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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영화 '맨 온 파이어'

‘남미에서는 한 시간에 한 건 꼴로 유괴사건이 발생한다. 그들 중 70%는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음지의 범법현장을 떠오르게 하는 멕시코시티. 영화는 실제 유괴 사건처럼 거친 질감의 어두운 화면으로 시작된다. 자신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준 소녀를 잃은 보디가드의 거침없는 복수극 ‘맨 온 파이어(감독 토니 스콧)’. CIA 전문 암살 요원이었던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암울한 과거로 인해 알코올에 의지하며 보낸다. 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보디가드로 일하게 된 그의 첫 임무는 사업가 사뮤엘(마크 앤서니)의 아홉 살짜리 딸 피타(다코타 패닝)를 보호하는 것. 세상과 벽을 쌓고 살아왔지만, 무한한 호기심과 생기로 뭉친 이 소녀 앞에서는 크리시도 웃게된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시는 총격을 받고 쓰러지게 되고, 그 사이 피타는 유괴된다. 치명적인 부상에서 겨우 회복한 크리시에게 전해진 소식은 피타가 살해됐다는 것. 피타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분노가 극에 달한 크리시는 납치범들을 찾아내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이미 1987년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영화로 제작됐었던 ‘맨 온 파이어’는 A.J. 퀸넬의 원작 소설을 ‘LA 컨피덴셜’ 각본가 브라이언 헬겔런드가 각색하고, 토니 스콧이 연출한 리메이크 작품이다.고독한 킬러 ‘레옹’과 고아 소녀 ‘마틸다’의 사랑이 떠오르는 이 영화에서 덴젤 워싱턴과 다코타 패닝은 나이를 초월한 스크린 최고 커플로 등극한다. 차가움 속에 따뜻함을 감추고 있지만, 폭발하는 분노로 냉혈 킬러로 변신한 덴젤 워싱턴은 섬뜩함과 통쾌함, 슬픔이 뒤섞인 연기를 보여준다. ‘아이 앰 샘’에서 숀 펜의 딸을 연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깜찍한 연기로 미소짓게 한다. 다소 긴 러닝타임인 147분 동안 감독은 크리시의 고뇌와 피타와의 우정, 상처와 복수 등을 독창적이며 감각적인 기법으로 차근차근 보여준다. 선정적이며 폭력적이지만,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캐릭터를 완벽한 호흡으로 연기해내는 ‘작은 천사’와 ‘크지만 슬픈 곰’의 로맨스가 있어 영화는 적절한 수위를 지켜나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01 23:02

[문화광장]최인수·김경림씨 부부전 6일까지 소리문화전당

‘서로를 닮아간다’는 말처럼 흐뭇한 말이 있을까. ‘동심재(同心齋)’라는 한 공간에서 그림과 글씨로 조우(遭遇)하는 이 부부의 만남은 나즈막하지만 즐거운 대화처럼 편안하다. 최인수(50·최인수소아과 원장) 김경림(48) 부부전 ‘수채화와 서예의 만남’이 10월 1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맑은 기운이 있는 수채화와 인생에서 힘이 되는 좋은 글귀와의 만남이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특히 전서는 그림과 글씨의 중간처럼 보이기 때문에, 장르나 색의 대비 속에서도 둘의 어우러짐이 좋을 것 같아요.”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대상에 대한 학구적 자세를 보여주는 최씨의 그림 경력은 벌써 30여년이다. 전북대 의과대학 재학 중 유화로 시작, 전주일요화가회와 물빛수채화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학시절에는 훌륭한 의사보다 진실된 화가가 되기를 더 바랬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가볍고 깨끗한 투명수채화에서 신선한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물 맛이 나는 수채화를 통해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게 된 것이지요.”1999년 서양화가 김세견씨를 만나면서 수채화에 몰입하게 된 최씨는 물체를 견고하게 바라본 정물 작품과 상대적으로 감성을 느슨하게 풀어놓은 풍경 등 자연의 현상들을 ‘순환’이라는 단어에 압축해 놓았다. 이번 전시 소주제도 ‘순환의 원리’. “계절과 세월의 변화에 예민한 것이 사람 사는 이치와 비슷한 것 같아 연을 좋아한다”는 그는 말라가는 연잎마다 깃들어 있는 사연들도 찾아냈다.그림에 몰입하는 남편 곁에서 김씨는 7년 전 은은하지만 깊은 매력이 있는 묵향을 택했다. “어린 명필가가 없다는 말처럼 서예는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어려운 길에 들어섰지만 시간만큼 필력이 생기기 때문에 마음을 수양한다는 생각으로 반복하고 있어요.”전서 중에서도 금문을 파고들었던 김씨는 “조형미를 보여주는 전서에는 작가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숨어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전주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작품전을 겸하고 있다.부부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300호 크기의 작품. 두만강 상류부터 하류까지를 발원과 긴장, 소멸로 담아낸 최씨의 ‘아! 두만강’에 맞춰, 김씨 역시 300호 크기 안에 ‘애연설(愛蓮說)’ 120자를 옮겨냈다. “부족한 부분들만 눈에 띄지만, 30여년의 시간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그림에 대한 새로운 출발을 하고싶었다”는 최씨는 작품집도 함께 발간했다. 그동안 틀에 맞춰진 그림들을 주로 그렸다면, 앞으로는 문화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부부가 살면 닮아간다는 말처럼 서로 맞추다 보니 그림과 글씨, 색소폰과 플룻 등 문화 안에서 공통점을 찾게된 것 같아요. 작업을 더 다진 후에는 어떤 형식이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전시도 열고 싶습니다.”서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함께 있을 때 더 의미있는 부부다. 최씨는 춘향미술대전 추전작가, 전북수채화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김씨는 완묵회·풍남연서회·한중교류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10.01 23:02

