는 비트, 숨막히는 탭, 번쩍이며 흔들리는 스팽글 의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 뮤지컬 명성에 걸맞는 감동와 환희가 기대된다. △벌거숭이 임금님(9일과 10일 오후 2시·4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뮤지컬. 동국대 대학원 연극학과 졸업생들로 주축이 된 극단 '예휘'(대표 송윤석)가 제작했다. 화려한 옷에 눈이 먼 임금님이 사기꾼 재단사들에게 잘못 걸려 벌거벗은 채로 온 백성 앞에서 망신당하는 내용. 원작의 큰 줄기를 유지하면서도 각 등장인물의 정당성을 부각시켜 어린 관객에게 교훈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뒀다. 어리석은 임금에게 사실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권리' 그리고 남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이번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특히 인형 연기가 돋보이는 무대다. 극단 예휘는 인형이 인간을 연기하는, 인형극에서 탈피해 인간이 인형의 모습으로 연기하는 독특한 연기법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연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동작과 의상, 대본작가가 직접 작곡한 9곡의 노래는 집중력이 약한 어린 관객을 무대로 끌어낸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05 23:02

끼넘치는 소리꾼 요절복통 이야기판 '또랑깡대 콘테스트'

판소리 중간 중간에 가요와 동요 그리고 만담 등을 곁들여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는 '또랑깡대 콘테스트'는 올해도 재치와 끼넘치는 소리꾼 발굴을 이어가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정통 판소리와는 다른 새로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온 '또랑깡대 콘테스트'가 2일 오후 2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요절복통 이야기로 주말 관객을 사로잡았다. 전주산조예술제가 낳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는 또랑깡대 콘테스트는 전국적인 명성에 걸맞는 수준높은 소리꾼들이 대거 출전, 놀이판과 술판이 어우러진 흥겨운 판을 이어갔다. 올해로 4년째 맞은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보다 3명이 많은 13명의 소리꾼이 참가했다. '슈퍼댁' 김명자씨, '북치는 걸' 박해경씨 등 이미 또랑깡대 콘테스트를 통해 배출된 소리꾼들이 올해도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재경합에 나서면서 숨가쁜 경연장을 열어갔다. 대회는 횟수를 거듭함에 따라 소재와 형식이 다양해지고 과감해지면서 볼거리 또한 풍성했다. '50대 주부의 늦동이 출산기', '살림 밑천인 큰딸의 애환', '담배의 미덕과 해악' 등 일상의 얘기들이 정감있는 사투리와 재치있는 입담을 통해 거침없이 쏟아졌다. 경연 중간에 불쑥 가요와 동요가 나오고 랩까지 등장했다. 구수한 사투리가 고상한 영어로 바뀌기도 했다. 관객들은 '어쩔거나'라는 사투리를 'What can I do?'로 개사된 노랫말을 합창하며 소리꾼과 하나가 됐다. 이날 경연에서는 '하늘길 분단장벽'을 허문 '선녀와 나뭇꾼'의 얘기로 가족 화목과 민족 화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이일규씨(연극배우·서울)가 대상인 '관객 환호상'을 차지했다. 집행부가 임의로 붙인 ‘전주시장상(우수상)’과 ‘대통령상(장려상)’은 판소리사설 '갈까부다'에서 패러디한 '酒까부다'로 술에 관한 만담을 구성,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린 정대호씨(마당극배우·원주)와 '자기 별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 아이를 잡으러 가는 내용'을 판소리, 가요와 랩으로 선사한 서미화씨(연극배우·대구)에게 각각 돌아갔다. 또랑광대전국협의회 채수정씨(이화여대 판소리 강사)는 "참가자 수나 작품 수준 등을 볼때 예년보다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며 "특히 올해부터 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 아마추어의 소리열정과 대회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고 말했다.또랑깡대 콘테스트 대상 이일규씨"쑥스럽습니다. 대상 타려고 나온 것도 아닌데."'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감칠 맛나는 창법과 연기력으로 전개한 이일규씨(37·연극배우).세번째 출전자였던 이씨를 관객들은 일찌감치 '대상감'으로 찍었다.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베테랑급' 참가자들이 후반부에 몰려있었지만, 이들을 제칠 만큼 초반 분위기는 완전히 이씨에게 완전히 압도당했다. 자신의 신분을 농 섞인 '오사리 잡놈'이라며 웃는 이씨는 십 수년전부터 풍물패와 판소리를 다져온 덕분인지 딱 부러진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판소리 중간중간에 삽입한 동요와 춤은 관객들을 요절복통하게 했고, 강한 메시지 또한 짜임새 있는 구성을 돋보였다. '남북 분단의 벽' 이 하늘과 땅의 경계 만큼이나 골이 깊다며, 최근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하늘보안법'이라는 말로 빗대는 그의 순박력에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사랑과 가족애로 '하늘길 분단장벽'을 허문 '선녀와 나뭇꾼'의 얘기로 민족 화합의 중요성을 일깨웠던 그는 수상소감의 말미에도 심지있는 메시지를 전했다.“또랑깡대가 단순히 흥미거리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앞섭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04 23:02

