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기념전 준비 한창인 전북도립미술관
현대 미술의 전 장르를 수용하며 종합적인 현대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북도립미술관.묵은 기운을 벗고 새로운 기운으로 지역 미술문화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도립미술관 개관 소식에 문화예술인은 물론, 도민들도 주목하고 있다. 보름 후, 모악산 끝자락에서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낼 도립미술관이 깊어진 가을 정취와 함께 찾아온다. 10월 14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도립미술관은 그 준비작업으로 부산하다. 최효준 관장은 “작품 수집과 보존부터 연구·전시·교육·향유까지, 생활과 공존하는 미술로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입지적 요건을 극복하고, ‘열린 미술관, 참여형 미술관, 복합형 미술관’으로 도민들의 문화예술 휴식공간을 꿈꾸는 도립미술관의 첫걸음을 만나본다.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공원 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자리잡은 도립미술관은 지난 2001년 12월 착공, 2년 5개월여 만인 지난 5월 완공됐다. 총 시설면적 2천88평, 1백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시실 5개와 자료열람실, 아트숍, 카페테리아, 어린이실기실, 강의실, 강당, 야외공연장, 어린이 놀이시설, 분수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비범한 모악산 품에 안긴 미술관 건물보다 그러나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도립미술관의 출발을 알리는 개관기념전이다. 11월 11일까지 열리는 ‘원로작가 초대전’과 ‘엄뫼·모악전’. 제1·2전시실에서 열리는 ‘원로작가 초대전’은 11월 중순부터 개관전 2부로 이어지는 ‘작고작가 명품전’ ‘중견·신예작가 대표작 전시’와 함께 원로부터 신예까지 지역 작가 소개를 통해 전북 미술문화의 흐름을 짚어낸다는 기획이다. 하반영 김홍 전병하 이복수 박남재 홍순무 윤명로 등 전북 미술계를 일궈온 33명이 초대돼 7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북 미술의 정체성과 지역 미술사를 확인하고, 원로작가들의 지치지 않는 창작열을 만날 수 있어 진지함을 더하는 전시다. 제3·4·5전시실과 복도, 외부공간 등 미술관 곳곳에서 진행되는 ‘엄뫼·모악전’은 터벌림이다. 불리한 조건으로 줄곧 지적돼 온 미술관 위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모악산 여신에게 예를 갖추고 터를 울려 닦으려는 한 판.미술을 근간으로 문학과 역사, 인문지리학, 여성학 등에 통합적으로 접근해 나가는 ‘엄뫼·모악전’은 현대 미술 특유의 난해성과 모호성 등은 자제됐지만, 비전을 제시한다. 평면과 입체 등 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조형언어가 기운생동하는 모악산 줄기를 따라 펼쳐진다. 기존 작업을 보고 모악산과 모성(여성성)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작가들을 선정했다. ‘어머니의 눈’을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던 서양화가 윤석남씨 등 중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비롯해 지역의 이건용 이철량 김수자 이상조씨 등 전국에서 초대된 작가 40여명이 참여한다. 카페테리아를 꾸미는 ‘모악·신시도·休-산·섬·쉼’은 미래가 있는 전시다. 조각가 강용면씨와 미디어아트작가 고보연씨가 한달 여간을 신시도초등학교 학생들과 보내면서 진행한 신시도 프로젝트. 섬 아이들의 기발한 표현들이 짭쪼롬한 바다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김종주 학예연구실장은 “준비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있지만, 알찬 기획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술관은 구입 또는 소장 작품을 확보하지 않고 있는 상태. 기증의사를 밝혀 온 작품들을 대상으로 10월과 11월 중 작품수집심의위원회를 구성, 수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전시는 물론, 미술에 대한 이론 및 실기강좌, 어린이 미술관, 미술관 영화상영 등 미술관 문화학교와 다양한 사회교육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관행사는 14일 오전 10시 미술관 강당. 전시기간 중 효자동과 미술관 간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개관전은 무료다. 063) 222-0097