도내 문화공간-단체 추석 행사 풍성

“신부가 너무 예뻐서 신랑 입이 귀에 걸렸네. 신랑 신부 맞절∼.”“지푸라기에 계란 담으면 깨질텐데….”닷새동안 이어졌던 긴 연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곳곳에서 벌어졌던 문화행사 현장은 신명나고 즐거웟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각 문화공간과 문화단체들은 전통문화와 미풍양속을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을 마련했다. 특히 올 추석에는 우리에게도 이미 멀어진 조상들의 옛 생활 풍습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양 손에 지푸라기를 적당히 나눠잡고, 이렇게 비벼 올리면 꼬아집니다. 여기서 잠깐,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바닥에 침을 ‘퉤퉤’ 뱉어가며 꼬아야 잘 꼬아진다는 것이지요.”가장 인기있었던 프로그램은 전주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의 ‘손새끼 꼬기’와 ‘계란 꾸러미 만들기’. 시골에서 구해 온 지푸라기를 마당 가득 쌓아놓고 벌어진 새끼 꼬기는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 등잔불 밑에서 새끼를 꼬았던 옛 기억을, 어린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했다.전통문화센터도 타국에서 쓸쓸하게 명절을 보낼 외국인 근로자와 산업연수생 1백50여명을 초대했다. ‘전통혼례 체험’에서 친구들에게 떠밀려 신부 역할을 맡게 된 묘지염씨(21·중국)는 한국에 온 지 10개월된 연수생. 화려한 혼례복이 잘 어울려 눈길을 모았던 그는 “한국의 문화가 신선하고 재밌어 즐거운 추석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송편빚기와 풍물체험, 비빔밥 만들기 등 외국인들까지 한국의 전통문화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됐다. ‘술 알아맞추기’와 ‘한복 입어보기’ 등이 열렸던 한옥생활체험관, ‘추석의 이해’를 마련했던 전주역사박물관, 신명나는 풍물로 익산역 광장에서 귀성객을 맞았던 익산풍물마당 연구회 등 각 문화단체들도 흔쾌히 마당을 내어 민속놀이 판을 벌였다. 바닥을 굴러가는 굴렁쇠 소리가 응어리졌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줬던 명절. 추석, 고향의 풍경은 따뜻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9.30 23:02

전주남성합창단 첫 해외나들이 '러시아 순회공연'

전주남성합창단(단장 이한진·지휘 박상만)이 첫 해외공연 나들이를 떠난다.전주남성합창단은 24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보스톡과 스파스크시, 하바로브스크에서 순회공연을 펼쳤다. 이번 순회공연은 전주예수병원이 러시아 스파스크시와 진료협약을 맺고 의료선교단을 파견하고 있는데 따른 민간교류 일환으로 추진됐다. 남성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사냥꾼의 합창’,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로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 등을 무대에 올렸다. 조념의 ‘보리피리’, 조두남의 ‘산촌’과 ‘뱃노래’ 등 한국음악도 선사했다. 전주여성중창단도 남성합창단과 함께 러시아 순회공연길에 올랐다. 여성중창단은 ‘도라지’, ‘아리랑’, ‘울산아가씨’ 등 흥겨운 가락을 전했다. 특별 무대도 마련됐다. 남성합창단과 여성중창단 가족이 꾸미는 첼로 독주회(강보람·서울예원중 2년)와 부채춤을 부대 행사로 준비했다. 이번 순회공연의 답방 형식으로 러시아 합창단이 내한할 에정. 이한진 단장은 “러시아측에서도 민간교류 증진을 위해 합창단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는 11월 14일 예정된 정기공연에서 러시아 팀과 함께하는 무대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09.30 23:02