국창 권삼득선생 추모 국악대제전 조혜원씨 판소리 일반부 장원

조혜원씨(21 군산시)가 제5회 국창 권삼득선생 추모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에서 영예의 장원을 차지한 가운데 송세엽씨(24 남원시)가 종합최우수상을, 박민지씨(22 서울시)가 종합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국창 권삼득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2일과 3일,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회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조씨는 심청가중 행선전야를 불러 국무총리상과 함께 상금 3백만원을 챙겼고 종합최우수상을 받은 송씨는 문화관광부장관상과 함께 상금 1백50만원을, 종합우수상을 받은 박씨는 전라북도지사상과 함께 상금 1백만원을 각각 받았다.국창 권삼득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국악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국악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완주군과 전라북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고 (사)한국국악협회 완주군지부(지부장 국대섭)가 주관한 이번 국악대제전은 전국에서 출전한 젊은 국악인 1백25명이 참가해 분야별로 열띤 경연을 펼쳤다.판소리와 기악병창 고수등 3개 부문에서 일반부 신인부 학생부 등으로 나눠 열띤 경연이 펼쳐진 이번 국악대제전은 해를 더 할수록 양적, 질적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전국규모의 대회로 정착돼 가고 있다. 한편 1771년(영조47년)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에서 유생 권내언의 세 아들중 둘째로 태어난 권삼득선생은 신분에 연연치 않고 비가비 인생을 살며 조선전기 8명창중 제1인자로 손꼽혔고 특장은 흥보가로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 문화일반
  • 김관춘
  • 2004.10.04 23:02

'미술로 조우하는 동문' 전주영생미술동문전ㆍ첫눈전 등

이번 주 도내 미술계는 미술로 조우(遭遇)하는 동문들의 반가운 만남이 있다. 독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중견작가부터 조심스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진작가들까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은 지나온 시간들을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색채로 풀어놓았다.작품활동에 있어 ‘그룹’이 제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들은 다르다. 서로의 변화와 성장을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는, 창작활동의 자양분이 된다.선·후배간 친목을 다지며 동문전 이상의 신선한 활력으로 지역 미술문화의 한 축이 되어가고 있다.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2004 전주영생미술동문전(회장 이통원)’은 내년 개교 50주년을 앞두고 80년대 두차례로 그쳤던 동문전을 다시 이어낸 자리다. 비싼 유화물감 대신 사용했던 수채화 물감, 자격이 안되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품했던 전북미술대전, 전국 단위 사생실기대회에서 해마다 상을 휩쓸었던 기억 등 추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전시다. 이형수 정일웅 고문창 황호철 김춘식 유휴열씨 등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에서 48명이 참여했다. 전시회 수익금 전액은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된다.까까머리를 막 벗어나 화가흉내를 냈던 화우들이 다시 뭉친 ‘2004 첫눈전’. 1984년 겨울, 전시를 열었던 날 첫 눈이 내려 ‘첫눈전’이 됐다. 원래 7명의 작가가 참여하기로 했지만, 이번 전시에는 지역에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세명만 출품했다. 재료의 물성에 대해 고민하는 이택구씨와 인물화를 내놓은 윤철규씨, 20여년 전 함께 전시를 열었던 이씨의 아내 이수남씨도 참여했다. 전북대를 졸업한 젊은 작가들의 기세도 대단하다. ‘3·2전’은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맺은 30대와 20대 작가들의 만남이다. 바람의 존재를 흔들리는 나뭇잎을 통해 본 한국화가 곽정숙씨를 비롯해 서양화가 이정아 박은주 신가림 채은실 조진성씨 등 여섯 작가들의 강한 색채가 있다. ‘9498전’과 ‘다시전’은 여성작가들로만 구성된 전북대 미술학과 한국화 동기전이다. 여성작가 특유의 감성과 은은한 먹이 어우러진 전시다.1994년 입학해 1998년 졸업한 ‘9498전’은 양윤선 김윤숙 오세나 정하영씨가 출품했다. 장지에 채색한 전통 수묵부터 한지와 혼합재료, 오브제를 사용한 설치미술까지 한국화의 실험과 도전이 있다.‘다시전’는 2001년 졸업 동기들이다. 전통 한국화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찾아가는 이들은 그림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보여준다. 먹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김은영, 인물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양현옥, 독특한 테크닉으로 색을 강조하는 강선미, 담백한 먹의 농담을 주목한 고형숙, 화면에서 힘이 전해지는 김자완, 한국화의 느낌을 벗어난 홍순미씨가 참여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04 23:02

판소리 '춘향전', 국악관현악과 만나다

판소리와 오케스트라가 만났다. 전북국악관현악단(지휘 신용문·우석대 교수)이 판소리 춘향가 전 바탕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6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한다. ‘창작 춘향전과 국악관현악’을 내세운 이번 공연은 2004년도 전라북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 사업 일환으로 기획된 무대. 판소리의 세계화가 화두인 요즘, 창극 제작은 이미 그 한 통로가 되어 꾸준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춘향전 전 바탕을 창과 국악관현악으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이 무대는 오페라에서 연기없이 아리아만으로 펼쳐지는 이른바 ‘갈라 콘서트’를 연상시킨다. 이를테면 콘서트 형식의 춘향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소리의 세계화 방법으로 이 형식을 주목한 사람들은 우석대 신용문 교수(54), 최승희 명창(68), 작곡가 김삼곤씨(46·서해대 겸임교수)다.정정렬제 춘향가 보유자인 최승희 명창이 도창으로 춘향가 판소리의 전체 틀을 이어가고, 그의 딸이자 전주대사습 출신 명창인 모보경씨(41·도립국악원 교수)와 강세영 오광오 정선희 정은혜 남지연씨 등 최명창의 제자 6명이 국악관현악과 호흡을 맞춘다. ‘사랑가’ ‘오리정 이별’ ‘신연행차’ ‘십장가’ ‘옥중가’ ‘춘향모 어사또 상봉’ ‘어사출도’ ‘춘향석방’ ‘신바람 난 월매’ 등 눈대목만을 골라 2시간동안 펼쳐내는 관현악과 판소리의 어울림은 기대를 모을만하다. 특히 마지막 대목인 ‘신바람 난 월매’는 다함께 부르는 신명의 한판이 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국악관현악과 소리가 만나 춘향가 한바탕을 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 대사 줄이기의 반복과 함축적 의미 전달을 전제로 한 과감한 생략을 택했다. 장단 수정도 불가피했다. 최승희 명창은 “정해진 템포에 맞춰 호흡을 가다듬고 소리를 내는 것이 첫 시도인 만큼이나 생소하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배경음악이 깔린 판소리 무대가 색다르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져 훌륭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70명이 넘는 관현악단이 꾸려졌다. 소금,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타악 등 전통악기가 총집합했다. 작품 준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지만, 작곡과 편곡이 마무리된 지난 8월에서야 관현악단 단원이 최종 확정됐다. 공연을 두 달정도 앞두고부터는 주말과 휴일없이 실전같은 리허설에 전념해왔다.국악관현악단의 이번 무대에는 서양악기도 등장한다. 국악기의 ‘톡톡 튀는 소리’를 보완하고 베이스의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호른과 더블베이스가 전통악기의 대열에 합류했다. 곡을 만든 김삼곤씨는 “여러 특징들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것을 다지는 노력이 그만큼 필요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콘서트와 같은 느낌이 들 이번 무대는 판소리 세계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시도의 의욕은 전주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되게하겠다는 전북국악관현악단의 야심찬 기대로 이어져 있다. 신용문 교수는 “판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 전통음악과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무대를 올리는 것은 시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세계적인 음악으로도 손색이 없는 무대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국악관현악단은 이것을 시작으로 판소리 다섯바탕의 국악관현악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04 23:02