창작극회 '정으래비' 다음달 2ㆍ3일 소리문화전당

조선시대 전라도 전체를 반역향(反逆鄕)으로 낙인 찍히게 했던 정여립 사건. 이를 빌미로 당시 호남의 동인세력이 초토화되고, 이들의 관계 진출은 맥이 끊겼다. 모반의 혐의가 씌워진 이 사건은 오늘에도 지역차별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정여립(1546∼1589)이 실제 모반을 도모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주목되는 것은 동서분당 정국에서 정여립 사건을 계기로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했다는 사실이다. 반상의 귀천과 남녀의 차별이 없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왕위의 세습을 부인했던 혁명적 사상가인 정여립.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주장했던 그의 생애가 연극무대에 올려진다. '전북의 인물열전'으로 연극 무대를 꾸미고 있는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전주 출생인 '정 으래비(정여립)'를 무대에 내놓는다. 녹두장군 전봉준, 의병장 이석용에 이은 지역인물시리즈 3번째 주인공. 10월 2일 오후 7시와 3일 오후 4시,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막이 오른다. 정여립 사건은 조선왕조 최대의 미스테리로 꼽힌다. 최기우 원작, 류경호 연출의 이번 무대는 역사의 그늘 속으로 감춰진 그에게서 민중의 가치를 찾아내는 자리. 1589년 정여립의 난을 계기로 일어난 기축옥사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축옥사는 정여립의 난이 탄로나 그와 친교했던 인사들이 처형당하면서 이를 계기로 전라도 인재의 등용에 제한이 가해졌다고 전해오고 있다. 이번 무대는 당시 억울한 죽음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을 작품 정면에 내세운다. 정여립의 삶을 다루지만 중심에는 민중이 서 있다. 민중을 대변하는 걸인들이 주연급으로 나서 당대의 민중적 삶을 조명한다. '왜 정여립에 관한 역사적 사료가 없을까'. 창작극회는 특히 희생과 당쟁으로 얼룩진 정여립 사건을 역사 속으로 묻어야했던 긍금증, 그 진실 찾기에 나선다. 정여립에 대한 모든 기록을 불태우며 연극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은 조선왕조 가치관과 윤리의식을 전면 부정한 그의 민중적 가치를 감춰야했던 역사적 사실을 더욱 부각시킨다. 2003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주역들이 뭉친 이번 무대는 홍석찬 대표와 오진욱 무대감독 등 출연진과 스탭 30여명이 호흡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류경호씨는 "문헌 기록이 아닌 당시 정황만으로 모반사건으로 내몰기에는 너무나 큰 희생을 치르는 것 같다"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묻혀진 한 인물을 통해 민중의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09.30 23:02

개관기념전 준비 한창인 전북도립미술관

현대 미술의 전 장르를 수용하며 종합적인 현대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북도립미술관.묵은 기운을 벗고 새로운 기운으로 지역 미술문화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도립미술관 개관 소식에 문화예술인은 물론, 도민들도 주목하고 있다. 보름 후, 모악산 끝자락에서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낼 도립미술관이 깊어진 가을 정취와 함께 찾아온다. 10월 14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도립미술관은 그 준비작업으로 부산하다. 최효준 관장은 “작품 수집과 보존부터 연구·전시·교육·향유까지, 생활과 공존하는 미술로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입지적 요건을 극복하고, ‘열린 미술관, 참여형 미술관, 복합형 미술관’으로 도민들의 문화예술 휴식공간을 꿈꾸는 도립미술관의 첫걸음을 만나본다.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공원 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자리잡은 도립미술관은 지난 2001년 12월 착공, 2년 5개월여 만인 지난 5월 완공됐다. 총 시설면적 2천88평, 1백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시실 5개와 자료열람실, 아트숍, 카페테리아, 어린이실기실, 강의실, 강당, 야외공연장, 어린이 놀이시설, 분수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비범한 모악산 품에 안긴 미술관 건물보다 그러나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도립미술관의 출발을 알리는 개관기념전이다. 11월 11일까지 열리는 ‘원로작가 초대전’과 ‘엄뫼·모악전’. 제1·2전시실에서 열리는 ‘원로작가 초대전’은 11월 중순부터 개관전 2부로 이어지는 ‘작고작가 명품전’ ‘중견·신예작가 대표작 전시’와 함께 원로부터 신예까지 지역 작가 소개를 통해 전북 미술문화의 흐름을 짚어낸다는 기획이다. 하반영 김홍 전병하 이복수 박남재 홍순무 윤명로 등 전북 미술계를 일궈온 33명이 초대돼 7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북 미술의 정체성과 지역 미술사를 확인하고, 원로작가들의 지치지 않는 창작열을 만날 수 있어 진지함을 더하는 전시다. 제3·4·5전시실과 복도, 외부공간 등 미술관 곳곳에서 진행되는 ‘엄뫼·모악전’은 터벌림이다. 불리한 조건으로 줄곧 지적돼 온 미술관 위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모악산 여신에게 예를 갖추고 터를 울려 닦으려는 한 판.미술을 근간으로 문학과 역사, 인문지리학, 여성학 등에 통합적으로 접근해 나가는 ‘엄뫼·모악전’은 현대 미술 특유의 난해성과 모호성 등은 자제됐지만, 비전을 제시한다. 평면과 입체 등 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조형언어가 기운생동하는 모악산 줄기를 따라 펼쳐진다. 기존 작업을 보고 모악산과 모성(여성성)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작가들을 선정했다. ‘어머니의 눈’을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던 서양화가 윤석남씨 등 중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비롯해 지역의 이건용 이철량 김수자 이상조씨 등 전국에서 초대된 작가 40여명이 참여한다. 카페테리아를 꾸미는 ‘모악·신시도·休-산·섬·쉼’은 미래가 있는 전시다. 조각가 강용면씨와 미디어아트작가 고보연씨가 한달 여간을 신시도초등학교 학생들과 보내면서 진행한 신시도 프로젝트. 섬 아이들의 기발한 표현들이 짭쪼롬한 바다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김종주 학예연구실장은 “준비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있지만, 알찬 기획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술관은 구입 또는 소장 작품을 확보하지 않고 있는 상태. 기증의사를 밝혀 온 작품들을 대상으로 10월과 11월 중 작품수집심의위원회를 구성, 수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전시는 물론, 미술에 대한 이론 및 실기강좌, 어린이 미술관, 미술관 영화상영 등 미술관 문화학교와 다양한 사회교육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관행사는 14일 오전 10시 미술관 강당. 전시기간 중 효자동과 미술관 간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개관전은 무료다. 063) 222-0097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9.30 23:02

[한가위]볼만한 비디오

올해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다. 공식적으로는 4일이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은 토요휴무까지 합하면 5일을 쉴 수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황금연휴를 쪼개 그동안 보고 싶었던 비디오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듯 싶다. 최근 들어 홀드백(영화가 극장에 개봉한 뒤 비디오로 출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유난히 짧아지면서 개봉된 지 불과 한달도 안된 영화를 비디오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적지 않다. 올해 출시된 신작들을 중심으로 ‘비디오여행’을 떠나본다.-가족끼리 오순도순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이 훈훈한 정이 담긴 영화를 함께 즐기는 것은 적지 않은 기쁨이다.△아이엠 샘(I Am Sam·감독 제시 넬슨)=주연 숀 펜·미셸 파이퍼. 성인이지만 7세 어린이의 지능을 갖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 샘. 입양기관은 지능이 낮은 그의 유일한 가족인 딸 루시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려고 한다. 무조건적인 부정(父情)을 가진 샘은 딸의 양육권을 되찾으려고 눈물겹게 법정투쟁을 벌인다. △아홉살 인생(감독 윤인호)=주연 김석·박백리·이세영·정선경. 산동네 초등학교 3학년인 여민은 챙길 것이 너무 많은 속깊은 아홉살짜리 사나이다. 어느 날 서울에서 새침도도한 소녀 장우림이 같은 반으로 전학오면서 여민의 평탄한 인생은 일순간 혼란스러워진다.△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감 독 앤드류 스탠튼)=홀아비 아빠 물고기의 금지옥엽 아들, 니모가 다이버에게 납치된다. 실사 영화를 능가하는 바다밑 풍경과 캐릭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인어공주(감독 박흥식)=주연 전도연·박해일·고두심. 너무 착해서 답답한 아버지와 억척스런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을 겪던 20대 여성이 자신의 부모님이 사랑에 빠졌던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전도연이 현재의 주인공 나영과 스무살 시절의 어머니 연순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한다.△브라더 베어(Brother Bear·감독 애론 블레이즈)=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디즈니가 내놓은 애니메이션야심작. 처음 옥신각신하며 싸우던 형제곰들이 온갖 역경을 헤쳐나간다.△빅 피쉬(Big Fish·감독 팀 버튼)=주연 이완 맥그리거·제시카 랭. 환타지영화의 대가인 팀 버튼 감독이 이번엔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낸다. 한 남자가 죽은 아버지가 들려준 신화와 전설 속의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여정. 조금은 지루할수있지만 아름다운 가족영화로 손색이 없다.-뭐니뭐니해도 액션이지소파에 누워 명절 음식이나 집어먹으며 편안히 감상할 영화를 찾는다면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의 영화도 괜찮겠다.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주면 장동건·원빈.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한국영화의 최고 화제작.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피할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두 형제의 이야기다. 그 해, 전쟁은 그렇게 잔인하게 시작됐다.△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감독 샘 멘데스)=주연 톰 행크스. 193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아일랜드계 범죄조직원인 톰 행크스가 아내와 아들의 복수에 나선다. 만화가 원작으로, 톰 행크스가 지금까지의 선량한 이미지를 벗고 기관총을 난사하는 냉혹한 범법자로 변신한다.-사랑하고 싶어요한가위라고 해서 연인과 떨어질 수 없다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며 애정을 돈독히 할 수 있다.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감독 리처드 커티스)=주연 휴 그랜트·키이라 나이틀리·엠마 톰슨.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8가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새로 부임한 매력적인 미혼의 영국 수상(휴 그랜트)은 발랄하고 귀여운 비서 나탈리(마틴 맥커친)에게 첫눈에 반한다. 수상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해 그녀를 멀리하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고 만다.△아는 여자(감독 장진)=주연 이나영·정재영. 눈높이가 특이한 여자의 눈치코치 없는 러브스토리. 한때 잘 나가던 투수였지만 현재는 프로야구 2군에 소속된 별볼일 없는 외야수 동치성. 애인에게 갑작스런 이별을 통고 받은 날, 설상가상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까지 받는다.△어린 신부(감독 김호준)=주연 김래원·문근영. 세상 여자가 모두 자기 여자인 양 온갖 작업을 펼치던 잘 나가던 대학생 상민, 수다떨기 좋아하고 얼짱만 보면 가슴이 설레는 앙큼한 16살 여고생 보은. 둘은 보은 할아버지에게서 ‘둘이 결혼하다’는 날벼락 같은 명령을 받게 된다.△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감독 낸시 마이어스)=주연 잭 니콜슨·다이안 키튼. 