제2회 전국 문 닫은 학교 연합 예술제

끝없이 아름다운 폐교 이야기가 오궁리미술촌에서 펼쳐진다. 농촌의 폐교를 활용하고 있는 전국 문화예술 스튜디오들이 여는 ‘제2회 전국 문 닫은 학교 연합예술제’가 3일부터 한달간 임실군 신덕면 지장리 오궁리미술촌에서 열린다. 연합예술제 참가 스튜디오는 오궁리미술촌을 비롯한 ‘가인예술촌(경남 밀양)’ ‘내곡미술관(경북 고령)’ ‘서해미술관(충남 예산)’ ‘경복미술문화원(전남 화순)’ ‘달오름미술관(전남 영암)’ 등 6곳.사람들이 떠난 폐교에 쓸쓸함 대신 온기를 채워넣자는 오궁리미술촌의 신선한 발상에 전국 폐교 스튜디오들이 동참한 것이다. 맑은 시골 풍경처럼 상업성 보다 순수미술을 꿈꾸는 21명의 젊은 작가들은 한국화 서양화 도예 사진 조각 등 6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문 닫은 학교에 생기를 불어넣을 ‘한마당 놀이’는 3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신명나는 필봉농악을 필두로 판소리, 행위예술, 장기·노래자랑이 이어진다. 지역 주민들과의 어울림을 위해 마련한 장기·노래자랑은 누구나 손 들고 나가면 설 수 있는 순박한 무대. 참가한 주민들에게는 삽과 호미, 곡괭이 등 시골 생활에 필요한 농기구를, 외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에게는 치즈와 된장, 청국장 등 임실 특산품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통일기원-한반도기 작품 만들기’는 국민화합과 통일의 기원을 담는 참여 프로그램. 가로 4m, 세로 7m 한반도기에 먹물과 황토를 묻혀 손발을 찍어낼 수 있다.연합예술제를 마무리하는 ‘학술 심포지엄(11월 4일 오후 2시)’은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폐교와 지방 미술문화의 현실을 진단하는 자리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전국 문 닫은 학교 활용방안’을 모색해 보고, 박신의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폐교 문화 공간을 중심으로 ‘지방-중앙 간 미술교류 활성화를 위한 미술 스튜디오’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는 ‘지방 미술문화의 현실과 전망’을 발표한다. 지난해 행사 기간 동안 1천7백여명의 손님을 치러내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오궁리 식구들은 연합예술제가 지방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전병관 촌장은 “작가들이 뜻을 모아 농어촌 폐교라는 소외된 공간을 문화·사회·교육적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며 “예술성을 중요시하는 작가들이 펼치는 종합예술제를 통해 ‘문 닫은 학교 연합’을 구성, 교류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1995년 오궁초등학교에 둥지를 튼 오궁리미술촌은 우리나라 최초로 폐교에 자리잡은 창작공간이다. 조각가 전병관씨를 촌장으로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철수, 한국화가 김경희 서경남, 조각가 소찬섭 박승만 이길명, 도예가 최범홍씨 등 일곱명의 작가와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다. 연합예술제를 위해 모인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오궁리미술촌 작은 갤러리 ‘들국화’와 작가들이 작업 과정을 미리 엿볼 수 있는 행운도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02 23:02