돈많은 독신남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20대의 ‘영계’들만 사귀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진정한 플레이보이. 그러다 애인의 엄마에게 마음을 뺏긴다.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가 좋다손에 턱을 얹고 영화속의 퍼즐풀기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미스틱 리버(Mystic River·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주연 숀 펜·팀 로빈스·케빈 베이컨. 어린 시절의 기억하기 싫은 악몽 같은 상처를 지닌 세 친구가 각기 다른 길로 성장한 뒤, 이들 가운데 한 친구의 딸이 살해되는 사건으로 재회한다. 등장인물들이 많고, 사건의 이면에 대한 상황설정들이 다양한 만큼 영화를 보면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올드 보이(감독 박찬욱)=주연 최민식·유지태. 영화의 디테일이 압도적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 컷의 장면도 놓칠 수 없다.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오대수. 누군가에게 납치돼 군만두만을 먹으며 15년동안을 사설감금방에 갇히게 된다.△28일후…(28 Days Later·감독 대니 보일)=주연 실리언·머피 나오미. 개성파 영국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한 영국산 좀비 호러물. 분노바이러스가 유출된 28일 후,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짐은 런던의 한 병원에서 깨어나면서 살육의 현장과 맞닥뜨린다.△런어웨이(Run Away·감독 게리 플레더)=주연 존 쿠삭·진 해크만·더스틴 호프만. 손에 땀을 쥐며 법정영화를 보는 묘미를 선사한다.△범죄의 재구성(감독 최동훈)=주연 박신양·염정아·백윤식. 사기꾼들의 치밀한 두뇌 게임이 시작된다.사기 전과로 출소한지 한 달, 최창혁(박신양)은 흥미로운 사기 사건을 계획한다. ‘꾼’들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한국은행 사기극. 50억을 인출하는데 성공하지만, 돈은 사라졌다.-역시! 드라마혼자서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면 싶다면….△효자동 이발사(감독 임찬상)=주연 송강호·문소리.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 인근에 효자이발관이 있었다.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는 어느날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된다.△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Christ·감독 멜 깁슨)=주연 제임스 카비젤·모니카 벨루치. 나자렛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그렸다. 개봉당시 유태인들의 비난이 잇따랐고, 예수의 수난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예수는 온갖 두려움을 극복하고 어머니인 마리아를 바라보며 그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마지막 한 마디를 하고 죽는다.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나의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 나이다”△콜드 마운틴(Cold Mountain·감독 안소니 밍겔라)=주연 쥬드 로·니콜 키드만·르네 젤위거.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전쟁으로 헤어진 연인과 전쟁 이면에 남겨진 민간인들의 피폐한 삶과 비극을 그린 대서사극.-영화 마니아라면 평론가들이 ‘강추’했는데도, 흥행에서는 실패한 걸작들을 연휴기간에 마스터하는 것도 탁월한 선택. △그녀에게(Hable Con Ella·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주연 하비에 카마라·다리오 그랜디네티.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두 여자를 중심으로 그녀들을 사랑하는 두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결말이 다소 다소 난해한 만큼 다양한 영화 해석이 가능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출연 오영수·김종호.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감독이 그린 인생의 사계. 노승과 아이, 단 둘이 사는 그림 같은 암자. 소년으로 자란 어느 여름, 암자에 요양온 소녀와 사랑에 빠져 산사를 등진다.△화씨 9/11(Fahrenheit 9/11·감독 마이클 무어)=주연 마이클 무어·조지 부시. 무어 감독은 특유의 뛰어난 유머와 독특한 고집스러움으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한다.-부록, 명대사 명장면‘내 핑계 대지마! 내가 그러라고 시켰어?’(태극기 휘날리며)‘신사는 약속을 지키는 법이란다.’(로드 투 퍼디션)‘나에게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두려움 따위의 것들 이었어. 나는 극작가로 성공을 이뤄냈지만, 남편과의 이혼 그리고 중년의 외로움이 점점 더 두려움을 버리지 못하게 했지. 나를 지탱해준 건 두려 움이었지만, 그건 사랑 앞에서는 너무 하잘 것 없는 것이었어’(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아무리 짐승만 도 못한 놈이라도 살 권리는 있는 것 아닙니까?’(올드보이)‘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은 실제로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러브 액추얼리)‘속세가 그런 줄 몰랐더냐’(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렇게 행복한데 왜 같이 살수 없어’(아이 엠 샘)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4.09.25 23:02

[한가위]추석 극장가

‘마지막 남은 고향행 차표 한 장을 차지했을 때의 기분. 매진을 앞두고 있는 흥행 영화 티켓을 차지했을 때의 기분.’추석, 길게 늘어선 귀성길만큼 영화관 줄도 만만치 않다.복잡한 귀성길을 이겨내고 고향에 도착한 것 만큼 영화 티켓 구하기도 경쟁이 치열하다. 미리 알아보고 미리 예매하자. 짧으면 4일 길게는 5일 동안 이어지는 올해 추석 연휴에 영화 한 편 못 본다면 일상에 돌아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전 부치는 냄새만큼 고소하고도 진한 ‘사람 냄새’가 극장가에 진동한다. 보고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최민식 주연의 ‘꽃피는 봄이오면(감독 류장하)’과 이범수 주연의 ‘슈퍼스타 감사용(감독 김종현)’.부모님께 흡족하게 용돈 한번 드리지 못하고 출세도 못한 처지가 부끄럽지만, 내 인생에 ‘꽃피는 봄이오면’ 달라질 거다. 오케스트라 관현악단을 꿈꾸지만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트럼펫 연주자 현우(최민식)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강원도의 중학교 관악부 임시교사가 된다. 낡은 악기, 찢어진 악보, 색바랜 트로피와 상장들이 초라하게 남아있는 관악부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강제 해산해야 하는 상태. 그러나 늘 겨울일 것만 같은 현우 인생에도 봄이 온다. 현우를 위로해 주는 ‘수영’ 역을 맡은 전주 출신 장신영의 스크린 데뷔작.병역 비리로 야구판이 떠들썩한 요즘, 그 때 그 시절의 야구판은 어땠을까. 프로야구 원년 1982년부터 5년 동안 삼미 슈퍼스타즈의 좌완투수였던 감사용. 키 169cm에 몸무게 70kg. 작은 손을 가진 왼손잡이였던 그는 애초부터 투수가 되기에는 적합치 않았던 몸이다. 그러나 ‘슈퍼스타 감사용’은 팀에 왼손투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삼미의 투수가 된다.패색이 짙어지면 시도 때도 없이 나가는 마무리 투수지만, 그에게도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다. OB 간판스타 박철순의 20연승 재물이 되기 싫어 등판을 서로 미루는 통에 감사용에게도 선발의 기회가 넘어온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선발 등판. 딱 한번 이겨보고 싶었던 감사용의 꿈은 이뤄질까? 인생에도 패전투수가 있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영화다. 감사용을 무시하는 역할 ‘양승관’은 원래 절친한 룸메이트, 구장 매표소 직원을 아내로 맞아들이긴 했지만 구체적인 러브 스토리는 영화의 재미를 위한 것이다. 즐거운 명절, 웃음도 빠질 수 없다. ‘80일간의 세계일주(감독 프랭크코라치)’와 ‘귀신이 산다(감독 김상진)’는 명절 단골손님 ‘성룡식’ ‘차승원식’ 웃음이 있다.‘80일간의∼’는 런던 은행에서 불상을 훔친 파스포트(성룡)와 괴짜 발명가 필로스 포그가 함께 떠나는 세계일주다. 파리에서 만난 매력적인 화가지망생 모니끄 라로슈가 그들의 여정에 합류하고, 다시 불상을 훔쳐내려는 단체들과의 모험도 있다. 성룡의 열렬한 팬임을 밝힌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나르시스적인 터키 왕자 역을 능청스럽게 해냈고, 어두운 카리스마를 보여왔던 캐시 베이츠는 코믹한 이미지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연기해 냈다.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액션과 코미디, 로맨스가 어우러지는 블록버스터다. 귀신과의 동거 ‘귀신이 산다’는 인간 대 귀신의 주택 분쟁 코미디. 대를 이어온 셋방살이 설움에 박필기(차승원)는 ‘네 집을 꼭 장만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인생목표로 산다. 사회생활 10년만에 대출에 융자까지 보태 이층집을 사는데 성공했지만, 식칼이 공중을 날아다니고 비디오 속 주인공이 TV 밖으로 기어나오기까지 한다. 필기보다 먼저 그 집에서 살고있었던 귀신 연화(장서희)와의 기묘한 동거, 좌충우돌 전면전이 시작된다. 휴먼드라마와 코미디가 두 축을 이룬 가운데, 감동이 있는 ‘가족(감독 이정철)’ ‘돈 텔 파파(감독 이상훈)’와 공포가 있는 ‘거미숲(감독 송일곤)’도 보름달처럼 반가운 롱런을 이어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9.25 23:02