[문화광장]10월 '해설이 있는 판소리'

10월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젊은 소리꾼들의 열창이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가 20∼30대 젊은이들이 꾸미는 개성 넘치는 무대로 10월 해설이 있는 판소리를 꾸몄다. 정교한 너름새와 부침새로 맺고 끊음이 분명한 '동초제', 서편제와 동편제 그리고 중고제의 특성을 배합한 '강산제', 동편제 김정문바디·박초월바디·김세종바디·박봉술바디 등 판소리 유파가 총망라돼 다양한 소리의 멋을 전한다. 동편제 소리가 풍성한 전주에서 강산제와의 만남이 특별하다.이번 무대는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춘향가, 적벽가 등 판소리 5바탕이 눈대목으로 꾸며진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교육체험관 경업당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1일 김대일씨(23·전국국악경연대회 성악부문 금상)가 동초제 심청가로 첫 무대를 연다. 5일 조성은씨(30·남원시립국악단)의 강산제 심청가, 8일 지아름씨(20·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의 흥보가(김정문바디), 12일 이승경씨(21·우석대)의 수궁가(박초월바디), 15일 강민지씨(20·우석대 재학)의 동편제 흥보가, 19일 조현정씨(23·전남대)의 춘향가(김세종바디), 22일 이용선씨(24·한벽예술단)와 26일 허은선씨(29·국립민속국악원)의 적벽가(박봉술바디), 29일 양옥란씨(33·한벽예술단)의 동초제 심청가가 10월 무대를 이어간다. 군산대 최동현 교수가 해설한다. 문의 280-7006∼7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10.01 23:02

[문화광장]서양화가 강종열씨 개인전 21일까지...

‘내 나라 독립을 위하여 한 평생을 산 속에서 두더지처럼 살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독립은 드디어 왔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돌아온 것은 빛바랜 훈장 하나와 육신에서 떨어져 나간 오른팔과 아름다웠던 영혼, 그리고 나의 가족들의 차디찬 시선과 배고픔 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어느 혁명군이 남긴 독백이 쓸쓸하다. 깊게 패인 주름에는 슬픔이 고여있고, 앙상한 몸체에서는 검은 눈동자만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다. 해 뜨는 동쪽의 티모르 섬. 지난해 필리핀 빈민들의 생활을 소개했던 서양화가 강종열씨(53)가 이번에는 동티모르의 삶과 아픔을 강렬한 붓터치로 담아냈다.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소양 오스갤러리와 롯데백화점 오스갤러리에서 열리는 ‘동티모르 독립. 인간전’. 지난 6월 동티모르에 머무르며 스케치한 것들을 당시 느낌들이 사라지기 전 서둘러 완성한 작품들이다. “‘작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보니 세상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젊고 힘이 있을 때 현장으로 뛰어다니며 어려운 사람들의 고난과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줄곧 반추상 형식의 바다를 그리며 자연의 생명력을 자유롭게 표현해 온 작가는 “세상의 어두운 곳으로 시선이 가고있다”고 했다. “배가 고파도 사람들의 정신은 맑고 순수했어요. 아픔을 겪고 있지만 자연 섭리에 맞춰 욕심 부리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그것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독립 이후 역사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 강씨는 인물들의 사실적인 표정과 강렬한 배경 처리로 동티모르의 현실을 전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과 맑은 자연에서 오는 감정들은 원색과 힘있는 붓터치로 남쪽 섬나라의 기운을 옮겼다. 고향 여수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씨의 1992년 개인전에 이은 두번째 전주 전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0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