'패성정악회 전통정가발표회' 오늘 전주시청 강당

전통성악곡인 정가로 분류되는 가곡, 가사, 시조는 판소리나 사물놀이 등 다른 장르에 비해 전승력이 미약하다. 정가의 느릿하고 점잖은 음악적 정서 또한 요즘 청중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채 소수 음악인에 의해 겨우 근근히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힘겹지만, 전통음악의 숨은 보석을 찾아 정가의 맥을 잇는 뜻깊은 장이 열린다. 패성정악회(회장 나순철)와 한양수(도 무형문화재 8호) 정가전수소가 꾸미는 전통정가발표회. 올해로 7회를 맞는 이번 무대는 24일 오후 3시 전주시청 강당에서 꾸며진다. 한양수씨를 비롯해 나순철 도지정 이수자와 일반 이수자, 전수생 등 20명이 출연해 옛 선비들이 수양을 위해 부르던 전통성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우조우편'(봉황대상)과 '우조우락'(바람은 지동치듯)으로 여는 가곡 무대는 남창과 여창으로 나뉘어 불리다가 남녀합창 '계면태평가'로 마무리한다. 이어 가사 '춘면곡'을 소개하고 가야금 산조도 선보인다. 시조시를 조촐한 편성의 기악 반주에 얹어 부르는 것이 가곡. 가곡에 얹은 반주를 빼면 시조가 된다. 이번 발표회는 또 평시조, 사설시조, 여창질음, 중허리, 우시조, 각시조, 엮음질음 등 다양한 시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밖에 '성주풀이 내고향 좋을시구' 민요도 소개한다. 반주는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 한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09.24 23:02

전주남성합창단 러시아 순회공연

전주남성합창단(단장 이한진·지휘 박상만)이 첫 해외공연 나들이를 떠난다.전주남성합창단은 24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보스톡과 스파스크시, 하바로브스크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이번 순회공연은 전주예수병원이 러시아 스파스크시와 진료협약을 맺고 의료선교단을 파견하고 있는데 따른 민간교류 일환으로 추진됐다. 남성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사냥꾼의 합창’,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로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 등을 무대에 올린다. 또 조념의 ‘보리피리’, 조두남의 ‘산촌’과 ‘뱃노래’ 등 한국음악도 선사한다. 전주여성중창단도 남성합창단과 함께 러시아 순회공연길에 오른다. 여성중창단은 ‘도라지’, ‘아리랑’, ‘울산아가씨’ 등 흥겨운 가락을 전한다. 특별 무대도 마련됐다. 남성합창단과 여성중창단 가족이 꾸미는 첼로 독주회(강보람·서울예원중 2년)와 부채춤을 부대 행사로 준비했다. 이번 순회공연의 답방 형식으로 러시아 합창단도 내한한다. 이한진 단장은 “러시아측에서도 민간교류 증진을 위해 합창단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는 11월 14일 예정된 정기공연에서 러시아 팀과 함께하는 무대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09.24 23:02

양적 증가속 기량도 '훌쩍'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 폐막

국악의 미래가 밝다. 22일과 23일 열린 제22회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는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참가자들의 양적 증가속에 기량도 평년작을 웃도는 수준으로 국악발전에 희망을 안겼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판소리부문이 신설돼 판소리 인구의 확산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으며 초등학생들의 기량 또한 기대 이상의 수준을 보여 판소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었다. 올해 대회 꽃인 판소리 장원은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대목’을 부른 전주예고 3년 조준희양(18)이 차지했으며, 농악부문의 원주농업고농악단을 비롯, 윤하영(무용·계산여고 2) 이재하(기악·국립국악고 2) 김경희(가야금병창·광주예술고 3) 김현정(민요·서울 국악예고 3)이 각 부문 장원에 뽑혔다. 올해 신설된 어린이판소리부문은 이성현(서울동자초 3)이 장원의 기쁨을 안았다. 올해 참가자는 7개 부문에 2백3개팀 5백95명. 부문별 부침은 있었으나 비교적 고른 수준에 빼어난 기량을 갖춘 재목들이 발굴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보다 두배 가깝게 늘어난 기악부문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많아 기악발전에 큰 기대를 안겼다. 역시 예년보다 많은 참가자로 치열한 예선을 치러야 했던 판소리 부문도 고른 기량의 명창재목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농악부문 차상을 수상한 부천 여월초등학교 농악반의 발굴은 올해 대회의 수확으로 꼽힐만하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전반적으로 기초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기량만을 앞세우는 국악교육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체계적인 국악교육의 아쉬움을 제기했다. 국악인재 발굴과 국악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전주대사습학생전국대회는 해마다 그 권위가 두터워지고 있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청중들의 면면은 국악축제의 성격을 회복하지 못한 채 경연장으로 그 기능을 위축시켜가는 안타까운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각 부문 수상자◇판소리▲장원=조준희(전주예고3) ▲차상=권송희(국립국악고3) ▲차하=이현정(서울국악예고3)◇농악▲장원=원주농고 ▲차상=부천여월초 ▲차하=김제덕암정보고◇무용▲장원=윤하영(계산여고2) ▲차상=남기홍(남원정보국악고3) ▲차하=정순복(목포여고3)◇기악▲장원=이재하(국립국악고2) ▲차상=신명욱(서울국악예고3) ▲차하=김민정(국립국악고3)◇가야금병창▲장원=김경희(광주예고3) ▲차상=홍다정(전남예고3) ▲차하=박은비(광주양산중3)◇민요▲장원=김현정(서울국악예고3) ▲차상=윤미영(서울국악예고3) ▲차하=김현정(국립국악고3)◇어린이판소리 ▲장원=이성현(서울 동자초3) ▲차상=김해람(서울 우암초6) ▲차하=정민혁(나주초6) 판소리 장원 전주예고 조준희양“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꾼이 되고 싶어요.”제22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차지한 조준희양(18·전주예고3).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을 구슬프고 구성지게 풀어낸 조양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걸쭉한 창법과 몸짓 연기가 일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양의 특기는 타고난 목소리.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천혜의 목소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경험삼아 참가했는데…. 꿈만 같다”는 조양은 스승 얘기로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조양은 이일주 명창과 지난 5월 전주대사습에서 판소리명창 장원을 수상한 장문희씨를 사사했다. 조양의 이번 학생전국대회 장원으로 3대의 소리물림은 더욱 탄탄하게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젊은 스승인 장씨도 대사습 결선에서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을 불러 명창의 반열에 올랐었다. 조양은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한 중학교 2학년때 판소리와의 운명적 만남을 가졌다.“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인지 판소리를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결정적으로 엄마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했고 당시 처음 접했던 ‘심청가’에 마음을 빼았겼어요.” 판소리 입문 5년만에 국악 신인 등용문을 화려하게 장식한 조양은 ‘심청이의 효도’를 소리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매일 5∼6시간씩 꾸준히 연습을 해온 노력파. 당분간 판소리 대회는 접어두고 대학 입시 준비에 매진하겠다는 그는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명창이 꼭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경연대회 성악부문 2등(2004), 국창 송만갑 선생 추모기념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2등(2002), 박동진 명창·명고대회 장려상 등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4.09.24 23:02

"구도심 빈점포를 예술가 작업실로"

‘시민에게 문화를!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을!’공실률 22%, 급속한 쇠퇴 과정을 겪고 있는 구도심 활성화 대안으로 ‘스튜디오 지원사업’이 떠올랐다. 스튜디오 지원사업은 동문거리 빈 점포에 작가들을 유치하는 프로젝트. 과거 예술인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던 동문거리였기 때문에, ‘동문’과 ‘문화’의 연결고리를 찾아 구도심을 활성화시키자는 방안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23일 오후 2시 문화공간 다문에서는 ‘Studio 東門-동문거리 스튜디오 지원사업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동문거리 스튜디오 지원사업 세미나가 열렸다. 갈수록 공동화현상이 우려되는 동문거리의 빈 점포를 활용해 거리환경을 개선하고 거리문화에 새로운 가치와 힘을 불어넣기 위한 공공작업소 심심(소장 김병수)의 기획이다. ‘도심의 빈 공간은 범죄의 온상이 되거나 지역 경제를 침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없다면 문화로 푸는 것이 해답이다. 죽어있는 공간을 예술로 살려 다시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참석자들은 온기가 빠져나간 빈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체로 공감했지만, 무엇보다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련 지원 사업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전주독립영화협회 이미경씨는 “유럽의 빈 공간 활용사례가 시민들과 행정기관의 협조를 얻어내며 성공한 것은 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며 “동문거리 스튜디오 지원사업 역시 지역 예술인들이 먼저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나서야 주변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심심 연구원 박진희씨는 “동문거리를 걷다보면 문화의 흐름이 느껴진다”며 “동문거리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아 젊은 예술가들이 자주 방문하고 머물고 있으며, 책방 인쇄 문학카페 등이 업종의 주를 이루고 있어 문화 잠재 역량이 많은 지역”이라고 강조했다.‘동문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옛 향수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행정, 예산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결국 구도심의 추억만 파괴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박씨는 “예술인들이 집단을 이루게 되면 예술과 삶이 조화를 이루고 경제적 효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거리가 활성화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한국 사회에서 자생적 레지던스의 가능성’을 발제한 김윤환 김현숙씨는 지난달 공사가 중단된 채 5년째 방치되고 있는 서울 목동 예술인회관을 점거하고 공사 재개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열었던 오아시스 프로젝트 회원.이들은 빈 건물을 예술가들이 재활용하는 서구 ‘스쾃예술’의 사례를 들며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회문화적 해석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졌던 유럽의 스쾃예술은 이미 현대미술의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시민들이 작가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교류하는 문화가 됐다”고 소개했다.도청 이전을 앞두고 구도심 활성화 방안이 절실해진 현실에서, 참석자들은 예술가들이 처한 어려운 창작조건, 정부의 일관성 없는 예술정책, 유휴공공건물에 대한 합리적 사용, 예술가와 지역문화를 살리기 위한 자생적인 창작 스튜디오 개발 등의 대안으로 ‘동문거리 스튜디오 지원사업’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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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9.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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